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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내달 19일 사채권자 집회 연다…‘롯데월드타워’ 담보 추가

롯데케미칼이 다음 달 19일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사채권자 집회를 연다. '유동성 위기설'이 확산되자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특약사항 조정을 위해 그룹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다음달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회사채 사채관리계약 변경을 위한 사채권자 집회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사채권자 집회는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재무 약정 위반 대상이 된 회사채는 2조450억원 규모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회사채 원리금 지급 의무가 완료될 때까지 연결 기준 3개년 누적분 평균치로 △부채 비율 200% 이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자 비용 5배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특약사항이 책정돼 있다. 문제는 롯데케미칼이 장기간 적자를 보면서 EBITDA/이자 비용 지표가 올 9월 말 기준 4.3배까지 줄어들면서 회사채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은 △EBITDA/이자 비용 5배 이상 조건을 조정하는 대신 특별 이자와 함께 은행권 보증을 추가 제공하는 방안을 사채권자 집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그룹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은행 보증을 받아 회사채의 신용도를 보강하는 조건이다. 약 6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한 은행 보증을 통해 회사채의 신용도를 보강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지주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그룹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해 시장 우려를 불식하고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할 것"이라며 “이번 시중은행 보증을 통해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신용도가 높아져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거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의 지난달 기준 총자산은 139조원,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룹 전체 부동산 가치는 10월 평가 기준 56조원이며,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 예금은 15조4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내년 ‘토종 공룡’ 온다…티빙·웨이브 합병 초읽기

양대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웨이브의 합병 작업에 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양 서비스 합병의 최종 관문으로 꼽히던 웨이브의 전환사채(CB) 상환 문제를 양사의 최대 주주인 SK스퀘어와 CJ ENM이 전략적 공동 투자로 해결하면서다. 합병에 남은 건 이제 KT의 결정 뿐인 셈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스퀘어와 CJ ENM은 웨이브에 총 2500억원 규모의 전략적 공동 투자에 나섰다고 밝혔다. SK스퀘어가 1500억원, CJ ENM이 1000억원을 투자한다. 양사는 이를 통해 웨이브·티빙의 OTT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본계약 체결 후 기업결합심사 등을 거쳐 CJ ENM으로 기업결합을 추진하고, 주주 동의를 토대로 남은 통합 절차를 진행한다. 웨이브 관계자는 “기존 재무적 투자자(FI) CB를 상환하고 FI를 전략적 투자자(SI)로 전환할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방송통신·미디어 간 협업 시너지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웨이브는 지난해 8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CB 만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 전략적 공동 투자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와 합의해 투자 목적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선 사실상 두 OTT 사업자의 합병 절차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말 합병 계획을 밝혔지만, 주주 간 이해관계가 첨예해 합의안 도출이 지지부진해지며 당초 목표보다 연기됐다. 티빙의 주주는 48.9% 지분을 가진 CJ ENM 외에 KT스튜디오지니(13.5%)와 재무적 투자자(FI)인 젠파트너스앤컴퍼니(13.5%), 에스엘엘중앙(12.7%), 네이버(10.7%) 등으로 구성됐다. 웨이브는 SK스퀘어가 약 40.5%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19.8%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날 기준 티빙 측 최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를 제외하곤 찬성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합병이 완료되면 국내 최대 규모 OTT가 탄생하며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우선 점유율 측면에서 넷플릭스를 앞지를 수 있게 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격차는 올해 1월 625만5961만명에서 지난달 381만3739명으로 약 40%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웨이브의 MAU는 427만명으로 집계됐다. 양 서비스 중복 가입자 수를 감안하더라도 두 서비스의 MAU가 합쳐지면 넷플릭스를 추월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티빙은 다음달부터 애플TV 플러스 브랜드관을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웨이브가 현재 자회사 웨이브아프리카를 통해 추진 중인 글로벌 사업 확장 작업이 더해질 경우, 해외 시장 공략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합병법인 출범은 내년 상반기로 점쳐진다. 윤상현 CJ ENM 대표는 “이번 투자로 이용자 편의성 제고와 콘텐츠 공급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사업적 협력이 가능해졌다"며 “이용자 만족도는 물론 토종 OTT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OTT 시장도 꽉 찼다…생존 위한 ‘합종연횡’ 전략 부상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진 모양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선 결합 상품 제휴 범위를 확대하는 '번들링 전략'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가입자 이탈을 막으면서 신규 가입자 저변을 넓히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7일 플랫폼·OT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플러스 멤버십 콘텐츠 혜택에 넷플릭스 이용권을 추가했다. 해당 이용권은 월 5500원에 풀HD(1080p) 해상도 영상을 제공하며, 2인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별도 비용 없이 광고형 스탠더드 이용권에 해당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구독가는 월 4900원, 연간 구독 시 월 3900원 수준이다. 넷플릭스를 단독으로 구독할 때보다 600원~1600원가량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티빙은 애플TV 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한 브랜드관 신설로 맞불을 놨다. 이는 티빙 앱으로 애플TV 플러스 인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티빙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며, 다음달 10일부터 적용된다. 애플TV 플러스는 그동안 아이폰·아이패드 등 자사 상품을 통해 전용 앱으로만 고화질 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이번 협업을 통해 안드로이드 이용자도 티빙 앱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OTT 사업자가 통신 3사와 결합 상품을 출시한 사례는 많았지만, 플랫폼 사업자와의 제휴 협력은 처음이다. 특히 토종 OTT와 해외 OTT 사업자 간 파트너십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넷플릭스와 티빙으로선 월간이용활성자수(MAU) 1위 수성을 위한 가입자 유치 전략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신규 가입자 유치가 어려워졌기 때문.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팬데믹 전후 국내 OTT 서비스 가입자수는 2021년 14.90%에서 2022년 8.90%, 2023년 5.20%, 올해 4.30%로 감소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내년 3.60%, 2026년 2.80%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올들어 티빙이 국내 프로야구(KBO) 중계권과 인기 콘텐츠를 앞세워 넷플릭스의 MAU를 턱 밑까지 추격한 상황도 이같은 제휴 전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양사의 MAU 격차는 올해 1월 625만5961만명에서 지난달 381만3739명으로 약 40%가량 줄었다. 넷플릭스로선 격차를 다시 벌려야 하고, 티빙으로선 더 좁혀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방지하는 한편 내실 다지기가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콘텐츠 시장조사업체 메조미디어는 최근 발표한 '2025년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향후 국내 시장에도 다양한 형태의 제휴 전략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OTT 플랫폼들이 앞다퉈 번들링 전략을 도입한 것은 신규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여러 플랫폼 콘텐츠를 한꺼번에 제공하면 이용자 이탈을 막고, 타사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OD 발생한 롯데케미칼, 내년 만기 도래 회사채만 9250억원

롯테케미칼 회사채 다수에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하면서 그 후속 조치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거의 모든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일시적인 적용 유예를 받아낼 가능성이 높아 당장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9250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행한 이후 대규모 회사채를 차환발행(롤오버)하려면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나거나 수요가 부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석유화학 업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롯데케미칼의 성장동력 발굴·확보 작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화학 및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거의 모든 회사채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한이익상실 사유에 대한 적용 유예를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1일 이미 발생된 일부 회사채에 대한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당 회사채는 특약 상 3년 동안 이자비용보다 '현금창출능력(EBITDA)'이 5배 이상이라는 재무관리 지표를 유지했어야 하는데 지난 9월 말 기준 해당 지표가 4.3배 수준으로 유지하지 못했다. 해당 특약이 적용된 회사채는 2조45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면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할 권리가 발생한다. 이 경우 회사채 투자자들이 롯데케미칼에 회사채 만기 이전에 자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다만 롯데케미칼이 최근 열심히 회사채 투자자들을 만나 회사의 상황과 재무 여력 등을 설명한 결과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자금 상환을 요구하지 않고 만기까지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면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지만 롯데케미칼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한없이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내년 이후를 생각하면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내년 초부터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내년 2월 3100억원을 시작으로 내년 총 9250억원의 회사채가 만기를 맞이한다. 당장 2월 만기채의 차환을 결정한다면 롯데케미칼은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고서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수요예측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IB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원하는 금리와 수요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채권금리가 10~20bp만 높아지더라도 이자부담이 9~19억원 가량 늘어날 수밖에 없다. 내후년에도 735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지속적으로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대규모 회사채 만기 도래를 감안하더라도 롯데케미칼이 유동성 위기에 처할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9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4551억원)과 만기 1년 이하인 단기금융상품(1조3730억원) 등으로 총 1조828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차환발행 없이 회사채 상환하기가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 같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면 롯데케미칼이 추진하는 미래성장동력 발굴·확보 작업이 표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석유화학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대부분 화학사가 신규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의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생산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해외 공략을 위해 5조8000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동시에 롯데그룹 차원에서 본다면 대들보인 롯데케미칼이 그룹 전체의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써야하는 상황이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2년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데 2조7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위해 롯데케미칼이 인수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감안하면 롯데케미칼의 성장동력 발굴 작업의 표류가 롯데그룹 전체의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비주력사업이나 자산 매각 등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업계에서 거론되는 롯데렌탈과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매각설도 물밑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당장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해야할 자금을 조달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며 “케미칼이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그룹 전체의 동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롯데그룹 ‘급전’ 마련…부동산 매각으로는 어렵다

최근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과 관련해 롯데칠성음료의 서초동 부지 매각 등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부동산 업계와 금융권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동화 자체도 쉽지 않은 데다가 위기해결을 위해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롯데칠성음료가 보유한 서초동 부지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서초역 사이에 위치한 4만2312㎡ 규모의 땅으로, 현재 물류창고와 영업소로 활용되고 있다. 해당 부지의 장부가액은 4000억원 수준이나, 실제 시장가치는 2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침 롯데케미칼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자금은 약 2조원대로 추산된다. 해당 부지를 유동화할 경우 해결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현장에 다녀갔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해당 부지를 활용하리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해당 부지 활용을 통한 롯데케미칼 유동성 위기 해결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재 이 부지는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서울시의 조시계획조례에 따라 해당부지의 용적률을 끌어올려 매각가를 높이려면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해야 한다. 용도변경을 위해서는 서울시와 사전협상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기부채납 비율 협의 등 복잡한 행정절차도 거쳐야 한다. 여기에 지난 2022년 6월 서울시가 해당 부지를 '특별계획구역3'으로 지정하면서, 롯데칠성은 이미 2026년까지 세부 개발계획을 제출하기로 서울시와 협의한 상태다. 서초구청의 '민선8기 공약사업 관리카드' 자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해부터 서울시와 사업계획 수립 관련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하기에는 부동산 실사와 인허가 등 소요 시간이 너무 길게 걸린다. 당장 다음달 19일로 예정된 롯데케미칼 사채권자 집회가 열리기 전에 매각이 이뤄지거나 사채권자 설득을 위한 활용안을 내놓기에는 어렵다. 이 밖에도 롯데그룹의 부동산 자산은 더 있기는 하다. 롯데그룹은 현재 부동산 자산 56조원 규모를 보유 중이다. 하지만 실제 단기간 내 유동화가 가능한 자산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의 핵심 부동산 자산 중 서울 송파구의 롯데월드타워는 장부가액 1조4000억원이지만 시장 평가가치는 4조4300억원에 달한다. 롯데호텔 본점인 소공동 서울 호텔도 건물과 부동산을 포함해 최대 7조원 수준의 자산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러한 핵심 자산들은 그룹의 상징성을 이유로 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2000년대 후반부터 부동산 자산 유동화를 시도해왔으나, 대부분 점포 정리 수준에 그쳤다. 롯데쇼핑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여러 차례 점포 매각을 진행했지만, 이는 자산 효율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L7 강남, 롯데 시티호텔 명동, 롯데호텔 울산 등을 '패키지 딜' 형태로 시장에 내놓았으나, 가격에 대한 눈높이 차이로 거래가 무산된 바 있다. 최근 매물로 나온 부산 센텀시티 백화점 역시 매출 감소 추세와 경쟁력 약화로 인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핵심자산은 상징성 때문에 매각이 어렵고, 비핵심자산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결국 유휴자산 매각만으로는 당면한 유동성 이슈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화그룹이 활용했던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도 거론되고 있으나, 자산 가치가 워낙 커 매수자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부동산 자산 외에도 예금 15조4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도 4조원 규모의 가용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매각이 용이한 자산을 통해 해결하고, 서초 부지는 장기적인 개발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 서초 부지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그룹 차원의 개발 전략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K-방산 지속성장 위해선 핵심소재 국산화 필요”

국산 무기체계가 글로벌 방위산업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으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소재 국산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KIET) 성장동력산업본부 연구위원은 27일 서울 공군호텔에서 열린 '한국방위산업학회 방산혁신포럼'에서 2022년 기준 기준 마그네슘과 내열합금을 전량 수입하는 등 국방소재 자립도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티타늄·니켈·코발트·알루미늄도 90% 이상 수입했다. 세라믹(51.3%)과 복합소재(47.4%) 등 비금속소재의 수입의존도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철강과 구리는 글로벌 수준의 기업을 보유한 덕분에 국산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는 “우리나라는 앞서 요소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며 “K-방산의 요소수가 무엇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소재가 방산 부품의 일부로 취급되는 등 중요도가 낮게 평가되는 바람에 국산화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장 연구위원은 “소재 공급망을 효율화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여기에서 문제가 생기면 K-방산의 강점인 납기 준수가 어렵게 된다"며 “이미 일부 무기체계의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주요국이 국방핵심소재 자립화·공급망 안정화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진영간 디커플링 등에 따른 영향을 줄이겠다는 공산이다. 일본의 경우 방산소재를 무기체계와 동등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중으로, 최근 방위장비청 주관으로 소재 관련 취약분야도 식별했다. 중국은 민간기업의 군용 신소재 연구와 생산을 장려하고 국방분야 신소재 응용·보급을 위한 인센티브 매커니즘도 구축했다. 소재 수요-공급 매칭 활성화 목적의 공공서비스 플랫폼도 마련했다. 장 연구위원은 △방산물자 지정제도 대신 국방혁신소재 지정제도(가칭) 신설 △방산전략기술(가칭) 내 첨단방산소재 포함 △범부처 거버넌스 강화 △민군겸용 핵심소재 선행 개발사업(가칭) 추진 등이 방산소재 자립화에 도움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의 엔진 국산화를 추진 중인 한화그룹 내 소재 전문가도 발표자로 나섰다. 손인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엔진사업부 소재연구센터장은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등에 따라 항공엔진 및 관련 소부장에 대한 수출입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내 조립·부품 제작·설계를 비롯한 기술력이 많이 개선됐지만, 소재 부문은 여전히 선진국의 40~6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손 센터장은 “항공엔진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의 절반 가량이 소재에 집중된다"며 “글로벌 시장 규모는 4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소재가 우주발사체와 미사일 뿐 아니라 민항기를 비롯한 분야에서도 쓰일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권용남 재료연구원 항공우주재료연구센터장은 “방산소재를 만드는 미국 업체가 국내 보다 크지는 않으나, 트렉레코드와 기술장벽에서 우위"라면서도 “우리 군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풀어가면 도전하지 못할 분야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이민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에어로젤을 피복에 적용한 사례 및 해병대 수색대원들과 진행 중인 필드 테스트 등을 소개했다. 에어로젤은 세라믹을 기반으로 하는 소재로, 강도는 약하지만 경량화와 단열성 향상에 도움을 준다. 김대현 세라잔첨단소재 본부장은 친환경성과 고기능성을 갖춘 자사의 도료가 기존 군에서 많이 쓰이는 우레탄 도료 보다 무기체계의 내열성·내화학성·절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방산학회와 한국생산성본부(KPC)가 운영 중인 '방위산업 최고위과정' 총원우회가 함께 마련한 것으로, 임채욱 산업통상자원부 과장·김영무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소재기술팀장 등이 참가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영상 축사를 보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위기 인정’ DS 고강도 인사 칼바람…‘노익장들’ 전면에

삼성전자가 사장단 정기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는 부회장급 2인으로 늘린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에서는 시니어급 사장들이 등장해 인사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삼성전자는 총 9명 규모의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작금의 위기 상황을 반영해 직급의 무게에 따라 직책을 추가로 부여하고,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 역량이 입증된 베테랑 사장들에게 신사업 발굴 과제를 부여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디바이스 익스피리언스(DX) 부문장·디지털 어플라이언스(DA) 사업부장을 겸하던 한종희 부회장은 전사 차원의 품질 역량 강화 목적에서 '품질혁신위원장'을 추가로 맡게 됐다. 기존 이정배 메모리 사업부장·경계현 삼성종합기술원(SAIC)장은 용퇴했고, 이 자리는 모두 DS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겸직하게 됐다. 또한 전 부회장은 한 부회장과 삼성전자 대표이사직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는 위기 의식을 느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의중이 대폭 반영된 결과라는 게 재계 중론이다. 지난 2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최후 진술에서 이 회장은 “최근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우리가 맞은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치 않다"며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 발 더 나아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사장급 인사에서는 1960년 중반생들이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파운드리 사업부에는 사장급 2인이 부임했다. 파운드리 사업부장을 맡게 된 한진만 신임 사장은 1966년생(만 58세)이고,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 출신이다. 1989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메모리 사업부 D램·플래시 개발실 플래시 설계팀·솔루션 개발실 솔루션 SSD 개발팀장·메모리 사업부 전략 마케팅실장 등을 거쳤다. 2022년부터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 마케팅과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DSA 총괄로 근무하며 미국 최전선에서 반도체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DS 부문 핵심 부서들에서 각종 역량을 쌓아오며 기술 전문성과 비즈니스 감각을 익힌 만큼 글로벌 고객 대응 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선임 배경으로 꼽힌다. 아울러 공정 기술 혁신과 더불어 핵심 고객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현재의 파운드리 비즈니스 경쟁력을 한 단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찬가지로 1966년생인 최고 기술 책임자(CTO)인 남석우 사장은 연세대학교에서 세라믹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전자는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공정을 도입해 2나노급 제품 생산을 하고 있지만 수율이 10~2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 사장을 파운드리 사업부 CTO로 발탁한 것은 메모리·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과 DS 부문 제조&기술 담당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선단 공정 기술 확보와 제조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남 사장은 반도체 공정 전문성과 풍부한 제조 경험 등 다년간 축적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기술력 제고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1963년생인 김용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전략담당(사장)은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미국 썬더버드 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MBA)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김 사장은 반도체 기획·재무 업무를 거친 이력이 풍부해 미래전략실 전략팀과 경영진단팀 등을 경험한 전략·기획통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의료기기사업부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이사에 보임돼 비즈니스를 안정화 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5월 사업 지원 T/F로 이동해 반도체 지원 담당으로 활동해왔다. 이처럼 풍부한 사업 운영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비춰 DS 부문의 새로운 도약과 반도체 경쟁력 조기 회복에 앞장 설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복귀한 고한승 사장은 2008년 그룹 신사업팀·바이오 사업팀에서 현재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키워 13년 간 대표이사로 재직해온 창립 멤버다. 작년에는 창립 12년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해 바이오 시밀러 분야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키워내는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 사장은 그룹 신수종 사업을 일궈낸 경험과 그간 축적된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삼성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7명의 사장을 신사업 발굴·역량 강화 차원에서 업무를 변경한 것은 조직의 분위기 등을 전환해 새로운 변화를 주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유추해보면 향후 뒤따를 부사장급 이하 임원 인사의 폭은 예상보다 다소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소장은 “물러나는 임원도 많아지고, 신규 발탁·보직 변경되는 임원도 다수 생길 것"이라며 “이번에 일부 올드맨이 전면에 나선 것은 삼성전자 내 최상급 인재풀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전자, 정현호·한종희·전영현 유임 ‘찻잔 속 태풍’

내년부터 적용되는 고강도 임원 인사를 단행한 삼성전자가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 27일 삼성전자는 2025년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날 인사는 사장 승진 2명·위촉 업무 변경 7명 등 총 9명 규모로 이뤄졌다. 당초 용퇴할 것이라는 설이 돌았던 정현호 사업 지원 T/F장(부회장)은 현직을 지키게 됐고, 대표이사직은 기존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전영현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공동 수행하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해 부문별 사업 책임제 확립과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 지속 성장 가능한 기반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이번 인사를 통해 한종희 부회장을 수장으로 하는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해 품질 분야의 근본적인 혁신을 이끌어 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영현 부문장은 사장급인 메모리 사업부장과 삼성종합기술원(SAIT)의 수장 자리까지 꿰찼다. 최근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 등 반도체 사업부들이 부진한 실적을 보였고, 회사가 방향성과 경쟁력을 모두 잃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3조8642억원으로 7조299억원을 기록한 SK하이닉스 대비 54.97%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 전 부문장은 지난달 8일 본인 명의로 '반성문'을 내며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고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라며 “단기적인 해결책보다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인사 칼바람 예고라고 평가했고, 전 부문장의 직함이 대폭 늘어난 것을 통해 공식 확인이 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메모리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 체제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대형 고객사 수주 실적이 전무하다 못해 올해 상반기 1조50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파운드리 사업부의 수장도 전격 교체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 마케팅과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DSA 총괄 한진만 부사장을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으로 승진, 발탁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이번 사장단 인사의 포인트는 2명의 부회장 체제를 견고히 하는 것"이라며 “'집중'·'쇄신'·'전환' 세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메모리 사업부를 전 부문장이 맡은 것 자체로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대표이사가 책임지고 조직을 좀 더 체계적이고 집중력 있게 관리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부연했다. 오 소장은 “파운드리 사업부장직을 새로운 인물로 채운 것은 삼성전자가 새로이 출발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주는 쇄신의 단면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GU+ 떠나는 황현식 “사람은 우리가 1등…선두 도약 응원하겠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더 높은 곳을 향해 가는 앞으로의 여정을 응원하겠다"며 임직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황 대표는 최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제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보냈던 LG유플러스를 이제 떠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1999년 LG유플러스의 전신인 LG텔레콤에 입사해 20년 이상 근무해 왔다. 지난 2021년 3월 대표로 취임한 이후 약 4년 동안 재임했다. 역대 재임자 중 첫 내부 승진 사례로 꼽힌다. 지난 21일 이사회를 통해 LG 경영전략부문장인 홍범식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면서 퇴임하게 됐다. 황 대표는 “1999년 6월 1일 강남에 있던 사무실에 첫 출근을 했다"며 “그 이후 지금까지, 온갖 희노애락을 겪으면서 함께 했던 회사를 떠나려 하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입자 600만명 성과, 3사 합병과 4세대 이동통신(LTE)을 통한 도약, 모바일 회선수 2위 달성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힘을 모아 회사를 키워오는 동안 제가 함께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영광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LG유플러스가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온 가장 큰 이유로 임직원들의 노력을 꼽았다. 그는 “우리 회사가 비록 경쟁사에 뒤져 (사업 부문에선) 3위지만, 사람은 우리가 1등"이라며 “순수하게 사람의 힘으로 이 위치까지 왔으며 가장 치열히 고민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고 가장 열정적으로 일하는 집단이고, 결국에는 1등으로 간다. 이 믿음을 더욱 굳건히 가지면서 떠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제겐 항상 좋은 선배님들이 있었고, 좋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제가 선배이자 리더의 위치에 있게 되면서는 정말 훌륭한 후배들을 만났다"며 “그들과 함께 저도 성장할 수 있었다. 필요할 때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제가 운이 좋고 복이 많았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LG유플러스가 지속 성장해 1등으로 우뚝 설 날을 기다리며 응원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단독] 산업부 주최 행사서 ‘화웨이는 애국 기업, 美 제국주의, 中이 승리’ 발표 논란

정부 주최 반도체 산업 행사에서 중국이 미국의 제국주의 제재를 극복할 수 있다며 화웨이와 중심국제집성전로제조유한공사(SMIC)를 애국·기술 기업으로 소개해 논란이 예상된다. 2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반도체산업협회·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공동 주관한 '시스템-반도체 포럼'이 열렸다. 연사로 나선 이병인 한중시스템IC협력연구원장은 “미국 정보 기관은 2012년부터 화웨이 통신 장비의 제3세계 진출을 상시 감시하고 있고, 관계 당국은 ZTE 벌금을 물리고 임원을 해임토록 하며 7년 간 자국 기업과의 거래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소개했다. 또 “미국의 제재는 SMIC·화웨이와 주요 중앙 처리 장치(CPU)·인공 지능(AI)칩 업체에 집중됐고 중국은 전방위적인 국산화로 대응하고 있다"며 “미국 주도의 반도체 생태계 탈피를 위한 노력은 집적 회로 내 재사용이 가능한 회로 집합인 IP와 전자 설계 자동화(EDA)로부터 시작됐고, 2015년 반도체 굴기 선언 이후 중국 팹리스 산업은 최근 포화 상태의 징후를 보이며 성숙 단계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의 제재 탓에 공정 진화의 한계에 도달했음에도 중국의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기금 투자와 세제 혜택 덕에 양적 성장을 지속 중"이라며 “100% 국산 장비를 이용한 65나노급 파운드리 공장도 건설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중국의 자기 평가' 목차의 슬라이드를 통해서는 '화웨이와 SMIC는 미국의 탄압을 극복한 애국 기술 기업', '미국의 제재는 자유 무역주의를 훼손하는 제국주의적 발상이고, 중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적힌 문구를 보여줬다. 같은 슬라이드에서는 '(공산)당(党)이 선도하는 전략에 밸류 체인 전체의 민간 참여자들이 따르고 있음'이라는 문구를 빨간 글씨로 처리해 사실상 중국 공산당의 입장 내지는 프로파간다를 소개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 행사의 취지는 중국 시스템 반도체의 글로벌화가 국내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내년 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해 공유하고 논의하는 데에 있었다. 또한 미국 중심의 반도체 동맹 '칩4'의 일원인 대한민국 산업부가 개최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 원장이 수장으로 있는 한중시스템IC협력연구원은 산업부와 중국 선전(심천)시 정부가 2012년 5월 공동 설립한 기관으로, 국제 합작 형식의 공익·공공 연구·개발(R&D) 기구임을 표방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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