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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강현창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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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ISE 2025서 B2B 디스플레이 ‘격돌’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5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2월 4일부터 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ISE 2025에서 AI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대거 선보이며 유럽 B2B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728㎡(약 522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하고 초저전력 디스플레이 '삼성 컬러 이페이퍼' 4종과 AI 기능이 강화된 B2B 통합 연결 플랫폼 '스마트싱스 프로', 전자칠판 신제품, 115형 4K 스마트 사이니지 등을 공개했다. 특히 전시장 입구에는 462형 규모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더 월'을 활용한 초대형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LG전자는 '맞춤형 솔루션으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다'를 주제로 전시관을 구성하고, AI 기술이 접목된 '키네틱 LED'를 중심으로 혁신적인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선보였다. 가로 7.18m, 세로 4.09m 크기의 키네틱 LED는 88장의 LED 사이니지를 이어 붙인 것으로, 각 모듈이 360도 회전하며 역동적인 움직임을 구현한다. 양사의 경쟁은 기술력 과시를 넘어 실용성과 에너지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컬러 이페이퍼는 콘텐츠 유지 상태에서 소비전력이 0.00와트에 불과하며, 13형부터 75형까지 다양한 크기로 출시돼 설치 환경에 따른 선택의 폭을 넓혔다. LG전자는 초고화질 마이크로 LED 'LG 매그니트'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이며 사용·설치 편의성과 에너지 효율을 대폭 개선했다. 특히 화면을 껐을 때의 대기 전력을 최대 98% 낮추는 데 성공했으며, LED 모듈 간 단차 조절을 제품 전면에서도 가능하게 해 설치 편의성을 높였다. 보안과 관리 기능도 양사의 주요 경쟁 포인트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암호 모듈 '크립토코어'를 탑재해 IoT 연결 인증 정보를 안전하게 암호화하며, 스마트싱스 프로의 '인터랙티브 뷰' 기능을 통해 평면도를 AI로 분석해 3D 도면으로 제공한다. LG전자는 'LG 비즈니스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상업용 디스플레이의 통합 운영·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며,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AI 기반 리테일 매장 트래픽 분석, 학교 출입 관리, 화상회의 솔루션 등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양사 모두 B2B 시장에서의 실적 확대를 목표로 내세우며, 유럽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 기술을 접목한 맞춤형 솔루션과 에너지 효율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 9년만에 사법리스크 해소…반도체·AI 등 대규모 투자 확대 가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년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경영 정상화의 전기를 맞게 됐다. 서울고등법원은 3일 이 회장의 부당합병 및 회계 부정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로 삼성그룹은 그동안의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 부장판사)는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삼성 임원진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부정거래,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에 대해 검찰이 제시한 증거들이 유죄를 입증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만을 목적으로 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합병 비율이 불공정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도 없다고 봤다. 특히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의 적법성 문제를 지적하며, 일부 증거는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고, 수집 과정에서도 절차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판부는 합병 과정에 대한 미전실의 사전검토가 형식적인 검토에 불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으며, 합병 시너지 효과를 60조원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보았다. 더불어 합병비율 적정성 검토 보고서 역시 조작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삼성측이 합병 성사를 위해 수립한 계획들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통상적이고 적법한 대응이라고 판단했고, 물산 자기주식 매각에 대해서도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피고인들이 에피스 지배권 제약 사실을 은폐하거나 신규 순환출자 발생 위험을 허위로 공표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한편 국민연금에 허위정보를 제공하거나, 대통령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유도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일성신약에 대규모 이익을 제공하려 했다는 증거 역시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더불어 삼성증권 리테일 조직을 동원해 일반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확보했다는 주장이나, 주식매수청구 기간 중 모직 자기주식 집중 매입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관련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재판부는 2015년 회계연도 로직스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분식 혐의에 대해서도 피고인들이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에 대한 부당한 의도를 가졌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2014년도 로직스 재무제표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서도 피고들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 피고인들의 임무위반 사실이 없으며, 피고인들의 위증 혐의에 대해서도 위증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이재용 회장이 2015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시작된 9년간의 법적 분쟁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삼성은 오너 부재와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 등 과감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반도체 사업은 경쟁 심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고, 인공지능, 바이오 등 미래 사업 투자에도 차질이 있었다. 이번 무죄 판결로 삼성은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그동안 미뤄왔던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미래 기술 선점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인공지능 분야에서 선두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가석방 당시 이재용 회장이 발표한 24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비롯해, 2025년 2나노 반도체 생산, AI 기반 신사업 확대,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2025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해 기흥캠퍼스에 반도체 연구개발 단지를 건설하고 있으며, CES 2025에서는 'AI for All' 비전을 발표하며 인공지능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AI, 로봇, 6G,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미래 유망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삼성은 반도체 산업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인공지능 시대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멈춰섰던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회라는 설명이다. 삼성의 마지막 대형 M&A는 2016년 80억달러 규모의 하만 인수였다. 그동안 사법 리스크로 인해 대규모 투자나 M&A에 소극적이었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인공지능, 바이오 등 미래 유망 산업 분야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을 인수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판결은 국민연금의 손해배상 소송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물산 투자로 2451억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이 합병 과정에 불법이 없었다고 판단함에 따라 국민연금이 삼성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경영 정상화는 한국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삼성의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이 있다면 국내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이재용 회장, 항소심서도 ‘무죄’…삼성 경영 정상화 ‘청신호’

삼성그룹이 5년 만에 경영 정상화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동안 지속됐던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3일 오후 2시 이재용 회장의 2심 선고기일을 열고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지난해 2월 5일 1심 선고 이후 1년 만이다.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삼성 임원진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사내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1심도 이 회장의 19개 혐의를 전부 무죄로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두 회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나 지배력 강화만을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없고, 합병 비율이 불공정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당시 에너지경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이재용 회장 무죄판결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6.7%는 해당 판결이 옳다고 답했었다. 답변자 중 30.3%는 '매우 옳은 판결'이라고 답했고, 대체로 옳다고 생각한 사람은 26.4%였다. 당시 조사는 지난 1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97%)과 유선(3%)을 조합해 진행했으며, 응답률은 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였다. [여론조사 결과 기사 보기] - 국민 56.7%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무죄는 옳은 판결"[2024.02.15] - '위기의 삼성' 컨트롤타워 부활에 국민 절반 이상 찬성[2024.10.24] 무죄 판결로 이 회장은 즉시 경영에 복귀해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의 글로벌 경쟁력 회복과 대규모 투자 결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평택캠퍼스에 반도체 라인 증설을 위한 용지 매입을 완료했으며,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도 진행 중이다. 또한 과거 해체된 삼성 미래전략실과 같은 조직의 재건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럴 경우 그룹 차원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며,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대응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삼성글로벌리서치가 그룹의 미래전략 수립을 담당하고 있으나, 과거 미래전략실이 가졌던 조정·통제 기능은 갖추지 못한 상태다. 그 사이 삼성전자의 위상은 크게 훼손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43.1%를 기록하며 1위를 지켰으나, 최근 미국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의 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와 같은 주요 고객 확보에 실패한 상태다. 한편 한편 항소심 결과와 관계없이 대법원 상고 가능성이 높아 법적 분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삼성물산 투자로 누적 2451억원의 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밝혀졌으나, 무죄 판결로 인해 손해배상 소송 제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경우에도, 무죄 판결이 나온 만큼 배상받을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속보]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항소심도 ‘무죄’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3일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기한 합병 관련 불법행위와 회계부정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1심의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부정한 방법을 동원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이후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2월 1심 판결에서 이 회장의 19개 혐의를 전부 무죄로 판단해 이 회장 등 기소된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여론조사 결과 기사 보기] - 국민 56.7%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무죄는 옳은 판결"[2024.02.15] - '위기의 삼성' 컨트롤타워 부활에 국민 절반 이상 찬성[2024.10.24] 강현창 기자 khc@ekn.kr

‘기준미달 지주사’ 한화그룹, 한화에너지가 해결사 될까

한화그룹은 외형적으로는 지주회사 체계를 갖춘 곳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공정거래법의 기준에는 아직 '과락'이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자산 구성에서 직접 영위하는 사업부문의 자산 비중이 높기 때문에 총자산의 50% 이상을 자회사 지분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최근 한화그룹이 잇따라 사업 재편 작업에 나서는 것도 이런 못미치는 미완의 지주체계를 완성시키기 위한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방산, 화학, 에너지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이 본격화 된것은 지난 2020년부터다. 당시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한화그룹의 사업 재편 작업이 본격화됐다. 이어 2022년 7월 한화그룹은 사업구조 개편을 발표했다. 흩어져 있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한화가 영위하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갖고 있던 한화정밀기계는 한화에, 한화건설의 자회사 한화기계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에 매각했다. 지난해에는 한화 건설 부문의 해상풍력, 플랜트 사업을 한화오션에 양도하고, 모멘텀 부문 내 태양광 장비 사업을 한화솔루션에 넘겼다. 모멘텀 사업은 한화에서 물적분할을 통해 별도 법인으로 떨어져 나갔다. 또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산업용 솔루션 부문을 인적분할해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룹의 방산 사업을 총괄하는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됐다. 한화오션은 해양 방산과 해상풍력, 플랜트 사업을 아우르는 종합 해양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집중하며, 한화는 한화그룹의 지주회사로서의 정체성이 강화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위에는 한화가 있다. 외형적으로는 한화그룹은 한화를 지주회사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의 자산총액 중 자회사 지분 비율이 50% 미만이기 때문이다. 우선 한화그룹은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지난해 7월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을 주당 3만원에 600만 주, 총 1800억 원 규모로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결과, 최종적으로 389만8993주를 매수했다. 그 결과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5.17%를 확보했다. 한화의 자산총액에서 자회사의 주식 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지주비율)이 높아졌다. 이 공개매수는 그룹의 중심인 김동관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너지 지분 50%와 한화 지분 5.43%를 보유하고 있다. 김 부회장의 동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각각 한화에너지의 지분을 각각 25% 보유 중이며, 한화 지분은 각각 2.14%, 2.17%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18.75%를 보유 중이다. 한편 한화그룹은 사업 재편과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뉴 한화' 건설을 구상하고 있다. 가장 부각되는 분야는 바로 '방산'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방산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K2 전차 등 한국 방위산업을 대표하는 무기 체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어 김 부회장은 한화솔루션을 통해 태양광,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끝으로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을 통해 해양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한화오션은 LNG 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강점을 지닌 기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사업 재편과 지배구조 개편은 김동관 부회장의 경영 능력과 리더십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며 “김 부회장이 '뉴 한화' 구상을 성공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LG전자, R&D 인력 1만명 마곡에 집결

LG전자가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1만명 규모의 연구개발(R&D) 인력을 한데 모아 글로벌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LG전자는 LG사이언스파크 내 4개 연구동을 증설 완료해 총 10개의 연구동(W1~W10)을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연면적 12만5000평, 부지 2만1000평 규모로, 서울 내 단일 기업 R&D센터로는 최대 규모다. 지난 설 연휴부터 서초, 양재, 가산 R&D캠퍼스에서 근무하던 연구원 2000여 명이 순차적으로 입주를 시작했다. 기존 LG사이언스파크 연구원 1000여 명도 신축 연구동으로 이동했다. 이번 증설로 LG전자 CTO부문과 4개 사업본부(HS/MS/VS/ES) 소속 R&D 인력 대부분이 한 곳에 모이게 됐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23개 해외 연구소를 이끄는 글로벌 R&D 컨트롤타워 역할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별 제품을 넘어 고객에게 총체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R&D 역량을 집중하고 융복합 시너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증설로 LG사이언스파크 전체 연구동은 기존 22개에서 26개로 늘었다.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약 5만4000평) 부지에 LG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R&D 조직과 협력사, 스타트업 등 총 2만5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편 최근 LG전자는 R&D 투자를 통해 글로벌 AI 로봇 기술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LG전자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AI 로봇 관련 특허 출원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전체 출원 건수의 18.8%에 해당하는 1038건의 특허를 출원하여, 2위 일본 FANUC(97건, 1.8%)와 3위 중국 화남사범대학(83건, 1.5%)를 큰 차이로 앞섰다. LG전자의 이러한 성과는 2017년부터 본격화된 로봇과 AI 분야의 전략적 R&D 투자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LG전자는 AI 분야에서 8대 기반기술(소프트웨어, 시스템온칩, 인공지능, 로보틱스, 소재·부품, 표준, 차세대컴퓨팅, 클라우드/데이터)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24년 상반기 기준 2조2467억원의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수준이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딥시크’ 쇼크…삼성전자에 기회일까 우려일까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성능 AI칩으로 고성능 AI 구현에 성공하면서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사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HBM의 최신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삼성전자 입장에서 활로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지만, 이번 이슈로 미국의 대중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 삼성전자가 중국시장에서 활로를 개척하기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저성능 AI칩 H800에 장착된 이전 세대 HBM으로 최신 AI 모델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 H800에는 80GB HBM3가 탑재됐는데, 이는 엔비디아 최신 AI 가속기 블랙웰 B200에 탑재된 180GB HBM3E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특히 딥시크는 개발 비용을 560만달러로 크게 절감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기존 AI 기업들이 투자하는 비용의 1/10 수준에 불과하다. 믿을 수 없는 정보라는 논란도 있지만 기존 AI 관련 서비스 대비 개발비를 크게 줄인 것였으리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례가 반드시 최신 HBM이 아니어도 고성능 AI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전 세대 HBM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HBM 판매의 약 20%를 중국 고객에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CXMT를 중심으로 한 HBM2 생산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HBM3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내 입지가 상당하리라고 보는 이유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내 주요 AI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이전 세대 HBM 확보에 나서고 있어 삼성전자에 유리한 상황이다. 반면 딥시크의 성공이 미국을 자극해 결국 삼성전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딥시크가 저성능 AI칩으로도 최신 AI 모델과 동등한 성능을 구현했다는 점이 미국 정부와 업계에 큰 충격을 주면서 엔비디아의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사례가 미국의 기존 수출 통제 정책의 허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한다. 제한된 컴퓨팅 환경에서도 중국 엔지니어들이 혁신적인 방법으로 이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고성능 칩의 수출을 막는 것만으로는 중국의 AI 발전을 저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앤트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딥시크의 성공은 중국이 미국의 심각한 경쟁자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수출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이 AI 개발에 필요한 “수백만 개의 칩"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AI 칩 수출 제재의 범위를 더욱 확대하고, 제재 대상을 늘린다면 현재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삼성전자에 부담이 된다. 이번 딥시크 쇼크로 미국이 현재 중국 기업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H800 칩에 대한 수출 제한을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H800에는 삼성전자의 HBM3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결국 엔비디아의 공급사가 되기 위해서 미국의 제재를 무시할 수 는 없다. 결국 활로는 기술력 강화에 있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CES 2025에서 “삼성전자가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한다"며 HBM3E 품질테스트 통과를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HBM3E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발열과 전력소비 문제로 엔비디아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4 개발에 300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하고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새로운 HBM 개발팀을 신설하고 손영수 부사장을 팀장으로 임명했다. 특히 파운드리와 패키징 기술을 결합한 독자적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7년 이후 커스텀 HBM 시장을 겨냥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전 세대 HBM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겠지만, 관련 규제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빠른 시기에 HBM4 기술을 확보하고 고객에게 납품까지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순환출자’ 해결할 정의선의 마지막 퍼즐…핵심은 현대모비스

국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지 못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가속 중이다.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순환출자 해소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 재편을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1월 기준 국내 88개 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281조3690억원으로 2위다. 1967년 설립된 현대자동차를 모태로, 자동차 제조를 중심으로 건설, 철강, 금융, 물류 등 다양한 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사는 곳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지난 2020년 10월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본격화됐다. 정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주주 가치 제고"를 강조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가졌다. 이러한 순환출자 구조는 오너 일가의 지배력 유지에는 유리하지만, 경영 투명성 저하와 대주주 이익 편취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 전에도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작업을 시도한 바 있었다. 2018년 현대모비스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할하고, 사업회사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도 그 일환이다. 하지만 이 방안은 당시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제 현대모비스를 활용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다. 첫째, 현대모비스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투자회사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주회사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를 실행할 경우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 등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현대차와 기아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와 기아 지분을 각각 2.62%, 1.74% 보유하고 있다. 이들 회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할 경우,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셋째,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0.0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현대모비스 사업회사와 합병할 경우, 정 회장은 합병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그러나 합병은 주주들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부담이 존재한다. 우선 업계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얼마나 확보할지에 관심이 높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3월 장내 매수를 통해 현대모비스 주식 30만3759주(지분율 0.33%)를 취득했다. 이후 추가 지분 인수가 없어 정의선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추가 지분 확보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로, 현대차와 기아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7.29%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정의선 회장이 정 명예회장으로부터 현대모비스 지분을 증여받을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지분인수 대신 최근 현대차그룹이 집중하는 부분은 사업 재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3년 4월 현대오토에버, 현대오트론, 현대엠엔소프트 등 3개 IT 계열사를 합병했다. 합병을 통해 현대오토에버는 그룹 내 SW 전문기업으로 위상을 강화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 재편도 추진 중이다. 2023년 4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개하고, 2025년까지 전기차 23종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추진 중이다. 순환출자 해소라는 숙제가 남아있는 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끝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최근 진행하는 사업 재편과 정의선 회장의 지분 확대 등은 모두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작업을 전기차와 자율주행,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와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그룹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업 전환은 현대차그룹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다만,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 재편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현대차그룹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저성능으로 AI 혁신 이룬 딥시크의 역발상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고성능 하드웨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저성능을 기반으로 훌륭한 성과를 거둔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딥시크는 오픈소스 방식을 채택해 자신들이 개발한 모델과 관련 기술을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분석결과 딥시크가 하드웨어의 한계를 깬 방법은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에서 혁신을 이룬 것이다. 자동차 경주에서 고성능 엔진 대신, 차량의 구조를 변경해 속도를 높여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딥시크의 방식이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는 AI 기술 개발에 있어 하드웨어의 성능보다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최적화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미국의 수출규제로 고성능의 AI 칩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딥시크가 성능을 개선시킨 방법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의존했다는 설명이다. 요리사가 값비싼 식재료를 쓰는 게 아니라 저렴한 식재료로 최고의 기술을 사용해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딥시크는 엔비디아가 만든 PTX(Parallel Thread Execution) 라는 저수준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해 GPU의 연산 능력을 극대화했다. PTX는 GPU 하드웨어를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언어지만 개발이 힘들고 사용이 까다롭다. 마치 기계어나 어셈블리어 처럼 최고 수준의 개발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통 엔비디아의 GPU를 제어하기 위해 AI업계가 사용하는 언어는 CUDA다. CUDA는 개발이 편리하고 대부분의 개발자가 쉽게 배워 익힐 수 있지만 작동을 위해 GPU의 자원을 PTX보다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 딥시크는 PTX를 이용해 AI를 구현하면서 GPU의 코어, 메모리, 캐시 등을 원하는 대로 조절해 필요한 연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PTX를 통해 GPU의 코어들을 각각의 역할에 맞춰 세밀하게 배치하고, 메모리 접근 방식을 최적화하여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는 등 하드웨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예를 들어 GPU의 코어 중 일부는 AI 모델의 연산에 집중시키고, 다른 일부는 데이터 전송에만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딥시크는 막대한 투자가 들어간 기존 AI 대비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훌륭한 성과를 냈다.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만이 AI 기술을 주도할 수 있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뜨리면서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출렁일 정도였다. 딥시크의 성공을 분석한 개발자들과 업계에서는 중국 개발자들의 실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41만 명이 넘는 AI 연구자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상위 2% AI 연구자 중 26%가 중국 출신이다. 이는 28%를 차지하는 미국에 근접한 수준이다. 중국의 AI 인재 양성은 교육 시스템 전반에 걸쳐 이뤄진다. 초중고 교육과정에 AI 교육을 의무화했으며, '국가 청소년 AI 혁신 인재 양성 기지'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 학교를 선정하고 지원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디지털 경제 관련 새로운 전공을 도입하고, 학제간 교육을 강화하는 등 미래 지향적 교육 체계를 구축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AI 인재 확보를 위해 주택 지원, 창업 투자 지원, 자녀 교육 지원과 배우자 취업 기회 제공 등 실질적인 혜택을 준다고 전해졌다. 한종목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엄청난 자원 압박에도 그들은 방법론을 알고 있고 이대로 밀어붙일 것"이라며 “AI 하드웨어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전망하면서 딥시크과 같은 기업들의 혁신적인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블룸버그 “삼성전자, 8단 HBM3E 공급자격 획득”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 공급 자격을 획득했다고 블룸버그가 31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국내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8단 적층 방식의 HBM3E 공급 자격을 엔비디아로부터 획득했다고 전했다. 이 제품은 중국 시장용 엔비디아 AI 프로세서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업계 선두주자인 SK하이닉스와 여전히 기술 격차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해 초 8단 적층 HBM3E 양산을 시작했고, 연말에는 12단 적층 제품 공급까지 개시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1년 넘게 엔비디아의 승인을 기다린 상황이었다. 전영현 DS부문장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과 엔비디아 인증 지연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차세대 제품인 HBM4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올해 하반기 HBM4 양산을 목표로 엔비디아의 주력 공급업체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중이다. 한편 HBM 시장은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 시장 규모는 2024년 182억달러에서 2025년 467억달러로 156%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2.5%, 삼성전자가 42.4%, 마이크론이 5.1%를 기록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이미 2025년 생산물량 대부분이 판매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수요 대응을 위해 2026년부터 신규 GPU 출시 주기를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요 증가로 HBM 가격이 2025년에 5~10%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전체 DRAM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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