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빅컷'(정책금리 0.50%p 인하)에 나서면서 은행권 대출 금리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지난 2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주기형·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850∼5.633% 수준이다. 지난달 30일(연 3.850∼5.736%)과 비교하면 금리 상단이 0.103%포인트(p) 내렸다. 변동금리(신규코픽스 기준·연 4.500∼6.471%)도 하단이 0.09%p, 상단이 0.07%p 하락했다. 주담대 금리가 하락 이유는 지표금리가 내렸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지표인 신규 코픽스(COFIX)는 3.42%에서 3.36%로 0.06%p 떨어졌다. 혼합형 금리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3.291%에서 3.187%로 0.104%p 하락했다. 다만 혼합형 금리 하단은 그대로였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증가세 조절을 위해 인위적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린 탓이다. 신용대출 금리 역시 지표 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 하락을 반영해 같은 기간 연 3.990∼5.990%에서 연 3.890∼5.890%로 상·하단이 0.1%p씩 내렸다. 미 연준의 '빅컷'으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전환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시장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시장금리도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은행업계에선 한은이 4분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통화정책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흐름을 꼽고 있다. 장윤서 하나은행 영업1부 PB센터지점 골드PB부장은 “미국 금리 인하로 인해 한국의 통화정책 전환 시기도 당겨질 것"이라며 “한은이 10월 금통위까지 가계부채 흐름을 점검한 뒤 내수 부진에 대응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를 금리 인하의 걸림돌로 지목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미국 정책금리 인하로 한은이 큰 폭은 아니더라도 소폭의 인하 가능성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한조 NHALL100자문센터 애널리스트도 “미국이 본격적인 금리 인하 시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한은도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며 “경제 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미국과의 금리 차가 줄어들면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한은이 연내 2회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국내 금리도 현재보다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장현상 KB국민은행 자본시장사업그룹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10월보다 11월이 유력하다"며 “연준이 예상외로 빅컷을 단행하면서 한은은 국내 요인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장 이코노미스트는 “10월 금통위는 11일에 열리는데, 가계대출 둔화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10월 금통위에서는) 소수의견을 내고 가계대출 규모가 완화되는 것을 확인한 후인 11월 통화정책 전환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