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 1년이 넘는 조정기를 거친 후 일부 회복했지만, 재차 하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대통령 선거 일정이 진행 중인 만큼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POSCO홀딩스는 지난 9월 24일부터 전날까지 11.28% 떨어졌다. 9월 6일 33만300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같은 달 27일 38만65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내 하락하면서 최근 33만원 후반~34만원대 초반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도 지난 9월 24일부터 전날까지 11.30%, 9.98% 하락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도 같은기간 2.42% 하락했다. 10월 8일 43만6500원까지 회복했으나, 전날 40만3000원에 마감했다. 포스코퓨처엠과 LG화학, 엘앤에프도 한 달간 7.7%, 5.49%, 5.25% 떨어졌다. 이차전지주 부진에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부진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차전지 TOP10 레버리지' ETF는 1개월 간 14.96% 하락했다. 해당 종목의 구성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LG화학,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이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전지산업 레버리지'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포스코그룹포커스' ETF도 한 달간 각각 11.20%, 8.94% 떨어졌다. 'TIGER 2차전지테마'와 KODEX '2차전지산업' ETF도 각각 -5.26%, -5.01%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테슬라의 호실적에 국내 이차전지주의 반등 기대감도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산업 불확실성이 남아 투자심리 개선을 이끌어내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테슬라는 지난 23일(현지시간) 3분기 순이익이 21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은 72센트로 월가의 예상치(0.58달러)를 웃돌았다. 실적과 관계없이 테슬라가 공개한 로보택시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수익 전망이 없었다는 점은 국내 이차전지 종목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테슬라 로보택시 데이에서 '모델 2'를 중심으로 한 저가 전기차 계획이 부족하단 평가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차전지 종목 주가는 당분간 부침을 겪을 수 있다"며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제조업체 입장에서 내년과 내후년 실적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지가 중요했지만 관련된 부분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차전지 종목은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이차전지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 영향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IRA에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내용이 포함됐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데, 보조금까지 중단되면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는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뉴딜(친환경 경제성장 정책)'을 승계하겠단 의지를 보이고 있다. 친환경 정책 강화에 따른 자동차와 배터리 산업의 수혜가 전망된다.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 회복은 2026년에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전기차 배터리 평균 가격은 지난해 킬로와트시(kWh)당 149달러지만, 올해 말 111달러 수준까지 낮아졌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26년에 전기차 배터리 평균 가격이 킬로와트시당 82달러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전기차 캐즘 현상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2026년 배터리 소재 가격 하락으로 보조금 없이도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전기차 수요는 이 시기에나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