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책정한 우리 정부가 대외개발협력 대표기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을 중심으로 ODA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옷소매를 걷어부친다. 코이카와 외교부는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제17회 서울 ODA 국제회의'를 개최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가 주목받는 이유는 중·저소득국 미래세대의 수요가 높은 '식량위기 및 기후위기 대응'과 '디지털 전환에 따른 IT 교육 확대'를 위한 ODA 방안이 중점 논의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ODA 국제회의는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회의로 올해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유엔여성기구(UN Women), 유엔개발계획(UNDP) 등 국제기구, 미국국제개발처(USAID) 등 국내외 개발전담기관, 학계, 주한외교단 등 3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지난해와 올해 국제사회와 우리나라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의 ODA 예산을 투입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올해 ODA 예산을 총 6조3000억원으로 책정, 전년대비 약 31% 증액했다. 올해 회의는 이러한 양적 확대된 ODA 예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성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논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기후위기와 디지털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개별 개발도상국 맞춤형 ODA 전략 수립·시행 △정부 ODA 예산과 민간 재원을 결합한 '혼합금융' △미래세대를 'ODA 수혜대상'에서 'ODA 사업주체'로 인식하고 사업추진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안이 제시돼 주목받았다. 이날 회의에서 강인선 외교부 제2차관은 “국격에 걸맞는 글로벌 기여외교를 위해 지난 2년여 동안 ODA 예산을 비약적으로 증액,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보고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확대된 ODA를 더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협력대상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에 우리가 가진 강점을 조화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강 차관은 이러한 개별 개도국 맞춤형 ODA 사업의 성공사례로 코이카의 '세네갈 미곡 가치사슬 강화사업'을 꼽았다. 이 사업은 쌀이 주식인 세네갈의 요청을 받아 2016~2022년 한국 쌀 농업 기술을 전수해 세네갈의 쌀 생산량과 식량자급률을 높인 사업이다. 지난해부터는 2028년까지 2차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송지선 국립외교원 조교수 역시 “2030년까지 국제사회가 달성하기로 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해 필요한 재원에 비해 실제로 각국 정부가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은 크게 부족한 만큼 우선 필요한 곳부터 투입하는 타겟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최근 개발협력 파트너십 전략은 기존 교육분야에서 디지털교육을 독립분야로 격상시키고 개별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는 추세"라고 부연설명했다. 이밖에 참석자들은 SDGs 달성을 위해 미래세대의 참여가 중요하다며 청년들이 국제사회 의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책적 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개발협력을 통한 청년들의 역량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은 “글로벌 도전과제 해결과 지속가능발전목표의 달성은 미래세대의 삶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코이카는 개발도상국 발전의 원동력이 될 역량있는 미래세대 양성을 위해 청년인재 교류를 활성화하고 교육 분야 ODA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