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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스코다파워, 체코 증시 상장…유럽 원전시장 공략 본격화

두산에너빌리티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발전 기자재 기업 중 최초로 체코 프라하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앞으로 유럽 원전 시장을 본격 공략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6일(현지시간) 두산스코다파워가 이날 체코 프라하 증권거래소(PSE)에 상장했다고 밝혔다. 두산스코다파워의 전체 공모액은 1516억원이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체코 등 유럽에서 540기 이상의 증기터빈을 공급해 온 기업으로 앞으로 유럽 원전 시장을 공략하는 데 앞장서게 된다. 이번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우선 두산스코다파워에 투입된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신주 290만주로 조달하는 418억원을 생산 설비 개선과 연구개발(R&D)에 활용한다. 동시에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스코다파워의 약 763만주의 구주 매출을 통해 1098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자금을 원자력과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개발, 가스터빈 설비 확충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통해 자회사 두산밥캣의 주식을 계열사인 두산로보틱스에 넘겨주는 대신 1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확정할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앞두고 주가 급락으로 인해 결국 계획이 좌초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해당 현금을 원전 기술 개발과 설비 확충 등에 활용할 예정이었으나 전략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그러나 이번 두산스코다파워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일정 부분 확보하는데 성공하게 됐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스팀터빈 원천기술 보유 강국인 체코에서 두산이 스코다파워를 만난 것은 행운이자 영광이었다"며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뿐만 아니라 유럽 발전 산업의 선두 주자가 될 수 있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네이버, 이해진 복귀 앞두고 매출 10조 돌파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 중 처음이다. 7일 네이버는 2024년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0% 증가한 10조737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 영업이익은 32.9% 늘어난 1조9793억원, 조정 EBITDA는 24.9% 증가한 2조6644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호조를 보였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한 2조8856억원, 영업이익은 33.7% 늘어난 54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보다 2.8%p 개선된 18.8%를 나타냈다. 이로써 네이버는 영업이익 8분기, 조정 EBITDA 9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4분기 사업 부문별 실적을 보면 서치플랫폼이 1조6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성장했다. 이는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광고 효율 최적화에 따른 것으로, 연간으로는 9.9% 성장한 3조9462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광고효율을 높이고 외부 매체를 확대하는 등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커머스 부문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와 멤버십 제휴 효과, 커머스 광고의 효율성과 수익성 향상에 힘입어 17.4% 증가한 7751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전체 거래액은 13조2000억원을 달성했으며, 연간 매출은 14.8% 성장한 2조9230억원을 기록했다. 핀테크 부문은 스마트스토어 성장과 외부 결제액 증가에 힘입어 12.6% 늘어난 4009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한 19조3000억원을 달성했으며, 연간 매출은 11.3% 성장한 1조5084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부문은 네이버제트 연결 제외에도 웹툰 AI 콘텐츠와 연계된 카메라 앱의 유료 구독자 확대로 0.2% 성장한 4673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3.7% 늘어난 1조7964억원을 달성했다. 클라우드 부문은 뉴로클라우드와 라인웍스 유료 ID 수 확대,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사업 매출 발생이 이어지며 41.1% 늘어난 1776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26.1% 성장한 5637억원을 달성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해는 전 서비스에 걸쳐 On-service AI 전략을 본격 구현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AI 기술로 플랫폼을 고도화해 새로운 가치와 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상반기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을 통해 검색 중심의 쇼핑 경험을 개인화된 탐색 중심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네이버는 7년 전 이사회에서 물러났던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복귀를 시도한다. 오는 3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관련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 창업자는 7년전 “유럽과 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하겠다"며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고, 이듬해에는 등기이사직까지 사임했다. 표면적으로는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결정이었지만, 업계에서는 당시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포털 규제 기조와 네이버의 독과점 논란을 의식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 창업자는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를 직접 방문해 '총수 없는 대기업' 지정을 요청했고, 지분율까지 낮추는 등 재벌과 차별화된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하지만 이사회 의장직 사임 이후에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서 주요 의사결정에 깊이 관여해왔으며, 특히 라인-야후재팬 합병, 웹툰 글로벌화 등 해외 전략과 최근 AI 개발 방향성 설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업계에서는 이해진 의장의 공식 복귀가 네이버의 AI 전략 강화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결단으로 평가하고 있다. 경영 일선에 복귀할 시, 사업 부문 중에서도 AI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소버린 AI 구축을 위해 빅테크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한편, 관련 기술을 자사 서비스에 접목하는 '온 서비스 AI' 전략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는 지난 6월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소버린 AI 문제를 논의하는 등 AI 사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 자리는 국가별 AI 모델 구축을 위한 하드웨어 인프라를 제공하는 엔비디아와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네이버의 시너지를 모색하고자 이뤄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의 오픈AI 제휴 등 국내외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라며 “AI 개발을 주도해온 이해진 의장의 경영 복귀는 네이버의 AI 전략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강현창·이태민 기자 khc@ekn.kr

HD현대, 지난해 영업익 2조9832억원…조선업 호황에 호실적

HD현대가 핵심 사업인 조선 부문의 수익성 개선으로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HD현대는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2조9832억원으로 지난 2023년보다 46.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매출은 67조76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다. 순이익은 1조9302억원으로 145.6%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7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5.4% 늘었다. 이 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7조972억원과 7761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로 조선·해양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전력기기 부문도 호조를 이어가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반면 건설기계와 에너지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조선·해양 부문의 HD한국조선해양은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수주량 확대와 생산 효율화를 통한 건조물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9.9% 증가한 25조538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또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408% 급증한 1조43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4865억원과 7052억원으로 집계됐다. HD현대삼호와 HD현대미포도 각각 매출 7조31억원과 4조6300억원, 영업이익 7236억원과 885억원을 기록해 조선·해양 부문의 모든 계열사가 호실적을 거뒀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주력인 선박 부품서비스 사업(AM)의 수주 호조세와 스마트 선박 운영 관리·자동화 솔루션 등 디지털 제어 사업 확대로 전년 대비 22% 증가한 1조74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8% 증가한 2717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그룹에 새롭게 편입된 HD현대마린엔진은 친환경 엔진 제품 확대 전략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3158억원과 332억원으로 집계돼 각각 전년 대비 28.9%, 85.5% 늘었다. 건설기계 부문의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2023년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와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1%, 40.3% 감소한 7조7731억원과 4324억원을 기록했다. 정유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연료 공급 확대, 공장 가동 효율화를 통해 매출은 전년 대비 8.4% 증가한 30조4686억 원을 달성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58.2% 줄어든 2580억원에 그쳤다. HD현대일렉트릭은 AI(인공지능) 기술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글로벌 데이터센터 확충 영향으로 매출 3조3223억원과 영업이익 6690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올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상황에 대응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전 사업 영역에서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조선 및 전력기기 부문의 양호한 실적 흐름이 지속되는 만큼 친환경 기술 개발과 생산 효율성 극대화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한화솔루션, 지난해 영업손실 3002억원…신재생·화학 동반 부진으로 적자 전환

한화솔루션이 신재생에너지와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으로 지난해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한화솔루션은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이 3002억원으로 지난 2023년 영업이익 5792억원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매출은 12조3940억원으로 전년 대비 5.23% 줄었다. 순손실은 1조2896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0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0.79% 늘었다. 4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4조6430억원과 124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매출 5조7658억원과 영업손실 2575억원을 기록했다. 모듈 및 기타 사업은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약세로 수익성은 둔화했지만, 개발자산 매각 및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은 매출이 3조원에 육박하며 전년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케미칼 부문도 매출 4조8172억원, 영업손실 1213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주요 제품 판가의 약세가 지속됐고 해상운임 상승과 전기요금 인상 등도 악영향을 미쳤다. 첨단소재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76억원과 235억원으로 집계됐다. 완성차 수요 증가에 따라 경량 복합소재 매출이 늘었지만, 태양광 소재 가격 약세, 미국 신공장 초기 고정비 등이 실적 개선에 제동을 걸었다. 윤안식 한화솔루션 부사장은 “개발자산 매각 및 EPC 사업은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예정이고, 올해 연간 매출 4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딥시크 쇼크’에 머리 맞댄 민·관…“추격조 전략 가동해야”

한국이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선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는 '추격조'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기업들의 개발 잠재력을 발현시키기 위해선 파편화된 AI 자원과 인프라를 하나로 모으고, AI 기술을 국가전략자산화하는 등 정부 차원의 생태계 조성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AI위원회에서 국내 AI 산업 경쟁력을 진단·점검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이 주재한 이날 회의는 최근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 열풍 속 우리나라의 AI 경쟁력을 진단하는 한편, 향후 대응 및 정부 지원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2030년까지 그래픽처리장치(GPU) 3만장을 확보한다는 구상을 2027년으로 앞당겼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GPU 1만5000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딥시크 R1에 준하는 저비용·고효율 모델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예산과 공간 확보 여력이 충분치 않고, 전력 문제도 있는 만큼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H200 기준 장당 5000만원 정도로, 목표치를 확보하기 위해선 최소 75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 여기에 설치 및 전력 인프라 비용을 합치면 최소 조 단위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투자 확대가 중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관계자는 “미국은 현재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만 700조를 투자하고 있는데, 미국의 10분의 1 정도인 70조 규모라도 투자해야 한다고 본다"며 “단순 1~2조원 정도 투자해선 선진국을 따라잡기 어렵다.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터무니 없는 목표를 제시하면 책임은 누가 지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번 긴급회의에서도 'AI G3(3대 강국)' 도약을 위해선 전방위적인 정부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적잖게 나왔다. △데이터 △인프라 △인재 유치·육성 측면에서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한편, 국가적 차원의 역량을 결집하는 '추격조'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예산을 다수의 기업에 나눠먹기식으로 배분하기보단 빅테크를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들을 중심으로 추격조를 구성해 투자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두현 건국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그동안 모든 지원책은 '많이 지원하면 그 중 스타급 기술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며 “그러나 이젠 오픈AI나 딥시크 급으로 국가적 기술을 상승시킬 수 있는 가시적인 추격조를 만들어야 한다. 제도에 묶이지 않고 파격적으로 지원을 독려할 수 있는 특수 임무조직 같은 개념을 국가 AI 컴퓨팅센터 산하에 둔다면 AI 반도체 활용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추격조에 선정된 기업에는 국내 데이터를 3년 정도 제한 없이 개방하고, 저작권 규제를 풀어주는 방안도 제시됐다. 고급 인재 유치·육성을 위한 지원사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3~5년 안에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AI 기술을 국가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며 “원자력과 같이 해외 기술을 가져다 쓸 것인지, 기초부터 개발해 주권을 가져올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여기에 연내 GPU 1만개를 확보하고, 5개 업체에 2000개씩 쓸 수 있게 해주면 딥시크 이상의 모델을 개발하는 회사가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오픈AI·앤트로픽 등 빅테크에 우수한 한국 인재들이 많은데 이들을 높은 가격 주고서라도 모두 데려와야 한다"며 “KAIST 등지에 훌륭한 인재들이 많은데 추격조로 선정된 기업에 GPU를 지원해 채용 연계를 하고, 해외 인재들의 연봉을 지원하는 방향을 고민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형 AI에 대한 기준 확립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오승필 KT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국내 기업이 만들고, 우리의 교과서·백과사전·기사 등을 통해 한국을 배우고 가치관을 갖고 있어야 한국형 AI인지 의문"이라며 “회사 또한 이런 부분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이 써야 하는 AI란 무엇인가'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AI를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하는 내용으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방안을 찾겠다"며 “장날인데 비가 온다고 우산 쓰지 않겠다. 비 피하고 우산 쓰면 장사 못한다. 우산 안 쓰고 비 맞고 달리겠다. 기업도 성공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불황 겪는 K-디스플레이 ‘차량용 OLED’로 반등 모색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프리미엄 완성차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급성장하는 차량용 OLED 시장을 통해 업계 불황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년 대비 33.9% 감소한 3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LG디스플레이는 3년 연속 연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들 업체의 실적 악화는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감소에 기인한다.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판매가 저조하며, 이에 따라 IT 기기에 패널을 공급하는 업체들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업체가 주도하던 OLED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세진 점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스마트폰 OLED를 예로 들면 지난 2020년 70%p에 달하던 한국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5.2%p로 좁혀졌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는 자국산 부품 회사 중심의 공급망 구축을 강화하면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성장이 예견된 차량용 OLED 시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 4억8175만달러(약 6964억원) 수준이던 차량용 OLED 시장 규모가 오는 2027년 21억7786만달러(약 3조1481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폭스바겐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SDV 전환 가속화에 따라 차량용 OLED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SDV에서는 웹서핑,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데, OLED는 고화질과 넓은 시야각으로 이러한 기능을 구현하는 데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SDV에서는 디자인도 중요한 요소인데, OLED는 자유자재로 곡면 구현이 가능해 차량 내부 디자인의 자유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중국 비중이 큰 반면 차량용 OLED의 경우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매출 기준 지난해 3분기 국내 업체의 차량용 OLED 시장 합산 점유율은 74.4%다. 업계는 차량용 OLED 시장의 높은 기술 장벽으로 인해 중국 업체가 국내 업체를 추격하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이미 진입한 국내 업체들이 주문을 독점하는 구조다 차량용 OLED 패널의 경우 IT용 패널 대비 가격이 5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차량용 OLED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보고, 고객사 확보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진화된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고객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퀄컴의 '스냅드래곤 콕핏'을 구현한 콕핏 체험 데모 키트에 '와이드 OLED'를 공급했다. 와이드 OLED는 개인화된 AI 그래픽과 맞춤형 인포테인먼트 등 차량용 소프트웨어의 시각적 구현을 지원한다. 앞서 CES 2025에선 '리얼 블랙 HUD' 등 혁신 제품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대시보드에 내장된 OLED가 블랙 코팅된 앞유리 하단에 주행 정보를 반사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형 OLED'를 BMW '미니'에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하반기 열린 'K-디스플레이 2024'에서 선보인 '어드밴스드 씬 OLED(ATO)'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ATO는 기존 유리 기판 OLED 대비 20% 얇은 두께로 날렵한 디자인, 초고화질, 합리적인 가격대를 동시에 구현한 제품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전시회 등에서 여러 기술을 지속 선보이는 이유는 '우리의 기술력이 이 정도다'라는 점을 어필하기 위한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며 “초격차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 등 메이저 고객 확보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폴더블폰 시장 ‘춘추전국시대’···삼성전자 ‘초격차 유지’ 안감힘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화웨이·오포 등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센데다 라이벌 애플까지 참전을 준비해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져서다. 이르면 올해 '두 번 접는' 혁신 신제품을 선보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모바일 분야 이익 확보를 위해 플래그십 제품 마케팅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지난달 31일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멀티모달 인공지능(AI)을 갤럭시S25시리즈를 출시하고 폴더블은 하반기 신제품 폼팩터 디자인 및 내구성 개선, 라인업 다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갤럭시 S·Z 시리즈 매출 목표를 '두 자릿수 성장'으로 제시했다. 시장은 '라인업 다변화'를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찍부터 주요 IT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화면을 두 번 접는 폴더블폰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기존 Z 플립·폴드와 차별화는 위해 '갤럭시 G' 등 새로운 명칭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회사는 이미 관련 디자인 특허를 지난해 등록한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CES 2022'에서 화면을 안 쪽으로 두 번 접는 폴더블용 디스플레이를 전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플립7' 경쟁력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6 시리즈 출하가 기대 이하였던 만큼 AI 기능 적용, 카메라·운영체제 개선, 디스플레이 최적화 등을 추진할 전망이다. 갤럭시 S25와 마찬가지로 성능은 개선하면서 가격은 동결하는 전략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폴더블폰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용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 성장률은 2023년 41.5%에서 작년 4.5%로 급감했다. 올해는 2.8% 역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MX(Mobile eXperience) 사업부 연간 영업이익은 2023년 13조원에서 작년 10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차세대 기술 확대에 총력을 쏟고 있다. 화웨이는 이미 세계 최초로 두 번 접는 '트리플 폴더블'을 출시한 상태다. 배터리 소형화와 더불어 직접 개발한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적용하는 등 생태계 확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오포는 올해 1분기 내 폴더블 신제품 'Find N5'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제품 대비 얇은 두께를 구현했다는 점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비보 역시 1분기에 신제품 'X Fold 4'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샤오미는 올해 안에 플립 형태 'Mi Flip 2'를 선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모토로라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와 손잡고 '가성비'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애플의 움직임도 신경쓰인다. 이르면 내년 폴더블폰을 양산할 것으로 보여 정면 승부가 예상된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는 애플이 내년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내년 전세계 폴더블용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1500만~2000만대)이 올해 대비 80% 이상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폴더블폰 시장은 출하 성장보다 듀얼폴딩, 대면적, 롤러블 등 기술적인 변화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리밸런싱 마친 SK이노, SK온 전방위 지원 나선다

지난해 하반기 SK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을 거쳤던 SK이노베이션 E&S가 올해 본격적으로 날아오른다. 지난해까지 정유·배터리 사업 시장 부진에 흔들리던 SK이노베이션이 SK E&S를 합병한 이후 재무 구조를 안정화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올해는 정유 업황도 개선되면서 기존 SK이노베이션 사업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여 더욱 재무적 안정성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올해 SK이노베이션 E&S는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SK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된 배터리 사업을 전방위로 지원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6일 산업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E&S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59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423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그 직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흑자의 가장 큰 원동력은 지난해 11월 합병한 SK E&S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12월 SK E&S의 영업이익 1234억원이 이번 4분기 실적에 반영된 결과 SK이노베이션 E&S가 1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지난해 단행된 SK그룹의 리밸런싱 과정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다. 향후 SK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된 배터리 사업을 견인해야할 핵심 계열사로 주목 받았기 때문이다. 그룹의 캐시카우로 여겨졌던 SK E&S와 합병을 단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룹 차원에서 단행한 합병으로 인해 SK이노베이션 E&S의 재무적 안정성과 체급이 크게 강화됐다. SK E&S는 연간 500만톤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하는 국내 민간 1위 LNG 사업자다. 해외 가스전 개발·생산부터 LNG 직도입, 발전 사업에 이르는 LNG 밸류체인으로 SK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맡아왔다. 앞서 SK E&S는 최근 3년(2021~2023년) 동안 연 평균 영업이익 1조2556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우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정유 업황에 따라 실적 부침이 컸던 SK이노베이션의 재무적 안정성을 보완해줄 최적의 계열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 17조6570억원과 영업손실 4233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과 정제마진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정유 부문에서 영업손실 6166억원이 발생한 결과다. 다만 올해는 SK이노베이션의 정유 사업에서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도 SK이노베이션 정유 사업 부문은 매출액 11조6868억원과 영업이익 3424억원을 기록했다. 난방유 등 석유제품 수요 확대 및 환율 상승 효과로 인해 정제마진과 재고손익이 개선돼 흑자 전환한 것이다. 올해도 연초부터 유가 상승으로 정제마진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SK이노베이션 E&S가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한 이후 자회사인 SK온에 전방위적 지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배터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SK그룹은 지금까지 약 20조원의 투자를 단행해 SK온을 글로벌 10위권 배터리 회사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SK온은 지난 2021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한 분기를 제외하고는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 일회성 요인으로 고객사의 계약 보상금인 2115억원이 반영돼 240억원이라는 깜짝 흑자를 냈지만 4분기 다시 영업손실 3594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출범 이후 누적 적자가 3조원에 달하게 됐다. 문제는 이 같은 적자 행진 속에서도 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설비 증설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다. SK온은 미국 등을 포함해 조 단위 규모 설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부담도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금까지 2조원 규모의 SK온 유상증자에 참여해 유동성을 공급했고, 수십조원 규모의 차입금 채무보증도 지원했다. 지난 2021년 말 17조4599억원에 불과했던 SK이노베이션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33조7469억원으로 늘었다. 33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그럼에도 SK온은 아직 적자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아직도 모회사의 대규모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이 SK E&S를 합병해 자산 105조원 규모의 에너지 공룡으로 재탄생한 것 자체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산업권 관계자는 “지난해 리밸런싱 결과 SK이노베이션 E&S가 확고한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며 “올해는 SK이노베이션 E&S의 곳간이 채워지면 SK온이 가져가는 상황이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하림, 팬오션 주가 폭락에 ‘발목’

하림그룹이 팬오션의 주가 하락에 발목이 잡히는 모습이다. 팬오션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그룹의 덩치를 키워왔지만, 벌크선 시황 악화로 팬오션 주가가 하락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하림그룹은 지난 2015년 벌크선사 팬오션을 인수하며 해운업에 진출했다. 팬오션 인수는 하림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규모를 키우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활용법에 있다. 하림그룹은 과거 NS홈쇼핑 등 자회사를 통해 덩치 불리기에 나섰지만, 내실을 다지는 데는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팬오션 지분을 담보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왔다. 하림지주가 금융권 등에 담보로 제공한 팬오션 주식 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억1470만640주다. 이는 전체 보유 주식의 73.39%에 해당한다. 9건의 주식담보대출 계약과 1건의 교환사채(EB) 발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렇게 담보를 제공하고 하림지주가 모은 자금 규모는 총 5670억원이다. 주식담보대출은 팬오션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방식으로, 그룹 운영 자금 확보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가 하락 시 담보 가치 하락이라는 위험 부담을 안게 된다. 교환사채 역시 팬오션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발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교환사채 투자자들의 예상되는 기대이익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주식 담보 대출 대부분은 현재보다 팬오션의 주가가 높을 때 발생한 것들이다. 팬오션의 주가는 지난해 최고 5000원 선을 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3000원대 초반에서 횡보 중이다. 하림지주가 팬오션 주식을 담보로 설정하고 금융권에서 끌어모은 자금에 적용된 이자율은 최저 4.68%에서 최고 5.41%다. 하림지주가 팬오션 주식을 담보로 가장 많은 자금을 빌린 곳은 한국증권금융으로, 6595만5000주를 담보로 1950억원을 조달했다. 이 대출의 이자율은 4.93%이며, 계약 기간은 2024년 10월 20일부터 2025년 10월 20일까지다. 이어 국민은행으로부터 7070만주를 담보로 총 850억원을 두차례에 걸쳐 빌렸다. 각각의 이자율은 4.70%대다. 케이비하림제일차(유)와 우리에이치알제이차(주) 외 1개사는 각각 1400만주, 1826만3681주를 담보로 300억원, 800억원을 빌려줬다. 이 외에도 산업은행은 800만주를 담보로 870억원을, 농협은행은 2200만주를 담보로 400억원을, 우리은행은 1273만8854주를 담보로 500억원을 하림지주에 각각 빌려줬다. 이들 대출의 이자율은 4% 후반에서 5% 초반대로 형성돼 있다. 뿐만 아니라 하림지주는 112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 추가적인 자금 확보에 나섰다. 교환 대상 주식 수는 1603만8951주, 교환 가액은 주당 6983원으로 설정됐다. 교환 청구 기간은 2022년 7월 22일부터 2027년 6월 8일까지다. 다른 주식담보 대출의 경우 팬오션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경우 담보 가치가 하락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마진콜'(추가 담보 요구)이 발생할 수도 있다. 최근 벌크선 시황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에서 팬오션의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파나마 운하 통행량 개선, 세계 철강 시장 부진, LNG 생산량 증가 등 수요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인이 많다. 한편 그동안 하림그룹이 자회사를 활용해 덩치를 키워왔지만, 내실을 다지는 데는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NS쇼핑이다. NS쇼핑은 홈쇼핑 산업의 특성상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하림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하림지주 대신 대규모 투자 주체로 나서면서 그룹의 덩치를 키우는 데 기여했다. 그 과정에서 NS쇼핑은 자회사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재무 부담이 누적됐다. 그룹 차원의 투자에 집중하느라 홈쇼핑 본업에 대한 투자가 소홀해지면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NS쇼핑은 지난 2022년 상장폐지되기도 했다. 팬오션에 대한 모회사의 자금 조달 압박이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림그룹의 재무 부담이 팬오션의 경쟁력 약화 및 재무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하림 관계자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 활용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 아닌가"라며 “하림에 부담이더라도 팬오션은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NS홈쇼핑 사례에서 보듯, 자회사를 활용한 무리한 확장은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론보도] 관련 본 신문은 지난 2월 6일 및 7일 산업면에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하림지주 및 팬오션㈜는 “하림지주는 소유한 팬오션의 자산을 활용하여 자금을 확보한 것 뿐이며, 하림지주의 교환사채 발행은 하림지주의 재무 부담과 팬오션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와 무관하다. 또한, 팬오션은 NS쇼핑과 달리 해운업 관련 자회사만을 두고 있으며, 지주사나 자회사에 무리한 자금 지원을 하고 있지도 않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엑사원 3.5 개발에 70억 들었다…LG AI硏 “조만간 딥시크 R1급 모델 공개”

LG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 32-B' 개발에 4개월 동안 7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최신 모델 개발비용보다 낮은 비용이 들었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홍보가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6일 오전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국내 AI 산업 경쟁력 진단 및 점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최초 공개했다. 딥시크 V3 모델 학습에 투입된 비용으로 알려진 600만달러(약 78억원)보다 다소 낮은 규모다. 엑사원 32-B 모델은 특화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프론티어급 모델로, 320억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보유하고 있다. 멀티 스텝 추론 기능(MSR)을 중심으로 설계돼 심층 분석, 출처 선택 등 기능도 탑재됐다. 특히 작업마다 특화된 소규모의 전용 거대언어모델(LLM)만 활성화해 AI 학습 비용을 절감하는 전문가 혼합(MoE) 기법이 사용됐다. 해당 기법은 딥시크가 개발비를 절감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사용성과 장문 처리 능력, 코딩, 수학 등 다방면에서 글로벌 오픈소스 AI 모델과 견줄 만한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다. 현재 그룹 전 계열사에 도입 중이며, 분야별로 적합한 양식도 지속 업데이트한다는 방침이다. 배 연구원장은 “그룹 차원을 넘어 글로벌로 공개했더라면, 우리 스스로도 엑사원의 추론 기능 등을 더 잘 알렸다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며 “글로벌 수준의 모델을 만들고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음에도 국가 차원의 홍보가 부족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LG가 엑사원에 대한 인프라 구축에 1조원을 투자했다는 루머도 있다"며 “LLM을 하나 개발하는데 100억원이 채 들지 않는다. 전체 비용도 때론 200억원, 400억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LLM 개발 단계가 성능 향상을 넘어 '액션 단계'로 넘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LLM 개발은 지식에서 사고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고, 딥시크 사례가 '사고의 단계'를 보여준 것이란 설명이다. 이를 위해선 인프라 저변을 확대해 보다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여주기식으로 모델을 만드는 게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쓸 수 있는 비용 효율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며 “현장에선 적은 데이터만 갖고 효과적으로 모델을 개발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나가야 한다. 국가 AI 경쟁력 확보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특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AI가 전 세계 데이터를 모두 학습한 이후의 시점을 대비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추론 역량을 강화하고, 차세대 에이전트로 꼽히는 액셔너블(Actionalble) AI 개발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 연구원장은 “2028년이 되면 AI가 현재 공개돼 있는 전 세계 데이터를 학습하고, 서비스를 통해 합성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며 “범용 인공지능(AGI)을 지금 추구하는 게 맞은지, 아니면 세부 영역을 나눠 슈퍼 인텔리전스(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를 준비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LG가 현재 H100 512장으로 개발 중인데 속도 측면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의 H100 2048장 정도 확보된다면 연내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 정도를 소화할 수 있는 기업들에 그 정도 규모의 투자를 한 후 기술을 개발하고, 의사결정을 해 나가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딥시크 R1 수준의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겠다. 그러면 그 다음 활동을 구체적으로 같이 취했으면 한다"며 “연내까지 우리나라 기업이 고성능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단 걸 증명하고 그 다음 계획들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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