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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도쿄선언’ 42주년···‘복합위기’ 돌파할 이재용 리더십이 절실

“누가 뭐라고 해도 삼성은 반도체 사업을 해야겠다. 이 사실을 알려 달라." 1983년 2월8일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한 말이다. '도쿄선언'으로 잘 알려졌다. 당시 일본에서는 이 창업회장을 '과대망상증 환자'라며 무시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성공 신화'를 썼다. 통상 18개월 걸리는 반도체 공장을 6개월만에 짓고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64K D램을 개발했다. 1993년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라 지금까지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도쿄선언' 42주년을 맞은 2025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역대 최악의 '복합위기'에 직면해 있다. 기존 메모리 사업은 중국의 도전을 받고 있고 신사업은 아직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사법리스크를 벗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글로벌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정부·국회의 '지원사격'도 절실해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최근 가장 큰 고민은 신사업 역량 강화다.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파고에 전세계 산업·금융 지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는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밀렸다. SK하이닉스가 'AI 큰손' 엔비디아와 협업하며 역대급 실적 을 내는 와중에 삼성전자는 아직 품질 테스트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3조467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에 머물렀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는 대만 TSMC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64.9%, 삼성전자 9.3%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맞설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푸젠진화(JHICC) 등 현지 기업들은 D램을 시중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밀어내며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공급이 늘어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업황 자체가 나빠지고 있는 형국이다. 기술력에 대한 도전에도 직면했다. CXMT는 최신형 제품인 DDR5 D램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과거 수년 이상 차이났던 한국과 중국간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 격차가 1년안팎으로 줄어들었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트럼프 리스크'로 약속받았던 보조금을 다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삼성전자 역시 위기를 일찍부터 인식하고 해법 찾기에 골몰해왔다. 지난해 5월 새로운 반도체 사업 수장으로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데려오며 쇄신을 도모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예상보다 저조한 반도체 실적을 돌아보며 '반성문'까지 썼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우선 '엔비디아 문턱'을 넘어야 한다고 본다. 8단 HBM3E 관련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명확한 공급 일정은 아직이다. D램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한 가운데 부가가치가 높은 HBM 판매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이재용 회장이 과감한 조직개편과 신사업 발굴 등에서 리더십을 확인시켜줘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이 회장이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멈춰선 삼성의 인수합병(M&A) 시계를 다시 돌릴지도 관심사다. 이런점에서 최근 AI 반도체 분야 '동맹'에 합류하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비쳐진다. 이 회장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최근 국내에서 회동하며 '3각 동맹'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스타게이트' 생태계에 합류해 오픈AI에 반도체를 공급할 경우 성장하는 AI 시장에서 대규모 물량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는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할지 여부와 그룹 콘트롤타워를 정식으로 부활시킬지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정부와 국회의 '지원사격' 역시 절실한 상황이다. R&D 인력을 대상으로 주52시간제 등 규제를 없애는 '반도체특별법'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일단 올해 계획을 짜며 중장기 경쟁력 강화와 고용량·고사양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장 D램과 낸드 모두 시장 수요에 맞춰 범용(레거시) 제품 비중을 줄이고 첨단 공정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수익성 방어를 위해 서버용 SSD(Solid State Drive)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린다는 방침도 정했다. '아픈 손가락' 파운드리의 경우 2나노 공정 양산과 안정화를 통해 고객 수요를 확보하고, 4나노 공정 설계 인프라도 강화하기로 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하락 싸이클이 막 시작됐고 삼성전자 본원 경쟁력 회복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엔비디아 인증 통과, HBM4에 사용될 D램 특성이 양호할지, 중국향 HBM 및 전용 그래픽카드(GPU) 판매가 미국 정부에 의해 제한될지 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지난해 인도 올해는 아프리카…해외시장 적극 공략 현대차, 중국과 격돌 예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를 위해 애쓰고 있는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인도에서 성과를 낸 이후 올해는 아프리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다만 아프리카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로서 중국 전기차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7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본격적으로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올해 현대자동차그룹이 본격 공략에 나선 것은 아프리카가 '기회의 땅'이라고 불릴 만큼 압도적인 성장 잠재력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프리카는 인구의 60% 이상이 25세 미만으로 경제의 역동성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혀왔다. 지난해 아프리카 자동차 시장 규모는 269억 달러(약 37조9774억원)로 집계됐다. 주로 내연기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 주로 팔린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아프리카는 전기차 시장은 아직 발전 초기 단계라는 점이 눈에 띈다.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도 2022년까지 전기차 보급 대수가 약 1000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충전 인프라 등이 부족해 전기차가 크게 늘어날 환경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아프리카도 도시화와 인구 증가로 인해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점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게 된다면 향후 대규모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우리보다 한 발 앞서 현지에 진출한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격렬한 경쟁이 예상된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2~3년 전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수입 규제가 강화되면서 제3국인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여왔다. 이들은 이미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가 아프리카에서 입지가 확고한 업체로 꼽힌다. 케냐에 전기차 모델 돌핀과 씰 아토를 출시해 지난해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점유율 22%를 기록했다. 아프리카 12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점유율을 확대에 노력한 결과다. 아울러 다른 중국 완성차 업체인 지리 계열의 지오메트리와 상하이자동차 계열 MAXUS가 점유율을 각각 18%, 12%를 거둬 2,3위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맞서는 현대차·기아는 자동차 부품 산업이 발달한 튀니지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내부에서 브랜드 파워를 늘려가고 있다. 튀니지가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를 잇는 지정학적 요지에 있어 영향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반제품 조립(KD) 공급 방식에서 현지 생산, 해외 인수·합병(M&A)까지 전략을 확장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까지 튀니지에서 총 1만68대(현대차 5617대·기아 4451대)를 판매했다. 튀니지에서 누적 판매 순위에 현대차가 1위, 기아가 2위를 각각 차지했다. 2022년 기준 합계 점유율도 25%를 달성했다. 지난해 점유율은 30%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시에 현대차그룹은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알제리에 신규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1년 정치적 불안정을 이유로 알제리 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알제리 정치 상황이 안정되면서 공장 구축을 다시 추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공장 시설과 설비를 정비해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알제리에 차체 제조 라인과 도장 공정 등의 라인을 구축해 전기차 포함 5개 모델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라그룹 등 현대차의 1차 협력사들이 인접 국가에 다수 진출한 상황이라 부품 공급이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프리카 시장의 성장에 속도가 붙으면서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지난해 인도 시장 공략에서 성과를 얻은 것처럼 아프리카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인도자동차판매사협회(FAD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판매량 55만9984대를 기록해 시장 점유율 2위(13.75%)를 수성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현대차 인도법인(HMIL)이 현지 증권시장에 상장에 성공하기도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인도에 이어 올해는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나섰다"며 “현지 신규 공장 설립에 발맞춰 신차를 출시해 브랜드 입지를 확보해가는 전략을 활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AI 혁명이라던 딥시크…이제 공포가 된 이유는?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가져온 혁신이 이제는 글로벌 보안 위협으로 변모했다. 딥시크의 개인정보 수집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점이 큰 우려를 낳으면서 제한 조치가 잇따르는 중이다. 8일 관련 IT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적으로 딥시크 사용 제한 조치가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개인정보보호기관이 딥시크의 개인정보 처리방식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 후 앱 다운로드를 차단했으며, 미국 의회와 국방부도 딥시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한국에서도 외교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주요 정부부처와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금융권,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등 대기업까지 딥시크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딥시크는 시장에 '공포'가 아니라 '혁신'으로 다가온 서비스였다. 지난 1월 27일 공개된 딥시크의 AI 모델 R1은 GPT-4와 유사한 성능을 보이면서도 개발 비용은 557만6000달러에 불과하다고 발표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문제는 개인 정보였다. 이용자가 프롬프트에 입력하는 정보 외에도 개인의 기기 정보와 일련번호, 키보드 입력 패턴과 리듬, IP 주소, 쿠키 정보를 수집한다는 점이 뒤늦게 환기되면서 우려가 확산됐다. 이렇게 수집된 모든 정보가 중국 서버에 저장된다는 점도 우려를 낳았다. 딥시크는 약관에서 “사용자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는 사용자가 거주하는 국가 외부에 위치한 서버에 저장될 수 있으며, '국가 외부의 위치'는 지리적으로 중화인민공화국"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중국의 국가정보법에 따르면 중국의 모든 조직과 국민은 중국의 정보 활동을 지지·지원·협력해야 하므로, 딥시크가 수집한 데이터는 언제든 중국 정부에 제공될 수 있는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빅데이터의 시대를 맞아 앞다퉈 선보여지는 다양한 서비스들은 대부분 이용자가 정보 수집을 거부할 수 있는 '옵트아웃'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AI도 마찬가지다. 챗GPT나 네이버 클로바X는 이용자들이 원할 시 입력한 데이터가 서비스 품질 개선 목적 등으로 활용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딥시크는 옵트아웃 옵션이 없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우려가 없다는 입장이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고도로 중시하고 법에 따라 보호한다"며 “기업이나 개인에게 위법한 형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저장하도록 요구한 적이 없고 요구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확실한 안전망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정부부처와 기업들의 딥시크 금지령이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간통신사에서 딥시크 웹사이트나 도메인을 막은 것이 아니라 자체 사내망에서만 사용을 막은 만큼 원천 차단이라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부처 혹은 사내 PC를 활용한 딥시크 이용은 불가능하지만, 직원들이 개인 기기에서 딥시크 앱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관계당국의 대응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딥시크와 관련한 조사 및 서비스 차단 권한은 행정안전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분산돼 있어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아직까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기 힘들다. 이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중국에 본사를 둔 딥시크 측 개인정보 보호 정책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통해 개인정보 수집 항목과 처리 방법 등을 묻는 질의서를 보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서비스가 아무리 혁신적이어도 보안 및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양날의 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검찰, ‘이재용 1·2심 무죄’ 대법원 상고…“주요 쟁점 판단 다르다”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으로 기소돼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다. 검찰은 7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 3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등 14명의 피고인에 대한 상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 열린 형사상고심의위원회의 '상고 제기' 심의 의견을 반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의한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회계부정과 부정거래 행위에 대한 법리 판단 등에 관해 검찰과의 견해 차가 있고, 1심과 2심도 주요 쟁점에 대한 판단이 달랐던 만큼 대법원의 판단을 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사내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회계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지난해 2월 1심이 19개 혐의 전부에 무죄를 선고한 데 이어 지난 3일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도 이 회장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SK케미칼, 지난해 영업손실 448억원…별도 기준으론 역대 최대실적 달성

SK케미칼은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이 448억원으로 2023년 영업이익 833억원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1조7355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순손실은 33억원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285억원으로 2023년 4분기 영업이익 51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5143억원과 109억원이었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자회사를 제외한 SK케미칼의 별도 기준 작년 한 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405억원과 1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7%, 30.0%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7년 SK디스커버리가 출범하며 사업 회사로 분할된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이다. SK케미칼은 경기 침체와 화학업계의 불황 속에도 스페셜티 소재인 코폴리에스터 판매 호조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폴리에스터 용도를 개발해 고객층을 넓히고, 특화 소재 에코젠(ECOZEN)의 판매량을 확대한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투명성, 고기능성을 갖춘 코폴리에스터는 식품 용기, 화장품, 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소수의 기업만 상용화에 성공한 소재로 알려졌다. 강석호 SK케미칼 경영지원본부장은 “오랜 시간에 걸쳐 범용 소재,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코폴리에스터 등 스페셜티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혁신이 불황 속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지속적인 제품·기술 혁신을 통해 코폴리에스터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순환 재활용 소재 사업을 또 다른 스페셜티 파이프라인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대한항공, 지난해 매출 16조1166억원…여객·화물 쌍끌이에 역대 최대실적 달성

대한항공이 지난해 여객과 화물 부문의 동반 성장에 힘입어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별도 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조1166억원과 1조944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6% 늘어나 1969년 창립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해 나가고 있다. 영업이익은 22.5% 늘었다. 역대 최대인 2022년 2조8836억원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2863억원에 비해서 크게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2542억원으로, 2023년 9168억원 대비 36.8% 증가했다. 지난해 호실적은 국제선을 중심으로 좌석 공급을 확대하고 항공화물 운임 증가세와 맞물려 화물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결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 국제선 승객은 1769만4010명으로 전년 대비 26.5% 증가했다. 국제선 화물 운송량은 160만4858t(톤)으로 9.5%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조296억원으로 2023년 4분기 대비 1% 늘었다. 영업이익은 4765억원으로 159%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8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계절적 비수기를 맞은 4분기의 여객 사업 매출은 2조37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 줄었으나, 동계 관광 수요가 몰리는 동남아 노선 등에 탄력적인 공급을 통해 탑승률을 끌어올리고 상위 클래스 서비스를 강화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4분기 화물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1조198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발 전자상거래 수요와 연말 소비 특수 등에 따른 항공 화물 수요가 늘어난 덕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에도 여객과 화물 사업별로 수요에 적극 대응해 수익 극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여객은 장거리 노선 수요가 이어지고, 중국 노선 실적 회복이 기대된 가운데 수요가 몰리는 노선에 공급을 이어가는 한편 부정기편 확대로 수익 극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화물 사업은 전자상거래 수요 강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유연한 공급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정치 환경 변화 등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전망되지만,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위한 준비기간을 거쳐 글로벌 네트워크 항공사로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OCI, 지난해 영업익 1105억원…도쿠야마 합작법인 투자 주체 변경

OCI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1105억원으로 전년보다 92.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2조2153억원으로 전년 대비 71.9% 증가했다. 순이익은 896억원으로 71.6%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04억원으로 2023년 4분기 대비 0.8% 늘었다.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5198억원과 124억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베이직케미칼 부문은 시황 부진 및 전기료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영업 환경은 악화했으나, 일회성 매출 및 이익 발생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카본케미칼 부문은 전 품목 정기보수와 OCI 차이나 매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매출은 전 분기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OCI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공장 증설을 위해 추진한 일본 화학기업 도쿠야마와의 합작법인(JV) 투자 주체를 OCI에서 말레이시아 법인인 OCI 테라서스로 변경하기로 했다. 김유신 OCI 사장은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을 통해 “국제정세, 경기 침체 등 여러 영향으로 현금 창출 능력이 줄어 공격적인 투자에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며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그룹사 차원에서 투자 효율성을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주체는 변경되지만, OCI 군산공장에서 최종 후공정 및 품질 테스트, 고객사 관리 및 납품을 담당해 시너지를 창출할 예정이다. OCI는 올해 하반기 반도체 및 주요 제품의 시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생산 효율화 및 판매 확대,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OCI는 결산 배당으로 주당 22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은 오는 4월 11일 지급될 예정이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돌아온 장현국’ 넥써스 주주들과 첫 소통…“전자화폐 사업 추가하고 美 시장 진출”

최근 위메이드에서 적을 옮긴 장현국 넥써스(NEXUS·舊 액션스퀘어) 대표가 올해 목표로 게임·블록체인 부문 흑자전환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경영체계를 전면 정비, 기업 성장과 주주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신작 로드맵 부재가 불안 요소로 꼽힌다. 회사를 둘러싼 각종 리스크 해소 또한 숙제로 꼽힌다. 액션스퀘어는 7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 △장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등 예고했던 안건들을 모두 통과시켰다. 일부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전자화폐(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추가하고, 본점 소재지를 서울시에서 경기 성남시로 바꾼다.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한도도 2000억원까지 늘린다. 이더리움 기반 가상자산 '크로쓰' 발행 및 판매를 위해 이달 중 스위스에 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재단 설립 후 토큰 판매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미국 진출 가능성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가상자산 제도화를 추진 중인 만큼 합법적 사업 기회가 주어지는 코인에 전례 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장 대표는 전망했다. 법적 옥석 가리기 과정에서 제도권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코인들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어서다. 기존 블록체인 사업과 차별화된 지점에 대해선 오픈 플랫폼이라는 점을 꼽았다. 모든 게임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자신만의 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고, 게임 모델에 특화된 직관적인 유저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국문 사명을 넥서스가 아닌 넥써쓰로 한 이유에 대해선 “NEXUS를 한글로 표기할 때 보통 넥서스로 쓰는데 읽을 때는 넥써쓰로 발음한다"며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할 때 모든 소리의 표현에 주안점을 둔 걸로 안다. 이런 원리에 따라 읽는 소리 그대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부터 신작을 출시해 게임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세부 라인업과 정식 출시 시점, 매출 목표 등은 안갯속이다. 넥써스는 현재 △탈출 역할수행게임(RPG) '던전스토커즈' △블레이드 지식재산(IP) 기반 P2E 게임 '블레이드: 리액션' △네이버 웹툰 IP 기반 액션 RPG '프로젝트 일렉시드' 등을 6개 작품을 개발 중이다. 이 중 어떤 게임이 포문을 여는지를 비롯해 주요 콘텐츠, 비즈니스모델(BM)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는 크로쓰 재단 설립이 예정보다 늦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지난달 말 재단 설립 절차를 마친 후, 가상자산이나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주요 기능·기술 사양 등이 담긴 백서를 이달 완성하고 토큰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지 행정절차가 길어지면서 백서·신작 공개도 지연되고 있는 것. 장 대표는 이달 안에 토큰 판매를 시작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재단 설립 후 토큰 판매 계획과 신작 라인업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첫작은 완전히 확정한 후 발표할 계획이며, IP 기반 게임이 될 것"이라며 “하나의 게임이 아니라 여러 개의 게임을 동시에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더 좋은 IP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목표 달성을 위해선 투심을 잡는 작업이 중요하지만, 재무 취약성 극복은 숙제다. 넥써스는 2021년부터 3년 동안 매년 50억원대 적자를 지속하면서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을 끌어올릴만한 게임이 장기간 부재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215억원으로 자본금 259억원에 못 미치는 상태다. 같은 기간 결손금은 853억원으로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연간 영업이익 또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누적된 결손금 규모는 약 853억원으로, 업계에선 이를 털어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 대표의 사법리스크 해소를 통한 신뢰 회복도 관건이다. 그는 지난해 8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2022년 위믹스 유동화 중단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이 위믹스를 매입하도록 조작했다는 혐의인데, 검찰은 위믹스 유동화와 회사 주가의 인과관계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 계획 또한 현재로썬 미지수다. 이사회 중심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이끄는 미국식 지배구조를 도입한다는 방침인데, 단기 성과주의에 대한 집착과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보상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국의 경우 전문경영인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로 인한 기업지배구조 약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도 미국 시장과의 차이점이다. 다만 장 대표는 최근 전문 경영인 체제가 사업 경쟁력 및 효율성을 높이고, 주주권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연구 흐름에 주목했다.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법령 개정과 밸류업 프로그램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여론을 따르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회사가 성장하면 주주가치도 동반성장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넥써쓰의 2대 주주고 내년이면 1대 주주가 될 예정이나, 1대 주주라는 이유로 마음대로 회사를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프로젝트에서 실수하고 잘못한 부분도 있다. 이를 발판삼아 최초 발행 후 추가 토큰 발행을 하지 않는 '제로 민팅', 재단이 예비 물량을 보유하지 않는 '제로 리저브', 모든 기여자가 공정하게 기여분에 따른 보상을 받는 '제로 프리라이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 “EX30 올해 3000대 판매 목표, 유럽보다 2000만원 저렴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가성비 강자'가 나타났다. 프리미엄한 브랜드 이미지, 높은 사양, 저렴한 가격까지 갖춘 볼보 EX30이 드디어 국내에 출시된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연간 판매 3000대를 자신하며 EX30을 브랜드의 새로운 10년을 이끌어갈 모델로 지목했다. 6일 볼보코리아는 김해시 장유로 롯데호텔앤리조트서 EX30 출시 기념 기자 간담회와 시승회를 진행했다. 행사엔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가 참석해 브랜드의 지난 성과와 EX30의 사양을 공유했다. EX30은 전동화 시대를 상징하는 새로운 패밀리룩과 다재다능한 5인승 SUV의 혁신적인 공간 설계, 직관적인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가 적용된 차세대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도시 안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안전 공간 기술(Safe Space Technology) 등 새로운 도시 이동성을 정의하는 혁신 기술을 대거 탑재된 소형 전기 SUV다. 특히 리어 액슬에 하나의 전기 모터가 장착되는 후륜 구동 방식을 채택해 부드럽지만 강력한 운전의 재미를 선사한다. 66kWh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200kW 모터를 결합한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Single Motor Extended Range)'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복합 기준 351km를 확보했다. 차량 설명에 앞서 이윤모 대표는 브랜드의 가파른 성장세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볼보자동차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안전에 대한 철학, 프리미엄 전략, 강력한 가격 경쟁력으로 10년 동안 5배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10년 동안 판매 질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소비자가 서비스센터를 가까이서 편하게 만나게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왔고 그 결과 2024년 기준 39개 서비스센터, 233개 워크베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노력을 통해 볼보자동차는 국내에 진출한 모든 자동차 브랜드를 통틀어서 고객 서비스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며 “이젠 앞으로의 10년을 새롭게 열어볼 계획이고, EX30은 그 시작을 알리는 차량"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직접 EX30을 주행하는 영상을 선보이며 보다 자세하고 현실적인 설명을 전달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EX30을 좀 더 편안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직접 경험한 것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며 “그래서 제가 서울부터 김해 행사장까지 차를 몰고온 결과 400㎞ 주행은 가뿐했다"고 말했다. 이어 “날씨가 상당히 추워서 여러가지 걱정을 했지만 1회 충전으로 400㎞ 정도는 충분히 달릴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더불어 “EX30은 운전자 경고 시스템 등 해당 세그먼트에선 경험할 수 없는 안전장치들을 보유했다"며 “또 안전, 디자인 분야에서 여러 수상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EX30의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을 강조했다. 이윤모 대표는 “EX30은 지난해 테슬라를 제외하고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라며 “올해 국내 시장서 3000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고,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30 판매 트림은 일부 외관 및 실내 옵션 파일럿 및 파크 파일럿 어시스트, 360도 카메라, 하만 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바 시스템 등 일부 편의사양에 따라 코어 및 울트라 두 가지로 구성된다. 특히 프리미엄 순수 전기차의 보급 확대를 위해 판매가를 코어 기준 4755만원, 울트라(Ultra) 패키지 적용 시 5183만원으로 책정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AI로 진화할 것”…네이버, 글로벌 플랫폼 도약 시동

네이버가 AI 기반 혁신 전략을 본격적으로 강화하면서 커머스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온 서비스 AI' 전략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고 커머스 생태계를 확장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플러스 스토어 중심의 커머스 성장, AI 기술을 접목한 검색 플랫폼의 견고한 성장세, 포시마크의 흑자 전환, 넷플릭스와의 제휴 효과, 그리고 중동 시장 진출 본격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는 7일 진행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기반 혁신 전략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커머스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김남선 CFO는 2024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7퍼센트 증가한 2조8856억원을 달성했으며, 검색 플랫폼과 커머스 부문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포시마크의 흑자 전환, 넷플릭스 제휴 효과,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네이버 아라비아' 설립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국내외를 아우르는 사업 확장 움직임을 지속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전사 데이터 통합과 AI 기술을 접목해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 방식을 더욱 고도화했으며, 이를 통해 검색·메인·커머스·콘텐츠 등 여러 프로덕트에서 AI 효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온 서비스 AI' 전략으로 불리는 이 노선을 추진하며, 네이버가 직접 보유한 다양한 플랫폼에 AI를 광범위하게 적용해 전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새로운 매출 창출 기회를 찾는 게 핵심이라고 부연했다. 회사가 AI 분야의 주요 기술로 꼽은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어 처리 역량이 높고 영어 등 다국어 환경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이 여러 차례 강조됐다. 최수연 대표는 글로벌 빅테크와 달리 무제한으로 파라미터를 키우는 대신 네이버 서비스 특성에 맞춰 효율적 규모와 정확도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또 연내 보이스·이미지·비디오 등 멀티 모달 모델 관련 성과를 내놓고, 2025년부터 이를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이어 김 CFO는 4분기 커머스 부문에 대해 특히 고무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지난 10월 말 출시한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를 통해 탐색·발견 중심의 쇼핑 경험을 강화했고, 그 결과 커머스 광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0%, 전 분기 대비 10.2% 증가하며 9개 분기 만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김 CFO는 쇼핑 검색 UI 개선과 개인화 광고 확대로 광고 효율이 높아졌고, 전체 커머스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7.4퍼센트 상승한 775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플러스 스토어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언급됐다. 최 대표는 출시 이후 주로 로열티가 높은 고객층에서 사용 빈도가 올라갔고, 탐색형 UI 전환이 체류 시간·페이지 뷰 증가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커머스 광고 수익성 역시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또 멤버십 혜택과 배송 품질 개선 노력이 시너지를 내며,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이 시장 평균을 웃도는 성장률을 보였다고 최 대표는 밝혔다. 회사 내부 분석에 따르면 멤버십 가입자의 주문 건수나 객단가는 가입 전 대비 30퍼센트 이상 높아졌고, 그로 인해 사용자 충성도 역시 상승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와의 제휴 효과도 김 CFO가 강조한 부분이다. 김 CFO는 11월부터 적용된 멤버십 번들링 패키지가 큰 호응을 얻으며 일평균 신규 가입자가 기존 대비 1.5배 늘었고, 이들의 쇼핑 지출 또한 가입 전 대비 30퍼센트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30~40대 유입 비중이 높고 주문액도 탄탄해 향후 중장기적 관점에서 멤버십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는 의견이다. 검색 플랫폼은 전년 동기 대비 14.7퍼센트, 전 분기 대비 6.7퍼센트 오르며 1조6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로써 단일 분기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 최 대표는 검색 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는데, 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고 검색어를 자동 생성·연결해주는 '확장 검색' 기능이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블로그·카페·연예·스포츠 등 서비스 지면에 피드를 도입하고, 피드 광고를 최적화해 전환율을 높인 것 역시 광고 집행액 증대에 긍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포시마크의 흑자 전환 소식도 4분기 컨퍼런스콜의 주요 안건이었다. 포시마크는 최 대표의 주도로 인수한 미국의 중고거래 플랫폼이지만, 이어진 적자로 실패한 인수가 아니냐는 평가를 받던 사업이다. 최 대표는 미국 대선과 연말·연시 시즌의 광고비 상승, 이커머스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성장 둔화가 우려되던 포시마크가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흑자 비결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비용 효율화와 광고 사업 확장 덕분이라는 게 회사의 분석이다. 포시마크에는 네이버 검색 엔진과 AI 기술을 적용해 전환율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한편 김 CFO는 최근 중동 거점 법인인 '네이버 아라비아' 설립을 완료했고,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함께 디지털 트윈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슈퍼 앱으로 범위를 넓혀가며 로컬 맵핑이나 로보틱스, AR·VR 같은 기술을 접목하려는 논의가 오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중동 시장에서의 본격 사업 전개가 가능해졌고, 국내·동남아·미주·유럽에 이어 중동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질의응답 시간에 AI 인프라 확대가 광고 수익화에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최 대표는 “구글 사례 등에 비춰보면 AI가 노출돼도 광고 배치 자체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CFO 역시 “인퍼런스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과 기존 검색 광고 수준의 광고 효율 확보는 동시에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검색 질의 중 '정답형 질의'를 AI 브리핑으로 요약하더라도, 맥락 맞는 상품·광고를 삽입해 오히려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향후 플러스 스토어를 별도 앱으로 운영해 쇼핑 검색을 개인화하고, 멤버십 혜택도 공격적으로 알릴 계획도 언급됐다. 4분기에만 해도 멤버십 신규 가입자가 전 분기 대비 1.5배 늘었다는 분석이 있으며, 이용자 입장에서는 도착 보장·당일 배송 등 편의성이 높아 거래액이 함께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만 회사는 무리한 프로모션 대신 수익성과 성장성을 균형 있게 관리하는 방식으로 커머스 영역을 계속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AI가 콘텐츠 플랫폼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최 대표는 블로그·카페·클립 등에서 피드 형식을 도입하고, 개별 창작자 콘텐츠가 AI 분석·추천을 통해 간편하게 노출되도록 큐레이션 기술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클립'의 경우에는 4분기 월평균 일간 재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배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현재 뷰수의 2배 이상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여러 창작자가 스마트스토어 상품을 연동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어필리에이트 모델도 강화할 예정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끝으로 최 대표는 “지난 2년간 쌓아온 AI와 데이터 운영 역량, 그리고 검색·광고·커머스에서의 성과가 올해 본격적인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글로벌 업체와의 협업 가능성도 계속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 트윈, 로보틱스, AR·VR, 자율주행 등 미래 성장 영역에도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언급하며, 향후 중동·북미 시장 등을 비롯해 네이버 기술을 확장해가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어 “데이터와 기술을 결합해 창작자·판매자·광고주 모두가 성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설명하며 AI 기술을 전사적으로 확대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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