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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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MS와 한국형 AI 개발… 5년 내 매출 5兆 목표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는 이미 게임이 끝났다고 본다. 이젠 협업해서 한국형 AI 모델을 빠르게 구축해야 하는 단계다. KT가 잘 되는 것과 동시에 지원 기업들의 경쟁력도 높이며 함께 발전하고 싶다." 김영섭 KT 대표는 10일 서울 노보텔 앰베서더 동대문에서 열린 AICT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KT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와(MS)와의 협력 방향과 AICT 사업전략을 구체화했다. 기존 생성형 AI 모델 중심에서 나아가 산업 영역별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토털 패키지' 제공이 목표다. 김 대표는 그는 국내 고객들이 잘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AI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양사는 이를 위해 5년 동안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해 AI 기간망을 깔고, 공동 GTM(Go-To-Market)을 개발한다. 연구개발(R&D)과 마케팅 투자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한국어 특화 AI 모델·서비스 출시와 AI전환(AX) 전문기업 설립 등에도 협력한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동안 누적 매출 최대 4조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내년 2690억원, 2026년 6100억원, 2027년 1조1020억원, 2028년 1조2960억원, 2029년 1조37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통신(CT)역량에 AI와 정보통신기술(ICT)을 더한 AICT 기업을 경영 비전으로 제시하고, 전사 차원 AX에 나선 바 있다. 그는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MS와의 협력을 위해 물밑작업을 펼쳤고, 지난 6월 사티아 나델라 MS CEO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나 협약을 맺었다. 양사의 시장 진출 목표와 지향점이 맞아 파트너십으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김 대표는 “MS는 오랫동안 다양한 기업들과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협업해 기업의 니즈를 가장 잘 아는 기업"이라며 “KT의 실질적 성장을 위한 변화 방향을 많이 고민했고, 새 도약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전략적 협력을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형 AI는 GPT-포오(4o) 기반으로 구축되며, 데이터·법·규제·문화·언어 등 국내 상황에 맞게 최적화된다. 이를 위해 KT는 교과서·백과사전·신문 기사 등 데이터를 확보해 학습 절차에 착수했다. 해당 서비스에는 MS의 대화형 AI '코파일럿'이 도입된다. 내년 1분기 모델 개발에 착수해 2분기쯤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소형언어모델 파이(Phi) 3.5 기반 공공·금융 등 산업별 특화 모델도 선보인다. 이를 위해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동개발, 내년 1분기 상용화한다. 데이터가 저장·전송되는 모든 구간과 장치의 인크립션(encryption·암호화)를 통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해 보안 수준을 높이고, 안정된 환경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기업 맞춤형 소형언어모델(sLLM)은 KT가 계속 공급하며, 자사 AI 모델 'KT LLM(믿음)'도 계속 키워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국내 AI 생태계를 형성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 유럽 출장 당시 대기업 2~3곳이 동행했다는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자체 클라우드제공사업자(CSP) KT클라우드의 역할이 축소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역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웅 KT클라우드 대표는 “데이터센터의 애저(azure)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한 부분들을 회사와 협업함으로써 클라우드 관련 애저 영역을 확장하게 된다"며 “데이터·CSP 역량을 강화해 고객들에게 프로페셔널 서비스까지 제공, 선택권을 넓힐 수 있는 환경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I·클라우드 분야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AX 전문기업을 출범하고, 기술 연구기관 '이노베이션 센터'도 설립한다. 신설 기업은 KT 자회사로 운영되며, 전문가들이 기업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모델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AX를 원하는 기업에 글로벌 수준 컨설팅·아키텍처·디자인 등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AX인력들을 영입해 3년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센터는 양사의 AI·클라우드 기술 연구와 스타트업 투자를 전담한다. 기존 통신사업을 위한 네트워크 현대화와 6세대 이동통신(6G), 그래픽처리장치(GPU)·신경망처리장치(NPU) 등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이밖에 국내 AX 생태계 확산을 위한 전략 펀드를 공동 조성하고, 기술·컨설팅·마케팅 등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정우진 KT 컨설팅그룹장(전무)은 “엔비디아의 H200이 MS에 처음 공급되는데, 한국에선 KT가 가장 먼저 공급하려고 준비 중이다. 향후 수요 및 공급 상황 등에 따라 발전된 파트너십을 논의 중“이라며 "시장 진입부터 신사업 발굴·성장까지 협력하는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SKT, 시니어 친화 서비스 선봬…디지털 격차 해소 온힘

SK텔레콤이 시니어 친화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의 통신 생활을 지원하고, 디지털 격차 해소에 나선다. SKT는 전국 공식인증대리점에서 노년층 눈높이 맞춘 디지털 격차 해소 교육을 강화하고, 방문자에 사이버금융범죄보험 1년 무료 이용 기회를 제공한다고 10일 밝혔다. 아울러 보이스피싱 취약층 안전망 강화를 위해 한화손해보험과 공동 마케팅을 추진한다. 회사는 시니어 이용자들이 스스로 스마트폰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컨텐츠를 제작, 공식인증대리점의 고객용 태블릿 PC에 지속 노출하고 있다. 초기에는 T크루가 고객의 이해 속도에 맞춰 순차적으로 안내하고, 이후 스스로 태블릿에 노출되는 튜토리얼을 따라 내재화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교육 콘텐츠는 스마트폰 화면의 글자 크기 조절, 밝기 조절 등 기본적인 기능 설정 방법뿐 아니라 카카오톡 프로필 설정, 유튜브 링크 공유 등 앱 사용 방법에 대한 안내를 담았다. SKT는 이날부터 한화손해보험과 제휴, 공식인증대리점을 방문하는 모든 자사 가입자에게 사이버금융범죄보험을 1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SKT 가입자라면 누구나 다른 서비스 가입 없이 공식인증대리점 방문만으로 한화손해보험의 해당 상품 가입 QR코드를 받을 수 있다. 보험 상품은 보이스피싱·스미싱·파밍 등 사이버 금융 범죄로 인한 부당 인출·결제 피해를 보상한다. 특히 사이버 금융범죄에 취약한 만 65세 이상 시니어 가입자에게는 최대 500만원을 보장해주며, 만 65세 미만 가입자에게는 최대 200만원을 보장해준다. 무상 제공된 보험 보장기간 1년이 경과해도 자동 해지된다. 김상범 SK텔레콤 유통 담당은 “장기적으로 진정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사회에서 사랑받는 매장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코오롱베니트-리벨리온, 비전 AI 성능 고도화…건설현장 안전 모니터링

코오롱베니트는 리벨리온과 비전AI 기술 고도화 실증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10일 혔다. 양사는 코오롱글로벌 건설 현장에 적용할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 비전AI 기술 성능을 한 단계 높일 계획이다. 코오롱베니트는 자체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 비전AI의 현장 적용 가능 여부와 사업성 타진에 나선다. 올 초 1차 실증에서 입증된 비전 AI의 위험 탐지 신속성과 정확성을 리벨리온 AI반도체(NPU) '아톰(ATOM)'을 탑재해 개선할 계획이다. 향후 거대언어모델(LLM)이 적용된 차세대 AI 영상분석 서비스 출시까지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회사는 인공지능(AI) 성능을 높이고 활용을 대중화하는 AI 엑셀러레이션 서비스 사업 성장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코오롱글로벌 건설현장에 설치된 CCTV와 통합관제센터에도 비전 AI를 적용한다. 회사는 아톰의 고속 추론 기능을 통해 작업자들의 안전모 미착용, 위험구역 진입, 중장비 접근 등 위험을 감지해 사고 예방율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실증을 위해 AI 담당 부서 브레인 랩과 연구 및 사업개발(R&BD)부문 전문 인력도 투입한다. 텍스트·이미지, 음성 등을 동시 처리하는 멀티모달 AI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제조·건설·패션 등 산업 특화 AI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현 코오롱베니트 R&BD본부 상무는 “고객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며 높은 부가 가치를 만드는 AI 신사업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게 목표"라며 “국내 AI 대표 기업과 연계해 기술 개발·사업 협력을 강화하며 고부가가치 AI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하이크 ‘로드 오브 파티’ 스토브 출시…버튜버 세아와 컬래버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크(HIKE)는 퍼블리싱 중인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게임 '로드 오브 파티'와 신규 DLC를 스토브 플랫폼에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로드 오브 파티는 2022년 스팀으로 처음 출시됐다. 심플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종스크롤 탄막 슈팅의 재미와 최대 10명의 파티 구성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인디게임이다. 스토브 론칭과 동시에 스마일게이트 소속 유튜브 채널 '세아스토리'와의 컬래버 다운로드 콘텐츠(DLC)도 함께 공개했다. 새 DLC에는 세아스토리에 출연하는 버튜버 세아, 고철민PD, 폰흥선PD 등 세 명의 특별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들 캐릭터를 모두 획득하면 신규 퀘스트가 활성화돼 더욱 풍부한 게임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DLC는 스토브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세아가 직접 녹음한 음성이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한다. 음성 녹음 현장의 모습은 유튜브 채널 세아스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10일 오후 5시부터는 해당 채널에서 출시 기념 라이브 플레이도 진행할 예정이다. 로드 오브 파티 X 세아스토리 DLC는 오는 24일까지 무료 다운로드 가능하다. 본편 역시 같은 기간 약 20%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하이크 관계자는 “해당 게임은 출시 이후 꾸준히 다양한 형태의 DLC를 선보이며 팬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며 “이번 스토브 론칭과 컬래버를 통해 기존 팬들뿐 아니라 신규 플레이어들에게도 신선하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위기의 K-배터리, 올해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의 7.5배

올해 상반기 국내 배터리 3사가 영업이익의 7.5배 가까이를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수익성이 줄어든 반면 그동안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진행해왔던 막대한 투자에 대한 대가를 꾸준히 치러야 하는 탓이다. 내년에도 캐즘이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지속할 수 있을지 국내 배터리 3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배터리 3사의 이자비용 합계(연결 기준)는 813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기간 3사의 영업이익 합계가 1086억원임을 감안하면 배터리 판매로 얻은 수익보다 이자로 지출한 돈이 7.5배 많은 셈이다. 상반기 791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SK온이 4016억원으로 가장 많은 이자를 지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자비용도 2300억원에 달해 영업이익(3527억원)의 65.21%를 이자로 지출했다. 삼성SDI의 금융비용이 1822억원으로 영업이익인 5476억원에 비해 33.27% 수준에 그쳐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배터리 3사의 이자비용은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2년 4309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9225억원으로 두 배 이상 치솟았고, 올해는 상반기만 8138억원을 기록해 연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자비용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대규모 설비확충 투자와 관련이 깊다. 2020년 이후 전기차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자 배터리 3사는 지난해까지 매년 조 단위 규모의 설비투자 비용을 집행해왔다. 중국 업체와의 글로벌 시장 선점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생산력을 최대한 확대하려는 의도에서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캐즘으로 인해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이 너무 크게 줄었다. 3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지난 2022년 1조9490억원과 지난해 3조2148억원으로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해 상반기 1086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까지는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이 지출하는 이자비용보다 3~4배 이상 많았으나 올해는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을 크게 상회하게 됐다. 배터리 3사 입장에서 종전까지 추진해왔던 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투자 전략을 유지해야할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7일 LG에너지솔루션이 2020년 분사 이후 처음으로 대내외적으로 비전 발표회를 진행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실적 부진의 해법으로 리튬인산철(LFP)과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등 다양한 배터리 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선박, 로봇 등 다양한 사업 역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의 고수해왔던 생산력 확대 전략을 고수하기보다는 유연하게 사업을 영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K그룹 차원에서 리밸런싱을 진행한 것도 SK온의 투자 지속 문제와 맞닿아 있다. 최근 SK온의 최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은 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SK E&S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SK온이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여력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대외적으로 큰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LFP 배터리 개발 등을 진행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지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캐즘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뚝심 있게 대규모 투자를 밀고 나가기가 쉽지 않다"며 “캐즘으로 인해 국내 3사가 기술력 우위를 확보한 고가형 배터리보다 LFP 등 중국 업체에 유리한 저가형 배터리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점도 설비 투자의 고민이 되는 요소"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정유업계, 3분기 어닝쇼크 우려… 4분기 반등도 어렵다

정유업계 3분기 성적표가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4분기 반등 여부에 대해서도 견해가 엇갈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3분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3달러대 중반으로 형성됐다. 드라이빙 시즌에 진입했음에도 2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되는 등 손익분기점(BEP) 돌파에 또다시 실패했다. 글로벌 수요 부진과 중국발 공급과잉이 이어진 탓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를 비롯한 제품값에서 원유값·수송비·운영비 등을 뺀 것으로, 국내 기업들의 BEP은 4.5달러 수준이다. 현재 정제마진에서는 제품을 판매할수록 손해가 쌓인다. 특히 국내 석유제품 수출의 40%를 담당하는 경유, 28%를 차지하는 휘발유 마진이 2분기 보다 낮아진 것이 문제다. 납사 마진이 대폭 개선됐음에도 전체 수치가 오르지 않았던 이유다. SK이노베이션이 3000억원, 에쓰오일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던 당초 전망과 달리 양사의 적자가 점쳐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네 자릿수 적자를 예상하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의 사정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로 들여온 원유값이 하락하면서 발생한 재고평가손실도 수익성 개선을 가로막은 요소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2분기 평균 배럴당 83.7달러에서 3분기 77.5달러로 인하됐다. 석유화학부문도 중국 경기 침체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휘발유 마진 약세가 블렌딩 수요 축소를 야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기보수와 화재 등으로 판매량도 축소됐다. 다만 윤활기유와 윤활유부문은 중국 수요 약세에도 원가 부담 완화에 힘입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벤젠과 파라자일렌(PX) 가격이 2분기 t당 각각 1080달러·1039달러에서 3분기 1022달러·957달러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마진도 같은 기간 393달러·351달러에서 347달러·282달러로 줄었다. 업계는 4분기 실적을 좌우할 요소로 △중동 분쟁 재점화 △글로벌 제조업 경기 △산유량 △겨울철 난방유 수요 등을 꼽고 있다. 실제로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지난 7일 기준 국제유가가 엿새만에 배럴당 5달러 가까이 상승했으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 가능성이 대두되자 70달러대 중반으로 돌아갔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에 나서고 이에 대한 보복조치가 이뤄지면 국제유가가 다시금 요동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중국·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것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휘발유의 경우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허리케인이 미국 동남부를 덮쳤으나, 공급 규모가 줄어든다는 확신도 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리비아 석유 생산이 정상화되는 중으로, 12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축소도 예고됐기 때문이다. 공급과잉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4분기 수출경기를 조사한 결과 석유제품의 전망지수가 70.6으로 전산업 평균(103.4)을 밑도는 것으로 집계된 것도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3분기 보다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석유제품은 3분기에도 71.8로 중화학공업 중 유일하게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가 11월 아시아향 공식원유판매가격(OSP)을 갑작스레 0.9달러 올리면서 원가 부담도 커졌다"며 “미국 항만 파업을 비롯해 단기적으로 공급량을 줄일 요소가 있으나, 내년에도 설비 증설 등으로 수급밸런스 개선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수단에서 공간으로’…현대차, 글로벌 협력 통해 ‘SDV’ 주도권 선점

현대자동차그룹의 원대한 꿈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이 점점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웨이모,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과 손을 잡고 SDV 전환의 핵심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사용성 강화에 대거 투자를 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미래 먹거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방침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개발과 다양한 모빌리티 신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모빌리티 생태계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밝혔다. 전기차 전환을 넘어 차량의 개념을 재정의하겠다는 포부다. '바퀴달린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SDV(Software-defined Vehicle)는 '기능이 소프트웨어에 의해 제어되거나 결정되는 차량'으로 스마트폰이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면서 기존 문제를 고치는 방식을 차량에 적용한 것이다. SDV 전환의 가장 큰 목표는 차량의 개념을 이동수단에서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자율주행을 통해 운전자의 편안함을 증대시키고 소프트웨어 활용성을 확대해 차량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에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SDV 전환에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이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열린 CES2024, 지난 8월 진행한 CEO 인베스터 데이 등에서 항상 'SDV 대전환'을 외쳐오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2022년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을 인수해 SDV 전환을 선도할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의 구심점 역할을 맡겼고 관련 인력 채용도 확대하고 있다. 또 최근엔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며 SDV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4일 현대차는 자율주행기업 웨이모(Waymo)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Waymo Driver)'를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적용한 뒤,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Waymo One)'에 투입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웨이모에 공급되는 아이오닉 5는 조지아에 위치한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현대차는 안정적인 공급 운영을 통해 '웨이모 원' 서비스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양사는 2025년 말부터 웨이모 드라이버가 탑재된 아이오닉 5 차량의 초기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뒤, 수년 내에 '웨이모 원' 서비스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송창현 현대차그룹 AVP본부장 사장은 “현대차는 최근 자율주행 차량 판매 파운드리 사업을 통해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에게 SAE 기준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구현이 가능한 차량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 같은 사업의 첫 시작에 있어 업계 리더인 웨이모는 최상의 파트너"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엔 삼성전자와의 협력도 발표했다. 양사는 지난달 '기술 제휴 및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현대차·기아가 2026년 선보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연동하는 것이 핵심이다.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차량의 공조를 제어하고 주행 가능 거리, 충전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서도 집안의 삼성전자 가전, IoT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자율 주행과는 무관하지만, 차량 소프트웨어 사용성을 크게 확장하는 협력으로 SDV 전환의 일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6년 하반기에는 차량용 고성능 컴퓨터 기반의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적용한 SDV 페이스 카를 공개할 것"이라며 “이후 본격적으로 SDV 기술, 서비스를 전 차종으로 확대 전개해 현대차의 모든 모델에서 개선된 이동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AI, 노벨상 품다…윤리적 논의도 촉발

인공지능(AI)분야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둔 연구자들이 2024년 노벨 화학상과 물리학상 수상자가 되면서 전 세계 과학계와 인공지능 분야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10일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화학상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 겸 CEO와 존 점퍼 구글 딥마인드 연구 책임자, 데이비드 베이커 워싱턴 대학교 단백질 디자인 연구소 소장이 공동 수상했다. 이어 물리학상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컴퓨터 과학 교수와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명예 교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화학상 수상자인 허사비스와 점퍼는 구글 딥마인드의 연구원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이들이 개발한 알파폴드(AlphaFold) 모델은 50년 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단백질 구조 예측 문제를 단 몇 시간 만에 해결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는 신약 개발, 질병 진단,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베이커 교수는 컴퓨터를 이용한 단백질 설계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물리학상을 수상한 힌 교수는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며, 인공 신경망을 통한 기계학습 연구로 현대 인공지능의 기초를 다졌다. 그의 연구는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등 다양한 인공지능 응용 분야의 발전을 이끌었다. 홉필드 교수는 신경망 모델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의 이론적 기반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 이번 수상은 인공지능 기술이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인류의 근본적인 과학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이번 수상은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윤리적, 사회적 문제에 대한 논의도 촉발시키고 있다. 허사비스와 힌턴 등 수상자들은 인공지능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인사다. 인공지능의 개발을 위해서는 장애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챗GPT를 내세워 막대한 자금을 모으고 있는 샘 알트먼 오픈AI CEO와는 대척점에 있는 인물들이다. 허사비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의 위험을 기후 변화와 같은 수준의 글로벌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국제적인 협력과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힌튼 교수 역시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와 그 영향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는 특히 인공지능의 오용과 악용 가능성, 예를 들어 자율살상무기나 대규모 감시 시스템으로의 활용 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2023년 AI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며 구글의 석학 연구원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또 힌튼 교수의 애제자인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설립자가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두고 대립하던 샘 알트먼을 퇴출시켰다가 투자자들의 반발로 10여일만에 실패하고 본인이 회사를 나오기도 했다. 한 학계 관계자는 “이번 노벨상의 의미는 최근 급속도로 개발 중인 AI가 기술적 혁신뿐만 아니라 윤리적, 법적, 사회적 측면에서의 접근이 중요하다는 경고"라며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화재사고 벤츠 EQE 차주들 집단소송 제기···“배터리 제조사 허위 고지”

지난 8월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불이 난 전기차 모델인 벤츠 EQE 차주 등 24명이 벤츠 본사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다. 소송을 대리하는 하종선 변호사(법률사무소 나루)는 10일 오전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설명회를 열고 “제조사인 벤츠 독일 본사와 수입사인 벤츠코리아,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소송 금액은 원고당 1000만원으로 일부 청구한 뒤 벤츠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허위 광고 조사 결과 발표 후 전액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 EQE 모델 대부분에는 중국산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으나, 벤츠 측은 파라시스가 아닌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의 배터리가 실린 것처럼 속였다는 것이 소송인단의 주장이다. 하 변호사는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벤츠 부사장이 2022년 국내 언론사와 한 인터뷰에서 'EQE에 CATL이 장착된다'는 발언을 한 것을 거론하며 전기차 구입 거래의 중요한 사항에 대한 허위 고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대한 손해배상과 사기 및 착오에 의한 매매·리스계약 취소를 청구했다. 아울러 벤츠 본사가 파라시스 배터리의 결함을 알고도 결함을 은폐했다며 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파라시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 열폭주 위험이 큰 데도 벤츠가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설계나 장치를 갖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 제작자가 결함을 은폐해 생명이나 신체, 재산에 중대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해야 한다. 하 변호사는 “벤츠가 이런 결함을 알고 있었거나 최소한 인천 주차장 화재를 계기로 이를 확실히 알게 되고도 리콜을 실시하지 않아 결함을 은폐했다"며 “각 배터리팩 교체 비용(7천만원)의 5배인 3억5천만원의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송에 참여한 차주 이모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환경을 생각해 전기차를 탄 것인데 인천 화재 사고 이후로는 굉장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자다가도 몇 번이나 깨고 요새는 다른 차량이나 건물에서 멀리 떨어져 주차한다"며 “벤츠 코리아의 사과와 리콜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KGM, 호주에서 토레스 론칭 행사·딜러 콘퍼런스 개최

KG모빌리티는 곽재선 회장이 호주 토레스 론칭 행사와 딜러 콘퍼런스에 참가하며 글로벌 판매 물량 확대에 나섰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8일부터(현지시간) 1박 2일 일정으로 호주(Australia) 멜버른(Melbourne) 인근 RACV 케이프 찬크(Cape Schanck) 호텔에서 진행된 행사에는 곽재선 KGM 회장과 현지 60개 딜러 8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토레스 론칭 행사와 함께 KGM의 새로운 브랜드와 중장기 제품 운영 계획 그리고 2025년 판매 및 마케팅 전략 등 전반적인 호주 시장 운영 방향과 전략에 대해 현지 딜러들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특히 토레스 론칭 행사를 통해 토레스 EVX와 지난 달부터 수출을 시작한 액티언을 소개하며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함께 수립했다. 곽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호주 자동차시장은 SUV와 픽업 모델의 시장 점유율뿐만 아니라 판매도 큰 폭으로 늘고 있어 KGM에 있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 시장이다"며 “기존 모델에 추가해 토레스 출시로 SUV 라인업이 더욱 견고해졌을 뿐만 아니라 토레스 EVX와 액티언도 출시 예정인 만큼 현지 딜러들과 적극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액티언은 KGM의 브랜드 전략이 반영된 첫 모델로 국.내외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 호주 시장에서도 판매 물량 증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신모델 론칭은 물론 딜러와의 소통 및 협력 강화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 확대를 통해 판매 물량을 더욱 늘려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GM은 지난 2018년 12월 호주에 사상 첫 직영 해외판매법인을 출범하고 2019년 1600대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8606대를 수출하는 등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1만대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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