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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산단공, ‘젊은 산업단지’ 변신 총력…“청년이 찾는 일터로”

요란한 가을비에 늦여름 무더위가 한 풀 꺾인 17일 오후. 서울 가산·구로디지털단지(G밸리) 입주기업 근로자 수십명이 서울 금천구 롯데시네마 가산디지털점을 찾았다.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 서울지역본부가 개최한 'G밸리 무비데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영화 '존 윅'으로 대중에 익숙한 배우 키아누 리브스의 출연작 '발레리나' 상영이 예정된 이번 행사에서, 영화 관람을 위해 모인 G밸리 근로자들은 정규 퇴근시간을 앞둔 오후 5시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눈을 빛냈다. G밸리 입주기업에서 8년째 근무하고 있는 37세 이 모씨는 “과거에는 1년에 한두번 영화관에 올까말까 했는데, 작년부터 산단공에서 영화 관람 행사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2년째 참여하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근무시간을 이용해 쾌적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는 게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근무 5년차에 접어든 52세 김 모씨는 “근무하기 바쁘다보니 직무와 관련된 박람회나 전시회 말고는 딱히 문화생활을 찾아 즐기는 편은 아니다"라면서도 “아내의 추천으로 이번 무료 관람 기회를 알게 돼 행사에 참여했는데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산단공 서울지역본부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최한 G밸리 무비데이는 G밸리 입주기업 근로자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중소기업 근로자의 문화복지 지원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각 기업의 협조를 통해 정규 근로시간에 행사가 진행되는만큼 참여하는 근로자들의 만족도도 높다는 게 산단공 서울지역본부의 설명이다. 산단공 서울지역본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산단공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청년친화·문화선도 산단'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서울본부의 경우엔 국내 산단 중 유일하게 산단 내 영화관이 자리하고 있다보니 그 특성을 살려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행사에 참여한 G밸리 근로자들의 호응도가 높은만큼 이러한 행사들을 매년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무비데이 외에도 산단 근로자들의 문화 체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행사가 G밸리 도처에서 다각도로 진행됐다. 이달 초부터 가산디지털단지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G밸리 아트쇼'가 대표적이다. 산단공 서울지역본부가 후원사로 참여한 G밸리 아트쇼는 가산디지털단지 SK V1센터 입주기업 (주)아쿠아픽에서 △푸른 청춘의 외침 △인공지능(AI) 아트전&AI 영상 광고전 △디지털에 마음을 담다 등 세 가지 주제로 구성돼 지난 1일부터 오는 11월 8일까지 열리는 미술 기획전이다. 이날 기자가 찾은 아트쇼 현장에는 'AI 아트&AI 영상 광고'를 주제로, 인공지능 툴을 활용한 작가 20명의 미술 작품 수십점이 전시돼있었다. 각 작품과 작가를 소개하는 브로슈어는 물론, 전문 인력의 도슨트를 통해 관람객의 수월한 작품 이해를 도왔다. 전시현장에서 도슨트로 나선 김경형 서울아트페어 전시기획팀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권위있는 아트페어 키아프(Kiaf)와 프리즈(Frieze)를 비롯한 미술 전시들이 대부분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다"며 “시간과 거리상의 이유로 산단 근로자들은 이러한 미술 전시를 즐기는 게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이어 “그런데 산단 내에 아트페어 환경을 조성해 근로자와 미술작품을 연결하면 자연스레 산단 근로자들의 미술 등 문화에 대한 향유 기회도 높아질 것"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산단 내 조성된 이번 전시회는 특히 그 의미가 큰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산단공이 '청년'과 '문화'를 강조하며 관련 활동을 다방면으로 전개하는 것은 지난 60여년간 우리 경제의 중심축을 담당해온 산단의 노후화가 그 배경이다. 산단 노후화가 진행됨에 따라 젊은 근로자 유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인근 지역경제와 고용이 악화하는 악순환 구조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 2023년 취임한 이상훈 이사장 체제의 산단공은 △제조 지능화(AX) △탄소중립 전환(GX) △신산업 전환(NX) 등 다수의 산단 체질개선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청년 친화(YX) 사업을 통해 청년이 정주하기 좋은 젊은 산단, 이른바 '산업 캠퍼스'로의 변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전국 각지에서 펼쳐지고 있는 산단공의 '산리단길' 조성 사업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산단공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산단 내 젊은 근로자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고, 과거 정책만으로 청년층을 유인하기에는 역부족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젊은 근로자들이 산업단지에서 일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문화 관련 콘텐츠와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K-면세점 체질개선 로드맵] ⑤ 첫 ‘연간 흑자’ 노리는 현대免, 환부 도려내고 본업 경쟁력 강화

만년 적자에 허우적대는 현대디에프(현대면세점)가 복합 위기 속 첫 연간 흑자 달성에 도전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혹독한 군살 빼기 과정을 거쳐 정상적인 수익성 궤도로의 진입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상품기획·프로모션 등 본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IR 자료를 살펴보면, 올 12분기 면세점 사업부문의 누적 영업손실액은 31억원으로 여전히 적자이나, 전년 동기(91억원) 대비 약 3분의 1로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약 14.1% 오른 1조1526억원을 기록하며 외형·내실 동반 개선에 성공했다. 2018년 설립 이래로 현대면세점은 2023년 3분기 흑자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연간 흑자를 달성한 적이 없다. 지난해에도 288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그해 11월부터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박장서 대표이사 주도로 강력한 구조조정 기조를 이어가는 터라 흑자 달성 기대감이 높다. 지난 5월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조직 효율화에 나선 것도 체질 개선 과정의 하나다. 서울 무역센터점 중심의 단독 운영 방식으로 시내 면세점 체제를 바꾼 것도 또 다른 전략이다. 현대면세점은 지난 7월부로 동대문점을 폐점했고, 무역센터점도 기존 8~10층 3개층에서 8~9층 2개층으로 규모를 축소했다. 직매입이 주를 이루는 면세산업 특성상 규모의 경제 실현이 어려워지면 매출 축소가 불가피하나, 동대문점의 경우 수익성 구멍이나 다름없었다. 2020년 개점한 동대문점의 누적 적자 규모만 3500억원에 이르는 만큼, 저수익 매장 정리를 통한 경영 효율화 차원으로 읽힌다. 3분기부터 영업이익 적자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올 2분기 현대면세점은 1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동대문점 철수에 따른 퇴직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17억원)이 포함된 결과로, 이를 제외하면 4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현대면세점도 신세계·신라면세점과 마찬가지로 인천국제공항에 입점돼 있는 만큼, 임차료 문제로 수익성 발목을 잡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다만, 현대면세점은 현재 명품 부티크 전용 판매 구역인 DF5에 입점해 있는데, 최저수용액(1056억원)에 가까운 임차료를 지불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급변하는 시장 판도에 발맞추는 것도 현대면세점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존 따이궁 중심에서 개별 관광객으로 여행 행태가 재편되고, 쇼핑 대신 체험·문화 콘텐츠 위주로 소비하려는 경향이 짙어지는 추세다. 하반기 여러 긍정적 외부 요인이 맞물리면서 연간 흑자를 달성하기 위한 기회는 남아있다. 9월 말부터 시행하는 유커(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제도를 시작으로 오는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여러 특수가 예정돼 있다. 이에 현대면세점은 외국인 자유 여행객이 자주 방문하는 코엑스와 고객군 특성을 고려해 중국 마이스(MICE) 단체를 유치하고, 아쿠아리움 등 관광시설과 연계한 단체관광 상품 개발을 검토하는 단계다. 여기에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중국 간편결제 등급과 자체 멤버십을 매칭해 구매 금액대별 연중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고효율 MD 위주로 시내 면세점 상품을 개편해 수익성 확대도 꾀한다. 지난 4월 현대백화점이 발표한 '시내면세점 운영효율화 전략'에 따르면, 무역점에 있던 기존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서 힘을 빼고 K-뷰티·액세서리·패션·국산 화장품 카테고리 등 고효율MD를 새로 들이기로 했다. 동대문점 폐점에 따라 무역점으로 이전 배치시키는 것이다. 공항 면세점도 고수익 럭셔리 명품 위주로 MD를 손질해 재미를 보고 있는 만큼 기존대로 전략을 유지할 전망이다. 현대면세점은 지난해 7월부터 구찌·펜디·발렌시아가·생로랑 등 고가 명품 브랜드를 지속 확보해왔는데, 그 결과 올 1분기 공항 면세점 매출이 전년 대비 10% 올랐다. 기세에 힘입어 최근에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스페인 명품 브랜드 '로에베' 매장도 새로 열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상반기 제약바이오 매출·고용·투자 호조…양극화 해소는 과제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대·중견·중소기업 모두 매출, 고용, 투자 측면에서 두루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중소기업의 경우 일부 기업의 기술수출이 전체 매출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돼 제약·바이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바이오협회 '2025년 2분기 및 상반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동향조사'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분야 상장기업 매출은 올 상반기 16조3872억원으로 전년동기 14조2441억원 대비 15.0% 성장했다. 분기별로 보면 올 1분기 매출 7조6766억원에서 2분기 8조7106억원으로 13.5% 증가해 2분기 호실적이 업계의 상반기 매출 상승을 견인한 모양새다. 이번 조사는 2025년도 KRX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지수에 포함된 의약품 기업 총 54개(대기업 8개, 중견기업 27개, 중소기업 19개)를 대상으로 조사됐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올 상반기 대기업이 5조7399억원, 중견기업은 9조847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대비 각각 24.9%, 7.4%씩 상승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같은기간 66.3% 증가한 8001억원 매출로 가장 가파른 매출액 증가세를 보였다. 의약품 기업 R&D 인력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7306명으로 전년동기 6614명 대비 10% 이상 증원됐다. 이 중 대기업이 11.8% 증원률(1818명→2032명)로 가장 높았고,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10.2%(3838명→4228명)· 9.2%(958명→1046명)로 뒤를 이었다. 전체 R&D 투자 규모도 지난해 상반기 1조4971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6634억원으로 11.1%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6104억원 △중견기업 7916억원 △중소기업 2614억원을 투입해 각각 전년동기대비 18.2%, 2.9%, 23.8%씩 늘렸다. 특히 올 상반기 의약품 수출 증가가 돋보였다. 올해 상반기 의약품 수출액은 6조740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2% 성장하며 같은기간 내수 매출 증가율(6.4%)을 5배 가까이 웃돌았다. 상반기 수출 성장이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한 셈이다. 이 가운데 대기업 의약품 수출액이 5조32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5.7% 늘었고, 중견기업 수출은 1조2520억원으로 30.4% 증가했으며 중소기업의 수출액은 4564억으로 111.2% 증가율을 보였다. 이번 조사 수치만 보면 중소기업의 매출, 수출, R&D 투자 증가율이 대·중견기업을 능가할 정도로 돋보였다. 다만 이는 일부 중소기업의 기술수출 성과가 전체 중소기업의 수출 및 매출 평균치를 높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달 발표한 '2025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국내 중소 제약바이오 기업은 올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6.0% 가량 매출이 성장한 가운데, 44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여전히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일부 중소 제약바이오기업의 선전이 업계 전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중소 제약사들의 애로사항인 약가제도 개선, 제네릭 허가기준 등 규제완화, 위탁생산(CMO) 품질관리 규제 개선, R&D 지원 확대 등을 기대하고 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공정위 문턱 넘은 ‘지마켓-알리’, 기업 결합 급물살

신세계와 알리바바그룹간 기업결합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간 국내 소비자 정보를 차단하는 조건부로 승인했다. 공정위는 신세계와 알리바바그룹이 합작회사를 설립해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공동으로 지배하는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이 같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말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은 합작법인(그랜드오푸스홀딩) 출범을 선언하고 올 1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청했다. 이후 공정위는 경쟁사업자들과 관련 업계, 전문가 의견까지 수렴해 심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밝힌 기업결합 목적과 플랫폼간 기업결합 특성을 따져봤을 때, 정보자산 결합에 따른 경쟁제한 우려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시장 점유율 37.1%로 1위 사업자이고, 지마켓은 시장점유율 3.9%의 4위 사업자이다. 기업결합 이후 지마켓-알리 합작회사는 합산 시장점유율 41%로 1위 사업자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 반면 지마켓-알리 합작회사만큼 데이터 능력이 없는 경쟁사업자들은 이용자 이탈을 경험하거나 이를 막기 위한 대규모 투자 비용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고, 결국 시장의 진입장벽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업결합 이후 지마켓-알리 합작회사가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 품질을 유지할 유인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을 승인하되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도록 G마켓·옥션과 알리익스프레스를 상호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이들 간 국내 소비자 데이터를 기술적으로 분리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또한,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상대방의 소비자 데이터 이용을 금지하고, 해외직구 외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데이터를 상대방 플랫폼에서 이용하는 것에 관련한 실질적인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 노력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시정조치는 시정명령일로부터 3년간 유효하나 시장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 공정위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에 이행감독위원회를 구성하고, 정기적으로 이행상황을 보고하도록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 중인 전자상거래 플랫폼간 결합이 초래할 효과를 면밀히 검토했다"며 “특히, 디지털 시장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데이터 결합의 경쟁제한 효과를 심도있게 살펴보고 시정조치를 설계한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로봇 태권브이’ 50년만에 K-로봇 기술로 부활

유압로봇시스템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KNR시스템)이 정권지르기·돌려차기 등 실제 태권도 품새 동작이 가능한 12m 크기의 대형 동작로봇 '태권브이'를 자체 기술로 제작해 일반에 처음 공개한다. 18일 케이엔알시스템에 따르면 태권도의 고장 전북 무주군에 조성될 '무주 태권브이랜드'에 들어설 12m 크기의 '로봇 태권브이' 제작을 완료했다. ◇움직이는 로봇 태권브이, K-로봇 기술의 정수 50년만에 실제 로봇으로 부활하는 태권브이는 키 12m, 몸무게 20톤에 달한다. 상체와 하체는 각각 4.8m, 7.2m 크기이며, 주먹 하나만 1m, 발은 폭 1.9m에 길이 2.7m에 달하는 거대 로봇이다. 이 로봇 태권브이가 돌려차기를 하면 발 끝이 지상 13m 높이에 도달한다. 로봇 태권브이는 총 34개의 독립관절로 태권도 품새를 구현한다. 태극 1장부터 8장까지 229개의 동작 가운데 역동성과 멋짐이 도드라지는 품새를 뽑아 일명 '무주태권품새'를 새로 만들었다. 무주태권품새는 대한태권도협회 부회장인 전익기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 고황명예교수의 주도로 준비자세, 앞차기, 옆차기, 돌려차기, 지르기, 막기 등 13개의 구분동작과 5개의 연속동작으로 구성됐다. 로봇태권브이가 시연할 동작 가운데 가장 고난이도 기술은 옆차기와 돌려차기이다. 이중 돌려차기는 실제 태권도 선수가 완벽한 자세로 해내기에는 난이도가 높은 동작으로 꼽히는데, 로봇에게는 특히 까다로운 과제였다. 첫 난관은 균형유지였다. 키 12m, 몸무게 20톤의 로봇이 한쪽 다리를 머리높이 이상으로 들어올리면서 몸통을 회전하면 고정된 다른 한쪽다리에 가해지는 하중이 워낙 강해 자칫 전복의 위험마저 상존한터였다. 여기에 회전과 발차기를 동시에 수행하면 관절과 프레임에 막대한 하중이 쏠려, 개발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강성 프레임 설계와 유압시스템 기반의 강력한 구동장치를 도입했다. 그 결과 돌려차기의 발끝이 지상 13m에 이르는 위치까지 안정적으로 도달할 수 있었다. ◇로봇태권브이의 역동성, 강력한 유압시스템과 첨단과학의 융합 이같은 로봇태권브이의 자유롭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위해 총 34개의 대형관절로 구성되었으며, 각 관절은 고출력 유압 액추에이터와 서보밸브를 통해 제어된다. 이는 전기모터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고강도 파워와 안정성을 제공, 발차기나 몸통회전 등 고부하 동작을 가능하게 했다. 로봇태권브이의 동작은 단순한 관절의 움직임을 넘어 태권도 품새 재현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동작 데이터를 분석해 로봇관절 각도로 변환하는 'AI 동작 맞춤화(Motion Retargeting) 기술'을 적용, 각 품새의 준비자세부터 마무리까지 일련의 과정을 그대로 구현해낼 수 있게 했다. 태권도 시범단의 품새동작을 3차원 모션캡처 장비로 촬영해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공동개발한 'AI 알고리즘'을 통해 로봇태권브이에 최적화했다. 이를 통해 인간과 로봇의 신체적 차이를 극복하고, 태권도 본연의 동작을 재현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향후 새로운 품새동작을 손쉽게 추가할 수 있는 확장성도 확보했다. 또한 실제로봇과 똑같은 가상로봇을 컴퓨터에 구현하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했다. 가상환경에서 모든 품새동작의 충돌여부, 구조적 하중 등 을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전성을 미리 검증하고 최적화하여 시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최소화했다. ◇로봇태권브이의 핵심부품, 케이엔알시스템의 기술력 담아 로봇태권브이는 3만여개의 부품과 AI 및 디지털트윈 기술이 접목된 첨단 로봇 시스템이다. 34자유도관절에는 각각 34개의 액추에이터와 서보밸브가 사용되었다. 각 액추에이터마다 탑재된 서보밸브로 로봇을 정밀제어하여,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태권품새를 보여준다. 특히 유압액추에이터, 서보밸브 등 전체 부품의 약 70% 이상을 케이엔알시스템이 직접 설계 및 제작했으며, 80% 이상의 부품을 국산화하여 대한민국 로봇기술의 자립성을 강화했다. 또한 무주지역이 산악지형이라는 특성상 돌풍과 계절풍에 노출될 수 있어 지진 및 강풍에 의한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내진·내풍설계를 적용해 6.5 이상의 지진과 최대 순간풍속 30m/s 이상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내년 로봇 태권브이 탄생 50주년 맞아 무주 태권브이랜드 개관 로봇태권브이 제작 프로젝트는 무주군의 의뢰로 총 4년의 제작기간과 약 7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2021년 7월 설계를 시작해 로봇 제작 및 시스템 통합, 로봇구동 시연을 마쳤으며, 조만간 다시 분해되어 무주군으로 운송 후 2026년 초 조립 및 시운전을 거칠 예정이다. 무주에서는태권도 동작군을 확장하여 현장 사정에 따라 품새를 바꿀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추가 개발이 진행될 예정이다. 로봇 태권브이는 탄생 50년 생일을 맞는 2026년 7월 24일 전후로 날짜를 정해 무주읍에 조성된 복합문화공간 '태권브이랜드'에 설치, 다양한 로봇 및 태권브이 체험콘텐츠와 함께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1976년 7월 24일 김청기 감독이 선보인 한국 대표 로봇 애니메이션 '로보트태권V'는 태권도를 하는 한국형 로봇 '태권브이'를 통해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 로봇 '마징가Z'를 능가하는 한국 토종 '슈퍼히어로'를 어린이들에게 선사했다. 케이엔알시스템 관계자는 “로봇태권브이가 보여줄 고난이도 동작 등은 대한민국 로봇공학의 기술력과 가능성을 입증하는 소중한 경험"이라면서 “단순히 '크다'는 것을 넘어, 실제 태권도 동작을 구현하고 정교하게 제어하는 능력은 K-로봇이 세계시장에서 차별화될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케이엔알시스템 김명한 대표는 “유압로봇 시스템 전문기업이 아니면 해낼 수 없는 로봇태권브이 부활 프로젝트는 어린시절의 꿈을 우리기술로 실현해 내는 행복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K-휴머노이드연합' 공식참여기업과 'AI팩토리전문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이미 심해(深海)에서 작업하는 로봇과 제철소 용광로를 관리하는 로봇기술이 현장에서 활용될 정도로 뛰어난 로봇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형 서보밸브 국산화에 성공하여 국내 최초로 양산체계를 구축하기도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SPC그룹, 장애 어린이 가족에게 제주도 여행 선물

SPC그룹이 장애 어린이 가족들을 제주도로 초청해 특별한 힐링 여행을 선물했다. 이번 행사는 SPC그룹 임직원들의 기부로 조성되는 'SPC행복한펀드'를 통해 마련됐다. 행복한펀드는 임직원들이 매월 급여에서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매칭해 장애 어린이 재활치료·특기·적성 교육 등 다양한 지원 사업에 쓰인다. SPC그룹은 푸르메재단을 통해 선정된 장애 어린이 가족 30여명을 초청해 16일부터 3박 4일간 행사를 진행했다. 참여 가족들은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며 캐릭터 박물관·수족관·전시회 관람 등 다양한 체험과 레크리에이션을 즐겼다. SPC 임직원들도 자원봉사자로 동행해 장애 어린이와 가족들이 즐겁고 편안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도왔다. 여행 중에는 10월 생일을 맞은 어린이들을 위한 합동 생일파티가 열렸다. 생일을 맞은 한 어린이는 “비행기가 취소될까봐 걱정돼 한 달 내내 AI에 날씨를 물을 만큼 여행을 기다렸다. 이번 여행이 최고의 생일선물"이라고 말했다. 여행에 참여한 한 어머니는 “아이의 재활에 집중하느라 여행을 생각하기 어려웠는데, 처음으로 온 가족이 함께 제주에 올 수 있어 꿈만 같다. 가족 모두에게 큰 위로와 치유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SPC그룹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꾸준한 참여와 나눔으로 장애 어린이 가족 초청 여행을 14회째 이어오고 있다. 참여한 분들이 잠시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2012년부터 행복한펀드를 통해 매년 100여명의 장애 어린이를 지원해왔으며, 지금까지 약 1700명에게 총 27억5000만원을 전달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25주년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갈라 디너쇼 성황리 개최

올해 개관 25주년을 맞은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개최한 갈라 디너쇼 '타임리스 호스피탈리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됐다. 국내외 VIP와 주요 파트너, 미디어 관계자 약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호텔의 역사와 전통을 돌아보고 지난 25년간 쌓아온 고급스러운 서비스와 미식 경험을 선보이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더글라스 아리자 져마리아 총지배인은 “이번 25주년 갈라 디너 행사는 단순한 이정표를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이 자리까지 이끌어온 공유된 비전, 헌신, 그리고 신뢰를 함께 축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을 통해 축사를 전한 메리어트 코리아·베트남·필리핀 남기덕 대표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에게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단순한 하나의 호텔이 아니라, 서울을, 더 나아가 한국을 상징하는 플래그십 호텔"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50주년을 맞는 그 날까지 훌륭한 내일을 만들어갈 후배 호텔리어들의 역량, 그리고 그들의 열정을 발판 삼아 변치않는 환대 속에서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브랜드가 지향하는 럭셔리의 본질을 한층 더 빛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찬은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우희석 총괄셰프의 지휘 아래 각 레스토랑의 헤드 셰프들이 조화를 이루며 준비했다. 일식당 '타마유라' 이경진 헤드 셰프, 한식 명장 양순애 셰프, 중식 왕귀호 셰프, 이한우 셰프, 김양호 셰프, 민정식 헤드 셰프, 양영주 셰프 등이 나섰다. 행사 중에는 뮤지컬 배우 조환지의 퍼포먼스와 블랙토 안무팀의 무대, 성민제의 콘트라베이스 연주가 이어지며 만찬의 감동과 여운을 더했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25주년을 기념해 9월 한 달간 '타임리스 호스피탈리티' 캠페인을 실시한다. 25만 원 식음 크레딧이 호함된 '25 & 타임리스' 객실 패키지, 레트로 감성의 기념 케이크 출시 등 다양하게 선보인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HK이노엔 ‘케이캡’, 세계 4위 궤양용제 시장 인도 진출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 소화성 궤양용제 세계 4위 시장인 인도에 진출한다. HK이노엔은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인도에 공식 출시됐다고 17일 밝혔다. 현지 영업과 마케팅은 글로벌 제약기업 '닥터레디'가 맡는다. 케이캡은 지난 5월 인도에서 '피캡(PCAB)'이라는 이름으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등 적응증의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제품과 명칭이 동일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제제는 위산과 관계없이 프로톤 펌프의 칼륨 이온과 경쟁적으로 결합한다는 특성을 가져 공복 또는 식사 여부와 무관하게 투약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투여 첫날부터 빠르고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효과를 나타내며 약효도 기존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 제제 대비 오래 지속돼 야간 위산분비 억제 우수하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PPI 제제를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인도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조 5200억원으로,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를 자랑한다. 14억 인도 인구의 약 38%가 위식도역류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HK이노엔과 닥터레디는 피캡을 통해 인도 위식도역류질환 시장 패러다임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국산 30호 신약인 케이캡은 지난 2019년 국내 출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처방액 8101억 원을 기록했다. 빠른 약효발현은 물론 6개월 장기복용 안전성 확보 등 장점으로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원외처방실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HK이노엔은 해외 53개국과 케이캡 기술수출 또는 완제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국내를 포함해 중국, 중남미 등 전 세계 18개국에 출시돼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HK이노엔 곽달원 대표는 “케이캡이 세계 주요 의약품 시장 중 하나인 인도에 진출하게 돼 기쁘다"며 “인도 제품명 PCAB처럼, 앞으로 케이캡이 P-CAB 계열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 신약으로 자리매김해 인도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롯데시네마 ‘롯시클래스’, 극장과 역사의 이색 만남 ‘눈길’

최근 지식기반 문화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트렌드에 맞춰 멀티플렉스 롯데시네마가 역사와 결합한 인문 강연 콘텐츠 '롯시클래스'를 진행해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역사지를 탐방하는 대신 전문가와 떠나는 영화관 역사 여행이다. 롯데시네마의 '롯시클래스'는 굵직한 한국사를 스크린에 펼친 인기 작품을 재상영해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몰입감과 생동감을 제공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톺아보는 이색 경험을 선사한다. 첫 번째 강연은 올해 80주년을 맞은 광복절을 기념해 지난달 16일 열렸다. 최동훈 감독의 '암살'(2015) 상영 후 역사학자인 심용환 역사N교육 연구소 소장이 무대에 올라 '독립운동가와 친일파의 충돌, 광복을 준비한 사람들'을 주제로 작품 이면의 시대적 배경과 실제 인물들의 서사를 풀어냈다. 주로 서적으로 접해온 역사를 극장이라는 공간의 특수성을 활용해 대형 스크린과 스피커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관객에게 시각과 청각의 효과를 십분 만끽하도록 했다. 관객들로부터는 영화를 바탕으로 역사를 해설해 쉬운 이해와 깊이 있는 영감을 받았다는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에 힘입어 롯데시네마가 두 번째 강연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0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2024)을 선정해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에도 진행자로 TV와 유튜브 등에서 역사 대중화를 위해 활발히 활동하는 심용환 소장이 참여해 1909년 안중근 의사와 독립군의 역사를 되새긴다. 특히 이번 강연은 작품에서 다뤄진 역사적 순간이 한국사와 동아시아사에서 지니는 의미를 짚으며 영화와 역사가 만나는 지점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롯시클래스'는 역사를 영화와 연계해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와 함께 극장의 특수성을 살려 다양한 콘텐츠로 차별화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롯시클래스'는 롯데시네마의 컬처 프로젝트 '롯시플'의 하나로, 오직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와 결합하는 무한 확장으로 극장에서의 새로운 관람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한강치킨 vs 한강라면”…한강버스 선착장으로 미식여행 떠나요

한강을 오가는 수상교통버스 '한강버스'가 18일 정식 운항에 돌입하는 가운데, 주요 선착장에 치킨과 라면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됐다. 치킨과 라면은 한강의 대표 먹거리인 만큼, 한강버스를 이용하는 많은 승객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18일 운항을 시작하는 한강버스 7개 선착장에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 매장을 비롯해 'K-라면'의 자존심인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의 라면 체험 공간이 조성됐다. BBQ 매장은 잠실, 여의도, 뚝섬, 압구정, 망원 등 5개 선착장에 문을 열었고, 농심은 여의도와 잠실 선착장, 오뚜기는 압구정과 뚝섬 선착장, 삼양식품은 망원 선착장에 매장을 열었다. 치킨과 라면은 '한강' 하면 떠오르는 대표 먹거리다. 한강변에 돗자리를 깔고 야경과 함께 치맥을 즐기는 모습은 한강을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소비돼 왔다. 또 한강공원 편의점 전용 '라면 자동 조리기'에서 컵라면을 끓여먹는 모습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편의점 문화'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5개 선착장에 위치한 BBQ 매장은 모두 선착장 2층에 약 170㎡(약 50평), 50석 규모의 동일한 크기와 콘셉트로 조성됐다. 한강 바로 앞에서 뷰를 즐기며 치킨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곳에서는 황금올리브치킨, 황금올리브치킨 양념 등 치킨류 6종과 감자튀김, 떡볶이 등 사이드 메뉴 11종, 페퍼로니 시카고 피자 등 총 2종의 피자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물론 맥주도 판다. 또 BBQ는 테이크아웃 수요가 많을 것을 고려해 테이크아웃 전용 메뉴에도 힘을 실었다. BBQ 선착장점에서는 음료와 치킨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테이크아웃 전용 메뉴인 '뻥치'와 치킨, 사이드메뉴, 피자 등이 포함된 세트 메뉴도 맛볼 수 있다. 라면의 경우 한강버스 선착장 CU 편의점에서 라면을 구입한 뒤 2층 BBQ 매장 한켠에 자리한 라면조리기를 이용해 직접 끓여먹을 수 있다. 이곳은 테마 공간이기 때문에 꼭 해당 브랜드 제품을 구매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층 편의점에서 농심 라면을 구입해 2층의 오뚜기 테마형 매장에서 조리해 먹어도 되고, 오뚜기 라면을 구입해 삼양식품 매장에서 조리해도 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아기자기한 인증샷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은 이곳의 최대 장점이다. 농심의 경우 지난 3월 출간된 동화책 '너구리 라면가게'에 묘사된 공간을 테마로, 너구리 캐릭터 포토존과 대형 컵라면 모양의 테이블, 농심K라면 상징 연출물로 공간을 꾸몄다. 오뚜기는 '해피냠냠 라면가게'를 콘셉트로 감각적인 그래픽 디자인과 오뚜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새겼다. 삼양식품은 대표 제품인 불닭볶음면을 상징하는 '불닭 포토존'을 마련했다. 먹거리와 함께 한강 선착장의 낭만을 즐기고 싶다면 반드시 명심해야할 사항도 있다. 7개 선착장 중 마곡 선착장과 옥수 선착장에는 치킨도, 라면도 없다는 점이다. 또 여의도와 뚝섬 선착장에는 '뷰맛집' 등극을 예고한 스타벅스가 기다리고 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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