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주요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는 로봇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아직 뚜렷한 선두기업이 없는 시장이라 다양한 방식으로 역량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도 인간과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꽂혀있는 상황이라 향후 경쟁구도가 어떻게 형성될지 주목된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2021년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뒤 꾸준히 사업 내실을 다져오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 개' 스팟과 직립 보행이 가능한 '아틀라스'를 개발해 유명해진 회사다. 창고·물류 시설에 특화된 로봇 '스트레치' 등도 갖춰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조성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물류 로봇, 안내·지원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입을 위한 자율주행(보행), 로봇팔, 인지·판단 등 기술 분야를 전방위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 기술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 팩토리 등과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2년 8월에는 미국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로봇 AI 연구소를 만들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에서는 물류 상하차 로봇 '스트레치'를 소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자동차를 빼고 수소·소프트웨어 청사진과 로봇으로 부스를 꾸몄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공지능(AI)과 로봇을 결합한 차세대 가전에 일단 집중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CES 2024' 현장에서 독자 개발 운영체제 '타이젠'이 탑재된 AI 로봇 집사 '볼리'를 공개했다. 자율 주행으로 움직이는 볼리는 사용자가 부르면 집안 어디든 따라와 일상 속 귀찮거나 번거로운 일들을 해결해 주도록 제작됐다. 손 대지 않고 전화를 걸고 받거나 현관문 근처에 가지 않아도 밖에서 초인종을 누르는 손님을 확인할 수 있는 식이다. LG전자도 비슷한 '반려가전' 콘셉트의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역시 스스로 이동 가능한 미래형 스마트홈 허브다. 가전 및 IoT 기기를 편리하게 연결하고 제어하는 기능을 한다. 이 로봇은 관절이 달린 두 다리를 활용해 카펫이나 바닥의 장애물을 자연스럽게 넘는 섬세한 움직임을 구현할 후 있다고 업체 측은 소개했다. LG전자는 이 제품이 대화와 교감 기능을 통해 고객 삶의 질 자체를 향상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상업용 로봇 시장에서는 충분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내로봇, 배송로봇 등 LG 클로이 제품을 연이어 소개하며 고객사를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산업용 '로봇팔'을 만드는 로보스타를 인수했다. LG전자 안내·배송 로봇인 LG 클로이 가이드봇과 LG 클로이 서브봇은 올해 초 동남아 골프장과 리조트·호텔 등에 진출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로봇 분야에서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특히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신의 엑스(X)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걸어 다니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사람처럼 두 발로 연구실을 걸어 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머스크 CEO는 이 로봇이 사람에 의지하거나 넘어지지 않고 부드럽게 혼자 걸어 다닐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2021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처음 발표한 뒤 2022년 9월 말 옵티머스 시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미국 로봇 기업 '피규어 AI'는 투자금을 끌어모으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엔비디아가 '피규어 AI'에 각각 1억달러(약 1330억원)와 5000만달러(약 664억원)를 투자한다고 올해 초 보도했다. 이 회사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도 각각 9500만달러와 500만달러를 투자했다. 피규머 AI는 테슬라와 보스턴 다이내믹스 출신 인재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인간처럼 생기고 움직이는 AI 기반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