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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질소득 ‘제자리’…실질소비 4년반만에 최대 감소

2분기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득이 5분기 만에 제자리 걸음을 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가구 소비지출은 4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며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6만5000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2.1% 증가했다. 작년 1분기(1.4%) 이후 5분기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근로소득은 1.5% 늘었지만 사업소득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 변동 영향을 제거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0%를 기록했다. 실질소득은 작년 1분기 1.6% 감소했다가, 2분기 증가(0.8%)로 전환해 작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2%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그러다 5분기 만에 증가세가 멈췄다. 특히 실질소득 가운데 사업소득이 1.9% 줄어 지난 2023년 3분기(-3.8%) 이후 7분기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통계청은 자영업자 수 감소가 사업소득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장기간 이어진 내수 부진으로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가계 사업소득이 줄어든 것이다. 근로소득 역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0.5% 감소해 작년 1분기(-4.0%) 이후 처음을 줄어들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3만6000원으로 1년 전보다 0.8% 늘었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비지출은 1.2% 감소했다. 기타상품·서비스(13.0%), 음식·숙박(3.3%), 보건(4.3%) 등에서 증가했지만 교통·운송(-5.7%), 가정용품·가사서비스(-9.9%), 의류·신발(-4.0%) 등에서는 소비가 줄었다. 물가 상승으로 늘어난 소비분을 빼면 실질적으로는 뒷걸음질 쳤다는 의미다. 감소 폭은 팬데믹 당시인 지난 2020년 4분기(-2.8%) 이후 가장 크다. 아울러 지난 1분기(-0.5%)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했고 감소 폭도 확대됐다. 실질소비지출 중 교육은 학원·보습 교육 지출이 줄면서 3.2% 감소했다. 지난 2020년 4분기(-15.8%)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04만원으로 4.3% 늘었다. 경상조세(6.9%), 가구간이전지출(4.1%) 등에서 늘었다. 가구의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가구당 월평균 402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5% 증가했다. 소득 증가가 제한적인 가운데 소비가 줄면서 평균소비성향(소비지출/처분가능소득)은 1년 전보다 0.5%포인트(p) 하락한 70.5%를 나타냈다.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였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3.3% 증가한 118만8000원을 나타냈다. 흑자율은 29.5%로 0.5%p 상승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농해수위원들도 ‘서학개미’…인베스코QQQ·로블록스·테슬라 매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소속 국회의원들도 국내 증시보다는 해외 주식과 채권, 가상자산 등 대체 투자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지난 3월 27일자로 공직윤리시스템(PET)에 공개된 농해수위 19명 위원들의 재산 변동 사항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농해수위 의원들 중 본인 또는 가족 명의로 주식 등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상당수가 미국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전형적인 '서학개미' 성향을 보였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당진)은 장남이 AT&T 75주, 버크셔해서웨이 0.000045주, 디지털오션홀딩스 2주,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18주 등 미국 주식과 네이버 13주, 삼성전자 29주 등을 보유했다. 총평가액은 705만 1000원으로 1년 전 719만 9000원에서 소폭 감소했다. 또 케이뱅크 비상장주식 2주를 신규 매입해 10만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의 경우 배우자가 미국 주식에만 투자했다. 인베스코QQQ트러스트 10주, 로블록스 4주, 테슬라 3주를 보유해 총평가액이 963만 5000원이었다. 1년 전 647만 6000원에서 48.8% 늘어났다. 자녀 명의로 보유했던 삼성전자우 주식은 모두 매도했다. 문대림 민주당 의원의 경우 차남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애플, 테슬라 등 미국 대형 기술주들을 보유해 총 2만 3000원 상당의 미국 주식을 소유했다. 일부 의원들은 주식보다 안정적인 채권과 국채 투자를 선호하는 보수적 성향을 보였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브라질 국채 12만주를 보유해 2543만 5000원 상당의 자산을 운용했다. 다만 1년 전 3335만 5000원에서 23.7% 감소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한 이들도 있긴 있었다. 다만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농업·수산업 관련 기업은 여전히 기피했다. 이병진 민주당 의원(경기 평택을)은 광림 666주(평가액 2011만 3000원 상당)를 갖고 있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비례)은 본인과 배우자 모두 적극적인 주식 투자자였다. 본인은 삼성전자 119주, 코리안리 776주 등을 보유해 1513만 4000원, 배우자는 루닛 63주, 상아프론테크 1만 1517주 등으로 2억 1524만원을 운용했다. 전체적으로는 2억 3037만 4000원 규모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경북 구미을)은 캡티비전 3022주(평가액 313만 7000원)를 보유했다. 1년 전 2012만 7000원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경남 사천·남해·하동)의 배우자는 루시드그룹 1210주, 지슨 5487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주, 현대바이오 1837주 등을 보유해 7217만 7000원을 운용했다. 엔에이치엔에듀 비상장주식 500주(738만원)도 함께 보유했다. 지역구와 관련된 기업에 대한 투자는 이해충돌 소지를 피하기 위해 백지신탁으로 처리하는 사례도 있었다. 문대림 민주당 의원(제주 제주시갑)은 자신의 지역구 내 기업인 주식회사 제주유리의성 3만 4500주(4억 2684만원)를 수탁사에 맡겨 백지신탁으로 전환했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위치한 제주유리의성은 2006년 10월 창립총회를 거쳐 2008년 10월 개관한 유리박물관 운영업체다. 문 의원은 개관 당시 제8대 제주도의회 의원으로 활동했다.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완전 철수하거나 대폭 축소한 의원들이 눈에 띈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경남 사천·남해·하동)은 본인과 배우자 모두 계정을 삭제하고 가상자산 투자에서 완전히 발을 뺀 상태다. 서 의원은 넴, 도니파이낸스, 리니어파이낸스 등 12종의 가상자산을 모두 매도했다. 배우자도 리플,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23종을 전량 처분했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비례)의 배우자도 최근 리플과 트론, 에이피이앤에프티, 엑스코어 등 대부분 가상자산을 매도 처리했다. 한편 농해수위 19명 중 8명은 증권이나 가상자산을 보유하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이원택(전북 군산·김제·부안을), 서삼석(전남 영암·무안·신안), 송옥주(경기 화성갑), 임호선(충북 증평·진천·음성), 주철현(전남 여수갑)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조경태(부산 사하을), 조승환(부산 중구·영도) 의원이 해당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깜깜이 계약·먹튀 피해 막는다’…공정위, 결혼·체육시설 정보 공개 의무화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 피해가 빈번했던 결혼서비스와 요가·필라테스 등 체육시설 업종에 '중요정보 표시 의무'를 도입한다. 가격과 환불 규정, 보증보험 여부 등을 반드시 공개하도록 해 '깜깜이 계약'과 '먹튀' 피해를 예방한다는 취지다. 개정안은 오는 8월 29일부터 9월 18일까지 행정예고된다. 공정위는 28일 '중요한 표시·광고사항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업종의 정보 제공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으로 핵심 계약정보가 사전에 명확히 공개돼 소비자의 선택권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먼저 결혼서비스업종(예식장·결혼준비대행업)은 기본서비스(예식홀·식음료 등)와 선택품목(사진·드레스·메이크업 등)의 세부내용과 요금을 계약 전 반드시 알려야 한다. 계약해제·환불 기준도 계약서 표지와 사업자 홈페이지 또는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에 공개해야 하며 제휴사업자가 참여하는 경우 제휴사별 가격과 환불 규정까지 따로 표시해야 한다. 요가·필라테스 업종에는 처음으로 표시의무제가 도입된다. 이용료와 추가 비용, 중도 해지 시 환불 기준을 사업장 게시물과 등록신청서, 광고에 동일하게 표시해야 한다. '체육시설법' 적용을 받지 않는 자유업종이라는 점에서 관리 사각지대를 보완한 조치다. 아울러 헬스장·요가·필라테스 업종은 보증보험(또는 대체 수단) 가입 여부와 보장기관·보장기간·보장금액을 공개해야 한다. 이는 휴·폐업으로 인한 선불금 미환불, 이른바 '먹튀' 피해를 막기 위한 장치다. 실제로 최근 4년(2021~2024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체육시설 관련 피해상담은 헬스장이 1만1637건, 요가·필라테스가 4152건에 달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2025년 2월)에서도 이용자의 16.5%가 휴·폐업 피해를 경험했고 이 가운데 68.3%는 별도의 구제 절차조차 밟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지난 18일 업계 및 소비자단체와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한 데 이어 행정예고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와 관계 부처의 의견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후 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개정안을 확정·시행할 예정이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이슈&인사이트] 국익 외교의 성과, 이제는 경제에 올인할 때

우려와 걱정이 많았던 한-미 정상회담이 별 탈 없이 무사히 끝났다. 젤렌스키 등 트럼프와 만났던 세계 정상들이 그 앞에서 망신을 당한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한국과 특히 한국 좌파 정권에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트럼프가 우리 대통령을 홀대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무사히 성공적으로 첫 상견례를 마쳤다. 우리와 미국은 동맹이지만 여전히 사대주의가 우리 몸에 배여 있어 기성세대와 보수 세력들의 시각은 우리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회담 분위기와 성과를 마치 과거 조선 시대 왕들이 중국 황제에게 책봉을 받는 의식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회담을 앞두고 우리가 걱정했던 것들은 우리 대통령이 홀대를 받지 않을까였고 한미 방위분담금을 GDP 대비 5%까지 올리라고 요구할 지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미국이 다시 우리에게 추가적인 투자와 관세협상 시 우리가 제시한 3,500억 달러의 구체적 명세표를 달라고 하지 않을까였다. 특히 회담을 몇 시간 앞두고 트럼프가 트루스 소셜에 올린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숙청 또는 혁명같이 보인다. 우리는 그것을 수용할 수 없고, 거기서 사업할 수 없다"라는 글로 인해 한미 정상의 만남이 무산 내지 파투가 나지 않을까 마지막까지 긴장을 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이런 오해는 정상간의 만남에서 풀렸다. 트럼프가 항상 정상들과 만남 전에 쓰는 고도의 전술인지 모르지만 평택 기지 소유권을 얘기하려고 밑밥을 깔았다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트럼프가 우리 조선산업에 관심을 보여주면서 미국내에서 제조한 군함 외에도 한국에서 제조한 배를 사 주기로 한 것은 영내 건조를 원칙으로 하는 미국의 법 개정과 동시에 좀 더 많은 배를 우리 땅에서 만들 수 있게 해 줘 우리 조선 업계에게는 커다란 선물을 준 셈이다. 앞으로도 조선 산업은 우리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계속해서 사용할 비장의 무기가 될 것이다. 물론 우리도 보잉 항공기 100대 추가 구입과 한국 기업들의 1,500억 달러 투자를 선물로 가지고 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또 다시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을 위한 조인트 벤처를 트럼프가 다시 꺼내 어떻게든 일본과 같이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에 발을 담가야 할 것이다. 현재는 경제성이 떨어지지만 앞으로 열릴 북극항로와 연계한 사업으로 발전시킨다면 새옹지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농수산물 추가 개방과 우리가 가장 걱정했던 관세협상 타결 시 우리가 제안한 3,500억 달러에 대한 구체적 명세표 요구를 받지 않은 것도 크나큰 성과다. 우리도 일본처럼 투자금 중 상당부분은 금융과 담보 제공의 형식으로 끌고 갈 예정인데 이번에 미국이 이런 간접투자 말고 공장을 세우는 것과 같은 직접 투자를 구체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일본과 EU와 동조를 맞출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고 이 또한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거다. 우리 사회의 기득권과 부를 가지고 있는 정통 보수 세력들이 우려하는 것은 변치 않는 한미 동맹과 결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위대한 지도자'라는 찬사를 받고 미국의 완전한 지원을 받을 거라는 트럼프이 말을 듣게 된 이상 정통 보수 세력들의 우려와 걱정도 한꺼번에 날려 버린 성과가 되었다. 정치적 변수를 제거했으니 이제 다시 경제에 올인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할 것이다. 민생지원금 지급에도 불구하고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0.8-0.9%로 끝날 거라 예상된다.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는 AI 산업에서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경제 성장율은 주변국인 대만과 일본 그리고 OECD 평균에도 많이 뒤쳐진다. 내수를 진작시켜야 성장율을 높일 수 있다. 가처분 소득을 끌어 올려야 한다. 결국은 부동산이 해결의 열쇠다. 최용

[EE칼럼] 알뜰폰처럼 ‘알뜰전기’? 전력시장 혁신이 열어갈 길

전력 구매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독점적 공급 구조에 길들여져 있던 기업들이 더 이상 안주하지 않고, 직접 거래라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LG화학이 여수공장에서 도매시장을 통해 전기를 사들였고, SK어드밴스드가 제도 첫 신청자가 되면서 포문을 열었다. 세아베스틸은 한화큐셀과 20년 계약을 맺어 장기 직거래의 신호를 보냈다. 한화솔루션이 뒤를 따를 기세이고, 코레일 같은 공기업까지 눈길을 주니, 변화는 산업 전반으로 번질 태세다. 이는 단순히 거래 방식의 변주가 아니라, 전력시장 개혁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웅변하는 장면이다. 지금 정부와 정치권의 시선은 여전히 '전기요금 인상 여부'라는 눈앞의 변수에만 매달려 있다. 그러나 요금은 어디까지나 결과일 뿐, 본질은 전력시장의 지배구조다. 독점 체제를 그대로 둔 채 요금만 억지로 눌러 놓는 방식은 손해 보는 집단과 이익을 챙기는 집단을 갈라치기 하는 단순한 제로섬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해법이 나올 수 없다. 이제는 일반 소비자의 차례다. 통신시장을 떠올려보자. 한때 KT의 독점이 굳건했던 통신산업은 이동통신 도입과 함께 SKT·KT·LG의 경쟁 구도로 재편됐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우후죽순 뛰어들면서 소비자는 요금을 스스로 고를 권리를 손에 넣었다. 그 결과는 자명하다. 요금은 내려갔고, 서비스는 개선됐으며, 시장은 혁신의 길로 들어섰다. 전력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소비자 선택권 확대라는 종착역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한국의 통신도 애초에 국영 독점에서 출발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KT가 사실상 전 영역을 지배했지만, 1990년대 들어 국제 압력과 국내 규제 완화의 흐름이 맞물리면서 균열이 생겼다. 1991년 다콤, 1997년 온세텔레콤 같은 신생 사업자들이 등장하며 국제전화 시장에 경쟁이 열렸고, 이어 장거리와 시내전화까지 개방이 확산됐다. 독점이 무너지고 다층적 경쟁이 형성되는 과정을 거치며, 통신시장은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되었다. 물론 경쟁 사업자의 진입이 곧장 효율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1997년 개인휴대통신 사업자들이 출범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은 단숨에 다섯 개 업체가 뒤엉켜 경쟁하는 구조가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기지국을 비롯한 인프라가 과도하게 증설되며 중복투자와 과잉투자 논란이 불거졌다. 고용 불안정 문제까지 뒤따르며 산업 전반이 흔들렸다. KT 역시 변화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았다. 1989년 민영화라는 길로 들어섰지만, 기존 지위를 지키려는 저항은 완강했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은 곳곳에서 표출되었다. 그럼에도 한국 통신시장의 경쟁 체제는 이런 난관을 뚫고서야 비로소 뿌리를 내렸다. 전력시장 개방을 둘러싼 논의에서 늘 방어 논리로 제기되는 망 중복투자 문제, 기존 독점 사업자의 저항, 기술적·비용적 부담을 이미 통신산업은 고스란히 겪고 극복해낸 셈이다. 그 결과 소비자는 요금 선택권과 서비스 다양성이라는 실질적 혜택을 손에 넣었고, 산업은 경쟁을 통해 혁신으로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 특히 알뜰폰(MVNO: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제도는 통신시장의 진화를 잘 보여준다. MVNO는 자체 망을 보유하지 않고 기존 이동통신사의 망을 임대해 독자적인 요금제와 서비스를 설계해 제공한다. 막대한 망 투자 비용을 감당하지 않고도 서비스 혁신과 가격 경쟁을 촉진할 수 있었기에, 소비자는 SKT·KT·LGU+라는 3대 이동통신사의 망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수십 개 알뜰폰 사업자가 내놓는 다양한 요금제 가운데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소비자 권리를 확장하고 시장 효율성을 높인 대표적 성과였다. 전력망은 물리적으로 중복 구축이 불가능하다. 송전과 배전은 국가 차원에서 통합 운영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전형적인 자연독점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이 송배전망을 토대로 공급과 판매 주체를 다양화한다면, 통신시장의 MVNO 구조와 유사한 경쟁 원리를 전력시장에도 도입할 수 있다.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전력중개사업자(aggregator)다. 다수의 발전사업자와 신재생에너지 설비, 가정용 태양광이나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분산형 전원을 하나의 '가상발전소(VPP)'로 묶어 전력시장에서 거래하거나 소매시장에 공급하는 구조다. 개별 소규모 전원이 시장에 직접 참여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중개사업자가 대신 메워주는 것이다. 둘째, 소매사업자(retailer)다. 이들은 송배전망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전력 도매시장에서 확보한 전력을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친환경 인증 전력 상품, 시간대별 차등 요금제, 맞춤형 요금제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설계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한다. 즉, 송배전망은 공공적 독점으로 두되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개방하고, 그 위에서 전력중개사업자와 소매사업자가 경쟁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소비자는 지금처럼 한전만 상대하는 획일적 구조에서 벗어나, 통신시장에서 알뜰폰을 고르듯 자신에게 맞는 전력 공급자와 요금제를 고를 수 있다. 이는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혁신적 서비스의 도입을 촉진할 뿐 아니라,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새로운 전력시장 질서를 열게 될 것이다. 전력시장 거버넌스를 개혁하지 않는 한, 요금 논란은 끝없이 반복될 것이다. 정부는 전기료 조정이라는 미봉책에 머물 것이 아니라, 전력시장에 아예 공을 넘겨 스스로 그 책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면 소비자들도 더이상 '전기세'라며 인상 마다 정부를 탓할리도 없고, 원자재 가격 하락때는 전기료도 하락하는 난생 겪어보지도 못한 호사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야말로 에너지 위기와 요금 갈등을 동시에 풀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유종민

[속보] 올해 성장률 전망치 0.9%로 조정…0.1%p↑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9%로 상향 조정됐다. 한국은행은 28일 서울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워회를 개최한 후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높였다. 지난 5월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0.7%포인트(p) 낮춘 후 다시 0.1%p 올려 잡았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로 내수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6%가 유지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2.0%로, 내년은 1.8%에서 1.9%로 변경됐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경기도, 김동연 민생투어 후속조치 발표...“美 관세 피해기업 지원 문턱 대폭 낮춘다”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민생경제 현장투어 후속조치로 관세 피해기업 지원 문턱을 대폭 낮췄다. 도는 도내 관세 피해기업 지원 대상을 수출중소기업에서 협력사까지 확대하고 지원 자격 조건 가운데 하나였던 전년도 수출액 제한 요건도 없애 더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도는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현장 수요 맞춤형 관세피해 기업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일 평택에서 열린 김 지사와 자동차 수출기업과의 현장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도가 수용하면서 마련됐다. 현재 김 지사는 평택을 시작으로 도내 구석구석을 찾아 도정 현안을 점검하고 도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는 민생경제 현장투어를 진행 중이다. 평택항 마린센터에서 김동연 지사는 자동차 기업 및 부품기업 관계자들로부터 “중소기업이 각종 지원책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지원문턱을 낮춰달라"는 건의를 받았다. 이에 따라 도는 하반기부터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수출지원 사업 공고 시 전년도 수출액 제한 요건을 없애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규격인증, 물류비 지원, 통상촉진단 등의 기존 사업은 수출실적 2000만 달러 이하, 무역위기대응 패키지는 3천만 달러 이하라는 조건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 제한이 사라진다. 친환경차 부품 수출기업 인증 지원 시에도 중소기업을 우선 선발해 정책 수혜 폭을 넓힐 계획이며 '경기기업비서'을 통해 인공지능 기반 맞춤형 정책 정보를 제공하고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과 협력해 자동차 부품기업 대상 정책설명회도 추진한다. 도는 여기에 더해 '가칭 경기도 관세피해 수출기업 경쟁력 강화 펀드(G펀드)'를 조성해 내년 초 투자조합을 결성하고 기술·시장성이 있는 중소기업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며 총 500억원 규모로 조성되고 신기술·신시장·신사업 기업에 투입된다. 관세 피해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을 위한 특별경영자금도 한층 확대된다. 기존에는 대미 수출기업이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2·3차 영세 협력사까지 포함된다. 도는 지난 4월 전국 최초로 관세 피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500억 원 규모의 특별경영자금을 편성한 바 있으며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지원 규모를 1,000억 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번에 시행하는 특별경영자금은 2·3차 협력사 등을 위해 자금을 별도 배정해 영세기업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관세 피해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복잡한 규제와 행정 절차상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규제 개선'도 병행된다. 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도내 제조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규제 발굴 및 개선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기업·연구기관·공공기관·기업옴부즈만 등이 참여해 실효성 있는 개선책을 마련한다. 정두석 경기도 경제실장은 “이번 후속조치는 지난 20일 평택 자동차 관계 기업 간담회 현장에서 나온 기업들의 생생한 의견을 바탕으로 추진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건의사항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정책과 제도 개선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꼼꼼히 챙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전재수 해수부 장관, 부산시장·대권 주자 도약 시험대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전재수(54) 해양수산부 장관이 본격적으로 임기를 시작하면서 해양·수산 정책 성과는 물론 향후 부산시장 선거와 더 나아가 대권 주자로서 가능성이 주목받는다. 전 장관은 지난달 24일 취임사에서 '해양 강국 실현'을 내세우며 부산항 북항 재개발, 신항 스마트 물류체계 구축, 수산업 디지털 전환, 해양 신산업 육성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곧 부산 경제와 직결되는 사안들인데, 전 장관의 성과 여부가 지역 민심과 향후 정치 행보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은 이번 장관 기용을 민주당의 차세대 영남 주자 육성이라는 맥락으로 본다. 민주당은 부산·울산·경남(PK) 지역서 뚜렷한 대권급 정치인을 배출하지 못한 상황이다.전 장관이 해양 산업 성과를 눈에 띄게 보여주면 자연스럽게 차기 부산시장 후보군의 최전선에 설 수 있다. 부산시장 선거 구도도 점차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박형준 현 시장의 3선 도전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내 후보군으로는 5선 이력과 시장 출신의 서병수 북구갑 당협위원장이 거론된다. 민주당에서는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 박재호 의원 등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이들보다는 전재수 장관이 중앙정부 장관 경력에서 우위를 갖고 있어 '민주당 대표 후보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더 나아가 전 장관이 대권 주자로 도약할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해양산업과 수산업은 부산을 넘어 국가 경제 전략과 직결되는 만큼, 전 장관이 이를 국가적 비전으로 제시한다면 단순한 지역 정치인을 넘어 '실무형 대권주자'라는 새로운 서사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민주당 내 굵직한 대권 주자들과의 경쟁, 중앙정치 무대에서의 비교적 낮은 인지도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이다. 그럼에도 산업 성과와 지역 기반을 결합해 '영남 출신 민주당 대권 주자'라는 틀을 만들어 낸다면, 민주당이 그동안 취약했던 부산을 포함한 영남권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재수 장관의 성과는 단순히 해양수산 정책을 넘어, 곧 부산의 정치지형과 민주당의 전국 전략을 가늠할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 장관은 1971년 경상남도 의령군에서 태어났다. 부산 구덕고에 이어 동국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 학사, 동국대 대학원 정치학과 석사를 졸업했다. 2000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막내 비서 격으로 정치권에 발을 내딛었다. 부산에선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인사로 꼽힌다. 그의 정치 행보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05년 부산 북구청장 선거와 2008년·2012년 국회의원(북갑) 선거에 출마해 연이어 낙선한 뒤 네번 째 도전에서 첫 당선을 이뤄냈다. 그는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 당선된 이후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부산에서 내리 3선을 수성한 유일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다. 전 장관은 탄핵 과정에서 발생한 조기 대선에서 당 선거대책위원회 북극항로개척추진위원장을 맡았다. 이 때 북긍항로 개척을 위한 해양 공약을 제시한 바 있는데, 새정부가 들어서자 그를 해수부 장관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하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인터뷰] 전재수 해수부 장관 “해수부 이전, 북극항로 시대를 여는데 집중”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탄핵 속 출범한 새정부는 집권하자마자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그 중심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은 전재수 해수부 장관이 있다. 전 장관은 보수세가 강한 부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내리 3선 국회의원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부산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임무를 맡은 장관에다 부산서 유일한 3선 의원으로서 그의 행보에 기대가 매우 크다. 은 지난 26일 전 장관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 해수부 부산 이전 시 직원들이 제대로 정착하고 지역 사회 활성화에도 기여하기 위해서는 실효적인 직원 지원 대책을 설명해 달라. ▲전 장관은 “직원들이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주 대책 등을 부산시 등과 협의 중이며 조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직원들이 안심하고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두터운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안은 마련됐으며,직원의 주거 안정과 자녀의 성공적인 정착과 적응을 위한 방안을 부산시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또 “조속히 협의를 마무리하여, 직원들이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 북극항로 시범운항과 관련한 중장기 로드맵은? ▲ 전 장관은 “내년 여름에 시범운항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극항로의 가능성을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내년에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추진할 계획이다"며 “북극항로는 이미 배가 다니고 있는 항로이며, 중국선사는 작년에만 35회나 북극항로를 운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선사도 총 5회 북극항로를 운항한 바 있으나, 시간이 흘러 새로운 운항 경험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도 시범운항을 철저하게 준비하여북극항로 시대가 이미 도래하였음을전 국민과 기업에게 알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시범운항을 통해 얻은 노하우는국적선사에게 적극적으로 공유하여시범운항을 계기로북극항로 운항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부처 간 협력과 민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관계 부처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북극항로위원회'와 이를 지원할 정부 내 전담조직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해사법원과 동남권 투자공사 부산 설립과 관련한 투자 재원 등 계획도 설명해 달라. ▲ 전 장관은 “해사전문법원과 동남권투자공사 설립과 관련된 법안들이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집적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해수부의 연내 부산 이전과 함께 해사전문법원과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등 동시다발적으로 압축적으로 진행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사전문법원, 동남권투자공사가 속도감 있게 설립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HMM 매각 작업 중단 배경과 해운 대기업 유치를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 전 장관은 “매각만이 유일한 방안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HMM 지배구조 개선은 국내 해운산업 발전을 최우선에 두고 추진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이를 위해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관계기관과 면밀히 협의 후 지배구조 개선 과제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운 대기업 유치를 위해 이전 기업 인센티브 제공 등을 위한 관련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 지자체, 지역사회, 해운업체 등이 참석하는 이전협의회도 구성하여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협의회를 통해 해운업체 등 관계자 의견을 청취하고 이전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방안도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다. - 지역에서는 장관으로 체급을 키운 뒤 내년 지방선거의 부산시장 출마에 나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 전 장관은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하여 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엔진을 장착하기 위해 실적과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수부 장관으로서 지금 저에게 주어진 소명은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해양수도권'을 조성하여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엔진을 하나 더 장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단히 몰입적인 사람이라서다른 곳에 시선을 돌리지 않고, 하나의 성장엔진으로 위태롭게 날고 있는 대한민국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실적과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는 “북극항로 시대를 잘 준비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엔진을 만들 수 있는 장관이 되겠다"고 했다. 또 “북극항로 시대를 잘 준비하고 선도하여 한반도 남단 여수, 광양, 부산, 울산, 포항에 이르는 북극항로 경제권역을 만들어서, 대한민국의 성장 엔진을 하나 더 만들 수 있는 해양수산부 장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213만명에 평균 131만원 환급”…본인부담상한제 28일부터 지급

2024년 한 해 동안 의료비 상한액을 넘겨 낸 환자들이 이달 말부터 초과분을 돌려받는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7일 지난해 진료분에 대한 본인부담상한액을 확정하고 오는 28일부터 환급 절차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환자가 1년 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된 진료비를 일정 한도 이상 지출하면, 그 초과 금액을 공단이 보전해주는 제도다. 2024년 기준 상한액은 소득수준에 따라 최소 87만원에서 최대 1050만원으로 정해져 있다. 이번 정산 결과 총 213만5776명이 대상자로 확정됐으며 지급 규모는 2조7,920억 원에 이른다. 1인당 평균 환급액은 약 131만원이다. 수혜자의 대부분은 저소득층과 고령층이었다. 소득 하위 절반에 속하는 190만여명이 환급 대상에 포함돼 전체 인원의 89%를 차지했고 이들이 돌려받는 금액만 2조1,352억원으로 전체 지급액의 4분의 3이 넘었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121만여명, 1조8,440억원으로 각각 전체의 56.7%, 66%를 기록했다. 지급 절차는 두 갈래로 진행된다. 동일 요양기관에서 이미 최고상한액(2024년 기준 808만원)을 초과한 환자 2만5703명은 총 1,607억원이 선지급됐다. 나머지 213만여명 가운데 사전 등록계좌가 있는 108만5660명은 별도 신청 없이 입금되고 계좌가 없는 대상자는 안내문을 받은 뒤 온라인, 모바일 앱, 팩스, 우편, 방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신청해야 한다. 환급 규모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에는 166만명, 2조2,471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01만명, 2조6,278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각각 213만명, 2조7,920억원으로 확대됐다. 실제 사례도 공개됐다. 70대 A씨는 지난해 진료비 중 1655만원을 본인 부담했지만 소득 1분위 상한액(87만원) 적용으로 1356만원을 돌려받게 됐다. 40대 B씨 역시 중증난치질환 치료로 2294만원을 냈으나 최종 정산에서 소득 4분위 상한액(167만원)이 적용돼 912만원을 환급받았다. 보건복지부 권병기 필수의료지원관은 “본인부담상한제가 저소득층,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의료안전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예상치 못한 의료비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께 본인부담상한제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바란다"라며 “공단은 국민 여러분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늘 곁에서 함께 하며 제도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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