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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엠, ESL 시장 확대 수혜 기대…목표가 ‘2만5000원’ [KB증권]

KB증권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솔루엠의 목표주가 2만5000원을 제시하며 커버리지를 개시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솔루엠 이익 성장의 핵심은 ESL 매출 확대"라며 “ESL(Electronic Shelf Label)은 전자식 가격 표시기의 약자로, 대형 슈퍼마켓과 마트 등 리테일 매장에서 수작업으로 다뤄지던 기존 종이 가격표를 대체함으로써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제품이다"라고 밝혔다. 솔루엠은 글로벌 ESL 시장 점유율 2위(27%)로, 특히 유럽에서 70%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ESL 시장 규모는 2032년까지 연평균 14.7% 성장해 54억3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솔루엠은 고속 통신 기술, 배터리 효율성, 자체 생산 체계 등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KB증권은 솔루엠의 2025년 매출액이 1조9000억원(+18% YoY), 영업이익이 1319억원(+57% YoY)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ESL 매출은 2025년 6672억원(+51% YoY)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서버용 및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 모듈의 매출 증가도 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파워 모듈 부문에서는 저부가 어댑터 매출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부가가치가 높은 서버용과 EV 충전기용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수익성이 제고될 전망"이라며 “VS 사업도 3in1 보드의 채택률 상승과 디지털 사이니지의 고객사 다변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삼성전자, 4분기 실적 회복 기대…목표가 ‘하향’ [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7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가파르게 하락하는 레거시 가격과 HBM 비중을고려해 실적 하향조정"이라며 “최근 저가형 제품들의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CXMT의 영향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단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한 79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239.2% 증가한 9조6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레거시 제품 가격 하락의 영향을 감안한 수치로, DRAM과 NAND의 출하량 변동 및 판매 단가 안정화가 주 요인이다. 류 연구원은 “DX와 SDC 부문의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나, DS(반도체) 사업부는 파운드리 부진에도 불구하고 3분기 대비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HBM3E(고대역폭 메모리) 공급 확대와 기술 경쟁력 확보는 삼성전자의 중장기적 성장 모멘텀으로 지목됐다. 류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선단 공정 전환과 HBM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 CXMT와 같은 경쟁사의 추격 및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에 따른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현재 주가는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확보가 필요"라고 조언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모비데이즈, AI 솔루션 바탕 디지털 마케팅 강화 [하나증권]

하나증권은 모비데이즈의 마케팅 사업 확장과 신규 사업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11일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4년 3분기 기준 매출액은 95억6000만원(전년 동기 대비 47.2% 증가)을 기록했으나, 신사업 및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비용 영향으로 영업적자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케팅 사업은 주요 고객들을 대상으로 DA(디스플레이 광고), SA(검색 광고) 퍼포먼스 마케팅을 제공하며, 광고 컨설팅 서비스인 미디어랩과 모바일 마케팅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2025년 상반기에는 Mobi-AI(AI를 통한 실시간 광고 성과 분석 및 전략 제시 솔루션) 출시를 통해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IP 커머스 부문에서는 모비콘텐츠테크가 코코다이브의 SNS 총 합산 공식 계정 팔로워가 430만명을 돌파하며 K-POP의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지속 중"이라며 “코코다이브는 'COKO BUY 4U' 구매 대행 서비스 론칭을 통해 K-POP 음반과 MD상품 외에 K-뷰티, 패션 상품 등 신규 매출 품목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대장내시경 지혈재 美시장 진출 가시화 전망 [상상인증권]

상상인증권은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의 대장 내시경 예방 지혈재의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투자의견 '매수'와 함께 목표주가 4만9000원을 제시하며 신규 커버리지를 개시했다. 11일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024년 연간 전사 매출액은 96억원이 예상되며, 이 중 수출 비중이 90% 내외를 차지할 것"이라며 “2025년 매출액은 230~250억원 이상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하 연구원은 “내시경용 지혈재 넥스파우더는 국내 식약처, 미국 FDA(상부위장관), 유럽 CE, 캐나다, 싱가포르 등에서 허가를 받았다"며 “2020년에 글로벌 1위 미국 의료기기 업체인 메드트로닉과 한국, 일본, 중화권을 제외한 전세계 판권계약을 체결해 현재 유럽, 미국 등 29개국에서 판매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장 내시경용 지혈재는 2024년 11월에 미국 FDA 품목승인을 받았다"며 “First in Class 제품이고 메드트로닉이 주도하기 때문에 2025년 3분기부터 미국 매출이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하 연구원은 “2025년은 매출에 대한 기반을 다지고,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구도가 될 것"이라며 “대장내시경 예방 지혈재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2025년 3분기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국회, 금투세 폐지·가상자산 과세 유예법안 본회의 통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고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에는 자본시장의 발전 및 국내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금투세를 폐지하고, 주식 등에 대한 현행 양도소득세 체계를 유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2025년 1월 1일에서 2027년 1월 1일로 2년 유예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금투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안은 정부가 제출하고 우원식 국회의장이 예산안 부수 법률안으로 지정해 국회 본회의에서 상정됐다. 금투세 폐지나 가상자산 과세 유예가 원래 상임위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통과되지 않았지만, 예산안 부수 법률안으로 지정되면 기한 내 합의를 이루지 못했을 경우 본회의에 자동부의 된다는 국회법 85조의3에 따른 것이다. 이 법안에는 또 기업이 근로자에 지원하는 출산지원금을 전액 비과세하고 자녀 세액공제금을 자녀 1인당 10만원씩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안을 설명하면서 금투세를 폐지해 자본시장 활성화를 지원하는 한편 출산 지원 등을 통해 저출산 위기에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탄핵정국 자본시장 비상] 개미들 1조원 던지고, 환율 1500원 전망… 하방 압력 커진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우리나라 경제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자본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훌쩍 넘어섰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코스닥 지수는 등락폭을 키워가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겪고 있다. 미국 등 글로벌 증시는 연말 산타랠리를 준비하고 있는 반면 국내 증시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하방 리스크가 커지는 등 글로벌 시장과 반대로 움직이는 양상이다. ◇환율 1500원 돌파 가능성도…불확실성 고조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1원 내린 1426.9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개장가인 1430.9원보다는 소폭 조정되긴 했지만 아직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1440원대로 오르더니 계엄 해제 이후로도 143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탄핵 정국이 전개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은 당분간 확대될 전망이다.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현직 대통령 사상 최초로 출국금지를 신청한 데다 내란 공모 혐의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수사에 돌입했다. 오는 14일에는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 2차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원화 가치 하락에 대한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탄핵 정국 사태가 종료되지 않으면 환율이 1400원을 넘어 1500원까지도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정부 출범 등 대외 환경 변화와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 대응 여력 부족 등이 원화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5월 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대외신인도 하락 등에 따른 외인 이탈, 채권, 외환시장 국가신용등급 변화 등에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2기를 앞두고 탄핵 정국이 이어질 경우 미국 정책 등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재선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국내외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정책 대응 여력이 낮아질 전망"이라며 “현재는 불확실성 해소가 시장 안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코스피·코스닥 롤러코스터…증시 변동성 심화 계속된 정국 혼란에 증시도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양대 증시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인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9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은 연저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3% 오른 2417.84를, 코스닥은 5.52% 오른 661.59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최근 4거래일 만에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시가총액이 각각 113조원, 31조원씩 빠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총 144조원 넘게 증발했다. 특히 개미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개인은 지난 9일까지 4거래일간 양 증시에서 누적 1조464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도 개인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4220억원, 4135억원을 팔아치웠다. 투심 악화에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도 올 들어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조401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초인 지난 1월3일 17조444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조4000억원 넘게 빠진 것이다. 외국인도 지난 4일 이후 코스피 누적 순매도 규모가 누적 1조원에 달한다. 이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장 초반 '사자'세로 돌아섰다가 다시 1510억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금융당국 F4회의 연일 개최…'증안펀드 투입' 목소리도 자본시장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금융당국도 시장에 안정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연일 긴급회의를 개최하는 등 힘쓰는 모습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견조한 펀더멘털과 대외건전성에 비해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다"며 “정부·한은의 시장 대응여력은 충분하며 과도한 시장 변동성에 대해서는 시장심리 반전을 거둘 수 있을 만큼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주식시장의 경우에도 기관투자자의 매수가 지속되고 있으며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도 함께 나타나고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도 보다 차분한 시각을 갖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4일 시장 안정 조치로 내놓은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와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등도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언제든 즉시 가동할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실제 투입 시기나 투입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증시 부진을 이유로 증안펀드가 실제 투입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안펀드는 16년 만에 실제로 투입될 수도 있다"며 “국내 증시의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강도는 거의 23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안펀드 실제 집행 시나리오에 따르면 시총 비중이 크면서 거래대금이 적은 반도체와 IT가전, 자동차, 조선 등 업종이 유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금감원, 부서장 전원 재배치…“시장 변동성에 총력대응”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고 10일 밝혔다. 본부 및 지원 부서장 75명 중 74명을 교체하고 조직 내 디지털·IT부문을 신설했다. 전자금융업 전담조직도 확대했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관련해 조직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총력 대응하기 위해 조직개편과 국실장 인사를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디지털·IT부문을 신설한 것은 티몬·위메금융시스가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전자금융업 감독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기획·경영 및 전략감독 부문 산하에 배치된 디지털·IT 관련 조직을 독립 부문으로 승격한 것이다. 책임자도 부원장보로 격상했다. PG·선불업 등 전자금융업 전담조직도 기존 2개 팀(정원 14명)에서 2개 부서(전자금융감독국·전자금융검사국, 정원 40명 내외)로 확대했다. 전자금융감독국은 전자금융업 제도개선, 등록 심사, 영업행위 감독 등을, 전자금융검사국은 PG사·선불업자에 대한 상시감시와 검사 등을 수행한다. 금융소비자보호처에는 대부업 및 채권추심업 등에 대한 감독 및 검사를 전담하는 서민금융보호국을, 불법사금융 대응을 담당하는 민생침해대응총괄국에 불법사금융 피해구제 등을 전담하는 팀을 추가로 신설했다. 금융상품판매 분석과 민원조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 기존 상품심사판매분석국은 금융소비자보호조사국으로 개편됐다. 보험업권에서는 기존 보험리스크관리국이 보험계리상품감독국으로 바뀐다.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국 수사팀은 3개로 확대되고 연금감독실은 현재 금융투자 부문으로 이동한다. 이와 함께 본부 및 지원 부서장 75명 중 금융시장안정국 이진 국장을 제외한 74명을 전원 재배치했다. 특히 본부 부서장의 절반 이상(36명)이 신규 승진자로 발탁됐다. 이번 인사로 1972∼1975년생이 금감원의 주축이 됐다. 금감원은 신설 디지털·IT 부문장을 맡을 데이터 전문가 이종오 부원장보, 금감원 내 디지털 전환을 주도한 위충기 국장이 IT 전문가로써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주무부서장인 회계감독국장에도 여성 부서장(김은순 국장)이 기용됐고, 그간 비서실장이 담당해온 비서실 업무를 비서팀장이 운영하도록 하면서 출범 이후 최초로 여성 비서팀장(임잔디 팀장)이 기용됐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MBK “최 회장 독단 경영 종식해야…고려아연 선진 지배구조 확립”

“사모펀드 제도가 미국에서 유럽으로 확산된 것처럼, 투명한 목표 설정과 경영 전략을 통해 10년~20년 뒤에도 회사가 성공할 수 있는 가치를 유지하겠습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고려아연 지배구조를 전면 개혁해 훼손된 주주 가치를 회복하겠다는 방안을 밝혔다.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취임 후 무분별한 투자 남발로 회사 가치를 훼손했다는 것이 주 근거다. 10일 MBK파트너스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방안'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연사로 나선 김광일 부회장은 “최윤범 회장이 취임한 후 약 3년간 기업 지배구조가 나빠지며 주주 가치가 떨어졌다"며 “훌륭한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갖춘 회사임에도 지배구조 문제로 인해 주가와 기업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MBK가 근거로 제시한 것은 총주주수익률(TSR)이다. 보통 주주환원율을 평가할 때 배당 수익률을 주로 보지만, TSR의 경우 배당에 더해 주가 상승률까지 함께 반영돼 주주 가치를 더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MBK에 따르면 2021년말 32%에 달했던 고려아연의 TSR은 최 회장이 취임한 후 1년이 지난 2023년 말 -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인덱스(22%)는 물론 MSCI 동종산업 인덱스(13%)에 비해서도 현저히 저조하다. MBK가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및 주주가치 개선을 처음 언급했을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이를 크게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고려아연이 현금보유량이나 사업 실적, 부채비율 등 재무적으로 탄탄하다는 인식이 있어서다. 하지만 이날 TSR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한 셈이다. 이에 대해 김 부회장은 “지난 3년간 잘못된 투자와 비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기업 가치를 훼손했고, 약3조3000억원의의 손실을 초래했다"며 “정상적인 지배구조를 통해 이를 바로잡아 기업 본질적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독단 경영에 의한 투자 남발이 회사 자금을 지속적으로 누수시켰다는 의견이다. 최 회장 개인 친분이 있는 사모펀드 출자, 본업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투자, 제대로 된 검증이 있었는지 의심되는 일부 신사업 투자 등으로 인해 회사 자본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경우 설립된 지 4개월밖에에 되지 않은 시점에 고려아연의 자금 5669억원이 투자됐다. 이 사모펀드는 투자된 재원을 SM 시세조종에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며,지창배 대표가 구속되기도 했다. MBK의 주장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6개 원아시아 펀드의 사실상 유일한 출자자며, 이사회 결의도 거치지 않았다. 5820억원을 투여한 외국 자원재활용업체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타 재벌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정석기업 투자,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휩싸인 씨에스디자인 인테리어 설비 용역 등도 지배구조 개선 근거 사례로 꼽혔다. 김 부회장은 “후진적 지배구조에 의해 투자된 규모만 1조2000억원"이라며 “투자가 효율적으로 집행됐다면 고려아연의 주주가치는 2조5000억원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사회가 감독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사적 이해관계와 무분별한 의사결정으로 인해 주주 가치가 훼손됐고,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이 저해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MBK는 오는 1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에 진입하고 최 회장과 분리된 전문 경영인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에는 MBK파트너스와 영풍그룹뿐만 아니라, 2대 주주인 최윤범 회장 측도 참여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또 내부거래위원회와 투자심의위원회를 신설해 선진적인 시스템으로 탈바꿈시킨다. 주주환원 방안으로는 먼저 10분의 1 주식 액면분할을 통한 거래 유동성 증대 방안이 꼽혔다. 최근 불거진 최 회장 측의 유상증자 논란을 정면으로 꼬집은 것이다. MBK에 따르면 주식 액면분할로도 충분히 유통 주식 수를 크게 늘릴 수 있으며 오히려 거래 유동성이 활발하게 늘어나는 순기능이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주주 환원책의 실제 이행을 위한 '보유 자사주의 전량 소각' △현금 배당을 예측 가능하고 투명하게 실시하기 위한 '배당정책 공시 정례화' 등도 제안됐다. 주주 참여 방안으로는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소수주주가 추천한 후보 중 선임토록 하는 근거 규정 마련 △ 주주권익보호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의 자사주 소각 공약을 빨리 이행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자사주 전량 소각은 이사회에서 이미 결의됐으며, 이를 즉시 실행하는 것이 주주 가치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부회장은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회사 가치를 높이고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영권 분쟁에서 이기더라도 고려아연의 사업에 대해 잘 아는 현 경영진은 그대로 두고, 이들이 주요 주주의 간섭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사모펀드의 단기 엑싯 문제 등을 부정적으로 언급한 바 있어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계엄’에 놀란 해외자본 빠질라…“매일 국내 정치자료 제공”

#사모펀드 운용사의 김 모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언한 3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까지 한숨도 자지 못했다. 글로벌 투자자(이하 LP)들이 자금을 빼겠다고 아우성쳤기 때문이다. 그는 유럽 자본으로부터 많은 투자를 받았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국회의원들이 국회로 도착했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4일 새벽 1시경 긴급 본회의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며 투자자들의 우려는 잦아들었다. 하지만, 그는 매일 투자 실적이 아닌 국내 정치 자료를 고객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국내 증시만이 아니었다. 사모펀드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도 마찬가지였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연기금으로부터 자금을 받게 된다면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지만, 여러 외부 변수가 일어날 경우, 예상치 못한 요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PEF(Private Equity Fund)는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2023년 말 기준 결성규모 136조 4000억원의 주요 투자기구로 성장했다. 크게 성장한 만큼 글로벌 자금 유치도 활발해졌다. 글로벌 자금들은 불확실성이 있을 때 국내에서 자금을 빠르게 뺀다. 이는 자금의 속성에 기인한다. 자금은 인간과 달리 이동에 큰 제약이 없다. 불확실한 곳을 떠나 확실하고, 예상 가능한 곳으로 떠나갈 수 있다. 이는 국내 증시에서도 잘 나타난다. 비상 계엄 이후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4일 1조4000억원 △5일 9000억원 △6일 6000억원을 팔았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가상자산 시장은 한층 더 심한 변동을 겪었다. 3일 밤, 국내 크립토 거래소들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순간적으로 30%를 상회하는 낙폭을 보였다. 이와 함께 다른 주요 알트코인들도 10%가 넘는 하락세에 동참했다. 과열 징후를 보이던 시장에 예기치 못한 계엄 발표가 더해지며 대규모 투매로 이어졌다. 비트코인은 22시 55분 1억원 아래로 추락했고, 57분에는 8826만6000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내 1억원대를 되찾았다. 다음날 0시를 기점으로 1억3000만원대에서 거래되며 안정을 되찾았다. PE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자금 유치 과정에서 제시한 시나리오에는 급격한 정치적 불안이 언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는 “투자 유치를 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성장 방안, 수익률, 시나리오 등을 제시한다"면서 “하지만, 어떤 PE들도 계엄령을 가정하고 시나리오를 설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자금 유출의 해결책은 빠른 국내 정치 안정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려 노력하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메시지는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 속도를 줄이는 효과는 있겠지만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는 해소되어야 글로벌 자금들도 예전처럼 한국에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야3당 정무위, 거래소 방문 “‘계엄 리스크’ 증시, 정치적 불확실성 제거가 우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단 4거래일 만에 한국 증권시장에서 144조원이 증발하며 불안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안정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3당 의원들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현안대응 및 현장점검'을 개최하고 윤 대통령 탄핵이 빠른 시일 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강준혁 정무위 민주당 간사는 “환율은 어제 17원이나 오르면서 1440원대를 향해 가고 있고 주식시장에선 144조원이 증발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비상계엄과 계엄 사태로 국가 신용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는 비상계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블룸버그에서 지난주 화요일 밤 계엄선포 이후 코스피가 5.6%, 코스닥이 9.2% 떨어졌다"며 “블룸버그란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전 세계 90여 개의 주가지수를 트래킹하는데 코스닥이 93등으로 꼴찌다. 코스피는 92등"이라고 설명했다. 정무위 의원들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를 투입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서는 아직 투입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답했다. 증안펀드 자금은 이미 조성됐지만, 현 시점에서 투입할 경우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기업들의 펀더멘탈이 좋기 때문에 증안펀드를 투입한다든가 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가 전문가들 의견의 요지"라며 “증안펀드 10조7000억원이 다 투입된다 해도 시장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기관 투자자는 크게 영향을 안 받겠지만, 개인 투자자의 심리가 영향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1%대 중후반으로 전망되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 센터장은 “올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지금 1.9%까지 낮아졌고 몇몇 금주에 전망을 하는 기관들은 1.7% 이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며 “이 성장률 전망치가 조금 더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장률 1%대는 60년대 이후 경제 개발 이후 지난해 밖에 없다. 이는 역대 다섯 번째로 낮은 성장률로, 내년에 실제로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한다면 이는 여섯 번째로 낮은 성장률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주식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하면서도 상법 및 자본시자업 개정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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