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삼성전자發 위기, 대한민국 경제 시험대 올랐다

한국 경제의 핵심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5만원선 이하로 추락하며 근본적인 경쟁력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식에 주가가 다소 반등하긴 했지만, 삼성전자가 직면한 근본적인 과제들에 대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비례하는 국가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지난 7월 500조원대에서 300조원 아래로 추락했다가 자사주 매입 발표 후 320조원 수준으로 소폭 회복됐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896배까지 하락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0.9선이 무너졌으며, 이는 글로벌 경쟁사인 TSMC의 PBR 7.0배와 무려 8배 가까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연속 순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은 9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은 11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각각 낮췄다. 대신증권은 반도체 업황 회복 지연과 수요 둔화를 근거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한화투자증권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 회복 지연을 지적하며 실적 전망을 하향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단순한 주식투자자의 위기를 넘어 실물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다. 삼성전자는 한국 수출의 약 17%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주가 하락으로 인한 시가총액 감소는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대출여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국내 주식투자자 수는 2017년 505만명에서 약 3배 증가한 1416만명에 달한다.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상황에서 주가 하락으로 인한 자산효과 감소는 과거보다 큰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업 생태계에도 부정적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주요 협력사들의 주가도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적인데, 협력사들의 주가 하락은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투자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경쟁력 측면에서도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다. 대장주가 주춤하다보니 AI 등 신성장 분야에서의 투자 여력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경우 글로벌 기술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 금융분야에서는 삼성전자의 가치 하락이 삼성생명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된다. 삼성전자의 지분 8.5%를 보유한 삼성생명의 K-ICS(지급여력)비율은 연초 213%에서 지난 3분기 190%대로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의 경쟁력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HBM3E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을 위한 퀄테스트 통과 소식이 전해졌으나 시장 반전을 노리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도 주가 하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반도체 지원법인 '칩스법'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내 투자 계획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 경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할 때 위기 극복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며 “반도체 산업은 군사력에 버금가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K-방산 ‘트럼프 2.0’ 러브콜에 MRO 시장 공략 박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통화에서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분야 협력의 필요성이 언급되면서 국내 기업들을 둘러싼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은 올해 577억6000만달러(약 78조원)에서 2030년 700억달러(약 97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미국은 지난해 예산만 20조원에 달하는 등 세계 최대 함정 MRO 시장으로 불린다. 그러나 자국 내 조선업 쇠퇴를 비롯한 이유로 동맹·우방국과의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존스법' 개정이 정치적 이유 등으로 미뤄지는 가운데 중국의 함정 건조 능력이 급상승한 것도 미국이 외국으로 눈길을 돌리게 만든 요소다. 미국이 지역거점운영유지체계(RSF)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는 전세계 각 지역에서 미군 작전의 지속적인 수행을 위해 긴급 상황이나 위협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개념이다. 이수억 방위사업청 북미지역협력 담당관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강대식·김성원·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열린 '한미 방산협력 현주소와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방산협력 구체화를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담당관은 우리 정부가 최신 기술과 생산력 등을 꾸준히 해외에 알리고, 업체별 장·단점을 파악해 지원 프로젝트를 발굴하면 시장 참여에 도움될 수 있다는 제언도 했다. 지식재산권 등을 보호하면서 수출에 MRO를 연계하면 지구력도 확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오션은 이미 △장보고-Ⅰ~Ⅲ급 잠수함 창정비 △장보고-Ⅰ급 잠수함 성능개량 △KDX-Ⅰ·Ⅱ 구축함 성능개량 등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미 해군이 발주한 MRO 프로젝트 2건을 수주했다. 김대식 한화오션 특수선 MRO 태스크포스(TF)장은 지난 8월부터 진행 중인 미국 4만t급 드라이카고십 '윌리쉬라함'에 대한 정비는 내년 1월 중순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검사, 선체 및 기계·통신·전자장비 정비, 수면하 선체 상가 정비 등이 포함된다. 미 7함대 소속 '유콘'함도 정비를 위해 거제사업장으로 온다고 밝혔다. 미 군함 MRO 사업을 수주한 국내 기업은 한화오션이 처음이다. 한화오션은 안벽과 육전 등 MRO 수행 역량 향상을 위한 설비를 확대하는 중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베이스 공유체계 구축과 빅데이터 기반의 자재수요 예측·정비지원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도 미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국내 최초로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 향후 5년간 미 함정 MRO 사업에 참여 가능한 자격을 획득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인공지능(AI) 예지정비 솔루션을 결합한 것도 특징으로, 미국선급협회(ABS)와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쌓은 트렉레코드를 토대로 미국 함정 정비 뿐 아니라 특수목적선·관공선을 비롯한 신조 일감을 확보하고, 아시아와 남미를 비롯한 지역에서도 비즈니스를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시스템도 육상장비를 대상으로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과 MRO 역량을 결합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MRO 패러다임이 고장 발생 후 정비하던 것에서 예방정비와 예측정비를 넘어 선행정비로 변화하는 것에도 대응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미국 시장 진출 및 이후 진행될 후속 사업이 '제2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기 도입부터 퇴역에 이르는 라이프사이클에서 발생하는 비용 중 MRO를 비롯한 나머지 분야의 비중이 초기 획득의 2배에 달한다는 논리다. 미 해군은 노후 T-45 대체를 위한 224대 규모의 고등훈련기(UJTS)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당초 일정은 2027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2028년 계약 체결이지만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만 3차례 비상착륙하는 등 T-45의 상태가 좋지 않은 탓이다. 안혁주 KAI 미주수출팀장은 “UJTS 수주시 미 해·공군의 전술훈련기 도입 사업(TSA·ATT) 및 가상적기 등 1300대로 추정되는 글로벌 훈련기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IG넥스원도 영국 밥콕인터내셔널과 글로벌 MRO 분야에서 협업한다. 무기체계 개발로 쌓은 경험과 밥콕의 솔루션을 더해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러-우 전쟁, 중동 분쟁,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분절된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납기를 준수하고 가성비가 높은 국내 방산업체들의 역량이 MRO 분야의 온기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대한해운, 단기차입금 사상최대치…호황기에 선박 팔아서 빚 갚는다

대한해운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단기차입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박 매각으로 자산 유동화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선박 부족으로 글로벌 해운 경기가 크게 개선되는 가운데 대한해운의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18만 DWT(적재할 수 있는 화물 최대 중량) 선박 두 척을 530만 달러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환율이 1395원 가량임을 감안하면 74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앞서 대한해운은 지난 5월에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4척의 매각을 밝혔다. 내년 5월 해당 계약이 마무리되면 대한해운은 6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 같은 두 차례 매각으로 대한해운의 유형자산은 7511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해운의 자산총액 4조7278억원의 15.89%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대한해운은 신조선을 매입할 계획을 아직 세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향후 어떻게 쓸지를 두고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대한해운은 당분간 축소된 선박 규모를 운영할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해운업계에서는 대한해운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단기 차입금을 해결하기 위해 선박을 매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해운의 개별 기준 단기차입금은 올해 6월 말 기준 2427억원으로 지난 2019년 말 2237억원을 뛰어넘었다. 지난 2022년 말 단기차입금 규모를 627억원으로 줄였던 것을 감안하면 18개월 만에 3.8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이는 대한해운이 단기차입금을 외부에 공개한 1984년 이후 40여년 만에 최대 규모다. 1984년 이전 해운사가 빌릴 수 있었던 차입금 한계가 현재보다 매우 적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 6월 말 수치가 사상 최대치로 분석된다. 대한해운은 지난 2013년 SM그룹에 피인수된 이후 차입금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대한해운이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고 있는 탓으로 보인다. 특히 대한해운은 지난 2020년 7월 LNG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새롭게 설립한 대한해운LNG를 물심양면으로 육성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글로벌 선복 부족 현상으로 해운 경기가 매우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오가는 선박들을 무분별하게 공격함에 따라 '홍해 사태'가 발발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해상교통 중요 통로인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서 선복량 부족 현상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 글로벌 해운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홍해 사태 이전에는 1000선 안팎에 불과했으나 올해 초부터 급격히 오르기 시작해 지난 7월 초에는 3733.8로 전고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에도 1000선 안팎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올해 3분기는 운임이 3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11월에도 2300선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 지난해 11월 2.3배 이상의 운임이 유지되는 상태다. 이에 글로벌 주요 선사들이 신조선을 도입해 선복량을 늘려 실적 개선을 극대화하고 있다. 실제 국내 1위 해운사인 HMM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461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9배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반면 대한해운은 선박을 매각한 탓에 선대가 줄어들면서 이 같은 실적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올해 3~4분기 해상운임이 크게 올라 호실적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대한해운은 선박을 매각한 탓에 실적 개선 폭이 다른 회사만큼 드라마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中 OLED 공습…삼성D·LGD ‘아이폰17’ 주목하는 이유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이 주도해온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향한 BOE, 비전옥스,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공세가 매섭다. 이들 업체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에 OLED 공급 물량을 늘리며 국내 업체를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이 내년 선보일 '아이폰17' 내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공급을 통해 중국과의 격차를 벌릴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최근 발표한 '디스플레이산업 주요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출하량 기준 한국의 글로벌 스마트폰 OLED 시장 점유율은 52.5%로 집계됐다. 1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중국의 약진에 양국의 점유율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지난 2020년 72.2%p 차이를 보이던 한국과 중국의 점유율은 2022년 50.9%p로 좁혀진 데 이어 지난해 21.2%p, 올 상반기엔 5.2%p까지 줄었다. 과거 스마트폰 OLED 패널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독무대였다. 최근 들어 BOE, 비전옥스, CSOT 등의 빠른 성장에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의 점유율은 감소 추세다. 중국이 스마트폰 OLED 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질 수 있었던 건 비보, 오포, 아너 등 주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잇따른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삼성디스플레이가 갤럭시 시리즈와 함께 스마트폰 OLED 시장 영향력을 키운 것처럼 중국 업체들도 이를 벤치마킹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관계자는 “2010년대 들어 삼성 갤럭시S 시리즈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한국이 OLED 시장을 키웠다"며 “이제는 중국이 비보, 오포 등에서 OLED 패널 채택을 늘리면서 테스트 베드(시험대)를 확보해 국내 업체를 추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OLED 패널을 독점했지만, 이제는 중국이 한국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시선이 아이폰17에 집중되고 있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장악하고 있는 LTPO 패널이 아이폰17 전 모델에 탑재될 거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애플은 그간 프로나 프로맥스 등 고급 모델에만 LTPO를 적용해왔다. 일반 모델엔 BOE 등으로부터 공급 받은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패널을 사용했다. 업계는 아이폰 내 인공지능(AI) 탑재가 본격화하면서 애플이 LTPO 적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 기능은 일반적으로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며, 이는 AI 모델이 작동할 때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든다. LTPO는 LTPS 대비 전체 전력 소비를 10%~15% 절감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제조사 입장에서 사용자가 고용량 배터리 없이도 AI를 활용하게 하려면 LTPO OLED 채택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LTPO 패널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그동안 아이폰 고급 모델에 LTPO를 공급했던 것도 이들 업체다. 반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는 품질 이슈 등으로 애플에 LTPO를 공급한 이력이 없어 내년 아이폰17 시리즈 물량 전체를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독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에 국내 업체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의 점유율 차이를 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기술 구현 난이도를 요구하는 LTPO는 아직까지 중국이 우리나라를 따라올 수 없는 영역"이라며 “국내 기업은 LTPO 패널의 전량 공급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회복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지스타 2024](시연기) 화려한 액션·짜릿한 손맛…펄어비스 ‘붉은사막’ 해보니

펄어비스의 차기작 '붉은사막'은 지난 2019년 첫 공개 당시 뛰어난 그래픽으로 유저들의 많은 기대를 받았다. 당초 2021년 출시를 예정하고 있었으나 기약 없이 미뤄졌고, 관련 정보도 베일에 싸여 있었다. 6년을 기다려 게임을 플레이해본 소감은 단연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 현장에서 붉은사막 콘솔 버전을 30분 동안 시연해 봤다. 이 게임은 펄어비스 차세대 자체 게임 엔진 '블랙스페이스'로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광활한 파이웰 대륙에서 주인공 '클리프(Kliff)'가 회색갈기 동료들과 함께 생존을 위해 펼치는 전투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이용자는 주변에서 몰려오는 다수의 적들을 상대하며 공격·방어·회피·특수 스킬 등 기본 조작법을 익힐 수 있다. 보스전은 △사슴왕 △리드 데빌 △여왕 돌멘게 △헥세 마리 등 총 4개로 구성돼 있었다. 이 중 헥세 마리는 이번 지스타에서 첫 공개한 보스다. 저마다 다른 공격 범위와 속도, 패턴 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전투 스타일을 분석해 자신만의 공략법으로 맞서야 한다. 기자는 '헥세 마리' 공략에 도전했다. 자신을 추종하는 헥세 항아리 병사들을 소환하며,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퍼붓는 게 특징이다. 전투 난이도는 '중상'에 속한다. 기자가 해당 보스를 선택한 이유는 이번 지스타에서 첫 공개한 보스이자, 다수의 적들을 한 번에 물리치는 시원한 액션의 재미를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출품 전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던 그래픽 연출성은 기존 공개했던 수준보다 더 촘촘해져 있었다. 바람의 강도에 따라 나뭇잎이 더 많이 떨어지거나,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표현 등 세밀한 묘사로 몰입도를 높였다. 화려한 이펙트는 전투의 박진감을 한층 더했으며, 타격감 또한 두드러져 게임을 플레이하는 재미를 더했다. 오랜 기간 동안 갈고 닦은 개발 역량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다만 조작이 상당히 어려워 콘솔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을 경우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은 아쉬웠다. 두 개 이상의 버튼을 조합해야 유효타를 먹일 수 있는 수준의 콤보 스킬이 발동되고, 점프와 회피도 별도 버튼을 사용한다. 게임 특성상 회피와 공격을 적절히 구사하는 게 중요한데, 전투 상황이 복잡할 경우 익숙지 않은 조작 탓에 에너지 소모가 컸다. 게임 시작 전 약 10분 동안 가이드 영상을 시청했지만 수많은 커맨드를 모두 익히기엔 한계가 있었다. 결국 '헥세 마리'는 처치하지 못 한 채 시연을 끝냈다. 그러나 보스의 속성을 익히면서 자신만의 전투 전략을 정립하는 과정은 여타 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재미였다. 조작과 커맨드만 익숙해진다면 전투 매력과 특유의 손맛을 한층 깊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붉은사막'에 대한 유저들의 기대감은 현장에서도 나타났다. 지스타 기간 동안 부스 주변은 게임을 시연하기 위해 찾아온 참관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오후 3시 이전 입장은 일찍이 마감됐으며, 대기 시간만 2시간 이상(150분)에 육박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퀄컴, ‘저전력 고성능’ 스냅드래곤 8 엘리트로 일상 속 온 디바이스 AI 구현

스마트폰에서 자동차까지 퀄컴이 선보인 온 디바이스 AI 기술이 일상 생활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퀄컴은 자체 개발한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중심으로 저전력 고성능 인공 지능(AI) 구현과 데이터 보안 강화를 통해 차세대 기술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15일 퀄컴 코리아(이하 퀄컴)는 서울 광진구 본다빈치뮤지엄 능동 파이팩토리에서 온 디바이스 AI를 주제로 미디어 브리핑 행사 '퀄컴 인 유어 라이프(Qualcomm in Your Life)'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퀄컴 측은 스냅드래곤 8 엘리트·콕핏 엘리트·라이드 엘리트 등 신제품들을 소개했다. 스냅드래곤 8 엘리트는 퀄컴이 자체 개발한 2세대 오라이온 CPU를 탑재한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영국 팹리스 Arm 기반 설계에서 벗어난 게 특징이다. 전작 대비 성능과 관련, 정철호 퀄컴코리아 모바일∙컴퓨트∙XR 제품 마케팅 담당 상무는 “CPU는 45%, GPU는 40% NPU는 45% 향상됐다"며 “두 세대 가량 성능 향상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통상 성능이 개선되면 전력 소비량도 많아지기 마련이다. 미국의 정보 기술 연구·자문 회사 가트너는 AI가 2030년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3.5%를 차지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 화두는 더 적은 원자재로 같은 성능을 내도록 제품 효율을 높여주는 '전성비'다. 퀄컴 역시 저전력 고성능에 개발 초점을 맞춰 AI 모델을 개발하고 여러 제조사들의 노트북 스마트폰에서 온 디바이스 AI 구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온라인 연결이 아닌 만큼 데이터 보안도 지켜낼 수 있다는 퀄컴 측 설명이다. 퀄컴 측의 시연을 통해 온 디바이스 AI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현우 퀄컴 코리아 과장은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내장된 레퍼런스 스마트폰으로 음식점 영수증을 찍고 “Add a 20% tip to the total and split the 3 ways(총액에 20%의 팁을 얹고 세 사람 몫으로 나눠줘)"라고 음성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AI는 계산 과정을 제시하며 1인당 얼마씩 지불해야 하는지 바로 알려줬다. 1개월 간의 구매 내역을 모두 모아 영수증 사진을 찍으면 AI 모델이 작동해서 결제 패턴을 분석하고, 과소비 경고도 가능하다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정 상무는 “스냅드래곤 8 엘리트는 SoC 기능을 연결해줘 AI 에어전트 시대가 광범위해지는 데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퀄컴은 최근 서밋에서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포트폴리오에 콕핏 엘리트·라이드 엘리트가 포함된다고 알린 바 있다.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은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솔루션으로, 다중 디스플레이·카메라·프리미엄 오디오·비디오 경험을 제공한다. 소비자·안전 생태계를 동시에 지원하는 가상화 소프트웨어도 포함된다.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랫폼은 자율 주행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기능을 위한 것으로 자동화된 주행 기능 개발과 구현을 지원한다. 장용재 퀄컴 코리아 오토모티브 제품마케팅 담당 전무는 “요즘 자동차에는 클라우드와 관련된 기술과 엣지에 배포돼 지속적인 혁신이 가능한 기능과 앱도 들어간다"며 “미래 지향적 차량 기술과 소비자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장 데모 부스에서는 스냅드래곤 온 디바이스 AI 기술을 탑재한 여러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인테그릿은 생성형 거대 언어 모델(LLM) AI 에이전트 'V 스텔라'를 선보였다. 거울과 같은 형태의 이 AI 기기는 현재 여의도 더현대 백화점에 2대가 배치돼있다. 퀄컴 코리아 관계자는 “감정과 표정을 인식해 즉각적으로 동적인 키네틱 반응을 제공한다"며 “사용자의 움직임과 감정에 반응해 더욱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는 상호 작용을 가능케 한다"고 했다. 이어 “이 역시 온 디바이스 AI를 채택해 네트워크에 의존하지 않고 빠른 데이터 처리와 높은 보안성을 제공한다"고 언급했다. 퀄컴의 칩셋을 품은 여러 제조사들의 노트북도 있었다. '코크리에이터'라는 생성형 AI에 '바다에서 수영하는 거북이, 물고기, 산호, 멋진 햇살 조명'이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하자 유치원생이 그린 듯 했던 그림이 스타일에 따라 3D 작품으로, 또는 픽셀 아트의 형태로 구현되기도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지스타 2024] 웹젠 차기작 ‘드래곤소드’ 공개…“액션·월드 조화로 차별화된 재미 선사”

“그동안 축적해온 액션에 대한 노하우와 새롭게 도전하는 오픈월드의 탐험 요소 간 밸런스를 조화롭게 구현해 게임의 재미를 더하겠습니다." 박정식 하운드13 최고경영자(CEO)는 14일 '지스타 2024' 현장에서 진행된 '드래곤 소드'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웹젠은 이날 출품작 '드래곤 소드'의 개발 과정과 핵심 콘텐츠를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전작보다 업그레이드 된 액션성과 전략적 요소로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드래곤 소드는 웹젠이 퍼블리싱하고, 하운드13이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정교하고 화려한 액션에 오픈월드의 탐험 요소를 가미했다. 용과 인간이 대립하는 판타지 세계관을 구축했으며, 유저들은 이벤트·퍼즐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모험을 즐길 수 있다. 콤보 액션을 기반으로 한 화려하고 정교한 전투 씬과 탐험 요소가 가득한 오픈월드, 다른 유저들과 협력해 보스몹을 무찌르는 토벌·레이드 콘텐츠 등 멀티 플레이 콘텐츠가 특징이다. 향후 PvP 콘텐츠도 개발해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개발 과정에서 차별화를 위해 가장 공들인 지점은 액션 시스템이다. 기존 '헌드레드 소울'의 상태 이상 시스템을 차용한 것으로, 상태 이상을 감지하면 시그널 스킬이 발동돼 콤보 액션이 발현될 수 있도록 구성해 손맛을 높였다. 캐릭터별로 저마다 다른 스킬을 보유하고 있어 조합과 상성에 따라 다양한 스킬을 펼칠 수 있는 전략적 요소도 녹였다. 독특한 이펙트를 지닌 캐릭터가 많은 만큼 개별 특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스킬·이펙트 연출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실제 플레이했을 때 단순 스킬만 쓰는 것보단 유저가 상황 변화에 직접 대처하거나 다음 대응을 모색하는 등 전략적 고민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큰 차별점"이라며 “전작엔 없었던 원거리 캐릭터를 추가했고, 파티가 중심이 되는 게임이다보니 역할별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직업군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를 통해 직관적이면서도 다이나믹하고 풍부한 액션을 구사할 수 있는 대형 소드 액션을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전체적 월드 구성은 전투와 퍼즐 요소로 채워졌다. 입체적 환경에서 몬스터·보스와 전투를 펼치는 구조다 보니 기믹을 해제하거나 전투 과정에서 새로운 보스를 만나는 등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을 준비했다. 기믹을 해제하거나 하나씩 차근차근 수행하고, 공략해 나가는 형태로 짜임새 있게 설계했다는 것이다. 특히 등반·비행·수영 등이 가능한 이동 수단 '퍼밀리어'를 통해 방대한 오픈월드를 탐험하는 재미도 선사한다. 곽노찬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는 “세계관 및 스토리라인을 구현할 때 캐주얼하면서도 진중하게 끌어가는 스타일로 만들고 싶었다"며 “처음부터 무거운 세계관이나 이야기로 집중하면 유저들이 수용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속도와 느낌으로 다가가고자 이런 형태로 제작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깊이 있는 스토리와 액션 보강을 위해 아트웍 개발에도 신경썼다. 카툰 렌더링 그래픽을 활용해 양감·질감을 살렸고, 시네마틱 연출에도 많은 인원을 투입했다. 박 대표는 “어떨 땐 가볍고 밝지만 또 어떨 땐 무겁고 묵직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보니 처음엔 일반적인 카툰풍의 가벼운 느낌으로 캐릭터를 설계했다"며 “개발을 진행하며 덩어리, 양감이 살며 마스크 등 카툰렌더를 명확히 낼 수 있는 아트 스타일을 정립했다"고 밝혔다. 향후 기본기를 제대로 다져 나감으로써 유저들이 플레이했을 때 높은 완성도를 느낄 수 있도록 다듬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는 “향후 이용자 피드백을 수렴하면서 남은 기간 게임성 측면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 유저들이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10개월 진통 끝…삼성 노사, 임금 협약 잠정 합의

삼성전자와 노조가 10개월간의 진통 끝에 상호 존중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삼성전자는 14일 대표교섭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2023·2024년 임금 협약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지난 1월 16일 병합 교섭을 시작한 이후 약 10개월 만의 결실이다. 주요 합의 내용을 보면 조합원의 조합 총회·교육 참여 8시간을 유급으로 인정하고, 전 직원에게 자사 제품 구매용 패밀리넷 포인트 200만점을 지급하기로 했다. 임금인상률 5.1%와 장기근속 휴가 확대 등은 올해 3월에 발표했던 기존 안이 그대로 적용된다. 또한 노사는 경쟁력 제고와 협력적 관계 정립을 위한 상호 존중, CSR 활동을 통한 사회 공헌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7월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이라는 극단적 갈등을 겪은 후 이뤄낸 성과다. 당시 노사는 노조활동 유급 인정, 50만 여가포인트 지급, 성과급 산정 기준 개선 시 노조 의견 수렴, 연차 의무 사용일 수 축소(15일→10일) 등에 합의했으나, 패밀리넷 포인트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최종 결렬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임금 협약 타결을 노사 화합의 계기로 삼아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전삼노도 “향후 단체교섭과 2025년 임금 교섭에서도 좋은 결과를 끌어내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잠정 합의안은 오는 21일까지 진행되는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지스타 2024] 하이브IM-아쿠아트리, ‘아키텍트’로 언더독 반란 노린다

하이브IM이 아쿠아트리와 손잡고 첫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을 꺼낸다. 기존 MMORPG와 차별화된 문법을 적용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진행 중인 '지스타 2024' 현장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게임 개발 및 서비스 방향성을 공유했다. 아키텍트는 국내 역할수행게임(RPG) 시장에서 큰 획을 그은 박범진 사단의 검증된 개발 역량과 노하우가 총동원된 차세대 하이 퀄리티 MMORPG다. 언리얼 엔진5를 활용한 실사풍 그래픽과 현존 최고 기술력이 집약된 하이엔드 AAA급으로 개발 중이다. 특히 △비행 △수영 △암벽 등반 등 제약 없는 특수 이동을 통해 세계 곳곳을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정우용 하이브IM 대표는 “압도적인 퀄리티와 풍부한 세계관 콘텐츠를 통해 아쿠아트리와 나눴던 설렘을 유저분들에게도 전달하기 위해 지치지 않는 마음으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범진 아쿠아트리 대표는 하이브IM을 퍼블리셔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우리와 같은 언더독이라고 생각해서 기존의 룰을 깨고 도전해서 성공시킬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넷마블이 지난 2016년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과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등 다수의 유명 MMORPG를 개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는 “25년간 MMORPG를 개발·서비스하며 유저들에게 제공했던 재미를 극대화하고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MMORPG를 단순히 사냥과 스펙 경쟁으로만 여기지 않고, 직접 플레이를 통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재미를 살펴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MMORPG의 국내 게임 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장르 본연의 재미를 효과적으로 살리겠다고 밝혔다. 아키텍트의 세계관을 아포칼립스 이후로 설계한 것 역시 현대 판타지와 SF 장르의 중간지점을 찾아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인간 본연의 바람과 열정을 담아내는 가장 종합적인 게임 장르가 MMORPG"라며 “MMORPG라고 하면 사냥과 스펙 경쟁만을 떠올릴 수도 있는데 이번에는 직접 플레이를 통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재미를 함께 챙겨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개발 과정에서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 대표는 “이용자와의 소통을 통해 게임에 대해 이야기나누는 게 중요하다"며 “퍼블리셔로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이용자들과 조금 더 소통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피드백을 귀담아 들으면서 서비스에 반영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정확한 출시 계획 및 글로벌 사업 전략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정 대표는 “현재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해외 론칭 또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향후 적절한 시점에 해외 사업 전략과 테스트 계획 등을 별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지스타 2024] 넥슨 ‘프로젝트 오버킬’ 베일 벗었다…“던파 향수 자극시킬 것”

“던전 앤 파이터(던파)의 원작의 액션성과 세계관을 개선·발전시켜 많은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게임으로 완성시키겠습니다." 박정완 네오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14일 '프로젝트 오버킬(오버킬)' 공동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넥슨은 이날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 현장에서 출품작 '오버킬'의 개발 과정과 핵심 콘텐츠를 소개했다. 이 자리엔 윤명진 네오플 대표와 박정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참석했다. 오버킬은 넥슨의 개발 자회사 네오플의 차세대 3차원(3D)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며, PC·모바일 크로스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던전 앤 파이터(던파)' 지식재산권(IP)을 활용, 다중 우주 이야기를 다룬다. 원작을 충분히 계승하면서 다른 게임성을 갖고 세계관을 더 크게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지스타를 찾은 참관객들이 '오버킬' 부스에 몰리며 긴 줄을 형성하는 등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표출된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참관객은 “네오플 전작 '사이퍼즈'를 재미있게 즐겼는데, 이번에 새 게임이 나온다고 해서 기대감을 갖고 왔다"며 “전체적으로 줄이 길지만 하루종일 대기를 해서라도 '오버킬' 시연까지 마치고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게임 개발 계기에 대해 “원작을 오랜 시간 서비스했고,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저희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모든 것을 다 보여드리기엔 한계가 있었다"며 “다양한 접근 방법을 이용해 더 많은 게이머에게 던파 세계관을 알리고 같이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개발 과정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으론 원작 이상의 풍부한 게임성과 액션성을 구현하는 것을 꼽았다. 원작의 횡스크롤 액션과 조작감을 이어가면서 3D만의 강점을 살림으로써 원작에서는 수행하지 못 했던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박 디렉터는 “원작은 2차원(2D) 평면 스크롤의 한계가 있었다"며 “배경에서 물체들이 날아와 공격하거나 카메라를 돌려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는 등 원작에서 못 하던 것들을 최대한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원작과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스토리와 시간대를 언급했다. 박 디렉터는 “오버킬은 원작 세계관 시간대의 14년 전으로 돌아가 시작하는 시간축의 뒤틀림으로 인해 스토리가 원작에서 많이 변경됐다"며 “익숙하면서 다른 것을 스토리로 생각하고 있다. 전투 역시 3D에서만 구현가능한 전투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직 시스템을 차용하지 않는 점도 원작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박 디렉터는 “초반 구간 스킬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전직 시스템이 이러한 부분을 약화시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버킬의 출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정식 출시할 만큼 완벽한 수준이란 생각을 갖고 공개한 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