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입점한 중소기업들이 판매 실적 감소에도 여전히 유통업체에 지불하는 판매수수료는 더 늘었거나 종전과 같아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4년 오프라인 대규모유통업체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조사'에 따르면. 백화점 입점 중소기업의 27.8%가 지난해 거래비용 부담 수준이 전년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입점사의 20.0%도 부담 수준이 전년보다 늘어났다고 응답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5일까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대규모 유통업체 입점 중소기업 900개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에서 특약매입·임대 거래 시 입점 중소기업이 부담하는 판매수수료율은 백화점 평균 22.4%, 대형마트 평균 18.6%로 나타났고, 최고수수료율은 백화점 32.0%, 대형마트 30.0%였다. 직매입 거래 시 대규모 유통업체의 마진율도 백화점 평균 22.9%(최고 35.0%), 대형마트 평균 20.4%(최고 42.9%)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규모 유통업체 입점사 중 백화점 27.8%, 대형마트 20.0%가 거래비용 부담 수준이 전년보다 증가했다고 대답했다. 또한, 입점 중소기업의 10곳 중 7곳(백화점 67.8%, 대형마트 68.3%) 거래비용 부담 수준이 변함없었다고 반응이었다. 대형 유통업체와 거래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진 배경으로는 대규모 유통채널을 통한 매출 감소를 꼽았다. 백화점 입점사의 경우, 전년대비 매출 규모 '감소했다'가 31.4%를 기록, '증가했다'(15.0%)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대형마트 입점사의 '매출 감소' 응답은 40.0%로 백화점 입점사보다 더 높았고, '매출 증가'(10.5%)보다 4배 가까이 더 많았다. 대형마트 입점 중소기업의 매출 감소 타격이 큰 이유로는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이 가장 많았다. 대형마트 매출 감소 업체(160개사)의 80.6%는 온라인 유통시장 성장이 대형마트를 통한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응답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백화점·대형마트에 입점한 중소기업들은 매출이 줄었음에도 판매수수료 부담은 더 늘었거나 전년수준과 똑같은 것으로 조사돼 대형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중소기업의 거래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업체 중 67.4%는 대형마트 매출 감소 대책으로 온라인 거래 확대(기존 거래량 증가 34.1%+신규 거래선 확보 33.3%)를 꼽았고, 25.6%는 매출 감소에도 시행하거나 계획 중인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답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에 입점 중소기업이 참여·협력할 수 있는 방안이 많이 나타나기를 바란다"면서 “상생 시너지를 낼 수 있게 오프라인 유통 활성화에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