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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AI 앞세운 밸류업’… 핵심은 ‘인원감축’?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연말 밸류업 리밸런싱에 편입될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본격적인 수익 창출 시점과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LG유플러스를 마지막으로 통신3사의 중장기 밸류업 계획이 모두 공개됐다. 공통적으로 AI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골자다. 현재 ROE보다 0.4%~4%p까지 상승시키겠다는 목표다. 각사별로 ROE 목표치를 살펴보면 SKT는 2026년까지 10% 이상, KT는 2028년 9~10%, LG유플러스는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진 않았으나 8~10%를 제시했다. 지난해 3사의 ROE는 SKT 9.6%, KT와 LG유플러스는 6%대로 집계됐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것이다. 기업이 자기자본을 통해 이익을 얼만큼 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경영효율성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3사는 공통적으로 AI 중심 사업 구조 재편과 수익화를 위한 과도기를 보내고 있다. ROE 개선 작업에 속도를 붙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ROE를 높이기 위해선 수익성 개선이 필수적이다. 통신 3사는 지난해부터 내수시장 중심의 유·무선사업 성장이 정체됨에 따라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AI를 낙점하고 탈(脫)통신 전략을 가동해 왔다. 경영 효율화와 수익 다각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일부 개편이 추진된 현재 사업 구조에서는 일단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이들의 실적에서 AI 관련 매출 성장이 나타나고 있음이 확인되면서다. 이를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DC)·AI 컨택센터(CC) 등을 통해 B2B 영역을, AI 비서를 통해 B2C 영역을 공략할 방침이다. 주주환원 강화 및 자사주 소각에도 나선다. SKT는 연결기준 조정 당기순이익 50%, LG유플러스는 최대 60% 수준 주주환원율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KT는 2028년까지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한다. 이들의 궁극 목표는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배당금이 높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 대표적인 저평가 기업으로 분류되지만, ROE가 낮아 지난 9월 지수 선정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기존부터 통신에서 AI로의 사업 재편 시도가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이번 공시 발표로 밸류업 신규 편입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다음달 특별 편입 종목을 추가하는 형태로 지수 구성 종목이 변경될 예정인데, 이 때 편입 여부가 결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3사의 AI 사업에서 수익이 창출된다면 통신주가 성장주로서의 역할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통 관건은 수익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효율적인 수익모델(BM) 창출과 성공 여부에 따라 수익 발생 구조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수익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AI 사업 확대를 통한 밸류업 전략이 대규모 인원 감축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가 기존 직원들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는 기존부터 제기돼 왔지만, AI 전환을 예고한 후 인력 조정에 나선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이에 따라 본업인 통신 인프라 약화와 핵심 인력 이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작업 또한 숙제로 꼽힌다. 영국 최대 이동통신사 BT는 2030년까지 40%가 넘는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감축 대상 사업부문은 광섬유·광대역 및 5세대 이동통신(5G) 모바일 네트워크 구축 및 수리 부문이다. 감축 인원의 18%를 AI 및 업무 디지털화 등으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KT가 네트워크 부문을 중심으로 약 20% 이상을 감축하는 걸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에 나섰다.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있는 SK텔레콤 역시 최근 SK그룹에서 운영효율개선을 이유로 임원 20%를 감축키로 함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21일 홍범식 신임 대표가 취임함에 따라 황현식 전 대표가 지휘했던 사업 중 저성장 사업에 대한 인원 감축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애플 철옹성에 韓서 힘 못쓰는 외산폰

모토로라, 샤오미 등 외산 스마트폰 제조사가 국내 시장에서 라인업 강화를 통해 입지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라는 철옹성에 막혀 점유율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에선 이처럼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다양성을 잃은 채 삼성전자와 애플 양강 체제로 굳어지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와 샤오미 모두 국내 시장에서 제품 출시를 가속화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올해 '모토로라 G54', '엣지40네오'에 이어 '엣지 50 프로'와 '엣지 50 퓨전' 등을 선보였다. 샤오미의 경우 '포코X6 프로', '레드미 14C'를 출시했다. 제품 선택지를 확대해 소비자를 공략함으로써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들 제조사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입지가 굳건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76%, 애플이 22%를 차지했다. 모토로라, 샤오미 등 외산 브랜드의 점유율은 2% 수준에 불과하다. 외산 브랜드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이유는 차별화 포인트가 부족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들은 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으나 중저가 부문은 이미 삼성전자 '갤럭시 A' 시리즈가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프리미엄 부문은 애플 '아이폰' 시리즈와 삼성 '갤럭시 S' 시리즈의 입지가 견고해 시장 진입조차 어렵다. 또한 삼성전자와 애플에 비해 사후관리(A/S) 서비스가 불편하다는 점이 외산 브랜드의 국내 점유율 확대를 막는 배경으로 꼽힌다. 모토로라와 샤오미는 국내에서 각각 45개, 14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삼성전자(171개)와 애플(88개)에 비해 서비스센터 수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와 애플 등 소수의 기업에 의해 독점되는 상황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소수가 독점하는 시장 체제는 경쟁을 둔화시켜 제품 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간한 '이동통신 산업·서비스 가이드북 2024'에 따르면 스마트폰 단말기 평균가격은 2015년 55만4713원에서 연평균 4%씩 올라 지난해 87만3597원 수준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참여자가 없다면 독점 체제로 굳어진 시장은 경쟁 둔화로 제품 평균 판매가격을 계속해서 상승시킬 것"이라며 “이는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구매 주기를 늦추고, 장기적으로 시장이 침체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조선업계 ‘포트폴리오 다각화’ 컨선·유조선 수주 증가

국내 조선소들이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을 비롯한 선종을 도크에 채워넣는 등 선종 믹스 개선 및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아시아 지역 선사와 1만6000TEU급 컨선 4척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선박은 2027년 12월까지 인도될 예정으로, 계약 규모는 총 1조985억원이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도 유럽 소재 선사와 1만5500TEU급 컨선 12척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3조7000억원에 달한다. 한화오션도 아프리카 선주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8881억원), 유럽 선주사로부터 컨테이너선 6척(1조6932억원)을 수주했다. HJ중공업도 올 6월에 이어 최근에도 유럽 선주사와 7900TEU급 친환경 컨선 4척 건조계약(6000억원 상당)을 맺었다. 이는 글로벌 물동량 증가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운임상승 및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노후선 교체 수요 등으로 신조 발주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클락슨리서치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1만2000TEU이상급 컨선 발주량을 연평균 53척 안팎으로 예상했다. 배슬벨류도 같은 기간 순 컨테이너 선단 성장률이 연평균 7.8%로 지난해 보다 2%p 이상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2만2000~2만4000TEU급 초대형 컨선의 신조선가가 2021년 10월 척당 1억8350만달러에서 1년 만에 2억1500만달러로 높아지는 등 선가도 상승했다. 최근에는 2억7400만달러를 돌파하는 등 17만4000㎥급 대형 LNG운반선도 상회하고 있다. 대중국 견제 강화를 공약으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점도 국내 조선소에게 수혜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산 선박의 미국 입항시 높은 관세가 책정되면 선사와 화주의 이익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몇 년간 LNG운반선 수주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조선 물량도 더해지는 만큼 우상향 그래프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초 한화오션이 오세아니아 선주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 HD한국조선해양도 오세아니아 선사와 VLCC 2척을 수주했다. 최근 삼성중공업도 아프리카 지역 선주와 스에즈막스급 유조선 4척 건조계약을 맺었다. 유조선의 경우 2021년 10월 척당 1억800만달러 수준이었던 선가가 최근에도 1억2900만달러로 오르는 데 그치는 등 타 선종 대비 상승세가 크지 않으나,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수십척 발주가 점쳐진다. 선령 20년 이상인 VLCC 비중이 15%를 넘는 까닭에 교체 수요가 많고, 중국 경기 회복 등이 발주를 뒷받침한다는 논리다. 전기차 보급 확대 및 탄소중립 정책이 악영향을 끼치고 있으나, 글로벌 원유 수요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년반 가량의 일감을 확보한 만큼 선별수주 정책 기조를 지속하는 중"이라며 “LNG 수요 확대로 부유식 생산설비 등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공급과잉 우려와 파나마 운하 통항량 반등을 비롯한 요소로 인해 이같은 업황이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선박들이 속도를 늦춘 것이 공급과잉 충격을 흡수하고 있으나, 중동 분쟁 완화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선박들이 희망봉 우회 대신 홍해 '직항'을 선택하면 운항거리 축소에 따른 여파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도 언급된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분할합병 산 넘은 두산, 내년 대규모 자금조달 나선다

두산그룹이 두산로보틱스에 두산밥캣을 넘겨주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올해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대규모 자금 조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된 로보틱스가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로보틱스의 자회사가 된 캐시카우 밥캣이 자금 조달 과정에서 로보틱스에 부족했던 안정성을 더해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산업권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다음달 12일 두산에너빌리티·로보틱스·밥캣 3사의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예정된 분할·합병을 최종 승인한다. 이후 로보틱스 육성을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분할·합병의 핵심은 에너빌리티의 일부 사업 부문과 자회사인 밥캣을 신설 법인으로 분할한 이후 로보틱스에 편입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 7월 두산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의 골자인 스마트 머신과 클린에너지, 반도체 및 첨단소재 등 3대 부문으로 그룹을 재편하기 위한 조치인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인 로보틱스 육성을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앞서 두산그룹은 로보틱스를 미래성장동력으로 낙점하면서 연구개발(R&D) 강화, 신제품 개발, 해외시장 공략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육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산그룹 안팎에서는 특히 해외시장 공략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실제 로보틱스는 2022년 5월 45억원을 출자해 완전자회사 형태의 미국법인을 설립했고 지난해 39억원을 추가 출자하면서 북미지역 진출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문제는 북미 등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로보틱스는 미래사업에 집중하느라 2016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을 축적해 자금을 마련하는 일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차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10월 로보틱스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구주매출 없이 신주모집으로 4212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다만 그 이후 자금 조달에 대한 움직임이 없었으나 올해 7월 로보틱스가 밥캣을 넘겨받는 내용을 담은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이 발표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로보틱스가 밥캣의 지원을 받아 안정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의 기존 골자였던 로보틱스와 밥캣의 흡수합병도 자금 조달을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지난 4월 밥캣은 글로벌 신평사인 S&P로부터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BB+로 상향 조정받기도 했다. 이에 기존 방안대로 로보틱스와 밥캣이 흡수합병을 통해 한 회사가 됐다면 밥캣이 받은 신용등급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출범 이후 흑자를 피하지 못한 로보틱스 입장에서 캐시카우 밥캣의 신용등급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큰 메리트였다. 다만 두산그룹이 양사의 흡수합병을 우선 보류하면서 밥캣의 신용등급을 로보틱스가 활용하기는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밥캣을 품게 된 것은 로보틱스에게 큰 이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밥캣은 지난 9월 말 연결기준 12억2927만 달러(약 1조7258억원)의 대규모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밥캣은 로보틱스에 막대한 배당 이익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 동안 밥캣은 모회사인 에너빌리티에 연평균 1386억원의 배당을 단행해왔다. 이 같은 배당을 감안하면 로보틱스의 당기순이익도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 동안 로보틱스의 당기순손실은 연평균 119억원 규모다. 밥캣 덕에 로보틱스의 실적 적자 문제가 해소된다면 자체 신용등급도 개선할 수 있다. 이후 대규모 자금 조달을 진행한다면 이자비용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당초 로보틱스와 밥캣의 합병을 추진했고 지금까지도 합병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로보틱스 육성을 위한 자금 조달 때문"이라며 “두산그룹이 흡수합병을 당장 추진하지 않기로 했지만 전체적인 핵심사항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 로보틱스를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이 로보틱스 만을 육성하기 위한 조치는 아니다"며 “에너빌리티·로보틱스·밥캣 3사에게 모두 긍정적일 수 있도록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젠슨 황의 ‘3중주’에 울고 웃는 반도체 업계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HBM(고대역폭메모리) 제조 3사를 두고 전략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용 HBM 공급망 다변화와 가격 협상력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의 HBM 3사 관련 발언은 AI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삼성전자와는 가능성을 열어두되 시간을 두고 지켜보며, 마이크론과는 실질적 협력을 통해 견제구를 던지는 모습이다. 2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지난 23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모두가 엔비디아에 메모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엔비디아의 HBM 물량 대부분은 SK하이닉스가 공급하고 있으며, 마이크론도 일부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아직 삼성전자의 공급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반도체 업계에서는 해당 발언을 두고 엔비디아의 HBM 공급망 다변화에 대한 의지를 읽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 아직 엔비디아와 삼성전자의 협력 고리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삼성전자는 “훌륭한 메모리 파트너"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아직까지 실제 공급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황 CEO는 최근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에 대한 테스트 실패설을 부인하며 “더 많은 엔지니어링 작업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HBM3E 8단과 12단 모두 주요 고객사 품질 테스트까지는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식 납품까지는 아직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황 CEO의 삼성전자에 대한 발언은 엔비디아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는 평가를 받는 SK하이닉스에 대한 견제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주요 HBM 공급업체로 자리 잡고 있으며, 최근에는 12단 HBM3E 제품 양산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5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수요가 넘쳐나는 상황이다 보니 황 CEO는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제품인 HBM4의 공급 시기를 앞당기려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따라 당초 2026년 출시 예정이었던 HBM4 12단 제품을 내년 하반기에 출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엔비디아 입장에서 SK하이닉스로의 수급 쏠림은 좋을 상황이 아니다. 이에 삼성전자 등에 대한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면서 관련 발언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리고 황 CEO는 이미 SK하이닉스에 대한 '견제구'로 마이크론을 활용 중이다. 마이크론은 엔비디아 입장에서 SK하이닉스의 독주를 견제할 가능 효과적인 수단이다. 황 CEO의 HBM 관련 발언에서도 마이크론은 항상 언급되는 중이다. 마이크론은 현재 HBM 시장에서 9%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분기부터 엔비디아에 8단 HBM3E를 공급한 덕분이다. 마이크론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황 CEO의 이러한 행보는 결과적으로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HBM을 이용한 제품을 만드는 입장에서 복수의 HBM 공급업체를 확보해야 안정적인 수급을 가능하다. 엔비디아는 2026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GPU '루빈'에 HBM4를 8개, '루빈 울트라'에는 12개를 탑재할 계획이어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필수적이다. 황 CEO는 “엔비디아가 필요로 하는 HBM 물량이 매우 많기 때문에 공급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가격 협상력 확보도 중요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계는 전 세계 HBM 시장 규모가 올해 141억달러(약 19조원)에서 2029년 377억달러(약 5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이 커질수록 공급업체들과의 가격 협상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황 CEO는 H100 등이 높은 가격에 팔리기를 원하지는 않는 상황이다.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 가격대를 최대한 낮추는 전략을 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황 CEO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H100 후속 제품이 일부 분석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3만~4만달러 사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높은 시장 점유율은 엔비디아에게 부담"이라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HBM 공급망 다변화 의지를 보이는 것은, SK하이닉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한편 엔비디아의 AI GPU 매출은 지난해 345억달러(약 48조원)를 기록했으며,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27% 증가한 226억달러(약 31조원)를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AI 반도체 시장이 향후 5년 내 연간 매출 4000억달러(약 56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DS 부문 위주 임원 퇴임자 통보 시작… 이르면 27일 인사

삼성전자가 오는 27일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임원 인사는 회사가 위기에 처해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만큼 초격차 경쟁력 회복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을 중심으로 한 임원 퇴임 대상자 선정을 마쳤다. 인사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저울질을 하고 있었는데 27일에 일부 임원들에게 퇴임 통보를 한다는 전언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12월 초 사장단·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왔다. 지난해에는 평년 대비 일주일 가량 이른 11월 말에 인사를 단행했는데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최근 전영현 DS 부문장의 '반성문'으로 공식화 된 위기 극복과 미래 준비를 위해 조기 시행되는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27일 사장단 인사를 우선 한 후에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졌다. 임원 승진 규모도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이번 연말 인사에서는 '신상필벌'과 근원적 경쟁력 회복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이 예상된다. DS 부문의 경우 메모리·파운드리 등 사업부장(사장)들을 교체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당 보직에는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 △한진만 DS 부문 미주 총괄 부사장 △남석우 제조&기술 담당 사장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 연구소장 등이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아울러 한종희 디바이스 익스피리언스(DX) 부문장과 전영현 DS 부문장으로 이뤄진 '투 톱' 체제는 유지될 전망이다. 정현호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 지원 TF에도 변화가 생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인사·조직 개편을 마치고 내달 중순 글로벌 전략 회의를 개최해 내년 사업 계획을 논의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전자 AI 폰 주도권 애플에 내줄 위기… 국내외  ‘합종연횡’으로 반격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을 선보인 삼성전자가 후발 주자인 애플에 관련 시장 주도권을 내줄 위기에 처했다. 애플이 판매량이 높은 제품에 AI를 탑재하며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 일부 모델에만 지원하며 적용 범위가 낮은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LG유플러스와 오픈AI 등 국내외 기업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AI 스마트폰 시장 존재감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AI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자리는 삼성전자가 아닌 애플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애플은 올해 AI 스마트폰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낮은 점유율 20%대로 2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의 경우 삼성전자에 비해 AI 기능을 뒤늦게 선보였지만, 작년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를 비롯해 올해 선보인 '아이폰16' 시리즈 전 모델에 적용하며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아이폰15 시리즈는 올 3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순위 1~3위를 차지하며 애플의 AI 스마트폰 시장 입지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 판매량 측면에서 아이폰 시리즈에 밀리며 주도권을 내준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순위 10위에 그쳤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AI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AI 스마트폰 패권 차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화 녹음이나 실시간 통역 등 여러 편리한 기능으로 인해 AI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늘며 전체 스마트폰에서 AI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AI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릴 경우 전체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AI 서비스를 갖춘 국내외 기업과의 협력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이며 AI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탈환에 힘 쓸 거란 관측이 나온다. LG유플러스와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가 개발한 AI 통화 비서 '익시오'를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LG유플러스향 단말기에 선탑재하는 것이 협업의 골자다. 앱 선탑재는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구매해 처음 사용할 때부터 기본 앱으로 설치된 것을 말한다. 소비자가 직접 찾아 설치하지 않아도 돼 이용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익시오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선탑재는 이르면 내년 초 출시될 신제품 '갤럭시 S25'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내 챗GPT 적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삼성전자 제품에 자사 AI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자사 제품의 AI 기능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지로 읽힌다. 특히 익시오나 챗GPT의 경우 국내외 소비자들의 '킬러 앱'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만큼 해당 서비스의 탑재는 제품 판매량 증대로 이어지며 AI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탈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이다. 실제 익시오는 출시 열흘 만에 다운로드 10만건을 돌파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통화 녹음·요약 외에도 보이는 전화, 전화 대신 받기,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등 차별화된 AI 기능을 제공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챗GPT를 제공하는 오픈AI는 현재 생성형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다. 미국 벤처캐피털 기업 멘로벤처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해 생성형 AI 시장에서 점유율 34%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전기차 판매 세계 1위 BYD 아태총괄 “한국 진출, 가성비로 나서지 않을 것”

'한국 진출설'로 국내 자동차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중국 전기차 기업 BYD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자신들의 인식과 전략 등을 공유하며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선언했다. 지난 19일 BYD는 중국 선전시 본사에서 한국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고위 임원진 미팅을 진행했다. 현장엔 류쉐량(LIU XUELIANG)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괄을 비롯한 여러 경영진이 참석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약 40명의 기자들과 마주앉은 류쉐량 아태 총괄은 “회사를 대표해 한국 미디어분들이 선전 본사에 방문하신 것을 환영한다"며 인터뷰의 첫 포문을 열었다. ―한국 기자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가 많지 않을 것 같다. 오늘 간담회에 대한 소감을 말해달라. ▲오늘은 BYD에 있어 매우 중요한 날이다. 이틀 전에 BYD가 30주년 생일을 맞이했기 떄문이다. 30년 전 저희는 이 자리에서 정식으로 이차전지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창립 최초 10년간은 배터리 연구개발을 핵심적으로 해왔고 IT 영역에 집중했다. 이후엔 자동차 산업까지 진출해 많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얼마 전 BYD가 한국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한국 진출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한국 진출에 대해서는 상당 기간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지만, 한국 시장에 대한 존중과 한국 소비자들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시간이 걸려도 충분한 검토와 토론을 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는 매우 높다. 이 기대감은 저희 한국팀원들 때문에 먼저 형성됐다. 한국 BYD의 팀원들은 매우 의욕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앞선 브랜드, 기술적으로 앞선 브랜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자랑스러워하는 직원들의 반응을 보며 한국 시장에 대해 큰 기대를 갖게 됐다. 앞으로 저희가 한국 시장에서 많은 도전을 겪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시장엔 정확히 언제쯤 진출할 것이고, 첫 출시 모델은 어떤 차종인가. ▲내년 1월 중 정식으로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6개의 딜러사가 우리와 최종적으로 협력 결정을 했다. 1월 런칭에선 전국의 전시장 위치를 밝힐 예정이다. 현재 계획으론 서울에서 부산, 제주까지 전국에서 전시장이 오픈될 것이다. 출시 모델은 현재로서 밝힐 수 없다. 내년 1월 한국서 모든 것을 공개하겠다. 앞으로 BYD는 한국에서 더 많은 파트너사와 보험, 금융, 물류 등 시장 전반에서 협력해 한국 시장을 세계적으로 앞선 전기차 시장으로 만들 것이다. ―한국 진출 첫해의 목표 판매량은 몇 대 정도인가. ▲첫해에는 목표를 설정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희망은 더 많은 한국 소비자가 실제로 BYD 전기차를 체험하는 것이다. 한국의 전기차 보급율은 조금 더 힘을 쓰면 아마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국내 진출시 BYD는 어떤 포지션을 잡을 예정인지. ▲BYD는 이미 세계 친환경 자동차 1위이지만 한국에서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 현재 BYD는 중국 국내에서 4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4개 브랜드를 통해서 패밀리카에서 개성적인 차, 럭셔리 카 수요까지 모두 커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어떤 포지션이라고 한마디로 표현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가성비 전략으로 나서진 않을 것이다. ―BYD가 생각하는 경쟁 브랜드는 어디인가. ▲전기차산업은 아직 완전히 형성되지 않는 상태다. 그래서 경쟁 브랜드를 논하기에 앞서 모든 브랜드와 같이 친환경차 시장을 일단 먼저 형성했으면 좋겠다. 그런 관점에서 BYD는 오픈마인드를 가지고 더 많은 협력사와 같이 전기차 관련 업무를 추진해왔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중국에서 토요타와 합작회사를 만들었고, 합작 브랜드에 핵심기술을 오픈하면서 합작 브랜드 제품에 적용을 많이 하고 있다. 또한, KG모빌리티에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를 제공했다. BYD는 보유하고 있는 가장 좋은 기술, 가장 좋은 제품을 활용해 업계의 다른 기업과 함께 전기차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안전성과 사고방지 측면에서 BYD의 강점은 무엇인지. ▲한국의 정부와 소비자들은 친환경차의 방향성에 대해 계속 고민할텐데, 현재 이야기되고 있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과도기적인 현상이라 생각한다 '안전은 가장 큰 럭셔리다'는 것이 BYD가 기본적으로 지키고 있는 이념이기도 하다. ―첫 출시 모델이 기아 EV6나 현대 아이오닉5보다 많이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지. ▲BYD는 이제 막 시작하는 상황이라 판매량을 같은 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오히려, KG모빌리티, 현대차, 기아와 협력해 시장을 확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로 확정됐다. 그는 EU에 45% 관세 부과가능성을 제공했는데, BYD의 대응전략은? ▲ 기업으로서는 매우 어렵지만, 글로벌 기업으로서 모든 관점, 모든 제도를 존중한다. BYD가 유럽에서 발전한 속도는 매우 빠르다. 때문에 유럽 쪽에서도 관세 장벽을 어느 정도 설치한 상황이다. 세금부과와 관련된 부분은 최종적으로 소비자한테 피해가 갈 것이다. 따라서, 제일 큰 영향을 받는 주체는 BYD가 아니라 현지의 소비자가 될 것이다. 가성비가 높은 제품은 소비자 생활의 편의성을 더 높일 수 있다. BYD는 모든 나라의 무역 규칙 하에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또 치솟은 불길에 고개 숙인 포스코, 재발방지 대책 마련 필수

포스코의 안전관리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전사적 차원의 재발방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잇따른 사고로 높아진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25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밤 11시18분경 경북 포항시 남구에 위치한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21대 및 인력 50명 등을 투입해 2시간 에 걸쳐 진화 작업을 진행했다. 소방당국과 포스코는 현재까지 인명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사고대책반을 구성하고, 경찰·소방당국과 화재 원인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 공장은 지난 10일 새벽에도 불길에 휩싸인 바 있다. 포항제철소 전체로 보면 지난해 4월 원료이송용 컨베이어벨트를 필두로 △철광석 이송 컨베이어벨트 화재 △선강지역 통신선 △석탄 운반시설 등 8건의 화재가 이어졌다. 천시열 포항제철소장은 입장문을 통해 “최근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서 연이어 발생한 화재 사고로 많은 걱정과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많은 분이 놀라고 당황했을 것"이라고 사과했다. 다만, 이번 사고에 따른 생산차질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업황 부진으로 철강 생산설비들의 가동률이 낮은 상황에서 연산 200만t급 공장이 멈추는 것은 별다는 타격이 없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개수를 마친 2고로를 비롯한 설비를 토대로 악영향을 상쇄한다는 계획이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건설기계업계, 우크라이나 재건 시장 진출 본격화

건설기계업계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토대로 유럽 등 글로벌 시장 내 입지 강화에 나선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낮아진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25일 세계은행(WB)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피해복구 및 재건사업 총액은 지난해말 기준 4860억달러(약 684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중 '유럽의 곡창' 지위를 회복하고 에너지 효율 개선·현대화를 비롯한 농업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비용은 560억달러(12%)에 달한다.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트랙터 수입에 1조원 이상 투입한 것도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취임 후 24시간 안에 러-우 전쟁을 끝내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오는 것도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지속적으로 포탄과 드론의 공격이 이어지면 프로젝트 추진도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대동은 농기계를 수입해 우크라이나에서 판매하는 현지 총판업체에 올해부터 3년간 300억원 상당의 트랙터를 공급한다. 앞서 체결한 시범 공급 계약이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동은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비즈니스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TYM도 5억5000만원 상당의 기부를 진행했다. 여기에는 농작업 등 피해복구 작업에 활용 가능한 트랙터와 작업기 20세트 및 유지보수용 부품이 포함된다. TYM은 2022년부터 농기계 기증 및 현금 지원을 이어가는 중으로, 최근 드미트로 프리푸텐 우크라이나 의원과 타라스 페둔키브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경제 담당 서기관 등이 용산 사옥을 찾아 재건 사업 협력을 위한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TYM은 현지 농업 부문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유럽 시장 확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지난해 피해지역 긴급복구를 위해 30t급 크롤러 굴착기와 21t급 휠 굴착기를 포함한 건설장비 5대를 기증한 바 있다. 유지보수도 지원한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우크라이나 건설기계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으로, 앞서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계기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업계는 연간 1000대 초중반이었던 현지 건설기계 수요가 전후 3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전후 복구용 장비 공급과 테크니션 양성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다만 현지 자금 사정을 고려한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구 사업 규모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8배 달하는 탓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실효성 있는 사업 개발 △인근 유럽 국가 및 기업과의 제휴 △현지 인근 거점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제통화기금(IMF)·WB·유럽부흥개발은행(WBRD)·유럽연합(EU)·G7·폴란드 등 외부 지원 의존도가 큰 상황이라는 이유다. 공공-민관 협력(PPP) 프로젝트로 타당성 조사와 운영·유지를 비롯한 전 주기에 걸쳐 사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각 단계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를 식별해 참여 기업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국내 기업이 점유 가능한 시장 규모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재건사업이 본격화되면 수요 촉진 및 재고 소진에 따른 판가 인상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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