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마이너스(-) 터널에 진입한 삼성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가 탈출까지 더욱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승세로 개별 종목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그룹주 ETF 중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의 부진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 ETF는 3개월 새 10.73% 하락했다. 해당 ETF는 삼성그룹주 주식을 순자산과 매출액, 현금흐름, 현금배당 등 4가지의 펀더멘탈 점수로 가중해 투자한다. 현재 구성 종목은 삼성전자(20.03%), 삼성물산(17.90%), 삼성SDI(10.42%), 삼성화재(9.88%), 삼성바이오로직스(3.24%) 등 16개 종목이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삼성그룹' ETF와 'KODEX 삼성그룹밸류' ETF도 3개월간 각각 7.84%, 7.67% 떨어졌다. 해당 ETF는 삼성그룹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계열사에 투자하는 ETF다. 현재 기준 편입종목은 삼성전자(20.52%), 삼성바이오로직스(15.26%), 삼성SDI(13.81%), 삼성물산(10.27%)순이다. 'KODEX 삼성그룹밸류'는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의 내재가치를 반영해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초지수는 WISE삼성그룹밸류인덱스로, 현재 기준 구성 종목 상위 5개는 삼성전자(23.48%), 삼성SDI(15.22%), 삼성바이오로직스(13.85%), 삼성물산(8.34%), 삼성전기(7.25%)다. 한국자산신탁운용의 'ACE 삼성그룹섹터가중' ETF와 'ACE 삼성그룹동일가중' ETF도 각각 -7.39%, -2.91% 3개월 수익률을 기록했다. 'ACE 삼성그룹섹터가중'은 삼성그룹 주식을 선별한 후 업종 비중을 코스피200업종 시가총액 비중과 동일하게 투자하는 펀드다. 해당 ETF의 편입종목 상위 5개는 삼성전자(23.28%)와 삼성SDI(15.26%), 삼성바이오로직스(13.85%), 삼성물산(8.36%), 삼성전기(7.27%)다. 삼성그룹주 중 3개월 하락폭이 가장 적은 ETF는 'ACE 삼성그룹동일가중'이었다. 해당 ETF는 삼성그룹 주식 중 재무안정성과 신용위험을 기준으로 종목을 선별한 후 동일 비중으로 투자하는 ETF다. 편입종목 상위 3개 종목은 삼성생명(7.36%), 삼성바이오로직스(7.32%), 삼성증권(6.95%)이다. 삼성그룹주 ETF가 부진한 배경은 삼성전자가 7월 8만원대에서 10월 5만원대로 추락한 영향이다. 'ACE 삼성그룹동일가중'을 뺀 나머지 삼성그룹주 ETF에는 삼성전자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7월 16일부터 10월 16일까지 32.15%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부진에도 10% 이내 하락률로 방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삼성그룹주 ETF 상위 구성 종목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0만원대로 복귀, '황제주(1주당 100만원 이상)'에 오른 것이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월 16일부터 10월 16일까지 24.75% 올랐다. 다만, 삼성그룹주 ETF의 수익률이 빠르게 회복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단기 모멘텀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이탈도 심화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9월 3일부터 전날까지 26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팔아치웠다. 26거래일 동안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1조13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기존 최장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기존 25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록은 2022년 3월 25일에서 4월 28일까지였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산업지배력과 경쟁력 약화와 실적 불확실성 심화의 삼중고 국면에서 올해 안에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기는 힘들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바닥권 주가에도 기회비용이 너무나 커 저가매수 전략은 초장기 투자자에만 국한된다"고 설명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