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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3분 건강] 우발적인 문신, 지우기 원한다면

요즘 인체 여기저기에 문신(타투·tattoo)을 새긴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요즘처럼 기온이 올라 옷차림이 짧아지는 여름철이면 타투 노출 모습이 더욱 눈에 띈다. 문신은 피부 깊은 진피층에 잉크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새겨진다. 한 번 새기면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 우발적인 이유로 문신을 하는 경우 나중에 후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대한피부과학회 조사에 따르면, 문신자의 55.2%가 이후에 문신 제거를 원하며, 이 가운데 38.2%는 '취직·결혼 등 사회적 제약' 때문에, 32.5%는 '타인의 불편한 시선'으로 문신을 지우고 싶다고 밝혔다. 의료적 경로를 통하지 않는 문신 시술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문신을 지우는 데 이른바 '야매(비합적 또는 비전문 방식)'를 동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문신 제거 과정에서는 피부 손상이 최소화할 수 있는 정교한 의료기술이 필수이며, 보통 한 번의 시술로 끝나는 것이 아닌 반복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레이저 기술을 이용한 문신 제거 효과와 안전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임 원장을 전했다. 문신의 부위·넓이·깊이·종류 등 다양한 점을 고려해 적절한 파장의 레이저를 선택하는 것이 노하우라는 설명이었다. 문신을 지우기로 결정했다면 피부과를 방문해 문신 크기와 피부 상태, 색상 등에 맞는 가장 적합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제거하는 데 큰 비용과 시간 투자가 수반되므로 무분별하거나 충동적인 시술은 삼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문신 제거 시 피코레이저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데, 이 가운데 루비피코 레이저는 세 가지 파장을 이용해 잉크 색소를 강하게 분해해 자연스레 배출되도록 도와준다. 검정색은 1064나노미터(㎚, 10억분의 1m) 파장, 붉은색·노란색은 532㎚의 파장, 녹색과 파란색은 670㎚의 파장을 사용할 수 있다. 문신을 할 때는 감염 위험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일반 시술업소의 오염된 기구의 사용이나 불결한 위생 상태로 유발될 수 있는 △간염(특히 C형간염) △에이즈 감염 △알레르기 반응 △켈로이드 형성 △흉터 △시술부위 색소이상 등 여러 부작용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바른세상병원, 국내 최초 낙상의학센터 개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인 바른세상병원(병원장 서동원)이 국내 최초로 낙상의학센터를 개설했다. 지난 16일 낙상의학센터 출범식을 가진 바른세상병원은 “낙상 사고로 인한 다양한 손상에 대한 예방, 신속한 치료, 체계적 재활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국내 최초의 전문센터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낙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골절 및 관절 부상, 고관절 손상, 뇌손상 등 연관 질환의 협진 시스템 구축을 위해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한 팀을 이뤄 원스톱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성원 원장(재활의학과), 유현규 원장(수족부센터), 엄상현 원장(관절센터), 김주연 원장(신경과), 민성훈 원장(척추센터)이 함께 한다. 진료 영역은 △낙상 사고 예방 교육 및 낙상 위험 평가 △낙상 직후 응급 대응 및 진단 △척추, 관절, 수족부 손상 치료 △재활 치료 및 2차 낙상 예방 재활 프로그램 운영 등이다. 세부 클리닉으로 △낙상예방 클리닉(골다공증, 근감소증) △낙상 긴급 치료 클리닉(바로콜) △낙상 재활 클리닉도 개설했다. 낙상의학센터장을 맡은 엄상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고령화로 낙상에 취약한 노인인구가 늘면서 낙상사고로 인한 사망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면서 “젊은 층의 경우 단순 타박상이나 찰과상으로 끝날 수 있는 가벼운 낙상사고도 고령의 경우 심각한 관절 손상이나 뇌 손상 등의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고령층은 낙상사고 후 적절한 대처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전상훈 서울대의대 명예교수 ‘亞 7인 흉부외과의사’에 선정

전상훈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가 지난 14∼17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33차 아시아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ASCVTS)에서 '아시아 흉부외과의 7인의 현자'로 선정됐다. ASCVTS는 1992년 설립된 30개국 1300명 회원을 가진 아시아 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들의 대표 학술단체다. 전 명예교수는 폐암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2019년 회장에 선출된 이후 3연임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앞서 폐암 분야의 세계적 명의로 지난 40년 간 환자들을 돌보다 올해 2월 말 서울대 의대 및 분당서울대병원(병원장 역임)에서 정년퇴임했다. 이번 학술회의에는 심장질환, 폐질환, 혈관질환들에 대한 임상 및 기초연구의 최첨단 지견에 대해 많은 발표와 토의가 이뤄졌다. 자매학회인 북미흉부외과학회, 유럽흉부외과학회 회장단이 모두 참가했다. '아시아 흉부외과 7인의 현자' 선정은 행사 마지막 날 특별한 이벤트 형태로 진행됐다. 행사를 주최한 싱가포르국립대병원 흉부외과 태오도로 코피디스 교수(그리스 출신)가 그리스의 심장외과 소티리스 프라파스 교수와 함께 현재 생존하고 있는 아시아 출신 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 가운데 △임상 진료성과 △학문 업적 △사회공헌 및 글로벌리더십 등을 평가해 가장 존경받고 영향력 있는 7명의 의사(7 Sages of CTV Surgery in Asia)를 선발, 시상한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7인의 현자'에서 영감을 얻어 이뤄졌다고 한다. 이번에 선정된 7인의 의사는 전상훈 명예교수를 비롯해 △C. N. LEE(싱가포르 싱가포르국립대학병원) △Shunji SANO(일본 오까야마대학병원, 미국UCSF병원) △Hani NAJIM(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미국 Cleveland Clinic) △Sertac CICEK(터키 이스탄불국립대학병원) △Yugai Kishore MISHRA(인도 심장병원) △Taweesak CHONTIVANAPONG(태국 심장흉부병원)이다. 한편, 전 명예교수는 헬스케어 분야의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헬스온클라우드의 대표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글로벌 원격진료 플랫폼 '큐리스올(CURISALL)', 클라우드기반 교육 플랫폼 '메드티스(MEDTIS)' 등을 통해 북중미, 중남미 지역에 이어 중국과 아시아 각국에 진출하고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청국장에 심혈관·골다공증 예방 성분 ‘이소플라본’ 비율 가장 높아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청국장이 대두 가공식품 중 몸에 바로 흡수돼 건강 기능을 발휘하는 '아글리콘' 형태의 이소플라본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22일 경기도내와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대두와 대두 가공식품 71건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소플라본 함량과 형태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도에 따르면 이소플라본은 대두에 함유된 주요 생리활성 물질로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통해 심혈관질환과 골다공증 예방, 유방암·전립선암 발생률 저감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 이소플라본 함량은 생대두 분말(3,209.65mg/kg), 푸주(2,953.39mg/kg), 볶음대두 분말(2,596.70mg/kg), 백태(2,339.86mg/kg), 청국장(818.49mg/kg) 등 건조 형태의 식품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수분 함량이 높은 두부(495.93mg/kg), 비지(412.88mg/kg), 순두부(410.85mg/kg), 콩물(233.27mg/kg)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청국장은 체내 흡수가 잘 되는 '비배당체(아글리콘)' 형태의 이소플라본 비율이 38.49%로 분석 대상 식품 가운데 가장 높게 드러났다. 식품에 함유된 이소플라본은 원래 흡수가 더딘 상태(배당체)로 주로 존재하지만 흡수되기 쉬운 형태(비배당체)로 바뀌어야 우리 몸에서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김기철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식품의약품연구부장은 “이번 조사는 식품별 총함량뿐 아니라 체내 활용도에 중요한 이소플라본의 형태까지 함께 분석했다"면서 “소비자들의 식품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소비자 건강과 식생활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식품의 정밀 분석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분당서울대병원 윤혁 교수, 염증성 장질환 지침서 출간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혁 교수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위한 지침서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바르게 이해하기'(서울의학서적)를 출간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을 포함하며, 소화기관에 지속적으로 염증을 일으켜 설사, 복통, 혈변 등을 유발한다.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이기에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증상이 다양하고 치료가 복잡해 많은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윤 교수는 약 2000명의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진료한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집필했다. 염증성 장질환의 기본 개념부터 진단·치료·관리까지 주요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했으며, 치료식단·감염예방·응급상황 대처법 등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도 담았다.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다루는 데 중점을 뒀다. 익숙지 않은 좌약 사용법에 대한 팁부터 해외여행 시 주의사항, 임신·출산 과정에 필요한 관리법까지 생활 밀착형 정보를 쉽고 명료하게 풀어냈다. 국내 보건정책과 복지제도를 반영해 산정특례,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사업까지 소개한다. 윤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환자가 스스로 질환을 이해하고 관리 방법을 익히는 것에서 치료가 시작된다"면서 “이 책이 환자가 일상 속에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혈액 속 유전자 변화로 ‘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감퇴와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진행될수록 뇌에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이 생기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 연구팀(순천향대 서울병원 한상원 교수·분당서울대병원 편정민 교수·황지윤 연구원·인디애나대학 노광식 교수·박탐이나 연구원)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과 밀접한 유전자 발현 변화를 규명하고, 혈액 검사 기반의 조기 진단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알츠하이머병협회 공식 학술지(Alzheimer's & Dementia)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도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여부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등록된 알츠하이머병 환자 523명의 혈액 샘플을 수집해 RNA 시퀀싱을 통해 유전자 발현 양상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수행됐다. 그 결과, 65세 이전 조기 발병 환자에서는 18개, 65세 이후 후기 발병 환자에서는 88개의 유전자가 정상인과 다른 양상으로 발현되는 점을 규명했다. 특히 후기 발병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SMOX, PLVAP 라는 유전자의 활성도가 크게 감소했는데, 이들 유전자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과의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후기 발병군에서 △뇌세포 에너지 조절(AMPK 신호전달경로) △손상된 단백질 제거(유비퀴틴 매개 단백질 분해) △세포 내 청소 작용(미토파지) 등과 관련된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기전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생물학적 단서다. 박영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액 기반 유전자 발현 정보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과 연관된 생물학적 경로를 규명하고, 조기 진단 및 치료 타깃 발굴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을 검증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눈건강 우려” 97%, 정기검진 22% ‘실명 위험↑’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약 22억 명이 시각장애(시력손상)를 겪고 있고, 약 10명 중 6명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돼 있다. 시력손상은 환자의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위협해 가족 구성원의 간병 부담을 야기할뿐만 아니라 고용 등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쳐 국가 및 사회 차원의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당뇨병과 같이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도 이런 이유 때문에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 당뇨망막증 △망막혈관폐쇄 같은 주요 망막질환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제약기업 로슈가 최근 발표한 '2024 아태지역 눈 건강 인식 및 관리 현황 조사' 중 한국인 약 500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망막 질환에 대한 낮은 인지율 △아시아태평양 평균 대비 저조한 안과검진 수검률 △시력 손상으로 인한 광범위한 사회경제적 비용 등이 주요 문제점으로 꼽혔다. 응답자 약 절반(47.4%)은 시력 손상이 고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변했으며, 10명 중 7명(71.9%)은 시력 손상이 전반적인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것에 우려가 있다고 응답했다. 환자뿐만 아니라 시력 손상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의 대다수(92.6%)도 돌봄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문제는 응답자 97.4%가 눈 건강을 우려한다고 응답했음에도 질환 인식이나 예방 조치에는 미흡한 것으로 드러난 점이었다. 연간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비율은 22.7%에 그쳤으며, 15.8%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다. 시력손실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에서도 눈 건강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조사에 참여한 국내 당뇨병 환자 51.8%가 시력 문제로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 중 28.7%는 중등도 이상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10명 중 4명(39.7%)은 국내외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되는, '연 1회 정기 안과 검진'을 받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경희대병원 안과 유승영 교수는 “주요 실명 질환인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 망막정맥폐쇄 등 국내 망막질환 환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비해 질환에 대한 인식이나 눈 건강 관리 수준은 매우 낮은 실정"이라며 “실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망막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년·당뇨병·심혈관질환 환자 등 망막질환 유병요인이 있는 사람들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 건강을 지키고, 소중한 일상생활을 이어가야 한다고 유 교수는 강조했다. 눈은 상당히 나빠지기 전까지는 증상이 별로인 경우가 많다. 즉 다양한 시야 장애 증상이 생겼다면 이미 눈 상태가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눈 속에는 시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막이라는 신경 조직이 있다. 이는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신경조직으로 그 중심부를 황반이라고 한다. 황반은 시세포가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황반변성은 이 황반에 노폐물이 축적되거나 위축 또는 신생 혈관의 출현에 의한 부종과 출혈이 나타나면서 점점 시력이 떨어지거나 실명에 이르기도 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2019년 20만 471명이었던 황반변성 환자수가 2023년에는 49만 7338명으로, 5년 동안에 약 2.5배 증가했다.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의 두 가지가 있는데, 습성 황반변성이 큰 문제를 초래한다. 건성 황반변성은 망막에 노폐물이 쌓이거나 망막색소상피 위축과 같은 병변이 생긴 경우로 약 85∼90%를 차지한다. 보통 심한 시력상실을 유발하지 않는다.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변성 환자의 약 10∼15% 이고, 망막 밑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형성되어 출혈과 망막이 붓는 증상이 동반되고, 시력이 갑자기 심하게 떨어진다. 실명의 흔한 원인이다. 건성에서 습성으로 악화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분당제생병원 안과 길현경 주임과장은 “황반변성은 노인 인구의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며 “황반변성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령, 흡연, 비만, 심혈관계 질환 등과 관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황반변성을 병이 진행되면서 욕실의 네모난 타일이나 중앙선 등이 굽어 보이는 이상 시각을 느끼게 되고, 사물의 중심이 검게 보이거나 글자에 공백이 생기며,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기도 한다. 병이 진행되면 치료를 해도 시력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눈종이·바둑판·원고지 모양의 '암슬러 격자'를 통해 황반변성의 증상을 확인해 볼 수도 있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을 방문해 안과 전문의 진료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망막 내 순환장애를 당뇨망막증이라고 한다. 당뇨망막병은 황반변성, 녹내장과 함께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안과질환이다. 실제 망막질환으로 실명하는 환자 4명 중 1명이 당뇨망막증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당뇨망막증의 경우에도 자각 증상이 거의 없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일단 당뇨병으로 진단받으면 정밀한 안과검진을 받아야 하며, 망막합병증이 없어도 1년에 한 번은 안저 검사를 받을 것을 학계는 권한다. 당뇨병성 황반부종은 당뇨망막증의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꼽힌다. 망막 중심부로 액체가 누출될 때 발생하는데, 이 액체가 심각한 시력 손상이나 실명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시야가 흐려지고 글씨가 얼룩져 보이는 것이다. 일명 '눈중풍'이라고 불리는 망막혈관폐쇄도 골칫거리다. 망막의 혈액순환 장애로 망막이 붓고 출혈로 인해 시력이 갑자기 떨어진다. 시야 일부가 어둡게 보이고, 수명이 다된 형광등이 깜빡거리는 것처럼 앞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증상이 반복된다. 눈앞에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비문증이 생기고, 눈이 침침해지면서 선명하던 물체가 뿌옇게 보이기 시작한다. 망막동맥폐쇄는 응급질환으로 분류된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고 병의 경과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망막의 중심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급격히 시력이 나빠져 실명에 이르는 경우가 생겨난다. 발병 후 2시간 이내에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처럼 화급을 다툰다. 망막정맥폐쇄의 경우 망막정맥의 중심부가 막히면 주위에 있는 모든 망막정맥이 심하게 확장되어 혈관이 터지고 망막 전체에 출혈이 발생된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김철구 교수는 “망막혈관폐쇄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안과 치료뿐만 아니라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과 같은 폐쇄증을 일으키는 전신질환들에 대한 정기적인 종합검사로 관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서울아산병원, 간이식 9000례 달성 ‘금자탑’

그리스·로마신화에는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 인간에게 주었다가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게 된다. 그래서 코카서스 산의 정상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먹히는 형벌을 받는다. 그래도 프로메테우스는 죽지 않는다. 쪼아먹힌 간이 계속 재생된 덕분이다. 이 신화는 의료의 종합예술인 장기이식, 그 중에서도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간이식과 연계되어 그 가능성과 가치와 숭고함을 더하는 데 상당한 영감을 제공한다고 하겠다. 지난 4월 30일 오전 8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 수술방 네 곳이 동시에 열렸다. 살아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떼어내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간이식이 한날한시에 두 건이 진행되는 순간이다. 두 곳에서는 기증자들의 간을 절제하는 수술이 시작됐고, 두 곳에서는 수혜자들이 건강한 간을 이식받기 위한 준비가 진행됐다. 11시간이 넘는 수술 끝에 8999번째와 9000번째 간이식이 완성됐다. 가히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은 1992년 8월 처음으로 뇌사자 간이식 수술을 시행한 이후 32년 8개월만에 간이식 9000건의 금자탑을 쌓았다. 생체 간이식 7502례, 뇌사자 간이식 1498례다. 생체 간이식은 뇌사자 간이식에 비해 수술이 까다롭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크다고 알려져 있다. 높은 생존율을 담보하기 어려운 수술이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아산병원의 전체 간이식 생존율은 98%(1년), 90%(3년), 89%(10년)를 기록하고 있다. 프로메테우스의 간이 계속 재생하는 것처럼, 인간은 간의 3분의 2를 떼어줘도 6개월 정도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콩팥은 2개 중 하나를 떼어주어도 큰 문제가 없듯이, 일부분을 떼어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도록 한 것은 신의 뜻이 아닐까. 이러한 섭리를 인간의 노력으로 알아내고 의술로 완성한 이승규 교수는 '더 많은 환자를 살리려는 노력을 이어가며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새로운 수술법'을 세계 간이식계에 제시해왔다. 이승규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가 1998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변형우엽 간이식은 전 세계 간이식센터에서 표준 수술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수술법은 이식되는 우엽 간에 새로운 중간정맥을 만들어 우엽 간 전체 구역의 피가 중간정맥을 통해 잘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석좌교수가 2000년 세계 최초로 고안한 2대1 생체 간이식은 간 기증자와 수혜자의 범위를 넓힌 데 의의가 크다. 기증자 2명으로부터 간 일부를 받아 수혜자에게 이식하므로, 기증자 간의 좌우엽 비율이 기준에 맞지 않거나 지방간이 심하거나 기증자가 고령인 경우에도 간이식이 가능하다. 그동안 650명이 넘는 환자들이 이 수술법으로 새 삶을 얻었다.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또한 서울아산병원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1126례를 시행했으며, 혈액형 적합 간이식과 대등한 성적을 보인다. 복강경과 최소 절개술을 이용한 기증자 간 절제술은 기증자들의 회복 기간을 단축시키고 흉터를 최소화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생체 간이식 기증자 중 사망하거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사례는 한 명도 없었다. 이 석좌교수는 “간이식·간담도외과 집도의뿐만 아니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소화기내과, 감염내과, 소아외과, 소아청소년전문과, 수술실, 중환자실, 병동, 장기이식센터 등 수많은 의료진이 '원팀'이 되어 환자들의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을 쏟아왔다"고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클릭! 3분 건강] 나들이철 ‘소변의 급습’ 걱정된다면

나들이가 활발한 계절에 '소변대란'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립선 비대증, 과민성 방광, 요실금 등 이 세 가지가 대표적이다. 얄미운 나비처럼 얄궂은 질환이라고 하겠다. 화장실에 가면 먼저 손을 씻고 '볼일을 보는' 것이 상책이다. 그런데 앞서 얘기한 세 가지 질환이 있으면 이런 상책이 통하기 어렵다. 차를 타고 멀리 출발하기에 앞서 화장실 방문을 통해 일단 문제를 해결하고, 증세가 심해 걱정인 사람들은 요실금팬티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 안심대책 중의 하나이다. 전립선 비대증은 △검사를 통해 자신의 전립선 크기 확인하기 △약물치료를 할 때는 의사 처방에 따라 적극적·지속적인 관리하기 △의학적 검증이 안된 식품이나 약품에 의존하지 말기 등 세 가지 사항을 명심해야 한다. 과민성 방광은 여성에서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성에서도 상당한 유병률을 보인다. 보폭을 크게 해서 빠르게 꾸준하게 걷기를 하면 하체를 강화하고 골반을 지탱하는 근육을 발달시켜 방광 건강에 도움이 된다. 방광을 자극하거나 이뇨 작용을 촉진하는 알코올은 물론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차류, 짜고 매운 음식의 섭취는 줄이는 게 좋다. 배뇨일지를 작성해 자신의 배뇨 습관을 점검하는 필요하다. 시간대 별로 배뇨횟수, 배뇨량, 배뇨 관련해 느낀 불편함 등을 기록하는 방법이다. 배뇨일지는 병원 진료에서도 중요 참고사항이다. 비뇨의학과 전문의 이윤수 원장(서울 명동 이윤수·조성완 비뇨의학과)은 “40~50대부터 남성의 전립선 크기와 상태를 스스로 정확하게 검진·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과민성 방광은 요실금으로 이어질 수 있어 보다 전문적인 의료 해결책을 마련해야 뜻하지 않은 낭패를 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보청기 착용, 장애로 보는 인식 개선돼야”

“국내 이명(耳鳴·귀울림증) 유병률은 전 국민의 4∼5%에 이르지만 현재 완벽한 조절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명 예방을 위해서는 난청을 막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꼽힙니다." 지난 15~18일 서울 용산 서울드래콘시티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이명학회'의 대회장인 박시내 대한이과학회장(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귀 건강과 이명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행사기간인 16일 학술대회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 회장은 특히 “시력이 떨어져 안경을 착용하는 데는 저항이 거의 없는데, 청력 저하나 이명으로 보청기를 착용하면 장애가 있어 보인다는 식의 잘못된 인식은 빨리 교정돼야 한다"고 국민적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간담회는 송재진 사무총장(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심현준 학술위원장(노원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문인석 이명연구회 회장(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등 조직위원회 주요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귀 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술단체인 대한이과학회가 주최한 세계이명학회는 이명에 관심 있는 전세계적 이비인후과 전문의, 교수, 청각사, 연구자들이 모여 최신 연구성과와 임상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다. 박시내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단순한 학술 교류의 장을 넘어, 한국의 '이과학계'의 국제적 위상을 널리 알리고,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과 풍부한 문화자산을 세계에 소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서울대회의 슬로건은 'Silence through Science in Seoul'으로, 이명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과학적 연구를 통해 '조용함'을 되찾아 주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서울 학회에는 총 33개국 427명이 참석했으며, 심포지엄 세션 12건을 포함해 총 58개 세션이 진행됐다. 전문의 참가자는 250명으로 전년 대회보다 늘어났다. 송재진 대한이과학회 사무총장은 “세계이명학회 출발 당시에는 과학자나 비의료인이 많았기 때문에 이비인후과 전문의 참여율 증가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대한이과학회에 따르면, 국내 인구의 30∼40%가 이명을 느낀 경험이 있을 정도로 이명은 흔한 증상이다. 크게 △감각신경성 이명 △중이근 경련성 이명 △구개근 경련성 이명 △박동성 이명(혈관성 이명) 등으로 나눈다. 중이근 경련성 이명이나 구개근 경련성 이명은 해당 근육에서 과도한 경련이나 수축이 일어나 발생한다. 중이근은 가운데 귀 근육, 구개근은 입천장 근육이다. 이명의 90%는 감각신경성 이명으로 난청과 쉽게 연결된다. 특정 음역대의 청력이 떨어지면 해당 음역대의 소리를 이명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000∼8000헤르츠(Hz)음역대 청력이 떨어지면 '삐∼' 소리를, 그 아래 음역대 청력이 떨어지면 '윙∼, 쉬∼, 쏴∼, 솨∼' 소리의 이명을 쉽게 느끼게 된다. 감각신경성 이명 치료는 매우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상담치료 △소리 치료 △자기 치료 △보청기 치료 △인공와우이식 치료 △이식형 청각기기 삽입 등의 기법으로 치료한다. 뇌가 '환상소리'를 만들어내지 않도록 잘 들리지 않는 음역대의 청력을 정상으로 끌어올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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