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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담금 최대 11억·이자 월 1500만원”… 강남 재건축도 입주 막혔다

강남 재건축 현장에서 공사비 갈등이 폭발했다. 공사비 미지급과 금융 부담이 겹치면서 조합과 건설사 간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일부 단지에서는 공사비 정산이 이뤄지지 않아 조합원 입주까지 막히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재건축 단지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에서는 시공사 현대건설이 약 1700억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공여를 중단하고 채권 회수 절차에 착수했다. 조합이 관리처분계획 변경 총회를 두 차례 열었지만 추가 분담금 인상안이 잇따라 부결되면서 PF 만기 연장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연 15% 지연 가산금리 적용 방침을 통보했으며 현재 조합과 개별 조합원들에게 분담금 납부를 요청한 상태다. 이 단지는 8개 동, 282가구 규모로 지난해 7월 준공됐지만 공사비 정산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입주 차질이다. 조합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열쇠를 받지 못한 가구가 20여 세대에 달한다. 사안을 잘 아는 건설사 관계자는 본지에 “준공 시점에는 공사비 분담금이 납부돼야 열쇠를 지급할 수 있지만 정산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입주를 허용해왔다"며 “관리처분 총회가 두 차례 부결되면서 더 이상 사업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조합과 조합원들에게 분담금 납부를 요청한 상태로, 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채권 회수 등 법적 절차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갈등의 핵심은 추가 분담금 문제다. 관리처분 변경안에는 조합원 1인당 추가 분담금을 기존 약 2억원에서 최대 11억7000만원까지 올리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조합원 반발로 총회에서 부결됐다. 조합 측은 실제 예상 분담금이 이보다 낮다고 주장한다. 조합 관계자는 “정산 기준으로 보면 조합원 분담금은 약 3억원 수준"이라며 “단지 내 근린생활시설을 운동시설로 변경해 매각하면 분담금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합은 해당 체육시설을 운영할 사업자와 매각 협의를 진행 중이며 계약 체결만 남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합 내부에서도 의견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비상대책위원회가 “현대건설 연대보증 없이도 PF 상환 대안이 있다"는 주장으로 조합원들을 설득하면서 관리처분 변경안이 부결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은 제시되지 않아 조합 내부에서도 뚜렷한 '플랜B'가 없는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합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강남 재건축 전반의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사업장의 특수성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 기간이 길어지는 동안 코로나19 이후 공사비와 금리가 크게 올라 사업 여건이 악화됐다"며 “여러 악재가 겹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재건축 단지는 단지 내 근린생활시설을 일반 분양해 사업비를 정산하는 구조인데, 이 단지는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근린생활시설을 운동시설로 변경해 매각하는 방식을 선택했다"며 “이 때문에 일반 사업장보다 정산 시점이 늦어지는 구조적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PF 연체 이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추가 분담금과 금융비용이 겹치면서 일부 조합원의 부담이 월 수백만 원에서 1000만 원대 이상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남 재건축 현장에서 공사비 갈등이 발생한 것은 이 단지만이 아니다. 서울 강남구 청담삼익 재건축(청담 르엘)에서도 시공사 롯데건설이 공사비 미지급 문제로 조합원들에게 안내문을 보내며 갈등이 불거졌다. 본지가 입수한 롯데건설 안내문에 따르면 회사 측은 “2025년 10월 준공 후 올해 1월 입주가 완료됐지만 계약상 공사비를 받지 못한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미지급 공사비는 약 1280억원이고, 지연이자는 약 11억7000만원(2025년 12월 기준)이다. 하루 약 2300만원의 이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건설은 조합에 자금 확보 방안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공사비 회수를 위해 법적 절차 착수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재까지 구체적 법적 대응안은 정해진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증가가 겹치면서 정비사업 갈등이 확산되는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3.28로 2020년 대비 약 33% 상승했다. 정비사업 전문가는 “재건축 초기에는 조합원들이 환급을 기대하는 경우도 있지만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증가가 겹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며 “공사비가 오르면 조합원 분담금이 수억 원 단위로 늘어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시공사가 제시하는 공사비가 3.3㎡당 수백만 원씩 오르면서 조합원 분담금이 2억~6억 원 이상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며 “금리까지 높아지면서 조합원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국내 부유식 해상풍력사업 신중론에도…독자 모델 개발 나서는 현대건설

국내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을 둘러싼 업계의 신중론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이 독자 모델 개발에 나서며 에너지 사업 전략을 강화한다. 사업 초기의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은 각자 중장기적 전략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모양새다. 1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26일 시행 예정인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해상풍력법)에는 인허가 규제 완화와 세제지원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특별법 제정으로 복잡한 인허가 절차로 인해 개발기간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고, 사전 계획 부재로 인한 난개발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양수산부는 특별법 시행 이후 입지 발굴에서 착공까지 전체 사업 기간이 10년에서 6.5년으로 단축될 것으로 설명했다. 발전지구 지정 이후 사업자 선정부터 착공까지 3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봤다. 해상풍력 확대를 위한 정부의 유인책에도 업계는 신중론을 유지했다. 국내 1호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인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매매계약 체결이 지난 1월 최종 불발됐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20년간 고정가격으로 안정적인 수익 보장을 약속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1호 사업이 좌초되면서 후발주자들의 고심이 깊어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반딧불이 프로젝트는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가 울산항 남동쪽 해상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추진하던 사업이다. 업계에서는 에퀴노르가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이유를 두고 여전히 높은 불확실성을 꼽았다. 부유체, 계류체, 다이나믹 케이블 등에 대한 기술 적립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매매계약 단가가 맞지 않았던 점도 지적됐다.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은 각자 강점에 집중하는 전략적 선택을 내놓았다. SK에코플랜트·코리오 제네레이션·토탈에너지스가 공동 출자한 발전사업 포트폴리오 '바다 에너지'는 지난 1월 사업을 청산했다. 다만 사업 안정성이 비교적 높은 고정식 풍력발전 사업은 이어 나갈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반도체·AI에 집중하는 선택을 한 것"이라며 “친환경 사업 비중을 줄이고 반도체 종합 솔루션 기업을 강화한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도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가치를 평가하는 모양새다. 현대건설은 DNV의 에너지 전환 전망 보고서를 인용해 부유식 해상풍력이 2030년에 전 세계 14GW 규모로 상용화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2050년에는 250GW 이상으로 가파르게 성장해 전 세계 해상풍력 발전량의 20%를 차지하는 시장가치 1조 달러 이상의 에너지 인프라 시장이 된다는 것이 현대건설 측 분석이다. 현대건설은 해상풍력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현대제철과 '부유식 해상풍력 독자모델 개발 및 기본설계인증(AIP) 획득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지난 13일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반딧불이 프로젝트 좌초 원인이었던 기술적 난제와 비용 측면을 그간 쌓은 해상풍력 실적과 공동연구를 통해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서남해 실증단지에서 최초 해상변전소를 세워 가능성을 확인했고, 제주한림 해상풍력에서 상업성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공동연구를 통해서는 콘크리트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의 부유체 개발을 통해 제작비를 기존 대비 20% 절감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건설은 하이브리드 부유체 설계와 부유체 부품을 정밀하게 제작하는 모듈러 제작, 급속 시공 기술 개발을 맡는다. 현대제철은 해상 풍력용 특화 강재 개발과 성능 검증을 수행한다. 현대건설은 이번 연구를 통해 부유체 설계 역량을 확보하고 글로벌 프로젝트 수주 기반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부유체 개념 설계와 성능 해석을 포함한 기본설계를 향후 DNV 등 국제 선급기관으로부터 AIP 인증서 획득을 추진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도 포스코와 공동 개발한 부유체에 대해 DNV사로부터 AIP를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약 0.3GW 수준만 설치된 초기 시장이라는 불확실성 때문에 다른 회사들은 사업에 속도 조절을 하고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대건설은 시장 불확실성에 공감하면서도 이번 투자를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장기적 전략의 일환으로 설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최다 해상풍력 실적을 바탕으로 현재 390MW 규모의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국내 해상풍력 사업의 대형화, 고도화를 통해 해외 프로젝트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장혜원의 부동산현장] “통학길에 차가 씽씽?”…반포 재건축에 50년 전통 산책로 ‘위기’

낮에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저녁에는 반려견의 발걸음이 머물던 반포 플라타너스길. 50년 세월을 품은 이 쉼터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재건축 교통난을 해소하겠다는 명분 아래 추진되는 일방통행 도로 계획 때문이다. '산책로를 지키려는 주민'과 '도로가 필요하다는 행정' 사이의 날 선 갈등이 숲길을 뒤덮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직접 찾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와 반포 힐스테이트 현장 일대는 평소의 정돈된 분위기와 달랐다. 단지 외곽 담장과 게시판, 주요 길목마다 '세화고 남단 산책로 도로화 반대', '세화여중·고 앞 도로 건설 결사반대', '파괴한 나무들 즉각 복구하고 50년 넘은 플라타너스길을 보존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공고문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주민들은 QR코드 서명운동 안내문과 함께 구청 항의 전화를 독려하는 안내문까지 내걸었다. 이 일대는 사실상 집단 반대운동의 현장으로 변해 있었다. 주민들이 문제 삼는 것은 반포3주구 재건축 단지와 래미안 퍼스티지 방향을 연결하는 약 300m 구간의 도로 계획이다. 세화고 남단 플라타너스길 일부를 활용해 일방통행 차량 도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주민들은 이 계획이 단순한 교통 보완책이 아니라 통학로 훼손과 생활환경 악화, 안전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발한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기자에게 양팔로 'X'자를 세 번이나 그려 보이며 “(도로 건설은) 절대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주민들은 지금 이 공사가 언제,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착공이 실제로 이뤄지는 것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산책로의 플라타너스 나무가 사라진 모습을 보니 주민들 사이에서 공포감과 불안감이 크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통학로인데 어떤 계획이 진행되는지 제대로 설명도 없었다"며 “이대로라면 산책로가 사라지고 차도가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미 변화의 흔적이 보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일부 플라타너스가 잘려 나갔고, 비탈면을 따라 옹벽 공사도 진행되고 있다. 특히 공사 구간이 세화고 남측 플라타너스 산책로와 맞닿아 있어, 수목이 제거된 지점 역시 해당 공사 범위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이 현수막에 '파괴된 나무들 즉각 복구' '도둑공사'와 같은 강한 표현까지 동원한 것도 이런 절박감 때문으로 읽혔다. 서초구는 본지에 “반포종합운동장 진출입로 개선 공사 과정에서 차량 교행을 위한 도로 확장과 옹벽 설치가 진행되면서 산책로 내 수목 3그루를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구는 해당 조치가 토사 유실 방지와 지반 침하 예방을 위한 안전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쟁점은 세화고 학생들의 보행 안전이다. 플라타너스길은 등하교 시간 수백 명의 학생이 이용하는 핵심 보행 축이다. 여기에 차량 통행이 시작되면 보행자와 차량이 뒤섞이는 '혼용 구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교통 혼잡 역시 예고된 문제다. 주민들은 새 도로가 생길 경우 ▲반포3주구 입주 차량 ▲상가 이용 차량 ▲세화고 등하교 차량 ▲반포종합운동장 사거리 우회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래미안 퍼스티지에 거주하며 학창 시절 내내 자전거로 등하교를 하고 있다는 세화고 3학년 학생은 “이 길은 매일 친구들과 함께 오가는 통학로"라며 “차가 다니는 도로가 생기면 학생들에게 상당히 위험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세화여고 3학년 학생도 “체육 시간마다 플라타너스길을 지나 반포종합운동장으로 이동한다"며 “학생들이 수시로 오가는 길인데 이곳에 도로가 들어선다는 건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래미안 퍼스티지 127동에 거주하는 한 입주민은 창밖으로 플라타너스길의 공사 상황을 매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플라타너스 산책길을 없애고 트리니원 전용 출입구를 만드는 것 아니냐"며 “특정 아파트 단지에 특혜를 주기 위해 학생과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을 없애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이번 도로 계획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부터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사업의 출발점이 수년 전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 내부에서 제기된 요구였다는 이야기가 퍼져 있다.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은 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삼성물산이 '래미안 트리니원'으로 시공하는 프로젝트다. 래미안 트리니원은 오는 7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주민 설명에 따르면 2020년 5월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 게시판에 세화고 남단 일대 도로 개설을 검토해 달라는 의견이 올라왔고, 이후 구청과의 협의 과정에서 해당 구상이 행정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당시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기부채납을 하는 만큼 단지 접근성을 높일 연결 도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논의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이번 도로 계획이 단순한 교통 대책을 넘어 특정 단지의 동선 개선 요구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플라타너스길에서 만난 반포동 주민은 “수십년 공공산책 도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학생과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듣는 절차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주민들은 계획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에야 상황을 알게 됐다"며 “행정 절차가 지나치게 불투명하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반포3주구 조합 측은 해당 도로가 조합 요구로 새롭게 추진된 사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세화고 남측 도로는 이미 아파트지구단위계획에 포함된 계획도로로, 조합이 새로 만들자고 제안한 사업이 아니다"라며 “조합 정비계획에 포함된 의무 사업도 아니지만 교통영향평가 과정에서 구청 인허가를 전제로 조합이 공사를 시행하는 방식으로 협의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당초 폭 8m 양방향 도로 계획을 수정하며 진화에 나섰다. 구 관계자는 “수목 보존과 산책로 유지라는 주민 요구를 반영해 일방통행으로 설계를 변경했다"며 “래미안 퍼스티지 솔마을 인근의 정체를 완화하기 위해 회전교차로 설치를 포함한 절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햤다. 당초 2022년 교통영향평가에서는 폭 8m, 연장 약 300m의 양방향 도로가 반영됐으나, 주민들의 수목 보존과 산책로 유지 요구를 고려해 현재 폭 5m, 1개 차로의 일방통행 도로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구는 “일방통행으로 전환할 경우 보도가 확장되고 차량 상충 위험이 줄어 보행 안전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과속방지턱과 표지판 설치 등 교통안전 시설과 속도 저감 대책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은 최근 '세화고 남단 도로 일방통행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위한 교통영향평가 용역' 협력업체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새 도로를 완전히 신설하는 사업이라기보다 세화고 남단 기존 구간을 포함한 일대 교통체계를 어떻게 재편할지 검토하는 절차다. 재건축 이후 늘어날 차량을 감당하기 위해 인근 도로의 흐름을 다시 짜려는 것이다.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은 세화고 남단 도로 논란과 관련해 “해당 도로는 조합이 새로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라 이미 도시계획에 반영된 계획도로"라고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아파트지구단위계획에 포함된 도로로 조합 정비계획에 따른 의무 사업은 아니지만, 교통영향평가 과정에서 구청 인허가를 전제로 조합이 시행하는 방식으로 협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초 양방향 도로 계획이었지만 인근 주민 민원을 반영해 일방통행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교통영향평가를 다시 진행하는 것"이라며 “조합은 공사 비용을 부담하면서도 직접적인 수혜는 없는 상황이라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절차는 일방통행 전환 시 교통 흐름과 문제점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부연했다. 서초구도 세화고 뒤 산책로 일대 도로 개설 계획과 관련해 해당 사업이 신반포로 일대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한 우회도로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구에 따르면 해당 노선은 신반포로에서 반포3주구와 세화고 사이를 통과해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한 것으로, 서울시가 2002년 고시한 '반포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에 폭 20m 계획도로로 반영돼 있었다. 이후 반포1·2·4주구, 반포3주구, 래미안 원베일리 등 인근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면서 교통 수요가 증가했지만 세화고 앞 구간은 학교 건물로 인해 차로 확장이 어려워 병목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에 대한 보완 대책으로 교통영향평가에 해당 도로 개설이 포함됐다. 반포 일대에서 재건축이 연달아 진행되면서 이에 따라 교통 혼잡도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결국 기존의 도로망을 개편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지자체 입장인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행사 관계자는 “서울은 노후 아파트가 많은 지역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재건축 수요가 앞으로도 계속 꾸준한 곳"이라며 “정비사업이 진행되면 기존의 전통적인 인프라 역시 개발이 필요한데, 이는 주민과 갈등을 불러올 요소가 크다. 관할 지자체가 사전에 주민과 충분한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압구정 5구역, DL이앤씨-현대건설 수주전…금융서비스 경쟁으로 확장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을 두고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이 맞붙은 가운데 경쟁이 금융서비스까지 확장되는 모양새다. DL이앤씨는 '맞춤형 전략'을, 현대건설은 '대출규모'를 공략한다. DL이앤씨는 금융사들과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PB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건설은 17개 금융기관과 MOU를 체결하며 맞대응했다. 1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DL이앤씨는 5대 시중은행과 5대 증권사와 압구정5구역을 위한 하이엔드 금융 MOU를 체결한 상황이다. 시중은행은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증권사는 KB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이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업무협약은 단순 사업비 조달을 목적으로 이뤄지지만 100억 원 이상 자산을 지닌 조합원 특성을 반영해 '더 리치 파이낸스(The Rich Finance)' 파트너십을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더 리치 파이낸스는 대출 지원을 넘어 국내 최정상급 금융기관의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와 연계한다. 이를 통해 자산 관리부터 세무 컨설팅, 상속 및 증여 등을 아우르는 금융 패키지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는 AA-신용등급의 탄탄한 재무건전성과 업계 최저수준의 부채비율(84%)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대출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는 건설업계의 관행을 볼 때 이는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부채비율 수준으로 평가된다. 조합원 입장에서는 사업 안정성을 담보하는 핵심 지표가 될 수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향후 금리변동성 등 대외 리스크 속에서도 안정적인 자금조달 통로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금융기관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사업비와 이주비, 중도금, 조합원 분담금, 잔금 등 단계별 금융 지원 방안을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MOU를 맺은 17개 금융기관에는 주거래은행인 하나은행이 포함된다. 'H-금융 솔루션' 체계를 앞세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조합원의 금융 부담과 시장 변동성에 따른 불안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고객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신규 금융 솔루션 공동개발에도 참여한다"고 밝혔다. 압구정5구역의 총 공사비는 1조5404억 원이다. 5구역은 한양1·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최고 68층, 8개 동, 1401가구 규모다. 이 사업장은 압구정동 490번지 일대로 면적이 7만8,989.6㎡이다. 지난달 23일 열린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서는 DL이앤씨,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한화 건설부문, 제일건설 등이 참석했다. 5구역에서 DL이앤씨와 현대건설 2파전이 예상됨에 따라 DL이앤씨는 아크로 브랜드 파워를 내세워 희소성을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이미 시공권을 확보한 2구역과 3·5구역 추가 수주를 통해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입찰마감일은 4월 10일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중소 건설사 PF 특별보증 7개월 만에 1.5조 원 지원

'돈맥경화'를 겪는 중소 건설사들에게 프로젝트파이낸싱(PF) 특별보증을 지원하는 정책이 한창이다. 국토교통부는 중소 건설사 PF 특별보증 2조 원을 2027년까지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사업은 시행 5개월 만에 75% 이상 승인이 이뤄지면서 높은 수요를 보였다. 2조원까지 한도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 건설업계는 PF 특별보증 규모 확대를 원하고 있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국토부가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한 PF 특별보증 규모는 1조5120억원이다. 지난해에만 1조원 이상 지원하기로 한 PF 특별보증과 미분양 안심환매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중소 건설사 PF 특별보증'과 '미분양 안심환매'는 국토부에서 제2차 추가경정예산과 지방 중심 건설투자 보강 방안으로 도입된 정책이다. PF 특별보증은 시공 순위 100위권 밖 중소 건설사도 착공 후 PF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분양 안심환매는 3~4%대의 저금리로 자금을 공급해 주택사업 준공을 돕는다. PF 특별보증의 흥행은 중소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수요가 그만큼 높았다는 증거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 밖 중소 건설사들의 경우 보증 없이는 대출이 쉽지 않다. 대출을 받는다 해도 높은 금리 때문에 자금조달이 어려워 공정이 일시 중단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중소 건설사 PF 심사 시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PF 특별보증을 시행하기 전인 2022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HUG가 승인한 실적의 80% 이상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 이내 건설사 사업장이었다. 그는 “PF 특별보증이 있으면 신용이 보강돼 대출이 용이해진다"고 설명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나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하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PF 특별보증을 받은 시행사들은 말을 아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회사가 정책 지원 없이는 힘들다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언급을 자제하는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다만 시행 4개월 만에 지원 금액이 1조3000억원을 돌파한 것을 보면 중소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요구는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 건설사들을 대표하는 대한주택건설협회는 PF 특별보증 지원을 더 늘려달라는 입장이다. 한도인 2조원까지 25%도 안 남았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정책 실적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이야기"라며 “PF 특별보증은 자금조달 측면에서 중소 건설사들의 숨통을 틔워준다"고 말했다. 안심환매 제도에 있어서는 실적이 그리 많지 않다고 답했다. 협회 관계자는 “지원 기준이 공정률 50% 이상 단지다 보니 그 기준을 만족하는 회원사가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2028년까지 1만호에 2조4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9월 1차 모집 이후 11월 기준 1644억원 규모 신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2차 모집부터는 공정률 미달 사업장도 조건부로 사업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지난해 11월 밝힌 바 있지만 막상 현재까지도 조건부 사업 신청 가능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건설경기 먹구름에도 대형 건설사들은 ‘담담’…합리적 선택지 된 공공수주

건설업 대출금이 6분기 연속 감소했다. 건성경기 회복 신호가 보이지 않는데도 건설사들은 담담하다. 건설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연구기관의 목소리와는 달리 현장에서는 공공수주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12일 한국은행이 조사한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건설업 대출은 2025년 4분기에 전분기 대비 2조9000억원 감소했다. 2025년 3분기(-1조원), 2분기(-2000억원), 1분기(-3000억원), 2024년 4분기(-1조2000억원) 으로 감소세는 6분기 연속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부채가 줄어들면 건전성은 좋아진다. 건설업은 다르다. 대출을 통해 사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건설업 대출 규모 감소는 건설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수주 감소로 건설기성액도 감소했다. 11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 건설기성액은 9조8019억원이다. 10조 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6년 9월 이래로 처음이다. 고물가, 고금리, PF부실로 건설 불황이었던 지난해 가장 낮았던 건설기성액은 10월의 10조1039억원이었다. 건설기성액을 구성하는 건축과 토목 분야 모두 부진했다. 건축은 올해 1월 7조2807억원으로 직전 달 대비 약 3조8188억원 감소했다. 토목은 올해 1월 2조5211억원으로 직전 달 대비 2조3757억원 감소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공사비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 확대, PF 위축 이후 자금조달 여건 악화, 착공 지연 누적, 준공 후 미분양 사례 증가 등 복합적 요인이 건설 시장을 위축시켰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코로나 이후 긴축재정 여파로 2023년에 수주가 크게 줄은 이후 건설 경기가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봤다. 건설투자가 위축되면 수주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착공·기성실적 부진으로 연결돼 반등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는 착공이 줄어드는 것을 심각한 문제로 봤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성 악화와 자금조달 어려움 때문에 수주를 해도 착공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공사비 상승과 높은 금리때문에 건설사도 돈을 적극적으로 빌리지 않고, 금융권 역시 건설경기가 좋지 않으니 대출심사를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설경기 반등 신호가 보이지 않는데도 대형 건설사들은 담담하다. 국내는 물론 해외 건설경기도 녹록치 않은 상황은 맞지만 대형 건설사는 공공수주 등으로 무리없이 운영을 해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과거 10대 건설사들은 공공분양 물량 수주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공공물량의 경우 공정 단계별로 대금 회수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대형사들도 공공수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말 수주한 '증산4구역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이 그 예이다. 이는 LH가 시행하는 1조9435억 규모 사업으로 공공 재개발의 일종이다. 과거 대형 건설사들은 공공주도 개발사업이 민간에 비해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민간 브랜드 단독 사용이 허용되고, 공사비도 민간수준으로 넉넉해지면서 건설사들이 공공수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됐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용적률을 확대해주어 비용을 벌충할 수 있도록 한 부분도 메리트로 다가왔다는 설명이다. SOC 부문에서도 연구기관과 현장이 온도차를 보였다. 이 위원은 올해 SOC 예산 증가로 토목 물량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공공수주가 실적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올해 SOC 예산은 지난해에 비해 2조3000억원 증가했지만 건설사 입장에서 체감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관계자는 “SOC 사업을 진행할 때 예산을 전액 받는 것이 아니라 1년 단위로 예산을 받는다"며 “그만큼만 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체감되는 증액 효과는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단독) [장혜원의 부동산 현장] “아파트 담장 하나에 1000억?”…원베일리 ‘발칵’

서울 서초구 반포동 초고가 아파트 단지 래미안 원베일리가 단지 외곽 보안문 설치를 추진하면서 관할 지자체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서초구청이 최대 1000억 원 가량의 이행강제금 부과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래미안 원베일리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 관계자는 지난 9일 작성한 '공공개방시설 및 공공보행통로 관련 이슈' 문건을 통해 서초구청의 행정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다. 본지는 해당 문건을 단독 입수했다. 해당 문건은 서울시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총연합회에 전달됐으며, 총연합회 측은 “안건이 정리되면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자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건에는 서울시의 '오픈 아파트 정책'을 근거로 관할 구청이 공동주택 단지 경계에 담장이나 보안문 설치를 제한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담겼다. 특히 서초구청이 건축법 제75조를 근거로 원베일리의 외곽 보안문 설치 시도를 위법 행위로 판단하고 이행강제금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건은 “서초구청이 특별건축구역에서 특례를 적용받은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행위허가 신청을 일괄적으로 거부하고 있으며, 보안문 설치가 강행될 경우 수백억 원이 넘는 이행강제금이 부과할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주민들에게 여러 채널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건은 또 아파트 단지가 기본적으로 사유지이자 주거침입죄의 보호 대상이 되는 '위요지'에 해당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외부인이 거주자나 관리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낙 범위를 벗어나 출입 통제를 인식하면서도 정당한 이유 없이 단지 내부에 들어갈 경우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도 함께 제시됐다. 또 공동주택관리법과 시행령에서 정한 허가기준을 충족할 경우 지자체는 행위허가를 해야 하며, 단순히 사업시행계획 인가 조건이나 지구단위계획을 이유로 행위허가를 거부할 수 없다는 서울행정법원 판결도 인용됐다. 입대의 관계자는 본지에 “서초구청 설명 과정에서 100억 원 수준을 안내받았다는 주민도 있고 많게는 1000억 원까지 거론됐다는 얘기를 들은 주민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서초구청이 이행강제금을 단지 전체 면적 기준으로 산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입대의가 추진하는 것은 단지 전체 구조 변경이 아니라 출입 게이트 설치에 불과한 만큼 전체 면적을 기준으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초구청 측은 본지에 “행정처분에는 원상복구 명령, 건축물대장 위반건축물 등재에 따른 각종 행위허가 제한, 건축 이행강제금 부과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백억 원대 이행강제금 부과'와 관련해서는 “공동주택관리과에서 구체적인 이행강제금 액수를 안내한 사실은 없다"며 “다만 제재 방안 중 하나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의 문서를 원베일리 측에 보낸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갈등의 핵심 쟁점은 건축법 제75조 적용 여부다. 해당 조항은 특별건축구역에서 건축 기준 특례를 적용받아 지어진 건축물의 경우 사용승인 이후에도 건축물의 형태·재료·색채 등 원형을 유지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초구청은 원베일리가 재건축 과정에서 공공보행통로와 공공개방시설을 외부에 개방하는 조건으로 건축 인센티브를 받은 특별건축구역 단지라는 점을 들어 보안문 설치가 원형 유지 의무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입대의는 보안문 설치가 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입대의 측은 공공보행통로 이용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단지 주거 공간 출입만 제한하는 조치라는 주장이다. 실제 입대의가 의뢰한 법률 자문에서도 유사한 의견이 제시됐다. 법무법인 텍스트는 자문 의견서에서 “펜스 설치는 건축물 외부 디자인이나 형태·색채 등을 변경하는 행위로 보기 어렵고 공공보행통로 이용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건축법 제75조 위반을 이유로 시정명령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원베일리는 재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서울시의 '특별건축구역' 특례를 적용받은 단지다. 특별건축구역은 건축법상 도시 디자인 개선이나 공공성 확보를 위해 일반 건축 기준을 완화해주는 대신 공공시설 제공이나 보행 공간 개방 등을 요구하는 제도다. 원베일리는 재건축 당시 공공보행통로와 커뮤니티시설을 외부에 개방하는 조건으로 인동거리 완화 등 건축 특례를 적용받았다. 이에 따라 단지 내에는 스카이브릿지 카페, 북카페, 독서실, 창업지원시설 등 총 13개의 공공개방시설이 조성됐으며 외부 방문객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서울시는 이 같은 방식으로 '오픈 아파트' 정책을 추진해 왔다.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도시 속에서 폐쇄적인 '섬'처럼 형성되는 것을 막고, 보행 동선과 공공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 다만 최근 한강 관광객과 방문객 유입이 늘면서 단지 내부가 사실상 관광 동선처럼 이용된다는 입주민 불만이 커지면서 사유재산권과 도시 공공성 사이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입주민들은 외부 방문객 증가로 생활 불편이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원베일리 단지 현장에서 만난 한 입주민은 “지금은 날씨가 추워 단지가 비교적 조용한 편이지만 날이 풀리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며 “한강 나들이를 나온 외지인들이 단지 안으로 들어와 벤치나 놀이터에 앉아 한참을 떠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락을 꺼내 나눠 먹는 모습도 자주 보이고 밤늦게까지 머무르다 새벽까지 자리를 뜨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며 “결국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벌어진 적도 있다"고 전했다. 구립어린이집을 이용하는 한 입주민은 “서울 외곽 아파트들도 대부분 설치하는 보안문을 왜 우리는 할 수 없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 단지에서는 양복 차림의 직장인들이 커피컵을 들고 산책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외지인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거나 공용 운동시설을 이용하는 모습도 쉽게 목격됐다. 단지 외곽공공보행통로를 따라 산책하던 외부인들이 단지 내부 커뮤니티 시설등으로 이동한 것이었다. 실제 이번 갈등이 특히 원베일리에서 크게 불거진 데에는 단지의 입지와 시설 구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베일리는 한강공원과 세빛섬, 고속터미널 일대 상업지와 맞닿아 있어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 단지 내 스카이브릿지 카페 등 공공개방시설이 조성되면서 외부 방문객 유입이 상대적으로 활발해졌다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원베일리가 반포 일대 대표 고가 아파트로 주목받으면서 사실상 '관광 동선'처럼 소비되는 측면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방문객들이 단지를 산책하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찾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개방시설 가운데 이용률이 높은 스카이11·스카이9 카페 관계자는 “외부 방문객과 입주민 이용 비율이 대략 5대5 정도"라고 말했다. 카페 내부는 평일 오후임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과거 사회적기업 스터디 모임 차원에서 공공개방시설을 팀을 짜서 둘러봤다는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원베일리가 공공개방시설 랜드마크처럼 알려지면서 단체 방문이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시설 운영 수익이 제3자가 가져가는 구조라면 입주민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공공개방 공간을 둘러싼 갈등은 서울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아크로리버파크, 디에이치 아너힐즈, 서울숲 트리마제, 마곡 엠밸리 등에서도 외부 방문객 증가와 단지 보안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공공기여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 대신 사회적으로 약속한 부분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맞다. 다만 외부 이용으로 인한 불편이 있다면 시설을 폐쇄하기보다 관리 강화나 운영 방식 조정을 통해 절충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단순한 개방 여부를 넘어 현실적인 타협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외부 이용으로 발생하는 관리비를 지자체가 일부 지원하거나, 예약제·시간제 방식의 '소프트 개방'을 도입하는 방안, 외부인 이용료를 받아 관리비로 환원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최근 공공개방시설 운영 기준을 마련해 외부인 이용료 징수, 개방 시간 제한, 사고 책임 분담 등을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제도 정비에 나선 상태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대우건설, 부산 안락동에 신축 공급 통해 푸르지오 경쟁력 강화 나서

대우건설이 부산 동래구 안락동에 20년만에 신축 대단지 아파트를 조성해 푸르지오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부산광역시 동래구 안락동 1230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동래 푸르지오 에듀포레'는 안락1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지하 3층에서 지상 최고 38층, 12개 동, 총 1481가구 규모의 대단지 신축 아파트인 동래 푸르지오 에듀포레는 조합원분을 제외한 전용면적 74~84㎡ 474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으로 공급된다. 타입별 분양 물량은 ▲74㎡ 20가구 ▲76㎡ 15가구 ▲84㎡A 439가구다. 특히 '동래 푸르지오 에듀포레'는 안락동 일대에 오랜만에 공급되는 신축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로 분석된다. 현재까지 안락동에 마지막으로 들어선 대단지 아파트는 2005년에 입주한 1884세대 규모의 안락뜨란채다.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 역시 1999년에 입주한 1898세대 규모의 안락 SK뷰 이후로는 그간 20년 넘게 신축 대단지 아파트 공급이 없었던 지역이 안락동이다. 따라서 2030년에 입주 예정인 동래 푸르지오 에듀포레는 근 30여년만에 안락동에 새롭게 들어설 신축 대단지 브랜드로, 그 희소성을 바탕으로 안락동의 주거문화를 바꿀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대우건설은 30년만에 등장하는 신축 대단지에 자사의 주거 브랜드인 푸르지오를 적용해 브랜드 강화에 나설 전략이다. 이에 발맞춰 대우건설은 상품성 역시 대폭 강화했다. 우선 단지 외관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세련된 디자인과 웅장한 문주를 적용해 차기 안락동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을 높였다. 일부 동에는 경관조명이 설치된 옥상 구조물과 측벽 디자인을 적용해 화려한 야간 스카이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체 대지의 약 37%를 할애해 공원형 단지로 조성한 특화 조경설계도 준비 중이다. 단지 중앙의 입체형 커뮤니티 라운지를 비롯해 순환산책로, 아쿠아가든, 힐링포레스트 등 다채로운 휴게 공간이 마련된다. 또한 남북 통경축 확보와 오픈스페이스 배치를 통해 단지 내 바람길을 열고 개방감을 높였다. 입지를 살펴보면 사직동의 교육·문화 인프라와 센텀시티의 쇼핑·편의시설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더블 생활권' 입지를 갖췄다. 단지 서측으로는 사직 학원가와 야구장이, 동측으로는 센텀시티 내 백화점과 영화의전당 등 대형 상업·문화시설이 위치해 있다. '에듀포레'라는 단지명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아파트 인근엔 혜화초, 충렬초·중·고, 혜화여중·여고 등 학교가 밀집해 있다. 이 학교들은 단지와 길 하나 건너를 사이에 두고 도보로 10분대로 통학이 가능한 거리에 위치해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동래 푸르지오 에듀포레는 일대에서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축 푸르지오 브랜드 대단지로, 지역 주거문화를 앞에서 이끌 수준 높은 상품성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며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환경 등 정주여건도 우수해 3040세대 실수요 등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동래 푸르지오 에듀포레의 견본주택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1406-1에 위치해 있다. 입주 예정일은 2030년 3월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저유가 늪’ 이어 ‘확전 우려’…숨죽이는 건설업계

트럼프의 증산요구로 저유가 기조에 시달리던 중동시장에 이란 전쟁 리스크까지 겹치자 건설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중동 발주 환경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동 건설 발주는 산유국 재정 상황과 국제유가에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OPEC+는 2023년부터 유가방어를 위해 감산 정책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서 유가 하락 압력을 시사하자 OPEC+ 8개국은 증산에 나섰다. 다만 OPEC+ 국가들이 증산에 나선 배경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셰일 산업을 견제하고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려는 목적이 더 컸다는 것이다. 그해 4월 국제유가(WTI 기준)는 배럴당 60달러(약 8만8065원) 아래로 떨어졌다. 유가하락은 산유국 재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국부펀드(PIF) 재정 부담이 커졌다. 2025년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의 재정균형유가는 배럴당 90달러(약 13만2111원) 이상이다. 이에 사우디는 석유 수출량 확대와 산업 다각화 정책으로 대응했다. 이란 전쟁 발발 이전까진 중동 경제 전망은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10월 IMF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석유 부문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사우디 경제 성장률은 전년 대비 0.5% 증가한 3.7%로 전망됐다. 건설시장 전망도 밝았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이 비석유 산업 다각화, 인프라 개선, 디지털화, 비즈니스 환경 경쟁력 강화, 민간 부문 육성 전략을 추진하면서 올해 중동 건설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약 11.2% 성장한 6322억 달러(약 93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의 비석유 부문이 중동 지역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러한 전망은 역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건설업계는 현재 현지 상황을 점검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 모두 현재까지 공사 지연 등 직접적인 영향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네옴 런닝 터널 공사', '아미랄 유틸리티 공사', '자푸라 유틸리티 공사' 등 주요 중동 프로젝트 대부분을 사우디에서 진행 중이다. 네옴 터널 공사의 경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수행하고 있으나, 당초 지난해 12월 29일 완공 예정이었던 일정이 사우디의 사업 축소 정책으로 차질을 빚었다. 여기에 이란 전쟁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완공 시점 역시 불투명해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중동 지역 정세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임직원의 출장과 휴가 등 이동을 전면 제한하며 비상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메가프로젝트인 '리야드 메트로(Riyadh Metro)' 사업에 참여한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해 기준 중동 수주 비중이 약 20%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까지 현장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장은 현지 대사관 및 본사와 핫라인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있다"고 밝혔다. 향후 중동 발주 환경에 대해서는 업계 전반에서 신중론이 제기된다. 중동프로젝트를 대부분 마무리한 DL이앤씨는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건설 시장에도 사이클이 있다"며 “유가 안정 여부를 지켜보며 중동 사업 비중을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의 장기화 여부가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발주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전쟁이 얼마나 장기화되느냐"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복구와 보수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발주가 일방적으로 줄어들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건설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기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3일 리서치 보고서에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발주가 위축될 수 있다"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 될 경우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도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강남 집값 꺾이는 추세인데…신고가 여전한 이유는?

강남3구와 용산을 비롯한 서울 핵심지 아파트 시장이 하락 전환했지만 일부 재건축 단지 등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시장에 혼선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금 여력이 있는 단지에서는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일부 상승 사례에만 집중할 경우 왜곡된 해석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를 강조하며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이후 현장에서는 5월 9일 이전 매도를 노린 급매물이 늘고 있다. 기존 시세보다 3억~4억원 이상 낮은 매물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처음에는 1억~2억원 정도만 가격을 낮추는 흐름이었다. 중개업소에서도 추가 하락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면서 “하지만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빠르게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자 예상보다 더 큰 폭인 3억~4억원 이상 가격을 낮춘 매물도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일부 단지에서는 예외적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신고가 거래는 동일 아파트 같은 평형에서 직전 거래보다 높은 가격에 체결된 경우를 의미한다. 최근 일주일 내 등록된 신고가 거래를 보면,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반포자이는 지난달 10일 전용 194.515㎡가 77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거래보다 7억원(10.0%) 오른 가격이다. 잠원동 신반포4차 역시 17억6000만원(54.3%) 오른 50억원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용산구 신동아1차 전용 84.93㎡도 지난달 7일 신고가인 42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보다 매매가가 2억원(5.0%) 상승했다. 신고가 거래는 강남·용산뿐 아니라 실거주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은평구 거성리젠시2차 전용 69.57㎡는 지난달 10일 5억86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보다 4500만원(8.3%) 오른 신고가에 손바뀜했다. 강북구 경남아너스빌 전용 62.7103㎡도 지난달 21일 6억4000만원에 거래돼 1000만원(1.6%) 상승한 신고가를 기록했다. 노원구 한일1차 전용 84㎡ 역시 지난달 10일 6억6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최고가보다 5200만원(8.6%) 상승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신고가 거래 비중은 다소 줄어드는 분위기다. 최근 집계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신고가 비중은 31.8%로 전월보다 1.0%p 감소했다. 특히 용산구는 1월 64.1%까지 올라갔던 신고가 비중이 지난달 59.3%로 4.8%p 줄었다. 지난해 신고가 비중이 꾸준히 늘며 집값 상승 흐름이 이어졌지만, 지난달 들어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투기 근절 의지를 강조하면서 시장이 다소 진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신고가 거래 비중이 앞으로 더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1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송파구는 -0.03%에서 -0.09%로 하락 폭이 확대됐다. 강남구도 -0.06%에서 -0.07%로 낙폭이 커졌고, 용산구 역시 -0.01%에서 -0.05%로 낙폭이 확대됐다. 서초구만 -0.02%에서 -0.01%로 하락 폭이 다소 줄었다. 이들 지역은 서울은 물론 수도권 집값 흐름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그런 만큼 전문가들은 일부 상승 여력이 있는 단지에서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지만, 전체 시장 흐름은 하락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정 상승 거래만으로 시장을 해석할 경우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개인의 사정에 따라 매매 조건이 크게 달라지다 보니 신고가와 신저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모습이 전체적으로는 가격이 하락하는 것처럼 나타나지만 통계적인 왜곡으로 볼 수도 있고, 향후 가격이 다시 상승해 우상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고가가 나올 만한 위치, 그 중에서도 재건축 등 개발 기대감이 있는 입지에서는 가격 상승 여력이 있기 때문에 해당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서 교수는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일부 거래 사례에 지나치게 집중해서는 안 된다"며 “시장에는 종종 극단값이 나타나는데 여기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면 통계 자체를 부정하는 식의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시로 한 사람이 부산에서 짐을 싸서 서울로 올라오는데 , 올라가는 동안에는 전쟁이 났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기 때문에 계속 북쪽으로 갔을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서울에 도착해보니 전쟁이 나서 사람들이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다면, 그는 흐름을 거슬러 올라온 셈이 된다. 이런 예외적인 사례는 전체 흐름을 설명하는 데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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