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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조력발전 세미나] “치수능력 높이고, 수질도 개선…태양광보다 RE100 더 적합”

새만금 조력발전소가 새만금 지역에 치수능력을 향상시키고 수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됐다. 또한, 태양광 발전보다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기업들의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원으로 꼽혔다. 손재권 전북대 지역건설공학과 교수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윤준병·이원택·신영대·박지혜·김소희 의원 주최, 한국농어촌공사·한국수력원자력·에너지경제신문사 주관으로 열린 '새만금 조력발전의 정책 공감대 형성 및 당위성 확산을 위한 국회세미나'에서 '새만금 조력발전소를 활용한 해수유통 확대 및 환경개선 효과'를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조력발전이란 밀물과 썰물 차로 발생하는 힘으로 프로펠러와 수차를 작동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을 말한다. 새만금 조력발전 사업은 총 설비용량 140MW로 연간 발전량은 229.7GWh, 총사업비 6981억원(발전설비 4227억원, 수문 2572억원)으로 검토되고 있다. 그는 새만금 조력발전 사업이 필요한 이유로 새만금 호내 안정적 수질과 홍수 관리 등 치수능력 확대를 꼽았다. 조 교수에 따르면 강우자료를 반영한 확률강우량 증가 추이 등을 고려할 때 만경강과 동진강의 홍수량은 지난 2012년 대비 올해 각각 35%, 36%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새만금 2단계(2021~2030년) 및 3단계(2031~2040년) 개발까지는 계획홍수위를 초과해서 나타나진 않으나 4단계(2041~2050년)에서는 계획홍수위를 초과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미래에는 홍수로 인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손 교수는 새만금 조력발전이 수질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만금 조력발전 설치로 인한 수질변화에 대한 해양수치해석 시뮬레이션 결과 화학적산소요구량(COD), 총유기탄소(TOC) 등이 감소 양상을 보인다"고 밝혔다 시화호 조력발전소의 경우 시화호 수질은 방조제 건설 전인 1990년 COD가 2~3ppm에서 방조제 건설 후인 1997년 17.4ppm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시화호를 해수호로 변경하고 조력발전소를 가동함에 따라 COD가 2ppm까지 감소했다. 손 교수는 새만금 조력발전이 태양광보다 RE100에 더 적합한 에너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조력에너지는 불규칙적으로 발전하는 태양광과 달리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며 “대규모의 안정적인 재생에너지를 공급함으로써 RE100 새만금산업단지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새만금 조력발전소 건설을 위해서 △사업화를 위한 국고지원 방안 마련 △산·학·관·연 거버넌스 구축 △다각적 계획 수립 검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해상풍력특별법 시행령 공청회 오는 9월 말 안에 개최

내년 3월 말 시행을 앞둔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의 관련 시행령을 알릴 공청회가 오는 9월 말 안에 열릴 전망이다. 풍력산업계와 어민들은 각자의 이권을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시행령이 마련되도록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지난 24일 해상풍력법 연계 전문가 자문그룹 운영지원을 할 업체를 모집하는 입찰공고를 올렸다. 사업 주요 내용에는 해상풍력특별법 하위법령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 운영을 지원하는 게 포함됐다. 사업의 계약 기간은 오는 9월 30일까지다. 계약대로라면 해상풍력특별법 공청회가 9월 30일 안에는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해상풍력특별법에는 입지선정, 인허가, 연구개발, 국산화 장려 등 풍력 보급과 산업 육성에 관해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법으로 지난 3월 25일 제정됐다. 본격적인 법 시행은 1년 후인 내년 3월 26일이다. 그러나 해상풍력특별법은 큰 틀에서는 다루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풍력 보급과 산업을 지원할지는 정해져있지 않다. 법에는 국무총리소속에 해상풍력발전위원회와 산업부 산하 해상풍력발전추진단을 두고 예비지구 및 발전지구를 지정할 수 있게 했다. 해당 지구에 설치되는 해상풍력에는 어업인들이 참여할 수 있고 어업인 참여 사업은 우대를 받을 수 있지만,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는 구체적이지 않다. 해상풍력 공급망 활성화, 항만시설 및 배후시설 지원, 공유수면점용료·사용료 혜택을 받을 수 있으나 이 또한 구체적이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이에 한국풍력산업협회 등 업계에서는 해상풍력특별법 시행령에 관련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길 수 있도록 시장·인프라 조성과 산업 육성 관련 로드맵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풍력산업협회는 지난 2~3월 부산 벡스코에서 해상풍력 공급망 컨퍼런스 전시회의 해상풍력특별법 하위법령 제언 토론회를 개최하며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수협중앙회도 해상풍력특별법 시행령이 어민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여론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수협중앙회는 지난 17일 '해상풍력 대응지원단(TF) 회의'를 열어 내부 전문가와 외부 연구기관 2곳이 참여한 가운데 해상풍력특별법 관련 세부사항을 논의했다. 이들은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예정된 정부의 하위법령 제정 작업에 대응하기 위해 조합 의견수렴 등을 거쳐 9월 중 하위법령에 대한 수산업계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국회 토론회 및 정부 정책건의 등의 어정활동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진짜 RE100은 솔선수범에서 시작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귀족은 그에 상응하는 의무를 갖는다"라는 프랑스어다. 이 표현은 오늘날 사회 지도층의 책임감과 도덕성을 강조할 때 종종 사용된다. 지금 우리 사회 지도층이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재생에너지 100%(RE100)'이다. 최근 정부가 'RE100 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RE100은 기존 에너지 시스템의 대대적 전환을 요구하며, 이는 국민과 기업에 막대한 비용 부담과 삶의 변화를 수반하므로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다. 논란이 있는 RE100 정책을 주창하는 리더들은 말로만 설득할 것이 아니라, 직접 실천을 통해 RE100의 가능성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인 목표만 강조한다면, 오히려 정책에 대한 불신과 냉소주의를 초래할 것이다. 우선 정부가 나서야 한다. 환경부와 산업부 장관을 비롯한 관련 장관이 자신의 임기 동안 'RE100 리빙랩(Living Lab)'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는 장관이 자신의 집무실과 자택의 모든 전기를 재생에너지로만 공급하는 실험이다. 옥상이나 주차장에 필요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야간이나 악천후에도 전기를 사용하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갖추는 것이다. 냉난방, 조명, 컴퓨터는 물론 출퇴근 차량까지 모두 이 시스템에 연동하고, 실시간 전기 생산량과 소비량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재생에너지만으로 안정적인 생활과 업무 수행이 가능한지, 그 과정에서 어떤 불편과 한계가 있는지,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를 국민에게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점은 서류상으로만 RE100을 맞추는 거다. 실제로는 화석연료로 발전한 전기를 사용하고, 그 양만큼 재생에너지 인증서를 구매해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했다고 주장하는 방식은 진짜 RE100이 아니다. 이러한 행태는 해외 사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24년 초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ASML이 '2040년까지 넷제로(Net Zero) 달성'을 공언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화제가 됐었다. 그런데 그 이행 방식을 살펴보니, 공장과 사무실 운영은 가스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고 그 양만큼의 인증서를 구매하는 것이었다. 이런 방식은 재생에너지 생산지와 실제 소비지가 다르고, 생산 시간과 사용 시간도 맞지 않아 실질적인 탄소 감축 효과는 제한적이면서 기업의 전력 비용만 늘린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방식이 마치 진짜 RE100인 것처럼 포장되면, 에너지 전환에 대한 사회 전체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정부가 조성할 RE100 산업단지도 원자력이나 가스 발전은 배제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와 ESS만으로 전기를 공급해야 한다. 진짜 RE100 달성을 위해서는 단순히 재생에너지 구매 비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서, ESS와 같은 첨단 기술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전력 소비 현장에서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RE100을 강력히 주장하는 언론사와 환경단체도 예외일 수 없다. 언론사는 자신들의 주장에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직접 겪어보고 그 결과를 보여주는 것만큼 확실한 메시지는 없다. 언론사는 신문 인쇄기, 방송 장비, 데이터 서버 등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시설을 재생에너지로 운영하는 도전에 나서야 한다. 흐리고 바람 없는 날에도 취재와 편집, 송출에 문제가 없는지, 마감 시간을 맞출 수 있는지 등을 직접 겪어보고 그 전 과정을 독자에게 솔직하게 보도할 필요가 있다. 환경단체도 사무실 운영과 모든 활동을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전환하고, 이로 인한 장단점과 소요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에너지 전환은 추상적인 이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의 영역이다. 사회를 움직이는 진정한 변화는 책임지는 리더십으로부터 시작된다. 정부, 언론, 환경단체 등 사회 지도층이 RE100의 가능성과 한계를 일상의 실천으로 보여준다면, 국민과 기업은 이를 현실적인 목표로 받아들이고 동참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넷제로 달성을 위해 진짜 RE100을 할 때다. 문주현

[김성우 칼럼] 재생에너지와 국가안보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기후대응기금 운용심의위원 최근 우연히 지난 5월 공개된 흥미로운 보고서를 접하게 되었다. 미국 비영리 안보 정책 연구소인 Council on Strategic Risks가 발간한 'The National Security Rationale for Japan's Transition to Renewable Energy'라는 제목의 보고서이다. 바이든 행정부 국방부 환경 및 에너지 안보 담당 부차관보와 사사카와 평화재단(Sasakawa Peace Foundation)의 국가안보 및 미일 프로그램 연구원의 통찰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은 일본이 에너지의 97%를 해외에서(83%가 화석연료) 수입하는 현실이, 높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심각한 경제 안보 취약성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나아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야말로 에너지 자급률을 높여 지정학적 유연성을 확보하고 국가안보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인 길임을 제언하며,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직면할 수 있는 과제와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 또한 강조하고 있다. 일본의 사례를 들어 재생에너지와 국가안보의 상관성을 조명한 것이다. 그럼 일본과 사정이 비슷한 한국의 입장에서 재생에너지와 국가안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궁금해 졌고, 세가지 키워드를 도출할 수 있었다. 재생에너지와 국가안보를 연결하는 첫번째 키워드는 에너지자립이다. 한국도 일본처럼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24년 국내 에너지 총 소비량 중 석유가 39.2%, 석탄이 21.9%, 천연가스가 19.7% 를 차지해 화석연료가 80%를 넘는다. 더욱이, 2023년 기준으로 석유는 중동에서 71.9%를 수입하고, 석탄은 호주에서 40%이상 수입하는 등 수입지역 편중과 높은 수입 의존도(2023년 기준 93.9%로 추정)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사정으로 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거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게 되면, 산업경쟁력 저하로 인한 국가 경제 악화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불안정해져 국가안보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국내에서 생산하는 재생에너지 확산은 에너지자립에 기여함으로써 국가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 글로벌 기후 싱크탱크 엠버(Ember)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 수입에 1달러를 투자하면 연간 가스 수입에서 1달러를 절약하면서도 동일한 양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해 재생에너지의 안보적 가치를 예시한 바 있다. 두번째 키워드는 기후회복력이다. 기후회복력이란 기후 변화 요인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의 능력을 말한다. 당장 이번 달에 우리는 40도에 육박하는 폭염 직후 400mm에 달하는 폭우를 맞는 유례없는 경험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이상기후로 농산물 수확량이 줄어 물가상승을 초래하는 기후플레이션은 밥상 물가를 포함한 국민 생활 물가는 물론 이를 재료로 하는 산업에도 경제사회적 불안정성을 초래한다. 실제로 7월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 통계에 따르면, 폭우와 폭염이 지속되면서 배추 가격이 한 달 만에 31.1% 폭등하는 등 기후플레이션의 심각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집중형 에너지공급이 아닌 지역별 분산형 에너지공급이 주를 이루는 재생에너지가 확산되면, 기후재난으로 인한 정전 범위가 줄어드는 등 비상시 대응이 비교적 용이하고, 나아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기후위기를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역할도 함으로써, 국가안보에 간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세번째 키워드는 국방력이다. 상술한 바와 같이 에너지수급이 불안해 지거나 이상기후가 잦아 지면, 군사시설 운용에 차질을 초래해 국방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미 해군이 이미 수십억 달러를 기후관련 인프라 피해, 실제 리스크 대응에 투입 중인 이유다. 또한, 에너지수급 악화나 이상기후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면 국방비 지출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에너지자립도와 기후회복력을 높이면, 국방력에도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추가로 상술한 키워드들과 병행해서 고민할 지점이 있다. 이는 군사적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다. 지난 2022년 영국 NGO들에 따르면, 군사적 활동이 연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5.5%를 차지하여 이는 항공 및 해운산업을 합친 것 보다 많다고 한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에너지자립도를 높이고 기후회복력을 갖추어 국가안보에 기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정도에 따라 찬반이 갈릴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군사적 활동에 의해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기후변화를 야기하고, 이로 인한 이상기후가 다시 군사적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도록 군사적 활동 배출을 줄여 나가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교적 이견이 적을 것 같다. 김성우

[전력산업 세미나] 김용태 의원 “재생에너지 확대, 기술·제도 넘어 협력 거버넌스 필요”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확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는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핵심 전략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서왕진·김용태·김종민 국회의원 주최, 에너지경제신문·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융합연구센터 주관, 산업통상자원부 후원으로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에너지정책 거버넌스 방향성' 세미나에 영상 축사를 전했다. 김 의원은 “재생에너지 확대는 기술적·제도적 과제뿐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가능한 일"이라며 “정부, 지자체, 산업계, 학계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에너지 정책 거버넌스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해당사자 간 협력 없이는 에너지전환 정책이 성공할 수 없다"며 “오늘 세미나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제들이 실제 입법과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세미나를 위해 힘써주신 에너지경제신문과 서왕진 의원께 감사드린다"며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통해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전력산업 세미나 토론]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계약 너무 복잡, 해외는 공공이 일괄 구매해 판매”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계약이 너무 복잡해 활성화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재생에너지를 지역경제 발전의 기회로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도 중앙급전화를 통해 전력계통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5일 서왕진·김용태·김종민 국회의원 주최, 에너지경제신문·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융합연구센터 주관, 산업통상자원부 후원으로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에너지정책 거버넌스 방향성' 세미나의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은 의견을 교류했다. 토론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지역 주민들에게 이익을 공유해야 하는 의견과 동시에 재생에너지가 '블랙아웃(대정전)'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책임감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공유됐다.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재생에너지가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게 토론의 주 내용이다. 이날 세미나 토론은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유 교수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있어 단순한 기술적 해법을 넘어 제도와 정책, 인프라 전반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있다"며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중전압직류송전기술(MVDC) 같은 기술적 대안은 물론 정책의 유연성, 규제의 정합성, 이해관계자 간 소통 모두가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며 “무엇보다 현장 중심의 문제의식과 계통 현실을 반영한 실행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ESS의 구축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순형 동신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전남 같은 전력망이 약한 지역에서는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늘리려면, 먼저 전기를 오래 저장할 수 있는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ESS)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송전망 계획만으로는 2030년까지 기업들이 약속한 RE100(재생에너지 100%) 달성은 어렵다"면서, “ESS를 설치해도 실제로는 1년에 5~6개월은 석탄이나 가스 같은 화석연료를 함께 써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MVDC(중압직류)를 도입하면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전기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교류(AC) 방식으로만 전기를 보내면 전력 손실이 크고, 계통이 막히기 쉬운데, 직류(DC) 방식을 도입하면 이런 병목 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남 나주 지역에서는 이 MVDC 실증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정부가 도입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령이 오히려 규제를 늘려, 지역에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데 방해가 된다"면서, “좀 더 유연한 정책과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는 “재생에너지가 지역경제 발전을 이끌 수 있다는 신뢰룰 주고 있다. 그러나 계통쪽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며 “동서울 변전소의 경우 3년째 준공이 지연되고 있는데 매년 지연되는 비용이 3000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송·변전 설비 설치 지원금이 확대됐지만, 충분하지 않고 이는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을 줄 수 없다"며 “지역의 애로사안을 발굴해서 지역 주민들과 실질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 논의가 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열리는 민간협의회에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상풍력은 주민 이익공유를 위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에 추가 인센티브가 나온다. 그래서 주민수용성이 굉장히 높다"며 “송배전 인근 주민들에게 이같은 이익공유가 추가된다면 그동안 잃었던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신정훈 한전 전력연구원 전력계통연구소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의 전제 조건으로 '전력망 수용성 확보'를 지목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수용성 문제는 전력망 확충 문제와 직결돼 있으며, 특히 송·배전망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계통 연계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생에너지 발전이 지방에 편중되어 있는 반면 전력 수요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입지-수요 불균형' 구조를 지적하며, “장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부하를 지방으로 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내 UPS(무정전 전원장치)와 비상발전기를 계통 유연성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제도적 인센티브가 병행될 경우, 수요 자원으로서 데이터센터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또한 신 소장은 “전원 계획과 송전망 계획이 따로 수립되는 현재의 계획 체계는 낭비가 크다"며, 발전원, 망, 유연자원까지 통합적으로 계획하는 '포괄적 최적계획 수립체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NREL의 통합계획 시스템 사례와 유럽의 NSOE 전략을 언급하며, “국내도 통합계획 전환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시장 개편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박만근 전력거래소 전력시장본부장은 “재생에너지가 전체 발전량의 10%까지 늘어났는데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인데 현재 하루전 시장에는 한계가 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실시간 시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는 비중앙급전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재생에너지를 가상발전소(VPP)를 통해 중앙급전화해서 출력을 제어할 체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중앙급전이란 화력, 원자력 발전소처럼 전력거래소가 전력수급상황에 따라 직접 발전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반면, 소규모 발전소의 경우 비중앙급전으로 분류돼 전력거래소가 발전을 통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재생에너가 늘어나면서 소규모 발전소라도 비중앙급전으로만 냅두기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의미다. 박 본부장은 “재생에너지를 중앙급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며 “재생에너지 입찰제 등 제주에서 시범 운영 중인 시장을 내년 육지로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RE100 제도를 사업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선희 한전 영업처 신영업사업부 부장은 “우리나라에서 RE100을 선언한 기업들의 사용전력량이 54테라와트시(TWh)정도 된다"며 “이들 기업이 RE100을 달성하려면 단순 계산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약 10기가와트(GW)만 전력도매시장으로 빠지고 나머지는 모두 RE100 기업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려면 한전과 망이용계약, 발전사업자와 전력구매계약(PPA) 등을 해야하고 이러한 제도들이 여러 규칙에 얽혀 있어 매우 복잡해 접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공공기관이 발전사업자로부터 재생에너지 전력을 한꺼번에 구매해서 그걸 재생에너지 전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게 판다"며 “우리나라도 이같은 사례를 참고하면 사용자 입장에서 접근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민간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우리나라에서도 혁신적인 전력판매 기업이 생겨야 한다는 의미다. 김선교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전체의 20~30%가 되려면 민간주도로 갈 필요가 있다"며 “한전이 그동안 저렴하게 전기공급을 안정적으로 잘했지만, 혁신과 탈탄소 측면에서 또 다른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10년 뒤에 성공했느지를 보려면 영국의 옥토퍼스에너지처럼 새로운 전력판매기업이 있느냐 없느냐로 갈릴 것"이라며 “제주도에서 관련 사업을 실증 수준이 아닌 실제 사업으로 확대하는 시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에서 필요한 에너지 관련 데이터가 파악이 잘 안되고 있다"며 “에너지 데이터를 전담할 정부 부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민규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정책과 팀장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둘러싼 정부의 고충과 방향성을 공유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강화는 자동차의 양 바퀴처럼 동시에 추진돼야 할 과제"라며 “그 복잡성은 종합예술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 팀장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상향 보급 시나리오를 검토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실무진의 부담을 토로했다. 특히 “태양광 설비의 국내 생산능력, 공급 시점 보장, 기술 국산화 수준 등 물리적 제약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를 활용한 예측 고도화도 강조했다. “EMS(에너지관리시스템), ADMS(차세대 배전망시스템) 등 예측 시스템에 AI를 접목해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정밀하게 예측하고, 계통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며 “동시에 VPP 기반의 출력제어 장비 도입, 유연 전원 확보 등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 단위 전력 수요 창출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전남 등 계통 포화 지역에서 RE100 산업단지, 데이터센터, 수소 생산기지 등을 유치하면 계통 연계의 병목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재생에너지 장비와 계통 보강 기술을 단순한 비용이 아닌 산업 자산으로 보고, 해외 진출까지 연계해야 한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해외 망 확충 시장에 우리 기술과 기업이 진출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팀장은 “전력시장 제도, 요금체계, 재생에너지 지원방식 등 모든 정책은 상호 연동돼야 하며, 이를 위해선 범정부적 공조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수"라고 말했다. “현재의 제도 개선은 단순한 부처 단위 과제가 아닌 거버넌스의 재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지성·이원희 기자 jjs@ekn.kr

[전력산업 세미나] “9월부터 재생에너지 출력제어시 100% 차단 아닌 발전량 조절”

한국전력이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조절할 때 발전소를 완전히 가동 중단하는 게 아니라 각 발전소의 발전량을 일부 줄이는 방안을 오는 9월 추진한다. 그동안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넘쳐 전력망에 부담을 줄 때 일부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스위치(개폐기)를 끄도록 명령을 내려 가동을 완전히 멈추게 했다. 이에 가동중단 조치를 당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었다. 이에 한전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 발전소별 필요한 제어량을 산출하고 통신장치를 통해 인버터에 명령을 내려 각 발전소의 완전 가동중단이 아닌 일부라도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양승호 한전 배전망사업실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에너지정책 거버넌스 방향성' 세미나에서 '신정부 에너지 정책 이행을 위한 지역망 운영체계 고도화'를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계획을 알렸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진다. 발전량이 갑자기 달라지면 전압이 불안정해지면서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봄·가을철 햇빛이 강하고 전력수요가 적을 때는 발전량이 수요보다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일부 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해 출력제어가 조치된다. 기존에는 출력제어를 할때 발전소 전체의 연결을 차단시키는 방법을 썼다. 하지만 한전은 올해 지능형 지역망 운영시스템 및 재생에너지 실시간 모니터링을 구축함에 따라 재생에너지 출력조절 계획과 운영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AI 기술을 9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소별 제어량을 자동으로 산출하고 통신장치를 통해 인버터에 실시간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출력조절 방식을 바꾸면서 발전사업자 수익 감소를 최대한 줄이고자 한다. 기존에는 태양광 출력을 100% 차단했다면, 출력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절반만 줄이는 방안을 택한다. 또한, 전력거래소 출력조절 지시 이행시간을 90분에서 60분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 실장은 “배전망이 분산전원과 공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송전망, 변전소 건설도 물론 중요하나 지역망이 핵심이다.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양 실장에 따르면 현재 전체 분산에너지 설비용량 38기가와트(GW)의 76%가 배전망에 연결돼있다. 수로 보면 약 100만기의 소규모 발전기가 배전망에 연결돼있다. 양 실장은 지역망 운영체계 고도화를 위한 전략을 계획, 운영, 협조쳬게, 민간협력 등의 방식을 소개했다. 한전은 장기 배전망 환경 분석을 통해 지역에너지 체계 전략을 수립한다. 올해 하반기에 앞으로 5년간 재생에너지를 수용할 지역망 증설 계획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한전과 전력거래소간 시스템 연계 및 실시간 계통 정보를 공유하고 송배전망 계통운영 협조체계를 강화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과 방전, 가상발전소(VPP) 활용 등으로 전력망 건설을 최소화하도록 민간과 상생 모델 개발을 추진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력산업 세미나] “RPS제도 한계 노출, 수익 보장하고 소비자 보호하는 CfD제도가 바람직”

“재생에너지가 주력 전원이 되는 시대에는 기존 전력시장 구조만으로는 감당이 어렵습니다. 전면적인 제도 개편 없이는 안정적인 확대도, 사회적 수용성도 보장받기 힘듭니다." 조상민 한국공학대학교 교수는 25일 서왕진·김용태·김종민 국회의원 주최, 에너지경제신문·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융합연구센터 주관, 산업통상자원부 후원으로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에너지정책 거버넌스 방향성'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히며, 재생에너지의 본격 확대를 뒷받침할 실효적인 시장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날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전력시장의 실효적 정책 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과거에는 기저부하와 첨두부하라는 개념이 전력계 운영의 기준이었지만, 재생에너지 확대 시대에는 기저부하라는 개념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며 “변동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큰 재생에너지가 경직성 전원과 결합될 경우 시장과 계통 운영의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는 지리적으로 편재되어 있다. 햇빛은 어디에나 비치지만 경제성 있는 태양광은 어디에나 있지 않고, 바람도 어디에나 불지만 경제성 있는 풍력은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며 “특히 전력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은 자립도가 낮고 재생에너지 잠재량도 부족한 반면, 비수도권은 자립도와 잠재량이 높아 송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는 선로 이용률이 낮기 때문에, 이를 계통에서 효율적으로 통합하려면 지역별 가격제 같은 제도적 수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재생에너지 수익 안정성과 전기 소비자의 비용 부담 완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양방향 차액계약제도(CfD) 기반의 장기계약시장 확대를 제안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RPS 제도는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재생에너지 가격도 따라 올라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 급등 시 소비자 부담을 증가시키고 재생에너지 금융 조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방향 CfD는 전력 시장 가격이 계약 가격보다 낮을 경우 정부가 그 차액을 보전해주고, 반대로 시장 가격이 계약 가격보다 높을 경우에는 발전사업자가 초과 수익을 정부에 환수하는 방식"이라며 “이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수익 안정성을 보장하면서도, 에너지 가격 급등기에는 전기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또한 “CfD 장기계약에 PPA(전력구매계약) 중개시장을 접목하면, 발전사업자는 보다 높은 수익을, 소비자는 탐색 비용 감소라는 장점을 얻을 수 있다"며 “나아가 다수의 소비자와 공급자를 묶는 RE Pool 개념을 활용하면 신용 위험과 같은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 Pool 개념은 정부 기관이 재생에너지 사업자들과 CfD를 체결한 뒤 각 계약을 풀로 통합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에 판매하는 것이다. 조 교수는 가격 신호 강화를 위한 실시간시장과 지역별 가격제 도입도 제안했다. 그는 “현재 SMP는 하루 전 예측값에 기반해 실시간 수급 변동을 반영하지 못하고, 발전 자원의 유연성이나 예측 정확성 같은 계통 기여도도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제주에서 시범 운영 중인 실시간 시장과 가격 입찰 제도를 통해 출력 제어가 줄고 실시간 가격의 변동성 대응력이 높아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별 가격제는 발전소 입지 결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계통 운영 효율성과 송전 혼잡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도 “장기계약시장과 지역별 가격제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하며, 소규모 사업자의 경우 가격 신호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VPP(가상발전소)를 통한 간접 참여 유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행 시장 구조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날수록 유연성 자원의 수익성이 낮아지는 구조다. 이는 구조적인 모순"이라며 “양수발전, BESS, LNG 같은 유연성 자원에 대해 용량이나 응답속도 등 정성적 가치를 평가하고 보상할 수 있는 예비력시장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마지막으로 “EU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생에너지 설비 및 이를 위한 계통 연계·저장장치를 공공의 이익 중 가장 우선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며 “우리 역시 재생에너지를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공공적 가치로 인식하고, 사회적 합의 속에서 제도 전환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LG엔솔, 6분기만에 흑자 전환···북미 생산 늘려 ‘캐즘’ 넘는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6분기만에 분기 기준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미 생산능력을 늘려 돌파구를 찾겠다는게 업체 측 목표다. LG엔솔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5654억원, 영업이익 4922억원의 경영 실적을 달성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6조1619억원) 대비 9.7%, 전기(6조2650억원) 대비 11.2% 각각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953억원) 대비 152.0%, 전기(3747억원) 대비 31.4% 증가했다. 2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 금액은 4908억원이다. 이를 제외한 2분기 영업이익은 14억원이다. 보조금을 제외해도 6개 분기만에 흑자 전환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매출은 안정적인 EV향 제품 판매와 미시간 홀랜드 신규 에너지저장장치(ESS) 공장의 양산 시작으로 북미 지역 출하량이 증가하였으나, 정책 변동성 확대에 따른 고객 구매 심리 위축과 메탈가 하락으로 인한 판가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익의 경우 북미 생산 비중 확대에 따른 고수익 제품∙프로젝트 물량 증가와 전사 차원의 비용 효율화 및 재료비 절감 등원가 혁신을 통해 IRA Tax Credit 등을 제외한 기준으로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LG엔솔은 실적설명회에서 '하반기 사업 환경 및 대응 전략'을 공유했다. 우선 가장 핵심적인 환경 변화 요인으로 북미 관세 강화 및 대규모 감세법안(OBBBA)을 꼽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 국가 대상 10% 보편관세 및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특히 중국산 배터리(EV용 73%∙ESS용 41%)에 고관세를 적용하며 대중국 견제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조기 일몰 우려가 있었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2032년까지, ESS 설치 프로젝트 관련 투자세액공제(ITC) 조항도 2035년 내 착공 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유지됐다. 금지외국단체(PFE) 조항도 신설됐다. PFE 기업은 미국 내 배터리 시설 투자 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으며, 이 외 생산자들도 PFE산원재료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 이에 따라 중국 등 PFE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은 역내 배터리 생산 프로젝트에 8억5000만유로의 투자를 발표했다. 영국 또한 약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재개, 자국산 중심의 전기차 수요 촉진에 나서기도 했다. LG엔솔 측은 “이러한 관세 정책 및 정책적 변화는 단기적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으나 AI∙자율 주행 서비스 확산으로 장기 EV 수요 모멘텀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2분기 유의미한 수주성과를 달성하며 성장 모멘텀을 지속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체리기차와 체결한 46시리즈 공급계약이 대표적이다. 자국 배터리 선호도가 강한 중국 주문자부착생산(OEM)과 첫원통형 수주 계약이다. 신규 폼팩터인 46시리즈의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고객 포트폴리오를 한층 다각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게 업체 측 생각이다.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LFP 기반 ESS 롱셀 본격 양산에 돌입한 것 또한 주요한 성과다. 이를 통해 북미 ESS 생산 역량을 강화, 고객들의 현지 생산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다양한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ESS 추가 수주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이 외에도 토요타통상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는 등 자원 선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였다. LG엔솔은 하반기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에도 실적 개선을 흐름을 지속하기 위한 △운영 △사업 △기술 측면의 실행 과제(Action Plan)를 발표했다 운영 측면에서는 EV 수요 둔화에 대응하여 ESS 및 신규 폼팩터∙중저가형 신규 케미스트리 양산 확대를 통해 가동률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신규 투자 최소화와 내부 자원 재배치를 통해 고정비를 감축하고, 염가 소재 확보∙각 소재별 공급망 최적화 전략으로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한층 강화한다. 북미 시장 현지 생산 ESS 수요 확대에 맞춰 올해 연말까지 17GWh, 2026년 말까지 30GWh 이상의 북미 현지 생산 기지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유럽 시장에서는 중저가 EV 수요에 맞춰 하반기 폴란드 공장에서 고전압 미드니켈(Mid-Ni), LFP 등 경쟁력 있는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 혁신 기술 개발 또한 지속한다. EV용 LFP는 신규 공법과 건식전극 공정을 적용한 셀을, ESS용 LFP는 고밀도∙고집적 설계로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규 케미스트리 LMR은 LFP 대비 30% 이상 에너지밀도를 개선, 2028년 핵심 고객사의 차세대 EV 탑재될 예정이다. 아울러, 2028년 10분 내 충전 기술을 제품에 도입하고, 건식전극 또한 연내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양산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축적된 역량과 단단한 내실을 기반으로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었다"며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실현해 나간다면 다시없을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K-배터리 3총사, ‘LFP’ 앞세워 中아성에 반격

LG에너지솔루션을 위시해 삼성SDI·SK온 등 이른바 'K-배터리 3총사'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공급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기업들이 LFP 배터리 시장을 압도해 왔지만, 최근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반격의 포문을 연 것이다. 다만,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안고 있는 K-배터리가 가격 경쟁력과 중국 의존의 글로벌 공급망 등 여러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어 이들 3총사의 LFP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5월 기준 글로벌 전기차용 LFP 양극재 적재량은 약 49만톤으로, 전체 양극재 사용량의 약 57%를 차지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3.9% 늘어난 수치다. 그동안 글로벌 LFP시장은 사실상 중국의 독무대였다. 양극재의 경우, 후난유넝(湖南裕能, Hunan Yuneng), 선전 다이나노닉(深圳德方納米, Dynanonic), 허베이완룬(湖北万润, Wanrun) 등 중국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배터리시장도 LFP를 앞세운 CATL, BYD 등이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에 NCM(니켈·코발트·망간) 소재에만 집중했던 국내 배터리 3사는 지난해 합산 점유율 14%대에 그쳤다. 중국기업의 독주에 위기감을 느낀 K-배터리 3사는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다. 게다가 최근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국산 배터리에 직접 제재가 담긴 법안을 발표하면서 우리 기업에 한줄기 희망이 생겼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사 얼티엄셀즈 테네시 공장 일부를 2027년까지 LFP 양산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미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는 올해 2분기부터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북미 시장을 겨냥한 선제적 대응이다. 삼성SDI는 GM과 함께 미국 인디애나에 설립하는 합작공장에서 중장기적으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양산을 검토 중이다. 동시에 국내 울산 본사에도 LFP 생산 설비를 구축하며, 2026~2027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SK온은 배터리 소재기업 엘앤에프와 LFP 양극재 공급 협약을 체결하고, 조지아·켄터키 등 미국 내 주요 공장의 일부 라인 전환을 고민 중이다. ESS용뿐만 아니라 전기차용 LFP 시장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원소재 확보와 생산 체제 전환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과 국내에 걸쳐 LFP 생산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중국 중심의 시장 구조를 흔들기 위한 움직임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같은 3사의 미국 현지 공장 확대와 소재 협약 강화 등 반격 채비에도 불구하고 K-배터리는 여전히 풀지 못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미국 진출이 해결책인 듯 보이지만 소재 자립·단가 혁신 없이는 현지 공장 투자 효과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하다. 국내 기업의 LFP 배터리는 생산 단가 기준으로 중국산보다 17~30%가량 비싼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원소재 생산부터 배터리 완성에 이르는 일괄 생산체계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은 아직까지도 고정비 부담, 인건비, 기술 생산성 등에서 밀리는 구조다. 미국 내 공장에서 LFP를 생산하는 경우 이러한 비용 요소는 더 커질 수 있어, IRA 혜택을 감안해도 가격경쟁력만으로 중국산 제품과 맞불을 놓기란 쉽지 않다. 공급망 역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2026년부터 중국산 배터리와 소재 사용을 점차 금지하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 공장에서 배터리를 만들어도 소재가 중국산일 경우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현재 한국 기업들도 LFP 양극재를 포함한 핵심 소재를 상당 부분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국산화율은 극히 낮은 수준이다.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국내 소재 업체가 2026년 이후 LFP 양극재 본격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지만, 그 이전까지는 중국 의존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는 “ESS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했고 전기차 시장에서도 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진다"며 “배터리 시장이 LFP로 급격히 돌아선 상황에서 K-배터리도 LFP 배터리 개발 및 라인 구축이 시급한 상황" 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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