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우창 국순당 연구소장 “우리 술도 와인처럼 ‘프리미엄의 표준’ 세워야” [인터뷰]](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60408.1fd90cab3969457994ef6b424ddd6e96_T1.jpg)
1999년 국순당에 입사해 15년째 국순당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신우창 소장. 미생물학 박사 출신인 그는 고(故) 배상면 국순당 창업주의 열정에 반해 전통주 연구의 길로 접어든 26년차 양조 장인이다. 그를 만난 곳은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국순당의 술 복합문화공간 '박봉담'. 대형 공장의 규격화된 생산 과정에서 깎여나가는 술의 개성을 지키고,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기 위해 마련된 R&D 테스트베드다. 이곳의 소규모 탱크 앞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술을 발견해 내고 있는 그에게, '진짜 우리 술의 가치'를 물었다. ◇ “가격표가 프리미엄의 기준일 수 없다" 막걸리 시장에는 이른바 '프리미엄'을 표방한 고가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신 소장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가격표가 품질을 대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원료를 많이 넣었거나 만들기 힘들었다는 이유로 수십만, 수백만원에 달하는 가격을 매기는 것은 장기적으로 전통주 산업에 독이 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소위 고급 막걸리라고 나오는 것들을 보면 대부분 도수가 높고, 달고, 질감이 아주 걸쭉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걸 '고급'이라고 생각하는 게 정말 본인의 취향일까요, 아니면 짧게 학습된 효과일까요? 금을 넣은 1000만원짜리 소주나 100만원짜리 막걸리 같은 건 프리미엄이 아니라 소비자 기만에 가깝습니다." 그는 프랑스 와인의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 등급이 백여년 유지되고 일본 사케가 국가 차원에서 등급화된 지 수십년이 되어가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 막걸리 시장에도 소비자가 동의할 수 있는 '합의된 품질 기준'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확고한 기준 없이 겉포장과 가격만 올리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고급화가 아니라는 뜻이다. ◇ 단맛 넘어선 산미와 감칠맛, 그리고 복합성의 질서화 그렇다면 그가 정의하는 진정한 프리미엄 막걸리, 좋은 전통주의 요건은 무엇일까. 신 소장은 획일적인 단맛이나 걸쭉함을 넘어선 '복합성(Complexity)의 질서화'를 핵심으로 꼽았다. “일본 사케가 단일 누룩균과 효모를 써서 심플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것에 비해, 우리 전통 누룩은 수백, 수천 종의 미생물이 상호작용합니다. 저는 이를 축구팀에 비유합니다. 손흥민 선수가 아무리 잘한다고 11명을 모두 손흥민으로 꾸리면 팀이 될까요? 공은 좀 못 차더라도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후보 선수까지, 수많은 균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되 그 통제권을 인간이 쥐는 것이 우리의 발효 기술입니다." 이 수많은 균이 만들어내는 복합적인 맛들이 잡미(雜味)로 전락하지 않도록 질서 정연하게 통제하는 것이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나아가 그는 좋은 술의 조건으로 음식과의 조화를 강조했다. 강렬하고 자극적인 한식과 대등하게 겨루며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술 역시 '신맛(산미)'과 '감칠맛'이 탄탄한 구조감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복합적인 맛의 질서가 잡혔을 때 비로소 소비자가 온전히 인정해 주는 고급술이 탄생한다. ◇ 세계화 이전에 '일상의 언어'가 돼야 하는 전통주 합의된 품질 기준을 바탕으로 그가 그리는 전통주의 궁극적인 미래는 거창한 글로벌화가 아닌 '일상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내수 시장에서 우리 술이 일상적인 소비문화로 굳건히 자리 잡는 과정이 먼저라는 것이다. “퇴근하고 '소주 한잔할까?'가 아니라 '막걸리 한잔할까?', '약주 한잔할까?'라는 말이 우리 삶에서 자연스럽게 나와야 합니다. 우리 술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문화가 된 후에야 세계화를 논하는 것이 맞습니다." 또한, 주류 소비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소통하는 '어케이션(Occasion·상황)' 자체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봉담 현장에서 무알코올 막걸리와 논알코올 스타우트가 호응을 얻는 것도 소비자의 이러한 니즈를 정확히 짚어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 소장은 이처럼 시대의 요구에 맞춰 선택지를 넓히고 깊이 있는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신제품 개발은 책상에서 설계도를 그리는 '발명'이 아니라, 수많은 테스트 끝에 의외의 결과를 찾아내는 '발견'입니다." 대량 생산 체제에서는 감히 시도조차 하기 힘든 실험들을 박봉담의 100ℓ짜리 소규모 탱크에서 끝없이 이어가며 우리 술의 올바른 기준을 세우는 것. 그것이 26년 차 양조 장인이 전통주 시장에 남기고 싶은 진심이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전문의 칼럼] 침묵의 담도암, 황달·복통 전에 조기진단해야](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60412.3279b7fd0c7a46f9a7eda4fa96f27280_T1.jpg)









![‘휴전·반도체 실적’ 맞물려 반등…방향키는 ‘유가·환율’ [주간증시]](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60411.1376357cb73b45d1b7f9b9ece6a934ba_T1.png)


![[기후 신호등] 호르무즈 사태, 인류의 석유중독을 드러내다](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60409.6cf42fc4712f4108a725c82ceee2c882_T1.jpg)




![[EE칼럼] 부존자원 없는 나라의 필수전략, 에너지절약](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40331.e2acc3ddda6644fa9bc463e903923c00_T1.jpg)
![[EE칼럼] 석유공급 위기가 몰고 올 에너지전환 정책의 방향은?](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40311.b55759f13cc44d23b6b3d1c766bfa367_T1.jpg)
![[신연수 칼럼] 브라보! K-반도체](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60407.96255222cfb14deeafff0f21f9a1b6ab_T1.jpg)
![[이슈&인사이트] 새로운 중앙아시아가 온다](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40326.09f8484dda394d9fbc22863b5ffdb0ff_T1.jpg)
![[데스크 칼럼] 한은 새수장 신현송, 위기 겹친 경제 속 역할 무겁다](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60412.9c3ca0ec19f943128442901c33d29e71_T1.jpeg)
![[기자의 눈] 유통가 AI전환, 대체자 아닌 조력자 만들어야](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60409.1a451117941747c99f13838abe9ad38e_T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