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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비은행 경쟁력 높일 것”

하나금융그룹이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4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하고 균등배당 정책을 도입하는 등 주주환원을 가속화한다.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펀더멘탈에 기반한 밸류업을 추진해 주주가치를 높이고,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위한 행보다. 박종무 하나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도 경영 실적과 주가 등을 고려해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주주환원율과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 규모 등을 감안하면 어느정도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박 CFO는 지난해 계획 1500억원 중 올해 초 취득한 531억원도 2025년에 귀속된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말 보통주자본비율(CET 1)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일시중단한 바 있다. 주주환원 중심축을 현금 배당에서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바꾸고, 발행주식수를 줄여 주당배당금도 점진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한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BPS) 등 기업가치 측정의 핵심지표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말 현금 배당은 주당 1800원으로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확정되면 2024년 주당 현금 배당은 총 3600원이 된다. 이는 전년 대비 200원 늘어난 것으로, 배당성향으로 환산하면 27.2% 수준이다. 올해부터 연간 배당 총액을 고정한 뒤 분기별로 고르게 배당한다는 방침도 표명했다. 배당 규모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주주들의 안정적 현금흐름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을 목적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도 지속한다. 여기에는 계열사 자체적인 경쟁력 향상과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포함된다. 박 CFO는 관련 질문에 “지난해 하나증권이 IB 자산 평가손실과 부동산 PF 관련 손실을 인식했음에도 턴어라운드했고, 올해도 이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보험사 적자 폭이 줄어드는 중으로, 하나카드의 비즈니스 수익 창출력도 강화됐다"고 답변했다. 하나카드 가맹점 수수료 확대와 판촉비 절감이 이뤄졌고, 하나증권 IB 손실 규모가 감소한 것도 그룹 경상 매매평가 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퇴직연금은 지난해 관련 수수료가 206억원 확대되는 등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박 CFO는 “2023년과 지난해는 상반기에 성장이 집중되고 하반기에 CET 1을 관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올해부터는 분기별로 균등하게 성장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산이 줄면서도 총자산이익률(ROA)이 낮아지지 않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었고, 환율 민감도가 높은 자산에 대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노력을 기울였다"며 “올해도 이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에 대한 질문에는 “11월만해도 1390원 수준이었다가 12월 1400원대 중반까지 치솟으면서 관리가 쉽지 않았다"며 “올해도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해말 수준을 기준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강재신 하나금융지주 최고리스크담당자(CRO)는 “지난해말 대손비용률은 0.29% 수준으로, 하반기에 대출 자산 부문에서 점진적으로 연체와 충당금이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며 “올해는 부동산 관련 충당금도 일부 적립될 것으로 보고 있고, 30bp 중반대에서 관리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은 3조7388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와 외환(FX) 환산손실을 비롯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으나, 수수료이익이 불어난 영향이다. BIS비율 추정치는 15.5%,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은 각각 9.12%·0.61%다. 지난해말 기준 그룹의 CET 1 추정치는 13.13%, 총 자산은 신탁자산 177조6634억원을 포함해 815조5110억원이다. 박 CFO는 “2025년에도 국내외 정치 불안 등으로 환율을 비롯한 여건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추가적인 악재에 대비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우리은행, 지점장이 직접 금고 관리한다

우리은행이 올해 1월 31일부터 영업현장 내부통제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지점장이 직접 금고 관리에 참여하고 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지난달 취임사에서 '진짜 내부통제'를 강화해야만 시장의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다고 주문한 만큼 일상적인 금고 업무부터 지점장이 직접 점검해 빈틈없는 내부통제를 실천하겠다는 취지다. 4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앞으로 우리은행 지점장은 매월 첫 영업일에 금고를 열고 마지막 영업일에 금고를 닫는데 참여한다. 지점장이 직접 △금고 개·폐문 △금고 잠금장치 이상 유무 확인 △ 금고 내부 관리 상태 등 금고 업무 전반을 점검해 시재 사고 예방을 포함한 내부통제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나아가 우리은행은 이달 3일 모든 임원이 전국의 일부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지점장의 금고 관리 시행 배경과 중요성을 직원들에게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은행 임원들은 직원들에게 실질적 내부통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임원들은 매월 영업점에 방문해 '금고관리 중요성' 전파에 힘쓸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점의 최고 책임자인 지점장이 금고 관리를 직접 수행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자신의 금융자산이 안전하게 관리 되고 있다는 안정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새마을금고중앙회, 자추위 설치…외부 인사 과반수 위촉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21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했다고 4일 밝혔다.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위원회 구성을 외부 인사 과반수로 위촉·운영해 독립적으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를 심사·선정한 후 자회사 최종 후보자를 각 자회사에 추천한다. 후보자 모집방법과 심사기준 등은 위원회 의결로 결정된다. 이달 초 처음 열리는 위원회에서 인수 절차가 진행 중인 엠캐피탈의 대표이사 후보자 모집 관련 사항을 검토·의결할 예정이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로 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능력·덕망 있는 후보자를 추천해 자회사의 신성장동력을 확대하고 싶다"며 “금고와 중앙회의 신뢰를 지켜나가기 위해 앞으로도 경영 전반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일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인수 예정인 엠캐피탈 외 새마을금고복지회, MG자산관리, MG신용정보, MGTV, MG데이터시스템 등 5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NH투자증권 방문…올해 첫 계열사 현장경영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은 지난 3일 새해 첫 계열사 현장경영으로 NH투자증권을 방문해 계열사 사업계획을 점검하는 등 농업·농촌 지원 강화를 위한 금융부문 수익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진행된 현장경영에는 이재호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증권 자회사 강필규 NH선물 대표, 이동훈 NH헤지자산운용 대표 등이 참석했다. 강호동 회장은 “농협금융 계열사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전국 1111개의 농축협과 206만 조합원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NH투자증권이 지난해 우수한 수익을 거양해 농업·농촌 지원에 큰 역할을 수행한 만큼 올해도 선도적인 역할을 맡아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어려운 금융시장 여건에서 농협의 전 임직원이 한 배를 타고 물을 건넌다는 '동주공제(同舟共濟)'의 마음으로 함께 풍랑을 헤쳐가며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현장 챙긴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취임식 대신 고객행복센터로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4일 별도의 취임식 없이 서울 용산 소재 NH농협은행 고객행복센터(콜센터)를 찾아 상담 현장을 체험하고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현장경영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고객 신뢰'와 '혁신'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고객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고자 형식적인 취임식을 생략하고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고객행복센터를 방문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상담 현장을 체험하는 자리에서 “금융의 모든 가치는 고객 신뢰에서 출발한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고객 눈높이에서 고객이 만족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직원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갖고 일선에서 고객들과 소통하며 고객 만족을 위해 애쓰는 직원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경영 슬로건으로 '신뢰의 금융, 혁신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고객 신뢰와 혁신, 농협금융 정체성 강화, 미래경쟁력 제고와 리스크 관리, 실력 있는 농협금융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자회사, 지역 방문 등을 통해 현장경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하나증권, 작년 당기순익 2251억원… “전 사업 실적 개선에 흑자 전환”

하나증권은 지난해 누적 연결 기준 영업이익 1420억원, 당기순이익 2251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하나증권 측은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실적 개선 속에서 경영 효율화로 당기순이익 연간 턴어라운드(흑자 전환)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자산관리(WM) 부문은 해외주식 거래 수익과 금융상품 거래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됐고, 기업금융(IB)은 우량 자산 중심으로 수익이 늘었다. 세일즈앤트레이딩(S&T)의 경우 금리 하락으로 인해 트레이딩(매매) 수익이 증가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전 사업부문의 실적 개선과 함께, 본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며 연간 실적 턴어라운드를 시현했다"며 “탄탄한 영업 기반을 구축해 안정적인 성장동력 확보에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하나금융지주, 지난해 순이익 3조7388억원…주당 배당금 1800원

하나금융지주가 이자이익 감소와 환율 상승에 따른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도 3조7000억원을 웃도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하나금융은 이같은 성과를 토대로 2024년 기말 배당 주당 1800원을 포함해 총 36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한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실시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 3조7388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9.3% 증가한 수치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환(FX) 환산손실 2119억원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손님 기반 확대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인한 수수료이익 증가 △선제적·체계적 리스크 관리 등으로 성과를 거뒀다. 그룹의 핵심이익은 이자이익 8조7610억원과 수수료이익 2조696억원을 합한 10조8306억원으로 1.5% 늘어났다. 특히 수수료이익이 15.2% 증대됐다. 은행의 IB 수수료 증가, 퇴직연금 및 운용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 기반 확대, 신용카드 수수료 증대를 비롯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하나금융그룹의 대손비용률은 0.29%로 전년 대비 0.11%포인트(p) 낮아졌다. 그룹 연체율은 0.51%로 은행의 연체율 관리와 전사적 자산건전성 제고 노력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0.04%p 개선됐다. BIS비율 추정치는 15.5%,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은 각각 9.12%·0.61%다. 지난해말 기준 그룹의 총 자산은 신탁자산 177조6634억원을 포함해 815조511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그룹 이사회는 2027년까지 총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2024년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은 전년 대비 5.9% 높아졌다. 연간 총 주주환원율(37.8%)도 4.8%p 상승했다. 지난해말 기준 그룹의 보통주자본비율(CET 1) 추정치는 13.13%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위한 목표 구간(13.0%~13.5%)에서 관리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환율 상승에도 그룹 차원의 전사적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노력과 수익성 중심의 자산 성장 전략이 더해진 결과라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4분기 5756억원을 포함해 연간 3조3564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은행 수수료이익은 9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8.5% 상승했다. 수수료이익에 이자이익을 더한 핵심이익은 8조6835억원이다. 지난해말 기준 하나은행의 총자산은 신탁자산 100조7031억원을 포함한 633조1210억원으로 나타났다. 하나증권은 WM부문 손님 수 증대, IB·세일즈앤트레이딩(S&T) 사업 부문 실적 개선을 토대로 2251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했다.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자산신탁의 순이익은 각각 2217억원·1163억원·588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부터 연간 현금배당총액 고정 및 분기 균등 현금배당을 시행해 배당 규모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주주들의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 확대로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BPS) 등 기업가치 측정의 핵심지표를 개선하고, 발행주식수 감소에 따른 주당 배당금의 점진적 증대도 모색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견조한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기업 밸류업 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그룹 이사회와 경영진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적자 극복 실패’ 황준호 대표, 다올證 지휘 계속될까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이사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깜짝 흑자'를 기록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연간 적자를 극복하지 못한 결과다. 황 대표는 재임 2년 내내 적자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단, 2023년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와 증시 부진 등 경영상황 악화로 다올을 비롯한 중소형 증권사들이 모두 어려움을 겪어 쇄신(교체)보다는 안정(연임)을 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2024년 연간 잠정실적에서 영업손실 755억원 및 당기순손실 454억원을 기록, 2023년 적자 전환 이후 지난해에도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작년 3분기 누적 순손실이 171억원 수준이었던 만큼 4분기에만 3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기 만료를 앞둔 황준호 대표의 입장이 다소 난처하게 됐다. 2023년 3월 다올투자증권의 지휘봉을 잡은 황 대표는 재임 2년 내내 적자 극복에 실패했다. 선임 당시 황 대표에게 '구원투수' 역할이 기대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다. 특히 지난해 10월 한국신용평가은 다올투자증권의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다올투자증권의 이익 창출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올투자증권의 경영난 및 신용등급 하향은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 여파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22년부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서 부동산 PF에 크게 의존하던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큰 타격을 입었고, 다올투자증권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미 2023년에만 대손충당금으로 1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반영한 데 이어 2024년에는 456억원을 쌓아 적자가 심화됐다. 실적만 본다면 다올투자증권의 대표 교체 가능성은 상당해 보인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황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만만치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올투자증권의 경영 부진이 황 대표의 경영 실책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 현재 회사의 사업 다각화를 황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연임의 이유로 손꼽힌다. 기타 중소형 증권사들도 다올투자증권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점도 주요 근거다. 실제 2024년 500억원에 가까운 대손충당금이 추가로 투입된 것은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한 데 기인한다.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진 iM증권(구 하이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초 적자 극복을 기대했으나, 예상보다 큰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3분기 누적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또한 내부적으로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져를 축소하고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등 사업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2023년 황 대표 취임 이후 시작됐으며, 비록 연간 적자 극복에는 실패했지만, 다각화 시도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 2023년 4분기와 2024년 1·3분기에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황 대표는 “지난 2023년 3월 취임 초부터 수익 다각화를 통한 경영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고 밝히며 IB, 채권, 리테일 등 각 사업본부의 적극적인 수익창출을 주문했다. 작년 초부터 이병철 다올투자증권 회장과 갈등을 빚던 2대주주 김기수 씨도 올해 정기 주총에서 주주제안 등 별다른 주주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통상 경영난이 지속될 경우 최대주주 외 주주 측에서 현 경영진에 반기를 드는 경우가 많으나 김 씨 역시 다올투자증권의 경영 상황 및 대외 여건 악화를 인정, 황 대표가 경영 쇄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경우라면 실적을 중시하겠지만, 지난해처럼 모두가 어려웠던 시기에는 단순히 적자 지속만을 근거로 수장 교체를 결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웬만하면 쇄신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에너지X액트] 이화그룹 상폐 기로…소액주주들 속 탄다

경영진의 배임·횡령으로 2023년부터 거래정지 중인 이화그룹 3사(이화전기·이아이디·이트론)가 상장폐지 기로에 섰다.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수 있는 만큼 24만 이화그룹 소액주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오는 14일까지 이화전기와 이트론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이아이디에 대해서는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가 추후 개선계획 이행 및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할 계획이다. 이화그룹 3사는 김영준 전 이화그룹 회장의 배임·횡령 혐의로 매매거래가 정지된 이후 2023년 5월부터 지금까지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김 전 회장은 메리츠증권에 1700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음에도 마치 무담보로 사채를 발행한 것처럼 허위 공시해 일반 투자자들을 오인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리튬 광산 개발에 관한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해 전환사채를 매각하는 등 24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도 있다. 거래정지가 장기화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로 이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경영진의 문제로 왜 일반 투자자들이 피해를 봐야 하느냐"며 상장폐지는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2023년 한국거래소가 이화그룹에 대한 거래정지와 재개 결정을 한 차례 번복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책임 논란을 겪기도 했던 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거래재개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2023년 5월 11일 김 전 회장의 횡령 혐의를 이유로 거래가 정지됐던 이화그룹 3사에 대해 거래를 재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때 김 전 회장이 횡령 혐의 금액을 줄여서 공시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 다음날인 12일 거래재개를 번복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거래재개를 호재로 인식하고 하루 동안 이아이디와 이화전기를 각각 76억, 37억원 순매수했다. 하지만 다음날 거래소가 갑작스럽게 거래정지를 결정하면서 투자자들의 투자 손실 규모는 더욱 커졌다. 이에 이화그룹 소액주주들은 주주연대를 결성해 거래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화그룹은 소액주주 비중이 많은 상장사 중 하나로 꼽힌다. 이화전기 소액주주는 지난해 9월말 기준 9만6854명으로 보유 주식 수는 1억5840만2344주, 지분율은 72.35%에 달한다. 이트론도 9472명으로 소액주주 지분율이 70.06%, 이아이디도 13만8408명으로 보유 주식 비중이 74.49%(13만8407주)에 달한다. 세 기업의 소액주주를 모두 합하면 24만4734명에 달한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내 주주 결집 인원 순위 2~4위 역시 모두 이화그룹일 정도로 결집력이 높다. 이화그룹 주주연대는 오는 10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거래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주연대는 한국거래소에서 시작해 메리츠증권을 거쳐 국회의사당까지 행진하며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번 집회를 통해 거래정지 제도 자체의 문제점과 상장폐지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낸다는 방침이다. 액트 관계자는 “기업이 거래정지가 되면 주주들은 회사 및 감독기관으로부터 개선사항에 대한 정보를 거의 제공받지 못한 채 몇 년씩 불안에 떨며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이화그룹 주주연대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이번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고 액트도 여기에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고려아연 vs MBK, ‘2라운드 첫 시작’ 주총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고려아연과 MBK·영풍 연합간 2라운드가 본격 시작했다. 이번에는 법정이다. 최대주주임에도 주총에서 '상호주 제한'에 걸려 이사회에 진입하지 못한 MBK와 영풍은 주총에 관한 무효의 소를 제기하면서 반전을 꾀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MBK는 주총결의에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의 소를 제기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상호주 보유를 근거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이 위법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트하얏트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은 손자회사인 SMC가 영풍 지분을 10% 이상 보유했다는 이유를 근거로 영풍의 의결권을 25.4%로 제한했다. 앞서 SMC는 고려아연 임시 주총 전날인 지난달 22일 영풍 지분 10.3%를 매입했다. 이로써 '고려아연→SMC→영풍→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되자 고려아연은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을 주총에서 적용했다. MBK는 SMC를 통한 영풍의 의결권 제한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SMC가 호주에 설립된 외국 유한회사라는 점을 들어 상법 제369조 제3항 적용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MBK측은 “최 회장 측은 SMC의 영풍 지분 보유 상황을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위법하게 확대 해석함으로써 영풍의 주주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SMC 지분 매입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합리적인 재무적·사업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SMC는 호주법에 근거해 만들어진 법인으로 뒤에 Pty LTD가 붙는다. 이는 호주의 기업형태로 'Proprietary Limited Company(Pty Ltd)'라는 의미다. 한국어로 직역할 경우, '소유 제한 회사'가 된다. MBK파트너스는 SMC가 유한회사라고 주장한다. Pty Ltd는 주식의 공개 매매가 제한되고 주주 수가 50인 이하로 제한된다. 이는 국내 기준으로는 유한회사적 특징이다. 반면 고려아연은 SMC가 주식회사라고 주장한다. Pty Ltd는 주식회사의 주요 특성인 주식 발행과 이사회 구조, 주주의 유한책임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사회를 통한 경영이 가능하고, 주주총회 제도를 갖추고 있고, 회계감사 등 기업지배구조도 주식회사와 동일한 형태로 운영된다. 또한 MBK 측은 상법 제618조를 근거로 들었다. 이 조항은 외국회사에 적용되는 상법 규정을 명시하고 있는데, 제369조 제3항은 제외돼 있다는 것이 골자다. 상법 617조상 유사외국회사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MBK는 “어떤 경우를 상정해도 SMC의 영풍 지분 보유 상황을 상법 369조 3항에 적용할 근거는 없다"면서 “지난 1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총 결의는 위법 부당한 논리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마땅히 취소되거나 무효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고려아연은 외국회사라 하더라도 회사법상의 조문에 적용을 받는다고 역설한다. 주주총회장에서 고려아연 담당 변호사는 의결권 제한과 관련해 “상법 외국법인 조항은 국내 활동하는 외국 법인을 규제 감독할 때 적용되는 조문"이라면서 “그 이외의 조문에 대해 한국 회사만 적용되는건 아니기에 상호주 제한은 외국법인도 적용된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에 대타협을 제안했다. 하지만 영풍 연합은 이를 수락하지 않았다. 고려아연이 타협을 제안하기 전날, 영풍의 대리인인 이성훈 변호사는 “강도를 당한 기분"이라며 “(고려아연의 의결권 제한은) 주주와 자본시장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분노했다. 김광일 MBK부회장 역시 주총장을 떠나면서 상당한 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양측 모두 각각의 근거가 있어 이해관계는 극명하게 상충된다. 판결에 따라 시가총액 16조원이 넘는 회사의 경영권이 뒤바뀔 수 있어 첨예한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 법무법인의 파트너의 한 변호사는 “Pty Ltd가 유한회사의 특성도 일부 보유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운영 구조는 주식회사에 더 가깝다"면서 “지난 세 차례 가처분 소송전 결과를 보면 재판부는 법문 해석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며 “이번에도 취지나 의미보다는 엄격한 문언 해석에 중점을 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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