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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전KPS, 사장 최종후보자 ‘내정 철회’ 재시도…고발·위법성 논란

한전KPS 신임 사장 선임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류됐었던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변경 안건이 이사회에 재상정되면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특히 며칠 전에는 현 최종후보자 선임 과정에서 기후부 공무원과 한전KPS 간부가 부당하게 개입됐다는 고발장까지 경찰에 접수되면서 파장은 커지고 있다. 2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전KPS는 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 관련 임추위 변경 구성안'을 단독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이미 2024년 12월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가 허상국 최종후보자로 확정된 상태에서 임추위 재구성을 시도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를 놓고 공기업계는 물론 법조계에서도 적절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허 최종후보자는 1986년 한전KPS 입사 이후 한울2사업소장, 품질경영처장, 총무처장, 발전안전사업 부사장 등을 거친 38년 경력의 내부 출신 인사다. 그는 2024년 사장 공모 절차를 거쳐 같은 해 12월 주주총회 의결로 대표이사 선임이 확정돼 공시까지 완료됐다. 업계에서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기존 임추위의 역할은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전KPS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최종후보자 지위 무효화를 위한 임추위 변경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적법 논란이 제기되면서 의결은 보류됐다. 그런데 의결 보류 이후 회사 내부 인사 변동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이사회 실무를 담당하던 직원은 인사 발령으로 교체됐고, 관련 부서 실장 역시 돌연 휴직 처리되면서 내부에서는 배경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3일 돌연 한전KPS 사장 선임 관련 고발장이 본사 소재지인 나주경찰서에 접수됐다. 고발내용은 허 최종후보자 선임 당시 윤석열 정부의 민정수석 비서관과 허 후보자가 고교 동문이라며 선임 과정에 대통령실과 기후부 공무원, 한전KPS 고위 간부 2인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허 최종후보자는 전 민정수석과는 고교 2년 차이라 일면식도 없었고, 전화통화조차 한 적이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사회가 27일 이사회에서 안건 단독 상정을 예정한 상태에서 이같은 고발장이 접수된 것을 두고 안건 통과를 위한 사전 포석 작업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번 이사회에서도 같은 안건이 상정됐지만 위법성을 이유로 보류된 바 있다. 한편 이사회 의장인 김홍연 현 사장은 23일부터 인도네시아 출장 중이며 26일 귀국 후 27일 이사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이사회의 핵심 쟁점은 절차적 정당성이라고 지적한다. 시장형 상장 공기업인 한전KPS의 대표이사 선임·해임은 상법과 정관에 따라 주주총회 의결 사항에 해당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이미 주총에서 선임이 확정된 대표이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임추위를 다시 구성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충돌 소지가 있다"며 “절차 위반이 인정될 경우 이사회 책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새 사장을 원한다면, 먼저 선임된 인사에 대한 명확한 내정 철회 절차를 밟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실무진 사이에서는 정부가 '재추천'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허 내정자가 이미 후보 단계가 아닌 주총 확정 대표이사 신분이라는 점에서 재추천 개념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공공기관운영법 시행령 적용 여부 역시 논쟁 대상이다. 결격 사유 없이 선임을 뒤집을 경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전KPS는 한전의 자회사(지분 51%)로, 발전소 정비사업을 전문으로 영위하고 있다. 작업자들이 주로 산업 현장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산업재해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안타깝게도 지난해 6월 초 태안화력에서 한전KPS의 하청업체 직원으로 정비 업무를 맡던 직원이 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년공 출신으로 산업재해까지 입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에 사고가 터지면서 논란이 더 컸다. 이를 두고 사장 선임을 둘러싼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로 관리 소홀이 발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한전KPS는 상임이사 4명 가운데 사장을 포함한 다수 임원의 임기가 이미 1년 이상 경과한 상태이다. 업계에서는 임기가 종료된 경영진이 주무부처의 지시도 없이 이미 선임 절차가 끝난 신임 대표이사 철회를 시도하는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김소희 의원, 전기본 위원회서 기후솔루션 배제 요구…“용인 반도체 소송 제기”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을 논의하는 전문가위원회에서 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 소속 인사를 제외하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상일 용인시장과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에너지환경부에 “탈원전 편향과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 기후솔루션을 전문가 위원회에서 배제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탈원전 성향 인사 6명이 위원회에 포함돼 있다"며 “이중 기후솔루션은 지난해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승인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며 국가 전략산업에 제동을 건 단체"라고 주장했다. 기후솔루션은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 승인이 기후변화 영향평가에 미흡하다며 위법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다만,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월 15일 기후솔루션이 국토부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김 의원은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대한민국 미래 핵심 산업의 전력 기반을 설계하는 전기본 위원회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반대하고 탈원전을 주장해 온 환경단체 인사들이 참여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에너지원에 편향되지 않은 균형 잡힌 환경단체를 추가해 위원회 구성을 바로잡으라"고 요구했다. 또 전기본 위원회 위원 선정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여야 합의로 확정된 11차 전기본에는 신규 대형 원전 2기 건설이 포함돼 있었다"며 “김성환 장관이 취임 후 원전에 대한 입장을 바꾸면서 실제 신규 원전 건설 착공이 무려 6개월이나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탈원전이 아니라면, 탈원전을 공개적으로 주장해 온 인사들이 전기본 전문가 위원회에 대거 포함된 것은 인사 검증 실패"라며 “12차 전기본 전문가 위원회의 위원 선정 기준과 검증 절차, 회의 발언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강조했다. 이상일 시장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과 일반 산단에 대한 전력·용수 공급이 정부 계획대로 단계적으로 확실히 진행될 것임을 천명해 주길 바란다"며 “12차 전기본 위원회 구성의 편향성 문제를 짚어보고 전문가 위원회를 초당적으로 균형 있게 재구성해 달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용인 반도체 산단 이전 토론회의 발전을 위한 제언

여러 단체가 최근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이전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기후생태연대는 '서남권 RE100 산단과 기업 유치'라는 주제로 꾸준히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필자는 산업단지 이전 논의에 관심을 갖고 지난해 9월 첫 토론회를 직접 참관한 데 이어, 지난 11일 열린 3차 토론회는 유튜브로 시청했다. 이번 3차 토론회는 1차 때보다 발표자의 전문성이나 토론 내용의 객관성이 돋보였다. 이는 토론 문화의 바람직한 진화이며 필자 또한 배울 점이 많았다. 앞으로 이 토론회가 더욱 생산적인 논의의 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몇 가지 의문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토론회의 전체적인 기조는 다음과 같다. 우선 서남권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송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초고압직류송전(HVDC) 망이 필수적인 용인 반도체 산단 조성 사업이 착공 단계에 이르렀음에도 이를 중단하고 호남으로 이전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토 균형 발전과 탄소중립 달성을 동시에 앞당길 수 있다. 필자는 이미 진행 중인 국책 사업을 이전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큰 무리수라고 생각하지만, 향후에 진행될 신규 사업을 염두에 둔 주장이라면 이렇게 제언할 수 있고 또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이번 3차 토론회에서 한겨레신문 곽정수 기자의 발표는 매우 중립적이고 실사구시적인 주장이어서 자칫 한쪽으로 쏠릴 수 있는 토론회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그는 사회적으로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산단 이전 논쟁'에 대해 쟁점별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용인 산단 유치를 '고수'하는 자들에겐 송전망 반대 여론을 고려했을 때 전력 공급이 가능한지 물었다. '이전'을 주장하는 자들에겐 용수, 부지, 정주 여건 등 산단의 적합성과 재생에너지 이용에 따른 ESS 등 막대한 투자 부담을 지적했다. 그리고 '정치권'에 대해서도 정치 논리를 앞세운 소모적 공방은 국익에 도움도 안 되고 오히려 유치에 불리할 수도 있다면서 후보지가 갖춰야 할 유치 조건 확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일관성없는 발언으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후보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의 주요 포인트는 질의응답에서 나왔다. 토론회 말미에 발언권을 얻은 한 청중이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은 365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데 장마나 태풍으로 7일 이상 재생에너지 공급이 안 될 경우 대응방안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전력계통 전문가인 동신대 이순형 교수는 “ESS 등으로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원전이나 중부지역에서 갖다 쓴다"고 답변했다. 이 교수는 본인 발표 시에는 전력 측면에서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고 발언했기에 이 부분이 의아했다. 필자가 듣기에 타 지역으로부터 전기를 받아쓴다는 이 교수의 답변은 산단 이전론 측의 핵심 주장인 'HVDC가 불가능하므로 산단을 이전해야 한다' 라는 논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으로 들렸다. 삼프로TV에서 운영하는 언더스탠딩 유튜브 채널의 올해 1월 14일자 '전기 남는 호남? 삼성·SK 못 가는 이유' 방송에서 김상훈 기자는 “반도체 산단이 호남으로 내려가도 동해안에서 끌어오는 송전망이 필요하다. 물리적 거리도 비슷하다"라고 한 발언이 상기되었다. 즉, 용인 반도체 산단 정도의 전기 수요는 어디를 가나 추가적인 송전망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본질적인 의문이 사라지지 않는다. 1차, 3차 토론회 어디에도 토론회의 전제인 'RE100 산단'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 마찬가지로 이 토론회의 공동주최자이기도 한 김원이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재생에너지자립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에서도 RE100 산단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는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제2조 용어 정의에서 ““재생에너지자립도시"란 재생에너지의 생산과 소비가 연계·순환될 수 있도록 전력의 생산·공급기능과 이를 활용하는 산업·정주 기능을 집적하기 위하여 지정·고시된 구역“으로 명시되어 있는데, 이는 엄밀한 정의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또한 이렇게 지정된 구역에는 독점적 허가를 받은 사업자만이 전력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재생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고 법안은 적고 있다. 현 시점 (2월) 기준 SMP가 110원대, REC 가격이 70원대(1kWh 기준)인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PPA 가격 역시 SMP + REC 가격을 추종하는 흐름이다. 결국 RE100 산단의 전력 단가는 현재에도 산업용 을 가격 대비 메리트가 적고, 이후 서남권 해상풍력 전기가 공급되는 것을 가정하면 해상풍력의 높은 LCOE 때문에 오히려 한전이 공급하는 전기요금보다 큰 폭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전기요금으로 어떻게 유치 기업의 경쟁력을 보장할 것인지 가늠이 어렵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논의점이 많았지만 전반적으로 이번 3차 토론회는 유익한 내용이 많아 다음 토론회를 기대하게 했다. 추후 논의에서는 '송전망 증설 필요성,' 'RE100 산단의 구체적인 정의,' '전력 단가' 등과 관련된 의문점이 보다 해소되고, 더 계량화된 데이터와 더 구체적인 대안과 일정을 가지고 토론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 bienns@ekn.kr

[기자의 눈] 정권 바뀌면 재논의…국가 계획 믿을 수 있나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이 여전히 혼선이다. 기존 계획을 돌연 중단하고 다시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연초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찬성 응답이 더 많았고, 정부는 결국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긴 기존 신규 원전 건설 방침을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결론이 같았다면, 굳이 다시 물어야 했을까.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정책이 아니다. 수년간의 논쟁과 전문가 검토, 공청회, 정치권 협의를 거쳐 이미 사회적 합의를 형성한 국가 계획이다. 여야 간 큰 틀의 공감대까지 형성된 사안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다시 토론회를 열고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 대신 세금은 쓰였고, 사회적 갈등만 다시 소환됐다. 문제는 원전이 아니다. 이미 결정된 정책을 정부 스스로 다시 흔드는 행정 방식이다. 정책은 토론으로 시작하지만, 결정 이후에는 실행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런데 최근 에너지 정책에서는 '결정 → 재검토 → 논쟁 재점화'라는 이상한 공식이 반복되고 있다. 차일피일 밀리고 있는 LNG 용량시장과 청정수소발전(CHPS) 입찰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제도를 만들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신호를 보내면 기업들은 수천억 원 규모 투자 준비에 들어간다. 설계와 금융 조달, 인력 확보까지 진행한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방향 재검토, 일정 연기, 제도 수정 이야기가 나온다. 정책을 믿고 움직인 기업만 '리스크 관리 실패'의 책임을 떠안는 구조다. 이쯤 되면 시장은 묻게 된다. 정부 계획은 과연 계획인가, 아니면 임시 의견인가. 에너지 산업은 정치 일정에 맞춰 움직일 수 없는 분야다. 발전소 하나, 인프라 하나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사라지는 순간 투자는 멈추고 산업은 관망 모드로 들어간다. 정권이 바뀌고 부처가 신설되고 장관이 교체될 수 있다. 그러나 국가 계획까지 매번 초기화된다면 그것은 정책 수정이 아니라 정책 붕괴에 가깝다. 정책을 바꾸는 데는 이유가 필요하다. 하지만 정책을 다시 묻는 데는 더 큰 책임이 따른다. 이미 합의된 정책을 반복적으로 여론조사와 토론회에 올리는 순간, 정부는 스스로 결정에 확신이 없다는 신호를 보내게 된다. 그 결과는 명확하다. 행정 비용 낭비, 사회적 논쟁 확대, 그리고 무엇보다 국가 정책에 대한 신뢰 하락이다. 기업은 방향이 보일 때 투자한다. 방향이 흔들리면 기다린다. 정부가 매번 다시 묻는 나라에서 장기 산업 전략은 존재하기 어렵다. 사회적 합의는 매번 재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다. 한 번 결정했다면 일정 기간 책임 있게 밀고 가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토론이 아니다. 이미 결정한 것을 지키는 신뢰다. 국가 계획이 정치 이벤트가 되는 순간, 정책은 설득력을 잃고 산업은 미래를 잃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환경포커스] 미세플라스틱, 하늘에서 내리는 보이지 않는 위협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미세플라스틱은 더 이상 바다와 토양에만 머무는 오염원이 아니다. 최근 발표되는 연구는 우리가 매일 숨 쉬는 공기, 즉 대기 중에도 미세 혹은 나노 플라스틱(micro- and nano-plastics, MNP)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동시에 이 MNP가 인체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잇따라 경고하고 있다. 특히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로 호흡을 통해 체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해양 오염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공중보건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은 지름 5㎜ 이하, 나노플라스틱은 지름 1㎛(마이그로미터 1㎛=1000분의 1㎜)보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도심과 실내를 뒤덮은 미세 플라스틱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발생원은 매우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인간의 일상적 활동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독일 라이프니츠 대류권 연구소(TROPOS) 연구팀이 지난해 12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Nature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독일 라이프치히 도심 대기에서 측정된 지름 10㎛ 미만의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평균 농도는 ㎥당 0.6㎍(마이크로그램, 100만분의 1g)에 달했다. 이 연구팀의 분석 결과, 전체 플라스틱 입자의 약 65%는 타이어 마모 입자로 나타났다. 도심 대기 미세플라스틱의 지배적인 오염원이 바로 타이어 가루임이 확인됐다. 그 뒤를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에틸렌(PE),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등이었다. 실내 환경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다. 이란 마슈하드 의과대학 환경보건공학과 연구팀은 지난달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병원 세탁실 공기 중에서 고농도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음을 보고했다. 이 연구에서 검출된 입자의 97%는 검은색 폴리아미드(나일론) 섬유였는데, 병원 유니폼과 침구류 등 합성섬유 제품이 주요 발생원으로 지목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한 일회용 마스크도 새로운 대기 오염원으로 떠올랐다. 인도 비스바-바라티 대학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리뷰 논문에 따르면, 일회용 마스크 한 장이 수천 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방출할 수 있다. 마스크를 함부로 버리면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하철 공기 속 미세 플라스틱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야외 환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연구들은 지하철과 버스 같은 밀폐된 대중교통 내부 공기가 일반 주거 공간보다 더 높은 수준의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박준홍 교수팀이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역사와 차량 내부 공기에도 미세플라스틱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공기 ㎥당 최대 5.94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스페인 IDAEA-CSIC(환경진단 및 수연구소) 연구팀도 2022년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바르셀로나 지하철 내부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당 4.8개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버스에서는 17.3개/m³가 검출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승객 활동과 합성섬유 의류에서 발생하는 미세 섬유의 방출, 그리고 밀폐된 공간에서 바닥 먼지와 플라스틱 입자가 다시 떠오르는 재비산 현상을 지목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얼마나 멀리, 얼마나 오래 떠다닐까 대기 중으로 방출된 미세플라스틱은 바람을 타고 수천 ㎞ 이상 이동할 수 있다. 북극과 남극 같은 외딴 지역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는 이유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역학 연구소(IBED)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에 발표한 모델링 연구에서 미세플라스틱의 대기 중 체류 시간(반감기)이 수 초에서 수 주(週)까지 매우 넓은 범위를 가진다고 밝혔다. 특히 직경 약 1㎛ 수준의 입자와 섬유 형태의 플라스틱이 가장 오래 공기 중에 머물고 장거리 이동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더해 미세플라스틱은 단독으로 존재하기보다 그을음(soot)이나 광물 먼지와 결합해 '불균질 응집체'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 과학원 지구환경연구소 연구팀은 지난달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한 연구에서 광물 먼지와의 응집은 대기 전반에서 흔히 발생하며, 그을음과의 응집은 강수 과정에서 특히 빈번하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응집은 입자의 크기와 밀도를 바꿔 대기 중 체류 시간과 제거 경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비와 바람을 타고 다시 지표로, 그리고 바다로 대기 중 미세 플라스틱은 결국 지표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과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연구팀이 수행한 서울 지역 사례 연구(게재 전 사전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빗물 속 미세플라스틱의 평균 농도는 L당 197개에 달했다. 특히 비가 오기 전 건조한 기간이 길수록, 강우 초기에 대기 중에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이 한꺼번에 씻겨 내려오는 '초기 세척 효과(first-flush effect)'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렇게 침적된 미세플라스틱의 상당량은 해양으로 유입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연구팀이 올해 초 '해양 오염 회보(Marine Pollution Bulletin)'에 발표한 논문에서, 남해안 마산만으로 유입되는 대기 기원의 미세플라스틱이 연간 약 1.94조(兆) 개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봄과 겨울철 내륙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시기에 침적률이 특히 높아, 도시와 산업 활동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호흡을 통해 들어오는 치명적 위험 대기 중 미세 및 나노 플라스틱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체 흡입을 통해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독일 TROPOS 연구팀의 위해성 평가에 따르면, 하루 약 2.1㎍의 미세플라스틱을 흡입할 경우 심폐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최대 9%, 폐암 사망 위험은 최대 13%까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자가 작을수록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폴리에틸렌(PE)은 혈액-뇌 장벽을 통과해 신경 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타이어 마모 입자는 중금속과 유기독성 물질이 혼합된 '독성 칵테일' 형태로 산화 스트레스와 만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PVC는 발암성과 돌연변이 유발 가능성이 높은 유해 폴리머로 분류돼, 장기적 노출 시 공중보건 차원의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보이지 않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 연구팀은 지난달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글로벌 배출량 연구에서, 기존 모델이 실제 농도를 과대평가했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여전히 연간 약 61경(京) 개에 이르는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육지에서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80억 인구 1인당 7600만개에 해당한다. 이는 대기 중 미세 플라스틱 문제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오염임을 의미한다. 연구자들은 국제적으로 통일된 모니터링 표준과 강력한 배출 규제 정책 없이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연구들은 개인 차원에서 실천할 수 있는 대응책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실내에서는 헤파(HEPA) 필터를 갖춘 공기청정기와 적극적인 환기가 도움이 된다. 세탁 공간에는 국소 배기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실외에서는 교통량이 많은 도로변 활동을 피하고, 봄·겨울철 바람 방향과 대기 질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강우 초기에는 빗물 노출을 최소화하고, 일회용 마스크와 플라스틱 제품은 사용 시간을 지키고 올바르게 폐기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 대기 중 미세·나노 플라스틱은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스며들어 있으며, 이제는 '공기의 질'을 다시 정의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특별기고] 정치인 출신 공기업 사장, 결국 마음은 콩밭에

흔히들 정치인 출신의 공기업 수장은 경영 상황 등 구체적인 현안은 임원들의 도움을 받는게 일반적이다. 특히,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진 후 공기업 사장으로 내려온 사람들은 여전히 금배지를 달겠다는 야망이 있다. 자기가 맡은 기업은 관심 밖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공교롭게 그 공기업은 잘 굴러가고 있다. 독점 사업을 벌이는 데다 경영 환경이 괜찮은 덕분이다. 잭 웰치 전 GE회장은 “고약한 리더가 이끄는 조직이 좋은 성과를 낼 때가 가장 고약하다" 고 지적했다. 훌륭한 리더를 앉히면 훨씬 양호한 실적을 낼 텐데 그렇치 못한 리더가 흑자 실적을 앞세워 쫓겨나지 않을 구실을 마련했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어느 정부든 집권하면 정권 협조자에 대한 빚 갚기에 서두르는 모습이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정치권 인사들이 공기업 수장으로 낙하산 타고 가는 모습이 너무 노골적이다. 그러면서도 적임자를 뽑았다고 우긴다. 사장은 리더십과 전문성을 겸비해야 한다. 물론 전문성이 모자라더라도 전문지식을 갖춘 실무자들을 활용해 조직을 잘 이끄는 리더들이 적잖다. 낙하산 사장이라 해서 무조건 배척해서도 안 된다. 때로는 전혀 다른 경험을 가진 외부인이 제시하는 혁신 방안이 정답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내부에서 잔뼈가 굵은 책임자는 오랜 세월 정든 동료들을 겨냥한 구조조정 칼춤을 추기가 어렵다. 이런 면에서는 부실 기업엔 외부 영입 사장이 더 적임자일 수도 있다. 문제는 그들이 경영에 전념하지 않고 마음을 콩밭에 둔다는 점이다. 공기업 사장직을 경력 관리용 장식품쯤으로 생각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회의원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갈려고 안달하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틈만 나면 언론 매체에 얼굴을 내밀려고 한다. 지역사회 주민들과 관련된 이벤트를 즐기며 지역 모임에 열심히 나간다. 아무리 피곤해도 카메라 앞에만 서면 펄펄 살아나는 신체 반응은 정치인 시절 그대로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자신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린다. 이런 사장 아래에서는 임직원들도 업무에 전념하려 들지 않는다. 사장이 좋아 하는 일에 집중하기 십상이다. 공기업은 아무나 맡아 적당히 경영해도 되는 조직이 아니다. 공기업 경영이 비효율적이면 국민경제에 엄청난 낭비가 생긴다. 강기윤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임기 절반 이상을 남기고 사의를 표해 지난 13일 정부로부터 사표가 수리됐다. 따라서 국가 에너지 공기업 운영의 적신호가 커졌다. 국가 에너지 정책의 최일선에서 경영을 이끌어야 할 에너지 공기업 수장이 정치 일정에 따라 자리를 떠나는 사례가 발생되면서 공공기관 리더십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강기윤 전 사장은 경남 창원출신으로 제19, 21대 국회의원(국민의 힘, 창원 성산구)을 지냈다. 국회 활동은 주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했다. 윤석열 정부는 2024년 11월 임기 3년의 한국남동발전 사장으로 임명했다. 강기윤 전사장은 20일 창원시 성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창원시장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한국남동발전은 당분간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에너지 전환과 설비 투자 등 주요 과제가 진행되는 시점에 기관장 부재가 조직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19일 사장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사 비상경영회의'를 개최했다. 사장 직무 대행을 맡은 조영혁 경영혁신부사장은 직무 대행 체제하의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해 정부 정책 및 국정 과제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진행 중인 주요 사업을 비롯한 기관 본연의 업무가 빈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이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 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남동발전은 수년간 정부 공기업 경영평가 및 각종 평가에서 우수(A등급) 평가를 받는 견실한 에너지 공기업이다. 정부는 발전공기업 통합을 예고한 바 있다. 수장이 없는 한국남동발전 임직원들의 목소리는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 걱정 아닌 걱정이다.

[EE칼럼] 안정적 자원안보를 위한 도전적 자원개발이 필요하다.

일명 대왕고래 시추로 알려졌던 동해가스전 탐사사업이 꼬리를 감췄다. 지난 22년 여름에 10년간의 장기 계획 수립된 국내 대륙붕탐사사업의 일환인 광개토 프로젝트가 발표되었다. 이때 가장 우려되었던 것은 첫 번째 탐사시추의 성공 여부가 아니었다. 과연 한국이 10년 동안 계획한 24개의 시추를 장기적인 탐사 계획대로 추진 할 수 있을까였다. 만약 첫 탐사시추에서 성공했다면 지속적인 탐사시추가 가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려한 대로 첫 탐사시추에 실패하자마자 비난과 실패의 책임소재를 따지는 진풍경이 벌어졌고 장기적 계획인 광개토 프로젝트는 정부의 계획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 이유는 불확실성이 크고 성공률이 낮다는 자원개발 특성에 대한 무지보다는 정치적인 이슈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대륙붕에서 탐사시추에 여러 번 실패했어도 이번처럼 나라 전체가 시끄러웠던 적은 없었다. 정치적으로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정상적인 상황이다. 국민 생활과 국가 산업의 기본을 지탱하는 에너지자원의 공급과 확보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가 경제는 뿌리째 흔들리고 말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국가 자원안보 특별법이 만들어진 것 아닌가?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자원안보의 근본이며 핵심인 자원개발을 장기적으로 그리고 정상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에너지자원의 93%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2024년 기준으로 석유, 가스, 석탄을 수입한 비용만 190조 원이 넘었다. 특히 석유가스 비용만 170조 원에 육박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하는 예산은 700억 남짓이다. 핵심광물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평년보다 두 배로 늘어난 규모이긴 하다. 물론 동해 심해 시추에 실패한 석유공사는 국내 탐사 예산은 전무하다. 이 예산으로는 동해 심해에서 탐사시추 1공도 감당하지 못하는 규모이다. 도대체 국가 자원안보를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170조의 1%는커녕 0.05%도 투자하지 못하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아마도 당장 투자하지 않아도 탈이 없고 지금 투자한다고 바로 성과가 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굳이 내가 내 임기에 투자만 해서 실패하면 돌아오는 것은 비난일 뿐이니 이해는 한다. 그래도 국가의 미래를 위하는 자원안보의 길인데 누군가는 봄에 씨를 뿌리고 누군가는 여름에 잘 가꾸고 누군가는 가을에 수확을 해야 모두가 넉넉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껏 한국의 자원개발이 크게 성공하지 못한 근본 원인은 연속성 있는 자원개발 정책을 펼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정권교체에 따라 자원개발 정책이 바뀌니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하는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자원 정책이 일관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결국 시간이 수십 년이 지나도 소중한 기술의 축적은 불가능하고 대규모 자본의 축적 효과도 보기 어렵다. 결국 국가 에너지자원 안보는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다 제자리에 있다. 자원개발분야에서 탐사 실패는 병가지상사처럼 일상적인 일이다. 그렇다고 실패를 당연시하라는 것이 아니다. 10%의 확률이 말해주는 것은 바로 성공이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회사 규모가 커서 100개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면 10개 사업에 성공하겠지만 작은 규모의 회사는 1개의 사업을 10년 동안 꾸준히 추진해야 1개를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실패가 두려워서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면 실패는 없겠지만 아무런 결과도 없고 얻는 것도 축적되는 것도 없다. 자원개발은 불확실성이 높고 성공률이 낮은 전형적인 고위험 사업이다.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의 다각화, 인력의 전문성, 회사의 대형화 등이 필요하다. 특히,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도전정신이 중요하다. 안정적 자원안보를 원한다면 철저히 준비하고 꾸준히 도전하라. bienns@ekn.kr

24∼25일 전국 눈·비…이후 서쪽 중심 기온 상승

오는 24~25일 전국에 눈과 비가 내려 전국 각지에서 발생 중인 산불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비가 내린 후에는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날씨가 따뜻해지겠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남쪽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제주 남쪽 해상을 지나면서 24∼25일 전국에 비나 눈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새벽 제주와 호남 서해안에서 먼저 비가 내리고 오전에는 전국으로 눈과 비가 확대된다. 이번 강수는 건조한 날씨를 일부 해소해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건조한 날씨로 경남 함양군 마천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산림당국이 주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도권·강원 내륙·충청·전북 서부는 24일 밤까지, 호남(전북 서부 제외)은 25일 새벽까지, 강원 영동과 영남(동해안 제외)은 25일 오전까지, 경상 동해안은 25일 오후까지 눈과 비가 이어지겠다. 경북 내륙(남동 내륙 제외)·경북 북동 산지와 경남 서부 내륙에는 무거운 눈이 시간당 1~3㎝씩 쏟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4∼25일 예상 강수량은 △제주 20~80㎜ △부산·울산·경남 10~40㎜ △광주·전남·대구·경북 5~30㎜ △전북 5~20㎜ △강원동해안·강원산지·충청 5~10㎜ △울릉도·독도 5㎜ 안팎 △강원중부내륙·강원남부내륙 5㎜ 미만 △경기남부와 강원북부내륙 1㎜ 안팎 △서울·인천·경기북부 1㎜ 미만이다. 강수량은 비와 눈 등 구름에서 지상으로 떨어지는 모든 물의 양을 말한다. 적설은 △경북내륙(남동내륙 제외)·경북북동산지·경남서부내륙에 3~8㎝(경북서부내륙과 경남서부내륙 최고 10㎝ 이상) △강원남부산지에 2~7㎝ △강원중부산지·강원북부산지·충북·전북북동부·대구·경북동해안·경북남동내륙에 1~5㎝ △강원중부내륙과 강원남부내륙에 1~3㎝ △경기남부·강원북부내륙·대전·세종·충남동부에 1㎝ 안팎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그친 뒤에는 '북고남저' 기압계가 형성되면서 우리나라로 동풍이 불어오겠다. 이에 따라 백두대간 동쪽은 기온이 평년 수준을 보이겠지만 서쪽은 동풍이 산맥을 넘으며 건조하고 따뜻해져 평년보다 기온이 더 오를 전망이다. 25~26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5도까지 오르겠지만 강릉은 각각 9도와 12도에 머물겠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석탄의 도시 보령, 수소로 전환 본격화…신보령에 그린수소 기지 착공

보령=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보령시가 화력발전 중심 도시에서 수소에너지 거점으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사업에 착수했다. 시는 지난 1월 충청남도, 한국중부발전, 현대엔지니어링, 테크로스 워터앤에너지, 아이에스티이와 함께 신보령발전본부 부지에 그린수소 생산기지 조성을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석탄화력 산업에서 수소도시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보령시 에너지 정책의 핵심 거점이다. 2.5MW 규모의 수전해 설비를 설치해 연간 약 395톤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수소 승용차 약 7만 9천 대를 완전히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대형 화력발전소 내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전국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석탄 발전소 폐지로 인한 일자리 감소와 지역경제 위축 우려에 대응해 해당 부지를 재생에너지 연계 수소 생산 거점으로 전환함으로써 '정의로운 전환'의 구체적 모델을 제시한다는 설명이다. 보령시는 생산기지 조성을 계기로 관내 수소충전소와 연계한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안정적이고 저렴한 수소 공급 체계를 통해 지역 수요를 충족하는 것은 물론, 타 지역 수소차 이용객 유입도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관광과 서비스 산업에도 긍정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이번 수소 생산기지 착공은 보령이 '에너지 그린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라며 “에너지 생산을 넘어 일자리 창출과 시민 복지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수소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전력시장의 미래 上] 산업용 전기요금 시간대별 차등…가상발전소 기회 열린다

다음달 1일 전력시장 개편이 본격화된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에 따라 시장 가격이 실시간으로 움직이고, 발전량에 따라 소비를 유도하거나 줄이는 방향으로 시장이 변하게 된다. 현재 전력시장은 실시간으로 가격을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다. 이번 전력시장 개편은 무엇보다 연료를 쓰지 않는다는 재생에너지의 장점은 살리면서도 통제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추진된다. 그동안 전력 생산은 석탄·액화천연가스(LNG)·원자력 등 연료를 사용하고, 인간이 쉽게 통제할 수 있는 발전원이 맡아왔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100GW(기가와트)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약 30GW 수준에서 세 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는 연료 대신 햇빛과 바람을 활용한다. 즉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결정되고, 인간이 직접 통제하기 어렵다. 전력은 생산량과 소비량이 일치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많으면 전력망 주파수에 교란을 일으켜 블랙아웃(대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아지면 그만큼 소비를 늘리거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할 필요가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국내 민간 에너지 IT 기업들은 전력시장 개편에 대비해 여러 기술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에너지IT 기업들의 대응 방안과 고민을 살펴보며, 우리나라 전력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고자 '전력시장의 미래'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상. 가상발전소와 계시별 요금제 중. 알뜰요금제와 태양광 전력거래 하.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분산특구 “산업용 계시별 요금제는 가상발전소(VPP) 시장에 새로운 기회를 줄 것입니다. 기업은 전력을 언제 사용할지를 고민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VPP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ESS, 수요관리(DR), 전기차 충전기 등 소규모로 분산된 자원을 IT 기술로 통합해 마치 하나의 거대한 설비처럼 운영하는 전력 관리 기술이다. 에너지경제신문은 20일 국내에서 VPP 사업을 추진 중인 그리드위즈·엔라이튼·해줌 등 세 기업에 최근 시장 변화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에너지 IT 기업들은 시간대별로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산업용 계시별(季時別, 계절·시간대별) 요금제가 VPP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시별 요금제는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봄과 가을 같은 계절도 고려해 태양광 발전량의 변화, 즉 공급도 반영한 요금제다. 지금은 계시별 요금제가 아닌 시간별 요금제만 운영되고 있다. 시간별 요금제는 전기 소비가 많은 시간대를 기준으로 시간별로 요금을 차등하는 걸 말한다. 계시별 요금제는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는 전기요금을 낮추고, 발전량이 줄어드는 늦은 오후에는 요금을 높이는 방식이다. 정부는 올해 1분기 산업용 계시별 요금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도가 시행되면 에너지 IT 기업들은 기업의 예상 전력 사용량과 태양광 발전량을 분석해 가장 비용 효율적인 전력 운용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예컨대 기업이 태양광과 ESS를 함께 설치했다면 전기요금이 저렴한 낮 시간대에는 태양광 전력을 즉시 사용하지 않고 ESS에 저장한 뒤, 요금이 상승하는 늦은 오후 시간대에 저장 전력을 활용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이처럼 시간대별 요금 변동에 맞춰 발전·저장·소비를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이 바로 VPP다. 반대로 전기요금이 시간대별로 차등되지 않는 구조가 유지된다면 VPP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VPP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계시별 요금제 도입을 포함한 전력시장 개편이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업계에서 주장하는 이유다. 에너지 IT 기업들은 “VPP의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돼야 기술 개발과 투자도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 기업이 공통으로 강조한 키워드는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의 변화다. 정부가 검토 중인 산업용 계시별 요금제는 VPP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드위즈 측은 “계시별 요금제가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변동성을 가격에 반영하는 구조"라며 “기업은 이제 전력 사용량뿐 아니라 언제 쓰는지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요한 건 기업이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느냐"라며 “데이터를 이해하고 전기요금의 변화에 맞춰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엔라이튼 관계자 역시 “기업들의 발전·소비 패턴을 분석해 데이터 기반 기술을 활용, 에너지 통합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요금제는 최적의 솔루션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줌 측도 계시별 요금제 확대로 기업이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더 필요로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줌 측은 “그동안 경제성이 부족했던 ESS 시장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ESS가 전기요금을 낮추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가 설계되면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낮에 저렴한 요금으로 ESS에 전기를 저장하고 저녁에 꺼내 쓰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업들은 전력시장 개편 과정에서 VPP가 전력망 안정에 기여하는 만큼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드위즈 측은 “재생에너지와 VPP, DR이 실제로 전력망 안정에 기여한 성과가 제대로 평가되고 보상돼야 민간 투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줌 측은 “VPP에 맞는 민관 협업 구조가 필요하다"며 “VPP 참여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계시별 요금제가 전기소매시장에 변화를 준다면 재생에너지 준중앙급전제도와 입찰제도는 전력도매시장을 바꾸게 된다. 전력도매시장의 변화 또한 VPP 시장 발전에 영향을 주게 된다. 전력도매시장은 일반 기업이 아닌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를 고객으로 삼는다. 전력당국은 재생에너지에 대해 필요 시 발전을 늘리거나 멈추도록 하는 '급전 지시'를 내리고 이에 따른 추가 보상을 지급하는 준중앙급전제도를 다음달 1일 도입한다. 그동안 재생에너지는 급전 지시 대상이 아니었다. 이 제도는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시행에 앞서 도입되는 과도기적 정책이다. 준중앙급전제도 이후 도입될 입찰제도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과잉일 경우 '마이너스 도매가격'이 형성되도록 설계된다. 발전사업자는 과잉 전력을 오히려 돈을 주고 팔아야 하므로 발전량을 자율적으로 줄이게 된다. 현재 전력시장은 최소 0원까지만 나오고 마이너스 가격은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발전량이 예상과 달리 부족할 경우에는 실시간 시장과 보조서비스 시장을 통해 추가 전력을 구매한다. 이 과정에서 VPP의 역할은 단순 중개 사업자를 넘어선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해 마이너스 가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시간대를 피하고, 전력을 최대한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적 운영이 요구된다. 그리드위즈 측은 “발전량 예측과 DR·ESS·전기차 운영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결합해 급전 지시에 응답하는 체계를 구축 중"이라며 “앞으로 실시간 시장과 보조서비스 시장 도입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준중앙급전제도를 단순 손실 문제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DR과 ESS를 연계해 사전에 대비 할 수 있는 운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라이튼은 데이터 기반 플랫폼인 '발전왕 모니터링(RTU)'을 통해 총 설비용량 6 GW의 태양광 발전량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엔라이튼 측은 “RTU 기반 실시간 데이터와 AI 발전량 예측 기술을 활용해 태양광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며 “이 같은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전력시장에 참여할 경우 전력망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줌은 준중앙급전제도 도입에 맞춰 전담조직을 꾸리고, 여기서 개발한 '해줌V' 플랫폼에 전용 제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이달 실시된 준중앙급전제도 등록시험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해줌 측은 “전기차 충전기 등을 통해 전력수급 상황에 맞춰 전력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다"며 “AI 기반 예측을 통해 발전소 가동중단 시간을 효과적으로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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