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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가계로 쏠린 자본…“기업 투자는 줄었다”

가계와 부동산으로 쏠린 대출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자본이 성장 산업으로 이동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생산적 투자로 연결되는 통로를 충분히 작동시키지 못하면서, 경제 전반의 성장 선순환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발표한 자본시장 관련 보고서에서 국내 금융 구조가 안고 있는 핵심 문제로 ▲ 민간신용 확대 속 기업 대출 비중 축소 ▲ 부동산 부문으로의 자본 집중 ▲ 주식, 채권을 통한 직접금융 기능 약화를 꼽았다. 연구원은 이러한 구조가 장기적으로 기업 투자와 고용 창출을 제약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민간신용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를 넘어선 상태다. 신용 총량은 빠르게 늘어났지만 그 안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몫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기업 신용 비중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말 70%를 웃돌았으나, 지난해 2분기에는 50%대 중반까지 낮아졌다. 신용이 늘어도 기업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산업별 대출 흐름에서도 왜곡은 뚜렷하다.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은 지난 10년간 가파르게 확대된 반면, 제조업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연구원은 자금이 생산성과 고용 창출 효과가 큰 부문보다 자산 가격과 연동된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자본 배분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계대출 구조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상승해 70%에 육박했다. 연구원은 주택 관련 대출 비중이 높아질수록 금융자원이 실물 경제의 성장 동력보다는 부동산 시장에 묶이게 된다고 판단했다. 자본 조달 방식의 편중도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기업들이 주식이나 회사채 발행보다는 금융권 대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직접금융의 역할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간접금융 대비 직접금융의 규모 격차는 과거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이는 담보와 신용등급 중심의 보수적인 자금 배분을 고착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원은 이러한 구조가 지속될 경우 모험자본 공급이 위축되고, 산업 간 자본 이동도 원활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자본시장이 기업 성장의 촉매 역할을 하지 못하면 경제 전반의 역동성도 함께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경고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4대 금융지주, 순익 18조 ‘또 최고’…주주환원은 50%로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지배주주지분 당기순이익 18조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이자이익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유가증권을 중심으로 비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끌어올리며 역대 최대 주주환원을 단행했다. 금융지주사들은 올해도 비은행 계열사를 중심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할 방침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작년 연간 지배주주지분 당기순이익 17조958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별로 보면 KB금융지주가 전년 대비 15.1% 증가한 5조843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리딩금융 자리를 굳건히 했다. 그룹 순이자이익이 13조731억원으로 전년(12조8267억원)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비이자이익이 4조8721억원으로 16% 늘어 전체 수익창출력을 끌어올렸다. 이어 신한지주가 1년새 11.7% 증가한 4조971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 회사 역시 이자이익은 2.6%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비이자이익이 14.4% 늘어 전체 실적을 방어했다. 수수료이익, 유가증권 관련 이익, 보험이익 등 비이자이익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다. 하나금융지주는 작년 순이익 4조29억원으로 7.1% 늘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FX) 환산손실 발생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도 비이자이익(2조2133억원)이 1년새 15% 증가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 3조14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늘었다. 4대 금융지주 중 순이익 증가 폭은 가장 적었지만, 비이자이익이 25% 불어난 점이 눈길을 끈다. 우리금융지주 측은 “수익구조 다변화에 기반한 이익 창출력에 보험사 신규 편입 효과가 더해진 결과"라며 “공정거래위원회 담보인정비율(LTV) 과징금 515억원을 전액 충당금으로 반영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대 최고 실적"이라고 밝혔다. 4대 금융지주는 환율 상승 등 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CET1비율을 일제히 끌어올렸다. KB금융지주는 작년 말 기준 CET1 비율 13.79%로, 작년 말(13.53%) 대비 0.26%포인트(p) 상승했다. 하나금융지주(13.37%), 신한지주(13.33%)의 CET1 비율은 작년 말 대비 0.15%포인트, 0.32%포인트 올랐다. 우리금융지주는 0.77%포인트 오른 12.90%였다. 양호한 자본비율을 토대로 총주주환원율은 사상 처음으로 50% 시대를 열었다. 4대 금융지주는 주당 배당금을 연간 10% 이상 증액하고, 배당성향을 25% 이상 끌어올려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받기 위한 '고배당 기업'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회사별로 보면 KB금융지주는 작년 4분기 주당배당금(DPS)을 1605원으로 결의했다. 이미 지급된 지난해 분기별 현금배당을 포함한 총 현금배당액은 역대 최고 수준인 1조5800억원이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 1조4800억원을 합한 총주주환원금액은 3조600억원, 총주주환원율은 52.4%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았다. 신한지주는 주당 880원의 결산 현금배당을 결의해 배당성향 50.2%, 배당성향 25.1%를 달성했다.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조기에 달성한 것이다. 장정훈 신한금융그룹 재무부문 부사장은 “올해도 안정적인 자본비율 관리를 바탕으로 총주주환원율 50% 이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는 총현금배당 1조1178억원, 자사주 7541억원을 포함해 연간 총주주환원율 46.8%를 기록했다. 당초 목표로 한 '2027년 총주주환원율 50% 달성' 계획에 근접한 것이다. 우리금융은 결산배당 주당 760원을 포함해 지난해 누적 배당금이 주당 1360원이었다. 총주주환원금액은 1조1489억원, 총주주환원율은 36.6%였다. 비과세 배당을 감안하면 총주주환원율은 39.8%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불확실한 시장, 자산관리 답은 결국 ‘균형’…‘자산관리 명가’ 하나PB 경은진 팀장 [인터뷰]

변동성이 일상이 된 금융시장 속에서 자산가들은 '얼마나 벌 것인가'만큼 '어떻게 지킬 것인가'도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은행 프라이빗뱅커(PB)의 역할도 다시 주목받는다. 하나은행 PB센터는 단기 성과 중심의 투자 제안보다 고객의 자산 구조와 전 생애주기에 따른 종합 자산관리를 전면에 내세운다. 은행 PB의 가장 큰 강점은 자산을 부분이 아닌 전체로 본다는 점이다. 주식, 채권, 펀드 같은 금융상품은 물론 외환, 보험, 상속·증여, 기업 금융까지 고객의 모든 금융 흐름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경은진 하나은행 여의도PB센터 PB팀장은 6일 에 “자산관리를 특정 상품에 국한해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의 나이와 자산 구조를 기준으로, 전 생애에 걸쳐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PB센터는 '자산관리의 명가'로 불리며 생애주기 자산관리에서 두각을 드러내왔다. 시장 환경에 따라 특정 자산으로 쏠리기 쉬운 국면에서도 PB들은 자산 배분과 기간 분산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둔다. “시장을 이기는 투자는 없다"는 현장 PB들의 인식은 결국 균형이라는 원칙으로 귀결된다. 하나은행은 1995년 국내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PB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자산관리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하나은행 PB센터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의 자산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PB는 자산관리 과정에서 고객의 생애주기와 사회 환경의 변화도 함께 고려한다. 경은진 팀장은 “지금의 소득이나 자산 규모보다, 앞으로 어떤 삶의 단계를 거치게 될지가 더 중요하다"며 “고객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상속 이후 자산이 어떤 방향으로 쓰이길 원하는지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진정한 자산관리"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PB센터의 서비스는 금융에만 머물지 않는다. 해외 부동산 투자, 외환 거래, 상속·증여 컨설팅처럼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에서는 금융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뢰도 높은 연결고리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자산가 2세와 영리치를 위한 맞춤형 금융 교육, 자산 이전을 준비하는 패밀리오피스형 프로그램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PB센터를 찾는 고객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장수'를 전제로 한 자산 관리다. 은퇴 이후는 물론 사후까지 포함해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할지 미리 계획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리빙트러스트는 평생 마련한 자산이 본인의 의지에 따라 활용될 수 있도록 돕는 장기적 자산 플랜의 한 방식이다. 단순한 상속을 넘어, 생전 자산 활용과 기부 등 개인의 가치관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사후 자녀 간 분쟁을 줄이고, 세대 간 연속 상속 구조를 통해 고인의 뜻을 남기고자 하는 목적도 담겨 있다. 내집연금은 장수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대표적인 노후 설계 수단이다. 거주 중인 주택을 활용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함으로써 자산을 처분하지 않고도 노후 생활의 불안을 낮출 수 있다. PB는 고객의 연령과 가족 상황을 고려해 이러한 제도를 조합하며, 단기 수익보다 장기적인 자산 흐름에 초점을 맞춘다. 자산관리 방식 역시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중심으로 비대면 상담 수요가 늘면서 디지털 PB 활용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경 팀장은 “직접 방문이 어려운 경우에도 디지털 PB를 통해 자산 현황을 점검하고 방향성을 논의할 수 있다"며 “상황에 맞는 방식으로 PB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관련 고객 손실 10억 안팎…110% 보상”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비트코인 오지급에 따른 고객 손실 금액을 10억원 안팎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는 이날 공지사항을 통해 “비트코인 시세 급락으로 인해 고객 입장에서 불리한 조건으로 체결된 사례(패닉셀·투매)가 확인됐다"며 위와 같이 전했다. 빗썸은 비트코인 시세 급락 당시 패닉셀로 손해를 본 고객에게 매도 차익 전액과 10%의 추가 보상을 지급할 계획이다. 사고 시간대인 전날 저녁 7시30∼45분 사고 영향으로 비트코인을 저가 매도한 고객이 보상 대상이다. 해당 보상은 데이터 검증 후 일주일 내 자동 지급할 방침이다. 또 사고 시간대에 빗썸 서비스에 접속하고 있던 모든 고객에게 2만원의 보상을 일주일 내로 지급하기로 계획이다. 아울러 빗썸은 별도 공지 후 일주일 동안 전체 종목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고, 향후 만일의 사고 발생 시 고객 자산을 즉시 구제할 수 있도록 1000억원 규모의 '고객 보호 펀드'를 조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빗썸은 ▲ 자산 검증 시스템 고도화 ▲ 다중 결재 시스템 보완 ▲ 이상 거래 탐지 및 자동 차단 인공지능(AI) 시스템 강화 ▲ 외부 전문기관 시스템 실사 등의 보완책도 내놨다. 이 대표는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객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국민성장펀드 본격화…‘M&A 시장’ 향하는 대규모 자금

국내 인수합병(M&A), 인수금융 시장이 대기업 사업구조 재편, 한계기업 성장, 자본시장 성장 등에 따라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생산적 금융 기조로 국민성장펀드 투자가 본격화되고, 기업 밸류업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M&A 시장으로 자금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7일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인수금융 시장 규모는 약 2조 달러로 추정된다. 글로벌 M&A 시장 규모는 2015~2024년 기준 연평균 4조1000억 달러이고, 이 중 절반이 대출이라고 가정하면, 인수금융 규모는 연간 약 2조 달러로 추산된다. 인수금융은 기업 M&A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것이다. 기업대출의 한 형태이나, M&A라는 특정한 목적에 사용되고, 인수 대상기업의 현금흐름 등을 담보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 기업대출과 차이가 있다. 인수금융은 자본시장을 활용해 산업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는데 기여한다.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M&A 시장 규모를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43%로 가장 컸다. 아시아태평양 권역에서는 중국, 일본이 가장 큰 시장이고, 이어 호주, 인도, 한국 순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중국, 일본이 각각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44%, 3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M&A 시장은 글로벌 시장 내 1%를 차지해 비중은 작지만, 대기업 사업구조 재편, 자본시장 성장 등에 따라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작년 기준 금융사의 인수금융 주선시장 규모는 약 35조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정책 지원 등으로 M&A 시장에 더욱 많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향후 5년간 150조원 이상을 첨단전략산업과 혁신기업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대상에는 기술기업 M&A가 포함된다. 국민성장펀드 투자금액은 올해만 해도 3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국내 한계기업 증가, 정책지원 등으로 M&A를 통한 구조조정 수요도 커지고 있다. 경기 둔화와 생존 경쟁 심화 등으로 기업들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카브아웃(carve-out)' 딜도 늘고 있다. 손정락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정책지원 등에 의한 자금유입, 기업 구조조정/사업재편 수요 등으로 향후 인수금융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며 “생산적 금융 기조로 국민성장펀드 투자가 본격화되고, 기업 밸류업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인수합병 시장으로 자금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에서는 펀드 등을 활용한 사모대출이 인수금융을 조달하는 주요 채널로 부상했다"며 “국내도 펀드 역할 확대 여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방카슈랑스 규제 올해부터 대폭 완화…보험업계는 ‘상품 밀어주기’ 우려

금융위원회가 올해부터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 판매 비중 규제를 추가로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당국은 '소비자 선택권 강화'라는 이유를 앞세우고 있지만 규제 완화에 따라 '특정 보험사 상품 밀어주기' 환경과 업계 내 양극화 현상이 짙어질 것이란 우려도 따른다. 7일 금융권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정례회의에서 은행 등 금융기관이 특정 생명보험사 상품을 33% 이상 판매할 수없도록 제한했던 판매비율 규제를 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손해보험사는 기존 50% 제한에서 75%까지 방카슈랑스 규제가 완화된다. 다만 은행의 동일 계열 보험사에 대한 판매 비중은 25%(손보사 33%)로 제한한다. 보험사의 방카슈랑스 모집은 규제에 따라 약 20년 동안 한 보험사 당 판매비중이 25%를 넘지 않도록 고정돼 있었다. 은행이 특정 보험사 상품을 밀어주는 것을 방지하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05년 해당 규제가 도입됐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선 은행을 방문해 원하는 보험상품에 가입하려고 할 때 규제로 인해 가입이 불가능한 일이 발생한다는 아쉬움이 제기돼왔다. 이후 당국은 지난해 4월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규제를 25%에서 33%까지(손해보험 50%)까지 한 차례 완화했다. 절대적인 참여사 수가 적은 손해보험사 참여율도 고려한 처사다. 추가 규제 완화로 인해 보험업계에선 각종 우려가 떠오르고 있다. 우선 은행에게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는 일부 보험사에게 판매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이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이 보험사와 판매 제휴를 맺고 보험상품을 판매해주는 금융서비스다. 보험사가 판매 대가로 금융기관에 수수료를 지급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미 방카슈랑스 채널에선 자본력이 높은 은행 계열사 및 대형사를 위주로 높은 판매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은행이 판매한 생명보험 상품에서 KB라이프 상품 비중이 14.1%로 가장 컸다. 신한은행 생명보험 판매에선 신한라이프 상품 비중이 23.9%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에서도 하나생명상품이 생명보험 중 23.5%로 가장 많이 팔렸고, 하나손해보험 상품은 손해보험 중 23.3%를 차지해 그 다음 순서로 많이 팔렸다.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한 우리은행에서는 ABL생명 상품이 생명보험 판매 중 13.8%를 차지하는 등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규제 완화 이후 시점부터 은행이 계열 보험사 상품 판매 비중을 모두 채운 뒤 수수료를 높게 책정한 보험사 상품 중심으로 영업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당초 공정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비중을 늘린다는 당국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3분기 생보사별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 수입 현황을 보면 △교보생명(3조2960억원) △한화생명(2조8668억원) △삼성생명(1조7431억원) 순으로 비금융지주 계열 대형 생보사가 나란히 1~3위를 차지한 만큼 이런 우려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른 업권 내 양극화 심화도 예상된다. 대형사에 비해 상품 경쟁력이나 수수료 책정이 낮은 중소형사들은 갈수록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소외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다만 금융당국은 이런 쏠림 현상을 감시하기 위해 월별 판매 비중 공시를 강화하는 한편 불공정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해 안전장치를 추가하기로 했다. 은행 창구에선 '유사 상품 비교 설명 의무'를 강화해 소비자의 객관적인 선택을 유도하도록 할 방침이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금감원, 빗썸 사태 점검반 급파…금융위, 빗썸 소환 긴급회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에서 비트코인이 대규모로 오지급된 사태와 관련해 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날 오전 금감원은 이찬진 금감원장 주재로 긴급 대응회의를 가진 후 곧바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빗썸 본사에 현장 점검반을 급파했다. 금감원은 현장 점검을 통해 사고 경위와 빗썸의 이용자 보호조치, 오지급된 비트코인의 회수 가능성, 위법 사항 등을 두루 파악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사태의 중차대함을 고려하면 검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위도 이날 오후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한다. 금융위 회의에는 이재원 빗썸 대표도 참석할 전망이다. 빗썸은 6일 저녁 자체 '랜덤박스' 이벤트로 참여 이용자에게 당첨금을 지급하려다 직원의 실수로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했다. 이에 당초 249명에게 지급되려던 총 62만원이 62만개의 비트코인으로 오지급됐다. 빗썸 측은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 대부분을 즉시 회수했지만, 비트코인 약 125개 상당의 원화와 가상자산은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이슈+] 게임주 2.6조 증발시킨 ‘지니 쇼크’…현실은 엔진 교체보다 ‘유저 눈치’

▲크레이씨(CRAiSEE) 국내 게임사 시가총액이 최근 5거래일 간 2조6000억원 증발했다. 특히 '인공지능 퍼스트(AI First)'를 내세웠던 크래프톤에서만 1조원 넘게 빠졌다. '엔진 없는 게임 생성' 가능성이 부각되며 게임주 전반으로 패닉 셀이 확산됐다. 주가 조정의 원인은 AI다. 다만 AI 기술 자체가 주요 원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활용성과가 아직 가려지지 않은 '불확실성'이다. 증권가는 AI가 게임사를 대체하기보다는,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KRX 게임 TOP10 지수는 지난달 29일 대비 8% 가까이 하락했다. 이러한 급락세는 지난달 30일 오전 구글 딥마인드가 공개한 '프로젝트 지니'가 촉매제가 됐다. 프로젝트 지니는 텍스트와 이미지 입력만으로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3차원(3D) 가상 세계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프로젝트 지니가 공개되자 기존 게임 엔진과 개발사의 역할을 구조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됐다. 실제로 프로젝트 지니 공개 당일 미국 증권 시장에서 유니티(-24.22%), 테이크투 인터랙티브(-7.93%), 로블록스(-13.17%) 등 주요 게임 엔진·개발사들의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국내에서는 당일인 30일부터 게임주들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국내 증권업계는 이번 조정이 기술적 잠재력을 과도하게 선반영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AI 기술 그 자체보다는, 이 기술을 게임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투자 불안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프로젝트 지니가 현재 연구용 프로토타입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기술 성숙도와 적용 범위가 아직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기획부터 아트, 사운드, 시스템 설계·라이브 운영 등 복합적인 역량이 요구되는 실제 게임 개발 과정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 역시 월드 모델의 발전 속도는 경계해야 하나, 현재 수준에서 기존 제작 툴과 엔진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AI를 게임사의 위협이라기보다 개발 구조를 바꾸는 생산성 도구로 본다. 특히 국내 게임사들에는 중국 등 글로벌 대형 게임사와의 인력 격차를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최근 시프트업은 소수 인력으로 콘텐츠 완성도를 유지하기 위해 AI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냈다. 크래프톤 역시 AI First 전환을 통해 개발 기간 단축과 비용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사에 프로젝트 지니와 같은 월드 모델의 발전은 곧 기회"라며 “AI를 얼마나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가 앞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AI 활용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기술을 도입하느냐를 넘어, 이를 소비하는 이용자의 눈높이를 맞추는 일이다. 게임에서 기술의 완성도만큼이나 중요한 지점은 유저의 수용성이다. 대신증권은 게임 흥행에 개발진에 대한 팬덤과 창작의 '정성'이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AI 활용이 유저들에게 성의 부족으로 인식될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등 일부 게임사들이 제작 과정에서 AI를 활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며 유저들의 거센 반발을 산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인디 게임계 역시 인간 중심의 창작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AI 사용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추세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게임사 입장에서 창작 영역에 대한 유저 감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발 효율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게임의 재미를 강화할 수 있는 AI 활용의 적절한 균형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코스피 흔들리자 레버리지로 몰린 개미들…곱버스는 뒷전 [머니+]

인공지능(AI) 거품론과 리스크 회피 심리가 맞물리며 국내 증시가 흔들리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지수 반등에 대한 베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는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으로, 순매수 규모는 4770억원에 달했다. 코스닥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의 순매수 규모는 4008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에 대한 매수세도 두드러졌다. 'KODEX 200'은 3523억원(5위), 코스피200 지수 일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는 3098억원(6위)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모두 조정을 받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2.59%, 코스닥 지수는 약 6% 하락했다. 테마별로는 반도체와 은 관련 ETF에 개인 자금이 집중됐다. 'TIGER 반도체TOP10'은 4144억원이 순매수되며 2위를 차지했고, 'KODEX 은선물(H)'도 3733억원이 유입돼 4위에 올랐다. 주목할 부분은 지수가 하락했음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하락장 베팅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는 점이다.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지난 한 주간 421억원 순매수에 그치며 순매수 상위 20위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ETF의 순매수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한 것과 대비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간 해당 ETF를 4057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지수가 실제로 급락한 국면에서는 하락 베팅보다 차익 실현, 혹은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코스닥 지수 하락 시 2배 수익을 내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347억원이 순매도되며 순매도 4위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 하락 폭이 코스피보다 컸던 만큼,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주 해당 ETF의 수익률은 8.29%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한 주간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를 169억원(5위)어치 순매수했지만 'KODEX인버스'(160억원·6위),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144억원·7위), 'KODEX 200선물인버스'(137억원·8위) 등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ETF를 더 많이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ETF는 'KODEX 은선물(H)'(562억원)로 나타났고 'KODEX 레버리지'(397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11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은 꾸준히 미국 주식 매집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 미국 주식을 약 50억299만달러(약 7조348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작년 12월 대비 18억7385만달러에서 약 2.7배 규모로 증가한 것이다. 작년 같은 기간(1월)의 40억7천841만달러와 비교해서도 10억달러 가까이가 불어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월 250만원’ 보호막 생겼다…은행권, 생계비계좌 ‘봇물’

은행권이 압류를 차단해 채무자의 최소 생계를 보호해주는 '생계비계좌'를 잇따라 출시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비롯한 지방은행, 상호금융 등 금융기관은 압류를 막아주는 생계비계좌 상품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생계비계좌는 채무자의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법적으로 압류가 제한되고, 온전히 생계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전용 계좌다. 지난 1일 민사집행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압류 계좌 생계비 한도가 기존 월 185만원에서 월 250만원으로 상향됐고, 생계비계좌 관련 규정도 새로 마련됐다. 과거에는 금융기관이 채무자의 전체 예금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워 일단 압류 후 법적 판단을 거치는 경우가 있었으나 앞으로는 생계비계좌에 예치된 금액은 월 250만원까지 생계비로 보장된다. 생계비계좌는 전 국민이 가입 가능하며 금융기관 통합 1인 1계좌만 보유할 수 있다.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한 달간 입금 한도와 잔액 한도가 각각 250만원으로 관리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과 IBK기업은행, iM뱅크, BNK부산은행,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은 지난 2일 생계비계좌를 곧바로 출시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생계비계좌 이용 시 발생하는 전자금융 이체, 타행 자동이체, 자동화기기 출금 수수료를 횟수 제한 없이 면제했다. 농협은행도 전자금융 타행이체, 자동화기기 출금, 타행 자동화기기 출금(월 3회) 수수료를 면제한다. 하나은행은 비대면 채널인 '하나원큐' 앱에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가입 절차와 이해를 돕는 프로세스를 적용해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기업은행은 금리 우대와 각종 금융 수수료 면제 혜택을 함께 제공한다. 기업은행 최초 거래 고객에는 기본금리 0.1%에 우대금리 1.9%포인트(p)를 더해 올해까지 최대 연 2.0%의 금리를 적용한다. 전자금융 타행 이체와 자동화기기 이체·출금 수수료는 월 10회까지 전액 면제한다. 부산은행은 생계비계좌 가입고객 대상으로 오는 27일까지 이벤트를 진행한다. 신규 고객 중 선착순 2000명에게 대형 잡화점, 편의점, 카페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5000원 상당의 쿠폰을 제공한다. 또 이벤트 기간 동안 생계비계좌 평균 잔액이 50만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거쳐 골드바, 신세계·다이소·CU상품권을 준다. 새마을금고도 생계비통장을 출시했다. 새마을금고 창구에서 개설할 수 있으며 외국인도 가입이 가능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생활비계좌를 이용하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압류를 방지해 최소한의 생활 기반을 보호할 수 있다"며 “민생 보호를 강화하는 은행의 포용금융과도 부합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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