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내년 전국 짒값이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지역 별로 수도권은 강보합, 비수도권은 하락세 등 양극화 현상도 심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6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5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이날 건산연은 내년 집값 전망과 관련해 지난달 11일 한은의 금리 0.25%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선반영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미 금리 인하를 예상한 수요자들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을 앞다퉈 구매하는 바람에 올해 상반기부터 지난 8~9월까지 주택 가격이 상승세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김성한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3분기까지의 시장 흐름은 그간 누적됐던 실거주자의 움직임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났다"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한 시장금리의 인하 효과로 인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소득 대비 높아진 집값 수준, 가계 부채 관리를 위해 시작된 대출 규제, 전반적인 경기 침체, 금리 인하 기조 및 부족한 주택 공급 물량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내년 주택 가격은 소폭 하향하는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남은 2024년과 2025년에는 시장의 심리가 연초 대비 상당폭 회복됐지만, 여전히 과거 대비 부담스러운 가격 수준"이라며 “9월 이후 은행의 대출심사 강화, 전반적인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나타났던 가격 상승 수준을 보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준 금리 인하가 시작됐으며 신규 공급 물량 감소 등 급락을 예상할 근거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수도권은 1.0% 오르고 지방은 2.0%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내년 주택 전셋값과 관련해서는 1.0%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아파트 집중 현상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올해보다 상승세가 소폭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전세시장은 매매 수요 축소에 따라 전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2025년 입주 물량이 소폭 감소해 전세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월세로의 전환이 진행 중이나, 전월세 전환율 하락 및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중 상품금리 인하 영향으로 전환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은 전세사기의 영향으로 수요가 줄긴 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사업자의 매입임대 정책이 하락세를 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건설경기는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건설 수주는 전년 대비 0.4% 감소한 205조원8000억원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이보다 2.2% 늘어난 210조4000억원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투자도 올해 말까지 -1.5%, 내년에는 -2.1%를 기록하는 등 계속 축소될 것으로 봤다. 김 부연구위원은 “시장의 신축 선호 경향이 확인됐고, 공급자 금융의 여건도 현재 상황에 비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인허가와 분양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정책은 꼭 필요하지만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과 전세 입주마저 막지 않도록 신중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