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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과감한 ‘원전 실용주의’…부지 선정·수명연장 청신호

이재명 정부가 하반기부터 신규 원전 부지 선정 작업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원전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이는 윤석열 정부에서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그대로 이행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원전은 위험한 에너지'라고 말해 원자력 확대 기조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행보는 실용주의 기반에 더 방점을 두고 있어 소형모듈원전(SMR) 육성, 해외 수주 확대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하반기 중 신규 원전 부지 물색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후보지는 1곳 내지는 2곳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당장 이달부터 신규 원전 건설이 가능한 후보지를 물색하고, 지리적·환경적·기술적 타당성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할 전망이다. 한수원은 신규 원전 부지를 선정하기 위한 기초 조사로 지반·지질 안정성을 검토하고 현장 여건을 조사할 방침이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신규 대형원전 2기(총 2.8GW)와 SMR 4기(2+2기, 총 0.7GW)가 반영됐다. 대형원전은 2037년 1기와 2038년 1기를 준공하고, SMR은 2034년 2기와 2035~2036년에 2기를 준공한다. 통상 대형원전은 한 부지에 2기씩 건설하는 게 관례다. 따라서 부지는 한 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형원전은 유치를 원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이미 경북 영덕, 강원도 삼척, 울산 울주, 부산 기장이 유치 희망을 밝혔다. 이들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지방 소멸 위기에 놓이게 되자, 원전 유치를 통해 고용·재정·산업기반을 확보해 지역발전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경북 영덕은 과거 천지 1·2호기 신규 원전 건설이 추진됐다가 전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이 추진되면서 백지화된 전력이 있는 곳이어서 가장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부산 기장은 영구정지된 국내 최초의 원전 1호기를 비롯해 고리원전 1~4호기와 신고리 1~2호기가 위치한 곳이다. 원전에 대한 주민 이해도가 높고 추가 부지도 있어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원전 유치 지자체의 한 공무원은 “과거 탈원전 시기에는 소극적이었던 지자체들도 이제는 원전 유치를 생존 전략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 방향이 확고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SMR은 2개 모듈씩 같은 부지 혹은 다른 부지에 건설하는 방안이 유력한 상황이다. 후보지로는 대구와 경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우리가 개발중인 i-SMR은 한 모듈이 170MW 규모로 2개면 340MW라 석탄화력과 LNG발전소 1기와 맞먹는 용량"이라며 “현재 같은 부지에 2모듈씩 2기를 건설하는 방안과 다른 부지에 따로 건설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후 석탄발전 폐지 부지나 울산 등 산업단지가 있는 대규모 수요처 인근이 가장 유력하다"고 덧붙였다. 대구는 SMR 유치에 매우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SMR은 소형 규모이기 때문에 대규모 용수가 필요 없어 인근 군위댐과 낙동강 물로 해결할 수 있고, SMR의 무탄소 전력으로 2029년 대구경북 신공항을 비롯해 첨단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면 친환경 전력이 필요한 첨단기업들이 몰릴 것이라는 구상이다. 한수원 본사가 있는 경주도 SMR 유치에 적극적이다. 경주시 문무대왕면 두산리 일대에 2030년까지 SMR 국가산단을 조성해 제조기업 유치는 물론 원전 관련 산업과 대학, 연구소, 공기업까지 들어서는 플랫폼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원전의 수명 연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대체로 원전의 설계수명은 30~40년이다. 하지만 안전검진 후 이상이 없는 운전은 이후에도 운영에 별문제가 없어 대체로 수명 연장을 통해 추가 가동하고 있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서 수명연장 계획이 불투명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재명 정부가 11차 전기본을 수용한다면 연장 계획도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권 교체 이후 일각에서는 11차 전기본을 폐기하고 새로 수립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원전보다 재생에너지를 강조했던 점, 민주당이 그간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던 이력 등을 감안할 때 기존 계획의 후퇴가 우려되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 대통령이 체코 총리와 통화에서 원전 수출을 강조하고, 국내 신규 부지 선정 작업이 공식화되면서 “정책의 일관성은 지키되, 국익을 우선한 실용주의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전 수명연장은 폭증하는 AI 산업의 전력 수요와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 압박 속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전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원전은 낮은 단가의 안정적 전력을 장기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실용주의 에너지 정책'과 맥을 같이 한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 명확해지면서, 업계는 SMR 실증과 산업화, 해외 수출, 부품·기술 생태계 유지 등 모든 경로가 동시에 가능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최근 원전 세미나에서 “SMR은 탄소중립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차세대 원자력 솔루션"이라며 개발 가속화를 강조한 바 있다. 11차 전기본에 따르면 국내 원자력 설비는 2023년 26.1GW에서 2038년 31.7GW로 확대될 예정이다. 업계는 이를 기반으로 신규 건설과 노후 원전 수명연장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과 안전을 전제로 한 실용적 원전 활용은 앞으로 이재명 정부 에너지 정책의 주요 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원전 주기기 제작사인 두산에너빌리티 등 관련 주식도 '국내 확대'와 '해외 수출' 기대감에 다시 탄력을 받을 조짐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의 원전 확대 기조를 이어받되, 보다 정교한 규제와 안전 기준을 포함한 '이재명표 에너지 실용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LG엔솔 원통형 배터리, 中 텃세 뚫고 대규모 수출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배터리기업 최초로 중국 완성차업체에 원통형 배터리를 대량 수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5대 자동차 제조사 체리기차와 6년간 총 8기가와트시(GWh) 규모의 46시리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8GWh는 전기차 약 12만대에 장착할 수 있는 규모다. 업계는 계약금액이 최소 1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한다.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는 신규 폼팩터로 각광받고 있는 제품으로, 이번 계약에 따라 내년 초부터 체리기차에 공급을 시작해 체리기차의 주력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46시리즈 배터리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최소 5배 이상 높고, 생산 효율성이 뛰어나 전기차 주행거리와 성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빠른 충·방전 속도와 우수한 열관리 성능을 갖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체리기차 공급계약은 LFP(리튬인산철) 대비 저온 환경에서 출력과 충전 효율이 우수하고, 높은 에너지 용량을 바탕으로 주행거리 면에서 강점을 가진 LG에너지솔루션만의 독자적인 NCM(삼원계) 46시리즈 솔루션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아울러, 지난해 리비안 등 여러 완성차 업체에 이어 자국산 배터리 선호도가 높은 중국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으로 확보함으로써 LG에너지솔루션의 신규 폼팩터인 46시리즈 배터리의 독보적인 기술 리더십과 글로벌 공급 역량을 한번 더 확인했다. 두 회사는 향후 체리기차의 다른 전기차 모델로 배터리 공급 협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추가 프로젝트 논의도 진행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CEO 김동명 사장은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대체 불가능한 차별화된 고객가치만이 전기차 시장의 캐즘을 극복하고, 다가올 슈퍼사이클을 지배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라며 “신규 폼팩터인 46시리즈 수주를 전세계 시장으로 더욱 확대해 압도적인 시장 우위를 선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전쟁에 또 출렁이는 국제 에너지시장…‘에너지요금 현실화’ 더는 미룰 수 없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국제 에너지 시장을 또다시 뒤흔들고 있다. 중동발 긴장이 반복될 때마다 세계 원유·가스 가격은 민감하게 반응해 급등하고, 이에 따라 한국의 에너지 수입 비용과 전력 도매가격(SMP) 역시 요동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란-이스라엘 사태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중대한 시험대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더는 억지로 눌러둔 에너지요금 체계를 유지해서는 안 된다"며 요금 현실화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단기적 비축과 공급선 다변화, 중장기적으로는 원전·SMR 등 국내 생산 기반 강화와 재생에너지 보완책 병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지난 10일 66.9달러에서 16일 74.9달러로 올랐다. 한국과 일본으로 수입되는 액화천연가스(LNG) 현물 가격도 MMBtu당 지난 10일 12.2달러에서 13일 13.4달러로 올랐다.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천연가스 장기계약물량은 유가와 연동되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오를 수록 수입가격이 올라간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은 한국 전력시장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전력 가격은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가격 SMP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SMP는 가장 비싼 발전단가로 결정된다. 이 때문에 가장 비싼 에너지원인 LNG발전 단가가 대부분의 SMP를 결정한다. 즉, 국내 LNG 수입단가가 올라가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하는 것이다. 2025년 5월 기준 SMP는 평균 135원/kWh 수준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높은 수치다.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지속되면 전기요금 인상 압박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이란은 세계 석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조치를 시사하면서 이 해협의 불확실성이 시장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현재 에너지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석유 비축량은 약 115일분, 천연가스 비축량은 9일분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수급 차질은 없지만,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되면 연료비와 전력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과 발전공기업들도 SMP 상승에 따른 손익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분석 중이다. 또한 한국가스공사는 LNG 도입선 다변화와 장기계약 물량 확보로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에너지업계 전문가들은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확대되면 원유뿐 아니라 비선형적 공급망인 해상 수송과 보험비용, 수출입 계약 등에도 영향을 미쳐 장기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번에 또 다시 국제 전쟁으로 에너지가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사안이 있다. 국내 요금의 인상 여부이다. 정부는 러-우 전쟁 때 국제 에너지가격이 폭등했지만, 국내 물가 안정을 이유로 요금을 거의 올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수입부담을 한전,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이 떠 안으면서 천문학적 부채가 발생해 현재도 두 공기업은 부채율이 400% 넘는 등 재무상태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그동안 에너지업계와 전문가들은 에너지요금 인상을 통해 빨리 공기업의 재무상태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기업 재무상태가 건전해야 또 다른 에너지 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상계엄, 탄핵, 대선 등의 정치적 이슈가 이어지면서 요금은 제한적으로만 올랐고, 결국 이번 이란-이스라엘 전쟁 사태를 맞게 됐다. 에너지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에너지 가격 변동성은 국내 요금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도 국제 가격의 변동성에 따라 국내 요금도 조정되도록 한 '연료비 및 원료비 연동제'가 있지만, 그동안 정부는 예외 조항인 '국민 생활 안정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요금 조정을 유보하거나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조항으로 적용을 유보했다. 에너지요금 동결 조치는 단기적으로는 물가 안정 효과를 보일 순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소비를 부추길 수 있고, 공기업 재무상태를 부실하게 만들며, 에너지효율 및 미래 투자를 중단하게 하는 부작용을 일으킨다. 전문가들은 에너지요금의 단계적 현실화와 함께,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맞춤형 복지정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에너지는 안보이자 경제다. 가격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면, 그 비용은 결국 더 큰 위기로 되돌아온다. 에너지요금을 억지로 묶어놓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세금이나 부채로 돌아온다"며 “요금 현실화 없이는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재생에너지 확대나 원전 투자도 지속가능하지 않다. 정부와 정치권이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지금이야말로 '에너지요금의 진실'을 직시하고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이행과 함께 '실용주의 에너지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를 전기요금 체계 전반을 정비하고, 비용 기반 요금 체계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국제 에너지 시장은 앞으로도 지정학적 갈등, 기후변화, 공급망 이슈 등 복합 위기로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이란-이스라엘 전운은 단지 일회성 충격이 아니라, '더는 미룰 수 없는 구조 개편의 경고'라는 점에서 중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정부도 에너지 정책의 실용성과 유연성을 높여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전력공급 안정과 국민 부담 완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달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식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원료비연동제 유보의 동태적 구조와 제도적 함의' 연구를 통해 에너지 요금인상 유보는 물가안정 효과는 있겠지만 공기업 재무악화, 소비 비효율화, 신규 투자 중단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적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인상을 계속 유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인천시, 산단 태양광 활성화 우수기관 선정 … 산업부장관 표창 수상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시는 지난 1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주관한 '제1회 산단 신재생에너지 아카데미'에서 전국 '산단 태양광 활성화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16일 밝혔다. 올해 처음 열린 이번 아카데미는 탄소중립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을 촉진하고 관련 기관 담당자의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마련됐다. 시는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산단 태양광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전국 최초로 공공주도 산업단지 태양광 보급을 위한 '인천 산단 태양광 추진협의회*'를 출범(2025년 3월 12일)시키고 2030년까지 52.5MW 규모의 공공주도 태양광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협의회는 △사업 추진을 위한 협의회 구성·운영 △산업단지 내 유휴부지 등 태양광 인프라 구축을 위한 수요 발굴 △인허가 관련 행정적 지원 △공공주도 발전사업자(SPC)의 운영관리(2025년 말 설립 예정) △제도 개선 및 대정부 제안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시는 2023년 5월 '남동산단 스마트그린산업단지 에너지 자급자족 인프라 구축사업'에 선정되어 내년 12월까지 총 3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입해 지붕형 태양광 보급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계양산단 분양 조건으로 전국 최초로 산업단지 내 신규 공장 건축 시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했다. 이처럼 시는 전국 최초의 공공주도 협의회 출범, 태양광 설치 의무화 도입, 대규모 인프라 구축 사업 등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선도적인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이러한 노력이 높게 평가되어 이번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게 됐다. 시는 앞으로 부평·주안 국가산단을 비롯해 일반산단과 신규산단 등으로 태양광 보급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남주 인천시 미래산업국장은 “인천시는 계양산단에 전국 최초로 태양광 설치 의무화를 도입하고 산단 태양광 추진협의회를 구성·운영하는 등 공공주도 태양광 확산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타 지자체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EE칼럼] 미래 산업과 민생을 위한 국가전략, 원자력의 재정의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6월 4일,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며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예고했다. 이 조치는 한국 에너지 정책의 구조와 우선순위를 새롭게 설정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에너지 정책과 기후변화 대응은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에, 각 부처에 흩어진 권한을 통합하여 보다 일관되고 효과적인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면,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두 목표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공존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TV 토론에서 원자력에 대한 회의적 입장을 언급한 바 있고, 이는 체코 원전 수주 계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았다. 민주당 정부의 재집권이 문재인 정부 시절의 이른바 '탈원전' 기조를 부활시키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2025년의 국제 에너지 환경과 국내 산업 생태계는 과거와 크게 다르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그리고 AI 산업을 포함한 미래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가 맞물리는 오늘, 한국은 원자력이라는 무탄소 에너지원을 실용적 관점에서 재평가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첫째, 에너지 안보라는 고전적 명제가 다시 중심 의제로 돌아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홍해 해상 운송의 불안정, 중동의 정세 불안은 에너지 수입국으로서 한국의 취약한 구조를 다시금 드러냈다. 천연가스 가격의 불안정과 선박 운송 리스크는 국내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자력은 탄소 배출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도 연중무휴로 안정적인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면서도 에너지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대안 중 하나로 여겨진다. 둘째,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민생'과 '공공성'이라는 국정 철학은 원자력과 충돌하기보다는 오히려 상보적일 수 있다. 전기요금 인상이 가계와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수급만으로는는 변동성 높은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원자력은 '기후위기 대응'과 '전기요금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중요한 에너지 자산이다. 셋째, 이재명 정부가 한국의 글로벌 AI 및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면, 압도적인 전력 공급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수다. 미국의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은 AI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이미 원자력을 공공연히 지지하고 장기 전력 수급 계획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대전, 판교, 용인 등지의 데이터센터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며,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AI 인프라에는 전력망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태양광과 풍력은 간헐성이 크고, 저장 기술은 여전히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제약이 크다. 특히 국토가 좁은 한국에서 대규모 재생에너지 개발에는 물리적 한계도 존재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같은 차세대 원전 기술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SMR은 설치 면적이 작고 안전성이 높아 산업단지나 도심 인근에도 배치 가능하며, 수소 생산 등과 연계되어 새로운 에너지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전력망의 부담을 분산하고,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기후에너지부가 공식 출범하게 된다면, 이 부처는 단순한 행정 통합기구를 넘어, 국가 에너지 전략의 '컨트롤타워'로 기능해야 한다. 원자력에 대한 재평가는 단순히 증설 또는 감축의 문제가 아니라, 그 역할을 재정의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대형 발전소 중심의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SMR, 수소 연계형 원전, 산업단지 특화형 원전 등으로의 기술적 다변화와 공간적 분산이 필요하다. 더불어, 한국은 이미 원자력 수출국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체코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국형 원자로가 유럽은 물론 중동과 아프리카에서도 건설될 가능성은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는 한국의 산업적 이익을 넘어 전략적 신뢰 자산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과거의 정치적 유산과 이념적 입장을 넘어서, 2025년의 현실과 미래의 가능성에 주목하기를 바란다. 원자력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기반이며, 기후와 안보, 산업이 교차하는 전략 자산이다.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용과 균형, 그리고 책임 있는 전환을 바탕으로 한 에너지 전략이 필요하다. 그것이야말로 민생을 지키고 미래를 준비하는 길일 것이다. 임은정

한전, LS전선과 해저 케이블 진단 기술로 세계시장 공략

한국전력(사장 김동철, 이하 한전)이 LS전선(대표이사 구본규)과 해저케이블 기술 사업화와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협력에 나선다. 한전은 최근 LS전선과 LS 용산타워에서 한전이 개발한 해저케이블 상태판정 기술인 SFL-R1) 과 SFL2) 의 사업화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문일주 한전 기술혁신본부장, 김형원 LS전선 부사장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SFL-R, SFL 진단패키지를 포함한 해외 사업화 모델을 개발하고 SFL을 활용하여 LS전선의 자산관리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기 위하여 체결됐다. SFL-R은 실시간 전류 신호를 측정하는 세계 유일의 기술로 현재 제주 #1 HVDC, #3 HVDC, 북당진-고덕 HVDC 등 장거리 HVDC 케이블을 모니터링 하는데 쓰이고 있으며, 휴대용 탐지기술인 SFL과 함께 99% 이상의 정확도로 고장을 탐지한다. 이번 협약으로 한전은 LS전선이 자체 운영중인 해저케이블 자산관리 플랫폼 내에 한전의 SFL-R 기술을 탑재하게 되었고, 향후 LS전선이 해외사업에 입찰시 한전의 SFL-R과 SFL 기술을 규격에 반영(Spec-In)해 공동 사업화가 가능하게 됐다. 또한 순수 국내 기술에 기반한 차별화된 시스템과 함께 장거리 케이블 통합 진단 솔루션 기술 패키징을 구축하게 돼 해저케이블 분야의 세계시장 진출과 기술 경쟁력 강화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일주 한전 기술혁신본부장은 “이번 협약으로 국내 전력케이블 제조 및 운영 통합 솔루션 사업의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초석을 마련했다"며, “단발성 협력이 아닌 지속적인 상호 기술 교류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김준동 남부발전 사장, 이스라엘-이란 공습에 에너지 수급 비상대책반 가동

김준동 한국남부발전 사장이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이란 공습과 관련, CEO 주관으로 '에너지 수급 비상대책반'을 긴급 가동, 글로벌 에너지 수급 상황과 해외사업장 운영점검 등 안정적 발전사업 운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지난 13일부터 긴급 가동한 에너지 수급 비상대책반은 △ 에너지수급 점검반(유연탄·LNG·외환 점검), △ 발전운영 점검반(발전소운영, 건설자재 점검), △ 안전·보안 점검반(해외사업장 운영, 정보보안 등)으로 구성, 분과별로 이스라엘-이란 공습에 따른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고 있다. 김준동 사장은 “이스라엘-이란 공습에 따라 에너지 가격, 에너지 수급, 환율 등 여러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에너지 수급 비상대책반을 통해 선제적으로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리스크에 촘촘하게 대응하여 안정적 발전사업 운영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부발전은 앞으로도 CEO 주관으로 “이스라엘-이란 에너지 수급 리스크 관리 위원회"로 확대 운영하여 지속적으로 위기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장마 첫날부터 사상 최대 강수량…산불지역 산사태 주의

제주도부터 시작된 장마로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승용차 운전자가 물속에 고립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산불이 발생했던 경북 지역의 산지는 토양 여건이 약화돼 장마에 따른 산사태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13~14일 남부지방에는 제주 256.5mm, 부산 178.4mm, 전주에 157.9mm의 비가 관측됐다. 특히 14일 새벽 1시쯤, 부산 중구에는 1시간 동안 61.2mm가 내려 6월 강수량으로는 부산 지역 관측이 시작된 1904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로 인해 부산에서는 승용차에 있던 엄마와 딸이 불어난 하천 물에 떠내려 가다 119 구조대원에 의해 가까스로 구조되기도 했다. 또한 도로가 유실되거나 옹벽이 무너지고,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이달 중순부터 시작하고, 대기 불안정으로 시간당 100㎜ 이상 극한 호우 발생이 잦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우려되는 지역은 경북 산불발생 지역이다. 나무 뿌리가 토양을 꽉 잡아줘야 장맛비에 쓸려가지 않는데, 많은 나무가 타 죽었기 때문에 토양 여건이 상당히 약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산에 오르지 않거나 산 주변을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한강홍수통제소를 방문해 제주도에서부터 시작된 장마를 대비해 상습 침수 구역을 정비하고 홍수 예·경보 시스템을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15일 오후부터 내일 오후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고 특히 천둥 번개 등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전남해안과 제주도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12시부터는 중부지방과 전라권, 경상서부내륙에, 밤 18시부터는 경상권으로 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에는 전국 대부분에 비가 그치지만, 일부 중부지방과 경남권해안, 제주도 오후(12~18시)까지 비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17일에는 중부지방에 가끔 구름이 많겠으나,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대체로 맑고, 18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제주도에 가끔 구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15~16일 예상강수량은 수도권 및 서해5도 20~60mm, 인천과 경기북서부는 80mm 이상 예상된다. 강원도는 20~60mm, 충청권은 10~60mm, 전라권은 20~60mm, 경상권은 20~60mm, 제주도는 30~80mm, 많은 곳은 120mm 이상 예상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일본 이어 미국도 무릎 꿇었다…40년간 준비한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전략

중국을 경제적으로 봉쇄시키겠다고 큰 소리치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중국으로부터 한방 먹었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응해 희토류 공급을 중단하자 미국 내 자동차 등 첨단산업이 가동 중단 위기에 놓인 것이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는 2010년 일본에 이어 15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까지 무릎 꿇게 할 정도로 강력하다. 중국은 40년 전부터 희토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철저하고 치밀하게 국가 전략적으로 이를 무기화하는 데 대성공했다. 지난 6일 영국 런던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협상이 진행됐다. 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지난 11일 자신의 트루스소셜 사회연결망 계정에 “(미국과) 중국과의 거래는 시진핑 주석과 저의 최종 승인을 거쳐 완료됐다. 중국은 자석과 희토류를 선불로 공급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합의 내용을 중국에 제공할 것이다. 여기에는 중국 유학생들이 미국 대학을 이용하는 것도 포함된다. 우리는 (대중) 55% 관세를 유지하고, 중국은 (대미) 10%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6개월 한시적으로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재개했다. 그러면서 중국 대변인은 “미국은 합의사안을 잘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미국의 합의 이행 여부를 보고 희토류 수출을 계속할지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정황상 이번 무역협상은 중국의 승리다. 올해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정부는 미국의 세계 최고 패권지위를 확고히하고, 천문학적인 무역적자도 개선하기 위해 중국에 200%가 넘는 고관세 폭탄을 부과하는 등 중국에 대한 경제적 봉쇄에 착수했다. 하지만 중국은 기다렸다는 듯 반격에 나섰다. 지난 4월 4일 중국 정부는 희토류 7종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수출 통제는 수출 금지가 아닌 허가제로, 중국 상무부가 해당 광물이 군사용 또는 국익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사용된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 수출을 허가하는 것이다.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수출 통제된 희토류 7종은 디스프로슘, 이트륨, 사마륨, 루테튬, 스칸듐, 테르븀, 가돌리늄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 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7종의 사용처는 다음과 같다. △디스프로슘(Dy): 영구자석, 콘덴서, 자기 영동물질 소재 △이트륨(Y): 산업, 의료, 군수용레이저 관련 매질, 모니터 형광체 △사마륨(Sm): 영구자석, 중성차 흡수체, 레이저, 조명 △루테튬(Lu): 레이저, 크리스탈 제조 △스칸듐(Sc): 항공우주 부품 등 △테르븀(Tb): 모니터 등 형광체, 자기 영동물질 소재, 영구자석 △가돌리늄(Gb): 컴퓨터 메모리, 핵 반응제, 원자로 중성자 차폐제, 광학유리 등이다. 사실 희토류는 17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7종만 수출을 중단한 것이다. 그런데도 미국은 자동차 생산이 중단 위기에 놓이는 등 초비상에 걸렸다. 특히 외부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희토류가 더 많이 사용되는 전투기 등 비행산업과 우주산업의 타격이 더 컸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15년전 사건이 또다시 회자됐다. 2010년 일본과 중국은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센카쿠섬(댜오위다오)을 놓고 영토 분쟁을 벌였다. 당시 중국의 한 어부가 센카쿠섬 근처에서 조업을 하다 일본 해경에 체포됐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금지시켰고, 일본은 곧바로 어부를 석방시켰다. 중국은 '희토류' 하나만으로 세계 최대 강국인 미국과 일본을 바로 무릎 꿇게 했다. 그렇다면 희토류는 무엇이고, 중국은 어떻게 이를 무기화에 성공했을까.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REE)는 주기율표 제3A족인 스칸듐(원자번호 21), 이트륨(39)과 원자번호 57(란타늄)에서 71(루테튬)까지의 란탄계열 원소 15개를 더한 17개의 원소를 총칭한다. 지각에 넓게 분포되어 있으며, 지각 내 희토류 함량은 약 200ppm(0.02%)가량이다. 화성암보다는 화강암계열에 더 많이 분포되어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등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별 희토류 매장량은 중국 4400만톤(48.9%), 브라질 2100만톤(23.3%), 인도 690만톤(7.7%), 호주 570만톤(6.3%), 러시아 380만톤(4.2%), 베트남 350만톤(3.9%), 미국 190만톤(2.1%), 그린란드 150만톤(1.7%), 탄자니아 89만톤(1%), 남아프리카공화국 86만톤(1%) 등이다. 이처럼 희토류 매장량은 지구상에 넓게 분포돼 있지만 생산 비중은 유독 중국이 높다. 2024년 기준 국별 생산량은 중국 27만톤(69.2%), 미국 4.5만톤(11.5%), 미얀마 3.1만톤(8%), 태국 1.3만톤(3.3%), 호주 1.3만톤(3.3%), 나이지리아 1.3만톤(3.3%), 인도 0.3만톤(0.7%) 등이다. 미얀마의 희토류 생산량 대부분도 중국으로 수출된다. 최근 미얀마의 강지진으로 대중국 희토류 수출이 끊겨 중국 거래가격이 단기 상승하기도 했다. 중국이 희토류 생산에서 강점을 갖는 이유는 생산과 정제 과정이 매우 어렵고, 막심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희토류는 토지 내 함량이 적기 때문에 넓은 땅을 헤집어 놔야 한다. 또한 희토류 채굴 후 추출 및 분리 과정에서 대량의 화학약품이 사용되는데, 희토류 1톤 추출 시 황산이 포함된 6300만 리터의 독성가스와 20만리터의 산성 폐수, 1.4톤가량의 방사성 물질 함유 폐수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희토류 생산이 매우 어렵지만, 중국은 환경오염 이슈를 무시하고 국가 전략적으로 희토류 생산을 장려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 시장을 제패하게 됐다. 현재 중국은 세계 희토류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반독점적 생산국이 됐지만, 20세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브라질, 인도, 미국, 남아공 등이 모두 주요 희토류 생산국이었다. 중국이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것은 1980년대 공격적으로 생산을 늘려 경쟁자들을 시장에서 몰아낸 결과이다. 다른 나라들은 엄격한 환경 규제와 생산비 증가로 경쟁력이 떨어졌지만, 중국은 느슨한 환경 규제와 가격 경쟁력으로 희토류 생산을 늘려 시장을 독차지할 수 있었다. 이후 중국 정부는 난립하는 중소업체들을 통폐합하고 희토류 개발 및 생산을 정부 통제하에 둠으로써 본격적으로 희토류의 자원 무기화에 나섰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6년 많은 희토류 기업들이 중국희토, 중국희유희토, 남방희토, 북방희토, 샤먼텅스텐, 광둥희토그룹 등 6개 국유기업으로 통폐합됐다. 2022년 6개 국영기업 가운데 중국희토, 중국희유희토, 남방희토 등 3개 기업과 2개 연구기관이 인수합병돼 중국희토그룹이 설립되면서 중국희토그룹, 북방희토, 샤먼텅스텐, 광둥희토그룹 등의 4대 체제가 형성됐다. 2023년 중국희토그룹은 샤먼텅스텐과 희토류 분리 및 제련 관련 협력계약 체결했고, 2024년 광둥희토그룹을 인수했다. 이로써 사실상 중국희토그룹(重희토류 중심)과 북방희토그룹(輕희토류 중심) 2강 체제가 됐다. 중국은 2001년부터 '수출금지·제한 기술목록'을 통해 희토류 관련 기술의 수출을 통제해 왔으며, 채광-분리-정제-제조 등 사실상 생산 공정 모든 단계에 해당하는 희토류 관련 기술을 금지·제한 목록에 포함했다. 2023년 12월 중국은 2023년 판 '수출금지·제한 기술목록' 발표를 통해 사마륨-코발트, 네오디뮴 자석(NdFeB), 세륨 자성체 설비 기술, 희토류 수산화붕산칼슘 제조 기술 등을 희토류 제련·가공·활용 기술 수출금지 항목에 신규로 추가해 희토류 공급망에 대한 통제 범위를 확대했다. 제한 목록에는 희토류의 채광·선광·제련 기술, 희토류 추출제의 합성 공정·배합 기술 등이 포함됐다. 그리고 2024년 6월 중국 정부는 희토류의 완전한 무기화에 나섰다. 국무원은 중국의 첫 희토류 관리 전문 행정법규인 '희토류 관리 조례'를 발표하고, 2024년 10월 1일부터 시행했다. 조례는 희토류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희토류 광물, 제련·분리, 금속 제련, 재활용, 유통, 수출입 등 전반적인 산업망·공급망에 대해 중국 정부가 통제한다고 규정했다. 특히 조례에서는 “희토류 자원은 국가 소유로 어느 조직과 개인도 침탈 혹은 파괴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했으며, “국가는 희토류 자원에 대해 '보호성 채굴'을 실시하고, 국가 차원에서 희토류 산업에 대해 통일적 계획을 시행한다"라고 규정했다. 또한 “국가자원 안전과 산업안전을 보장하기 위함"을 입법 목적으로 명시함으로써, 희토류 자원 및 관련 제품을 중국 국가 안보와 연결했다. 아울러 “희토류 상품 및 관련 기술, 제조공정, 설비의 수출입은 대외무역, 수출입 관련 법률과 법규에 따라 진행"하며 “수출통제 품목일 경우, 수출통제 관련 법률과 법규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미국, 일본까지 당했는데 우리나라라고 무사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역시 희토류 원료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희토류 수출국의 무기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비축, 재자원화, 해외 물량 확보 등을 추진하고 나아가 국내 생산부터 가공까지 밸류체인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광해광업공단의 2023 광업요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속광물 중 가채매장량이 가장 많은 순으로는 철(4335만톤) 다음으로 희토류(2018만톤)이다. 알고보면 우리나라도 희토류 부국인 것이다. 지금은 환경오염 이슈 때문에 생산, 정련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지만, 첨단산업에 없어선 안될 핵심적인 광물이고 무기화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도 생산부터 가공까지 밸류체인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강천구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정부는 자원안보 차원에서라도 탐사부터 개발-채굴-가공-완제품-재활용에 이르는 희토류 산업 전후방 밸류체인을 구축해야 한다"며 “현재처럼 희토류 비축으로는 글로벌 자원 무기화 싸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글로벌 관세 전쟁과 함께 진행되는 자원전쟁에 대비해 희토류의 자립적 밸류체인 구축이 필요하다"며 국내 생산체제 확보를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이찬우의 카워드] 배터리 신흥강자 ‘LMR’…美 GM이 주목한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니켈·코발트 의존도를 낮추고 망간 비중을 높인 LMR(Lithium Manganese Rich, 리튬망간리치) 배터리가 글로벌 완성차업체 GM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차세대 전략으로 부상하면서 기존 LFP(리튬인산철)·NCM(니켈코발트망간) 체제를 넘어설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완성차 기업 GM은 삼성SDI와의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며 LMR 배터리 생산을 적극 검토 중이다. 앤디 오우리 GM 배터리 및 지속가능 기획 수석 엔지니어는 최근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과 최신 배터리 기술을 활용한 각형 LMR 배터리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이미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해 오는 2027년 시범 양산에 이어 2028년부터 합작사 얼티엄셀즈에서 대형 전기트럭·SUV에 LMR 배터리를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LMR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조합이다. 양극재 내 니켈 함량을 30% 미만으로 낮추고 망간 비율을 60~65%까지 대폭 높인 것이 핵심이다. 망간은 가격이 저렴하고 매장량이 풍부해 원가 안정성과 공급망 리스크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따라서, LMR 배터리는 △원가 안정성 확보 △LFP 대비 30% 이상 높은 에너지 밀도 △기존 NCM 생산라인과 호환성 유지라는 3중 경쟁력을 갖췄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낮은 원가와 열안정성으로 저가형 전기차에 적합하지만 구조상 부족한 에너지 밀도의 한계로 대형차 적용이 어려웠다. 또, NCM(니켈코발트망간)은 고에너지밀도로 프리미엄 전기차에 사용되지만 고가의 니켈·코발트 의존도와 재활용 복잡성이 걸림돌이었다. LMR은 두 기술의 단점을 보완해 LFP 대비 40% 낮은 kWh당 원가, NCM 대비 20% 높은 재활용 효율을 구현하며 중간시장을 공략한다.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들도 LMR 배터리 상용화와 기술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기술력과 공급망 경쟁력,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등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퓨처엠은 LMR 양극재 내 망간을 안정화하는 구조 설계를 통해 망간 용출 문제 등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기존 NCM(니켈·코발트·망간) 생산라인을 활용해 대규모 신규 투자 없이 양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연내 LMR 양극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LMR 상업화 일정에 맞춰 대형 수주를 추진 중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LMR 양극재 개발에 이어 향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과 함께 에너지용량을 한층 높인 차세대 LMR 양극재 개발을 통해 LMR 제품 포트폴리오를 엔트리·스탠더드에서 프리미엄·대형 EV 시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시장 변화와 고객 요구에 따라 전구체, 구형흑연 등 공급망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미국에서 오는 2027년 말 LMR 각형 배터리셀 시범생산에 이어 2028년 상업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생산되는 LMR 배터리는 쉐보레 실버라도 전기트럭, 에스컬레이드 IQ 등 대형 전기차에 탑재한다. 그러나,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기술적 과제와 한계가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LMR 양극재는 충·방전 과정에서 층상구조가 불안정해지며 전압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전압 감소' 현상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배터리 수명이 500사이클 이내로 단축될 수 있어 장기 신뢰성 확보가 관건이다. GM 등 주요 기업들은 도펀트와 코팅 등 다양한 보완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나 대량생산 과정에서의 재현성과 일관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또한, 충전과 방전 시 전압 차이가 커지는 '전압 이력' 문제도 지적된다. 이 현상은 에너지 효율 저하로 이어져, 실제 주행거리와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망간 함량이 높아지면서 열폭주 위험성이나 구조적 불안정성도 NCM 대비 높아질 수 있다는 점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공정 측면에서도 LMR 양극재는 900°C 이상의 고온 소성 등 제조 과정이 복잡해, 기존 NCM 대비 에너지 소비가 더 크고, 전구체 합성 등에서 새로운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여기에 망간이 전해액으로 용출되는 현상, 재활용 과정에서의 망간 분리 효율 저하 등도 실질적 상용화의 걸림돌로 꼽힌다. 특히, 아직까지 극저온 환경이나 급속충전 등 실차 조건에서의 장기 신뢰성 검증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GM·포스코퓨처엠 등 국내외 기업들은 올해까지 전압 감소 문제를 대폭 개선하고, 에너지 밀도와 내구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MR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 같은 기술적 난제와 공정상의 장벽을 극복하는 것이 필수다. 한편, 배터리업계는 LMR이 단순히 LFP 배터리를 대체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LMR은 LFP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가 30% 이상 높아 '더 긴 주행거리'와 '더 적은 배터리 무게'로 대형 전기차와 SUV, 상용차 등 중·대형 차량 시장에 적합하다. 반면에 LFP는 가격이 저렴하고 열 안정성이 뛰어나 소형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서 여전히 강점을 가진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배터리 시장 세분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LMR이 LFP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전기차 다양화에 따라 가격대와 성능에 맞춰 다양하게 선택될 것으로 보고있다"며 “LFP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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