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증시 부진 속에 중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증시에서 전기차와 인공지능(AI)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모멘텀을 주도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AI 산업정책과 전기차 밸류체인의 재평가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이 본격적으로 주가에 반영될 구간이 도래했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으로 꼽은 대목은 자율주행 확산과 밸류체인 전반의 수익성 개선이다.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배터리, 반도체, 라이다 센서, 소프트웨어 등 전방위에 걸쳐 관련 기업들이 함께 매출 증가와 마진 개선을 누릴 수 있어서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전기차 산업은 이제 성숙기에 들어서며, 성장은 자율주행과 AI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승용차 L2+ 자율주행 침투율은 9%였으나, 올해는 25%까지 급등할 전망이다. BYD는 10만 위안대 차량에도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신의 눈(God's Eye)'시스템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 중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강자 테슬라를 넘어서는 시장 역전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트렌드포스(TrendForce)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BYD는 순수 전기차(BEV) 시장 점유율 15.4%로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지리자동차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무려 443% 폭증해 주목받았다. 여기에 샤오미는 전기 SUV SU7로 중국 내 중저가 전기차 시장에 파고들며 테슬라 모델Y와 직접 맞붙을 예정이다. 투자은행 씨티는 SU7의 연간 중국 내 수요가 최소 30만~36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 여파로 중국 소비자들의 반미 정서가 확산한 영향이 주효했다. 실제 테슬라 판매량은 올해 4월 들어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다. 박초화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전기차 침투율은 지난해 7월을 기점으로 전기차가 신차 판매의 50%를 넘어섰다"며 “전기차 산업이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산업 성장의 패러다임이 자율주행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AI 분야도 중국 증시 반등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의 'AI+' 전략이 빅테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해소할 열쇠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산업연구원(KIET)의 '2025년 중국 양회, 산업정책 핵심키워드는 AI' 보고서를 보면, 중국은 올해 양회를 통해 산업정책 기조에서 AI를 가장 강조했다. 글로벌 AI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준 딥시크(Deepseek)의 성공이 자신감의 근원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양회에서도 'AI+ 전략' 추진을 재차 발표했다. 특히 AI 기술의 응용과 관련 산업 생태계 구축을 강조했다. KIET는 앞으로 중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커넥티드카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AI 응용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구축되면서 글로벌 확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AI 기술을 휴머노이드 로봇, 커넥티드카, AI 스마트폰 등 제조업 전반에 응용해 응용 산업 생태계를 확장 중이다. 알리바바를 비롯한 텐센트, 바이두 등 빅테크는 이에 발맞춰 AI 인프라와 자체 모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같은 수요 증가 수혜를 누릴 1위 기업은 AI 인프라 사업자인 알리바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본부는 “향후 3년간 알리바바의 설비투자(CapEx)는 지난 10년 총액을 웃돌 것"이라며 “현재 알리바바(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 12.7배), 텐센트(17.0배), 바이두(8.3배)는 글로벌 동종업계 대비 저평가돼 있어, 실적 모멘텀이 반영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AI 산업이 단순히 기술적 기대감을 넘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지 여부도 투자자의 최대 관심사다. AI 응용산업은 단순히 IT 업종을 넘어 광범위한 밸류체인 파급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제조업부터 서비스업, 소비재 전반에서 확장성이 높아서다. 한국투자증권은 “AI+ 전략은 플랫폼 경제를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 AI 스마트폰, 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응용 산업으로 확장되며, 글로벌 피어 대비 저평가돼 있던 중국 빅테크의 가치 재평가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