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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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3분기 영업익 1199억원···전년比 58%↑

삼성중공업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수선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경쟁사들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상선 수주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덕으로 분석된다. 24일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 11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 758억원 대비 58% 늘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도 2조322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15% 확대됐다. 상성중공업은 지난해 9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2016년 이후 8년 만에 매출액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중공업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수익성이 높은 상선 수주에 집중하고 있는 덕이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총 24척(약 54억 달러)을 수주해 올해 수주 목표인 97억 달러의 56%를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이 21척으로 가장 많다. 수주 잔고는 319억 달러로 약 3년치의 이상의 안정적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글로벌 조선해양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189.95로, 조선업계 최대 호황기였던 2008년 191.6에 근접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연내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를 추가 수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FLNG는 1기만 수주하더라도 2조~3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연초 제시한 가이던스인 매출 9조7000억원과 영업이익 4000억원 달성을 향해 순항 중"이라며 “남은 기간도 고부가치선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HBM 최강’ 날개 단 SK하이닉스, 반도체 겨울론 정면돌파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써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효과에 힘입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겨울론'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 공급도 차질 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향후 실적 전망도 밝은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성적표다. 이번 최대 실적으로 SK하이닉스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반도체 겨울 우려를 잠재웠다. 최근 소비자용 PC·모바일 수요 약화로 메모리 산업이 불황 초입에 들어섰다는 반도체 겨울론이 투자업계에 퍼지고 있는데,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으로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한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이에 맞춰 회사는 HBM, 기업용 SSD(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같은 호실적에는 글로벌 HBM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시장 지배력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4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며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며 “D램 내 HBM 매출 비중이 3분기 30%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이다. 인공지능(AI) 시대 개화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AI 메모리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고용량 데이터 처리에 최적화된 AI 메모리 HBM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HBM의 판매 단가는 기존 D램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요가 늘수록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이후 1세대(HBM)부터 5세대(HBM3E)에 이르는 동안 선두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는 유일한 업체로 글로벌 빅테크에 독점적인 공급 업체 입지도 구축했다. 고부가 제품인 eSSD도 3분기 낸드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실적에 기여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60테라바이트(TB) 제품을 업계에서 유일하게 공급 중이며 122TB 제품도 내년 상반기 공급을 목표로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오는 4분기부터 HBM3E 12단 제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여 향후 전망도 밝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최대 용량인 36기가바이트(GB)를 구현한 HBM3E 12단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콘퍼런스 콜에서 “4분기에는 예정대로 HBM3E 12단 제품의 출하를 시작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D램 내 HBM 매출 비중이 4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BM3E 12단은 엔비디아 B300 등 제품에 탑재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을 견인할 거란 분석이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AI 중심의 고부가 수요가 증가하며 평균판매단가(ASP)가 견인하는 업사이클임이 매 분기 확인되고 있다"며 “HBM3E 12단 제품은 4분기 실적에 반영되며 경쟁력이 재차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 등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 증가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내년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콘퍼런스 콜에서 “내년 HBM 수요는 AI 칩 수요 증가와 고객의 AI 투자 확대 의지가 확인되고 있어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며 “당사 평균 HBM 가격은 전년보다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HBM 사업 강화로 안정적 매출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은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국타이어 벤투스, 영국 車 전문지 평가 ‘최고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초고성능 SUV용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3 SUV'가 영국 자동차 전문 매거진 '왓카?(What Car?)'의 타이어 테스트서 최고점인 종합 별점 5점과 '베스트 포 밸류' 부문을 수상했다고 24일 밝혔다. '왓카?'는 영국 최고 권위의 자동차 전문 매체로 시장 조사, 테스트 및 50년간의 업계 전문가 지식을 바탕으로 자동차 관련 정보를 제공해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권위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비교 테스트를 통해 타이어의 성능을 평가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한국타이어를 비롯해 총 7개의 글로벌 타이어 브랜드를 대상으로 젖은 노면과 마른 노면에서의 제동 및 핸들링과 배수성, 회전 저항, 소음 측정 등 다양한 기준을 통해 종합적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테스트에서 벤투스 S1 에보3 SUV는 최고점인 종합 별점 5점과 함께 '베스트 포 밸류' 타이틀을 획득했다. 특히,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 모두에서 뛰어난 제동력과 핸들링 성능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삼성전자 사외이사 ‘대관·재무’ 중심…기술자가 없다

삼성전자가 전방위적 위기를 인식한 가운데 경영 안정성에만 초점을 맞춘 사외이사 구성부터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쟁사들은 기술 전문가를 적극 배치한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어서 다음 사외이사 선임 시에는 전영현 부회장의 '반성문'에 입각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삼성전자 이사진은 총 10인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 중 4명은 한종희 대표이사(부회장)·노태문 MX 사업부장·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이정배 메모리 사업부장(사장) 등 사내이사들이다. 나머지 6명은 사외이사들로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김준성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최고투자책임자(CIO)·허은녕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 교수·신제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조혜경 한성대학교 AI 응용학과 교수로 이뤄져있다. 사외이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각자의 전문 분야는 재무·금융·투자·리스크 관리·환경·에너지·로봇·AI이고, 활동 분야는 사내이사들과는 달리 '전사 경영 전반에 대한 업무'로 명시해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김한조 사외이사는 상생·나눔 경영 역량을 발휘해 회사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김준성 사외이사는 글로벌 선진 금융 시장에서 주식 시장 분석과 투자 경험을 쌓은 국제 경제·투자 전문가로, 해외 시장·외국 투자자들의 입장을 잘 대변하고 글로벌 네크워킹을 활용해 트렌디한 투자 전략 수립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봤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유명희 사외이사는 국제 통상 전문가로, 외교적 소통 노하우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회사의 주요 투자자·이해 관계자들과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 샀다"며 “신제윤 사외이사는 제4대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금융·재정 전문가로, 회사 자금 운용·글로벌 전략 등 다방면에서 전문적인 조언을 해줄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이 중 기술 이해도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조혜경 사외이사의 경우 19대 한국로봇학회장을 지낸 바 있지만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모바일·가전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 사실상 삼성전자 사외이사직을 금융·회계 전문가와 전직 고위 관료 출신들이 차지한 셈이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기술 발전 아닌 리스크 회피와 재무 실적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외이사 6명 중 4명은 내년 3월과 11월 중, 나머지 2명은 2027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이처럼 사외이사들은 현업에 대한 전문성이 사실상 전무함에도 삼성전자 기업 지배 구조 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자신들로만 이뤄진 회의에서 △미래 기술·디자인 데모 △가전사업부 운영 현황 보고·현장 답사 △신제품 언팩 행사 참석·제품 전략 논의 △시스템 반도체 현황 보고·사업 전략 논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현황 보고·사업 전략 논의 △모바일 현황·전략 제품 서비스 논의 △메모리 현황·사업 경쟁력 관련 논의 등을 다뤘던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측은 “사외이사들이 적절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당사는 사업부별 경영 현황 보고와 현장 경영 강화를 위한 '원데이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기술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경우 이해 충돌의 우려가 있어 제한을 뒀다"며 “별도의 자문 기구를 둬 기술 지원을 받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경쟁사들은 사외이사진에 업계 전문가들을 대거 기용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입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평이 나온다. 대만반도체제조(TSMC)의 사외이사는 총 7명이고, 이 중 피터 본필드 전 NXP 반도체 회장·마이클 스플린터 전 인텔 부사장·모세 가브리엘로프 전 자일링스 CEO·라파엘 리프 전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총장 등 외국인들이 이름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을 지낸 정덕균 전기정보공학부 석좌 교수와 자사 반도체 연구원 출신인 손현철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신소재 공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경쟁력의 근원은 D램에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었지만 최근에는 최선단 개발 측면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려 시장 지배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전영현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반성문'을 통해 '위기'를 4회 언급했고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삼성전자가 위기를 맞은 이유 중 하나는 핵심 이슈에 관해 경영진에 쓴 잔소리를 하는 독립성을 지닌 사외이사가 없기 때문"이라며 “이사진 10명 모두 한국인이고 사외이사 6명 중 4명이 IT 비전문가로, 글로벌 IT 기업으로서 지극히 적합하지 않은 이사회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소프트웨어(SW) 등 IT와 전략·거버넌스 리더 등 외국인 중심으로 이사회를 재구성하라"며 “삼성전자가 기술 중심 회사로 다시 태어나려면 기술 인력 급여가 경영 지원·마케팅 등 후손 부서원보다 훨씬 높아야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미쉐린, 신형 페라리 F80에 타이어 독점 공급

미쉐린은 페라리의 신형 슈퍼카 F80에 '파일롯 스포츠 컵 2 R K1' 타이어를 독점 공급한다고 24일 밝혔다.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하는 페라리 F80을 위해 미쉐린은 처음부터 새롭게 개발을 시작했으며,독보적인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바탕으로 마른 노면에서의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F80에 장착된 미쉐린 파일롯 스포츠 컵2 R K1은 미쉐린이 페라리를 위해 설계한 최고의 타이어다. 15개월만에 개발된 이 타이어에는 모터스포츠 신기술과 새로운 공정이라는 두 가지 독점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또 미쉐린이 차량 제조사를 위해 생산한 타이어 가운데 단면 폭이 가장 넓다. F80의 전륜 타이어는 285/30R20 규격의 일반적인 사이즈이며, 후륜 타이어는 슈퍼카 전용 사이즈인 345/30R21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순한 맛’ 전기요금 인상, 삼성·SK 온도차는 존재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전기요금 인상이 국내 반도체 양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당장의 요금 인상 폭이 크지 않아 두 기업 모두 감내할 수준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업황에 따른 실적 차이로 인해 체감 부담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4일 산업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165.8원에서 182.7원으로 10.2% 인상된다. 기존 대비 kWh당 16.9원이 오르는 것이다. 산업용 요금은 계약전력 300kW 이상 고객에게 적용되는 요금제다.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핵심 업종인 반도체 업계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려될 정도의 부담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SK하이닉스의 경우 전력 사용량은 2021년 1만921GWh에서 2022년 1만2083GWh로 1162GWh 증가했다. 약 10.64%의 증가율이다. 증가는 2022년부터 관련 수치에 해외 사업장의 전력 사용량을 합산한 영향이다. 이러한 증가율을 2023년 총 전력 사용량에 적용해 역산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2023년 총 전력 사용량은 1만2011GWh(120억1100만kWh)다. 이 수치의 약 90.4%가 국내 전력 사용량으로 추정된다. 이를 킬로와트시로 환산하면 108억5600만kWh다. SK하이닉스의 2023년 총 전력 사용량은 1만2011GWh(120억1100만kWh)다. SK하이닉스의 국내 전력 사용량은 약 1만856GWh로 추정할 수 있다. 이를 킬로와트시로 환산하면 108억5600만kWh다. 이를 바탕으로 SK하이닉스의 추가 전기요금 부담을 계산하면, 108억5600만kWh에 kWh당 인상분 16.9원을 곱한 약 1835억원이 된다. 이는 연간 기준이며, 분기로 환산하면 약 459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7조300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17조5731억원이다. 전기 요금 인상에 따른 부담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65%에 그친다. 매출액 대비로는 0.26%에 불과하다. 사용량 기준으로는 SK하이닉스보다 삼성전자의 부담이 더 클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한국 내 전력 사용량이 23,217GWh(232억 1700만kWh)로 SK하이닉스 국내 추정 사용량의 약 2.14배다. 이는 삼성전자의 국내 생산기지 규모가 더 크고, 생산제품군이 더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삼성전자에 이번 전기요금 인상이 큰 부담이되는 수준은 아니다. 삼성전자의 전력 사용량을 킬로와트시 단위로 계산하면 232억1700만kWh며, 여기에 kWh당 인상분 16.9원을 곱하면 연간 약 3924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분기로 환산하면 981억원이다.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매출은 79조원,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 수준이다. 결국 전기 요금 인상에 따른 부담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8%에 그친다. 매출액 대비로는 0.12%에 불과하다. 전기요금은 반도체 기업의 대표적인 고정비용이다. 특히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전력은 필수적인 요소로, 업황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다. 특히 AI 호황으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실적 회복이 더딘 상황이어서 전기요금 인상의 부담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의 특성상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향후 업황 변화에 따라 두 기업의 체감 부담은 더욱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의 전기요금 인상이 두 기업 모두 당장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2022년 이후 지속된 전기요금 인상의 누적 효과와 반도체 업황의 변동성을 고려할 때, 향후 실적 흐름에 따라 기업이 체감하는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현대차 ‘자동차 비수기’에도 또 다시 ‘역대 최대 매출’ 찍었다

현대자동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브리드차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호조로 인해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올렸다. 반면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증가로 영업익은 감소했다. 이에 현대차는 '내부혁신'을 통한 원가절감을 통해 영업이익 회복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24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컨콜)을 통해 3분기 실적이 판매 101만1808대, 연결 기준 매출액 42조9283억원, 영업이익 3조58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7% 증가, 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매출액은 하이브리드, 제네시스를 포함한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 확대, 우호적인 환율 환경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이익은 북미 지역 선제적 보증 연장 조치에 따른 충당금이 반영돼 전년 동기비 소폭 감소했다"며 “이를 제외하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꾸준한 체질 개선 노력으로 견고한 기초체력을 갖춰 대응하고 있다"며 “치밀한 내부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3분기는 '자동차 비수기'라 불린다. 휴가, 연휴기간과 겹쳐 생산량이 다른 분기 대비 저조하고 신차 구매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3분기 판매 대수만 살펴봐도 2분기 대비 4.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이번 3분기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3.2% 감소했다. 판매대수 감소에도 현대차는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SUV, 하이브리드차 등 단가가 높은 모델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가 장기화되면서 하이브리드차의 판매가 늘어난 것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서는 공장 하계 휴가, 추석 연휴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SUV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1.8% 증가했다"며 “해외 시장에서는 신형 싼타페, 투싼 페이스리프트의 인기에 힘입어 북미 지역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대수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와 북미 지역 투싼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19.5%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환율 상승도 매출에 긍정적 효과를 미쳤다.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한 1359.4원을 기록했다. 반면 인건비 등 비용이 증가한 탓에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매출액 대비 판매 관리비 비율은 전년 동기보다 0.2%포인트 오른 11.5%로 집계됐다. 뿐만 아니라 노사 임금단체협약(임단협)서 발생한 비용도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현대차 컨콜에 따르면 올해 임단협 타결이 7월에 이뤄지면서 이때 발생한 4000억원의 기타비용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됐다. 현대차는 영업이익률 회복을 위해 '원가절감'에 전념할 방침이다. 우선 미래 제품 트렌드, 수익성, 효율적인 제조 및 부품 조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품 전 라이프 사이클에 걸쳐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제거할 계획이다. 또 전기차 분야에서도 핵심 부품 원가 개선에 나서고 다양한 배터리 타입을 탑재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컨콜을 통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원가절감 중장기 계획을 추진중"이라며 “임금인상으로 인해 가공비 등은 다소 오를 수 있지만 재료비가 더 비중이 높기 떄문에 원가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료비 인상 추세에 대해선 선물환 등 선제적 대응을 통해 충격을 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전망과 계획에 대해선 “주요 시장의 성장률 둔화와 환율하락, 금리인하 등 매크로 불확실성 증대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부문별 대응책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AI 사활 건’ 통신 3사, 6G 기술 개발 경쟁 불붙는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6세대 이동통신(6G)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다만 향후 시장 안착에 성공하기 위해선 적합한 활용 사례 발굴과 수익모델(BM) 설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6G가 5세대 이동통신(5G)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5G보다 약 50배가량 빠른 1테라바이트(1Tbps) 속도 구현이 가능해 인공지능(AI)·도심항공교통(UAM) 등 차세대 기술을 뒷받침하는 필수 인프라로 꼽힌다. 오는 2028년~2030년 사이 글로벌 표준화 작업 등을 거쳐 상용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SKT는 지난 15일 공개한 6G 백서를 통해 텔코 에지 AI 기반 차세대 통신 인프라 진화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통신 인프라와 AI의 결합을 통해 실시간 데이터 처리와 AI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서비스 지연을 줄이고 보안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이 회사는 6G가 상용화되면 데이터 트래픽 수요와 특화 서비스를 고려해 이전 세대 이동통신을 적절히 혼용하는 '세대 혼합' 기반 유연한 네트워크 구조를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생태계 협력 △유망 사업 모델 발굴 △무선접속망·코어망·전송망·디바이스·AI 오케스트레이션 등 영역별 기술진화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KT는 6G 연구·개발을 위해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을 넓히고 있다. 노키아와 오픈랜 기술·6G 후보 주파수를 이용한 초광대역 무선 접속 기술 등을 개발 중인 가운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네트워크 현대화·6G 분야를 공동 연구키로 했다. LG전자와는 6G 후보 주파수 대역에서 동작하는 전이중 통신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은 하나의 주파수 대역에서 업링크·다운링크 데이터를 동시에 주고받는 방식이다. 개발에 성공한다면 주파수 효율을 최대 2배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유플러스는 6G와 이전 세대 통신 기술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비지상 네트워크'를 지목하고 개념 검증 및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는 통신 위성, 무인 항공기를 이용한 고고도 플랫폼 무선국(HAPS) 등 공중·우주 인프라를 활용하는 네트워크다. 이를 통해 5G가 제공하는 고속 데이터 통신과 저지연성 범위가 공중·우주 영역까지 확장돼 3차원 통신 시대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고객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새로운 통신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통신 기술 대표 협의체 '6G 포럼' △국제표준화기구 '3GPP'의 표준화 과정 등에 참여해 기술 리더십을 확보할 계획이다. 향후엔 데이터 효율을 위해 위성과 엣지 컴퓨팅을 결합한 위성 데이터센터도 구축할 전망이다. 업계는 6G 인프라 구축과 동시에 '킬러 서비스' 구상에도 나설 전망이다.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을 당시 산업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서비스 활성화까지 이어지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례가 6G 상용화 이후에도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네트워크 인프라 성능 향상뿐 아니라 미래 기술과 융합한 서비스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화 가능성이나 활용 분야에 대해선 현재 단언할 수 없지만,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순 없는 상황"이라며 “상용화 이전까지 활용 사례를 지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HD현대, 스마트·친환경 건설장비 앞세워 지속가능성 향상 모색

HD현대그룹의 건설기계 계열사들이 건설 현장의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노동력 감소, 중대재해 발생, 탄소중립 이슈에 대응 가능한 제품으로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HD현대의 건설기계 중간 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24일부터 나흘간 '제12회 한국국제건설기계전'이 열리는 일산 킨텍스에서 안전·생산성·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스마트 건설현장 구현을 위한 건설장비와 기술을 선보였다. HD현대건설기계는 50t급 굴착기 'HX520A'와 35t급 휠로더 'HL985A' 등 대형 장비 뿐 아니라 'HX17AZ'를 비롯한 소형 라인업도 소개했다. 미니굴착기와 소형 굴삭기 등 소형장비는 도심과 농가를 비롯한 지역에서 작업이 용이한 덕분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건설기계도 내년 2분기까지 미니굴착기 생산력을 9600대에서 1만5400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2040년까지 제품 포트폴리오의 98%를 연비 개선 및 전동화·수소 모델로 채운다는 전략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2025년형 2t급 전기 굴착기 'HX20E' 및 급속 충전스테이션도 볼 수 있었다. 이는 40kWh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로, 일일 최대 9시간 작업이 가능하고 소음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 국내 고객 작업장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마쳤고, 북미와 유럽 등 국내외에서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머신가이던스 기술과 센서로 장비의 위치 및 자세를 실시간 감지하고 이를 토대로 작업 가이드를 제공하는 '하이 어시스트 2D MG+', 자체 개발한 원격 장비 관리 시스템 '하이메이트' 를 비롯한 기술도 소개했다. HD현대로보틱스의 아크 용접 로봇 솔루션도 볼 수 있었다. 이는 굴착기 암과 상·하부 구조물 생산을 자동화할 수 있는 것으로, HD현대건설기계는 중국 강소·인도 푸네 공장의 용접 공정 자동화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브라질 공장에도 용접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KT와 손잡고 지능형 통신 케이블 시스템을 도입하고, 구글 클라우드와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구축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위해 기울인 노력도 설명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도 1.9t급 전기 굴착기 DX20ZE, 35kWh급 BC05 수냉식 배터리팩, 11L급 수소연소엔진 'HX12' 등 탄소중립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들을 전시했다. 55t급 굴착기 'DX550LC-7'와 15t급 굴착기 'DX-150W-7' 뿐 아니라 △DX10Z-7K △DX17Z-7 △DX35Z-7를 포함한 미니굴착기 풀라인업도 부스에 배치했다. '스마트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SAVM)' 등 작업자 및 인근의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력도 볼 수 있다. 이는 기존 건설장비 주변 360도를 카메라로 촬영해 상황을 알리던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에 AI를 활용해 주변 인원을 감지하면 식별 경고를 울리는 기능이 더해진 시스템이다. ICT 기술로 채석장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스마트 관리 시스템 '쿼리엑스'도 소개했다. 클라우드 기술 등을 활용해 석산 현장 장비 운영과 자재 생산·운송 및 안전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센서와 위성항법시스템(GNSS)을 토대로 장비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3차원 설계 데이터를 활용해 복잡한 지형에서도 정확·신속한 작업을 돕는 '3D 머신 가이던스 시스템'도 소개했다. 화성탐사 콘셉트의 디오라마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곳에서는 건설장비를 14분의 1 비율로 축소한 RC모델들이 자재를 옮기고 25~30도의 경사로를 오르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디벨론 굴착기는 버킷을 좌우로 비틀어 회전하는 동작을 시연하고 적재중량 40t급 굴절식 덤프트럭이 울퉁불퉁한 지면을 주행하는 장면도 시연했다. 원격 조종으로 장비를 체험하는 관람객들도 볼 수 있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가 주관하는 것으로, 전 세계 20개국 237개사가 참가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고려아연 ‘쩐의 전쟁’ 일단락… 최윤범은 ‘법정’ MBK·영풍은 ‘주총’ 승리 플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종료되면서 40여일 동안 경영권을 놓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MBK파트너스·영풍 사이의 치열했던 자금 전쟁이 일단락됐다. 양측 모두 공개매수를 통해 확실한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기에 향후 법정과 주주총회장에서 장기간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이 원하는 전장과 승리 플랜이 달라진 것이 눈에 띈다. 이전까지는 양측 모두 공개매수에 올인했다면 이제는 서로 다른 영역에 방점을 둘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MBK·영풍은 확보한 지분을 바탕으로 주총장에서 승부를 보려고 하는 반면 두 번의 법정 다툼에서 승리한 최 회장 측은 시세조종 혐의 등 상대방의 법적 리스크를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산업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이 마무리되면서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당초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이 목표 수량(발행주식총수의 20%)을 모두 달성하더라도 최 회장 측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은 36.49%에 그친다. 베인캐피탈이 매입하는 지분 2.5%를 제외하면 고려아연이 매입하는 17.5%의 지분은 의결권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4일 종료된 공개매수로 인해 MBK·영풍이 38.47%의 지분을 확보한 것을 감안하면 양측 모두 과반수 지분 확보에 실패해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지는 못한 셈이다. 결국 자금 전쟁 이후 2라운드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확보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우선 최 회장 측보다 더 높은 지분율을 확보한 MBK·영풍은 주총장에서 표 대결로 승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순탄하게 풀릴지는 미지수다. MBK·영풍은 이번에 확보한 지분을 바탕으로 최대한 빨리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에 13명의 인원이 있는데, 이 중 영풍 측인 장형진 고문을 제외한 12명 모두 최 회장의 우호 인사로 분류된다. 때문에 MBK·영풍 측에 우호적인 인원 12명을 고려아연 이사회에 진입시켜 과반수를 확보해 경영권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고려아연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법원에 소집 허가를 받아야 하기에 주주총회 시기는 내년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내년 초에는 정기 주주총회도 예정됐던 만큼 결국 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표 대결 자체는 발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최 회장 측에서는 상대의 법적 리스크를 최대한 공략해 표 대결 자체를 만들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7.83%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의 지지를 받으면 표 대결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 경영권을 확보한 상황에서 변수를 만들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고려아연은 공개매수가 종료되기 직전인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MBK영풍의 공개매수가 원천 무효에 해당한다면 이에 대한 법적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MBK·영풍 공개매수는 원천무효라고 생각하고 법적 검토 중"이라며 “도출된 결론을 토대로 수사와 조사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MBK·영풍 측의 공개매수 종료일에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며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내고 관련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최 회장 측이 법정 소송에 방점을 두는 것은 최근 두 차례 중요 판결에서 승소한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영풍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낸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지난 2일에도 영풍 측이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당시 가처분이 기각되지 않았다면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할 수 없게 돼 최 회장 측이 매우 불리해졌을 가능성이 높지만, 법원이 두 차례나 최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계 관계자는 “공개매수에서 양측 다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전략에 따라서 충분히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경영권 분쟁이 장기전으로 치닫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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