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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정부에 반기 들겠나”…14조 민생지원금 대목에도 울상인 카드사

정부가 총 13조8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하 소비쿠폰) 지급을 앞뒀지만 카드업계에선 기대감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나온다.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카드론이 제한된 상황에서 소비쿠폰 운영에 따른 비용마저 부담이 되는 경영상황에 직면했다는 목소리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개인당 최소 15만원에서 최대 45만원 상당으로 지급되는 소비쿠폰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21일 신청에 들어간다. 지난주 카드사들은 행정안전부와 함께 소비쿠폰 관련 연결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쿠폰 신청과 사용에 차질이 없도록 전산적 채비에 나섰다. 쿠폰을 지급하는 행안부와 신청을 받는 카드사 간 시스템을 연결하는 작업이다. 카드사는 소비쿠폰 사용 진작을 위해 캐시백 등 마케팅 사업도 준비해 추진 중이다. 기본적으로 내수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도를 돕는 한편 소비쿠폰 지급에 결제 시 추가 혜택까지 제공해 카드사 결제와 수익성도 늘리려는 목적이다. 그러나 업계는 이번 사업에 대한 마케팅 규모를 크게 키우지는 못했다고 설명한다. 사업으로 얻게 될 기대수익이 많지 않아서다. 실제로 소비쿠폰 사용처가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으로 국한되면서 예상 수익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카드업계는 소상공인 등 영세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꾸준히 인하해 온 가운데 올해부터는 전체 가맹점의 75%를 차지하는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 대상 수수료율을 0.4%까지 낮춘 상태다. 여기에 소비쿠폰 사업 운영을 위해 전산 개발 비용과 콜 센터 운영비, 추가 인력 비용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이번 사업에 따른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건전성 지표가 나날이 악화하고 있어 여유자금과 비용관리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실정에 카드사들은 사실상 소비쿠폰 사업 운영이 버겁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카드사의 연체율은 1.65%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쿠폰 사업을 위해 기존 업무 인력을 나눠 준비에 투입하고 시스템 등 전산관련 비용 등 추가로 부담한 부분이 있다"며 “연체율 등에 따른 건전성 대비도 해야하는 상황이기에 자금면에서 일정부분 부담이다"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드론 영업 축소 지시에 그나마 실적을 지탱해오던 주수익원도 이번달부터 손발이 묶였다. 지난 1일 금융위는 카드론이 신용대출 한도 규제에 포함된다는 내용의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카드론을 포함한 차주의 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 이내로 줄게 되면서 사실상 소득 초과 대출을 받는 고객이 대부분인 카드사들은 대출이 크게 축소한 상태다. 업계는 규제 이전 대비 카드론 이용이 반토막 이상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새 정부 들어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부가 소비쿠폰 지급을 앞두고 카드사들에게 소상공인 가맹점 수수료를 추가로 인하해 달라는 주문을 내린데 대해 반기를 든 것이다. 정부는 결제액 증가에 따라 이익을 보게 되는 카드사가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이번 사업이 수익을 보는 구조가 아니기에 더 부담을 지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단 뜻을 표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꾸준히 인하된 가맹점 수수료로 인해 이미 거래가 늘수록 이익보다 마이너스를 걱정해야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본업 수익성은 사실상 포기한 상태인데 여기서 소비쿠폰 사용 대상인 소상공인 수수료를 더 낮추는 게 현실적으로 무리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결제가 많아지는게 카드사에 이익이 된다고 보는 구조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상 이번 소비쿠폰의 거의 모든 결제가 소상공인 업종에서 이뤄진다"며 “대다수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가 이미 수수료율 혜택을 받고 있는 데다 소비쿠폰 사업 운영이 사실상 적자인 상황에서 카드사 이익을 나누라는 말은 이해하기 어려운 주문"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는 현재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 가맹점을 대상으로도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 중이다. 나아가 업계는 그나마 판매관리비 축소 등 내실경영을 통해 막아왔던 실적과 자산건전성의 악화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까지 도달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카드사는 순이익과 총자산순이익률(ROA)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 하락 추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발간한 상반기 산업점검 보고서에서 “카드사의 자산건전성 저하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부진, 가계부채 부담과 정책요인에 따른 성장성 위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주담대 변동금리 내려간다…신규 코픽스 9개월 연속 하락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하락한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2.54%로 전월 대비 0.09%포인트(p) 낮아졌다. 이 코픽스는 지난해 9월 3.4%를 기록한 후 10월부터 9개월 연속 하락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07%p 낮아진 3.07%를 기록했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2.63%로 전월보다 0.08%p 떨어졌다. 코픽스는 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IBK기업·KB국민·하나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신규 취급액과 잔액 기준 코픽스에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 채권 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후순위·전환사채 제외)가 반영된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여기에 기타 예수금, 기타 차입금, 결제성자금 등이 포함된다. 시중은행들은 16일부터 이날 발표된 코픽스를 반영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조정할 예정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전진로봇건설이 15일 이사회에서 2025년 중간 현금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689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총 배당금 규모는 약 100억600만원이다. 배당 기준일은 이달 30일이며, 실제 배당금 지급 예정일은 내달 21일이다. 이번 배당은 발행주식총수 1459만2545주에서 자기주식 7만25주를 제외한 1452만2520주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회사 측은 “배당 결정일 기준 직전 매매거래일부터 과거 1주일간 종가 평균(5만728원)을 기준으로 시가배당률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그린케미칼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중간 현금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8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총 배당금은 약 18억6610만원이다. 배당 기준일은 이달 30일이며, 실제 지급일은 내달 13일로 예정돼 있다. 이번 배당은 전체 발행주식 2400만주 중 자기주식 67만3676주를 제외한 약 2332만6324주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시가배당률은 1.0%다. 회사 측은 “결정일 기준 직전 1주일간 종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정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넥센이 직원 격려금 지급을 목적으로 자사주 3만9730주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처분 단가는 주당 7360원이며, 총 처분 금액은 약 2억9241만원이다. 처분 예정일은 오는 29일이다. 이번 거래는 삼성증권을 통해 '기타 처분' 방식으로 이뤄진다. 처분 전 기준 넥센의 자사주 보유 규모는 보통주 509만7967주(지분율 9.5%), 기타주식 18만주(5.0%)다. 신일전자가 우리사주조합에 자사주 32만7119주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처분 예정 금액은 약 4억9689만원이며, 1주당 처분 단가는 1519원이다. 이번 처분은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무상 출연을 목적으로 진행된다. 처분 예정 주식은 보통주에 한정되며, 처분 방식은 기타 처분으로 분류됐다. 처분 예정 기간은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다. 처분 전 기준 보유 자기주식은 214만5693주로, 전체 발행주식 대비 보유 비율은 3.02% 수준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삭센다·위고비 등 비만치료, 실손보험 보상 대상 아냐”

#실손보험 가입자 A씨는 병원에서 '고혈당증' 진단 하에 '삭센다'를 처방받고 보험회사에 실손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관련 약제비용이 전액 비급여 청구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보상대상이 아니라고 안내했다. A씨의 사례처럼 실손보험에서 비만 관련 의료비는 보상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가입한 상품의 약관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15일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내용의 '주요 분쟁사례로 알아보는 소비자 유의사항'을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A씨의 사례에 대해 '비만에 대한 진료는 비급여 대상이나, 비만과 관련된 고혈압, 당뇨병 등 합병증에 대한 진료, 비만수술 및 이와 관련된 진료는 요양급여 대상'이라고 규정했다. 병원에서 비만, 고지혈증을 진단받아 위소매절제술을 받은 경우에도 실손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비만'은 보험사가 약관상 보상하는 손해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비만이 아닌 당뇨 등의 치료목적으로 위소매절제술 또는 관련 약제를 처방받은 경우 건강보험(급여항목)이 적용된다. 본인이 부담한 금액에 대해서는 실손보험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 신경성형술(PEN)은 입원의료비가 아닌 통원의료비(30만원 내외)만 보상받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신경성형술이란 척추에 약물을 투입해 제반 통증을 완화시키는 치료방법이다. 보험사는 신경성형출을 받은 이후 합병증이나 경과 관찰 필요성 등이 나타나지 않으면 해당 시술에 따른 입원필요성이 없었다고 보고, 통원의료비 한도로만 보험금을 지급한다. 법원도 병원에서의 입원 여부는 입원실 체류시간, 환자의 증상 등을 고려한 실질적인 입원치료의 필요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보습제 구입 비용은 의료행위 여부에 따라 실손보험 보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B씨는 피부건조증을 치료하고자 의사 처방을 받아 보습제를 여러 개 구입하고 실손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통원 회차당 1개의 보습제를 제외하고는 의사가 주체가 된 의료행위라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대법원은 약관상 외래제비용에 대해 치료에 필요한 모든 비용이 아닌, 의사가 주체가 되는 의료행위로부터 발생한 비용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에 의사가 아닌 제3자가 주체인 보습제 구입비용은 보험금 지급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판시했다. 금감원은 “보습제 구입 비용 등은 의사가 주체가 되는 의료행위 여부에 따라 실손보험에서 보상되지 않을 수 있다"며 “병원에서 구입한 보습제를 개인 간 거래하면 의료기기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해외에 3개월 이상 연속으로 장기간 체류하면, 해당 기간 동안 납입한 실손보험료를 환급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실손보험료를 환급받기 위해서는 3개월 이상 해외에 체류한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며 “해지된 이후에는 환급이 어려울 수 있으니 계약 해지시 해당 보험회사에 환급 가능여부를 문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서학개미, 테슬라 팔고 ‘팔란티어·서클’ 담는다…AI·디지털 자산 테마 부상

서학개미의 투자 지형이 바뀌고 있다. 절대적 지위를 누리던 테슬라·엔비디아 등 '매그니피센트 7(M7)' 종목들이 아직 보유 상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실제 매매 흐름에서 새로운 주도주가 부상하고 있다. 팔란티어와 서클, 코인베이스 등 디지털 자산 및 AI 테마주들이 거래대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화증권 보관금액 기준 3위는 팔란티어A(45억9500만 달러)로, 애플(42억2100만 달러)과 마이크로소프트(33억8400만 달러)를 제쳤다. 결제금액 기준으로도 94억2300만 달러를 기록해 회전율이 매우 높은 종목으로 떠올랐다. 작년 말 8위에서 6개월 만에 다섯 계단 오른 수치다. 이달 7일부터 14일까지 집계된 외화주식 결제금액 기준 상위 50개 종목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두드러졌다. 서학개미가 가장 활발히 거래한 종목은 여전히 테슬라(총결제 10억6868만달러)였다. 하지만 그 뒤를 이은 상위권에는 팔란티어(8위, 2억9062만달러), 서클 인터넷(5위, 3억140만달러), 코인베이스(15위, 1억5798만달러) 등 디지털 자산 관련 기업들이 대거 포진했다. 단순 보유를 넘어 회전율 기준에서도 테슬라의 영향력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테슬라는 이번 집계 기간 중 매도 금액이 매수 금액을 크게 웃돌며 실질적으로는 순매도 우위 흐름을 나타냈다. 반대로 테슬라의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TSLL)는 매수 결제금액이 3억6800만달러를 웃돌며, 매도(2억5700만달러)보다 1억1000만달러 이상 많은 순매수세가 유입됐다. 본주는 팔고, 레버리지 상품을 사는 방향성 분할 전략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디지털 자산 테마의 강세도 뚜렷하다. 서클 인터넷은 3억140만 달러, 팔란티어는 2억9062만 달러, 코인베이스는 1억5789만 달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약 5500만 달러의 결제금액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서클과 코인베이스는 5주 연속 순매수 흐름을 보이며, 단기 테마주를 넘어 핵심 투자 타깃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디지털 자산 관련 종목의 급부상은 미국 내 정책 환경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이어, 미 의회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12만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대표 스테이블코인인 USDC의 발행사 서클과 공동 운영사인 코인베이스에 대한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AI와 관련한 수요 역시 서학개미의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AI 기반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는 전통 빅테크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팔란티어 2배 레버리지 ETF(PLTR 2X ETF)도 22위(7130만달러)로 별도 진입했다. 이외에도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수혜가 기대되는 오라클(46위, 4178만달러), CoreWeave(48위, 4075만달러), SoundHound(35위, 4902만달러), 아이리스 에너지(40위, 4515만달러) 등도 상위 5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서학개미의 이러한 '테마형 포트폴리오 이동'은 단기간 추세가 아닌 구조적 변화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의 M7 중심 투자 전략이 정체된 반면, 디지털 자산, AI, 반도체, 고배당 ETF 등으로 자금이 분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상위 50개 종목 중에는 레버리지 ETF(3배·2배 ETF), AI·디지털 인프라 관련 중소형주, 비트코인 채굴주, 클라우드·GPU 기업 등 테마형 종목이 대거 포함됐다. 국내 증시의 상대적 강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에 대한 서학개미의 의존도는 여전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미국 시장에 보유 중인 자금은 6월 말 기준 약 1250억달러(200조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세제 혜택과 상품 다양성, 글로벌 메가트렌드 반영 여부 등을 이유로 해외 투자 선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국내 주식보다도 특정 글로벌 테마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분위기"라며 “테슬라·엔비디아처럼 단일 종목에 집중하기보다, AI·디지털 자산·반도체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분산 투자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신평2Q]① 신용등급 올해도 하향 기조…조선·방위·전력기기↑, 석화·건설↓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 중 신용등급이 내려간 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건설·유통 등 업황이 부진한 기업 중심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하반기 신용등급 전망도 하향 압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의 상반기 정기 평가를 분석한 결과, 장·단기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은 66곳, 내린 기업은 82곳으로 집계됐다.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은 0.80배로 지난해 0.53배보다 오르며 1배에 가까워졌다. 상하향 배율은 신용등급이 올라간 기업 수를 내려간 기업 수로 나눈 비율로, 1배 미만이면 등급이 내려간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상하향 배율은 2022년 말 1.57배를 기록한 뒤 줄곧 1배를 밑돌았다. 신용평가 3사의 평균 상하향 배율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1.57 △2023년 0.68 △2024년 0.53 △2025년 상반기 0.80으로 2024년 0.53까지 내려갔다가 올해 상반기에 소폭 반등했다. 작년 상반기에 견줘 올해 상반기 상하향 배율은 크게 상승했다. 2024년 상반기 0.30에 불과했던 상하향 배율은 올해 상반기 0.80으로 올랐다. 신용평가사 3사 모두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은 전년 상반기 대비 개선됐다. 2024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를 견줘보면, 한국신용평가(0.15 → 0.59), 한국기업평가(0.27 → 1.14), 나이스신용평가(0.60 → 0.79)는 각각 상승했다. 실적이 개선된 업종 중심으로 등급 상향 수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용등급 하향 수도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등급 하향 수는 모두 82건으로, 2024년 연간 등급 하향 수인 86건에 육박한다. 등급 상향 수가 늘어났지만, 동시에 등급 하향 압력도 높아졌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레딧 시장 내 산업과 기업 간 양극화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은 주로 조선업, 방위산업, 전력기기업 등에 쏠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풍산 등 방위산업체는 지정학적 위기 증가에 따른 글로벌 수요 확대와 업황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 및 재무 부담 완화로 신용등급이 올랐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업은 LNG 개발 프로젝트 확대에 따라 고부가가치 상선 수주가 늘면서 실적 개선세가 본격화해 신용등급이 올랐다.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석유화학과 건설 등 업종에 몰렸다. 석유화학(롯데케미칼·LG화학·SKC·효성화학), 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BS한양), 유통(홈플러스·형지글로벌) 등 업황이 좋지 않은 업종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내려갔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는 매년 상반기 실적과 최근 3년간 사업보고서 등을 고려해 정기적으로 기업 신용등급을 평가한다. 기업 입장에선 신용등급은 자금 조달의 이자율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다. 등급이 낮아지면 시장에서 요구하는 금리가 높아지고,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적 부진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조달비용이 늘고 이는 다시 유동성 위기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하반기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여전히 높다. 신용등급 전망 변동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긍정적 상향' 수는 38건, '부정적 하향' 수는 50건이다. 추가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남은 상황이다. 특히 경기 회복 지연과 미국 관세 리스크 불확실성이 신용등급 개선 발목을 붙잡고 있다. 신용등급 전망 변동은 기존 등급 전망이 상향 또는 하향으로 바뀐 건수를 뜻하며, 향후 등급 조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는 지표다. 상반기 기준 기업의 상태를 보여주는 신용등급 전망 현황을 보면, 부정적 전망이 긍정적 전망을 압도하고 있다. 상반기에 부여된 등급 전망은 긍정적 54건에 견줘 부정적 전망이 91건에 달했다. 신용등급 전망 현황은 현재 부여된 전망의 상태를 집계한다. 시장 전반의 리스크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인 가정으로 등급 전망이 모두 현실화했을 때, 상하향 배율은 0.59배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크레딧 시장은 등급 하향 압력이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부산주공, 상폐 최종 갈림길…기적의 반전 이룰까

자동차 엔진용 부품 제조 기업 부산주공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회생 노력에도 여전히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부채비율이 1100%대를 넘어서는 등 위험 수위는 여전하다.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짓게 될 기로에 놓인 가운데, 재기의 서막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조만간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해 부산주공의 개선계획 이행 여부를 심의할 방침이다. 부산주공은 지난해 7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함에 따라 1년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바 있다. 개선기한은 기업이 재무구조 개선 등 정상화를 위한 최종 기회이며, 이를 부여받지 못하거나 부여받았어도 이행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수순으로 이어진다. 당시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부산주공에 대해 회계처리 기준 위반 등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상장폐지 가능성을 열어두되, 기업의 자구 노력을 지켜보겠다는 취지에서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앞서 부산주공은 최근 5년간 거래소로부터 총 네 차례 제재를 받았다. 2020년 교환사채 발행결정 철회 지연공시(벌점 2점), 2021년 유형자산 처분결정 지연공시(2점), 2023년 임원 횡령·배임 혐의 관련 공시로 인한 매매거래 정지, 2024년 회계처리 미공시 및 분류정정 누락으로 벌점 2.5점 등이다. 특히 횡령·배임 사안은 상장적격성 심사 사유로 직결되는 중대한 리스크였다. 지난 3일부로 부산주공의 개선기간은 종료됐다. 이에 전날 부산주공은 개선계획 이행 여부에 대한 설명자료를 거래소에 제출하고 정식으로 심의를 요청했다. 거래소는 제출된 자료를 접수한 날로부터 20영업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심의 과정에서는 재무구조 개선 노력, 공시 위반 이력, 지배구조 개선 여부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문제는 재무상태다. 수치로만 보면 부산주공이 상장폐지를 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부산주공의 재무상태는 각종 지표가 '심각' 단계에 도달한 수준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부산주공의 부채비율은 1148.3%, 차입금의존도는 53.4%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전체 자본 대비 부채의 비중을 나타내며, 통상 200%를 넘으면 '주의' 수준으로 간주된다. 부산주공은 이 수치의 다섯 배를 초과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 또한 50%를 넘으면 고위험군으로 평가되며, 신용평가사들은 30% 이상부터 이미 '주의' 구간으로 본다. 자본잠식률은 그나마 개선 흐름이 이어졌지만, 역시나 아슬아슬한 수준이다. 부산주공의 2023년 말 기준 63.0%였던 자본잠식률은 지난해 말 59.4%, 올해 1분기 51.9%로 점진적으로 낮아졌다. 자본잠식률은 자본총계가 납입자본금보다 얼마나 적은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 지정 사유에 해당하고, 100% 이상이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부산주공은 최근 몇 년간 재무 건전성 회복을 위한 자구 노력을 이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동성 확보를 위한 부동산 자산 매각이다. 부산주공은 지난 2022년 부산 일대의 토지·건물을 매각했다. 해당 자산의 양도금액은 총 800억원으로, 이는 2022년 말 기준 자산총계의 약 33.4%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이 자구책이 상장폐지 여부를 가르는 거래소의 기업심사위원회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금 상당수가 아직까지 유입되지 않아서다. 해당 양도 계약은 2022년 7월 7일 체결됐지만, 양도 기준일은 오는 12월 31일로 설정돼 있다. 계약금 20억원과 중도금 60억원은 각각 1차와 2차로 지급됐다. 잔금 720억원은 양도일에 지급될 예정이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수년간 반복된 재무 악화, 공시 위반에 횡령·배임까지 각종 리스크가 누적돼왔다"며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면 상장폐지 확률이 통상적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한전, ‘에너지 고속도로’ 기대감에 4%대 강세…정책 수혜 부각

한국전력이 새 정부의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정책 수혜 기대감에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32분 기준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보다 3.65% 오른 3만830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 한때는 4% 넘게 오르며 3만847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최근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14일부터 16일까지 호남에서 강원으로 이어지는 주요 전력설비 건설 현장을 직접 점검한 것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현장 방문은 재생에너지 연계 확대 및 첨단 산업단지의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한 전력망 구축 상황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특히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과 호남권 재생에너지 계통 연계, RE100(100% 재생에너지 사용) 이행 기반 마련 등 정부의 주요 에너지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당초 2031년 완공 예정이던 1단계 호남~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을 1년 앞당겨 2030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정책 추진 속도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아우토크립토가 코스닥 상장한 첫날인 15일 장 초반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아우토크립토는 공모가(2만2000원) 대비 1만4100원(64.09%) 오른 3만6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우토크립토는 자동차 전자제어장치의 소프트웨어 해킹을 막는 '차량 내 시스템 보안' 기술에 특화한 기업으로, 차량에 탑재된 소프트웨어가 유럽연합(EU) 등 규제 표준에 적합한지를 입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우토크립토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995.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내외 기관 2403개사가 참여했고, 공모가는 희망범위(1만8700~2만2000원) 상단인 2만2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달 3~4일 이틀간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1406.4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 증거금으로 약 5조4147억원이 모였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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