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대한상의, 與지도부에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 건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단이 16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지역 발전을 주제로 한 정책 간담회를 열고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 저탄소 철강특구 지원, 태양광 생산세액공제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이날 서울 중구 상의회관 챔버라운지에서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정책 지도부를 초청해 정책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고 권향엽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권 대변인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지역에서 기업 할 때 전기요금 문제가 어렵다"며 “수도권의 전력망 포화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으로 내려간 기업들에 대해 전력 요금을 차등화해야 하나는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분산에너지법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었다. 분산에너지법은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의 근거 규정을 마련한 법이다. 정 대표는 법 시행을 위한 세부 방안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면 지역별 차등 요금제 적용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K-스틸법과 관련해 저탄소 철강특구를 지원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권 대변인은 “포항, 광양 등 소재 철강산업 지역이 탄소중립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 산단을 저탄소 산업을 가속화 하기 위한 특구로 지정해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생산세액공제 도입, 재생에너지자립도시특별법 통과 등도 재계의 주요 요구 사항이었다고 권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 민주당 측에서는 정 대표를 비롯해 서삼석 최고위원, 한정애 정책위의장, 김원이 산자중기위 간사, 김주영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간사, 정일영 기재위 의원, 권 대변인, 김영환 당대표 정무실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 정태희 대전상의 회장, 이형희 SK 부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금종한 한화 사장, 허민회 CJ 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박준성 LG 부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 양원준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류근찬 HD현대 부사장, 김성원 GS E&R 대표이사, 임형섭 신세계푸드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지역 발전은 포기할 수 없는 일이기에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고,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 한 방에 해결책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오늘을 계기로 대화와 논의를 계속한다면 긍정적인 방안이 모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지역 소멸, 인구 감소 위기 속에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기업이 어디에 가서 공장을 짓고 활동하는지는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라며 “균형 발전의 여건을 조성하는 데 함께 머리를 맞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기자의 눈]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가 아니라 주문(呪文)이 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내세운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를 두고 에너지 업계 안팎에서는 고개를 갸웃하는 반응이 적지 않다. 숫자만 놓고 보면 야심차다 못해 과감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이 목표는 정책이라기보다 선언에 가깝다.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는 태양광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었지만, 계통에 실질적인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설비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인허가 단계와 계획 물량을 모두 포함하더라도 2030년까지 추가로 수십 기가와트(GW)를 안정적으로 흡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지금과 같은 속도와 구조라면 매년 두 자릿수 GW의 신규 재생에너지를 계통에 무리 없이 연결해야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목표다. 문제는 단순히 '설비 용량'이 아니다. 재생에너지는 지역 편중이 심하고 출력 변동성이 크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은 전력 수요와 시간대가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발전 설비는 늘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송전망과 계통 보강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전력망 포화로 인해 발전을 줄이거나 접속을 대기하는 재생에너지 설비가 적지 않다.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반복되는 주민 수용성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태양광은 산지 훼손 논란, 풍력은 소음·경관·어업권 갈등이 뒤따른다. 행정 절차를 아무리 간소화해도 사회적 갈등까지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어렵다. 조직 개편이나 부처 명칭 변경이 곧바로 현장의 합의를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고민은 깊다.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계통 보강 비용과 출력 제한, 보조서비스 비용까지 감안하면 전체 전력 시스템 비용은 오히려 상승하는 구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은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을 요구하는데, 재생에너지 확대만으로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럼에도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라는 숫자가 제시된 배경은 분명하다. 국제사회에 대한 의지 표명, 탈석탄·에너지 전환 정책의 상징성, 그리고 새 정부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히 강렬한 수치다. 하지만 목표는 숫자 자체가 아니라, 그 숫자를 현실로 만드는 경로가 있을 때 의미를 갖는다. 에너지 전환은 장부상의 용량 경쟁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설비를 설치했느냐가 아니라, 그 전기가 언제나 필요한 순간에 쓰일 수 있느냐다. 이제는 재생에너지 100GW라는 구호를 넘어, 24시간 무탄소 전력(24/7 CFE)이라는 보다 현실적인 질문에 답해야 할 때다. 그렇지 않다면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는 기후정책의 이정표가 아니라, 또 하나의 공허한 숫자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수원 차기 사장 면접 돌입…김무환·김범년·박원석 등 유력 관측

한국수력원자력이 16일 오후 2시부터 신임 사장 후보 면접 절차에 공식 돌입한 가운데, 김무환 전 포항공대 총장, 김범년 전 한전KPS 사장, 박원석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3강'을 형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이후 원전 정책 기조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새 사장에게 부여될 역할과 무게 또한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한수원은 서류심사를 통과한 7명을 대상으로 이날 오후부터 면접을 진행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질적 경쟁구도는 김무환–김범년–박원석 3명"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무환 전 포항공대 총장은 원전 안전·기술 분야에 강점을 지닌 인사로 평가된다. 김 총장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원안위산하 규제전문 위임기관)원장을 지낸 바 있는 국내 원전 안전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기술·안전·운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국제 원전 수출전에서 '한국형 원전의 신뢰도'를 대표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그동안 하마평에서 언급되지 않다가 서류 마감 이후 유력한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김범년 전 한전KPS 사장은 한수원 부사장 출신으로 발전정비 전문기업인 한전KPS를 이끌며 재무·현장 운영능력을 입증한 후보다. 또한 최근까지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의 원자력산업학과 교수로 국내외 원전인력 양성에 힘싸왔다. 기후부가 요구하는 정책 이행능력과 조직 관리, 해외원전 수출 능력에서 강점을 두루 갖추고 있어 가장 안정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많다. 박원석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한수원 사장 하마평 초기부터 유력하게 언급되던 인사로 SMR·핵주기기술 등 미래 원전 분야에 강점이 있다. 정부의 '신규 원전 공론화'나 'SMR 전략 수정'과 맞물려 기술·정책을 동시에 아우르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 사람 모두 강점이 뚜렷해 3파전 구도가 명확하다"며 “정책환경 변화 속에서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곧 정부의 원전 전략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 한수원 사장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후 첫 대형 에너지공기업 인선이다. 문제는, 정부가 최근 △원전 출력 조정 확대(부하추종) △신규 원전 건설 공론화 후 결정 △재생에너지·유연성 자원 확대를 강조하며 원전 운영에 '조정·완화'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즉, 한수원 사장에게는 다음 두 가지 상충된 책무가 동시에 주어진다. 국내에서는 원전 비중을 조정하며 재생에너지 연계에 협조해야 하고, 해외에서는 한국 원전의 경쟁력과 확장성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업계는 이를 두고 “한수원 사장에게 모순된 미션을 부여하는 셈"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기후부 주도로 새롭게 작성되며, 기존 산업부가 만든 11차 계획과 결 방향선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새 사장은 SMR 국제협력, 국내 실증 전략, 비용 구조와 사업성 검증에 대해 한층 더 정교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해외 원전 프로젝트에서는 한수원은 기술·운영, 한전은 국가 협상력·금융·외교 채널을 각각 내세우며 미묘한 긴장 관계를 보여왔다. 새 사장은 기술보다 조정·협상 능력, 외교적 감각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실은 특정 후보에게 무게를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정책 방향을 명확히 재정립하지 않은 상태여서, 5배수로 어떤 조합이 올라가는지가 사실상의 '정책 신호'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업계에서는 5배수가 추려진 이후에야 용산에서 어떤 인사를 사장으로 선임할지 고민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기 사장은 △원전 역할 조정이라는 정부 요구 △신규 원전 공론화라는 정치적 논쟁 △해외 원전 수출 경쟁의 압박 △한전과의 주도권 조정 문제 △SMR 실증·전략 마련이라는 다층적 과제를 한꺼번에 짊어지게 된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원전을 축소하겠다는 정부가 대표 원전 공기업의 수장을 뽑는 상황 자체가 아이러니"라며“정책·기술·외교·조직을 동시에 다루는 역량이 없으면 조직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어떤 인사가 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면접과 이달 중 발표될 5배수 후보군이 정부의 원전정책을 가늠할 최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열(熱)도 전기로 생산…기후부 “히트펌프 2035년까지 350만대 보급”

정부가 히트펌프 보급 확대를 위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나서면서 국회에서 추진 중인 '청정열공급의무화' 제도와 맞물려 열(熱) 부문 탈탄소 정책이 본격 궤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설치비가 최대 1000만원에 달하는 비용 구조 속에서 난방비 인상 압박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6일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적용받지 않는 히트펌프 전용 요금체계를 이르면 연내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를 보급해 온실가스 518만톤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다. 히트펌프는 외부의 공기열·지열·수열을 활용해 냉난방과 급탕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설비로,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아 건물 부문 탄소감축의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다만 국내에서는 전기요금 누진제 부담과 높은 설치비로 보급이 정체돼 왔다. 기후부는 이에 맞춰 히트펌프 사용 가구가 전력 사용 패턴과 재생에너지 연계 여부에 따라 주택용·일반용·계시별 요금제 중 유리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할 계획이다. 태양광이 설치된 주택의 경우 히트펌프와 연계 시 냉난방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판단도 반영됐다. 히트펌프 설치비에 대한 보조도 확대된다. 기후부는 내년 히트펌프 보급 예산으로 583억원을 편성하고, 도시가스 미공급지역 단독주택과 공공시설, 사회복지시설 등을 중심으로 지원에 나선다. 이와 함께 히트펌프산업협회(가칭)를 신설해 산업 전반의 통계를 구축하고, 기술개발·실무기술·유지관리 등 분야별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등 산업 생태계 기반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히트펌프 지원 정책은 국회에서 추진 중인 '청정열에너지법'과 청정열공급의무화 제도와 맞물려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국회에서는 위성곤·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일정 규모 이상 열을 생산하는 난방사업자에게 청정열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법안은 청정열에너지를 재생열·미활용열·폐열 등으로 정의하고 대규모 발전사에 재생에너지 생산을 의무화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를 열 부문에 확장하는 구조를 담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서울에너지공사, GS파워 등 주요 난방사업자가 직접 청정열 설비를 도입하거나 인증서를 구매해 의무량을 충족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현재 별도 개정 절차가 진행 중인 공기열 히트펌프가 재생열로 인정될 경우 히트펌프는 청정열공급의무화의 핵심 이행 수단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청정열 의무화가 도입될 경우 난방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일러 설치비는 평균 100만원 정도가 들지만, 히트펌프는 본체(550만~700만원)와 급탕조(200만~300만원)를 합쳐 최대 1000만원가량이 소요된다. 또한 열 공급업체가 단가가 높은 청정열을 도입할 경우 요금이 올라 갈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도 RPS 이행에 대한 비용이 기후환경요금으로 반영돼 4인 가구 기준 매달 약 3000원을 부담하고 있다. 기후부가 히트펌프의 법적 지위를 정비하고 요금·보조금 지원에 나선 배경 역시 향후 제도 연계를 염두에 둔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전기요금 누진제 미적용 등 제도 개선을 통해 히트펌프 단가를 최대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건물부문 탄소중립은 시대적 소명으로 이번 대책이 건물부문 탈탄소 전환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나아가 탈탄소 전환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모두 고려한 열에너지 전반의 청사진을 조속히 마련해 국민이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난, 위기관리 매뉴얼 ‘대통령 표창’ 수상...재난안전 분야 4관왕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정용기)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5년 위기관리 매뉴얼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수상을 통해 한난은 재난 대응 현장 실행력을 높이고, 매뉴얼 기반의 체계적인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경진대회는 매뉴얼의 현장 활용성, 위기 대응 수준, 피해 최소화, 수범사례 등 전반적 재난관리 역량을 심사 기준으로 하며, 한난은 1차 예선을 통과한 16개 지자체 및 공공기관 중 상황전파 및 보고체계 강화, 사고사례 분석을 통한 매뉴얼 개정, 매뉴얼을 활용한 재난 대응사례 등 종합적인 재난관리 성과를 인정받아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다. 한난은 2010년 제정 이후 꾸준히 개정해 온 행동매뉴얼을 2025년 7월 '열 수급 분야' 현장조치 행동매뉴얼로 변경·제정하며, 장기사용으로 인한 열수급 인프라 노후화, 이상기후 변화 요인, 민·관 협업 필요성, 공기업의 공적 역할 확대 등을 반영해 선제적 재난대응이 가능한 실전형 매뉴얼로 재탄생시켰다. 또한, 재난 초기 대응력 강화를 위한 사장 직보체계 도입 등 보고체계 재정비, 동종 기업 사고지원 범위 확대, 비상시 업무 중단 예방을 위한 핵심업무 대체인력풀 구축 및 상시 관리, 데이터센터 이원화 및 스마트워크 클라우드 운영을 통한 업무 연속성 강화도 시행했다. 그 밖에도 한난은 생성형 AI 기반 '스마트 안전관리 플랫폼' 구축을 통해 매뉴얼 활용성을 제고하고, 재난대응 리플렛·개인임무카드 제작, 매뉴얼 퀴즈대회 등 현장 중심의 대응역량 강화 활동을 추진해왔다. 아울러 주요 사고 사례를 분석해 보호대책과 대응 절차를 매뉴얼에 반영함으로써 실효성 있는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난은 정부합동안전점검과, 안전문화 확산 분야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 수상, 재난안전관리 우수기관으로 산업통상부 장관상 수상에 이어, 이번 매뉴얼 경진대회 대통령 표창까지 받으며 재난안전 분야에서 4관왕의 성과를 달성했다. 정용기 한난 사장은 “이번 대통령 표창은 전 직원이 현장에서 실제 작동하는 재난대응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국민 안전과 안정적 열 공급을 위해 안전경영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난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공공기관 재난관리의 모범사례 확산과 지역사회 안전 기반 강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기후위기의 핵심 변수 메탄(CH₄)…온난화 단기 대응책으로 주목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가운데 메탄(CH₄)은 이산화탄소(CO₂) 다음으로 중요하게 꼽힌다. 한번 배출되면 대기 중에서 평균 9년가량 잔존해 CO₂보다 훨씬 짧지만, 태양에서 지구로 왔다가 다시 우주로 빠져 나가는 에너지를 훨씬 더 많이 붙잡기 때문에 지구온난화 잠재력은 더 높다. 지난 20여 년 동안 대기 중 메탄 농도는 인위적 배출과 자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꾸준히 증가해 왔다. 과학계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대비 현재까지 진행된 지구 평균기온 상승 중 상당 부분이 메탄 증가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메탄은 30~40년 규모에서 온도 상승을 크게 자극하는 특성이 있어, 배출이 늘 경우 단기간에 기후 위험이 급증할 수 있다. 반대로 감축 효과 역시 비교적 빠르게 나타난다. 메탄은 단기적으로 CO₂보다 지구 온난화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메탄 감축은 수십 년 단위의 장기 전략이 아니라, 당장 기후 변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즉각적 대응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는 메탄을 기후 정책의 핵심 변수로 주목하는 이유다. ◇글로벌 메탄 배출, 아시아가 핵심 무대 전 세계 메탄 배출의 상당 부분은 인위적 활동에서 비롯된다. 미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인위적 메탄 배출량은 약 375테라그램(Tg), 즉 3억7500만톤으로 추정된다. 이는 각국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공식 보고한 수치보다 약 15% 높은 수준이다.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위성 관측 자료를 활용한 역모델링 분석 결과, 전 세계 인위적 배출량의 약 39%가 중국·미국·인도·브라질 등 상위 4개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원을 세부적으로 보면 축산·폐기물·석유가스산업·벼농사 순으로 기여도가 컸다. 특히 석유·가스 부문과 벼농사의 경우, 기존 국가 보고 체계에서 실제 배출량이 과소 또는 과대 평가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공식 인벤토리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수력발전 저수지가 전 세계 인위적 메탄 배출량의 약 6%를 차지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수력발전 저수지에서는 댐 건설로 물에 잠긴 유기물이 썩으면서 메탄이 발생하며, 터빈을 통과할 때 기포 형태로 빠져나오거나 물속에 녹아 있다가 대기로 방출된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의 비중이 두드러진다. 2008~2017년 평균 기준으로 아시아는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동아시아가 아시아 전체 배출량의 3분의 1 이상을 기여했다. 특히 동아시아 메탄 배출의 94%는 인위적 발생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돼, 정책 개입 여지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의 메탄 배출 구조와 '보이지 않는 편차' 한국 역시 메탄 배출의 대부분이 인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국제 연구진이 구축한 배출량 통계(EDGAR v7.0 인벤토리)에 따르면, 한국의 메탄 배출은 폐수 처리와 농업 부문이 전체의 약 86%를 차지한다. 농업 부문에는 가축 장내 발효와 벼 재배가 포함된다. 폐수 슬러지 처리 탱크나 되새김질 하는가축의 장, 벼논(무논)의 바닥 등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할 때는 CO₂ 대신에 메탄이 생성된다. 국립기상과학원 연구진이 최근 공개한 연구에서는 한국의 메탄 배출량을 대기 관측과 역모델링 기법으로 재추정했다. 이에 따르면 2010~2021년 12년간 한국의 연평균 메탄 배출량은 약 1.66Tg, 즉 166만톤으로, 기존 상향식 인벤토리 추정치보다 3~9%가량 낮게 나타났다. 이는 특히 농업 부문에서 계절별 배출량이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또 다른 중요한 변화도 보여준다. 같은 기간 폐기물 부문의 메탄 배출은 약 22% 증가한 반면, 농업 부문 배출은 소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논 면적 감소와 농업 관행 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서울 수도권과 같은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폐기물 부문의 실제 배출량이 기존 인벤토리보다 낮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도시 메탄 관리 정책의 정밀화 필요성도 부각됐다. ◇ 벼농사의 역설… 메탄 배출과 냉각 효과의 공존 벼농사는 기후변화 논의에서 가장 복합적인 대상 중 하나다. 두 얼굴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논은 전 세계 농업 메탄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주요 배출원이지만, 동시에 지표면 온도를 낮추는 생물물리학적 냉각 효과를 제공한다. 중국 저장대학 연구팀이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위성 기반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논 지역은 벼 재배 기간 동안 다른 경작지보다 주간 지표면 온도가 평균 0.2℃ 이상 낮게 나타났다. 논의 규모가 클수록 냉각 효과는 더 뚜렷했고, 이 효과는 논 경계를 넘어 주변 지역으로까지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논에서 일어나는 증발산 작용을 통해 태양 에너지가 잠열 형태로 전환해 지표를 가열하는 현열을 줄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이 액체에서 기체인 수증기로 전환되는 데 태양에너지가 사용되면서 주변 기온 상승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다만 이러한 냉각 효과는 주간에 집중되며, 야간에는 태양 복사가 없어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이 여름철 지역 열환경을 완화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점은, 농업 정책과 기후 적응 전략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 메탄 감축을 향한 국제사회와 한국의 선택지 한국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약속하면서, 2030년과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시했다. 동시에 한국은 국제 메탄 서약(Global Methane Pledge)에 참여해,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30% 감축하는 공동 목표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배출량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 대기 관측과 역모델링을 활용한 최근 연구들은 기존 상향식 인벤토리의 한계를 보완하고, 부문별 배출 편차를 교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배출 계수의 정교화, 계절·지역별 시간 프로파일 개선, 관측소 확대와 같은 기초 인프라 투자가 메탄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메탄의 강력하지만 짧은 온난화 효과를 상쇄하기 위한 보완적 해법도 제안되고 있다. 영국 런던 정치경제대학교 그랜섬 기후변화환경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기고한 글에서 메탄의 기후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시적 CO₂ 제거'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나무를 심어 CO₂를 흡수하는 것과 같은 자연 기반 해법을 적용하면 CO₂를 영구적으로 제거할 수는 없더라도 메탄 영향에 대한 완충 작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단기적인 온도 상승을 억제하면서 세대 간 부담 전가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아울러 농업 부문을 보다 유연하게 기후 정책 체계 안으로 편입시키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메탄 문제는 단순한 감축의 대상이 아니라, 농업·에너지·폐기물·기후 적응이 교차하는 복합 의제다. 특히 벼농사처럼 온난화 요인과 냉각 효과를 동시에 지닌 시스템의 경우, 배출 감축과 지역 기후 완화라는 두 가지 측면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메탄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향후 수십 년간 기후 변화의 속도와 사회적 비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전력산업 세미나] “전기요금 kWh당 100원 넘으면 AI강국 힘들다”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100원을 초과한 상태로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이할 수 없다는 주장이 국민의힘과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이미 산업용 전기요금이 kWh당 180원에 달했는데 탈원전·가스 및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정책만으로는 가격과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주최, 에너지경제신문 주관으로 열린 '2025 전력산업 세미나'에서는 'AI 시대 탈원전·탈가스 정책 개선 방향'을 주제로 AI 시대 전력 정책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세미나에서는 kWh당 100원 이하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자력이 주요 전원으로 역할을 하고 100원을 웃도는 LNG와 재생에너지 발전은 보조적 전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력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은 현재 이재명 정부가 탈원전을 부인하고 있지만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서 미적지근한 반응을 내고 있는 만큼 사실상 탈원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원전을 보조전원으로 활용하고 재생에너지를 주전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정책 기조는 AI 시대에 적응 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AI 강국, 탈원전 정책으로 달성할 수 있나'를 주제로 발표하며 전력 가격 문제를 가장 먼저 짚었다. 정 교수는 “AI 전력 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100원을 넘는 순간 경제성이 사라진다"며 “AI 산업은 전력 비용에 극도로 민감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원자력 발전단가에는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체 비용과 사용후핵연료 관리 비용까지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100원 이하를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전원은 현실적으로 원자력뿐"이라고 말했다. 전력 수요의 특성 변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전우영 서울과학기술대 인문사회교양학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기존 전력 수급 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 교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순간적으로 대규모 전력을 소비했다가 급격히 수요가 줄어드는 패턴을 반복한다"며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가 결합될 경우 전력 계통 안정성에 상당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LNG 발전은 회전체 기반으로 급격한 수요·공급 변동을 관성으로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며 “정전이 발생하더라도 30분 이내 투입이 가능해 계통 회복 탄력성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전원"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AI 정책과 에너지 정책의 연계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새로 출범한 정부가 의욕은 강하지만 현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에너지 정책에 대해 현장과 국회에서는 상당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간사)도 탈원전 기조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AI 시대에 탈원전을 정식으로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그런 선택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탈석탄 2040 목표 역시 현실성과 수용성 측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에너지 정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AI 정책은 '빈 깡통'에 불과하다"며 “AI·반도체·첨단산업 논의에서 에너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력산업 세미나] “원전 재건설 스웨덴, 가스 확대 스페인…韓도 현실적인 전략 필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잘될 것이라는 막연한 전망은 위험하다." “현실적인 검증 없이 목표만 제시해서는 달성 실패 후 비용이 더욱 커질 것이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주최, 에너지경제신문 주관으로 열린 '2025 전력산업 세미나'에서 'AI 시대 탈원전·탈가스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현재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100기가와트(GW)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이 약 35GW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5년 안에 3배 가까이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세미나에 토론에서는 무리한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가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수적인 저렴한 전기요금 공급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탈탄소를 하되 국내 경제에 큰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는 지속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에너지 정책은 우리 미래 세대에게 더 부유하고 경쟁력 있는 국가를 물려줄 수 있느냐를 가르는 문제"라며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지, 비용을 국민과 산업이 감당할 수 있는지, 사회적 합의와 지역 수용성이 확보될 수 있는지를 동시에 따져야 하는 매우 어려운 연립방정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표만 제시한 채 현실 검증을 생략하면 결국 정책은 되돌아오게 되고, 그 비용은 더 커질 것"이라며 “다양한 시나리오 검증과 사회적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적으로 에너지 전환 정책이 변화하고 있는 점도 언급됐다. 최승신 C2S 대표는 “지금까지는 재생에너지가 원전과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는 '에너지 전환' 관점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변동성을 보완하는 '에너지 추가' 개념이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지난해 기준 전 세계 1차 에너지 소비에서 화석연료 비중은 85%를 넘는 반면, 태양광·풍력 비중은 2.7%에 불과하다"며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365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 요건이 되면서 원전과 LNG, 석탄 등 기존 발전원의 역할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웨덴은 탈원전 이후 반복적인 정전 위험에 직면하자 가스 발전소를 재가동하고 원전 재건설과 소형모듈원전(SMR) 도입을 추진 중이며, 독일 역시 원전 폐쇄 이후 석탄 발전 폐지를 연기하고 추가 발전 용량 확보에 나섰다"며 “스페인 또한 대정전 이후 재생에너지 출력 제한과 가스 발전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 역시 원전·석탄·LNG 등 기존 인프라를 기반으로 재생에너지를 병행 확대하는 현실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전과 LNG 발전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업계 분석도 나왔다. 황태규 GS EPS 상무는 “재생에너지가 늘어날수록 LNG 발전은 없어지는 전원이 아니라 오히려 더 필요해지는 전원"이라며 “현장에서는 LNG 발전기가 하루에 두 번 이상 껐다 켜지는 운전을 반복하며 전력 수요와 태양광·풍력의 출력 변동을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력시장에서는 LNG가 비싸다는 이유로 밀려나지만 계통 운영 측면에서는 지금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현행 전력시장 제도가 이러한 역할과 가치를 제대로 보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앞으로는 단순 발전량 중심이 아니라 계통 안정에 기여하는 전원의 역할을 평가하고 보상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LNG 발전은 장기적으로 규모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전력 시스템 전환기에는 사라질 전원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조정 전원"이라며 “현실을 인정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훈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 상무는 “최근 원전 관련 행사를 가면 빅테크 기업 인사들이 많이 참석하는 게 눈에 띈다"며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 AI 시대에서 원전·LNG·신재생에너지를 섞어 쓰는 흐름은 분명하지만 원자력이 약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적인 상황을 고려해 에너지 믹스를 짜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가스 매장량도 적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에 환경이 좋지 않다. 그동안 원자력을 지속적으로 육성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했고 발전단가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원전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필요한 에너지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180원을 넘어서는 상황에서는 데이터센터 확대가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제도를 통해 다양한 에너지원 선택을 시장 플레이어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PPA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전이나 LNG를 PPA를 통해 정치적 불안정성에 좌우받지 않고 수요자와 공급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 한국전력을 통해 전력을 구매하는 방식에 대한 신뢰가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으로 가되 에너지 기업이 거대 기업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해외 자원을 개발할 수 있는 체제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또 “현재 특정 지역에 재생에너지가 집중되고 있는데 스페인과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책을 만들 때 무조건 잘될 것이라는 전제를 깔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는 청중으로 참석, “킬로와트시(kWh)당 188원으로 전기를 사고는 데이터센터를 결코 할 수 없다"며 “원자력이나 가스 여부를 떠나 어떻게 하면 최대한 싸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환경단체, 수도권 폐기물 타지역 이송 처리 추진 비판

내년 1월 1일부터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충북 등 타 시·도로 이송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환경운동연합은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화견을 열고 이를 규탄했다. 이날 기자화견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서울시 등이 내년부터 인천 수도권매립지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하기로 최근 결정하면서 서울시가 생활폐기물 일부를 관외 민간 소각업체에 의뢰해 처리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충주청북환경운동연합의 박종순 사무처장은 “지금도 청주시 북이면 주민들은 소각장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데, 수도권의 무책임한 행정 실패를 왜 비수도권 지역 주민들이 감당해야 하느냐"면서 “서울에서도 반대하는 소각을 왜 지역에서 처리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민간소각 시설에 의존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발생지 책임원칙과 공공처리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이누리 사무국장은 “수도권 지자체들이 민간소각장과 지방 처리에 의존한다면 결국 반대가 덜한 곳으로 떠돌게 될 것"이라면서 “1회용품·포장재 규제를 강화하고, 재활용 확대를 위한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환경연합의 박정음 자원순환팀장은 “서울 마포 소각장 건립을 위한 526억원의 예산이 묶여있는데 정작 핵심인 감량·재활용 사업 예산은 오히려 삭감되거나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서울·경기·인천과 기후부는 민간 위탁에 의존하는 임시방편을 즉각 중단하고 공공성과 발생지 책임 원칙에 기반한 근본적인 폐기물 감량·재활용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기자회견에 이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국회 토론회 등 관련 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전력산업 세미나] 전우영 교수 “LNG는 재생에너지와 함께 늘려야 하는 보완재”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은 재생에너지 발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함께 확대해야 할 보완재이다." 전우영 서울과학기술대 인문사회교양학부 교수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주최, 에너지경제신문 주관으로 열린 '2025 전력산업 세미나'에서 'AI 전력수급과 LNG 발전의 필요성'을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이를 보완할 LNG 발전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전 교수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2038년까지 118기가와트(GW)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뮬레이션 결과, 실제 발전량은 상시적으로 약 50GW 수준에서 큰 폭으로 변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변동성을 감당하려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발전원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LNG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아지면 118GW 설비 중 실제 발전이 10GW 수준에 그칠 수 있다"며 “발전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시간이 길게는 30~48시간까지 발생할 수 있어 해와 바람이 없는 시간을 대비한 백업 발전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최대 6시간 정도만 대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장시간 백업 전원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의 계통 안정성 문제도 지적했다. LNG 발전은 거대 터빈이 회전하는 방식이어서 가동이 갑자기 멈추지 않고 터빈의 회전력이 잠시 유지되는 관성에 따라 전력 공급이 서서히 줄어든다. 반면 태양광은 이 같은 대형 터빈 기반의 관성이 없어 전력 공급을 단계적으로 줄이기 어려운 에너지원이라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 측면의 불안정성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인공지능(AI) 관련 전력 수요는 2028~2030년 사이 현재의 2~3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전세계 인공지능(AI) 전력수요가 2028~2030년에는 약 2~3배 증가할 전망이다. 전 교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순간적으로 대규모 전력을 소비했다가 급격히 수요가 줄어드는 패턴을 반복한다"며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가 결합될 경우 전력 계통 안정성에 상당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LNG 발전은 회전체 기반으로 급격한 수요·공급 변동을 관성으로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며 “정전 발생 시에도 30분 이내 투입이 가능해 계통 회복 탄력성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LNG 발전은 단계적으로 수소 혼소 발전으로 전환해 저탄소화가 가능하다"며 “수소 산업 인프라 확산을 위한 마중물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