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6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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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e+ 삶의 질] 찬 공기·대기질 악화에 흡연까지…호흡기 ‘비명’

영하의 기온으로 떨어지는 한겨울로 접어들면서 대기(공기)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 주택·빌딩의 난방이나 자동차 운행 증가로 대기 중 매연량이 늘어나고, 찬 공기에 따른 대기 정체현상으로 미세먼지 농도까지 '나쁨' 수준인 날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대기질 악화 현상은 노약자와 호흡기 질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일반인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특히, 호흡기 질환자들은 겨울철 대기 공해로 증세 악화를 겪는 경우가 상당하다. 천식(기관지 천식)과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등 두 가지가 크게 우려되는 대표질환이다. 두 질환은 증세가 비슷한 점이 많아 진료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레르기 질환의 일종인 천식은 △기침(발작적 기침 포함) △천명음(목에서 쌕쌕 소리가 나는 증상) △숨참 △가슴 답답함 등의 특징적인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집먼지진드기, 각종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 곰팡이, 찬 공기, 미세먼지 등의 알레르기 물질(항원)이 호흡기를 통해 흡입했을 때 증상이 유발된다. 때때로 감기·독감이나 폐렴 감염, 격렬한 운동,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지난해 천식질환 연간 진료인원은 103만 4840명이며, 남·여 비율은 비슷하다. 0∼9세 연령대 환자가 가장 많아(남 29%, 여 20%) 다른 연령대보다 1.5∼4배에 이른다.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은 알레르기 질환이 아니라 폐포(폐 꽈리) 세포 자체가 망가지는 병이다. 기관지나 폐에 염증이 생겨 만성적인 기침이나 가래로 인해 숨이 차는 등 호흡곤란 증상이 생기고 폐활량이 떨어진다. 차고 건조한 날씨에는 이러한 COPD 증상이 더 심해진다. 찬 공기를 마시면 기도가 좁아지는 기관지 수축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기온이 낮아지면 폐기능이 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급성 호흡기 감염증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COPD의 주요 원인은 궐련이나 파이프 담배를 비롯한 각종 흡연이 '원흉'이다. 이어 화학물질, 대기 공해, 미세먼지, 연기가 심한 곳에서의 호흡, 유전적 성향 등이 영향을 미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COPD 연간 진료인원은 21만 7867명으로 남성 17만 4176명(약 80%), 여성 4만 3691명(약 20%)이었다. 남성이 월등히 많고, 이들 남성의 약 94%가 60세 이상인 점은 장기간 흡연과 무관치 않다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조사에서도 COPD 환자 중 연간 1회 이상 악화를 경험하는 경우가 10명 중 3∼4명에 이른다. 악화 경험자의 10명 중 약 4명은 입원이나 응급실 진료를 받는 수준으로까지 나빠진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겨울철에 악화 현상이 잘 나타난다. 악화란 '호흡기 증상이 매일매일의 일상적인 변화 정도를 벗어나서 약제(항생제 또는 스테로이드)를 변경하거나 추가해야 할 정도로 증상이 나빠진 상태'를 의미한다. COPD가 서서히 진행해 중증이 되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숨이 차고, 그래서 상당수 환자들은 산소 발생 장치의 신세까지 져야 한다. 따라서, 일찍 발견해 원인 요인을 개선하고 관리를 꾸준히 해야 질환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천식 환자들은 무엇보다 일상생활 환경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천식의 중요한 원인항원으로 꼽히는 집먼지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침대 매트리스와 베개·카펫·소파 등을 자주 점검하고 청결을 유지한다. 습도가 너무 높지 않게 하고(40% 이하 유지), 환자가 있으면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식 또한 COPD 못지 않게 금연이 매우 중요하다. 갑자기 천식 발작에 의해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환자의 기도를 확보해 주고, 즉시 119로 신고한다. 잠시 약을 사용한 후에 천식 증상이 조절되는 것 같다고 약을 중단하거나 소홀히 하면 언제든지 나빠지고, 발작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정답이다.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쌕쌕거림, 기침 등이 반복해서 자주 나타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하고 검사받는 것이 좋다. 천식이나 COPD 진단 후에는 기도의 염증 발생과 폐기능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꾸준한 약물치료(흡입 치료 및 경구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동시에 일상생활에서 천식이나 COPD의 악화인자를 인지하고 회피해야 한다. 국제천식진료지침에 따르면, 증상 조절 및 악화 방지를 위해 흡입 스테로이드(증상 단계에 따라 저용량∼고용량)를 유지 치료제로 사용하고, 증상 악화 시 경구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모든 약물이 그렇듯이 장기간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천식 치료를 위해 흡입·경구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골감소증, 골다공증 위험이 증가한다는 국제학술지 연구 논문이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해심 교수(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전현섭 교수)와 의료정보학교실 박래웅 교수(장준혁 대학원생) 연구팀이 아주대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성인 천식 환자 1252명을 대상으로 흡입·경구 스테로이드의 장기간(10년) 사용에 따른 △골감소증 △골다공증 △골절 위험도 △골 대사 변화치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성인 천식, 특히 50세 이후 여성에서 경구 스테로이드의 복용량이 높을수록 골다공증과 골절 위험도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흡입 스테로이드의 경우 골다공증에 변화는 없지만 골감소증 위험률이 1.9배(특히 고용량 사용 시) 높았다. 천식이나 COPD환자들은 겨울철 단골인 미세먼지 경보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일급발암 물질(등급1)로 분류한다. 미세먼지 표면에는 인체의 산화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이 많이 흡착돼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 기준인 50㎍/㎥를 초과하는 날이 많은 12∼3월에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빈도와 강도를 낮추기 위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시행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지난해보다 높을 확률이 50% 수준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나쁨' 수준일 때는 실외 활동을 줄이고 코와 입을 모두 가릴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밀착해 착용을 권한다. 질병청은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환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세먼지 막는다고 창문을 꼭꼭 닫은 상태에서 1∼2일 이상 환기를 하지 않는 경우 실내의 부유·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라돈 등의 오염물질이 축적돼 실내 공기질이 외부보다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기 후에는 물걸레 청소로 실내에 들어온 미세먼지 농도를 잘 닦아내야 한다. 이러한 실내공기 환기는 WHO가 권고하는 폐렴 예방의 수칙이기도 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재발률 높은 간 외담관암, 혈액검사로 예측한다

간에서 생성된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담관이다. 간 속에 있는 부분을 '간 내담관', 간 바깥부터 십이지장까지 연결된 부분을 '간 외담관'이라고 부른다. 간 외담관에 생긴 암은 수술을 하더라도 재발률이 높은데 피검사로 재발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팀은 15일 “간외담관암 수술 및 보조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순환종양핵산(ctDNA)이 양성인 경우 암이 재발할 위험이 약 4배 높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 내용은 유럽 간학회지 'Journal of Hepat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순환종양핵산은 암세포의 찌꺼기를 말한다. 암세포는 성장하면서 주변 정상 세포를 변형시키는데, 특정 형태로 변형된 유전자 조각 즉 순환종양핵산이 혈액 속에 떠다닌다. 국내외 의료계에서는 최대한 조기에 암 발생 여부를 예측하기 위한 방법으로 순환종양핵산 검사에 주목하고 있다. 유 교수팀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간외담관암 수술 및 보조항암치료를 받은 환자 중 순환종양핵산 분석을 위해 혈액 검사를 받은 89명을 대상으로 순환종양핵산 검출 여부와 무질병생존율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 전, 보조항암치료 실시 12주 후, 24주 후, 3회에 걸쳐 혈액 검사를 실시한 결과 순환종양핵산이 검출돼 양성인 경우 간외담관암 재발률이 약 4배 높았다. 보조항암치료 중 혈액검사 결과에서 순환종양핵산이 음성에서 양성으로 전환됐고, 실제로도 나중에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간외담관암이 재발한 11명 중 3명은 재발이 실제로 발견되기 평균 222일 전, 5명은 평균 174일 전에 혈액 검사에서 순환종양핵산이 음성에서 양성으로 전환됐다. 유 교수는 “간외담관암이 수술 후에도 재발률이 높다보니 재발 위험을 더욱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필요성이 임상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면서 “피검사로 순환종양핵산 검출 여부를 통해 재발 가능성을 초기부터 파악해 선제치료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폐경여성 약물 호르몬치료 대체할 ‘인공난소’ 개발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 교수팀(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이강원 교수·양충모 박사, 서울대 의대 양희선 박사과정)이 폐경 여성의 약물 호르몬 치료를 대체할 세포 기반 인공난소를 개발했다. 호르몬 치료는 급격히 감소하는 호르몬을 보충함으로써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고 여성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호르몬 치료가 유방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어 많은 여성들이 호르몬 치료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 교수팀은 호르몬 약물치료를 대체하고 신체에 안전한 여성 호르몬을 생성할 수 있는 세포 기반 인공 난소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실시했다. 난소에서 호르몬을 생성하는 세포를 분리해 최소침습 방식으로 주입하는 미세 크기의 난소세포 하이드로겔 구조체를 제작했다. 이는 난소와 유사한 구조로, 세포끼리 상호작용하며 호르몬을 스스로 생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기반으로 90일간 체외배양에서 세포 기반 인공난소가 난소 호르몬을 성공적으로 생성하는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이후 이를 폐경 실험쥐 모델에 주사로 주입하고 대조군(난소유지, 난소절제, 호르몬 약물치료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인공난소를 주입한 실험쥐 그룹은 여성 호르몬 수치가 증가됐으며, 체중증가·골다공증 등 갱년기의 대표증상이 호전됐다. 특히, 호르몬 치료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는 유방암의 위험성이 낮아졌다. 유방암을 야기할 수 있는 유방조직 과형성이 발생하지 않았고 유방암 관련 표지자들의 발현도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이정렬 교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사람의 자가세포 또는 유도된 세포를 활용한 세포 기반 폐경기 호르몬 치료가 실현될 경우, 기존의 약물 호르몬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 'Biomaterials Research'에 최근 소개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전문의 칼럼] 초고령사회 진입 ‘뇌졸중 치료체계’ 서둘러야

다가오는 2025년에 한국은 65세 이상 연령층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그만큼 국민 4명 중 1명꼴로 일생에서 뇌경색·뇌출혈 등 뇌졸중을 한 번 이상 경험할 것으로 우려된다. 급성뇌졸중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지금의 의료체계로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뇌졸중 환자의 치료와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 확실하다. 뇌졸중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수분간 길게는 수시간에 걸쳐 반신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등이 발생한다. 경고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119를 누르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직접 가는 것이 빠르면 바로 병원으로 가도록 한다. 병원은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가야 하며,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있는 병원의 응급실로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대한뇌졸중학회 홈페이지 등을 참조해 주변에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있는 병원이 어떤 병원인지 미리 알아 두는 것이 좋다. 뇌졸중 증상이 나타났다 없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일과성 허혈성 발작이라고 한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로 뇌혈류가 일시 감소됐다가 시간이 지나 다시 좋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똑같은 증상이 반복되다가 뇌혈관이 완전히 막힐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는 여전히 뇌졸중 취약지가 존재하며, 전체 뇌졸중 환자의 50%는 해당하는 진료권에서 정맥내혈전용해술, 동맥내혈전제거술 등과 같은 뇌졸중 최종 치료를 시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전국 상급종합병원(3차 의료기관)과 수련병원 뇌졸중 전문의는 올해 1월말 기준 200여 명에 불과하고 일부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에서는 전문의 1명이 400∼500명의 뇌졸중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의료 소외지역은 응급의료체계가 미미한데다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응급센터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 '병원 도착'과 '집중치료'라는 두 가지 '골든타임'을 모두 놓치는 사례가 많다. 뇌졸중 회복은 매우 천천히 이뤄지며 회복에 걸리는 시간과 회복 상태는 개인 차이가 있다. 뇌졸중 급성기 치료 뒤 △걷는 것 △식사하는 것 △화장실 이용 등 일상생활을 스스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가족들은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겪는다. 또한, 경제적 부담, 간병 부담 등으로 정상의 삶을 잃어버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어떤 환자는 거의 완전하게 회복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환자는 장기간 요양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니 환자도, 가족들도 인내와 끈기를 갖고 의료진과 머리를 맞대어 뇌졸중의 늪에서 헤어나기 위해 힘겨운 노력을 해야 한다. 뇌졸중 예방과 재발 방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과 고혈압 관리다. 그리고, 뇌졸중 발생 시 빠르게 응급실에 도착하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1인가구 거주자들이 혼자 집에 있는 상황에서 뇌졸중이 발생한 경우, 원격으로 발병을 확인하고 119구급대원을 현장에 파견할 수 있는 감지기술이 요청된다. 도착한 현장에서 뇌졸중의 진단·중증도·치료방침을 원격으로 결정하고,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보낼 수 있는 기술과 상응하는 치료체계도 시급하다. 뇌졸중은 먼 미래의 이야기도, 남의 이야기도 아닌 모든 국민이 언젠가 한 번은 겪게 될 문제다. 초고령 사회에서 뇌졸중 치료체계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전문인력 확보, 보상체계 마련, 질병체계 분류 수정 등 근본문제의 해결이 필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35년간 이른둥이·중증신생아 2만명 ‘생존 기적’ 만들다

엄매 뱃 속에서 24주 6일만에 체중 288g, 키 23.5㎝의 초극소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가 153일 간의 신생아 집중치료를 마치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1.03㎏으로 태어났지만 생후 5개월에 3.4㎏까지 성장해 '국내 최소 체중' 간이식에 성공한 아이도 있다. 그 누구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던 작은 생명들이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에서 기적을 만들어냈다. 전문 의료진의 헌신적인 협력 진료와 최신 진료 시스템이 만들어낸 한 편의 의학드라마 같은 이야기들이 수없이 많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은 7일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62병상의 신생아중환자실을 운영 중이며, 1989년 개원 이후 35년 간 이른둥이와 선천성 기형을 가진 신생아 약 2만 명을 치료했다"고 밝혔다. 매년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출생체중 2.0㎏ 미만이며 35주 이전에 태어난 조산아 또는 수술 등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 신생아 800명 이상이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엄마의 뱃속에서 37주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은 '일찍 태어난 아이'라는 의미의 '조산아'로 불린다. 과거에는 '미숙아'라는 용어가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표현인 '이른둥이'로 많이 부른다. 이른둥이 및 신생아 중환자는 작은 몸집과 미성숙한 생리적 상태 때문에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혈관이 작아 주사나 수술이나 투약 과정이 훨씬 까다롭고, 성인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상황도 치명적일 수 있어 더욱 세심한 모니터링과 관리가 요구된다.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은 이른둥이의 생존율을 최대로 끌어올리며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연평균 1.5㎏ 미만 이른둥이 약 130명이 치료를 받으며, 이들의 생존율은 90%를 웃돈다. 이 중 1.0㎏ 미만 이른둥이도 연평균 약 60명으로, 생존율 85%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5년간 35명의 500g 미만 이른둥이 중 23명이 생존하여 약 66%의 생존율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성적이며 국내 평균 생존율 35%를 크게 상회한다. 이른둥이뿐 아니라 선천성 질환을 가진 신생아도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입원하는 신생아 중 약 48%는 선천성 심장병을 포함해 위장관 기형, 뇌 및 척수 이상 등 선천성 질환이나 희귀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고도의 전문적 치료가 요구된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선천성 기형을 가진 신생아들이 많이 태어나는 이유는, 산부인과 태아치료센터를 통해 고위험 산모와 산전 기형 진단을 받은 임신부들이 집중적으로 전원되어 오기 때문이다. 이 병원의 산부인과는 태아 단계에서부터 선천성 심장병, 선천성 횡격막 탈장 등 중증 기형을 조기에 진단하고, 분만 후 즉각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신생아과와 긴밀히 협력해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운영하는 신생아중환자실은 신생아과 및 소아심장과 전문의 13명, 전문간호사 4명을 포함한 120여 명의 간호사들이 근무한다. 또한 신생아중환자실에 상주하는 전담 약사, 전담 영양사, 모유관리인력이 중증 및 희귀질환 신생아에 적합한 맞춤 진료를 제공한다. 2018년에는 신생아과, 소아심장과, 소아심장외과, 소아외과가 함께 국내 최초로 신생아 체외막산소화술(ECMO) 전문팀을 운영하며 난치성 호흡부전 신생아를 치료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2023년에는 이른둥이, 발달 케어, 외과질환 등에 따라 1·2·3중환자실로 세분화하여 운영함으로써 맞춤형 신생아 치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병섭 신생아과 교수는 “출생체중 500g 미만의 이른둥이 생존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은 경험이 풍부한 간호팀을 비롯한 의료진의 노력과 전임 교수님들께서 기초를 놓은 다학제 협진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고위험 신생아 치료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꾸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태성 어린이병원장은 “신생아중환자실은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것을 넘어 이른둥이와 중증 신생아들이 건강히 성장할 수 있는 희망의 공간"이라며 “작고 연약한 생명들이 존중받고 건강한 미래를 맞을 수 있도록 세심하고 따뜻한 진료를 제공할 수 있게끔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박효순의 메디피셜] 보건복지부 ‘내시경 인증의’ 교육기관 확대 논란

지난 2011년 9월 1일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새 기준안 고시'를 통해 비급여로 실시하던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ESD)'을 급여로 전환, 위선종 또는 궤양이 없는 2㎝ 이하 위암에 실시하는 것으로 규정한 뒤 21만 원의 수가를 책정했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위암 크기를 2㎝ 이하로 제한한 것은 효과가 입증된 내시경 점막 절제술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유관학회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한 일"이라고 밝혔다. 수술용 칼의 숫자도 제한했다. 당초 수술용 칼을 1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의료계의 반발이 커지자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2개까지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다시 논의해 결정키로 했다. 수술용 칼 1개의 비용은 국산 개발품 수준에 맞춰 9만 원으로 책정했다. 보건복지부는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시술비가 기존 250만원(의료수가 기준) 안팎에서 70만 원 정도가 되면서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전국 주요 대학병원은 조기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ESD를 전면 중단했다. 낮은 수술비용은 둘째치고 수술 칼을 제한하고 꼭 필요한 재료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3~4㎝ 이상도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내시경으로 충분히 떼어낼 수 있는데, 복지부에서 이해할 수 없는 규정으로 시술 자체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술용 칼을 거의 독점 공급하던 일본의 기업은 처음엔 ESD용 칼 가격이 너무 낮다며 '납품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 등 후폭풍이 커지자 복건복지부에 재료비 조정신청을 접수했다. 결국 보건복지부가 고시 개정을 약속하면서 보름여만에 조기위암 내시경 수술 중단 대란은 봉합됐다. 15일 동안 조기위암 환자들은 긴 악몽을 꾸어야 했다. 이 사건은 학계 및 임상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도외시하고 '탁상공론' 고시를 시행한 보건복지부의 '일방행정'이 빚은 해프닝으로 손꼽힌다. 약 13년 전의 빛바랜 사건을 다시 들추는 이유는 보건복지부가 최근 소화기내시경 교육 수행기관의 확대를 추진하자 대한내과학회를 비롯한 내과 연관 학회·의사회에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 초래되고, 자칫 13년 전의 ESD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대한내과학회·대한소화기학회·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대한내과의사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내시경 검사에 필요로 하는 고도의 전문성을 배제하고 내시경 검사 교육기관을 확대하는 것은 정확하고 안전한 내시경 검사의 토대를 무너뜨릴 것"이라며 “여러 학회에 내시경 교육 평점 발급을 허용하려는 정책을 신중하게 고민해 달라"고 요구했다. 보건복지부가 논의 중인 '내시경 검사인증 교육기관 확대 방안'과 관련, “그동안 의료계와 당국이 협력해 쌓아 올린 내시경 질 관리 성과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며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현재 내시경 세부전문의(내시경 인증의) 자격을 부여하는 권한은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와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2곳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소속의 국가암관리위원회 산하 암검진전문위원회는 내년 5주기 검진기관 평가를 앞두고 외과와 가정의학과 등에까지 내시경 연수교육과 인증의사 자격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내시경 검사 교육기관을 확대를 둘러싼 정책 추진의 불협화음이 13년 전의 ESD사태처럼 비화하지 않고, 10년·15년 이후에 한국 의료사의 부정적인 대표 사례로 언급되지 않는 길은 열려 있다. 보건복지부가 내과계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깊이 경청하고 나아가 외과계·가정의학계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 어느 일방의 의도대로 결정이 나는 것을 방지하면 된다.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의 투명하고 전향적인 정책조율의 묘(妙)를 기대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연세사랑병원, 연골재생 조직공학적 연구 국제학술지 발표

연세사랑병원이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이 손상된 것을 재생시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병원은 8일 “연골 조직과 잘 맞는 물성 즉, 물질이 가지고 있는 성질을 가진 최적화된 스캐폴드(지지체)를 이용하는 것이 연골 생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스캐폴드는 세포가 부착하여 잘 자랄 수 있게 증식, 분화하는 데 역할을 하는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이다. 연구 내용은 조직공학 분야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연구에 따르면, 연골재생이 잘되기 위해서는 기존 연골과 잘 맞는 성질의 물질을 가지는 지지체를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최적의 기계적 특성을 가진 스캐폴드가 더 많은 양의 연골 조직 형성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결과를 입증했다. 또한 최적화된 스캐폴드를 설계하는 알고리즘의 능력을 입증했으며, 조직 공학을 위한 설정된 기술의 무한한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고용곤 병원장은 “이번 연구 성과는 조직재생을 위한 환자 중심의 혁신적 접근법과 최첨단 기술의 융합을 통해 얻어진 결과"라며 “연골 재생과 무릎관절 치료 분야에서 최적의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국내 기생충 유행지역, 장내기생충 양성률 3.6%

국내 기생충질환 유행지역의 전체 장내기생충 양성률은 3.6%로 나타났다. 그중 발암성 병원체인 간흡충의 양성률은 2.0%였다. 이외 장흡충은 1.6%, 편충 0.2%, 참굴큰입흡충 0.1% 순이었다. 이같은 실태는 한국건강관리협회(회장 김인원)가 올해 2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한 질병관리청 민간경상보조사업(장내기생충 검사 및 위험 환경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건협은 6개도 39개 시군에서 2만 4622건의 검체를 의뢰받아 16개 시·도지부 기생충검사실에서 기생충 진단을 실시했다. 이같은 사업수행의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 3일 질병관리청에서 주최한 '2024년 장내기생충질환 조사사업 평가대회'에서 건협 충북·세종지부 사업담당자 김현진 진단검사서기가 '기생충검사의 품질관리 향상을 위한 검사실 숙련도평가' 우수성을 인정받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김인원 회장은 “기생충 감염은 많이 낮아졌지만 아직도 낙동강 및 섬진강 유역 일부에서는 간암, 담도암을 일으키는 발암성 병원체가 유행하고 있다"면서 “건협은 정확한 기생충 진단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건협은 장내기생충 유행지역 주민의 기생충 감염률을 낮추기 위한 질병관리청의 기생충 진단 용역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최근 감염강도가 낮은 저감염 검체 증가로 인해 검사자의 역량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건협은 자체 기생충 교육을 확대하여 직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저감염 슬라이드 제작을 통해 각 지부 진단검사실의 검사 품질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분당서울대병원, ‘국제 PSP 치료센터’ 주도

진행성 핵상마비(PSP, 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는 뇌의 특정 부위가 점진적으로 손상되며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현재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송정한)이 비영리 자선단체 CurePSP, 신약개발 기업 젬백스앤카엘과 '국제 PSP 치료센터' 설립을 위한 3자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설립 행보에 나섰다. 지난 6일 열린 협약식은 분당서울대병원 송정한 원장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전상훈 교수, CurePSP 최고책임자 크리스토프 디아즈 박사, 젬백스앤카엘 이석준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국제 PSP 치료센터는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를 위한 국제 허브 역할을 수행하며, 마약 등 중독과 관련된 질환의 치료와 관리에도 나설 계획이다. 세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신경퇴행성 질환을 극복을 위해 각 기관의 전문성과 자원을 활용해 진료·교육·연구·신약 개발 및 상용화 전반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센터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며, 진료·교육·연구의 선진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CurePSP는 국제적 인프라 구축 등 운영 전반을 지원하며, 젬백스앤카엘은 센터 건립에 필요한 자금 및 전반적인 운영을 지원하고 PSP 치료 약물의 연구 개발 및 사업화를 이끌 예정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송정한 원장은 “국제 PSP 치료센터 설립이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분당서울대병원은 CurePSP와 젬백스앤카엘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신경퇴행성 질환 극복을 위한 연구와 치료 개발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장을 지낸 전상훈 교수는 “국제 PSP 치료센터가 PSP와 같은 희귀난치성 질환 극복에 기여하며, 우수한 전문 인력 양성과 연구 역량 증진의 글로벌 중심지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이대 대동맥혈관병원, 심혈관 환자 재활치료실 개소

이대 대동맥혈관병원(병원장 송석원)이 '대동맥혈관 재활치료실'을 열었다. 대동맥혈관 수술 이후 재활치료는 환자의 회복 속도를 높이고, 심혈관 질환 재발 및 합병증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 대동맥혈관 수술이 심혈관계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재활치료는 심폐 기능을 회복시키고 근력과 지구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재활 프로그램은 재활 시기에 따라 △1단계(입원) △2단계(통원) △3단계(일상)로 구분되며 환자의 나이, 기존 질환, 신체 기능을 고려해 개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설계된다. 재활치료는 스트레칭을 포함한 준비 운동을 시작으로 환자의 상태에 맞춰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혼합해 진행하고 마무리 정리 운동 등 1시간 정도 재활치료가 이뤄진다. 환자가 일상생활로 안전하게 복귀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치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송석원 이대대동맥혈관병원장은 “대동맥혈관 수술 후 재활치료는 단순히 신체 기능을 회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재발 및 재입원율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재활치료실의 전문적 회복 치료를 통해 환자가 장기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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