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17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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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3분 건강] 폭염엔 속을 더 따뜻하게…지나친 냉방은 금물

폭염과 열대야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열사병·일사병 등 응급질환은 아니라도 여러 가지 신체 이상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장기간 더위에 시달려 신체와 정신에 이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통 '더위 먹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심한 갈증과 가슴 답답함, 식욕 부진, 전신 무력감, 피부열감, 줄줄 흐르는 땀 등이 꼽힌다. 장기간 더위에 노출되면서 인체 체온조절 기능의 저하로 인체 내부에 열이 축척되어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이런 경우 체내 열의 발산을 위해서 꾸준하게 시원한 곳에서 열을 내려주고 미지근한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해질 보충을 위해서 이온 음료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와 반대로 더위를 피하기 위해 너무 시원하거나 추울 정도의 곳에 오래 머무르다 보면 오히려 한기 때문에 냉방병이 생길 수 있다. 외부의 더위와 온도차가 너무 많이 나는 상황이 결국 인체 조절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코가 맹맹해지고 오한과 두통, 전신 근육통이 생기기도 한다. 감기증상과 비슷하지만 기침이나 심한 인후통, 고열은 나지 않는다. 이런 졍우에는 에어컨을 피하고, 따듯한 물이나 차를 마셔서 약간의 땀을 내주고 속을 데워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여름에는 바깥 온도는 높지만 오히려 속은 냉해진다. 거기에 찬 음료나 찬 성질의 과일을 많이 먹으면 일시적으로 시원하겠지만 결과적으로 복통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여름철 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대표적인 처방인 청서익기탕이나 생맥산 같은 한방처방은 더위에 지친 체력을 보충시키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유용하다. 차가워진 속을 따뜻하게 하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여름철 폭염에 대처하는 체일 중요한 것이 체력이고 소화기의 안정이다. 적절한 영양과 숙면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따듯한 음식과 충분한 수분 섭취로 위와 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기본이다. 변희승 한의사(여의도한의원장)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전문의 칼럼] 따뜻한 좌욕, 항문 질환 예방·치료 도우미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에 땀 배출이 증가하고 불쾌지수 또한 높다. 이럴 땐 항문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문득 항문 주변이 불편해서 만져보니 뭐가 만져진다. '치질인가? 큰 병은 아닌가?' 걱정이 시작된다. 치질은 항문 주변의 혈관과 조직이 늘어나는 치핵, 항문이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치열, 항문 외 직장과 샛길이 생기는 치루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들 중 치핵은 가장 흔한 항문질환으로, 항문에서 만져지는 대부분의 덩어리조직은 치핵에 해당한다. 기본적으로 치핵은 항문과 그 주변 조직을 많이 써서 늘어나는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잘 생긴다. 그러나 변비 등의 이유로 화장실 변기에 오랫동안 앉아 있는 분들, 한자리에 오래 앉아서 생활하는 분들은 항문에 압력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젊더라도 치핵이 잘 생길 수 있다. 음주, 임신, 갑상선질환 등도 치핵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치핵의 증상은 항문에서 만져지는 혹, 통증없이 배변 후 발생하는 출혈 등이 대표적이다. 치핵이 심해지면 항문의 불편감, 속옷에 묻는 분비물 등이 생길 수 있다. 과로나 심한 운동 후 또는 음주 후에 항문의 혹이 딱딱해지고 심한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항문에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놀라서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치핵은 암으로 발전하지 않으며, 큰 합병증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 치핵이 아니거나 치핵과 동반된 다른 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치핵은 꼭 수술이 필요한 질환은 아니다. 대부분의 치핵은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거나 생활습관 교정으로 불편감의 많은 부분이 호전된다. 다만 치핵 안에 혈전이 생겨서 통증을 유발하는 혈전성 외치핵이나 환자분이 심한 불편감으로 수술을 원할 때에는 수술로 치핵을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술치료의 가장 큰 문제는 통증이다. 치핵 수술은 통증이 심하고 오래 간다. 보통 2달 정도 통증이 지속되는데 심한 통증은 1∼2주 정도면 호전된다. 따라서 치핵 수술 후에는 진통제를 복용하고 좌욕도 열심히 하는 것을 권한다. 변이 딱딱하면 괄약근이 늘어나면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변을 무르게 하는 약을 복용하면 통증이 감소한다. 또한 수술 상처를 통해서 분비물이 지속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분비물이 속옷에 묻지 않도록 거즈나 패드를 대는 것도 권장한다. 무엇보다 좌욕을 자주 하는 것이 분비물 감소 등 빠른 치료에 도움을 준다. 치핵은 배변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화장실에서 핸드폰을 보거나 신문·잡지를 읽는 습관을 없애야 한다. 화장실을 갈 때는 핸드폰을 놔두고 들어가기를 권한다. 좌욕은 거의 모든 항문 질환에 통하는 만병통치약이다. 치핵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예방 효과가, 치핵이 있는 사람에게는 증상 호전의 효과가 있다. 작은 치핵은 좌욕으로 없어지기도 한다. 좌욕은 한 번에 3~5분씩 38℃ 정도의 따뜻한 물로 시행하면 좋다. 좌욕기를 이용할 수도 있고 샤워기로 물을 틀어놓고 해도 된다. 대변을 본 후, 자기 전에 하는 것을 추천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엄마 뱃속서 위급한 생명 살리는 ‘태아내시경 수술’

결혼 7년 차인 A씨(38)는 여러 차례 체외수정 끝에 쌍둥이를 임신했다. 하지만 임신 20주차 때 복통이 찾아와 검사를 받았고, 쌍태아 수혈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즉 태반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연결된 혈관을 통해 한 태아에서 다른 태아로 혈액이 공급되는 상황을 말한다. 이 때문에 한쪽 태아는 성장이 늦어지고 다른 쪽 태아는 양수과다로 심장기능이 떨어져 쌍둥이 모두가 위험했다. A씨는 다니던 산부인과 의사의 의뢰에 따라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를 방문해 응급 태아내시경 수술을 받았다. 태아들의 상태는 급격히 호전됐고, 임신 35주차에 건강한 여자 일란성 쌍둥이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고위험 임신으로 분류되는 만 35세 이상 고령 임신에서 체외수정(시험관 아기 시술)과 같은 보조생식술이 발달함에 따라 쌍둥이 임신이 늘어나는 추세다. 체외수정에서는 여러 개의 수정란을 자궁에 착상시키기 때문에 다태아 임신이 흔히 발생한다. 고령 임신과 다태아 임신 같은 고위험 임신은 상대적으로 조산 확률이 높고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도 있어 임신 초기부터 출산까지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산전 진단과 태아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쌍태아 수혈증후군, 태아 후부요도 판막증, 태아 대동맥판막협착증 등 건강에 이상이 발견된 태아도 엄마 뱃속에서 조기에 치료를 통해 완치까지도 가능해졌다.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에 따르면, 쌍태아 수혈증후군은 일란성 쌍태아의 10∼15%에서 나타난다. 태반 내 비정상적으로 연결된 혈관을 통해 한 쪽 태아에서 다른 태아로 혈액이 공급되며 발생한다. 한 쪽 태아는 혈액이 부족해 성장저하와 양수부족을 겪고 다른 태아는 혈액 과다로 심장기능이 떨어진다. 치료하지 않으면 90% 이상에서 쌍둥이 모두 사망해 쌍둥이 임신의 가장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치료는 태아내시경에 달린 레이저를 이용해 양쪽 태아를 연결하고 있는 혈관을 없애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쌍태아 수혈증후군, 방치하면 90% 이상 쌍둥이 모두 사망 태아내시경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양수과다 증상을 보이는 태아 쪽의 양수를 반복적으로 제거해 산모의 증상과 태아 상태를 일시적으로 호전시키고 조기 진통을 예방하는 정도에 그쳤었다. 원혜성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소장(산부인과 교수)은 “태아내시경을 통한 쌍태아 수혈증후군 치료는 태아 간의 혈류 연결을 차단함으로써 두 태아 모두를 살리는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라며 “국내에 도입된 후 높은 성공률을 보이며 안전한 수술로 자리매김 해왔다"고 말했다. 쌍태아 수혈증후군에 대한 태아내시경 수술은 고난이도에 속한다.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인정을 받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우선 양쪽 태아를 연결하고 있는 혈관을 없애기 위해 엄마의 배꼽을 통해 자궁 안에 태아내시경을 삽입한다. 그 다음 혈관 상태를 관찰하면서 레이저로 혈관 사이에 흐르는 혈액을 응고시켜 태아간의 혈류 연결을 차단한다. 이 과정은 약 30분 이내로 진행된다. 레이저 치료가 끝나면 늘어나 있는 양수를 빼내 압력을 낮춰주는 치료가 15분 정도 이뤄진다. 보통 1시간 이내면 모든 치료가 끝난다. 임신 20주 전후 산전 초음파 검사에서 발견되는 태아 대동맥판막협착증도 엄마 뱃속에서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심장의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를 연결하는 문인 대동맥판막이 좁아지고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아 심장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풍선확장술을 통해 좁아진 대동맥판막을 넓히는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시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면 심장기능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해 출생 후 추가적인 심장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다. 고위험 임신에서 후부요도 판막증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이 질환은 태아의 방광 입구에 있는 판막이 두꺼워져 요도로 소변이 배출되지 못하는 질환으로 남자 태아에게서 비교적 흔히 발생한다. 태아 단계에서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방광 내 소변이 신장으로 역류해 신장 기능을 망가뜨려 생존까지 위협한다. ◇임신 기간 동안 정기 검진 꾸준히…20주엔 정밀초음파 필수 치료는 태아의 방광과 양수 사이에 션트(작은 관)를 삽입해 소변이 양수 내로 배출되게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산모의 피부를 국소 마취해 시행하므로 산모의 부담도 크지 않고 분만 시까지 신장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 태아가 혈액이 부족한 경우에는 몸이 전반적으로 붓고 심장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빈혈이 심하면 태반에 부착된 탯줄 혈관에 바늘을 꽂아 수혈을 하게 된다. 수혈이 잘 시행되면 태아가 정상 기능을 회복할 수 있으며 완치도 가능하다. 원혜성 소장은 “임신 기간에 정기 검진을 꾸준히 받고, 이상이 확인된 경우에는 포기하지 않고 태아치료 등 적절한 조치를 시행한다면 큰 문제없이 건강한 아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아기형을 예방하고 줄이려면 임신 전에 만성질환 여부를 확인하고 몸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유전이나 환경뿐 아니라 비만, 당뇨 같은 질환이 태아의 기형과 큰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20주가 되면 정밀초음파 검사를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산 전에 기형 여부를 진단하는 방법은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 양수 검사, 융모막 검사 등 크게 4가지다. 특히 임신 20~24주에 시행하는 정밀 초음파 검사는 선천성 심장질환, 다낭성 신장질환 등 진단에 유용하다. 상당수 선천성 기형은 태아 시기에 치료가 가능해졌다. 선천성 횡경막 탈장, 선천성 낭종이형성증, 선천성 요로 폐쇄증, 천미골 기형, 수막 척수류, 복벽기형, 쌍생아 간 수혈 증후군 등이 태아 수술의 주요 대상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온클라우드, ‘메타버스 진료플랫폼’ 남미 진출 본격화

한국형 메타버스 진료플랫폼의 남미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메타버스 진료플랫폼 개발·운영 업체 헬스온클라우드는 7일 지난달 26일 브라질 리우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제2차 한·중남미 무역·혁신 포럼'에서 자체개발한 메타버스 진료플랫폼 '큐리스올(CURISALL)'과 교육플랫폼 '메드티스(MEDTIS)'을 시연하고, 국산 소프트웨어의 남미 시장진출 가능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헬스온클라우드는 IDB의 지원으로 올해 1월부터 콜롬비아 헬스케어 디지털전환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스타트업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큐리스올과 메드티스를 활용하여 콜롬비아에 중증질환(암, 심장질환, 뇌질환, 어린이질환) 원격의료자문과 클라우드 기반 전문의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포럼은 한국과 중남미 기업 간 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작년 10월 멕시코시티에서처음으로 개최된 후 두 번째 행사로 G20 의장국이자 한국의 중남미 주요 무역 대상국인 브라질에서 개최됐다. 올해 포럼에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비롯하여 제라우두 아우키민 브라질 부통령 겸 개발산업통상서비스부 장관, 일랑 고우드파잉 IDB 총재를 비롯해 브라질, 멕시코, 칠레 등 중남미 23개국에서 4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헬스온클라우드의 큐리스올·메드티스 시연은 폐암 수술의 대가인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심장혈관흉부외과)는 진행했다. 브라질 현지 병원에서 이뤄진 흉강경 수술 시연으로 한국을 비롯해 콜롬비아·영국·인도에도 실시간 중계됐다. 전 교수는 이번 포럼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콜롬비아 시범사업의 성공적 수행을 바탕으로 브라질, 맥시코 등 남미 지역에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술과 솔루션을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장을 역임하며 벤처기업들과 병원이 협업하는 '헬스케어 혁신파크'를 열고, 최신 의료기술과 병원시스템을 러시아·중동 등에 수출하는 등 한국의료의 세계화에 힘을 쏟았고, 현재 벤처기업 헬스온클라우드(대표 박억숭)의 자문위원장을 맡아 중남미 지역에 한국의 디지털 헬스케어를 이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 교수는 6일 본지와 통화 취재에서 “원격의료자문과 교육시스템은 전세계 우수한 의료 인프라를 현지에 손쉽게 이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 수출 기회가 여전히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헬스온클라우드에 따르면, '콜롬비아 헬스케어 디지털전환 프로젝트'는 KT의 갑상선초음파 인공지능 판독시스템, AiNEX의 위·대장 내시경 인공지능 판독시스템 등이 적용돼 콜롬비아 보고타 주요병원에서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마크로젠도 폐암환자의 유전분석, 삼광은 분자진단기술을 제공하고 있으며, LVIS의 뇌파판독 시스템도 현지 적용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 이번 포럼에서 헬스온클라우드의 영국법인장인 맨체스트 대학병원 랄프 메키넌 교수(소아중환자 전문의)가 큐리스올과 메드티스를 활용해 한국과 콜롬비아, 인도 및 영국의 전문의들의 동시에 모여 원격의료자문을 제공하는 모습도 시연됐다. 특히, 라틴 아메리카에 제공하기 위해 개발한 간호교육, 의료시뮬레이션, 조산원 교육, ECMO 교육을 소개해 현지 전문가들로부터 주목받았다. 헬스온클라우드 관계자는 “콜롬비아 헬스케어 디지털전환 프로젝트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주개발은행(IDB)이 프로젝트를 신사업으로 승인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멕시코와 브라질로 프로젝트를 확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멕시코에선 대사질환과 당뇨병을, 브라질은 심장질환과 종양질환에 집중하고 동시에 아마존 지역의 의료혁신 프로그램도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분당서울대병원, 관상동맥질환 위험예측 ‘심전도 분석 AI’ 개발

인체의 심장은 평생 동안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기 위해 관상동맥이라고 불리는 3개의 혈관을 통해 심장근육에 막대한 양의 혈액을 공급받는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등으로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장근육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관상동맥이 다 막히지 않고 내경이 좁아진 상태를 '협심증', 좁아진 상태에서 혈전(피떡) 등으로 혈액 공급이 막히고 심장근육이 마비 및 괴사하는 질환을 '심근경색'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는 심장질환의 대다수가 여기 속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6일 “순환기내과 윤연이·조영진·박지석, 응급의학과 김중희 교수 연구팀은 급성심근경색과 달리 가슴통증이 지속되지 않는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도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을 고위험군을 판별할 수 있는 심전도 분석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을 방문한 2만 1866명 환자들의 심전도 데이터를 활용한 이번 연구에서 관상동맥질환을 '관상동맥 내경이 50% 이상 좁아진 것'으로, 혈관 3개 중 2개 이상에서 협착이 발생한 경우를 '다혈관 질환'으로 정의했다. 연구팀이 별도의 코호트 연구에서 수집한 4517명의 환자 데이터를 검증한 결과, 알고리즘이 산출한 수치(디지털마커)의 정확도를 의미하는 AUC(곡선하면적)는 최대 0.840에 이를 정도로 우수한 성능을 보여 임상적인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그간 심전도 분석으로는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를 평가하기 어려웠던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 심근경색 등의 고위험군을 평가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솔루션이 개발된 것으로 의미가 깊다. 급성심근경색으로 심장에 혈액 공급이 극심하게 제한되면 환자들이 느끼는 대표 증상은 '가슴통증(흉통)'이다. 이 경우 증상이 느껴지는 즉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혈관을 재개통 및 확장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 응급실에서 빠른 판단 및 조치를 위해 흉통 환자를 대상으로 간단한 심전도 검사만 시행해도 심근경색 등 급성 관상동맥 질환의 여부를 판별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인공지능 기반 심전도 분석기술들은 대부분 가슴통증이 심하고 심전도 변화가 비교적 뚜렷한 응급 환자에 한해서 활용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흉통이 간헐적이고 심전도 변화가 뚜렷하지 않은 '안정형 협심증' 환자를 대상으로는 관상동맥에 문제가 있는지 찾아내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병원에서 검사를 시행할 때 흉통 등의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는 사용이 어렵다는 의미다. 윤연이 교수는 “심전도 기기와 연결 없이 심전도 결과를 사진 촬영만 해도 분석할 수 있어 스마트폰만 있다면 누구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범용성이 아주 높은 솔루션"이라며 “응급실뿐만 아니라 외래 진료나 건강검진까지 관상동맥질환 고위험군을 선별하기 위한 용도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디지털마커 외에도 심전도만으로 심혈관 사망, 발작성 심방세동, 좌심실 비후, 비후성 심근병증, 심장판막질환과 같은 다양한 질환들을 조기진단 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마커들을 발굴했다"며 “이들을 총망라해 현재 1차 의료기관에서도 활용 가능한 심전도 분석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추후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학술지 'European Heart Journal Digital Health'에 게재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영유아 ‘심한 설사병’ 주의보…로타바이러스 장염 확산

설사는 전 세계적으로 영아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생후 12개월 전 영아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무더운 날씨는 세균과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좋아 설사병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영유아에서 발생하는 심한 설사의 가장 흔한 원인은 로타바이러스 감염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장마와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로타바이러스 장염 환자가 늘고 있다.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5세 미만 어린이 사망의 주원인을 차지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로타바이러스는 대부분 부모나 친구 등 사람을 통해 전파되지만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 섭취, 오염된 가구 혹은 장난감과 같은 매개물로도 전파가 이루어진다. 영유아가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될 시 구토·고열·심한 설사 등의 증상이 4∼6일간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로타바이러스는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로타바이러스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이 없고, 지사제나 항생제, 장운동 억제제도 사용도 권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영아에서 고열이 지속될 경우 탈수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이 경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로타바이러스는 아직까지 특별한 항바이러스제 치료법이 없어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법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모든 국가의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로타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포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부터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됐다. 백신을 접종한 아이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경미하거나 별다른 증상없이 지나갈 수 있다. 대체로 첫 감염 시 증상이 가장 심하므로 생후 6주 이후 최대한 빠르게 접종을 마치는 것이 좋다고 학계는 권고한다. 1차 접종은 생후 6주 이후부터 늦어도 15주가 되기 전까지 완료하고, 생후 8개월이 되기 전까지 모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백신은 로타릭스와 로타텍 두 종류로, 둘 다 먹는 약이다. 접종 횟수는 △로타릭스 2회(생후 2, 4개월) △로타텍 3회(생후 2, 4, 6개월)다. 두 백신 중 하나를 선택해 접종 가능하며, 1차 접종 이후에는 동일한 제조사 백신으로만 접종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백신 성분에 심한 과민반응이 있는 영아 △영아 장중첩증을 앓은 병력 및 위장관 이상이 있는 영아 △아나필락시스 등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한 영아 △중증복합면역결핍증이 있는 영아 등은 백신접종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무료로 이뤄진다. 전국 보건소 및 위탁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이 가능하며, 구체적인 예방접종 기관 현황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타릭스는 국내에서 접종 완료 시기가 가장 빠른 로타바이러스 예방백신이다. 2회로 접종이 완료돼 최소 접종가능연령인 6주차에 접종을 시작하면, 중증 로타장염 증상이 많이 발생하는 생후 3개월 이전에도 예방이 가능하다. 5가지 유전형에 의한 위장관염을 예방할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영준 교수는 “로타바이러스는 반복되는 설사와 구토로 탈수를 유발하는데, 영유아에게 탈수는 몹시 치명적일 수도 있다"면서 “영아 시기에 로타 장염이 가장 많이 발생하며 전염성도 매우 강해 가정, 어린이집 등에서 전염이 흔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빠른 접종 일정 완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낮엔 폭염, 밤은 열대야…‘열사병 10분’ 생사 갈린다

장마가 끝나고 8월에 접어들자마자 극한의 폭염과 열대야(熱帶夜) 현상이 연일 이어지면서 만성질환자·노약자뿐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무더위 건강관리'에 적색경보가 켜졌다. 기상청은 5일 전국에 폭염특보를 발령했다. 일사병·열사병·열실신 등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급증하고, 사망자 또한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폭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응급환자와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관광지 여행, 물놀이 등 야외 엑티비티 체험 등 평소보다 신체활동이 활발해 질 수밖에 없다는 특성상 자칫 과도한 일사량 노출이나 체내 수분(땀) 유출은 온열질환 발생 위험을 자초하게 돼 각별한 자제와 주의가 요구된다. 온열질환이란 고온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어 체온의 상승이나 수분·전해질 부족 등이 발생하는 여러 신체 이상을 말한다. 열사병, 일사병, 열피로(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는데 심부 체온이 40℃를 넘는 고체온에다 의식 장애가 동반되는 열사병이 가장 위험하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어린이(체온조절기능 미숙)나 노약자(체온조절기능 저하)는 정상 성인의 60~70%밖에 방어기능이 되지 않는다. 인체 방어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체온(열)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뇌 중추에서 빨리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혈압·심장병·당뇨병·콩팥병 등 만성환자들은 보통의 어린이나 노인보다 더 위험하다. 정상인 경우에도 과로나 과음을 하면 온열질환을 피해가기가 어렵고 심지어 심장이벤트(심근경색·부정맥·심부전 등)까지 겪게 된다. 잠을 제대로 못잔 상태에서도 체온 조절 및 방어기능이 크게 떨어진다. 순환기내과 전문의 노태호 원장(노태호 바오로내과)은 “폭염에 시달려 심장이 빨리 뛰거나 불규칙해지면 우선적으로 몸을 기대거나 뉘여 안정을 취하면서 추이에 따라 병원에 가거나 119를 부르는 등의 조치를 취하라"고 당부했다. 당뇨병 환자는 무더위에 노출되면 땀을 흘리면서 일시적으로 혈당 수치가 올라간다. 혈액의 농도가 진해지기 때문이다. 당분 덩어리인 빙과류나 청량음료는 혈당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냉수나 시원한 보리차·녹차를 마시거나 수분 함량이 많고 당도가 낮은 과일·채소를 먹으면 좋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조영민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자율신경에도 합병증이 생겨 뜨거운 야외와 차가운 실내 환경에 교대로 노출되면 체온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온열질환 구급활동의 70%는 오후 2∼5시 사이에 이뤄졌다. 이 시간대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 가장 더운 시간대(낮 12시~ 오후 5시) 야외작업·운동 등을 피해야 한다. 시원한 곳에서 휴식하기, 규칙적으로 물 마시기, 외출 때 햇볕을 차단하고, 헐렁하고 밝은 색의 옷 입기 등이 안전수칙의 기본이다. 열사병은 온열질환 가운데 가장 위험하다. 10분만 방치해도 생명이 위험해진다. 더운 공기와 강한 태양의 직사광선을 오래 받아 급격히 올라간 체온을 제대로 낮추지 못해 생긴다. 무덥고 밀폐된 실내 공간 등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작업이나 운동으로 상승한 몸의 열을 밖으로 배출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온에 노출된 후 40℃ 이상의 고열이 있지만 땀이 잘 나지 않으며 발작이나 혼수 같은 응급상황이 동반된다. 응급실로 빨리 옮기되 급격히 체온을 낮추는 조치를 해야 한다. 옷을 벗기고 찬물을 붓거나 얼음물에 몸을 담가서라도 체온을 '39℃ 이하'로 빨리 내려주어야 한다. 미지근한 물이나 찬물을 뿌리면서 수건이나 부채로 계속 부채질을 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물을 먹이면 기도가 막혀 더 위험할 수 있다. 응급처치에도 회복이 잘 안되면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준다. 열탈진(열피로)은 고온 환경에서 수분 보충이 원활하지 않거나, 장시간 땀을 많이 흘리면서 염분이 적은 저농도의 물만 보충했을 때 흔히 일어난다. 피로, 기력 저하, 어지럼증, 두통, 오심, 구토, 근육 경련 등을 호소한다. 체온은 40℃ 미만이고 대개 땀을 계속 심하게 흘린다. 이런 상태를 제대로 처치하지 않으면 일사병이나 열사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 서늘한 곳으로 이동시켜 옷을 벗기고 바람으로 체온을 낮춰준다. 구토증세가 나타나지 않고 의식이 뚜렷하며, 빈맥이나 부정맥 없이 심한 고열상태가 아니면 수시간 내에 회복된다. 열경련은 근육 경련과 통증이 특징적이다. 몇시간 동안 격렬한 활동을 한 직후나 휴식·샤워 중에 주로 종아리, 허벅지, 어깨, 배 근육에서 나타난다. 운동 중 땀을 많이 흘리면서 물만으로 수액을 보충해 혈액에서 나트륨 농도가 감소하면 흔하게 발생한다. 체온은 정상이거나 올라갈 수 있다. 우선 경련이 있는 근육을 스트레칭하고 이온음료로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열실신은 더위로 인해 갑자기 쓰러지는 것을 말한다.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탈수가 되면 체온을 낮추느라 혈액이 피부쪽으로 쏠려 몸속의 장기나 뇌에 피의 양이 부족해진다. 누워서 다리를 올리며 안정을 취하고 수분을 섭취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호전이 잘 안되는 경우 수액주사제 치료가 필요하다. 열사병과 같은 심각한 단계에서는 지체 없이 응급실을 방문해 정맥 주사를 통한 수액 보충과 열을 떨어뜨리는 치료와 동시에 중환자 처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오상훈 교수는 “열에 대한 신체의 반응이 둔한 어린이나 노약자, 환자들은 온열질환 발생 전 예방이 중요하다"면서 “항상 날씨 예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장시간 고온의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무더위 스트레스는 한낮이 아닌 밤에도 찾아온다. 밤 시간대 기온이 25℃ 이상을 기록하는 열대야에는 잠자는 동안 체내의 온도조절 중추가 발동한다. 중추신경계가 흥분하고 심박수도 증가한다. 푹 자는 단계인 렘(rem)수면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열대야에 시달리면 아침이 되어도 온몸이 무겁고 피곤함을 느끼며, 낮에는 꾸벅꾸벅 졸거나 두통·소화불량까지 일어나기 쉽다. 열대야 속에서 조금이라도 쾌적한 숙면을 취하는 방법으로 전문의들은 잠자기 1~2시간 전 미지근한 물로 목욕이나 샤워하기를 권고한다. 그러나 덥다고 잠들기 직전에 목욕하거나 너무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면 오히려 잠이 드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고 부연설명했다. 또한, 열대야에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하는 것은 수면에 안 좋다. 알코올의 수면 효과는 잠깐뿐이고 오히려 숙면하는데 방해가 된다. 카페인이 든 커피, 홍차, 초콜릿, 콜라와 담배는 각성효과가 있어서 수면을 방해하므로 피해야 한다. 잠들기 전 수박이나 음료수를 많이 먹으면 배뇨작용을 촉진해 잠에서 소변을 보기 위해 자주 깬다. 초저녁의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은 숙면을 돕지만 잠들기 2시간 이내에 운동을 하면 상승한 체온으로 잠들기가 더 힘들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잠을 청한 지 15분 내에 잠이 오지 않으면 잠자리를 벗어나서 몸을 식힌 후 다시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더워서 잠들기 힘들다고 에어컨을 장시간 강하게 틀어 놓고 환기를 안 시키면 '냉방병'이 생길 수 있고, 갑작스러운 체온 저하와 혈액순환 장애로 피로감이나 두통이 오고 심하면 신경통, 소화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잠을 잘 때 에어컨은 강하게 잠시 틀어 놓았다가 끄는 것보다는 약하게 여러 시간을 틀어 놓는 것이 낫다. 한의사 변희승 원장(여의도 한의원)은 “열대야에 뒤척이며 늦잠을 자기보다 오히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좋으며 잠이 모자라 낮에 졸릴 땐 15∼30분 정도 가벼운 낮잠을 자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면서 “일어난 후 미지근한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하고 스트레칭이나 체조, 산책 등을 통해 활력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우리들병원, ‘최소절개·무수혈’ 척추디스크 수술 입증

척추 디스크가 상하고 척추가 불안정해지면 인공 보형물을 삽입해 척추의 안정화를 돕는 '척추유합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척추유합술은 접근 방법에 따라 수술 방식과 회복 기간에 큰 차이를 보이는 치료이다. 과거 뒤쪽에서 병변 부위로 접근하는 후방 접근법을 시작으로 추간공 접근법, 측방(옆구리) 접근법, 그리고 가장 최신 방식인 배꼽 근처 복부를 통해 접근하는 전방 접근법까지 다양하게 개발되었다.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 우리들병원(회장 이상호)은 5일 “허리뼈와 주변 정상조직을 손대지 않고 최소 절개로 복강내 공간으로 접근해 디스크 변성과 척추뼈 변형을 고치는 '전방접근 무수혈 척추유합술'을 개발, 척추관 협착증, 척추 전·후방 전위증, 퇴행성 디스크 변성증 등을 성공적으로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방접근 무수혈 척추유합술은 복부에 2~3㎝ 최소한의 절개로 상한 디스크를 제거하고 뼈의 정렬을 맞춘 후 인공 뼈를 넣고, 역시 최소 상처로 등 뒤에서 젓가락으로 찌르듯이 핀으로 고정해주는 최신 수술법이다. 해부학적 구조상 뒤에서는 삽입할 수 없는 인공뼈도 앞쪽으로 삽입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척추를 유합하고 재건할 수 있으며, 척추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므로 신경 유착의 위험이 적어 수술 후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 같은 후유증이 거의 없다. 최소한의 상처를 내기 때문에 수혈이 필요 없고 입원 기간이 짧아 사회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 신경외과 전문의 이상호 회장은 “전방접근 유합술은 치료효과가 매우 뛰어나지만 어려운 기술이기 때문에 오랜 훈련과 경험, 숙련도가 중요하며 복부 안의 혈관들이 다치지 않도록 복부·혈관외과 협진이 꼭 갖춰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들병원은 척추변형 수술, 재수술, 흉추 수술 같이 고난이도 수술의 경우 신경외과, 정형외과, 일반외과,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팀을 구성해 수술 계획부터 협업하는 팀서저리(Team Surgery) 상호협력시스템을 구축했다. 전방접근 무수혈 척추유합술의 안전성 및 안정성과 치료효과를 입증하는 연구논문을 '스파인(Spine)' 등 유수의 국제학술지에 수차례 발표했다. 이상호 회장은 “유합 수술이 필요한 치료 단계인 경우에도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과거 크게 절개하고 후유증이 큰 수술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두려움이 크다"면서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안전하고 성공률 높은 최신 기술을 통해 수술 후유증의 위험 없이 일상생활로 빠르게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대상 청정원, ‘천연당’ 알룰로스에 맛들이다

대상㈜이 주력 신사업으로 꼽고 있는 천연당 '알룰로스'의 소비자용 제품을 최근 선보이며 전방위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신사업 확대를 위해 제품 대중화에 나선 동시에 해외시장까지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천연당 키우기'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3일 대상에 따르면, 자체 대표 브랜드 '청정원'을 통해 일반 소비자용 알룰로스를 처음 선보였다. 요리용·시럽용 2종으로, 용도별로 점도·감미도를 달리 만든 맞춤형 제품인 점이 특징이다. 기존 B2B(기업간 거래) 시장에 이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까지 알룰로스 판매 보폭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알룰로스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희소당이다. 앞서 발암물질 논란을 겪은 아스파탐 등 합성 화학물과 달리 무화과·건포도 등에서 추출한 '안전한 당'으로 꼽힌다. 특히, 열량이 설탕의 약 10분의 1로 낮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대상 관계자는 “청정원 소비자용 제품 외에도 식초 등 청정원 브랜드 일부 제품에 알룰로스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향후 다양한 제품 재료로 알룰로스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상은 올 들어 지난 1월 대체당 통합 브랜드 '스위베로'를 출시해 B2B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어 소비자용 B2B 제품을 내놓은 것도 최근 저당·저칼로리 열풍에 대체 감미료 수요가 증가세인 만큼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해 7월 전북 군산 전분당 공장에 300억원 가량을 투입해 국내 최대 규모의 알룰로스 전용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대상을 제외하면 현재 국내에서 알룰로스를 생산·판매하는 업체는 삼양사 정도이다. 이처럼 대상이 알룰로스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해외 시장조사기관 포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약 10조3290억 원 수준이었던 대체당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오는 2029년 약 17조 7107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강력한 '당 저감' 정책을 펼치는 선진국 시장의 트렌드를 파고들어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2018년 음료 100㎖ 당 설탕 첨가물 5g이상 함유한 음료에 1ℓ당 세금 0.18파운드를 부과하는 '설탕세'를 도입하는 등 과도한 설탕 섭취를 규제하는 분위기다. 대상은 알룰로스 B2B 브랜드 '스위베로'를 발판으로 글로벌 대체당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출시 초기임에도 스위베로 브랜드 이름으로 알룰로스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달 14~17일 미국 시카고 '국제식품기술전시회(IFT) 2024'에 참가해 스위베로 홍보에 나서는 등 현지 인지도 향상에 힘쏟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B2B 시장은 국내에서 제로 음료 생산 등을 목적으로 알룰로스를 사용하는 음료사의 수요가 높은 반면, 미국은 제과사 중심으로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대상은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유럽까지 알룰로스 수출지역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스마트케어센터’ 개소

경기도 수원의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이 '스마트케어센터'를 열고 환자 중심의 혁신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에 들어갔다. 5일 성빈센트병원에 따르면, 스마트케어센터는 최첨단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을 이용한 진단, 검사, 교육 등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즉, 심전도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심부전을 조기에 진단하는 'AI-ECG'를 비롯해 △망막을 촬영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닥터 눈(Dr.Noon)' △폐 수술 전후 또는 호흡기 환자들의 폐호흡 재활훈련을 돕는 '애드에이블' △손가락 체혈 없이 혈당을 연속측정해 관리하는 '리브레' △통증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모니터링 하는 '올튼' 등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의료장비들을 자랑한다. 또한, 전담간호사가 센터에 상주해 환자들에게 스마트 의료기기를 활용한 검사와 관리를 진행하며, 실시간 모니터링 및 디지털 교육 시스템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질병을 예측·예방하는 등 의료진과 환자간 소통을 확대해 양질의 스마트 헬스케어를 제공할 계획이다. 성빈센트병원장 임정수 콜베 수녀는 “스마트케어센터 개소는 보건의료 패러다임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혁신적인 변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혁신실장 고승현 교수(내분비내과)도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 의료시스템을 활용해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스마트 케어 센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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