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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서 ‘광고’로 승부수

세계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LG전자가 새로운 광고 솔루션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전자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통합 플랫폼 'LG 비즈니스 클라우드'에 새로운 광고 솔루션 'LG DOOH Ads'를 추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니아에 따르면 현재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삼성전자가 30% 이상의 점유율로 15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더 월(The Wall)' 등 마이크로 LED 기반 초고가 제품으로 럭셔리 리테일과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 키오스크', 'XHB 시리즈' 등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리테일, QSR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BOE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대규모 투자로 19% 내외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 지원 아래 10.5세대 LCD 라인을 통한 대형 패널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10% 초반대 점유율로 3위를 기록 중인 LG전자는 OLED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투명 OLED, 롤러블 OLED 등 혁신 제품을 앞세워 호텔과 리테일 등 고급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webOS 플랫폼을 활용한 콘텐츠 관리 솔루션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LG DOOH Ads는 광고 매칭부터 효과 분석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사이니지 운영 사업자가 가격과 광고 영역, 지역 등 조건만 설정하면 AI가 최적의 광고를 매칭해준다. AI 카메라로 시청자의 성별, 나이, 행동 데이터도 분석해 광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 LG전자는 이미 북미와 유럽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클라우드 솔루션을 공급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멕시코 리조트 체인 '그랜드 벨라스'에는 투숙객 맞춤형 메시지를 제공하는 'LG 프로센트릭 클라우드'를, 스페인 통신사와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에는 원격 관리 솔루션 'LG 커넥티드케어'를 공급했다. 업계에서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마이크로 LED, 미니 LED 등 신기술 도입과 AI 기반 스마트 사이니지 확산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효율과 재활용 소재 사용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백기문 LG전자 ID사업부장(전무)은 “원격 관리, 맞춤형 콘텐츠 배포 등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된 토털 솔루션으로 글로벌 B2B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HBM4+1c D램’ 승부수 통할까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4를 통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도 변화를 꾀한다. 현재 HBM 시장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HBM4를 통해 그간의 열세를 뒤집고 다시 한번 메모리 최강자의 자리에 올라서겠다는 담대한 포부를 밝혔다. 삼성전자가 꺼내든 반전 카드의 핵심은 바로 '10나노급 6세대(1c) D램'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HBM4에 5세대(1b) D램을 적용할 예정인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한 세대 앞선 1c D램을 HBM4에 탑재하는, 이른바 '기술 초격차' 전략으로 정면 승부에 나섰다. 19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삼성전자는 1c D램의 '굿다이'(Good Die, 정상 작동하는 반도체 칩)를 확보했다고 발표하며 기술 개발에 성공했음을 알렸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1c D램 개발 현황은 여러모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웨이퍼(Wafer, 반도체 원판) 투입량 대비 수율(Yield, 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은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에서 '수율'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수율이 낮다는 것은 곧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바로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특히 HBM과 같이 고가의 제품에서 낮은 수율은 기업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웨이퍼 한 장에서 정상 칩이 적게 나올수록, 불량 칩 때문에 버려지는 원재료, 공정 비용, 시간 등이 늘어나기 때문에, 결국 HBM 완제품의 원가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D램은 컴퓨팅용 제품을 먼저 개발한 뒤 모바일, HBM 등으로 적용을 확대하는 순서를 밟아야 안정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HBM에 1c D램을 우선 적용할 가능성이 커 이 또한 우려를 더하는 요소다. 삼성전자가 HBM3E 양산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1c D램 수율도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HBM4 양산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최근 HBM4 로직다이를 어디에서 생산할 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업계의 추측이 무성하다. 로직다이는 HBM의 맨 밑에 위치하여 D램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간의 데이터 전송을 돕고 신호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HBM4의 성능과 안정성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부품이다. 일각에서는 자체 4나노 공정에서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최근 업계 일각에서는 TSMC와의 협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TSMC와 협력한다면, 자체 4나노 공정이 아닌 TSMC의 공정에서 HBM4 로직다이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자체 4나노 공정에서 HBM4 로직다이를 생산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는 곧 삼성 파운드리의 기술력과 수율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로 이어진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자사의 모바일 AP인 '엑시노스'의 생산마저도 TSMC에 위탁하는 방안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러한 정황들은 삼성전자 내부에서조차 자사 파운드리 경쟁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해석을 낳기에 충분하다. 삼성전자의 전략은 HBM4에서 안정성에 중점을 둔 SK하이닉스의 행보와 대조된다. SK하이닉스는 HBM4부터 로직다이를 TSMC의 3나노 공정을 이용해 생산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HBM4에서 안정적인 기술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SK하이닉스에 HBM4의 조기 공급을 요청한 바 있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HBM4에 대한 수요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선택이 HBM 시장의 판도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국 삼성전자의 HBM4 전략이 성공하려면 1c D램의 안정적인 양산, 즉 '수율 확보'와 더불어, 파운드리 공정의 신뢰성 회복까지 이뤄야하는 '이중고'를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기술 초격차' 전략이 성공한다면 HBM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지만, 1c D램과 파운드리 신뢰성 문제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면 오히려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트럼프 2.0 D-1] 경기침체·탄핵·트럼프… 재계 총수들, 설연휴에도 경영 전략 고심

이달 말 설 연휴 중 재계 총수들은 사업 현안을 점검하고 올해의 경영 방향을 구상한다. 올해는 △경기 침체 △탄핵 정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비 우호적인 경영 변수들이 산적해 있어 총수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여 변화무쌍한 시장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다음 달 3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사건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때문에 자택에 머물며 경영 전략 수립 외에도 향후 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연초부터 경제계 신년 인사회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5 출장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 왔다. 이에 따라 설 연휴 동안에는 국내에서 짧은 휴식을 취하고 사업 현안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내달 최종현 학술원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여는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참석한 뒤 미국의 정·재계 인사들과 만날 계획이어서 이에 대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특별한 일정 없이 자택에서 경영 구상을 할 예정이다. 범 현대가는 통상 신정에 차례를 지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현대차그룹의 주력인 자동차 산업이 큰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는 만큼 정 회장은 이에 대응할 방안 마련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초 주요 그룹 중 국내에 24조3000억원 수준의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한 만큼 이에 대한 전략 수립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뒤 인공 지능(AI)과 바이오, 클린 테크 등 신 성장 동력으로 꼽힌 분야의 경쟁력 강화·고객 가치 확대 방안에 대해 숙고할 예정이다. 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도전과 변화의 DNA로 미래의 고객에게 꼭 필요하고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드릴 것"이라고 강조하며,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세우자"고 다짐한 바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경영 전략을 구상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지난 9일 열린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에서 현재의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해 고강도 쇄신과 핵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 연휴에는 위기 돌파 전략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권오갑 HD현대 회장·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도 외부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며 경영 구상을 할 예정이다. 특히 정용진 회장은 오는 21일(현지시간)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IT서비스 기업 체질개선 성과 시험대…키워드는 ‘AI·글로벌’

정보기술(IT) 서비스 업계가 올해도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핵심 키워드로 설정하고 미래 먹거리 확장에 나선다.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을 기반으로 대외사업 규모와 외부고객 범위를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19일 관련 업계의 올해 신년사를 분석한 결과, 공통 의제는 혁신과 협력으로 압축되는 가운데 핵심 기술로 AI를 제시했다. 그룹 시스템 통합·운영(SI·SM) 등 기존 주력 사업을 탈피해 신성장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3년을 기점으로 국내 산업계 전반에서 업무용 AI 도입이 늘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도 확장세다. 지난해는 AI를 중심으로 서비스 방향·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체질개선 성과를 입증해야 할 시기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기업간거래(B2B)를 중심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권·공공기관 등 높은 보안이 필수적인 영역에서도 AI 도입이 본격화된 만큼 관련 시장 진출도 활발해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시장조사기관 날리지리서치그룹(KRG)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장은 전년보다 2.9% 성장한 16조23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업계 빅3으로 꼽히는 삼성SDS와 LG CNS, SK C&C는 최근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외부고객 확장을 통한 내부거래 비중 축소 목적도 있지만, 신사업의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삼성SDS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IT 전시회 'CES 2025' 현장에서 △협업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 △업무 자동화 솔루션 '브리티 오토메이션'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브리티 코파일럿의 '언어 장벽 없는 회의 서비스'도 소개했다. 회의에서 3개 이상의 언어를 동시 인식해 실시간 통·번역을 지원하는 서비스인데, 이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다. SK C&C도 △AI 파워 오퍼레이터 기술 △이머전 쿨링 시스템 △AI 데이터 센터 △AI 에코시스템 등을 소개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AI 기술을 접목한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전시했는데, 플랫폼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를 보다 현실감 있게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LG CNS는 △디지털마케팅 최적화 플랫폼 'LG 옵타펙스' △전사적자원관리(ERP) 테스트 자동화 솔루션 '퍼펙트윈 ERP 에디션' 등 자사 솔루션의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 그룹과 디지털혁신(DX) 사업 합작법인 'LG 시나르마스 테크놀로지 솔루션'을 출범했다. 최근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중견기업들은 신기술 확보와 사업 기반 다지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생성형 AI 대화형 서비스 'H챗'을 개발하고 그룹사 도입 확대에 나섰다. 향후 구글 젬마, 앤트로픽 클로드 등 다양한 LLM을 연계해 서비스 확장성을 높일 계획이다. 포스코DX는 IT·OT에 이어 AI·로봇을 융합하는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통한 본원 경쟁력 강화와 그룹 DX 확산에 집중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그룹 내부 DX 주도·외연 확장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 중이다. 기업가치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시각효과(VFX) 스튜디오, AI 팩토리, AI 물류 등에 대한 투자를 높이고 있다. 코오롱베니트는 지난해 AI 관련 부서로 R&BD본부와 브레인 랩을 구축했다. AI 얼라이언스를 발족, 지난해 말 기준 70여개 파트너사를 이끌고 있다. 이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외 진출 범위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안팎에선 저비용·고효율 기술을 가장 빠르게 제공하는 기업이 글로벌 확장에 성공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IT 버블 시대 시장 흐름을 복기하면 하드웨어 부문에서 실적 성과가 나타난 후 IT서비스 업체들로 낙수효과가 미친다. 가장 큰 변수는 소프트웨어의 효율성"이라며 “서비스 확대가 결국 매출 확대로 연결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CJ대한통운, 내수 부진에도 실적 개선…‘계약 물류·글로벌’ 선전

CJ대한통운이 국내 소비 심리 부진에도 실적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계약 물류(CL)·글로벌 부문이 선전한 영향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지난해 4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1899억원·149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영업이익은 3.6% 높다. 택배사업은 매출 하락 등 실적이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쟁이 심화되고 경기도 좋지 않았던 탓이다. 택배 수송량도 줄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온라인쇼핑 업종 경기 전망지수(BSI)는 76으로 집계됐다. 전분기(67)보다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밑도는 수치다. 올 1분기 전망치도 74에 머물렀고, 이를 포함한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도 1년 넘게 기준치를 넘지 못하고 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해당분기 경기가 전분기 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택배단가도 이같은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CJ대한통운의 택배단가가 2247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연평균 택배단가(2282원)도 전년 대비 2.2%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이커머스 사업을 포함한 영업이익(540억원)은 소폭 하락했다. 반면, CL부문은 창고·수송(W&D)와 항만하역·수송(P&D)사업 수주에 힘입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CL부문 신규 수주가 7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전년 대비 4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부터 분기 매출도 7500억원대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1자 물류(1PL)에서 3자 물류(3PL)로 전환하는 고객사 물량을 유치하고, 물류 컨설팅 효과가 나타난 영향이다. 제약 특화 전용물류체계를 비롯한 인프라도 수주·실적 확대에 기여하는 요소다. 포워딩을 포함한 글로벌 부문의 경우 분기당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으며, 지난해 4분기에는 1조10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미국 조지아주 게인스빌에 2만5000㎥에 달하는 물류센터 운영을 시작하는 등 외형 성장 및 실적 향상을 위한 토대도 강화하고 있다. 이 센터는 냉장·냉동·상온 물류를 수행할 수 있고, 가금류 및 가공식품 고객사 물량 등을 수주한다는 구상이다. 배송은 노퍽 사우던 철도와 사나바 항구를 비롯한 인프라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페덱스 등 현지 물류사들과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한 역직구 물류도 수행 중이다. CJ대한통운이 국내에서 항공포워딩으로 운송하고 현지 라스트마일 배송망으로 상품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해외에서 해상으로 보낸 상품을 인천공항으로 보낸 뒤 다시 다른 곳으로 보내는 복합운송 서비스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지역에서 물류센터를 운영 중으로, 올 3분기 캔자스주 뉴센추리 콜드체인 물류센터와 2026년 상반기 일리노이주 시카고 민관합작 물류센터를 더해 북미 시장에서 성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도입된 주7일 배송 서비스 '매일 오네(ONE)'로 매출이 늘어나겠으나, 비용도 불어날 것"이라며 “CL부문은 신세계 그룹과의 협업, 글로벌 부문은 인도·동남아를 비롯해 성장성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성과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한국항공협회, 제주항공 참사 피해자·유가족에 100만원 기부

한국항공협회는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돕기 위한 성금으로 100만원을 지난 13일 기부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항공협회가 지난해 12월 5일 고용노동부 주관 '미래 내일 일 경험 우수 사례(프로그램 분야) 공모전'에서 약 140개 기관 중 2024년 최우수로 선정돼 받은 포상금 전액이다. 협회 관계자는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분들을 마음 깊이 추모하고, 큰 슬픔에 빠진 유가족 분들께 진심 어린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앞서 협회는 지난해 처음 고용부 주관 미취업 청년들에게 다양한 양질의 일경험 프로그램 제공과 청년들의 역량 강화와 인재 양성을 돕기 위한 인턴십 사업 운영 기관으로 참여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협회 측은 총 12개 국적 항공사·지상 조업사와의 협력을 통해 총 245명의 청년 인턴이 일경험을 통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에서 직접 업무를 수행했다고 전했다. 협회에 따르면 이 중 현재까지 83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2024년 미래내일 일경험 운영 기관 성과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A)' 등급을 달성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T, 청년 디지털 인재 키운다…무료 AI·클라우드 교육 진행

KT가 청년 디지털 인재 양성 프로그램 신규 교육생 모집을 시작한다. KT는 내달 10일까지 청년 디지털 인재 양성 프로그램 'KT 에이블 스쿨'의 7기 교육생을 모집한다고 19일 밝혔다. 에이블 스쿨은 KT와 정부가 함께 기업 실무형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고, 인공 지능(AI)·클라우드 분야 인재를 필요로 하는 기업의 일자리와 연계해 국가 디지털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번 7기 교육은 산업계 수요에 맞춰 AI와 클라우드 과정 커리큘럼을 강화하고, AI와 클라우드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과 제안 영역의 실무 역량을 갖추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된다. 이번에 모집하는 7기 신규 교육생은 3월 중순 입교해 약 6개월 간의 교육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34세 이하 미취업자 중 4년제 대학 6학기 이상 수료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또 7기부터는 4년제 대학 졸업(예정)자 뿐만 아니라 재학생들도 지원 가능해 보다 폭 넓은 지원자가 도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7기 모집에서는 타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프로그램 수료자와 자바(Java) 사용자 대상으로 서류 심사·코딩 테스트에서 가점을 부여한다. 에이블 스쿨 교육 수료 후 KT 채용에 지원할 경우 우수 수료생 우대 혜택도 주어진다. 에이블 스쿨 교육생들은 교육 기간 총 840시간의 이론·실습 교육을 받으며 기업의 실전형 프로젝트 수행에도 참여하게 된다. 특히 KT 에이블 스쿨은 교육생들이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환경과 조건으로 높은 품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전용 온라인 교육·실습 플랫폼 에이블에듀(AIVLE-EDU)를 활용하고 있다. 또 서울과 분당 등의 수도권을 비롯한 대전·광주·대구·부산 등에 교육장을 마련해 운영 중으로 지역 소재 교육생들의 호응도도 높다. 교육은 전액 무상으로 제공되며 KT 현직 전문가들이 학습 방법 외에도 실무 현장에서 일하는 방식까지 직접 코칭한다. 교육생에게는 KT가 개발한 국가 공인 AI 자격증 AICE 뿐만 아니라 빅 데이터 분석 기사를 비롯해 클라우드 등의 분야 자격증 취득 기회를 부여한다. 또 에이블 스쿨의 다양한 실전 학습 이벤트와 프로젝트를 통한 수상 기회 등은 구직 과정에서 교육생들의 핵심 무기로 작용하고 있어 실질적인 취업 지원 방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이블 스쿨은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K-디지털 트레이닝 해커톤'에서 네 차례 연속으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내며 국내 대표 디지털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에이블스쿨 수료생들은 경기 침체로 인한 취업난이 지속되는 가운데에도 전공이나 지역에 무관하게 500여 개 유수 기업에 채용돼 AI 개발·데이터 분석이나 IT 운용 등의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업·마케팅 등 다양한 직무 분야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고충림 KT 인재실장(전무)은 “우리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실무형 인재를 지속 배출하며 대한민국의 AI 경쟁력과 저변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에이블스쿨 7기 모집 요강 및 교육 커리큘럼 등의 상세한 내용은 KT 에이블스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경험이 곧 경쟁력”…車업계, 고객 접점 늘려 불황 극복

최근 완성차 업계가 특별한 전시장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세인 가운데 고객에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브랜드 정체성 전달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국에 진출한 BYD코리아는 오는 2월 2일까지 인천광역시 중구에 있는 상상플랫폼에서 브랜드 체험 전시관을 마련하고 본격 BYD 알리기에 나선다. 낯설고 부정적인 중국 기업이란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한 방침이다. BYD뿐만 아니라 많은 완성차 기업들이 고객 접점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고객 경험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이해하고 차량 구매를 결정하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고객 경험을 가장 직관적으로 느끼게 하는 곳은 전시장이다. 이에 업계선 특별한 전시장 만들기가 유행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혼다, 렉서스, 테슬라 등 개성 있는 전시장을 만들어 고객 경험 제공에 집중한 브랜드들은 지난해 전년 대비 상승한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르노코리아는 68.4%, 혼다는 81.1%, 렉서스는 3.0%, 테슬라는 80.8%의 연 성장폭을 보였다. 전시장 확대 전략이 판매량 증진의 완전한 이유라고 할 순 없지만, 소비자들의 브랜드 이해도 제고 진입장벽 완화 등 구매 과정에 소폭 일조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르노코리아, 혼다, 렉서스 등은 자동차 전시, 판매에만 집중됐던 기존의 전시장이 아닌 카페, 체험 프로그램 등 브랜드 정체성, 문화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혼다는 카페 더 고, 렉서스는 커넥트투를 오픈해 고객들이 차량에 편하게 다가가고, 다양한 시승코스를 경험하게 했다. 또 르노코리아는 성수동에 르노성수를 설치해 고객 경험을 확대했다. 카페 더 고는 혼다코리아의 카페 스타일 시승센터다. 누구나 이용 가능한 브랜드 체험공간으로 모빌리티 브랜드 혼다를 일상 속에서 경험할 수 있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에 따르면 오픈 5개월 간 카페 더 고에서 시승한 고객이 1500명을 넘었고 일반 고객을 포함하면 방문객이 2만명이 넘었다. 렉서스의 커넥트투는 오픈 10년을 맞이한 브랜드 문화체험공간이다. 롯데월드몰에 위치한 카페로 렉서스의 다양한 차량들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을 기반으로 제작한 예술 작품을 마련하고, 전시해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르노코리아의 르노성수는 지난해 4월 서울 성수동에 오픈한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다. 르노 성수는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기본으로 카페, 팝업스토어, '디 오리지널(The Original)' 르노 아이템 판매 등 다양한 고객 경험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콘셉트로 구성됐다. 최근엔 테슬라도 강남 전시장을 오픈했다. 한국서 판매중인 모델을 비롯해 사이버트럭, 차량 부품 등 전시하는 등 소비자와의 친밀도를 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BYD도 반중감정 완화, 소비자 접점 확대를 위해 주요 지역에 15개 전시장을 설치할 것을 발표했다. 특히 미디어 발표회를 진행한 인천 상상플랫폼의 브랜드 체험 전시장을 다음달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체험관에는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인 BYD ATTO 3를 전시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컨텐츠를 선보인다. V2L 기능을 활용한 캠핑존, BYD 전기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즐겨볼 수 있는 씽잉존, 어린이 대상 탄소제로 모빌리티와 교통안전에 대해 알려주는 키즈 클래스존, 나만의 에코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에코백 커스텀 존 등 BYD ATTO 3의 기술과 편의 사양기능 등의 우수한 상품성과 감성 품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제공된다. 류쉐랑 BYD 아태총괄은 “BYD의 전시장을 모든 인플루언서들이 찾아오는 핫플레이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사업 부문 대표는 “BYD는 아직 한국 소비자에게 생소한 브랜드인 만큼 우리 브랜드를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많은 분들께서 가볍게 방문하시어 BYD 전기차의 안전성, 편의성, 성능 등을 직접 느끼고 가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리튬 가격은 급락, 투자는 늘려야하고… 포스코 올해도 버텨야 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위축)의 장기화로 배터리 핵심 광물인 리튬 가격이 올해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리튬 생산을 가동하는 포스코홀딩스가 이익을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향후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리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조 단위 추가 투자도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포스코홀딩스의 수익성에 상당한 타격이 갈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지난 16일 탄산리튬 가격은 kg(킬로그램) 당 73.5위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10일 110.5위안에 비해서 33.48%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해 6월까지 100위안을 넘어서던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8월 이후부터 지금까지 70위안 수준에서 장기간 묶여 있다. 탄산리튬은 그 자체로 혹은 수산화리튬으로 가공된 이후 전기차 배터리에 활용되는데,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수요 위축과 리튬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문제는 올해도 전기차 캐즘과 리튬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그룹 HMG경영연구원의 양진수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상무)은 지난 15일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올해도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배터리 관련 전문가들도 올해 캐즘의 지속을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리튬 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이기 않고 오히려 늘리고 있다. 캐즘 종식 이후 전기차 시대가 급작스레 찾아올 것에 대비해 충분한 생산량을 갖추려는 전략에서다. 이에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지난해 말 810원 수준인 리튬 원석 가격이 올해 750달러 정도로 더욱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리튬 생산을 가동할 포스코홀딩스 입장에서 큰 악재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아르헨티나홀딩스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을 통해 각각 아르헨티나 염호와 호주 광산을 통해 리튬 생산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해해 연산 2만5000t(톤) 규모인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1단계 공장을 준공했고, 올해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2단계 공정을 건설하고 있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포스코홀딩스가 지난 2021년 호주 광산 개발 회사인 필바라미네랄스와 합작해 광양에 설립한 수산화리튬 제조사다. 문제는 영업 적자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투자 규모는 확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포스코아르헨티나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지난 2023년 각각 738억원과 341억원의 적자를 냈고, 지난해는 적자 규모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포스코홀딩스는 내년까지 9만6000t, 2030년까지는 42만3000t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원하는 생산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수조원 규모로 투자해 아르헨티나 염호를 개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2단계 준공에만 약 1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포스코홀딩스의 수익성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전기차 캐즘이 종식된 이후 리튬 사업은 포스코홀딩스에 긍정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대중국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비중국산 리튬의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배터리 핵심 광물의 경우 강화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상 해외우려집단(FEOC) 기준이 당장 올해부터 적용된다.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중국 이외에서 생산된 리튬이 필수적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홀딩스의 리튬 사업이 올해는 당장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전기차 캐즘이 종식된 이후에는 전망이 좋을 것으로 보여 당장 손실을 감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희비 갈린 게임사 성적표…넥슨·크래프톤 웃고 엔씨·카겜 울었다

국내 주요 게임사의 작년 실적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역대 최대 실적이 예고된 반면 엔씨소프트(엔씨)와 카카오게임즈(카겜)는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흥행 지식재산권(IP) 유무에 따라 성적이 갈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게임업계 및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해 매출 4조1322억원, 영업이익 1조1893억원을 거두며 창사 이래 첫 4조원 매출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이 작년 11월 밝힌 4분기 실적 예상치를 반영한 수치다. 크래프톤은 매출 2조7702억원, 영업이익 1조2335억원의 연간 실적이 예상된다. 연간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기며 영업익 '1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엔씨와 카겜은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2023년 매출 1조7798억원에서 2024년 1조5941억원으로 10.4% 감소가 예상됐고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373억원 흑자에서 474억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집계됐다. 카겜은 매출 7700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전년 대비 25%, 83% 급감한 수치다.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들 게임사는 모두 높은 실적과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이었다. 흥행 IP의 보유 여부가 게임사 간 실적 격차를 결정적으로 좌우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등 기존 프랜차이즈 IP의 안정적인 성과와 함께 지난해 5월 중국 시장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인기가 2024년 실적을 크게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크래프톤은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가 PC와 모바일 양쪽에서 높은 매출을 내며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다. 엔씨는 대표 IP '리니지'가 하향세에 접어든 데다 야심차게 선보인 '배틀크러쉬', '호연' 등이 흥행 실패를 겪으며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카겜 역시 '스톰게이트'가 기대와는 달리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이 외에도 작년 게임업계 실적에서 주목할 만한 요소는 넷마블의 반등이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넷마블은 지난해 209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특히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레이븐2', '아스달 연대기' 등 신작 게임들이 앱 마켓 매출 상위권에 연이어 진입하면서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스마일게이트의 실적에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상장사인 만큼 정확한 실적은 4월 감사보고서 공개 후에야 알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202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3년 영업이익 기준으로 스마일게이트는 4904억원의 이익을 기록하며 넥슨, 크래프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2024년에도 '로드나인'의 선전으로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로드나인은 지난해 7월 출시 후 국내 양대 앱마켓 최고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약진으로 국내 게임업계가 'NKS(넥슨·크래프톤·스마일게이트)' 3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게임업계는 올해 대형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넥슨은 오는 3월 28일 콘솔 및 PC 기반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글로벌 정식 출시한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던파 대표 캐릭터 '카잔'의 비극적 여정을 기반으로 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지난 17일 PC와 플레이스테이션5 등에서 무료 체험판을 공개해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았다. 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도 오는 3월 28일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 서비스로 베일을 벗는다. 지난 CES 2025에서 공개된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인 'CPC'가 최초로 적용될 게임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밖에도 엔씨는 전략 게임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츠'를 시작으로 '아이온2'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데미스 리본' 등을 선보이며 카겜은 '가디스오더' 등을 들고 올 예정이다. 올해 출시될 신작들의 성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신작의 흥행이 게임사의 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신작의 성공 여부가 게임사의 연간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각 게임사는 신작의 성공을 위해 마케팅 강화와 글로벌 진출 전략 수립 등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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