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최근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이 늘어나자 압박을 강화하고 나섰다. 올 들어 나타나고 있는 증시 활황으로 인해 '빚투'(빚내서 투자)에 유입될 수 있어 경계하는 한편 과도한 대출이 보험계약 해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소비자 보호에 나서겠다는 명목이다. 다만 대표적인 서민 급전창구인 보험계약대출마저 조여질 경우 서민 자금난과 취약계층의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따라오면서 선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는 당국의 대출 한도 축소 권고에 따라 이달 들어 보험계약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해약환급금의 95%에서 85%로 10%p 낮췄다. KB손해보험은 상품별로 10~20%p 수준으로 한도를 조정하고, DB손해보험 등도 한도 축소를 공지했다. 보험계약대출은 가입자가 보유한 보험의 해약환급금 범위 내에서 대출을 내주는 상품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이 제한적으로 적용돼 일반 신용대출 대비 접근성이 좋고 심사가 간단한 편이다. 생활자금이 필요한 계약자들이 급하게 활용할 수 있어 불황형 대출로도 꼽힌다. 통상적으로 자금 수요가 높은 연말에 잔고가 늘었다가 연초 현금 유동성 증가와 함께 감소하는 흐름을 보인다. 가계대출 압박 기조를 강화 중인 당국은 최근 대출 증가세가 보험계약대출로 튀자 이를 막아서는 조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보험계약대출이 주식투자 등 빚투 자금으로 쓰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대출 원리금이 환급금을 초과할 경우 계약이 강제로 해지될 수 있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보험사들에게는 대출 증가가 지급여력비율(K-ICS) 하락 부담을 키울 수 있어 이를 방지하려는 목적도 있다. 실제로 업계에선 통상 1분기경 줄어들어야 할 대출 잔고가 3월 기준 오히려 5000억원가량 늘어났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빚투 등 리스크가 확대된 것으로 보고 보험사들에 공문을 보내 보험계약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다만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2금융권 내에서도 대표적 서민 급전 창구인 보험계약대출까지 뻗어가는 양상을 보이면서 불황에 서민들이 찾는 최후의 통로마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늘어난 보험계약대출이 모두 빚투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고 보는 것에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통상적으로 보험계약대출은 급하게 필요한 생활비나 의료비 등 단기 목적성 목돈 수요에 쓰여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출 규모나 목적을 살피지 않고 대출을 막을 경우 이런 필요를 채울 수 있는 통로마저 막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취약차주의 자금난 확대가 주된 부작용으로 예상된다. 취약층의 경우 대부분 보험계약대출 규모가 크지 않고 의료비나 생활비, 카드대금 지불 등에 사용한다. 규제 강화 시 급전 수요가 카드론이나 대부업으로 이동할 경우 금리 부담이 커지게 되고, 대출이 막힌 차주가 보험을 깨서 현금을 확보하는 선택을 한다면 보험 보장 공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선 안정적인 이자수익원인 보험계약대출이 줄어들면서 단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대출자산 성장성 둔화는 대형사보다 중소형 생보사 위주로 민감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취약차주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총량 억제보다 생활안정 목적 대출에 대해 예외를 두는 등 선별적인 관리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도 보험계약대출이 담보성 대출이자 서민 안전판 기능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일괄 억제보다 고액 차입자 위주로 살펴본다든지, 빚투나 주택구입이나 우회 경로 등에 사용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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