'삼천피(코스피 3000)' 시대 도래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9만전자와 25만닉스 돌파 재도전에 나섰다. 증권가에서도 반도체 종목의 호실적을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꾸준히 상향하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12일 미국 대형 기술주 하락세에 9만전자와 25만닉스 문턱에서 좌절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65% 하락한 8만4400원에, SK하이닉스는 3.32% 하락한 23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동반 하락을 이끌었던 뉴욕 증시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다시 반등에 성공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도 상승 탄력이 붙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62% 오른 4만.90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55%, 0.63% 올랐다. 하루 전인 지난 11일 대형 기술주 위주로 차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나스닥이 급락했으나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뉴욕 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하면서 국내 증시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 가능성도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둔화하는 등 변동폭이 클 수 있지만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분석에서다. 역대급 실적을 감안하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앞서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52.24% 증가한 10조4000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31% 늘어난 74조원으로 집계됐다. 부문별 실적은 이달 말 2분기 확정 실적과 함께 공개될 예정인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이 8분기 만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 매출을 뛰어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내 우위를 점하고 있어 2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조1500억원, 5조1600억원으로 전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렇듯 실적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9만전자·25만닉스를 향해 질주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단숨에 8만7000원대로 올라섰다. 외국인 매수세까지 더해지며 지난 11일에는 장중 52주 최고가인 8만88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2조987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11일 52주 최고가인 장중 24만8500원까지 치솟으며 25만닉스 기대감을 고조시킨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12일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상승 동력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목표가 상향도 이어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12만원을 제시했다. 하나증권도 10만6000원에서 11만7000원으로 상향했고 한화투자증권도 11만5000원을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현대차증권, 대신증권 등도 삼성전자 목표가를 11만원 등으로 눈높이를 높였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의 호실적과 온디바이스 AI 모멘텀으로 디스카운트 요인이 점차 해소될 수 있다"며 “최근 뉴욕 증시에서 애플이 1위로 재차 복귀한 것 또한 온디바이스 AI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삼성전자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상상인증권이 목표주가를 기존 24만원에서 35만원으로 높이며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신한투자증권도 31만원으로 상향했고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도 30만원으로 목표가를 높였다. 현대차증권(27만→29만원), 하나증권(24만→28만원) 등도 상향 조정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200조원이 보인다"며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 경쟁력을 갖췄으며 하반기에도 D램 가격 상승 등을 고려했을 때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