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금융감독원이 올해 최고경영자(CEO) 승계와 이사회 운영현황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등 건전한 지배구조 구축을 주문하면서 금융지주, 은행 이사회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금융지주 이사회는 금융그룹의 경영전략, 리스크 관리 정책을 결정하는 지주 내 그 어떤 기구보다 중요한 곳이다. 경영진이 건전성, 고객 보호 등에 소홀하지 않도록 통제, 감독하는 한편 금융회사가 나아가야 할 경영 전략, 방향을 제시하는 책무를 갖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각 금융지주 이사회의 특징, 개선점 등을 조명해본다.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사외이사를 대거 교체하면서 이사회 변화를 꾀했다. 올해는 사외이사 3명이 임기가 끝나는데 2년 임기를 채운 것에 그쳐 아직 연임 가능성은 남아있다. 관심은 새로운 회장이 취임하면서 바뀌게 될 변화다. 또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더욱 강조되는 만큼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실행 여부가 주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 이사회는 김태오 DGB금융 회장(상임이사)과 사외이사 7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된다. 사외이사는 최용호, 조강래, 이승천, 김효신, 노태식, 조동환, 정재수 사외이사로 이뤄졌다. 이 중 올해 3월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는 조강래, 이승천, 김효신 사외이사 3명이다. DGB금융은 사외이사를 지난 2022년 기존 6명에서 5명으로 줄였다가 지난해 다시 2명 증원해 7명으로 확대했다. 그러면서 최용호, 노태식, 조동환, 정재수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해 이사회 구성을 확 바꿨다.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3명의 사외이사도 2022년 선임돼 2년 임기를 이제 막 끝낸 상태다. DGB금융의 경우 내규상 사외이사들은 최장 6년간 재직할 수 없으며, 계열사를 통틀어 9년 이상 재직할 수 없다.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사외이사들은 연임에 제약이 없는 상태다. 단 금감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이 변수다. 금감원은 은행권의 사외이사가 학계 중심으로 편중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교수 출신의 이승천, 김효신 사외이사가 연임을 할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다. DGB금융 사외이사 중 교수 출신은 7명 중 3명이다. 특히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으로 DGB금융의 지배구조가 주목을 받고 있다. DGB금융이 앞으로 시중은행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만큼 모범관행을 준수하는 이사회 구성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사외이사 증원이 필요하다. 사외이사 증원은 금감원이 모범관행에서 국내 은행 이사 수(평균 7~9명)가 해외 은행(13~14명)보다 적다는 것을 지적해 금융지주사들이 검토에 들어갔다. DGB금융 이사회는 8개의 소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7명의 사외이사가 4~5개의 소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어 부담이 크다. 금감원은 해외 은행의 경우 사외이사 1인당 최대 3개의 소위원회에 참여한다고 지적했다. 여성 사외이사 확대도 모범관행에서 언급됐다. DGB금융의 경우 여성 사외이사 1명(김효신)을 두고 있다. 반면 KB금융지주는 3명, 신한금융지주는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두면서 사외이사의 성별 다양성을 시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DGB금융의 회장이 새로 선임될 예정이라 이사회에 변화가 생긴다. 김태오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며 오는 3월 새로운 회장의 취임을 앞두고 있다. 현재 DGB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황병우 DGB대구은행장,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을 선정하고 최종후보자 선정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DGB금융은 금융지주 중 지배구조가 가장 선진화된 곳으로 여겨진다. 김태오 회장이 취임하면서 혼란스러웠던 DGB금융의 지배구조를 다잡기 위해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시행한 결과다. 대표적으로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할 때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선자문위원회를 구성해 평가를 내리고 3배수 내외로 후보군을 선정한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에는 외부 자문기관과 주주 제안 등 외부 추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외부평가기관에 의한 사외이사들에 대한 평가도 의무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하반기 조직개편에서는 이사회 지원조직인 이사회사무국을 이사회 직속으로 개편하면서 이사회의 독립을 강화했다. 금감원이 같은 해 12월 모범관행에서 사외이사 지원조직을 이사회 독립조직으로 설치하라고 권고했는데 DGB금융은 이에 앞서 움직였다. 현재 이사회에서 상임이사(회장)의 경우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ESG(환경·사회·거버넌스)위원회에만 참석하고 있다. 새 회장이 취임하더라도 지금의 지배구조 체제를 이어나가며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견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DGB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사외이사들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것에 몰두를 해 지금의 지배구조 체제가 갖춰졌다"며 “금감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의 권고 사항들도 점진적으로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