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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투자하면 혜택 드려요”…증권가, 개인투자자 유치 총력전

국내 증권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 확보에 나서며 다양한 혜택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다. 기초 강의부터 수수료 환급, 경품 추첨까지 마케팅 수단은 점점 더 다채로워지는 추세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ETF 투자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단순히 거래를 유도하는 수준을 넘어, 장기 고객 확보와 테마형 상품 활성화까지 겨냥한 이벤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분산·장기투자를 유도하고 안정적 투자 저변 확대를 위해 '봄·격적인 투자' 이벤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벤트는 오는 6월 30일까지다. 이벤트 기간 중 ETF·펀드를 순매수하고 이벤트에 신청한 이용자가 대상이다. 매수 금액에 따라 지급 금액이 달라지며 여러 ETF·펀드에 중복 참여할 수 있다. 매수금액 △100만원 이상 300명에게는 각 5000원 △500만원 이상 200명에게는 각 1만원 △1000만원 이상 200명에게는 각 2만원의 모바일문화상품권이 지급된다. KB증권은 해외 ETF·상장지수증권(ETN)을 자사로 옮기고 거래하면 최대 200만원의 현금 리워드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일정 기준 이상의 입고금액 또는 거래금액을 달성한 고객 대상으로 총 1억1000만원 상당의 상금을 추가 지급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입고금액 10억원 및 거래금액 1억원 달성 시 '입고왕'으로 선정되고, 거래금액 1억원 및 입고금액 1000만원을 달성할 경우 '거래왕'으로 선정된다. '입고왕'으로 선정된 첫 거래·휴면 고객에게는 총 상금 5000만원을, 기존 고객에게는 총 상금 3000만원을, '거래왕'으로 선정될 경우에는 총 상금 3000만원을 N분의 1로 나눠 지급한다. 해당 기준을 충족한 모든 고객들에게 혜택이 제공되며, '입고왕' 내에서는 중복지급이 불가하다. 아울러 해외주식을 1000만원 이상 입고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한다. 애플 풀패키지(맥북, 아이패드, 아이폰, 애플워치, 애플펜슬)를 비롯해 스타벅스 기프트카드, 넷플릭스 프리미엄 1년 구독권, 호카 기프트카드 등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추첨을 통해 증정한다. DB증권은 ETF를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DB 마이트리 IAM 랩'을 판매, 관련 이벤트를 열었다. DB 마이트리 IAM 랩은 국내외 주식형·채권형·원자재형 ETF에 탄력적으로 투자한다. 국내외 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시장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같은 전략으로 지난해 세전 연 수익률 36.4%를 기록했다. 해당 이벤트는 오는 5월 16일까지 진행된다. 참여 고객 전원에게 가입 금액별로 신세계상품권을 제공한다. 또한 추첨을 통해 골드바 한 돈을 경품으로 증정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이 개별 종목보다 접근성과 안정성을 갖춘 대안 투자처로 꼽힌다"며 “최근 주식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ETF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도 대목을 놓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 바뀌는 증권투자법] 조각투자 발행플랫폼 제도화…부동산·음원 투자, 제도권 진입

오는 6월부터 부동산, 음원 등 실물자산을 조각내어 판매하는 조각투자 플랫폼이 정식으로 제도권에 편입된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규칙'과 '금융투자업규정', '증권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예고했다.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원회 및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6월 16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현재 규제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는 △펀블(부동산) △카사(부동산) △루센트블록(부동산) △뮤직카우(음원) △에이판다(대출채권) △갤럭시아머니트리(항공기 엔진) 등 조각투자 플랫폼들이 정식 인가를 받고 영업할 수 있게 된다. 조각투자는 부동산, 지적재산권, 미술품 등 다양한 실물자산을 유동화해 소액 투자자에게 수익증권 형태로 분할 판매하는 투자 방식이다. 현재까지는 규제유예(샌드박스)로 운영돼 왔지만, 이번 법 개정 이후에는 '수익증권 투자중개업'이라는 신설된 인가를 취득해야 한다. 신설되는 투자중개업은 소형 라이선스(스몰 라이선스) 형태로 운영되며, 자기자본 요건은 10억 원으로 설정됐다. 순자본비율(NCR) 등 건전성 규제와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른 광고·설명의무 등은 일반 증권사 수준으로 동일하게 적용된다. 발행구조는 기존처럼 '비금전신탁'을 활용한다. 조각투자 발행플랫폼이 기초자산을 신탁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증권을 발행해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자본시장법상 제약으로 인해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발행이 제한돼 있었지만, 이번 제도화를 통해 자산유동화법상 근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조각투자 발행과 유통업무는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분리된다. 현재는 사업자가 발행과 유통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지만, 제도화 이후에는 한 사업자가 둘 중 하나의 업무만 담당할 수 있다. 법령 정비기간(1.6년) 동안 기존 사업자들은 발행 또는 유통 중 하나를 선택해 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유통플랫폼 제도화는 오는 9월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조각투자 제도화는 자산 유동화 및 자금조달 채널 다양화, 일반투자자의 대체투자 확대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5 바뀌는 증권투자법] 신규 상장 기업, 분기·반기 보고서 공시 의무화

'제2의 파두 사태'를 막기 위해 상장하고도 최대 6개월의 재무정보가 투자자에게 제공되지 않는 문제를 개선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신규 상장 법인도 직전 분기·반기 재무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신규 상장법인의 분기·반기보고서 공시 의무를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올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신규 상장 기업 등은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기업에 해당하게 된 날, 즉 상장일에서 5일 이내에 상장 직전년도 사업보고서뿐만 아니라 상장 직전 반기·분기보고서도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다만, 증권신고서 등을 통해 이미 유사한 내용을 공시한 경우 추가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까지 신규 상장 기업은 상장 직전 반기·분기보고서 제출 의무가 없었다. 문제는 이 같은 사각지대를 틈타 많은 기업이 상장하고도 최대 6개월의 재무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2023년 파두 사태가 벌어지면서 신규 상장사의 공시 기준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파두는 2023년 2분기 실적 집계가 마무리 되지 않은 시점인 6월 30일, 1분기 실적만 담은 증권신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하지만 1분기 177억원이던 매출액이 2분기 5900만원으로 급락했다. 2분기 분기보고서의 공시 의무가 없었기에, 이 사실은 상장 후 4개월이 지난 시점인 11월 분기보고서가 나온 뒤에야 알려졌다. 개정된 자본시장법은 공포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25년 7월 21일부터 시행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LG엔솔·포스코홀딩스 등 이차전지 관련주 반등 언제?…올해 시총 20조원 증발

국내 주요 10개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시가총액이 올 들어 20조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주요 10개 이차전지 기업의 시가총액 총합은 170조9270억원으로 지난해 말(191조9400억원) 대비 21조130억원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SKC, 에코프로머티 등 주요 10개 종목들로 구성된 KRX 2차전지 톱10 지수는 올해 들어 15.6%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6.7%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기관 투자자가 이들 종목을 대거 팔며 주가를 끌어 내렸다. 기관은 올해 들어 KRX 2차전지 톱10 지수를 기초지수로 추종하는 'TIGER 2차전지 TOP10' 상장지수펀드(ETF)를 32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에 내리막길을 걸었던 이차전지 업황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우려까지 맞물리면서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 영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2분기 이후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LG에너지솔루션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7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8% 증가했으며, 전 분기 대비로는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회사는 올해 대외 불확실성과 수요 둔화를 고려해 연간 시설투자(CAPEX)를 전년 대비 30% 이상 줄인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불확실성 등이 줄어들면서 단기적으로 이차전지주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장기적으론 미국 전기차 혜택 축소 및 유럽의 중국 대상 관세 철폐 우려가 산재해 추세적인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익창출력 저하 ‘단기 회복’ 불투명…엔씨소프트 목표가·신용등급↓

신용평가사와 증권사들이 엔씨소프트의 올해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씨소프트에 대해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들은 잇달아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한신평은 엔씨소프트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했다. 등급 하향의 주요 원인은 외형과 이익창출력이 크게 저하됐으며, 단기간 내 회복이 어렵다는 점이다. 영업현금 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투자 자금 지출은 많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영빈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모바일 MMORPG에 편중된 게임 포트폴리오의 다각화 여부가 관건"이라며 “PC·콘솔 플랫폼 비중이 높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다양한 장르의 멀티플랫폼 신작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시 예정 주요 신작 흥행 성과, 구조조정 이후 인건비 등 비용규모 절감 수준, 수익기반 다각화를 위한 M&A 가능성과 이에 따른 재무적 영향에 대해 중점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의 시각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달 들어서만 메리츠·삼성·현대차증권 등 3곳 증권사가 목표가를 낮췄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퍼블리싱 전략으로는 신작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 어렵다"며 “내부 프로젝트를 객관적 시각으로 들여다봐 줄 외부 퍼블리싱 계약까지는 부진한 주가 모멘텀을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실적 반등을 가져올 신작 부재를 가정하며 자체 퍼블리싱이 이어질 경우 유의미한 실적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부동산 매각 및 자사주 등 변경된 BPS를 반영하여 적정주가를 하향한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이명희 신세계 그룹 총괄회장이 보유 중인 ㈜신세계 지분 10.21% 전량을 딸 정유경 ㈜신세계 회장에게 증여한다. 신세계는 지난달 30일 이런 내용의 거래계획 보고서를 공시했다. 증여 시점은 오는 30일이다. 이번 증여로 정유경 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은 현재 18.95%에서 29.16%로 늘어난다. 신세계는 “각 부문 독립경영과 책임경영을 공고히 하고자 이번 증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괄회장은 20여년간 순차 증여와 주식 교환 등을 통해 아들 정용진 회장이 경영하는 이마트와 딸 정유경 회장이 운영하는 ㈜신세계(백화점 운영)의 계열사를 양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작년 말까지 각사 최대주주인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은 각각 이마트 지분 18.56%,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0%씩 소유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정용진 회장이 먼저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 전량을 시간 외 거래로 사들였다. 이에 따라 이번에 정유경 회장이 이 총괄회장으로부터 잔여 지분을 모두 넘겨받으면 남매간 계열 분리 작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은 작년 10월 30일 이마트와 ㈜신세계의 계열 분리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계열 분리를 하려면 기업이 친족독립경영을 신청하고, 상장사 기준 상호 보유지분 3% 미만·비상장사 기준 10% 미만 등의 기준을 충족했는지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총괄회장이 보유 지분을 남매에게 각각 넘기면서 큰 숙제 하나를 해결한 셈이다. 앞으로 남은 건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쓱닷컴) 등 신세계와 얽혀 있는 지분 정리다. 현재 SSG닷컴 지분은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의 주요 계열사로는 SSG닷컴(쓱닷컴), G마켓(지마켓), SCK컴퍼니(스타벅스),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신세계푸드, 조선호텔&리조트 등이 있다. ㈜신세계는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며 신세계디에프(면세점)와 신세계인터내셔날(패션·뷰티), 신세계센트럴시티, 신세계까사, 신세계라이브쇼핑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연합뉴스

[2025 바뀌는 증권투자법] 불공정거래, 한 방에 퇴출…게임 룰 바뀐다

불공정거래 및 불법 공매도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가 대폭 강화됐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국무회의를 통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 시행령은 이미 수정된 자본시장법 및 하위규정과 함께 지난 23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조치에 따라 불공정거래 또는 불법 공매도에 연루된 계좌는 최대 1년간 지급정지될 수 있다. 또한 해당 행위자는 최대 5년간 금융투자상품 거래가 제한되며, 상장사와 금융회사 임원으로 선임될 수 있는 자격도 박탈된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과징금, 벌금형 상향 등 금전적 제재를 강화해왔으나, 재발 방지를 위해 비금전적 제재 도입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 홍콩, 캐나다 등 주요국들은 이미 위법 혐의자에 대해 자산 동결이나 임원 선임 제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채무증권 등 불공정거래 소지가 낮은 상품도 거래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특정 불공정거래 행위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대해 금융회사에 최대 1년간 지급정지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지급정지에 준하는 조치가 이미 내려졌거나, 수사기관이 지급정지 요청을 철회한 경우에는 지급정지 명령이 해제된다. 앞으로 금융위는 제한 명령이 위법 행위 재발 방지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수사기관, 금융감독원, 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금융회사·상장사와 협력해 집행 과정을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절차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5 바뀌는 증권투자법] 분기배당도 先배당액 결정·後투자…‘깜깜이 배당’ 해소

결산배당처럼 분기배당도 '선(先)배당액 결정·후(後)투자'가 가능해진다. 지난해 12월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면서 배당액을 확정한 뒤 배당기준일을 정하도록 분기 배당 절차가 개선됐다.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아직 분기배당 절차를 개선한 회사는 분기배당을 도입한 회사 중 22%로 다소 저조한 편이다. 투자자가 미리 배당 금액을 알 수 없는 '깜깜이 배당' 문제가 올해부터 분기 배당에서도 해소된다. 그동안 상장회사는 사업연도 마지막 일(결산배당)이나 각 분기 마지막 일(분기배당) 당시 배당 받을 주주를 먼저 정한 뒤 배당액을 확정했다. 투자자는 배당금을 얼마 받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해야 했다. 정부는 2023년 1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배당절차 개선방안'을 발표한 이후 결산배당 절차를 먼저 손질했다. 결산배당은 상법 유권해석을 통해 배당액을 확정한 뒤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분기배당은 배당액이 뒤늦게 정해지는 '깜깜이 배당' 문제가 남아 있었다. 지난해 12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분기배당도 이사회에서 배당액을 확정한 뒤, 배당기준일을 지정할 수 있게 됐다. 분기말로부터 45일 이내에 개최하는 이사회에서 배당액을 결정하고 투자자는 그 이후 지정된 배당기준일까지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번 법령 개정과 별개로 각 회사는 개선된 배당절차를 적용하기 위해 정관을 개정해야 한다. 자본시장법상 분기배당에 관한 사항은 정관에서 정하는 내용을 따르도록 규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결산배당의 배당액을 확정하고 배당기준일을 설정할 수 있게 정관을 바꾼 회사는 상장회사 2450개 중 1137개(46.4%)다. 2024년 결산배당을 실시한 회사 1169개 중 배당절차를 개선한 회사는 271개(23.2%)다. 분기배당의 배당액을 확정하고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게 정관을 바꾼 회사는 분기배당을 도입한 회사 750개 중 165개(22%)다. 한국상장사협의회는 지난달 7일 보도자료에서 “25년 1월 자본시장법 개정이 이루어진 점을 고려할 때, 상장 회사가 정관을 바꾸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결산배당 절차 개선과 마찬가지로 분기배당 절차를 개선하는 회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하반기가 더 나쁘다”…증권가, 기아 목표가 줄줄이 내림세

4월 들어 증권사들이 기아의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등으로 연간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이미 1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이런 흐름은 올 한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투자·상상인·KB증권 등 10곳의 증권사들이 기아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KB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기아의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종전 대비 각각 13.3%씩 하향 조정한 수준이다. 상상인증권도 15만원에서 14만원으로 7% 내려잡았다. 이들 증권사는 목표가 하향 조정의 주요 원인으로 글로벌 관세 변동성을 꼽았다. 상상인증권은 “2025년 연계 기준, 품목 관세부과에 따른 이익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북미 현지생산비중을 대폭 늘리기 어려운 점은 단기 제약요소"라고 진단했다. KB증권은 “기아는 재고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지만 누적된 도매 판매와 소매 판매의 차이를 감안할 때 재고 수준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기아의 인센티브도 증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KB증권은 또 “관세부과는 기아 주가의 상승 요인도, 하락 요인도 될 수 있다"며 “미국이 관세를 철회하거나 완화함으로써 기아의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미국의 관세가 유지될 경우 주가에는 부정적이나, 부품 관세에 따른 미국 지역에서의 공급망 교란이 발생할 경우 현대차그룹의 공급망 관리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아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조44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실적이 현실화하면 1분기에 이은 연속 마이너스다. 앞서 기아는 지난 25일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8조175억원, 영업이익 3조8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2.2%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3조3927억원으로 14.8% 줄어들었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 하락을 예상한 데 대해 “관세 부과 이전 미국 소비자들의 선수요 발생으로 인센티브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감안했다"며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 압력이 높아지며 본격적인 수익성 둔화 사이클 진입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미 매출 의존도가 42.5%로 절대적으로 높고 영업이익 의존도는 60%로 더욱 높은데, 미국 관세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서울전자통신, 10회차 EB 전액 조기상환…아이티엠반도체 지분 매각까지 ‘유동성 비상’

코스닥 상장사 서울전자통신이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요구로 10회차 교환사채(EB) 전액을 상환하면서 유동성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현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추가 차입은 물론, 보유 중이던 아이티엠반도체 주식도 대거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전자통신은 최근 10회차 교환사채 150억원어치를 만기 전 조기취득해 전량 소각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교환사채는 지난해 6월 발행된 것으로, 발행 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투자자들이 대규모 풋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한 셈이다. 앞서 서울전자통신은 2022년 4월에도 아이티엠반도체 주식을 교환대상으로 250억원 규모의 9회차 교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조달한 자금은 운영자금(200억원)과 채무상환(50억원)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었으나,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전액 풋옵션이 행사돼 조기상환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서울전자통신은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해 10회차 EB를 다시 발행했지만, 이마저도 전액 조기상환되며 유동성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약 72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서울전자통신은 3월 21일 55억원 규모의 단기차입을 결정​하며 부족한 상환 재원을 마련했다.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해 보유 중이던 아이티엠반도체 주식도 매각했다. 서울전자통신은 지난 3월 18일 아이티엠반도체 보통주 50만주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해 약 102억원(장부가 기준)의 자금을 확보했다​. 실제 처분 금액은 약 58억원 수준이다. 회사 측은 이번 처분 목적을 “재무구조 개선 및 현금 유동성 확보"라고 밝혔다​. 서울전자통신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7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해 누적 영업손실이 198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2022년 한 해에는 77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계속된 재무 악화로 회사는 올해 4월 주권매매거래정지 사태도 겪었다. 500원이었던 보통주 액면가를 1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 절차를 진행하면서 주식 거래가 일시 정지됐으며​, 주권매매거래정지 기간은 오는 5월 14일까지다. 서울전자통신은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전원장치(트랜스포머, SMPS)와 터치패드, 키오스크 부품 등을 생산하는 전자부품 제조업체다. 최근에는 매출 다각화를 위해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사업과 전자담배기기 사업에도 진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사업은 사업성 검토 결과 기대 수익이 예측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돼 추진하지 않고 있다. 전자담배기기 사업은 위탁생산 방식으로 추진되었지만 독자적 기술 개발 없이 진행돼 실질적 매출 성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서울전자통신은 올해 3월 말 대표이사를 원성문에서 남화성으로 교체하며 경영 체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서울전자통신 관계자는 “현재 현금 유동성은 괜찮은 편이며, 추가 차입 여부는 향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주식거래 정지는 자본금 감소에 따른 절차로, 공시된 대로 5월 1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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