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 10대 딜레마-6]고령·미숙련화 심각…신기술 개발·투자↓](http://www.ekn.kr/mnt/thum/202504/news-p.v1.20250401.af5393b63693479e92162f7518c701cd_T1.jpg)
“스마트 건설 기술요? 현장은 아직도 '쌍팔년도' 수준인 데가 많습니다." 국내 건설업은 열악한 작업 환경·처우로 고령화·비숙련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스마트 건설 기술이 주목답고 있지만 여전히 일선 건설 현장에선 20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 기술의 개발·활용에 좀 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견 및 중소 건설사의 경우 혁신 기술 도입이 저조한 데다 최근 건설시장 위기로 부채가 증가해 투자 여력이 줄어들면서 대형 건설사와의 기술 격차가 심화되고 있어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선진국의 건설 현장에선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BIM(건설 정보 모델링), 드론, 3D 프린팅, 모듈러 공법 등 첨단 건축 기술 도입이 필수가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글로벌 대비 기술 발전 수준이 낮고 민간 투자도 적어 빠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예컨대 해외 건설 시장에서 드론은 자율 비행 및 AI 통합, BIM와의 연계로 기계나 장비 등을 가상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을 생성하는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사용법이 인공지능 건축 설계, 드론 데이터 플랫폼 등 데이터 제공이나 단순한 건축 중개에 그치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건설 산업은 바이오, AI 등 다른 신산업에 비해 신기술에 대한 민간 투자가 부족한 분야로 첫손에 꼽힌다. 2023년 7월 기준 국내 콘테크 투자 규모는 프롭테크 전체 투자 금액인 5조7278억원 중 4.3%(2463억원)에 불과했다. 업계는 건설 산업의 신기술 도입이 다른 분야보다 느린 이유가 현장에서 생산성 개선보다 공정 제어와 리스크 관리를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현장마다 환경이 상이한 만큼 모든 공사장에 신기술을 확대 적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입찰 경쟁이 치열한 데다 이윤율이 낮아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가 쉽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실제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공사비 지수에 따르면, 2020년 100이었던 공사비 지수는 지난해 8월 기준 129.7까지 상승했다. 고물가와 부동산PF로 인한 위기 등이 겹치며 올해만 시공능력평가 58위인 신동아건설을 비롯한 중견 건설사 7곳이 유동성 위기로 인해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정도이다. 기초 체력이 다른 대형 건설사와 중소 건설사 간의 기술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2024 스마트건설기업지수(SCCI)'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건설 자동화, BIM, 드론 등 기술 전문 인력 충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반면 전문건설업체를 비롯한 규모가 작은 건설사들은 디지털 전환이 미흡한 상태인 데다 스마트 건설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건설 전 과정의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추진하기 위해 2022년 '스마트건설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BIM 전면 도입, 생산 시스템 선진화, 스마트 건설 산업 육성 등에 나섰다. 같은 해 발표한 '7차 건설기술진흥기본계획(2023~2027년)'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핵심 의제로 삼고 건설 산업이 직면한 생산성·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5대 추진 전략 및 15개 중점 과제를 수립했다. 그러나 약 3년 여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이다. 변화하는 건설 기술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유연성도 부족하다. 이로 인해 건산연은 5년 단위의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되 유럽연합(EU)의 'AI Act'처럼 주기적으로 기술 발전 사항과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정책을 보완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준에 맞춰 콘테크 기술 및 스타트업에 대한 민간 투자 기회를 확대해야한다"며 “이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재정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