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출산율로 산업계가 다양한 출산 장려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일부 대기업은 출산을 하면 1억원을 지급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 하고 있다. 이에 그간 보수적인 자세를 유지하던 중소기업들도 움직이고 있다. 23일 통계청 '2023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률은 0.7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4분기에는 0.65명으로 사상 첫 0.6명대 분기 출산율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출생아 수가 23만명인 반면 사망자 수가 35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인구는 약 12만명이 자연 감소했다. 저출산·인구감소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정책과 각종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하지만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금전적, 시간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기업을 비롯한 산업계는 적극적으로 출산 장려 혜택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된 출산 복지는 출산 임직원에게 1억원의 장려금을 지급하기로 한 부영그룹이다. 부영그룹은 지난 2월 시무식을 열고 2021년 이후 출산한 임직원에게 출산장려금 1억원씩 총 70억원을 일시 지급했다. 쌍방울그룹도 최대 1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한다. 5년 이상 근속자 중 올해 1월 1일 이후 출산한 직원이 대상이다. 첫째 3000만원, 둘째 3000만원, 셋째 4000원의 출산장려금을 누적 지급하기로 했다. 셋째까지 충산장려금 혜택을 받는다면 총 1억원이 된다. 롯데그룹은 기존 제도에 더해 올해부터 셋째를 출산한 임직원에게 대형승합차인 카니발을 24개월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이후 판매가보다 저렴하게 구매 가능하다. 이렇듯 대기업이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그간 복지 제공에 어려움을 겪었다. 회사의 규모가 작아 출산휴가자의 업무를 대체할 인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대기업이 발 벗고 나서며 '출산 복지 증진' 분위기를 조성했고 이어 정부가 육아휴직을 부여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해서다, 국민의힘은 육아휴직을 부여한 중소기업에 지급하는 대체인력지원금을 최대 240만원까지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함께 육아하는 직원의 같은 팀 동료에게 지급하는 육아동료수당의 시기도 확대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업자가 근로자에게 출산·양육 지원금을 지급하면 해당 지원금을 사업자의 손금·필요경비 범위에 추가해 세금 절감 효과를 누리게 했다. 이러한 지원이 확대된다면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근로자도 육아휴직을 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육아휴직자수는 증가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수 12만6008명 가운데 중소기업(우선지원대상기업) 소속 육아휴직자 수는 7만95명으로 55.6%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거액의 출산장려금을 직원들에게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지자체나 관내 큰 단체, 기업들이 함께 협력해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