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지주가 차기 회장과 NH농협은행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 임기가 오는 12월 마무리되는데, 금융지주와 은행은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임기 만료 3개월 전에는 경영승계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이석준 회장과 이석용 행장은 2년의 첫 임기를 마무리했지만, 연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농협금융 계열사 인사에 영향력을 미치는 농협중앙회장이 올해 초 새로 취임한 만큼 농협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거취에 전반적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난 26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과 차기 농협은행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농협금융은 이달 1일 지배구조내부규범을 개정해 지주회사와 은행의 경영승계절차 개시 시기를 CEO 임기 만료일 40일 전에서 3개월 전으로 수정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금감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경영승계절차 일정을 더 확대한 것이다. 이석준 회장과 이석용 행장 임기가 오는 12월 31일 끝나기 때문에 농협금융은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임추위를 개시했다. 지주회사와 은행 외 완전자회사의 경영승계절차 개시 시기는 CEO 임기 만료일 40일 전으로, 기존과 같다. 이석준 회장과 이석용 행장은 지난해 1월 임기를 시작해 올해 말 2년의 첫 임기가 끝난다. 하지만 연임 가능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올해 3월 새로 취임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 계열사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기 때문에 농협중앙회장이 바뀌면 계열사 CEO들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농협금융 임추위에는 회장이 포함되지 않고, 농협중앙회장 측 인물로 여겨지는 비상임이사가 포함된다. 농협금융 임추위를 보면 박흥식 비상임이사와 이종백, 이윤석, 길재욱 사외이사, 김익수 부사장으로 구성된다. 박흥식 비상임이사는 광주비아농협 조합장으로, 강호동 회장이 추천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석준 회장은 올해 초 NH투자증권 사장 선임을 두고 강호동 회장과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농협중앙회장의 신임이 중요한 상황에서 이석준 회장과 마찰이 생긴 만큼 이석준 회장 연임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석준 회장의 연임 의지가 크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지금의 상황상 연임보다는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석용 행장도 교체 가능성이 언급된다. 그동안 농협은행장 또한 농협중앙회장이 바뀌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앞서 농협은행장 최초로 3연임에 성공했던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도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하자 연임 임기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사임을 했다. 여기에 농협은행에서 올해 배임 등 금융사고 4건이 잇따라 확인되며 이석용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농협은행 내부통제의 구멍이 드러난 만큼 리더십 교체를 통해 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 계열사 CEO 선임 과정에서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은 아직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