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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내과학회 80주년 “생명존중·학문연구 등 기본 가치에 충실”

“내과 의사들은 항상 의료 발전의 중심에서 국민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의료인의 품격을 지켜왔습니다." 대한내과학회가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았다. 지난 25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학회 80주년 기념식에서 만난 박중원 이사장(세브란스병원 내과)은 “의학의 근본이자 근간으로서 생명존중, 학문연구 등의 기본 가치에 충실하겠다"면서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융합이 강조되는 면에서도 내과학의 중심 역할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내과학회의 향후 80년 비전에 대해 박중원 이사장을 비롯해 김재규 회장, 강현재 차기 이사장, 강석민 총무이사, 김석진 홍보이사, 조영석 기획이사 등 학회 임원진은 '세대 간 소통과 협력'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제시했다. 전문의 육성과 관련해서는 내과 분과전문의 뿐만 아니라 '국민 주치의 육성' 도 중요한 목표로 설정했다. 박 이사장은 “전문화와 통합이라는 두 가지 흐름을 동시에 커버하는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의정갈등·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 등으로 급변하는 의료환경 속에서도 내과학회는 의학의 근본 학문으로서 생명 존중 및 학문 교육에 충실하고 역량을 갖춘 전문의를 배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박 이사장은 “의정사태로 필수의료 지원자가 줄고, 비수도권 병원 어려움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성분명 처방,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를 추진하는 등 걱정되는 현안이 많다"고 지적했다. 내과학회는 80주년을 맞아 오랜 숙원 사업인 국내 최초 통합 내과 교과서를 발간하는 성과를 냈다. 박 이사장은 “국내서는 분과학회별 한글 교과서가 발간된 바 있지만 대부분 전문의 수준 독자에 맞게 구성돼 있어 의대생, 전공의, 진료 초년기 의사들이 참고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내과학 지식 표준화를 목표로 발간된 이번 교과서는 12개 내과 전문 분야, 총 169개 챕터로 구성됐고 국내 교수진 326명이 집필에 참여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국내 최초 의사문인 ‘포백 김대봉 문학선’ 발간

의사 시인 유형준(필명 유담) 한림대 의대 명예교수가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문인 김대봉(아호 포백(抱白), 1908~1943)의 문학세계를 조명한 신간 '포백 김대봉 문학선'(도서출판 지누)을 펴냈다. 김대봉은 일제강점기시대 의사로서, 시인이자 소설가다. 그는 경남 김해 사람으로 1933년 평양의학전문학교의 전신인 평양의학강습소를 졸업하여 의사가 되었다. 이후 고향 일원에서 몇 해 동안 의원을 운영하다 상경하여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부속의원 정형외과 등에서 근무했는데, 1943년 3월 환자로부터 발진티푸스에 감염되어 세상을 떠났다. 어렵게 공부하여 의사가 되었지만, 나라를 잃은 시기의 암담한 현실과 가난하면서 병든자들의 아픔을 보면서 '의학의 시선이 환자의 내부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간 전체로 향해야 함'을 깨달았다. 이로부터 진료 현장에서 마주한 환자의 육신과 정신의 고통을 글로 옮긴 시와 소설 등 수많은 문예작품을 남겼으며, 의학의 대중화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펼쳤다. 유 명예교수는 “한마디로 김대봉의 문학 활동은 의학과 문학의 교차점에서 인간 이해를 추구한 것이었다"면서 “그래서 작품 하나하나가 사람 사는 세상의 비애와 소망을 노래하여 싸한 감동을 준다"고 설명했다. 김대봉의 문학세계는 오랜 동안 묻혀있다시피 했었다. 그러다 근래 부산경남지역 문학계에서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으며, 특히 김대봉의 문학 실천과 궤를 같이 해 온 유형준 교수가 국내외 의사문인을 대대적으로 발굴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문인으로 그를 탐구했다. 유 명예교수는 지난 3년 가까이 전 세계 의사문인 108명을 발굴하여 이들의 삶과 글을 '의사문인 열전'이란 타이틀로 의학신문에 연재했다. 2024년 겨울, 시리즈를 모아 '글짓는 의사들'을 펴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김대봉을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문인'으로 그의 인간주의를 예찬했다. 그 후속으로 이번에 나온 '포백 김대봉 문학선'은 포백의 인생 여정과 의사의 시선으로 인간의 존재를 탐구하고, 문학의 언어로 풀어낸 김대봉의 문학여정을 기록으로 꼼꼼히 담았다. 책 속에는 포백의 작품 가운데 의학적 내용 또는 수사가 뚜렷한 시와 산문을 골라 한데 모았다. 유 명예 교수는 1977년 서울의대를 졸업했으며, 한림의대 내과학 및 의료인문학 교수로 재직한 뒤 정년퇴임 이후 현재까지 CM병원 내과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시인이자 수필가로서 그동안 여러 권의 시집과 수필집을 펴냈다. 한국의사시인회 초대 회장, 문학예술동인회장, 박달회 회장, 문학청춘작가회 초대 회장, 한국의사수필가협회장을 지냈다. 현재 함춘문예회 회장, 쉼표문학 고문, 의료예술연구회 회장, 의학과 문학 접경연구소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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