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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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청장 석종건)은 10월 7일 영국의 미사일 제조 전문 방산기업 MBDA와 협력해 마이크로인피니티의 부품 수출을 위한 절충교역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방산혁신기업이 절충교역을 통해 첫 수출 계약을 달성한 사례로, 방위산업계에 큰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절충교역이란, 해외에서 무기나 장비를 구입할 때 국산 부품을 수출하거나 관련 기술을 이전받는 형태의 상호 교역 방식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마이크로인피니티는 약 370만 달러 규모의 항재밍 수신기 관련 부품을 영국에 수출하게 되며, MBDA로부터 기술 지원과 국외 교육도 함께 제공받게 된다. 마이크로인피니티는 2023년 '방산혁신기업100 프로젝트'를 통해 선정된 중소기업으로, 이번 수출은 이 프로젝트의 성과로 평가된다. 해당 프로젝트는 국방 5대 첨단전략산업 분야(인공지능, 우주, 드론, 로봇, 반도체)의 우수 중소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사업으로, 현재까지 61개 기업이 선정되었으며, 2026년까지 100개 기업 선정이 목표다. 방위사업청은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향후 더 많은 방산혁신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절충교역을 통한 수출 확대와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일동 방위산업진흥국장은 “이번 계약은 국방 신산업 분야의 우수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의 중요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방산혁신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절충교역 계약은 한국 방산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더 나아가 국제적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베스트셀러의 힘’… 벤츠, E클래스 앞세워 악재에도 1위 탈환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간만에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탈환했다. BMW의 연이은 강세,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고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값진 성과다. 전기차 판매는 주춤했지만 브랜드의 베스트셀링 모델 'E클래스'가 존재감을 과시하며 벤츠의 선전을 이끌었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9월 수입 승용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달 수입승용차 판매 1위에 올랐다.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1% 증가, 전월보다는 11.6% 늘은 2만4839대로 집계됐다. 그 중 벤츠는 8382대를 기록해 올해 줄곧 1위를 이어오던 BMW(7082대)를 제치고 선두를 차지했다. 벤츠의 1위 기록은 지난 5월 이후 올해 두 번째다. 이어 테슬라(1349대), 렉서스(1312대), 볼보(1282대), 아우디(995대), 도요타(778대), 폭스바겐(760대)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벤츠의 1위 비결은 베스트셀링 모델 'E클래스'의 인기 덕분이다. 벤츠의 대표 중형 세단 E클래스는 지난달에만 4941대 판매를 기록했다. 베스트셀링 모델 순위 1위는 물론 2위 NMW 5시리즈(1998대)와 비교해도 훨씬 앞선 수치다. E클래스의 인기는 지난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BMW에 밀려 전체 판매 2위를 기록할 때도 항상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이로 인해 E클래스는 올해 동안 1만7590대를 판매되며 누적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엔 E클래스의 엔트리 트림 'E200' 돋보인 활약을 펼쳤다. E200은 지난달 3083대 팔리며 벤츠 질주의 1등 공신으로 자리 잡았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인기도 한몫했다. 벤츠의 SUV 모델인 GLC는 지난달 931대를 기록해 베스트 셀링 순위 3위에 올랐다. 반면, 전기차 화재, 캐즘의 여파로 인해 전기차 모델 판매는 저조했다. 벤츠 전기차 모델 EQE는 지난달 55대 판매에 그쳤다. 일각에선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인한 '브랜드 이탈'이 출고 대기로 인해 아직 반영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벤츠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E클래스는 충분한 물량으로 인해 계약과 거의 동시에 차량이 출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벤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전기차 한정이고, 내연기관 모델인 E클래스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바닥까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E클래스 등 내연기관에 대한 인기는 여전하기 때문에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핵심 모델이자 브랜드의 심장으로도 불리는 E-클래스에 대한 꾸준한 수요와 원활한 물량 공급으로 지난달 판매가 높았다"며 “부드러운 주행감과 최첨단 디지털 편의사양이 큰 사랑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아이폰 16’ 출시 효과 미미… 지난달 번호이동 올해 최저치

지난달 애플의 아이폰 16 시리즈가 출시됐지만 국내 통신시장의 번호이동 건수는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신제품이 출시하면 번호이동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같은 패턴이 깨졌다는 분석이다. 7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통신 번호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알뜰폰의 번호이동 건수는 총 49만415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54만4224건)보다 약 9.2% 감소한 수치다. 통신사별로 △SKT 10만7882건 △KT 7만5428건 △LG유플러스 7만9543건으로 각각 7.2%, 4.2%, 8% 줄었다. 알뜰폰 역시 23만4464건으로 전달보다 12.3% 감소했다. 번호이동은 휴대전화번호는 유지한 채 통신사만 옮기는 것으로, 시장 경쟁 활성화 양상을 확인하는 주요 가늠자로 활용된다. 저렴한 요금제를 찾아 이동하는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통신사들이 할인 및 프로모션 경쟁을 펼치는 구조다. 따라서 번호이동 건수가 줄었다는 건 통신사 간 고객 유치 마케팅 경쟁이 약화했음을 의미한다. 통상 신제품이 출시하면 번호이동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초반 흥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간접 지표로도 꼽힌다. 실제 아이폰 15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해 10월 번호이동 건수는 49만6256건으로 직전달인 지난해 9월(40만6618건)보다 약 22%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아이폰 16 시리즈 출시가 번호이동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특히 사전 예판 기간이 업계 성수기로 분류되는 명절과 맞물렸던 데다 시리즈 최초로 1차 출시국에 포함됐음을 고려하면 신작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애플의 인공지능(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 도입 지연 및 하드웨어 차별화 부족 등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초 이번 시리즈는 애플의 첫 AI폰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지만, 출시 일정이 한 달가량 밀린 데다 이마저도 한국어는 내년에나 지원되는 것으로 알려지며 시장의 관심이 식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리즈의 초도물량이 기존에 비해 적다는 점도 흥행 부진 요인으로 지목한다. 실제 아이폰 16 시리즈의 사전 예판 물량은 완판됐지만, 초도물량이 줄어 전작과 재고 소진율은 유사하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쿠팡의 아이폰16 1차 사전 판매량은 4만2000대로, 전작(9만4000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통신 3사의 사전 판매량 역시 전작의 80%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통신 3사의 마케팅 비용 절감 기조로 공시지원금·전환지원금 등 혜택이 줄거나 기존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을 번호이동 감소 요인으로 지목한다. 업계가 올해 들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는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있는 데다 시장 상황도 예년과 비슷해 경쟁 양상이 소극적으로 바뀌었다는 것. 실제 통신 3사의 아이폰 16 시리즈 공시지원금은 △SKT 8만6000원~26만원 △KT 3만6000원~24만원 △LG유플러스 20만8000원~45만원으로 예년과 비슷하게 책정됐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발간한 '단말기유통법과 이동통신시장의 변화'에서 단말기 지원금 규모가 번호이동 증감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장 과열 시기인 2011년~2013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SKT 신규 가입자 평균 지원금 수준과 번호이동 규모 간 상관계수는 0.562로, 일정 수준 이상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KISDI는 지원금 규모 외에도 결합상품 확산·장기 가입자 혜택 등 사업자 전환 비용을 상승시키는 다른 변수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엔 공시지원금보단 기본요금의 25%를 할인해 주는 선택약정을 활용해 단말기를 바꾸는 고객들이 더 많은 상황"이라며 “최근 출시되는 단말기의 경우 기존 시리즈보다 수명이 길어져 한 번 구매하면 3년 이상 사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전자 HBM 입지 ‘흔들’…마이크론 추격 본격화

삼성전자의 HBM 시장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마이크론과 GUC(Global Unichip Corporation)의 협력이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이러한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 중국 시장에서도 입지 강화 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과 GUC는 최근 자사의 HBM3E IP(컨트롤러·물리 계층 설계)가 중국의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에 의해 채택되었다고 발표했다. GUC는 대만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팹리스 ASIC 설계 서비스 회사로 SK하이닉스와도 협력관계가 있다. 이번에 손잡은 곳은 마이크론이다. 이들은 이번 HBM3E IP가 TSMC의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패키징 기술)-S와 CoWoS-R 기술 모두에서 9.2Gbps의 속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이크론이 HBM3E를 엔비디아 외 다른 수요를 찾아 공급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HBM 점유율 1위인 SK하이닉스는 구글과 아마존 등을 고객으로 맞아 다변화 전략을 구사하는 단계다. 여기에 마이크론도 수요를 엔비디아 외 다른곳으로 늘리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HBM3E 제품의 성능에 대해 시장에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확정된 수요도 없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HBM3 및 HBM3E 칩이 Nvidia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Nvidia의 테스트 통과 여부는 HBM 제조업체들의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보니 테스트 통과 전에는 수요처 확보가 어렵다. 테스트 통과가 늦어지다보니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에게 밀리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36GB HBM3E 12단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고 발표했으나,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양산 소식은 없는 상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미 9월부터 동일 제품의 양산을 시작했고, 마이크론도 내년 1분기부터 대량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HBM 시장 점유율 위기 아직은 공식적으로는 HBM 시장 점유율에서 여전히 삼성전자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53%, 삼성전자가 38%, 마이크론이 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유율 우위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현재 점유율은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 때문에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의존도는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결국 중국 시장을 포기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론-GUC 연합이 중국 시장에서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소식은 삼성전자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마이크론은 중국에 직접 제품을 공급하는 게 아니라 중국 외에 서버를 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중국 시장을 침투했다. 더욱이 삼성전자의 미국 시장 진출 전략도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새로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이 프로젝트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2024년 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2026년으로 연기되었고, 일부 언론에서는 2026년까지도 첨단 반도체 양산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삼성전자의 HBM 시장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HBM 품질 향상을 위해 D램 칩 선별 공정을 새로 도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어 다음 세대 제품인 HBM4 에서는 SK하이닉스를 앞서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3세대 제품에서 검증받지 못하는데 4세대 제품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수 있을지는 모두가 우려하는 상황"이라며 “SK하이닉스는 물론이고 마이크론의 도전과 위협에도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마냥 웃기 힘든 ‘K-조선 슈퍼 사이클’···13년 만에 한·중 점유율 역전

조선업계 '슈퍼 사이클(초호황)'로 국내 조선 3사가 올해 대규모 수주에 성공해 벌써부터 연간 수주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호황은 내년 이후까지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슈퍼 사이클에서 중국 조선사가 대형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70% 이상의 점유율을 가져가는 등 급성장을 보여 우려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2011년 국내 조선사 3사의 점유율이 75%로 집계됐으나 13년 만에 상황이 역전됐다는 지적이다. 이번 슈퍼 사이클 이후 경쟁력이 뚜렷하게 개선된 중국 조선사와의 정면승부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현재 호황에 안주하기보다 기술 개발 등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185억9000만 달러 규모의 선박 건조 계약을 수주해 올해 연간 수주 목표인 135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한화오션도 현재까지 약 61억 달러 규모를 수주하며 지난해 수주 규모인 35억2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삼성중공업도 누적 수주액 54억 달러를 달성해 연간 수주 목표인 97억 달러의 56%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4분기 고부가가치 선박의 추가 수주가 기대돼 연간 수주 목표액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 업계에서는 올해 친환경 선박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높아지는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늘어나 국내 조선 빅3의 합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돌파해 2008년 역대 최대 호황이 재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수주 호황은 글로벌 조선 시장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덕이다. 조선업은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꼽힌다. 통상 건조된 선박을 교체해야하는 시기인 20~25년에 맞춰 슈퍼 사이클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슈퍼 사이클은 지난번 슈퍼 사이클과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조선사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뚜렷하게 개선돼 국내 조선사와의 점유율이 역전된 탓이다. 실제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지난달 20일 기준으로 집계한 글로벌 수주 잔고를 살펴보면 8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 잔고 463척 중 중국 조선소가 수주한 물량이 325척으로 70%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국내 조선사는 25% 수주에 그쳤다. 지난 2011년 국내 조선사는 8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의 75%를 수주에 성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3년 만에 점유율 상황이 완전히 역전된 셈이다. VLCC 부문에서도 전체 72척 중 55척이 중국 조선소가 수주해 76.3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합계 17척에 그친 국내 조선사의 점유율은 23.61%에 불과했다. 이 같은 점유율은 국내 조선사의 생산 능력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중국 조선사의 기술력이 크게 개선돼 슈퍼 사이클로 확대된 물량 대부분을 소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슈퍼 사이클 이후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발주가 증가하는 호황기에는 점유율이 낮아도 일감을 수주하는데 큰 문제가 없으나 향후 발주 물량이 감소하는 불황기가 도래한다면 줄어든 일감을 놓고 중국 조선사와 치열한 경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특히 중국 조선사가 가격 경쟁력이라는 뚜렷한 강점을 앞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국내 조선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추가적으로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경쟁국인 중국 대비 탁월한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수주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암모니아, 수소 추진선·운반선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건조 부문에서 확실한 우위에 설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가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노소영 관장,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장기간 숨긴 혐의로 검찰 고발

노소영 나비아트센터관장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에 대한 고발장이 검찰에 접수됐다. 7일 재계에 따르면 군사정권범죄수익국고환수추진위원회(이하 환수위)는 서울중앙지검에 노 관장과 김 여사 등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가 '범죄수익은닉죄'와 '조세범처벌법위반죄' 등의 죄를 저질렀다며 이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환수위 측은 고발장을 통해 “노 관장은 노 전 대통령의 돈 즉, 비자금이 범죄수익임을 알고 있었음이 본인의 진술로 드러났다"며 “그렇다면 노소영은 이 범죄수익의 은닉과 증식을 도모한 노 전 대통령 가족공범에 속한다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환수위 측은 “노태우 일가가 그동안 은닉해 오다가 이번에 노 관장이 스스로 세상에 공개한 것은 다름아닌 감춰왔던 노태우 비자금"이라며 “노 관장의 진술과 김 여사의 메모들은 노 관장을 포함한 노태우 일가가 범죄수익을 은닉해왔다는 결정적 증거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관장은 지난 5월 30일 서울고법 가사2부 항소심재판에서 노 전 대통령의 숨겨진 비자금 실체를 입증하는 김 여사의 육필 메모를 증거로 제출했다. 이때 노 관장은 “당사자들 사이에서 가족들만 아는 비밀로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사건 항소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최 회장에게 1조3808억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며 노 관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 과정에서 재판부는 노 관장의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사실상 노 관장의 재산으로 인정했다. 재판부의 이같은 판단근거는 노 관장이 증거로 제출한 김 여자의 메모 2개였다. 김 여사가 직접 작성했다는 이 메모에는 1998년 4월과 1999년 2월에 노태우 전 대통령이 조성한 비자금을 기재한 내용이 담겨있는데, 동생인 노재우 씨 등의 이름과 함께 2억~300억원의 숫자가 기재돼 있다. 이에 재판부는 김 여사의 메모와 50억원 규모의 약속어음 6장이 찍힌 사진 등을 근거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그룹의 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봤다. 지난 1995년 불거진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으로 검찰은 '드림팀'이라 불리는 수사팀을 꾸려 철저히 조사했지만 결국 비자금 추정액 중 일부만 찾아내 추징했다. 당시 검찰은 밝혀내지 못한 비자금이 더 있을 것으로 봤지만 노태우 일가가 감춰둔 비자금은 마치 증발이라도 한 듯 끝내 찾을 수 없었다. 검찰수사 이후 노태우 일가는 모든 비자금을 국가에 반납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노 관장이 공개한 '김옥숙 메모들'로 노태우 일가가 지난 30년간 감춰둔 비자금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수위 측은 “최근 재판부는 메모를 근거로 최 회장의 선경 주식 매수 자금에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포함되었음을 인정했다"며 “결국 노소영은 최 회장과 이혼 시 아버지 노태우의 비자금을 종잣돈 삼아 수조 원대의 자산가가 되는 것인데, 법이 불법자금의 상속을 인정하는 게 과연 옳은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2024 국감] 국힘 고동진 의원 “산업부, ‘반도체 특별 회계’ 필요한데 지원 노력 안 보여 유감”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 당국의 반도체 업계에 대한 지원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에 대해 지적했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4분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들에 대한 국정 감사를 개시했다. 이날 고동진 의원은 반도체 특별 회계의 필요성에 대해 설파했다. 고 의원은 “2022년 제정된 미국의 반도체 과학법을 조사·분석해보니 직접 보조금과 연구·개발(R&D), 통신 기술, 안보 인력 양성 및 확보 지원 등을 통해 상무부·국방부·국무부 등 연방 정부 차원에서 4개 펀드를 설치해 운영 중임을 확인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미국은 총 500억달러를 각 연도별로 반도체 산업에 쓸 수 있는 금액까지 법에 정확히 명시해 대응하고 있고,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공공 기관이 별도의 반도체 지정 펀드를 통해 기업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반도체 특별 회계가 없는 탓에 관련 예산을 일반 회계로 편성해 집행하고 있다"며 “이 경우 기획재정부가 반도체 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여지가 굉장히 커 연도별 지원 수준의 편차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작금의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상황이 기반이 없는 미국·일본과 다르고 기재부가 지원을 안 할 것으로 보는 건 아니지만 예산이 늘 넉넉하지는 않아 이해한다"고 했다. 고 의원이 1호로 발의한 반도체 특별법에는 정부가 반도체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의무적으로 지원하는 규정이 있다. 산업부는 국민의힘과 반도체 1차 실무 회의를 할 당시 직접 보조금 의무 지원에 찬성한 바 있다. 이에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유연하게 쓸 수 있는 펀드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적극 공감을 하는데, 국가적으로 어떻게 재원 마련을 하느냐에 대해서는 관련 부처와 계속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고 의원은 “6월 19일 반도체 특별법을 처음으로 낸 이후 4개월이 지났고 여야 의원 5명이 추가로 법안을 제출했고, 국민의힘은 8월 8일 당 대표 결정을 통해 당론으로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며 “정작 이 법의 주무 부처인 산업부의 대응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질타했다. 안 장관은 “반도체 산업 육성은 국가 산업 전략의 최우선 순위에 있는 분야이고 어떤 방식으로 지원을 할지, 경쟁 국가들의 정책적 지원 방안은 어떤지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고 의원은 “미국·일본·중국 등 타국은 시속 200~300킬로미터의 속도로 아우토반을 달리는 것만 같은데, 우리는 시내 정속 주행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미국은 2000억원 이상의 자국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초과 이익을 거두면 지원된 보조금의 최대 75%까지 환수토록 하고, 정부는 이를 반도체 산업에 재투자하는 초과 이익 공유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산업부도 이와 같은 부분을 반드시 검토해주길 바라고, 종합 국감이 마무리 되기 전까지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당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T, 다음달 서울서 AI 기술 펼친다…‘SK AI 서밋 2024’ 개최

SK텔레콤은 다음달 4~5일 이틀 동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SK 인공지능(AI) 서밋 2024'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서밋은 AI 석학 및 기업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민간 최대 규모의 AI 서밋이다. SK와 국내외 파트너사들이 준비한 AI 기술 영역에 대한 100여개의 발표 세션과 50개의 전시·체험으로 구성된다. 그룹 차원으로 매년 개최해왔던 행사를 올해 AI 중심의 대규모 글로벌 행사로 한 단계 더 격상했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AI 전 분야의 글로벌 대가들이 모두 모여 범용인공지능(AGI) 시대의 공존법을 논의하고 AI 전 분야에 대한 생태계 강화 방안을 도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그렉 브로크만 오픈AI 회장 겸 사장 △라니 보카르 마이크로소프트(MS) 총괄 부사장 △리 카이푸 시노베이션 벤처스 및 라임즈AI 회장 △스티븐 발라반 AI 클라우드 기업 람다 최고경영자(CEO) 등 외국계 주요 인사들을 비롯해 △염재호 국가AI위원회 부위원장(태재대 총장) △이준표 SBVA(전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 등 국내 AI 분야 대가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최태원 SK 회장이 개회사를 통해 글로벌 AI 가치 사슬을 만들기 위한 공존법과 AI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의 축하 메시지도 준비돼 있다. 행사 첫 날인 다음달 4일에는 거대언어모델(LLM) 분야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그렉 브로크만 오픈AI의 회장 겸 사장이 'AI의 미래 비전'이라는 주제로 좌담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어 라니 보카르 MS 총괄 부사장과 리 카이푸 시노베이션 벤처스 및 라임즈AI 회장, 크리스 르베크 테라 파워 CEO가 각각 기조연설자로 나서 △AI 서비스·데이터센터를 비롯, 관련 인프라의 미래와 기회 등을 논의한다. AI 인프라 영역에서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대표 주자인 마크 아담스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 CEO, 스티븐 발라반 람다 CEO가 주제발표를 맡고, 유영상 SK텔레콤 CEO와 함께 패널토의가 진행된다. 좌장은 염재호 국가AI위원회 부위원장이 맡는다. AI 반도체·서비스 영역에선 샘 나프치거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전무의 주제발표와 더불어 여러 글로벌 AI 생태계 리더들과 패널토의도 진행된다. 이와 함께 유영상 SKT CEO·곽노정 SK하이닉스 CEO가 그룹의 AI 전략과 제품 개발 현황을 공개하는 'AI 언팩' 쇼케이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튿날인 다음달 5일엔 △K-AI 얼라이언스 중심 패널토의 및 AI 에너지 △미래 AI 메모리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AI 서비스 등 주제별로 AI가 촉발할 미래 비즈니스에 대한 대담도 펼쳐진다. 'AI 투게더, AI 투모로우(AI Together, AI Tomorrow)'를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는 현장 참석자 규모만 1만5000명 이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또한 양일간 진행되는 기조연설은 온라인을 통한 유튜브 생중계도 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AI 투게더, AI 투모로우(AI Together, AI Tomorrow)'를 주제로 개최된다. SK텔레콤은 현장 참석자 규모만 1만5000명 이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틀 간 진행되는 기조연설은 온라인을 통한 유튜브 생중계도 할 예정이다. 다양한 AI 기술과 서비스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전시관도 마련된다. SK를 비롯해 아마존웹서비스(AWS)·MS·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빅테크 전시관을 마련한다. 아울러 람다·SGH·몰로코·베스핀글로벌 등 AI 얼라이언스 멤버사들의 AI 기술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AI에 대한 전문 정보를 보다 깊이 있게 파악하고 교류할 수 있는 특별 공간 '딥 다이브 존(Deep Dive Zone)'도 꾸려진다. 이 공간에서는 전시 아이템에 대한 각 담당자들의 발표와 함께 슈카, 궤도 등 인플루언서들의 특별 토크 콘서트도 진행된다. 이번 행사에는 AI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료 참여할 수 있다. 참가 등록은 10월7일부터 관련 웹사이트에서 가능하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해리스냐 트럼프냐…한국 산업 운명 갈린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한국 주요 산업의 대응 전략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7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오는 11월 5일 치러질 미국 대선이 한국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세계 무역질서 '지각변동' 예고 KIET는 이번 미국 대선이 향후 30년간 전 산업의 국제 분업 구조를 재편할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우리 경제와 산업 경쟁력의 재도약을 위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주요 정책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경제 정책과 친환경·에너지 부문에서 대립 구도가 선명하다. 해리스 후보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대부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일부 경제 정책에서는 오히려 더 진보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반면 트럼프 진영은 경제 성장을 위한 감세와 화석연료 산업 부흥을 주장하고 있다. 대중국 정책에서도 두 후보는 견제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그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해리스는 '전략적 표적 관세'를, 트럼프는 '전략적 디커플링'을 주장한다. KIET는 트럼프 당선 시 중국에 대한 항구적정상무역관계(PNTR/MFN) 지위 철폐와 60% 관세율 도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 경우 세계 무역 질서에 큰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리스 당선 시 친환경·첨단 산업 '기회의 창' 열려 해리스 후보 당선 시 자동차, 배터리, 방위산업 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전망이다. 현재의 대미 자동차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배터리 산업의 시장 분위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KIET는 전기차 구매보조금 정책에 맞춘 자동차 수출 전략 강화와 배터리 산업의 미국 내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방위산업의 경우, 우크라이나 및 나토 지원 강화로 우리 방위산업의 수출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KIET는 미국 및 NATO 방산 공급망 진입 기회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무기체계의 수출 대상국 내 생산 요구가 늘어나고 있어 균형감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철강과 화학 산업은 노동 및 친환경 요건에 기반한 비관세 장벽 심화로 교역 조건이 악화될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은 대중국 수출통제가 첨단 영역에 집중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우려된다. KIET는 해리스 당선 시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수출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트럼프 재집권땐 '보호무역 강화'…수출기업 비상 트럼프 후보 당선 시에는 'AMERICA FIRST' 기조에 따른 보편·상호관세 정책으로 대미 수출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KIET는 분석했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 산업의 관세 리스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관세 인상에 대비해 자동차 산업의 현지 생산 확대가 필요하며, 내연기관차 규제 완화에 따른 균형적 포트폴리오 유지도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배터리 산업은 그린 뉴딜 정책 폐기 가능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KIET는 글로벌 시장 다변화로 미국 시장 의존도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대체 시장 발굴과 미국 내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의약품 산업에 대해서는 트럼프 당선 시 필수의약품 자립 정책에 대응한 현지화 전략 수립이 필요하며,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및 바이오시밀러 등 틈새시장 공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新산업·통상 전략 재설계 시급" 이번 연구를 진행한 정은미 KIET 선임연구위원는 “한 세대를 30년이라고 한다면, 중국 중심의 세계 무역 질서 확장 국면은 이제 종료되었다"고 평가하며 “과거 우리 산업 정책의 방향성을 규정해 왔던 시대적‧구조적 전제들이 모두 전면적으로 교체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미래 30년을 내다보는 국가 신(新) 산업‧통상 전략 재설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미국 대선 분석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은 KIET 유튜브 채널에서 총괄 및 업종별 5편의 영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필리핀 현장 찾은 이재용 회장 ‘MLCC 시장 선점’ 적극 대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차량용 전장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초격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전날 필리핀 칼람바 소재 삼성전기 생산 법인을 방문해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Multilayer Ceramic Capacitors) 사업을 점검하고 '기회 선점'을 강조했다고 7일 밝혔다. 이 회장은 삼성전기 경영진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한 후 MLCC 공장을 직접 살펴보고 인공 지능(AI)·로봇·전기 자동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했다. 이후 이 회장은 칼람바 생산 법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며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시간도 가졌다. 최근 이 회장은 수시로 부산·중국 톈진·수원 등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아 사업 현황을 점검하며 고부가가치를 지닌 MLCC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2020년과 2022년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MLCC 등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2020년 당시 이 회장은 부산 사업장에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현 시점에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며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되고,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1997년 설립된 필리핀 생산법인은 2000년부터 IT용 MLCC·인덕터 등을 생산해 왔으나 최근 전기차·자율 주행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고성능 전장용 MLCC 추가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필리핀 생산 법인은 2012년 MLCC 제2공장을 준공하고, 2015년에는 2880억원을 투자해 생산 라인을 추가 증설하는 등 부산·톈진 법인과 함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성장했다. 삼성은 수원·부산 사업장을 MLCC용 핵심 소재 연구·개발(R&D)과 원료 생산을 주도하는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하는 한편, 중국·필리핀은 IT·전장용 MLCC의 글로벌 핵심 공급 거점으로 운영해 대량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는 스마트폰·전기차 등에 사용되며 '전자 산업의 쌀'로 통한다. 회로에 들어오는 전류가 일정하지 않으면 전자 제품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고장이 날 수 있어 MLCC가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고 있다. MLCC는 쌀 한 톨보다 작은 크기에 수 백층의 유전체와 전극이 겹쳐있는 첨단 제품으로, 300mL 와인잔을 채운 양이 수 억원에 달한다. 1988년부터 MLCC를 개발·생산해온 삼성전기는 전기차·자율 주행 기술 발달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장용 MLCC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업계는 MLCC 시장이 2023년 4조원에서 2028년 9조5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삼성전기는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8년 텐진에 MLCC 2공장을 건설하는 등 관련 분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 IT용 MLCC가 1000개 정도 탑재되는 것에 비해 전기차에는 전장용 MLCC가 3000~2만개가 탑재되고, 가격도 3배 이상 높다. 때문에 삼성전기는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여겨지는 전장용 MLCC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장용 MLCC는 자동차에 사용되는 만큼 150도 이상 고온과 영하 55도 이하 저온, 외부 충격과 높은 습도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최첨단 기술력을 기반의 높은 신뢰성과 내구성이 요구된다. 현재 삼성전기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 △동력 장치(파워트레인) 등에 사용하는 다양한 전장용 MLCC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속적으로 현지 사회 공헌 활동(CSR) 활동을 확대해 2022년 필리핀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기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는 필리핀 투자청에 등록된 기업에 수여되는 가장 권위있고 존경받는 상으로, 2012년 제정된 이후 최고기업상을 수상한 기업은 삼성전기를 포함해 5개 기업 뿐이다. 삼성전기는 현지 CSR 활동을 통해 필리핀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있고 현지에서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차량용 전장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초격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2016년 디지털 계기판(콕핏)과 카 오디오 분야 세계 시장 1위 기업인 하만을 인수·합병(M&A) 했다. 하만은 인수 첫 해인 2017년 영업이익 600억원을 기록한 뒤 2023년 매출 14조3885억, 영업이익 1조1737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전장 사업의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하만 등 전자 부품 계열사의 역량을 총 집결해 전기차 부품 가치사슬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올리버 집세 BMW 회장·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글로벌 자동차업계 경영자들과 만나며 전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또한 작년에는 일론 머스크 CEO를 만나 차량용 반도체 등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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