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들의 실적 개선이 눈에 띄게 나타나면서 주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대비 할인율이 큰 데다 건설사들의 해외 발주 규모 증가가 이뤄지고 있지만, 건설업 자체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반등보다는 하방지지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1월 2일부터 현재까지 11.63%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각각 2.03% 0.68% 떨어졌다. 연초 이후 상승세를 탔던 HDC현대산업개발은 1월 2일부터 2월 28일까지 30.3% 급등했다. 그러나 이내 하락하면서 현재 2월 28일 대비 20.5% 하락하면서 상승폭을 반납했다. 이는 건설주가 1분기 실적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현대건설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8조5453억원, 영업이익 250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7%와 44.6% 증가한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20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4% 늘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건설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여전히 높은 금리와 공사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관련 불확실성이 업종 우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미국이 금리 인하시기를 다소 늦출 것이란 예상이 나온 점은 건설주에 악영향이다. 실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6일(현지시간) “최근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다다르고 있다는 명백한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확신을 얻는 데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하던 미국 금리 인하 시기인 6월이 넘어갈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주택·분양시장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어 부담이 큰 상황이다. 특히 그간 건설업종 실적 개선의 희망이었던 해외 발주 규모 증가에도 주가 상승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해외건설협회가 집계한 국내 총 183개의 건설사들의 2024년 1분기 해외수주 건수는 전 세계 63개국에서 171건의 수주를 따냈다. 수주액은 55억2000만 달러(한화 약 7조6286억원)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에 힘 쓰는 것은 성장성에는 긍정적이지만, 수익성이 수반되지 않은 외형 성장은 수주를 해도 문제“라면서 "1분기 수주액 중 40% 이상이 수조원대 손실을 냈던 중동 지역에서 나온 만큼 투자심리를 자극시키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부터 건설주를 짓눌렀던 부동산 PF 리스크도 벗어나긴 힘들 것이란 예상도 우세하다. 한국신용평가가 집계한 국내 20개 건설사의 PF 보증액은 작년 말 약 30조원으로 전년 대비 15.6%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70%로 9월 말(2.42%) 대비 0.28%포인트 상승했다. 전년(1.19)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다음달 발표할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에 구체적인 기준과 강제성 조항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PF 구조조정은 단기간에 강도 높게 진행되기 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총선 마무리와 실적 개선으로 인해 단기 반등은 가능할 수 있으나, 부동산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하방지지력을 다지면서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