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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9%에 혹했는데”...청년미래적금, 따져볼 건 따로 있었다

연 19%대 수익 효과를 앞세운 '청년미래적금'이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청년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 기여금 확대와 비과세 혜택, 기존보다 짧아진 만기 구조까지 더해지며 '고금리 정책 적금'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실제 체감 수익은 개인별 우대금리 충족 여부와 재직 조건, 중도해지 가능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가입 전 세부 조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회초년생 특성상 이직과 재취업이 잦은 만큼 일부 가입자는 안내된 최고 수준의 혜택을 온전히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 14일 청년미래적금의 내달 출시를 앞두고 상품의 세부 구조와 청년도약계좌 갈아타기 지원 방안 등을 공개했다. 청년미래적금은 만 19~34세 청년이 월 최대 50만원씩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는 3년 만기 정책형 적금이다. 정부 기여금과 은행 이자 소득을 함께 얻을 수 있고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최고 금리 연 8%를 기준으로 매달 50만원씩 3년 동안 총 1800만원을 납부했을 때 일반형은 최대 2138만원, 우대형은 2255만원까지 수령할 수 있다. 정부는 각각 연 14.4%, 연 19.4%의 단리 적금상품 가입에 따른 수익과 비슷한 효과라는 설명이다. 정부가 추가 지원한 '정부 기여금'과 15.4% 이자소득세에 대한 비과세 구조가 더해지며 실수령액이 커지는 것이다. 이번 청년미래적금은 정책형 청년 적금 중에선 다소 공격적으로 설계된 편이다. 기본 금리는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정부 기여금이 최대 6%에서 12%로 대폭 커지면서 전체 수익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5년 유지 조건으로 자금이 오래 묶여야 했던 점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했지만 유지기간이 3년으로 단축됐다. 이에 초반 관심도가 높고 출시 직후 신청자가 몰릴 수 있지만 가입 시 조건 등을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청년미래적금으로의 갈아타기(환승)의 경우 내달 최초 가입 기간에만 단 한 차례 허용하고 있다. 청년도약계좌와 청년미래적금은 중복 가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먼저 '연 19% 효과'라는 설명에 대한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대 19% 금리 산출에는 기본 5% 금리보다 높은 우대 포함 7~8%의 최대 금리로 세팅됐다. 은행의 세부 우대 조건은 아직 미공개로, 실제 체감금리가 이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남아있다. 현재는 소득조건으로 0.5%p, 재무상담 이수로 0.2%p를 제공하는데 나머지 1~2%p는 은행마다 조건이 상이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우대 조건은 각종 과금의 자동이체·급여이체부터 카드 사용 실적, 첫 거래 등 여러 조건을 충족시킨 뒤 조합해야 합산 금리 혜택이 커진다. 카드를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해야 하는 등 달성이 까다로운 조건이 들어갈 경우 기대 금리는 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대형의 경우 충족 조건이 실제 고용 환경과 비교해 달성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혜택을 받는 범위가 생각보다 좁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우대형은 총급여 3600만원 이하 중소기업 재직 청년이 대상이며 만기 한 달 전까지 총 29개월 이상 중소기업 재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가입 기간 내 이직은 2회까지 허용한다. 만일 첫 직장에서 이직 등을 이유로 사직을 하게 된다면 재취업에 성공하기 전까지 비어있는 시간으로 인해 3년 만기 중 29개월의 근속기간을 채우기 어려울 수 있다. 납입 중 대기업으로 이직하거나 만기 직전 재취업에 의한 근무 공백이 생길 경우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회 초년생인 20대가 청년미래적금의 대다수 가입자인 만큼 계약직 고용으로 인한 이직이나 재취업이 잦고 근무 공백이 자주 발생할 수 있어 성실하게 납입을 이어가더라도 우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질병이나 사고로 등 불가피한 사유 발생 시 근속 요건을 인정해 주는 예외 조건도 현재로선 따로 제시되지 않았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인 만큼 기업 장기 재직에 대한 조건이 완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에서 장기간 근무하다 만기 직전 대기업으로 이직하거나, 계약 종료 이후 재취업 과정이 길어지는 경우는 20~30대 초반 청년층에서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해지할 경우 기대수익은 기존 5년 상품 대비 더 낮아졌다. 돈을 묶어두고 굴리는 시간이 짧아질수록 장기 복리효과가 낮아져 쌓이는 수익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결혼이나 전세자금 마련, 출산 등의 이슈가 발생하기 쉬운 청년층은 36개월 기간 내 중도해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에 정부기여금과 우대혜택 축소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앞선 청년도약계좌 역시 이같은 이유로 높은 중도이탈률를 보였다. 대기업에 다니거나 전문직, 고연봉을 받는 사회 초년생들의 경우는 혜택이 크지 않다. 연봉 6000만~7500만원 구간은 정부기여금이 제공되지 않고 비과세만 적용된다. 관계자는 “청년도약계좌 대비 짧고 강한 성격의 상품이지 상위 호환은 아님에 주의해야 한다"며 “자금이 묶이지만 주식과 달리 자산증식 속도가 제한적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하고, 해당 상품은 사회초년생으로서 저축 습관화와 종잣돈 형성을 돕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보험사 자본관리 난이도↑...돌파구로 뜬 ‘자산집약형 재보험’

보험사의 자본관리를 돕는 방안으로 자산집약형 재보험이 떠오르고 있다. 과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보험상품이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제도 하에서 요구자본을 늘리고 있으나, 공동재보험 활용 등 그간 거론된 부채관리 솔루션이 시장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6월 72%였던 생명보험 기본자본 비율은 지난해 9월 59%로 떨어졌다. 손해보험업권도 51%에서 43%로 낮아졌다. 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도입 이후 가용자본이 감소한 것 역시 수치 감소를 야기했다. 기본자본을 구성하는 이익잉여금·기타포괄손익누계액도 줄어든 탓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기존 킥스 비율과 달리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을 동원하기 어렵다. 일부가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이 있으나, 발행이 까다롭고 인정되는 비율도 높지 않다. 결국 '분모'에 해당하는 요구자본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미국·영국 등 주요국에서 자산집약형 재보험 시장이 커지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보험·투자 위험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재보험계약으로, 주로 연금보험이 거래 대상이다. 노후자산을 불리려는 고객들과 수익성 제고에 나선 보험·재보험사들의 이해관계가 자산집약형 재보험 시장에서 맞물리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보험 부채 가치평가 방식을 원가에서 시가로 바꾼 일본에서 자산집약형 재보험 시장이 커지고 있다. 고금리 확정형 보험계약을 재보험사로 이전해 금리 위험을 줄이고 자본관리 부담을 낮추려는 행보를 벤치마킹 할 수 있다는 이유다. 보험사는 이차역마진이 생기는 보험계약을 이전해 부담을 낮추고, 리스크 완화로 생긴 여유자본으로 인수합병(M&A)을 단행해 몸집을 키우거나 신사업 투자를 강화할 수 있다. 재보험사는 신규 계약 체결 비용 없이 운용자산 규모를 늘릴 수 있다. 거래 형태는 크게 과거 판매한 보험계약을 일괄 이전하는 블록형과 신규 보험계약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이전하는 플로우형으로 나뉜다. 주요국 사례와 비슷하게 국내에서도 우선 블록형 거래를 중심으로 초기시장이 형성되고, 이후 플로우형 거래가 확대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연금보험을 찾는 고객 증가가 시장 확대를 견인하는 중으로, 방카슈랑스 활용도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방카슈랑스는 연금보험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채널로, 금융지주들도 비이자수익 확대 차원에서 힘을 주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외부에서도 지원사격을 바랄 수 있는 셈이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서 고객기반이 넓어지고 있으며, 이를 공략하기 위한 경쟁력 있는 연금보험 개발 등 선순환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자산집약형 재보험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평가다. 오히려 또다른 리스크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간 사모신용을 비롯한 대체투자를 통한 수익률이 글로벌 시장을 이끌었으나, 최근 환매 요청이 급증하는 등 해당 분야에서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보험사의 계리·모델평가·자산운용을 비롯한 분야 전문성이 향상되고, 감독당국이 이를 모니터링하지 못하면 시스템 차원에서 생기는 리스크에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 시장이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성장한 점도 언급된다. 금융당국과 정부가 최근 국내에서 벌어진 금융사 해킹사고, 홈플러스 사태, 보험사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사모펀드에 냉담한 자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이 육성되기 위해서는 다른 루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까닭이다.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산집약형 재보험 거래로 인한 효과를 전략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재보험 거래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신용·환수위험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위험관리 수단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외국계 재보험사 국내 지점의 국내자산 보유 의무를 비롯한 제도에 대해서는 보험계약자 보호-시장 활성화간 균형을 고려해 개선 여부를 정책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대출 문턱 높다더니”...주담대 증가폭 8개월 만에 최대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빠르게 불어나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두 달째 이어졌다. 연초 잠시 주춤했던 대출 흐름이 수도권 주택 거래 회복과 맞물려 다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반면 증시 강세 영향으로 투자자들의 대출 상환이 이어지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정책모기지론 포함)은 117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2조1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으로, 올해 1~2월 감소 흐름을 보였던 가계대출은 3월 반등한 데 이어 4월 들어 증가세가 더 가팔라졌다. 가계대출 확대를 이끈 것은 주택담보대출이었다. 4월 말 주담대 잔액은 937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연초 이후 늘어난 주택 거래와 아파트 분양 관련 중도금 수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대출 수요는 둔화했지만 전체 주택 관련 자금 수요가 커지면서 증가 전환했다. 반면 기타대출 잔액은 236조5000억원으로 6000억원 줄었다. 증시 상승 흐름 속에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대출 상환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 집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3조5000억원 증가하며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권에서 2조2000억원, 2금융권에서 1조3000억원 각각 늘었다. 다만 상호금융권 증가 폭은 전월 대비 축소됐고 보험사,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대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5조5000억원으로 전월(3조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반면 신용대출 감소세가 심화되면서 기타대출은 한 달 만에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섰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시장은 가계대출 선행지표"라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물이 거래되면서 주택가격 상승 폭과 거래량이 함께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권의 대출 관리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가계대출이 당분간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어 안정 흐름이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은 증가 폭이 더 컸다. 4월 말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397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0조7000억원 늘었다.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와 함께 은행권의 기업대출 영업 확대가 맞물린 영향이다. 중소기업 대출은 5조7000억원, 대기업 대출은 5조원 각각 증가했다. 대기업의 경우 회사채 상환과 배당금 지급 수요, 분기 말 일시 상환분 재취급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은행 수신은 감소했다. 4월 은행 예금은 한 달 새 6조8000억원 줄었다. 기업들의 부가세 납부와 배당금 지급 등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수시입출식예금이 18조8000억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반면 정기예금은 일부 은행들의 법인자금 유치 영향 등으로 증가 전환했다. 반대로 자산운용사 수신은 급증했다. 4월 자산운용사 수신은 99조6000억원 늘며 2004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코스피 강세 흐름 속에 주식형펀드로 55조7000억원이 유입됐고 MMF 역시 24조5000억원 증가했다. 채권형펀드와 기타펀드도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매달 갚기도 벅찬데”...금리 인상 압박에 떨고 있는 차주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가계와 자영업자의 대출 상환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차주들은 금리가 소폭만 올라도 연간 이자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한국은행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2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차주 1인당으로 환산하면 평균 16만3000원 수준이다. 금리 상승 폭이 확대될수록 부담도 가파르게 늘어난다.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전체 가계 이자 부담은 6조4000억원 증가하고, 차주당 추가 부담은 평균 32만7000원으로 계산됐다. 0.75%포인트 상승 시에는 전체 부담 규모가 9조7000억원, 1인당 부담은 49만원까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추정치는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에 변동금리 대출 비중 약 64.5%를 반영해 산출됐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은 185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2.8% 늘어난 수치로, 관련 통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가계부채는 최근 수년간 꾸준한 증가 흐름을 이어왔다. 2019년 말 처음으로 1500조원을 넘어선 뒤 상승세가 지속됐으며, 2024년 1분기 일시적으로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이후 다시 확대 흐름이 이어졌다.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 취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자영업자의 연간 이자 부담은 총 1조8000억원 늘어난다. 차주 1인당 평균 증가액은 약 55만원으로 가계 차주보다 훨씬 크다.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경우 자영업자 부담은 3조5000억원 늘어나고, 1인당 추가 이자는 평균 110만원 수준으로 확대된다. 0.75%포인트 상승 시에는 전체 부담 증가액이 5조3000억원, 차주당 부담은 165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 다중채무자들의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이들의 이자 부담은 총 1조1000억원 증가하고, 차주당 연간 부담은 평균 64만원 늘어난다. 금리가 0.75%포인트 상승할 경우에는 1인당 부담 증가액이 192만원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중채무자는 가계대출 금융기관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를 합한 값이 3개 이상인 차주를 뜻한다.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잔액은 647조7000억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59.3%를 차지했다. 자영업자 10명 중 6명가량이 취약 차주에 해당하는 셈이다. 다중채무자 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부채 규모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164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2.7% 줄었지만,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약 3억9000만원으로 변동이 없었다. 한은은 앞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지방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이나 금융자산 가격 조정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부채 규모가 큰 고위험 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한국씨티은행, 1분기 순이익 1328억원...8년 만에 최대 실적, 비결은

한국씨티은행이 1분기 당기순이익 1328억원으로 2018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외환, 자본시장, 증권서비스 등 핵심 사업 부문에서 비이자수익을 확대한 결과다. 17일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총수익 3305억원, 당기순이익 132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총수익은 23%, 당기순이익은 61% 늘었다. 특히 외환/파생상품/유가증권 관련 수익 등 기업금융 중심의 비이자수익이 22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이자수익은 1년 전보다 26% 감소한 1042억원이었다. 유명순 한국은행장은 “한국씨티은행은 지정학적 갈등, 금리 및 환율 변동성 증대와 같은 도전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도, 2018년 이래 최고의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며 “이는 씨티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탁월한 시장 대응력을 기반으로 당행이 전략적으로 주력해 온 외환, 자본시장, 증권 서비스 등 핵심 사업 부문에서 비이자 수익을 대폭 확대한 결과"라고 밝혔다. 1분기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1564억원이었다. 대손비용은 환입 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다. 기업금융 부문의 대손비용이 줄어든 영향이다. 올해 3월 말 현재, 총대출금은 9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 감소했다. 현재도 진행 중인 소비자금융 부문의 단계적 폐지로 인해 총대출금이 줄었다. 예수금은 21조원으로 기업금융 부문의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은 0.98%, 자기자본순이익률은 9.73%였다. 1년 전보다 각각 0.26%포인트, 3.81%포인트 올랐다. 올해 3월 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28.12%,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27.20%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3%포인트, 5.1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시장 변동성 심화, 고객 수요 증가로 파생상품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한 것이 주 요인이다. 유명순 행장은 “한국씨티은행의 이번 실적은 씨티그룹의 전략과 운영 방향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결과"라며 “당행의 지속적인 가치 창출 역량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국시장과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최적의 금융 솔루션을 제공해 기업 고객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신뢰받는 금융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코스피 과열 우려 속 급락…“기존 긍정론 유지할 때” [주간증시]

지난주(11~15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며 8000선을 돌파한 후 이내 하락 전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관련 강경 발언과 미국 금리 상승 부담이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내 증시에 대한 기존의 긍정적인 전망을 바꿀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란 전쟁 평화협상에 대해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고 시중 금리가 상승하던 상황에서 나왔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첫 거래일인 1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32% 급등한 7822.24를 기록하며 단숨에 8000선을 목전에 뒀다. 12일에는 2.29% 하락 전환했지만, 13~14일 잇달아 상승하면서 8000선 턱 밑까지 올랐다. 다만 마지막 거래일인 15일에는 6.12% 하락하면서 7493.18까지 내려앉았다. 수급으로 보면 외국인은 5거래일간 연속 매도했다. 한주간 외국인은 19조9930억원 규모의 물량을 쏟아냈다. 반면 개인·기관은 이를 받아내며 지수를 받쳤다. 지난주 초중반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반도체와 자동차주가 강세를 보이며 시장을 주도했다. 특히 자동차 업종의 주가 강세가 두드러졌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 기대감이 직접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5일의 경우 반도체는 부진했으나, 로봇과 2차전지가 강세였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보틱스 자회사인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 여부가 다음달 중으로 결정될 것이란 언론 보도가 주가 상승의 트리거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15일 반도체 종목이 크게 빠지며 코스피지수 낙폭이 확대됐다. 장중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다.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이 전 거래일 대비 5% 이상 하락한 후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된다. 시장 과열을 완화하기 위해 프로그램 매매가 5분간 중단된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에 대한 기존의 긍정적 전망을 바꿀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기대치가 여전히 높다는 판단에서다. 박기량 삼성증권 연구원은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반도체 업종의 이익 모멘텀은 견조하다"며 “향후 시장은 거시적 변수가 심화될수록 역설적으로 이익 체력이 튼튼한 반도체 주도주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등 증시 주도주에 대한 단기적 대안 확보를 위해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밸류체인 내에서 확산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통신장비·2차전지·신재생에너지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는 22일 일반인 대상으로 판매되는 국민성장펀드가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모집액 6000억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는 AI 반도체와 바이오, 2차전지 등 전략산업 육성이 목적이다. 정부가 손실을 우선 부담하는데다, 세제혜택도 주기 때문에 투자자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000억원이 특정 테마나 중소형주에게는 작지 않은 규모"라며 “150조원 프로젝트의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후속 투자 기대가 중소형주 수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피의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요소로 지목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코스피지수 50일선 이격도는 200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50일선 이격도는 현재 주가가 50일 이동평균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당일 주가를 해당일의 이동평균 주가로 나눈 뒤 100을 곱해 계산)다. 이 지표가 높을 경우 투자자는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해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등 주요 기업 실적발표가 마무리돼가고 시선이 매크로로 이동하는 가운데 지정학, 금리 등 불편한 요인이 부각된 점은 오늘 하락이 단발성이 아닐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앱보다 지점” 택한 美 은행들...한국은 점포 줄이기 한창

미국 월가 최대 은행 중 한 곳인 JP모건 체이스를 비롯한 미국 주요 은행들이 최근 영업점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영업점은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고 예금 기반을 확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영업점 통폐합에 속도를 내는 국내 은행과 대비된다. 16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JP모건 체이스는 올해 30개 이상 주(州)에서 160개 이상의 지점을 추가로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체이스 브랜드 기준으로 하와이, 알래스카를 제외한 모든 주에 지점을 운영 중이다. 영업망 확대는 미국 전체 소매예금의 15%를 확보하겠다는 목표와 연계된 전략이다. JP모건 체이스는 지점을 신규 고객 유입, 예금 기반 확대, 자산관리 고객 확보, 중소기업 거래 확대, 브랜드 가시성 제고 등과 연결된 핵심 영업 인프라로 활용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도 최근 오프라인 영업망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작년에 약 50개 지점을 신규 개설하고, 약 150개의 기존 지점을 개보수했다. 해당 은행은 내년 말까지 150개 이상의 신규 금융센터를 개설할 계획이다. 피프스 서드 뱅크(Fifth Third Bank)는 2018년 이후 172개 지점을 신규 개설하고, 71개 지점을 업그레이드했다. 주영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점 확대 전략은 특정 은행의 예외적 선택이 아닌 예금 확보 경쟁, 신규 시장 진입 필요성에 대응하는 공통 전략으로 확산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금융소비자들은 여전히 대면 은행거래를 선호하고 있다. 미국 고객의 3분의 2 이상은 은행 지점과 가까운 곳에 거주하기를 원한다는 조사도 있다. 지점을 금융회사의 안정성과 건전성을 확인하는 접점으로 여기는 것이다. 이와 달리 우리은행을 비롯한 국내 시중은행들은 점포 폐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됐기 때문이다. 은행 점포 숫자는 2018년 말 6794개에서 2022년 말 5831개, 올해 3월 말 현재 5522개로 급감했다. 실제 우리은행은 오는 7월 6일자로 37개 영업점을 인근 영업점과 통합할 계획이다. 대상 영업점은 GS타워금융센터, 강남지점, 갤러리아팰리스지점, 광교신도시지점, 김포산단지점 등이다. 그러나 은행 점포 수가 이미 많지 않은 인구 감소지역은 도시지역에 비해 점포 폐쇄로 인한 불편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작년 9월 말 기준 성인인구 10만명당 점포 수는 12.7개로, 2023년 말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5.5개를 밑돈다. 서울은 1㎢당 점포 수가 4.23개에 달하지만 시·도 지역은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부 2개 미만이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밥값, 주유비 무섭다”...‘생활밀착 카드’ 몰리는 소비자들

일상생활에서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 카드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중동전쟁과 고환율을 비롯한 악재가 물가 상승을 촉진하면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들이 가정의 달 5월과 이후 도래하는 휴가시즌에 지출이 확대되는 점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16일 신용카드플랫폼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최근에는 '카드의정석 SHOPPING+'(우리카드)와 'iD SELECT ALL'(삼성카드)가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인기차트는 신용카드 상품조회수와 신청전환수가 반영된 것으로, 두 카드가 월간·주간차트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다. 카드의정석 SHOPPING+는 온·오프라인쇼핑 10% 청구할인, 간편결제 5% 추가할인, 주말 주유시 리터당 60원 청구할인, 스타벅스 10% 청구할인 등을 탑재했다. iD SELECT ALL의 경우 아파트관리비·통신요금 10% 할인, 음식점·편의점·주유 7% 할인을 비롯한 혜택 중 원하는 영역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디지털콘텐츠(넷플릭스·유튜브·티빙·디즈니+)와 쿠팡와우/네이버플러스멤버십 정기결제 50% 할인, 해외 2% 결제일 할인도 제공한다.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카드에 대한 니즈도 크다. 외식 혜택을 필요로 하는 고객이 'Mr.Life'(신한카드)·'My WE:SH'(KB국민카드), 고유가로 주유 부담을 많이 느끼는 고객은 'Discount Plan+'(신한카드), '현대카드O', 'CLUB SK'(하나카드) 등을 찾는 이유다. 항공권 혜택의 경우 'iD GLOBAL'(삼성카드), '대한항공카드 060'(현대카드), 'JADE Classic'(하나카드), 'the OPUS silver'(우리카드)를 비롯한 상품의 검색량이 많았다. 유류할증료 부담을 느끼면서도 가족여행 등을 떠나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향후에도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혜택 종류와 크기가 선호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 하향안정화가 당분간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6%로 전월 대비 0.4%포인트(p), 생활물가상승률은 2.9%로 0.6%p 상승했다. 밥상물가 등이 전체 평균 보다 크게 높아진 셈이다. 한은은 이번달 물가상승률이 지난달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시행 중인 석유가격최고제가 단기적인 충격을 완화하고 있으나, 오히려 매크로 환경이 개선된 상황에서 국민경제의 체감도를 낮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사와 주유소로서도 그간 입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행보를 가져가면서 주유비 관련 카드가 앞으로도 주목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진행하는 각종 이벤트를 활용하면 더욱 부담을 낮출 수 있다"며 “카드 상품에 어떤 혜택이 담기고 빠지는지를 보면 국민경제의 흐름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반도체 ETF, 단순하게 딱 세 가지로 나눠봐라”…삼성운용 정재욱 팀장[ETF딥다이버]

올해 국내 증시는 반도체를 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반도체 신상품이 연일 나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압축형 ETF부터 커버드콜, 채권혼합형, 소재·부품·장비를 담은 상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선택지가 넓어진 만큼 투자자 고민도 커지고 있다. 정재욱 삼성자산운용 ETF운용3팀장은 반도체 ETF 투자법에 대해 “결국 단순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대표주 ETF, 소부장 ETF, 산업 전반 ETF 등 세 가지로 나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KODEX200, AI반도체TOP2플러스, AI반도체핵심장비, AI전력핵심설비 등을 운용 중인 정 팀장을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삼성자산운용 본사에서 만나 반도체 ETF 투자 전략과 AI 반도체 시장 전망을 들었다. 수많은 반도체 ETF는 이름만 비슷할 뿐 담고 있는 종목과 전략은 제각각이다. 정재욱 팀장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본인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누면 된다"며 세 가지 분류를 제시했다. 첫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표 종목에 집중하는 압축형 ETF, 둘째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ETF, 셋째는 반도체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ETF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높인 압축형 ETF를 기본 축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한국 증시 자체가 반도체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반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도 삼성전자·하이닉스 중심 ETF 비중을 60~70% 정도 가져가고, 나머지를 소부장 ETF로 채우는 방식이 가장 정석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 업황이 강하면 삼성전자·하이닉스 비중을 더 높이고, 이후 낙수효과가 기대되는 시점에는 소부장 ETF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시장 흐름을 따라가기 좋다"고 덧붙였다. 최근 ETF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절반 가까이 담은 '압축형 ETF'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ETF 본연의 분산 투자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 팀장은 “현재 시장 자체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이를 집중 투자라고만 보기는 어렵다"며 “압축형 ETF와 소부장 ETF를 함께 조합하면 충분히 분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인 테마 ETF는 산업 전체를 한 상품으로 담는 경우가 많지만 반도체 ETF는 이미 산업 전반·압축형·소부장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며 “투자자들이 여러 ETF를 조합하면서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반도체 ETF 시장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조차 단기 급등 후 차익 실현 매물에 하루에도 5~6%씩 빠지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과열' 논란도 커지고 있다. 정 팀장은 이에 대해 '변동성과 구조적 성장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정 팀장은 “주가는 단기적으로 5~10%씩 조정받을 수 있지만 중요한 건 실적과 산업 성장"이라며 “AI는 이미 대중화 단계로 진입했고, 사용량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이맘때만 해도 AI 쓰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오히려 안 쓰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며 “AI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 만큼 결국 관련 인프라 투자도 계속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산업이 성장하려면 결국 더 많은 연산 능력과 반도체가 필요하다"며 “AI와 반도체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고 강조했다. 국내 반도체와 미국 반도체 중 어느 쪽이 더 유망하냐는 질문에는 “둘 다 가져가는 게 정답"이라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한국 반도체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설계 중심, 한국은 메모리 제조와 부품 공급 중심이라는 차이가 있다"며 “다만 현재 한국 시장은 전반적인 재평가 구간에 들어와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한국 반도체가 더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3일 KODEX AI반도체 명칭을 AI반도체TOP2플러스로 바꾸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중을 절반으로 늘리고 삼성전기를 신규 편입했다. 정 팀장은 “시장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ETF도 계속 변화해야 한다"며 “반도체 ETF를 한 번 출시하고 그대로 두는 것이 아니라 시장 변화를 얼마나 빠르게 반영하느냐가 운용 성과를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편입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전통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인식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기판과 AI 관련 밸류체인에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시장 구조 변화가 지수에 반영된 사례"라고 말했다. 오는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하루 수익률 기준 2배로 추종하는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도 8개 운용사가 일제히 출시할 예정이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흥미로운 상품이지만 운용 측면에서는 생각보다 어려운 상품"이라며 “국내 시장은 가격제한 폭 제도 등 여러 제약이 있기 때문에 단순한 상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강한 투자자에게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단기적으로 활용하기 좋은 상품"이라면서도 “레버리지 ETF 특성상 변동성이 누적되면 기대했던 수익률과 실제 성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 보유보다는 짧게 활용하는 전략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가 늘어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유동성도 더 확대될 수 있다"며 “선물을 활용하던 기관 투자자에게도 새로운 대체 수단이 생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소부장 ETF에 대한 관심도 앞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 상당수가 특정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개별 종목 투자 부담이 크다"며 “ETF는 중소형 반도체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를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목받는 반도체 커버드콜 ETF와 채권 혼합형 ETF에 대해서도 “투자자 수요가 매우 강하다"고 평가했다. 정 팀장은 “반도체는 성장성이 높지만 변동성도 큰 산업인데, 채권을 혼합하면 연금 투자와 궁합이 좋아진다"며 “과거에는 왜 이런 상품이 없었나 싶을 정도로 연금 시장에 적합한 구조"라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11일 상장한 반도체타겟 위클리커버드콜ETF에도 출시 하루 만에 개인투자자 자금 1359억원이 몰리며 패시브형 ETF 가운데 가장 큰 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정 팀장은 “반도체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여전히 매우 높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라며 “해외 투자자들 역시 한국 반도체 ETF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TF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운용사의 핵심 역량은 결국 투자자 수요를 얼마나 빠르게 읽어내느냐에 달렸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 유튜브, 해외 리서치, 매매 데이터, 글로벌 산업 흐름 등을 모두 본다"며 “AI전력핵심설비 ETF 역시 해외에서 AI 전력 병목 이슈가 먼저 부각되는 흐름을 보고 상품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ETF는 결국 투자자 수요와 산업 성장성이 만나는 지점에서 성공한다"며 “AI와 반도체는 지금 그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대표 산업"이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부진한 참여율에 정부 칼 뺐다…올해 말부터 ‘실손24’ 이용처 확대

정부가 '실손24'의 미참여 업체를 대상으로 불공정 행위를 조사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에 들어갈 방침이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서비스인 '실손24'가 지난해 10월 의원과 약국을 포함해 본격 시행에 들어갔지만, 전산업체 등의 참여율 저조로 이용자 체감 편의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공정위원회가 실손24 미참여 전산업체 담합 여부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금융위와 공정위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손해보험협회에서 관계부처 점검 회의를 열고 전산화 참여 거부 업체의 불공정 행위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서비스카르텔조사과와 업계 상황 파악에 나서는 한편 금융위는 미참여 업체 대상 과태료 신설 등 제도 개선을 검토한다. 실손24는 앱(실손24)을 통해 서류 없이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 청구 시 병원에서 진료비 영수증과 처방전 등을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해야 하는 불편으로 인해 미청구 보험금이 쌓이는 문제가 커지면서 도입됐다. 그 첫 단계로 지난 2024년 10월 25일 시스템을 도입하고 병원급 의료기관(병상 30개 이상)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됐다. 지난해 10월 25일부터는 2단계 시행에 들어가 의원 및 약국까지 좀 더 폭 넓은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보험금 청구 시 서류 발급과 제출을 직접 해야하는 불편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시행 1년 7개월이 지난 현재 전체 의료기관 연계율이 30% 미만에 머물고 있어서다. 정부는 병원의 전자 행정 시스템인 전자의무기록(EMR) 프로그램 업체들의 미참여를 낮은 연계율의 원인으로 보고 대응에 나섰다. EMR은 병원의 처방전 발행과 진료비 계산 등을 처리하는 행정 프로그램으로, 환자가 앱으로 보험금 청구 시 EMR 프로그램이 서류를 보험사 등에 전송하는 구조다. EMR 업체가 프로그램에 실손24 연계 기능을 추가하지 않으면 해당 병·의원에선 실손24를 이용할 수 없다. 연계 의료기관은 지난 6일 기준 3만614곳으로 전체의 29% 수준이다. 앱 가입자는 377만명으로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10%에도 못 미친다. 이용자들간 사용에 대한 인식도 낮고, 대다수가 편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융위는 청구 절차 불편으로 매년 3000억원 가량의 보험금이 청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EMR 업체들은 시스템 개발 및 운영 비용 보상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회사는 청구 건수마다 수수료를 지급해달라는 요구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시스템 설치 비용 등을 보험사가 부담하도록 규정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단체로 연계를 거부하고 있는 행태를 두고 공정거래법상 담합 가능성이나 불공정 관행이 없는지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번 점검과 꾸준한 업체 참여 권유로 인해 내달 이후 연계율이 52%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아가 올해 하반기엔 연계율을 최대 90%까지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1일 '실손24 대국민 활성화를 위한 점검회의'에서 “최근 동네 병의원의 청구 전산화에 주요 EMR 업체가 동참하기로 했다“며 "연계율은 52%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실손24 참여가 법적 의무라는 점에 대한 안내를 확대하고 네이버·토스 등과 연계해 이용자의 인식 개선 캠페인도 진행할 계획이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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