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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증 장세’에 지친 투자자들, 거래대금 급감·외국인 비중 최저…‘일단 MMF에 파킹’

중동 전쟁 여파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지면서 시장이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 한 달 만에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데 이어, 증시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투자자예탁금도 10조원 넘게 감소했다. 외국인 역시 코스피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이어가며 보유 비중을 올해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급등락이 반복되는 장세 속에서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매보다 관망과 회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 거래대금은 지난 3일 32조168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일 69조6985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거래대금은 지난달 4일 79조4716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하기 시작했다. 장중 급등락이 커질 때 일시적으로 거래가 늘어나는 모습은 나타났지만, 평균적인 거래 규모는 오히려 낮아졌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43조8547억원으로 2월 일평균 거래대금(46조861억원) 대비 약 2조2000억원 줄었다. 지난달 중순 이후 거래대금은 40조원 안팎에서 오르내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2일 투자자예탁금은 108조5739억원으로, 전쟁 직전인 2월27일(118조7487억원)에 견줘 10조원가량 줄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이나 펀드 등 투자상품을 매매하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입금한 돈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어 통상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린다. 증권 계좌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초단기 금융상품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245조6340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27일 231조9700억원과 비교하면 약 한 달만에 14조원가량 불었고, 연초 200조9960억원보다는 약 45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MMF는 단기 국채와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만기가 짧은 자산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초단기 금융상품이다. 환금성이 높고 하루만 자금을 맡겨도 이자가 발생해, 증시 불안이 커질 때 자금이 몰리는 피난처 역할을 한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주변 자금은 주식시장을 이탈할 경우 채권으로 이동하기보다 MMF 등 초단기 안전자산으로 유입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셀 코리아'를 이어가면서 코스피의 외국인 비중은 올해 들어 가장 낮아졌다.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에서 35조8495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28조9206억원)과 기관(2조2672억원)은 순매수한 것에 견줘 매도 폭이 훨씬 크다. 하루 평균 순매도 규모만 1조4884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4·10·18일을 제외하면 전 거래일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사실상 한 달 내내 코스피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진 셈이다. 외국인은 올해 주가가 많이 오른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순매도에 나섰다.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8조4080억원, 8조2770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 외국인 순매도의 61%가 '반도체 투 톱'에 집중됐다. 현대차(2조8510억원), 기아(951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종목은 올해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던 대표 주도주다. 삼성전자(+55.3%)와 SK하이닉스(+34.56%), 현대차(+58.85%)의 올해 수익률은 코스피 수익률(+27.6%)을 크게 웃돌았다. 반도체와 자동차 기업에서 큰 수익을 낸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에 보유 중인 코스피 주식 비중이 올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36.27%였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월 말에는 38.1%까지 늘었으나 지난달 말에는 다시 36.28%까지 내리며 지난해 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전쟁 관련 뉴스 흐름에 따라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 주에 발표될 미국 물가 지표와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을 확인하며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월요일부터 관련 불안심리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겠지만 이미 여러 차례 겪어온 동일한 리스크에 대한 변동성이기 때문에 주식 매도 후 현금 비중 확대보다는 관망으로 대응하는 것이 대안"이라며 “전쟁 불안과 노이즈는 주중 내내 이어지겠지만, 미국의 3월 CPI, 삼성전자 1분기 잠정실적 발표 등 증시에 안도 요인을 주입할 수 있는 이벤트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삼성전자, 압도적 실적 전망에 3%대 강세

삼성전자가 6일 장 초반 강세다.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9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6700원(3.690%) 오른 19만2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을 반영해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를 올려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김연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사 영업이익의 96%를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44조원 이상으로 상향했다. 공급 부족이 드러나는 가운데 D램과 낸드에서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생산능력을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가격이 각각 66%, 6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특징주] 풍산, 한화에 탄약사업 매각 가능성에 20%대 급등

풍산 주가가 6일 장 초반 급등세다. 3일 정규장 마감 이후 한화그룹이 풍산 탄약부문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6분 현재 풍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66%(2만원) 오른 11만6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풍산 탄약사업 부문 매각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최종 입찰제안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방식은 풍산이 방산부문을 인적 분할한 이후 풍산홀딩스가 보유한 풍산 방산부문 지분 38%를 매각하는 형태로 매각 가격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개장시황] 중동 불안 확대에도 증시 강세…반도체·대형주 ↑

국내 증시가 6일 장 초반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동 정세를 둘러싼 경계감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6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5.91포인트(1.04%) 오른 5433.21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지수도 4.18포인트(0.39%) 상승한 1067.93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5377.30) 대비 0.86% 오른 5423.35 출발한 뒤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반도체와 2차전지, 방산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이 대체로 강세다. 삼성전자는 2.69% 오른 19만1200원, SK하이닉스는 0.46% 상승한 8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밖에 LG에너지솔루션(1.38%), 한화에어로스페이스(0.76%), SK스퀘어(0.72%), 기아(1.00%) 등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0.11%), 삼성바이오로직스(0.06%)도 강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종목별 차별화가 이어졌다. 삼천당제약이 4.48% 뛰었고, 레인보우로보틱스(1.85%), 에코프로비엠(1.66%), 알테오젠(1.44%), 에코프로(1.34%) 등이 상승 흐름을 탔다. 반면 HLB(-0.98%), 코오롱티슈진(-0.20%) 등 일부 종목은 약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별로는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이 159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5억원, 96억원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같은 시각 1510.28원으로 전장 대비 0.26원 내렸다. 환율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1510원선에 머물며 대외 불확실성은 이어지는 분위기다. 간밤에는 중동 긴장을 둘러싼 불안이 계속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도 협상 시한을 하루 더 늦췄고, 시장은 군사 충돌 확대 가능성과 외교적 타협 여지를 함께 주시하는 모습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다주택 다음은 어디”...비거주 1주택·DSR 전방위 타깃

다주택자 규제로 문을 좁힌 금융당국이 대출 전반으로 규제 범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고액 전세대출과 비거주 1주택자, 은행 자본규제까지 동시에 손보는 추가 대책이 추진되면서 가계대출 전반에 대한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지는 분위기다. 특정 수요를 겨냥하는 수준을 넘어 대출 구조 자체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위험가중치(RWA), 비거주 1주택자 규제를 중심으로 한 후속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주부터 분야별 실무작업반을 가동한다. 오는 7일에는 은행권 여신 담당자들과 회의를 열고 최근 규제 이후 시장 동향과 추가 대응 방향을 점검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약 1만 7000가구, 금액 기준으로는 4조원대 규모가 만기 상환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만 약 1만 2000가구에 달하며, 이 중 60% 이상이 서울 전역과 과천, 분당 등 규제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최대 7000가구 이상이 매물로 출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매물 증가 가능성은 실수요자에게는 기회 요인으로 거론된다. 규제지역은 수요가 집중된 곳인 만큼 공급이 늘어날 경우 무주택자의 진입 여건이 일부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미 해당 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40% 수준으로 묶여 있어,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금융 여건에 좌우될 것이라는 시각도 함께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대출 총량 관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DSR 적용 범위 확대를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그동안 규제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전세대출과 정책금융 상품을 포함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현재 일부 전세대출이 DSR 규제 대상에 포함돼 있지만, 특정 조건에서는 이자 상환액만 반영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액 전세대출에 대해 원리금 기준을 적용하거나, 일정 금액 이하 소액 대출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하는 방안 등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은행의 대출 공급 여력을 직접 줄이는 자본규제 강화도 병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위험가중치가 높아질수록 동일한 규모의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더라도 자본비율이 낮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미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을 상향 조정한 바 있으며, 추가로 이를 25%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방안과 함께 고액 주택담보대출에 별도의 가산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 평균 대출 규모를 고려할 때 추가 규제 기준은 3억~4억원 수준에서 설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규제 역시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상태에서 전세대출을 활용하는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공적 보증을 축소하거나 제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전세대출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 등 공공 보증기관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보증 비율이나 한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출 규모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미 전세대출 보증 비율과 한도가 단계적으로 낮아진 상황에서 추가 축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를 일괄적으로 규제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는 점도 변수다. 직장 이동이나 자녀 교육, 부모 봉양, 질병 치료 등 불가피한 사유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책 설계 과정에서도 이러한 예외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를 두고 세부 기준 마련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주택자에 이어 전세대출과 1주택자까지 규제 논의가 확대되면서 가계대출 관리 기조는 당분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車보험 ‘8주룰’, 이해관계 충돌 속 연기…국무회의 넘을까

교통사고 경상환자가 장기 치료를 받는 경우 추가적인 심사를 받도록 하는 일명 '8주룰'의 시행이 늦어지고 있다. 손해보험사·한의사·환자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합의점 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이 4월 중순 시행 시점을 재차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번에도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8주룰이 담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은 최근 법제처 심사를 통과했다. 지난해 6월 입법예고된 해당 개정안은 상해등급 12~14급 경상환자의 치료 필요성 입증 등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대선 대책의 일환으로 당초 올 1월 시행이 목표였으나, 줄곧 반대에 부딪히면서 3월1일·4월1일로 연기된 바 있다. 국무회의 의결을 거치면 현장에 적용되지만, 실제 시행시기에 대한 의문이 따르는 까닭이다. 지방선거를 두 달 가량 앞둔 점도 언급된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때에 정부가 특정 집단이 손을 든다는 이미지가 형성된다는 부담을 피하려고 시행시기를 대폭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개정안이 환자의 치료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치료 필요성을 의료인이 아닌 외부 기관이 판단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사 주체를 보험사 대신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으로 변경하는 안이 나온 것도 환자들의 불안을 일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손보사들이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표면에는 자동차보험(자보) 손해율 관리가 있다. 지난해 7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봤고, 올해도 흑자전환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1~2월 누적 손해율은 80%대 중후반으로, 손익분기점(BEP)을 넘기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가벼운 사고로도 장기간 치료를 받으며 수백만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지급 받는 '전문가'들이 있는 만큼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토로하고 있다. 의료인이 가담한 보험사기를 잡기 위해 정부와 보험업계가 포상기간도 운영하는 중이다. 금융당국의 통계에서도 개정안의 필요성이 나타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자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약 5724억원으로 전체의 49.5%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023년과 2024년에도 유사했다. 적발인원은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6만명대로 절반을 넘었다. 유형별로 보면 '자동차사고 운전자·피해물·사고일자 조작 및 과장'이 19.6%(적발인원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보험사로서는 가입자들의 불만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안전운전을 했음에도 과잉진료 등으로 발생한 비용 때문에 보험료 인상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2월부터 보험사들은 1.3% 수준의 보험료 인상을 단행했다. 보험상품 갱신시기에 맞춰 오르는 것이지만, 고물가 속 추가적인 부담이 생긴 셈이다. 업계는 이같은 악순환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합리적 보상체계가 필요하다고 설파한다. 양측은 '8주가 적정한 기간이냐'는 이슈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의료계는 일괄적인 기간 설정이 무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행정 부담 등에 부딪혀 추가적인 치료를 포기하게 만드는 제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한다. 또한 상해급수 개편으로 일부 중증 환자가 경증으로 분류된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상환자의 90% 이상이 8주 안에 치료를 마쳤다는 점은 반대편에 힘을 싣는 요소다. 환자의 치료를 제한한다는 오명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8주룰이 시행돼도 심사를 통과하면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8주 이상 치료 받은 환자의 87.9%가 한방병원을 이용한 점도 이번 갈등의 기저에 자리잡고 있다. 과잉진료 논란이 한방병원에 쏠린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지나면 국정감사가 다가오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치면 또다시 제도 도입이 요원해질 수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초과 세수 전망에도...정부, 한국은행서 또 17조 차입

정부가 세수 여건이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도 단기 자금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 한국은행 문을 두드린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과 세출의 타이밍이 어긋나면서 '한은 차입'이 반복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은행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3월 한 달 동안 총 17조원을 일시 차입했다. 연초에는 한동안 차입이 중단됐지만, 3월 들어 대규모 자금이 한꺼번에 필요해지면서 다시 차입이 재개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5조원을 빌린 뒤 올해 1월 이를 전액 상환했고, 이후 2월까지는 추가 차입이 없었다. 그러나 3월에는 다시 17조원을 끌어다 썼고, 이 가운데 일부인 3조7000억원만 갚은 채 약 13조원가량은 월말까지 상환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이자 부담도 76억8000만원에 달했다. 한은 차입은 정부가 세입이 들어오는 시점과 지출 시점 간 간극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일종의 단기 유동성 수단이다. 필요할 때 한도를 정해 자금을 빌려 쓰는 구조라는 점에서 '마이너스 통장'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만 이 같은 차입이 잦아질수록 재정 운용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진다. 실제 정부의 한은 차입 규모는 최근 몇 년간 큰 폭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누적 차입액은 160조원을 넘어서며 전년도에 이어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이에 따른 이자 비용도 상당한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연말에는 차입과 별개로 일부 재정 지출이 제때 이뤄지지 못한 사례까지 나타나면서 재정 운용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세수 흐름 역시 변동성이 컸다. 최근 몇 년간은 초과 세수와 세수 결손이 번갈아 나타나는 모습이 이어졌고, 올해 역시 비교적 여유 있는 세입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 자금 부족이 반복되면서 재정 집행의 시기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성훈 의원은 “초과 세수에도 시급한 자금 흐름을 관리하지 못해 대규모의 돌려막기를 한 셈"이라며 “방만한 재정 운용을 멈추고 마이너스 통장 의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30억 이상’ 부자들, 방산株 털고 삼성전자로 갈아탔다

3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고액 자산가는 3월 원전·방산주 비중을 줄이고 반도체 대표주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급등한 방산 업종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와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자금을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연합뉴스가 삼성증권에 의뢰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증권 고객 중 3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고액자산가의 3월 국내 주식 순매수 1, 2위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전쟁 이전인 1~2월에 고액 자산가의 순매수 1, 2위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였다. 그러나 3월 들어 현대차 매수세는 크게 약해졌고, 반도체 대형주 매수는 이어졌다. 현대차는 3월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에 들지 못했다. 삼성전자 매수 집중도는 더 높아졌다. 1~2월 두 달간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1560억원이었다. 3월 한 달 순매수액만 1143억원으로, 앞선 두 달 누적치에 근접했다. 삼성전자우 순매수액 179억원까지 합하면 3월 삼성전자 계열 순매수 규모는 1300억원을 웃돈다. 상위 종목과 격차도 벌어졌다. 1~2월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2위 종목의 1.5배 수준이었다. 3월에는 2위인 SK하이닉스의 3.5배 수준까지 확대됐다.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도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KODEX 레버리지는 208억원 순매수로 3위를 기록했다. 코스피200 상승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상품에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에서, 전쟁 국면에서도 증시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둔 매매로 읽힌다. 3월 출시된 KoAct 코스닥액티브도 139억원 순매수하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고액자산가는 1~2월에도 KODEX 코스닥150을 세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바 있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3월에도 이어진 셈이다. 반면 3월 순매도 1위는 두산에너빌리티였다. 한미반도체와 LG화학,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순매도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역시 순매도 상위권에 들었다. 이는 기존에 보유하던 원전·방산 관련 종목이 전쟁 이후 강세를 보이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중동 긴장 고조와 유가 상승으로 수혜 기대가 부각된 업종에서 수익을 확정하고, 반도체 대표주와 지수 상승형 상품으로 자금을 재배치한 것이다. 1~2월 기준으로는 KODEX 레버리지가 가장 많이 순매도된 종목이었다. 에이비엘바이오와 BGF리테일이 뒤를 이었고, KCC와 삼성전기도 순매도 규모가 컸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환율 널뛰자 거래 ‘폭증’...지난달 외환거래 역대 최대 기록

지난달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환 거래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환율이 하루 평균 11원 넘게 움직이면서 환차익 거래와 헤지 수요가 동시에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달러당 원화값이 1500원을 넘는 과정에서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와 수입업체·해외주식 투자자의 달러 매수가 맞물린 점도 거래량 증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현물환 거래량(주간 거래 기준)은 일평균 139억1900만달러(약 21조원)로 집계됐다. 서울 외환시장 거래량은 2000년대 들어 20여 년간 하루 평균 60억~90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2023년 일평균 105억9700만달러를 기록하며 처음 100억달러를 넘어선 이후에는 대체로 100억~110억달러 범위에서 형성됐다. 지난달에는 일평균 140억달러에 근접하며 기존 흐름을 크게 웃돌았다. 월간 기준으로 일평균 거래량이 130억달러를 넘은 경우는 많지 않았다. 지난해 6월과 올해 2월, 그리고 지난달까지 세 차례뿐이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거래량이 일평균 13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2월에는 환율이 1470원선에 근접했다가 1420원대로 빠르게 내려오면서 일평균 거래량이 133억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거래량 급증은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환율 급변동 영향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 환차익을 노린 거래가 늘고, 환위험 관리를 위한 헤지 물량도 함께 증가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환율의 하루 평균 변동 폭은 주간 거래 기준 전일 종가 대비 11.4원이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정책 전환 기대가 반영되며 환율이 급락했던 2022년 11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당시 평균 변동 폭은 12.3원이었다. 다만 2022년 11월에는 거래량이 일평균 70억달러대에 그쳤다. 연말 효과 등이 겹치며 연평균인 90억달러보다 적었다. 지난달 외환시장은 하루에도 20~30원씩 움직이는 장세가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나올 때마다 환율이 크게 흔들렸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3일 환율은 26.4원 급등했다. 이는 미국 관세 충격이 반영됐던 지난해 4월 7일의 33.7원 상승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였다. 지난달 10일에는 전쟁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나오면서 환율이 26.2원 급락했다. 종가 기준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을 넘어선 지난달 19일 이후에도 변동성은 이어졌다. 지난달 2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 유예를 언급하며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자 환율이 22원 넘게 하락해 1490원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 다시 파열음이 나오고 중동 긴장이 이어지면서 환율은 재차 상승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장중 1536.9원까지 올랐다. 외환당국의 시장 대응도 이어졌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39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미국 상호관세 발표가 있었던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당국이 환율 안정 개입을 위해 외환보유액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2월 말부터 중동 리스크와 함께 환율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어 안정될 때까지 외환보유액은 한동안 추가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1500원을 넘긴 뒤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늘어난 점도 거래량 확대 요인으로 보고 있다. 환율이 급등한 구간에서 보유 달러를 내놓는 물량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1500원을 넘으면서 수출 업체가 더 공격적으로 달러를 매도하고 있다"면서 “수입업체와 서학개미들의 달러 실수요 매수도 환율 수준과 관계 없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달 들어서도 변동성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에는 환율이 30원 가까이 급락했고, 다음 날에는 다시 20원 가까이 반등했다. 이달 첫 3거래일의 일평균 거래량은 121억4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환율이 1500원 안팎에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재영 연구원은 “현재 달러당 원화값은 종전 기대감과 국제유가 등락, 금융시장에서 위험 선호와 회피, 국내 증시·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매도 등에 좌우되고 있다"며 “중동 리스크가 지속될수록 달러당 원화값은 1500원대 머무르는 기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거래소가 ‘저녁이 없는 삶’ 만든다 [데스크 칼럼]

한국거래소가 정규장 거래시간을 9월 14일 대폭 확장한다. 넥스트레이드처럼 국내 정규 시장 앞뒤로 프리마켓(장전 시장)과 애프터마켓(장후 시장)을 둔단 거다. 코스피 5000 시대를 맞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거래 환경을 조성하겠단다. 현재 정규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다. 이를 출근 전과 퇴근 후로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장을 열어두는 것과 유사하다. 장점은 직장인 접근성이다. 출근길 지하철이나 퇴근 후 카페에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낮 시간에 주식창을 보기 힘든 '개미 투자자'에게는 투자 기회의 확대다. 글로벌 주요국의 경제 지표 발표나 야간에 발생하는 돌발 변수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 또 다른 노림수는 글로벌 자금 유입이다. 뉴욕 증시는 일 최대 16시간 동안으로 거래시간을 확대해 글로벌 유입자금을 15~20% 가량 늘렸다. 한국도 각국 개폐장 시차를 감안해 외국의 정규장 시간에 국내 장을 열어두면, 외국인 투자가 더 확대될거라 예상한다. 그러나 뻔한 문제가 예상된다. 뇌동매매 유혹이다. 직장인이 출퇴근 시간에만 거래를 할 리 없다. 어차피 근무 시간 중에도 매매할텐데 출퇴근 시간에도 매매하게 된다. 일 8시간 근무시간 중에 눈치를 보며 하던 매매를 근무시간 외에 더 오래 할 수 있게 된 것 뿐이다. 거래액이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 한정된 투자여력을 어느 시간에 하느냐에 달렸을 뿐이다. 개인은 이미 거의 모든 금융자산을 주식에 '몰빵'해뒀을 테다. 동경표준시 기준 출근 시간에 장을 여는 건 호주와 일본 뿐이다. 태평양 위에서 개장하는 증시는 없다. 퇴근 시간엔 길어봐야 홍콩이나 동남아다. 어차피 기존 정규장 시장과 겹친다. 오히려 거래 에너지가 분산돼 주가 변동성만 키울 수 있다. 다른 투자자가 거래하는 동안 포모(FOMO)에 휩싸여 주식창을 들락거리고 매도·매수 버튼만 눌러대게 될거다. 증권사에게도 부담이다. 거래수수료 몇푼 더 받자고 시장 운영 시간 연장에 맞춰 인력을 추가 배치해야 한다. 초과 근무수당이니 1.5배 이상의 비용으로 이어진다. 시스템 운용에도 연 수백억원대 추가 비용이 소요된다. 결국 이 비용은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부담은 고객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시스템 안정성 문제도 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몇 년간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전산 사고를 일으켰다. 거래 시간이 확장되면 시스템 점검과 유지보수를 위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진다. 과부하로 인한 전산 사고가 발생하면 대처하고 복구할 시간마저 부족하다. 생각할 시간이 사라진다. 뉴스를 판단하고 포지션을 정할 절대 시간이 부족해진다. 오늘 나의 딜이 어떠했고, 내일 어떻게 해야겠다라는 '성찰의 시간(Cooling-time)'이 사라진다. 그러니 생각은 줄고 손가락만 바빠지는 '주식 좀비'가 늘거다. 가장 큰 문제는 직장인의 저녁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거다. 저녁 식사 중에도 뉴스창과 MTS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는다. 아이들은 부모를 거래소에 빼앗긴 채 '주식 좀비'만 보며 자라게 된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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