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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다발골수종 ‘전구질환’ 관리, 생존율 향상”

난치성 혈액암인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암이 생기기 전 단계인 전구질환(전구상태)을 미리 발견하고 추적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생존기간이 더 길다는 사실이 국내 대규모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입증됐다. 건강검진 혹은 타과 진료 중 단백뇨, 혈청 단백 이상 등의 소견이 발견되면, 다발골수종 전구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식 평가와 추적 관찰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원인 모를 빈혈, 지속적인 피로, 설명되지 않는 뼈 통증이 계속된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혈액내과 진료를 통해 혈액 단백 이상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박성수·민창기 교수(혈액내과)와 가톨릭대 약리학교실 한승훈·최수인 교수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22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 국민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Blood Cancer Journal)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구질환인 단클론감마글로불린혈증(MGUS) 환자 5500명과 무증상 및 증상성 다발골수종 환자 1만 7809명 중, MGUS에서 다발골수종으로 진행한 환자 199명, 무증상 다발골수종에서 증상성 다발골수종으로 진행한 환자 447명, 전구질환 진단 없이 곧바로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된 환자 1만 5067명을 선별하여 비교 분석했다. MGUS는 혈액 속 비정상적인 단클론 면역글로불린(단백질)이 검출되는 질환이고, 무증상 다발골수종은 다발골수종으로 암 진단은 받았으나 치료 적응증에 해당하는 조건을 만족하지 않아 아직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단계이다. 두 질환 모두 혈액이나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단백질과 형질세포가 관찰되지만, 아직 뼈 통증, 신부전, 빈혈 등의 뚜렷한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이 시기에는 통상적인 항암제 투여 대신 정기적인 검사와 경과 관찰을 통해 암으로의 진행 여부를 살피게 된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나이와 동반 질환 등 여러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질환 단계부터 병을 인지하고 선제적 대응을 시작한 환자군이 훨씬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GUS을 거쳐 다발골수종으로 진행된 환자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약 7.9년, 무증상 다발골수종을 거친 환자군은 약 5.5년이었던 반면, 바로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된 환자군은 약 4.4년으로, 전구질환 단계에서 먼저 발견된 두 집단이 유의하게 더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모든 환자가 증상이 나타나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한 시점부터 추적을 시작해 단순히 '더 일찍 진단해서 오래 산다'는 시간(lead-time) 효과를 최대한 보정한 후에도, MGUS에서 진행한 환자의 사망 위험은 바로 진단된 환자보다 약 47%나 낮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전구질환부터의 체계적 대응이 실제 치료 예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제시했다. 다만 연구진은 “그렇다고 해서 이번 연구가 전 국민 대상의 선별검사가 필요하다는 해석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MGUS와 무증상 다발골수종은 진행 속도가 느리고 모두가 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닌 만큼, 증상이 없는 이들에게 과도한 검사를 시행하면 오히려 불안만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환자의 연령, 동반 질환, 이전 검진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고위험군 중심의 선별 및 선제적 추적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혈액병원 민창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어차피 치료는 증상이 생긴 뒤 시작하는데 전구질환 상태를 미리 아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오랜 논쟁에 실제 환자 데이터를 근거로 답을 제시한 결과"라며 “전구 상태부터 체계적으로 추적 관찰을 한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실제로 더 오래 산다는 점을 전국 단위 자료로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장 박성수 교수는 “전구질환부터 체계적인 추적 관찰을 받은 환자들은 신체 상태가 안정적일 때부터 정기 검사와 위험도 평가, 합병증 예방 교육을 받을 수 있어 결국 다발골수종으로 진행했을 때도 더 안전하게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면서 “전구질환부터 꼼꼼히 살펴온 혈액병원의 진료 문화가 실제 생존율의 차이를 만든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선제적 대응과 맞춤형 추적 전략을 통해 환자들의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발골수종은 골수에서 발생하며, 암세포가 뼈를 침범하여 골절, 빈혈,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을 유발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악성림프종, 백혈병에 이어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혈액암이다. 매년 국내에서 약 2000명 이상이 새롭게 진단받고 있으며,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다발골수종 환자의 연령대는 50대부터 증가하여 80% 이상이 60대 이상이다. 종래 의학계에서는 진단되어도 환자에게 증상이나 병적 증후를 유발하지 않아 바로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질환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동시에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골수 내에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만큼, 매년 약 1%의 확률로 악성종양으로 진행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기저 질환과 동반 질환(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에 따라 해당 환자의 다발골수종 진행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위험도 예측 모델도 제시한 바 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우리아이들의료재단,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물품 전달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이사장 정성관)은 산하기관 우리아이들병원(병원장 백정현)이 지난 23일 서울 구로구청 창의홀에서 '2026년 구로구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과 물품을 전달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성금·물품 전달식에는 장인홍 구로구청장과 구로구청 이경애 사무국장, 민숙경 복지지원국장, 임진경 복지정책과장, 김정환 구로구보건소 의약과장을 비롯해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 백정현 병원장, 김장식 미래전략실장 등이 참석해 지역사회 나눔의 의미를 함께 했다. 이번에 전달된 성금·물품은 관내 취약계층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목적으로 구성됐으며, 성금은 구로구 내 취약계층 가구의 겨울철 생활 안정을 위해 사용되고, 함께 전달된 영양제는 관내 아동보호시설에 생활 중인 아동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아청소년과 3대 정부지정병원(소아전문/필수의료/지역협력)을 산하에 두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구로 히어로즈 클럽'에 가입해 지역사회를 위한 기부와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온 결과 2020년 '구로 히어로즈 클럽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장인홍 구로구청장은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이 매년 구로구 지역주민들을 위한 따뜻한 겨울나기 나눔에 꾸준히 동참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러한 지속적인 기부는 지역사회에 큰 힘이 되고, 구를 대표하는 모범적인 나눔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관 이사장은 “구로구와 구민들을 위한 나눔 사업에 함께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내원하는 환아와 보호자에게 신뢰받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 복지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의료재단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20대·30대 췌장암 예방, 체중 관리부터 시작해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홍정용 교수와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박주현 교수 연구팀은 28일 “2009년에서 2012년 사이에 국가 건강 검진을 받은 20∼39세 성인 631만 5055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 코호트를 10년간 추적 관찰해 유럽암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ancer)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젊은 췌장암 환자들은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더 위험하다"면서 “경제 활동기에 암으로 인한 부담이 환자는 물론 가족과 사회 전체에 퍼져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추적 관찰을 진행해 1533건의 췌장암 발생 사례를 확인했다. 아시아인에 맞춘 체질량 지수(BMI)에 따라 연구 대상자를 저체중, 정상 체중, 과체중, 1단계 비만, 2단계 비만으로 나누어 BMI에 따른 췌장암 발병 위험을 비교한 결과, BMI가 높아질수록 췌장암 위험이 계단식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췌장암 발생 상대 위험도를 구하면 정상 체중과 비교시 비만 전 단계인 과체중 그룹의 발병 위험은 38.9%나 높았다. 1단계 비만 그룹의 위험도 동일한 수준인 38.9%로 나타났다. 가장 위험한 군은 BMI 30 이상의 2단계 비만(고도 비만) 그룹으로, 정상 체중보다 발병 위험이 96%(약 2배) 높았다. 반면 저체중 그룹은 정상 체중과 비교해 유의미한 위험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은 “과체중 단계에서부터 지방에서 비롯된 염증 물질에 만성적으로 노출되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췌장 세포의 증식을 자극, 암세포가 자라기 쉬운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2030세대의 체중 조절이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는 췌장암을 예방하는 하나의 방법임을 강조했다. 홍 교수는 “비만뿐만 아니라 과체중 단계에서부터 선제적인 체중 관리에 나서는 것이 젊은 층의 췌장암 부담을 줄이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KB국민은행, 강북삼성병원에 5억원 기부

강북삼성병원(원장 신현철)은 28일 “KB국민은행이 병원에 5억 원을 기부하며 치매 관련 헬스케어 사업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금은 저소득층 치매 고위험자 대상 조기 진단과 악화 지연을 목표로 한 헬스케어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강북삼성병원은 해당 기부금을 바탕으로 치매 고위험자 생활 습관 관리를 위한 온·오프라인 플랫폼 개발, 보호자 통합 케어 프로그램 수립 등 환자뿐 아니라 가족 돌봄 부담 완화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기부를 통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치매 고위험군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금융을 넘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신현철 원장은 “치매는 조기 발견 및 지속적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라며 “해당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해 치매 예방과 돌봄 체계를 강화하고 의료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실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테라젝아시아-제이와이팜, 약물탑재 마이크로니들 패치 상용화 협력

마이크로니들 연구기업 ㈜테라젝아시아(대표 김경동)와 드레싱·패치형 의료기기 제조기업 ㈜제이와이팜(대표 마평화)이 약물 탑재형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패치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섰다. 테라젝아시아는 제이와이팜과 함께 피부 밀착형 마이크로니들 패치 전달기술을 활용한 공동연구와 시생산 기반 구축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양사는 지난 2년간 특허 기반 기술협력과 공동개발을 통해 관련 기술을 고도화해 왔다. 이번 협업은 피부와 패치를 정밀하게 일체화하고, 피부 압력에 따라 부착 수준을 제어할 수 있도록 전달·부착 기술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의료용 상용화에 필요한 투여 재현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동 테라젝아시아 대표는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의약과 의료기기가 결합된 융복합 제품이지만, 무통증과 편의성만으로는 의료적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번 제이와이팜과의 협업을 통해 의료산업 진출에 필요한 전달·부착 기술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평화 제이와이팜 대표 역시 “비만·당뇨·탈모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이크로니들 패치 적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약물 전달 효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가 핵심 과제로 남아 있었다"면서 “이번 테라젝아시아와의 협력은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패치가 의료 영역에 큰 변화를 가지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테라젝아시아는 이번 협업을 계기로 시생산 및 제품화 역량을 강화하고, 의료현장 적용이 가능한 상용화 기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대전테크노밸리에 구축한 연구시설을 바탕으로 약침학회 굿닥터스나눔단, 글로벌 NGO인 'SDG YOUTH' 등과 협력해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기술이 요구되는 국내외 지원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렘수면행동장애, 파킨슨병·치매 없어도 인지기능 떨어진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팀(제1저자 홍정경 교수)이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162명을 평균 7.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렘수면행동장애가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진행하지 않더라도 기억력 등 주요 인지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10년 이상 렘수면행동장애만 안정적으로 보이는 환자들도 예외 없이 인지기능이 감소했으며, 남성이 여성보다 광범위한 인지 저하를 보여 성별 맞춤형 관리가 필요함도 시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수면의학 분야 국제학술지(SLEEP)에 게재됐다.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의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질환으로, 수면 중 소리 지르기, 주먹질, 발차기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 질환은 파킨슨병이나 치매 등 신경퇴행성질환의 가장 강력한 전조 증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른 신경학적 원인이 없는 경우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라고 진단한다. 연구팀은 최소 5년 이상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상태를 유지하면서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진행하지 않은 16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총 318회의 신경심리학적 평가 결과를 토대로 인지기능을 △주의력/작업기억력 △기억력 △실행기능 △시공간기능 △언어기능 등 5개의 영역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분석결과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들은 주의력/작업기억력, 기억력 영역에서 점진적이지만 일관된 저하를 나타냈다. 기억력 검사에서도 언어 기억력과 시각적 기억력이 꾸준히 저하됐다. 성별 분석결과 남성 환자(116명)는 주의력/작업기억력, 기억력, 실행기능 등 여러 영역에서 광범위한 저하를 보인 반면, 여성 환자(46명)는 '숫자열 기억'과 '숫자-기호 연결' 2개 항목에서만 제한적인 저하를 보였다. 윤 교수는 “여성 환자들이 뇌 손상에 대한 회복력이 더 높거나, 질병을 일으키는 비정상 단백질이 뇌에 쌓이는 속도가 더 느릴 가능성이 있다"며 “성별에 따라 다른 모니터링 전략과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10년 이상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진행하지 않은 '장기 안정군' 환자 33명을 별도 분석한 결과, 이들 역시 전체 환자군과 유사하거나 일부 검사에서는 더 가파른 인지 저하가 나타남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에 제기됐던 '렘수면행동장애의 장기 안정 환자는 신경퇴행 속도가 더 천천히 진행될 것'이라는 가설과 배치되는 결과다. 렘수면행동장애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환자라 하더라도 신경퇴행 변화를 서서히 겪고 있을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인지기능 평가와 추적관찰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홍 교수는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에서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진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인지기능 저하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음이 이번 연구를 통해 명확히 밝혀졌다"며 “꼭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질환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렘수면행동장애가 있다면 정기적인 검사와 진료로 추적관찰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전문의 칼럼] 어깨 통증도 초음파 유도 정밀 치료 시대

팔을 들어 올릴 때마다 찌릿한 통증이 스치고, 밤이면 어깨가 끊어질 듯한 통증에 잠을 설친다. 많은 이들이 이를 단순한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 동결견)으로 여겨 파스를 붙이거나 참으며 시간을 보낸다. 근거 없는 자가 치료를 하기도 한다. 25년차 임상가로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이처럼 정확한 진단 없이 증상이 악화된 뒤에야 내원하는 환자들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이다. 환자들은 흔히 묻는다. “제 병명이 오십견인가요, 회전근개 파열인가요?"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이 두 질환이 칼로 자르듯 나뉘지 않는다. 오히려 어깨 질환은 유기적이고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어깨 근육이 장기간 긴장하면 조직이 딱딱해지는 '섬유화'가 일어나고, 이 딱딱해진 조직이 힘줄을 반복적으로 자극해 미세한 손상(파열)을 일으킨다. 이후 손상 부위에 염증이 생겨 주변 조직과 엉겨 붙으면 비로소 오십견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과거 한의학적 어깨 치료는 의사의 경험과 촉진(觸診)에 의존하는 면이 컸다. 환자의 통증 부위와 가동 범위를 토대로 병변을 추정해 치료했기에, 정확도에 한계가 있었고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측면도 존재했다. 그러나 근골격계 초음파의 도입은 어깨 치료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초음파는 방사선 노출 우려 없이 힘줄, 점액낭, 관절낭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회전근개 파열의 정확한 위치와 범위, 오십견으로 인해 두꺼워진 관절낭의 두께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는 '보지 않고 치료하던 시대'를 지나 '보고 확인하며 정밀 타격하는 시대'가 열렸다. 어깨 질환 치료의 핵심은 조직 상태에 따른 '맞춤형 대응'이다. 초음파 유도하의 정밀 치료는 이를 가능케 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먼저 도침(刀鍼) 치료는 미세한 칼 모양의 침을 이용해 굳고 유착된 조직을 박리하는 치료법이다. 섬유화되어 딱딱해진 근육이나 엉겨 붙은 관절낭을 직접적으로 풀어주는 데 탁월하다. 과거에는 신경이나 혈관 손상의 위험을 감수해야 했으나, 이제는 초음파를 통해 주요 구조물을 실시간으로 피하면서 병변 부위만 선택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안전성과 유효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여기에 항염 및 조직 재생 효과가 뛰어난 약침 치료를 병행한다. 특히 봉독 약침은 강력한 항염 작용으로 회전근개 파열이나 오십견 주변의 염증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초음파를 활용하면 염증이 집중된 부위나 손상된 힘줄 주변에 약침 제제를 0.1㎜ 단위의 오차 없이 주입할 수 있어 치료 효과의 극대화가 가능하다. 오랜 기간 어깨 환자들을 마주하며 얻은 교훈은 '같은 병명이라도 환자마다 조직의 상태는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체계적인 단계별 전략이 필수적이다. 초음파로 상태를 확인한 뒤, 도침으로 유착을 해소하고 약침으로 염증을 가라앉힌다. 동시에 추나요법을 통해 어깨와 연결된 목, 등, 골반의 구조적 불균형을 바로잡아 재발을 방지한다. 여기에 환자별 맞춤형 재활 운동을 병행하면 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실제로 증상 초기에 내원한 환자들은 이 같은 통합 치료를 통해 수주 내에 가동 범위가 회복되고 통증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결과를 얻는다. 어깨 통증을 단순 노화로 치부하고 방치하는 것은 질병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오십견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통증이 극심한 '동결기'가 길어져 회복이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고, 회전근개 파열은 방치할수록 파열 범위가 커져 결국 수술대에 올라야 할 수도 있다. 만약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거나, 팔을 특정 각도로 올릴 때 힘이 빠지고, 야간통으로 수면 장애를 겪고 있다면 즉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초음파 검사는 외래 진료 시 즉시 시행 가능하며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어깨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통증 완화를 넘어 '일상으로의 완전한 복귀'여야 한다. 초음파를 통해 병변을 직접 확인하고 정밀하게 치료하는 것, 이것이 현대 한방 어깨 치료의 정수다. 정확한 진단이 정확한 치료를 만들고, 정확한 치료만이 빠른 일상을 보장한다. *글=대구 송호철한의원 송호철 원장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고령사회 남성암 1위’ 전립선암 급증…40·50대부터 조기진단 해야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2023년 이후 우리나라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한 암으로, 폐암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중년층 이상 고령 남성에서 전립선암 진단이 급증하면서, 조기 발견과 함께 정밀한 치료 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립선(전립샘)은 방광 바로 아래에 위치한 남성에게만 존재하는 밤톨 모양의 장기이다. 20g 정도의 작은 장기이지만 소변이 나오는 요도가 지나가고, 정액의 일부분을 방출하는 남성 생식기관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이 전립선이 비대해지거나 염증이 생기면 배뇨와 성기능에도 영향을 준다. 전립선암은 빠른 고령화와 식생활의 서구화, 비만, 흡연 등 다양한 요인과 함께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질병이다. 보건복지부의 국가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20년 10만 4733명에서 2024년 14만 4780명으로 껑충 뛰었다. 대진의료재단 분당제생병원 비뇨의학과 손정환 진료부장은 “전립선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으나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요관이 막혀서 신장이 붓는 수신증, 신부전 증상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전립선암 자체가 성기능에 지장을 주지 않지만 전립선암 치료 약물인 항남성호르몬제 또는 뇌하수체 자극 호르몬제의 경우 성기능 장애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전립선암은 무증상이 많고 전립선비대증과 착각할 수 있으므로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정맥 채혈로 비교적 간단하게 할 수 있는 PSA검사(전립선특이항원검사)를 통해서 전립선암의 초기 위험도 평가를 할 수 있다. 대략 40대 이상이면 자신의 PSA를 확인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기에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지만 진행되면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빈뇨, 밤에 화장실을 자주 가는 야간뇨 현상 등 배뇨 관련 증상과 소변 또는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가 나타날 수 있다. 초기 치료 시 5년 생존률은 99%로 예후가 좋지만 주위 뼈와 임파선으로 전이되면 치료가 어렵다. 이에 따라 대한비뇨의학회는 증상이 없어도 50세 이상 남성, 가족력 있다면 40~45세 남성은 매년 전립선암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고령화·비만 등으로 급증…폐암 제치고 남성암 1위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의 경우 수술 전과 비교해 일정 부분 성기능 손상을 감수해야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 기술 발달로 성기능 보존 수준도 매우 향상됐다. 최근에는 기존 개복 및 복강경 수술 보다 정밀도를 높인 로봇 전립선암 수술이 주요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립선암 치료는 전립선 조직검사로 암세포가 확인된 후 본격 시작된다. 이후 CT, MRI, 뼈스캔 등을 통해 암의 국소 진행 정도와 전이 여부를 정밀 평가하고 병기를 설정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 연령과 전신 상태, 암 특성을 종합 고려해 수술 여부와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비뇨의학과 김승빈 전문의는 “전립선암은 같은 진단이라도 병기와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접근이 달라진다"면서 “정확한 영상 검사와 병기 설정이 이뤄져야 불필요한 치료를 줄이고 최적의 수술 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전립선암 수술은 최소 침습 방식으로 정밀한 기구 조작이 가능하다. 절개 범위가 작아 통증과 출혈이 적고, 전립선 주변 신경 보존에 유리해 배뇨 및 성 기능 유지 측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부분 환자는 일주일 내 퇴원할 수 있고 외래 진료로 PSA(전립선 특이항원)추적 검사와 기능 회복 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김 전문의는 “로봇 전립선암 수술은 암 치료의 근본적인 목표와 함께, 수술 후 삶의 질까지 고려할 수 있는 정밀 치료법"이라며 “고령 환자일수록 회복 속도와 일상 복귀가 중요한 만큼, 로봇수술의 가치는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전립선암은 초기 무증상 사례가 많아 조기 발견이 어려워 정기 건강검진이 중요하다. 조기 진단 시 생존율이 높고 치료 성과도 뛰어나다. 전립선암은 갑상선암과 함께 5년 생존율이 95% 이상으로 높지만, 전이 시에는 30% 수준으로 급감한다. ◇로봇 전립선암 수술, 배뇨 및 성 기능 유지에 탁월 한편 국내 '보통수준(PM10)' 이상의 미세먼지가 전립선암의 위험 인자(Risk Factor)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경각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박용현(공동교신 저자), 단국대 자유교양대학 코딩교과 박지환(공동교신 저자), 단국대 보건과학대학 노미정(제1 저자)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보통수준의 미세먼지 노출이라도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의 2만 430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2010년부터 3년간 미세먼지 노출을 확인하고, 추적기간을 2015년부터 6년간 산정했다. 전립선암 환자군(4071명, 19.9%)과 비전립선암 환자군(1만 6359명, 80.1%)으로 나누어 비교 분석했다. 에어코리아의 연간 평균 대기질 데이터베이스에서 제공하는 미세먼지 데이터를 활용해 전립선암 발병 위험을 평가한 결과, 중간 수준의 미세먼지 노출조차 전립선암 발병의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된 그룹이 적게 노출된 그룹보다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을 통계로 확인했다. 전립선암의 주요 원인은 유전성, 비만, 흡연, 남성 호르몬 이상과 서구화된 식습관이다. 미세먼지가 일상화가 된 만큼 미세먼지도 전립선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새로운 원인으로 꼽힐 전망이다. 하지만 생활 습관을 통해 이러한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가능성도 연구팀은 제시하고 있다. 연구팀이 하위그룹으로 나누어 항목별 조사한 결과, 일주일에 걷는 횟수, 흡연, 음주, 고혈압, 비만은 발병위험과 상관성을 보였다. 특히 일주일에 한 번도 걷지 않은 그룹은 1.2배, 비만한 그룹은 1.8배 발병 위험도가 더 높았다. 박 교수는 “생활습관 관리가 대기 오염과 관련된 암 발병률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 적정한 체중과 운동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이 전립선암을 예방하는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공중보건 전문 학술지(Frontiers in Public Health)에 최근 실렸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홍삼, 만성피로증후군 증상 완화에 효과

홍삼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만성피로증후군(CFS) 증상이 호전된다는 임상시험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정동혁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JGR(Journal of Ginseng Research)에 지난해 발표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충분히 쉬어도 특별한 원인 없이 6개월 이상 지속해서 심각한 피로감을 느끼며 브레인 포그(Brain Fog) 현상까지 동반돼 집중력, 기억력 등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수면장애, 근육통 등 증상이 동반되는 복합적인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COVID-19) 펜데믹을 겪으면서 국내외적으로 만성피로증후군 진단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교수팀은 확진 판정을 받은 국내 35~60세 성인 환자 216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이중맹검 방식을 통해 12주간 '롱코비드 증상'의 수치 변화와 만성염증 및 면역세포 변화 확인을 위한 혈액 검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 홍삼섭취군에서 롱코비드로 인한 만성피로 및 불안이 크게 개선되고 염증 수치 감소와 함께 면역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가 더 건강하게 유지되는 효과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홍삼 섭취군(108명)과 위약군(108명)으로 구분하고, 각 그룹에게 12주간 홍삼추출물분말, 위약을 각각 1일 1회 2g씩 섭취하도록 했다. 3주, 6주, 9주, 12주 후에 CFS-COVID19(코로나19 관련 만성피로증후군) 설문평가와 혈액검사를 통한 만성염증 지표 검사를 실시해 각 증상들의 수치변화를 측정했다. CFS-COVID19 설문지는 두통, 회복되지 않는 수면, 집중력/기억 장애, 불안 등 8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만성피로증후군은 4개 이상의 기준이 12주 이상 충족될 때 진단된다. 추적 관찰 결과, CFS-COVID19(롱코비드의 전반적인 증상 수치)가 위약군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던 반면, 홍삼 섭취군에서는 최초 2.78에서 12주 후 0.62로 68% 증상 점수가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만성염증 및 면역노화와 관련이 있는 면역도움세포(CD4)와 면역억제세포(CD8)의 비율이 대조군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던 반면, 홍삼섭취군에서는 35% 증가했다. 또한 염증 반응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T세포가 대조군에서는 감소한 반면, 홍삼섭취군에서는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 회복 기간 동안 홍삼을 섭취하면 면역활동을 통해 증상 완화에 기여하면서도, 과도한 면역 반응을 조절하여 만성염증 완화에 기여한 것을 의미한다. 정 교수는 “홍삼이 코로나 후유증 완화는 물론, 다른 바이러스 후유증 및 기존의 만성피로증후군 증상 환자들에게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 비혈연 조혈모세포 기증 4천례 달성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은행장 정연준 교수, 가톨릭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이 비혈연 간 조혈모세포 기증 4000례를 달성했다. 지난 21일 열린 기념식에는 정연준 은행장을 비롯해 김유진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 4000번째 기증자 배진실 간호사(서울아산병원 암병원), 관련 의료진과 교직원들이 함께했다. 조혈모세포는 우리 몸에서 혈액을 만들어내는 '씨앗' 세포다. 가족 중에 적합한 기증자가 없는 경우, 가족 외 타인의 기증이 유일한 희망이 되기도 한다.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은 1994년 설립 이후 32년간 조혈모세포 이식 조정 업무를 수행해 왔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기증자 모집과 등록, 건강검진, 세포 채취, 환자와의 적합성 확인, 국내외 이식센터와의 협력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복합적인 과정이다.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은 이러한 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환자와 기증자 모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왔다. 정연준 은행장은 “비혈연 조혈모세포 기증은 자신과 아무런 인연이 없는 사람에게 생명을 건네는 매우 특별한 나눔"이라며 “4000명의 기증자 한 분 한 분이 이웃 사랑과 연대의 가치를 행동으로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기증자가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환자에게는 더 빠르고 안전한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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