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이 올해 3분기에도 대체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적립 부담도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실물경기에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다 기준금리 경로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저축은행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 21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270억원) 대비 5.2% 감소한 수치이나,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세 자릿수의 흑자를 유지했다. 이 회사는 3분기 기준으로도 9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신한저축은행은 타사와 달리 부동산 PF 등 기업대출 비중이 낮고, 햇살론, 사잇돌 등 보증부대출 비중이 높아 꾸준히 안정적으로 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대출액 2조6248억원 가운데 80%가 가계자금대출이었고, 기업자금대출은 20.27%에 불과했다. 6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신용공여액은 1858억원으로 전체 대출 잔액 가운데 7%를 차지했는데, 9월 말에는 6.25%로 낮아졌다. 담보별 대출금을 보면 햇살론, 사잇돌 등 보증부대출이 43.90%에 달한다. 이어 신용대출 42.04%, 부동산 담보대출 11.32% 순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타사 대비 적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기준 전체 대출 대비 PF 대출 비중은 6.25%로 신한저축은행과 달리 다른 저축은행은 대체로 실적이 악화됐다. KB저축은행은 3분기 누적 순이익 7억원으로 전년 동기(266억원 적자) 대비 간신히 흑자로 전환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2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3분기 대출 건전성 악화로 79억원의 부동산 PF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한 영향이다. KB저축은행은 지난해 1300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했음에도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충당금을 계속 쌓고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3분기 누적 기준 449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중 실적이 가장 부진했다. 작년 3분기 누적 76억원 적자에서 적자 폭이 확대됐다. 3분기 기준으로는 1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70억원 적자, 3분기 기준으로는 134억원 적자였다. 금융당국이 사업성 평가 기준을 기존 양호, 보통, 악화우려 등 3단계에서 양호, 보통, 유의, 부실우려 등 4단계로 세분화함에 따라 충당금 적립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하나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61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부동산 경기 침체, 취약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악화 등 악재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저축은행 업계는 기대감마저 상실한 분위기다. 저축은행 79곳은 올해 3분기 200억원 중후반대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PF 사업장 재평가로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면서 380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올해 3분기에는 이보다 충당금 적립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즉, 3분기 흑자는 영업활동이 아닌 비용 감소에 따른 요인이 크다는 평가다. 이에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포트폴리오가 단순하고, 부동산 경기와 밀접하게 연관됐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경영 환경도 쉽지 않다"며 “내년에도 경기가 안 좋다는 전망이 많아 고심이 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에는 영업환경이 나아지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없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계속될지 불확실하고 부동산, 서민경제 등 실물시장도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저축은행의 영업적자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