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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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 연식변경 출시

현대자동차는 첨단 전동화 기술을 집약한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의 연식변경 모델을 24일 출시했다. 아이오닉 5 N은 고성능 전기차 전용 사양에 고객 의견을 반영한 신규 기능을 추가하고 더욱 편리한 차량 이용 경험을 제공하는 사양을 기본화해 상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기존 아이오닉 5 N에 탑재해 원활한 드리프트 주행을 돕는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N Drift Optimizer)'를 더욱 정교화 했다. 차량거동과 노면변화 등 드리프트 상태 판단을 위한 차량신호 모니터링 로직을 개선하고 기존에 선택할 수 없었던 제어 단계를 10단계로 세분화해 운전 실력에 맞는 드리프트 보조 수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차량 자세 제어(VDC)를 최소화하고 구동 토크를 선형적으로 조절해주는 10단계(PRO 모드)는 숙련된 운전자가 보다 자유롭게 드리프트 주행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의 가상 변속 시스템 'N e-쉬프트(N e-Shift)'에 '다운 쉬프트 메모리' 및 '다운 힐 어시스트' 기능을 추가했다. 다운 쉬프트 메모리는 서킷 주행 중 저단 변속 허용 엔진 회전수(rpm) 이내로 감속되기 전에 변속 조작을 할 경우, 차량이 변속하지 않고 명령을 저장했다가 허용 엔진 회전수에 도달했을 때 변속해주는 기능이다. 내연기관 차의 엔진 브레이크와 유사한 다운 힐 어시스트는 내리막 길에서 저단으로 변속할 경우 차량이 빠른 속도로 경사로를 내려가는 것을 방지해줘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현대차는 N e-쉬프트 기능을 기존 노멀, 스포츠, N 모드뿐만 아니라 에코 모드에도 추가해 모든 주행 모드에서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N 런치 컨트롤(N Launch Control)' 기능 사용 시 가상 사운드 시스템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N Active Sound +, NAS+)'가 꺼져 있더라도 런치 컨트롤 준비 사운드가 항상 발생하도록 변경해 고성능 차의 감성을 적극적으로 전달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아이오닉 5 N은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사양을 더해 상품성을 한층 높였다"며 “앞으로도 현대차는 첨단 전동화 기술과 모터스포츠 경험을 바탕으로 운전의 즐거움과 주행 감성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종합] 네이버카페 접속 장애 발생…원인은 내부 시스템 오류

네이버의 커뮤니티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패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일부 기능이 정상 작동하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24일 X(옛 트위터) 등 SNS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4분부터 4시51분까지 약 57여분 동안 카페 서비스에서 접속 오류 등이 벌어졌다. 게시글 및 댓글 작성·열람과 채팅 등 다수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이용자들의 경우 네이버 카페앱 접속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현상은 모바일과 PC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는 모두 정상 복구된 상태다. 네이버는 오류 확인 직후 긴급 점검에 나섰다. 회사는 인프라 추가 과정에서 새로운 장비를 적용하다가 발생한 내부 시스템 오류로 인한 현상으로 보고 자세한 원인 파악과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일에는 카카오의 메시지 앱 '카카오톡'에서도 메시지 전송 및 로그인 오류가 발생해 일부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은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8·13·20·21일, 7월 18일 총 다섯 차례에 걸쳐 메시지 수·발신과 PC카톡 로그인 오류가 발생한 바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시 밝혀진 장애 원인은 서버 특정 파일 업데이트 중 기존 파일 삭제(5월13일), 시스템 기능개선 중 타 서버에 작업 반영(5월20일), 장애 오류 미해결 상태에서 다른 서버 업데이트 진행(5월21일) 등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 네이버카페 접속 장애도 카카오톡과 동일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 관계자는 “내부 시스템의 범위가 굉장히 넓고, 회사별로 다른 서버 및 장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와 동일한 이유 때문인지는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지속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15일에도 카페 내 네이버페이 결제, 송금 등 기능이 오류를 일으켜 네이버가 긴급 점검을 진행한 바 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전자·디스플레이, 중소·중견 협력사 ESG 지원에 1조 펀드 조성

삼성전자는 서울 중구 명동 소재 은행회관에서 금융감독원·5대 금융지주와 국내 협력 회사의 ESG 경영을 지원하는 1조원 규모 '협력 회사 ESG 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삼성은 1조원을 5대 은행에 예치하고, 중소∙중견 협력회사들은 예치 이자·감면 금리를 활용해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대기업과 금융권이 ESG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례로 향후 상생 문화 확산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그간 축적된 노하우·내부 역량을 바탕으로 협력사 ESG 역량 강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정부·기관∙단체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의 연대를 통해 글로벌 규제에 공동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금융감독원은 중소∙중견기업 ESG 경영 지원을 위해 협약 주체 간 협력을 조율할 예정이다. 5대 은행은 삼성이 예치한 재원을 관리해 협력 회사에 필요한 자금이 적재적소에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고, 필요 시 중소기업 사업장의 재해 예방과 탄소 감축 등에 대한 컨설팅과 교육도 지원할 예정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으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공급망 전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 협력회사들이 ESG 경영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당사는 협력사들이 ESG 경영 기반을 닦을 수 있도록 자금·인력 양성·기술 등 다양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협약을 통해 각각 8000억원, 2000억원씩 총 1조원 규모의 '협력회사 ESG 펀드'를 조성해 1차 협력사들이 ESG 경영 전환에 어려움이 없도록 무이자 대출을 지원한다. ESG 펀드는 오는 10월부터 시행해 향후 6년 간 협력사의 ESG 경영 기반 구축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협력사가 사업장 환경∙안전 개선·에너지 사용 저감 등 ESG 투자 계획을 수립해 대출을 신청하면 삼성전자와 은행은 자금 목적이 ESG 부합 여부를 심사해 지원하게 된다. 심사 결과에 따라 업체당 최대 20억원 한도 내에서 필요 자금을 최장 3년 간 무이자로 대출 받을 수 있다. 최초 대출 이후 1년 단위로 최대 2회까지 연장 신청이 가능하다. 협력회사들이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삼성이 5대 은행에 예치한 1조원 기금의 이자를 활용하고, 협약을 맺은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 은행도 추가로 대출 금리를 감면해 주기 때문이다. 최근 ESG 경영이 글로벌 주요 화두로 대두되면서 중소∙중견기업들도 ESG 경영 전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고효율 생산 설비 전환, 환경∙안전설비 추가 등 ESG 관련 투자는 당장 매출에 기여하기 어렵고 투자 회수에 장시간이 소요돼 중소∙중견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환경∙안전 친화적 시설과 설비 투자는 많은 비용이 들어 중소기업이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 큰 장애 요인이었다. 이에 삼성은 지난해 3월 발표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60조1000억원 투자'의 일환으로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ESG 펀드 지원 계획을 발표했고, 이번 협약을 통해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삼성은 앞으로도 협력회사와 더불어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상생 협력' 모델의 실천을 위해 함께 노력할 계획이다. 삼성은 '함께가요 미래로! 이네이블링 피플(Enabling People)'이라는 CSR 비전 아래 청소년 교육과 상생 협력의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청소년 교육 중심 활동으로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 △삼성희망디딤돌 △삼성드림클래스 △삼성푸른코끼리 △기능올림픽기술교육과 같이 청소년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 스마트 팩토리 전환 지원 △C랩 인사이드·아웃사이드 △상생 펀드·ESG 펀드 조성 △협력사 인센티브 지급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삼성 안내견 사업 △나눔 키오스크 △삼성 다문화 청소년 지원 사업 △삼성 노인 지원 사업 등 상생 협력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 CSR 모바일 매거진'은 삼성의 주요 CSR 활동에 대한 설명과 관련 콘텐츠를 제공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모건스탠리 반도체 보고서 ‘재탕’ 논란...SK하이닉스 평가 신뢰성 의문

최근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을 유발한 모건스탠리의 보고서 'Winter Always Laughs Last'(겨울은 항상 마지막에 웃는다)가 지난 2021년 8월 발표된 'Winter Is Coming'(겨울이 오고 있다) 보고서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시 보고서도 SK하이닉스의 부진을 예상하는 내용이었다. 비교 결과 두 보고서의 문단 구조, 헤드라인, 주요 내용에서 반복된 패턴이 발견된다. 상대적으로 최근 이슈인 인공지능(AI)과 HBM(고대역폭메모리) 이슈는 관련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분석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자기 복제 수준의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에 대한 반토막 수준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 3년 전 보고서와 놀라운 유사성…“복사-붙여넣기" 수준 2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최근 보고서는 2021년 보고서의 내러티브를 그대로 차용한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1년 보고서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실제 반도체 시장이 공급망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2021년에는 반도체 부족이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2024년 보고서에서도 이와 유사한 서술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2024년 현재 DRAM 시장의 주요 이슈는 DDR4의 공급 과잉과 PC, 스마트폰 등 비-AI 부문의 수요 부진이다. 이러한 최신 동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과거의 분석 방식이 그대로 사용된 것이다. 실제 최근 보고서는 여전히 “특정 부품은 부족하고, 다른 부품은 넘쳐난다"는 2021년의 논리를 사용했다. 이는 현재 반도체 상황과 다르다. 특히 AI와 HBM 메모리에 대한 분석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부상한 이 두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보고서의 시의성과 유용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시장 변화 외면한 채 과거 논리 반복…AI·HBM 분석 부재 실제 보고서를 보면 문장이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서술된 부분이 눈에 띈다. 2021년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계의 사이클을 설명하는 부분은 2024년 보고서에서도 거의 동일한 구조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2021년 보고서에서 “While pricing is still moving higher, the rate of change is approaching peak as supply is catching up to demand. Our cycle indicator has shifted out of 'mid-cycle' to 'late-cycle' for the first time since 2019 and this phase-change has historically meant a challenging backdrop for forward returns."이라는 문단을 통해 반도체 시장 사이클에 대한 분석을 제시했다. 그리고 이 문단은 2024년 보고서에서 '중기 사이클'에서 '후기 사이클'로의 변화(2021)와 '후기 사이클'에서 '정점 사이클'로의 변화(2024) 부분만 수정하고 그대로 사용했다. 특히 DRAM 시장의 전망을 제시하는 부분은 문장은 그대로 사용한 부분이 많다. 모건스탠리는 2021년도 보고서에서 반도체 산업의 현재 상황과 특히 칩 수요와 공급에 관한 분석을 'DRAM Market Outlook Worsened Recently'라는 제목을 달아 서술했다. 그리고 2024년 보고서에도 해당 부분은 두번째 문장까지는 100% 같은 문장이며, 그 이후 문장도 약간의 순서 변화 등은 있지만 내용이 같다. ◇SK하이닉스 평가 논란…HBM 성과 무시한 채 목표가 '반토막' 특히 SK하이닉스에 대한 평가도 논란의 대상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 조정했지만, 이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AI와 HBM 시장에서의 SK하이닉스의 성과와 전망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두 보고서 모두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가운데 그 논리는 거의 동일한 상황이다. 두 보고서는 모두 DRAM 시장에서 공급 과잉과 재고 증가를 주요 요인으로 설명하며, 고객사들이 재고 축적을 줄이기 시작할 경우 DRAM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AI와 HBM의 수요 증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2021년 이후 SK하이닉스는 HBM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업체가 됐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는 이런 상황이 중요하게 언급되지 않았다. 결국 시장 상황이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분석 틀은 거의 수정하지 않고 보고서가 적성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단순 재탕" 비판 쏟아져…투자 보고서 신뢰성 도마에 최근 SK하이닉스는 HBM 분야에서 주요 경쟁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AI와 데이터 센터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해당 기술의 중요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목표주가를 대폭 낮춘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보고서는 HBM 공급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부분이 있지만, 정작 HBM의 가장 큰 수혜업체인 SK하이닉스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은 부족하다. 이에 대해 반도체와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모건스탠리의 보고서가 2021년 보고서를 단순히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시장은 불과 몇 년 사이에 큰 변화를 겪었으며, 특히 AI와 HBM 기술은 메모리 수요를 새롭게 이끌고 있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며 “하지만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기존의 분석 틀을 고수할 뿐 새로운 시장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넥슨 ‘확률 조작’ 역대 최대 보상에 게임업계 긴장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아이템 확률 조작으로 피해를 본 이용자들에 대한 보상을 진행한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분쟁조정위) 권고안 수용에 이어 보상 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게임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게임 유료 아이템 확률 조작 피해자들에게 보상 명목으로 현금 환급이 가능한 219억원 규모의 넥슨캐시를 지급한다. 보상 대상은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한 5773명, 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이용자 등 총 80만명이다. 대상자들은 오는 23일부터 연말까지 홈페이지에서 보상신청을 할 수 있다. 이는 넥슨이 분쟁조정위의 '메이플스토리 게임 전체 이용자에 대한 보상계획' 권고를 수용해 집단분쟁조정이 성립된 데 따른 것이다. 분쟁조정위는 지난달 레드큐브 사용액의 3.1%, 블랙큐브 사용액의 6.6%를 현금 환급이 가능한 넥슨캐시로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1인당 약 20만원으로, 최고 보상액은 1067만원이다. 이번 집단분쟁조정은 2007년 제도 도입 이후 같은 피해를 본 모든 소비자에게 보상이 이뤄지는 첫 사례며, 규모 또한 역대 최대다. 이를 통해 대형 게임사들이 확률 조작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특히 대규모 법적 분쟁 진행 전 타협점을 제시해 선례를 남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 전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전후로 확률 조작 의혹에 휘말렸던 게임사들의 제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주요 기업 중 법 시행 이후 공정위 조사를 받은 곳은 위메이드, 그라비티, 웹젠, 크래프톤, 컴투스 등 5곳이다. 이들이 받는 조작 혐의가 넥슨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공정위의 제재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제재 처분이 나올 경우 집단분쟁조정이 진행될 수 있으며, 넥슨과 마찬가지로 과징금과 소비자 보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적잖다. 이번 분쟁조정 과정에서 소송대리인으로 참여한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변호사)은 “보상 대상에 법적 책임이 불분명한 이용자들까지 포함한 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함으로써 이용자들과의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을 수 있다"며 “향후 다른 게임사에서 확률 조작 관련 법적 분쟁이 이뤄질 경우, 이를 해결하는 방식 중 하나의 선택지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게임업계의 '탈(脫) 확률형 아이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부분의 게임사는 정보공개 의무화 이후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새 수익모델(BM) 찾기에 분주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게임 플레이 시간이나 특정 도전과제를 완료하면 보상을 제공하는 배틀패스를 채택하는 추세다. 그러나 확률형 아이템이 핵심 BM으로 자리매김해온 시간이 상당한 데다 여타 BM보다 수익성이 높은 만큼 '완전 탈피'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PC 게임과 모바일 게임 매출에서 확률형 아이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6%, 75%에 달한다. 이들의 시장 점유율이 도합 32%임을 감안하면, 게임산업 전체 매출 약 22조원 중 18~19조원이 확률형 아이템에서 나온 셈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용자 신뢰 확보를 위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같은 일부 장르에선 확률 요소를 적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적절한 수위 조절이 필요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인이 많은 만큼 추가 비용 투입 등 부담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확률 요소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과 함께 새로운 BM 발굴 과정에 있어 다양한 시도를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확률 요소를 아예 배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만큼 세련된 형태의 확률형 아이템 BM을 개발하거나, '검은 신화: 오공'과 같이 게임 개발 방식 및 전략을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콘솔 게임이나 액션 RPG 싱글 플레이의 경우 확장팩 등으로 세계관을 확장한다거나, 스토리텔링이나 그래픽 연출 등 측면을 차별화하는 등 유저들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게임성 향상도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3G 가입자는 1%, 정부 “조기 종료”에도 통신사 “지속 서비스”

3세대 이동통신(3G) 이용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1년 새 20%가 넘게 줄며 전체 이용자의 1% 남짓한 인원만이 3G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처럼 쓸모가 줄어든 3G 서비스에 대한 조기 종료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지속 서비스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국내 3G 휴대폰 회선 수는 지난 7월 기준 59만4550개로 전년 동기(78만8717개) 대비 25% 줄었다. 전체 가입 회선(5683만2696개)에서 비중은 1.04%에 그친다. 차세대 통신 기술로 4세대 이동통신(LTE), 5세대 이동통신(5G) 전용 휴대폰 보급이 확산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사업자별로 보면 7월 SK텔레콤의 3G 회선 수는 28만1669개, KT와 알뜰폰(MVNO)은 각각 9만629개, 22만2252개로 집계됐다. 해당 사업자 모두 지난 1년 간 매달 이용자 감소를 겪었다. LG유플러스는 2세대 이동통신(2G) 서비스를 종료하고 바로 LTE로 넘어가 3G 회선이 없다. 3G 이용자가 꾸준히 줄어들면서 서비스 종료에 대한 논의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월 29일 서울 강남구 위플레이스에서 중장기 주파수 전략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남영준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통신 사업자가 원할 경우 이용자 보호 계획 등을 검토해 3G 서비스를 미리 종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SK텔레콤, KT가 제공 중인 3G 서비스용 주파수 이용 기간은 오는 2026년 말까지다. 정부가 해당 시점 이전 조기 종료 가능성을 열어뒀음에도 통신사는 3G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통신사 관계자는 “(3G 서비스 조기 종료에 대해) 현재로서 고려하고 있는 바는 없다"며 “(3G 서비스에 대한)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기존 이용자 보호 문제가 있는 만큼 통신사가 3G 서비스 종료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일 수밖에 없는 걸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3G 서비스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건 맞지만 아직 60만명에 달하는 고객이 존재한다"며 “서비스를 종료하려면 이들에 대한 보상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쉽사리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 시 기존 이용자들의 반발이 점쳐진다. 이로 인해 기업 이미지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통신사들이 3G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통신사들이 2026년까지 3G 서비스를 붙잡고 가진 않을 거란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용자가 급감한 3G 서비스를 종료한 사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2021년 3G 서비스를 접었다. 미국 3대 통신사인 AT&T, T모바일, 버라이즌은 2022년 나란히 3G 서비스를 중단했다. 올해 들어 일본 소프트뱅크, 싱가포르 싱텔 등도 3G 서비스 종료 대열에 합류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단독] 아시아나항공 정비사 30여명, ASML 코리아로 무더기 이직

국내 항공기 정비사들이 반도체 업계로 이직하는 비율이 높아지며 최근 3년 동안 아시아나항공에서 ASML 코리아로 30여명의 엔지니어가 대거 옮겨간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 업계의 연봉이나 처우 수준이 항공업계 대비 월등히 높고, 관련 장비들의 추가 도입이 예정돼있어 항공 정비사들의 이직 행렬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본지 취재 결과 국내 항공사 소속 정비사들 중 상당수가 ASML 코리아를 위시한 반도체 업계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가장 많이 이직한 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 해제 전인 2021~2022년 사이이다. 현재는 반도체 업계의 채용 인원이 줄어 이직 열풍이 다소 사그라들었지만 항공업계에서 해당 분야로의 인력 유출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보잉 787·737-800·737-900이나 에어버스 A330·A321 네오 등 현행 항공기들은 과거와는 달리 다량의 전자 장비를 갖추고 있다. 반도체 제작 과정에서 EUV(Extra Ultra Violet)는 노광(포토) 공정에서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사용하는 장비다. 항공 정비사들은 자신들의 본업과 EUV를 다루는 방식이 80% 가량 일치해 매뉴얼을 참고하면 금새 반도체 장비에 관한 업무를 익힐 수 있다고 말한다. 실례로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노정훈 DS 부문 프로는 항공 기관·기체 정비 기능사 자격증 2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항공 정비를 배운 덕분에 재료의 특성과 유체역학적인 부분과 정비를 위해 사용되는 수많은 공구들의 이름과 특징, 사용법에 대해 익숙했다"며 “그래서 자동차나 각종 기계, 장비를 배우는데에 습득이 빠르고 작동 원리나 내부 구조에 대한 이해가 빨라졌다"고 했다. 통상 항공 정비사들은 온몸에 기름때를 묻혀가며 작업을 해나간다. 그러나 오염에 민감한 반도체 업계에서는 클린 룸에 들어가 작업하는 것이 일상이기 때문에 비교적 쾌적하다는 점도 이직 러시의 이유 중 일정 부분을 차지한다. 아시아나항공 정비사 A씨는 “EUV와 에어버스 항공기의 전자 장비에 관한 매뉴얼의 내용이 흡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ASML 코리아가 항공 정비사들을 선호해 회사 동료 30여명이 줄지어 옮겨갔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기준 항공 정비사 대비 ASML 코리아 CS 엔지니어의 급여가 2000만~3000만원 가량 많고, 초봉은 6500만원 대 1억원으로 처우 차이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3일 근무 후 3일 휴식해 근로·복지 조건이 우수하다는 후문이다. A씨는 “반도체 업계가 선호하는 항공 정비사의 조건으로는 40세 이하 대리·과장급인 젊은 인력이고, 떠난 사람들 중 돌아온 경우는 단 한 명도 본 적 없다"며 “고령 근로자들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그림의 떡'"이라고 귀띔했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 근로자들은 회사가 한국산업은행의 관리 체제에 묶여 수년 째 임금이 동결됐고, 8년 째 추가 채용도 이뤄지지 않아 항공 정비사 정원 1600여명 중 300~400명이 부족한 상태라는 게 현업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본격 창궐한 2019년까지 꾸준히 정비사 채용을 진행했지만 이후 3년 이상 지속된 팬데믹 기간 중에는 당사를 포함한 항공업계의 사정은 여의치 않았다"며 “이는 채권단 관리 체제와는 무관하다"고 전했다. 이어 “엔데믹 전환과 사업량 회복 시기에 맞춰 정비사 채용을 매년 진행해오고 있다"며 “계획에 따른 채용과 인력을 운영하고 있고, 현재 항공 정비사 정원 대비 인력은 부족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한편 국내 항공 정비사들의 반도체 업계행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EUV를 지속적으로 들여올 계획인 만큼 이에 따라 유지·보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해서다. ASML 코리아는 네덜란드 소재 모회사 ASML이 생산한 노광 장비가 국내에 반입되면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고객사 인근에 사무실과 CS(Customer Support) 엔지니어들을 배치한다. 김기홍 한국항공대학교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앞으로 반도체 노광 장비 도입량이 더욱 늘어나면 항공 정비사들의 탈출은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10대그룹 지배구조보고서]⑨ 79개사 중 4개사뿐 이행율 ‘단 5%’ 집중투표제 포비아 여전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들이 올해부터 개정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새로운 지배구조보고서는 최근 정부의 제도 개선 사항과 G20·OECD 원칙 등 국내외 지배구조에 대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새로운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국내 10대그룹의 지배구조 현황과 핵심지표 이행률 등을 짚어본다. 정부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집중투표제 도입을 권장하고 있으나 재계에서는 '포비아(공포)'와 유사한 수준의 거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10대 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SK텔레콤과 SK스퀘어, 포스코홀딩스, 한화오션 등 단 4곳만 도입하는 데 그쳤다.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도 기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이사회 중심의 경영 기조가 점차 강화되면서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도 이사회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파악된다. 24일 재계와 관련 당국에 따르면 10대 그룹 계열사 거의 대부분이 집중투표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집계뙜다. 최근 2년 동안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개한 10대 그룹 계열 79개사 중 4개만이 지난해 말 기준 집중투표제를 채택했다고 답변했다. 이행률을 따지면 5.05%에 불과했다. 핵심지표 중 이행률 한 자릿수로 나타난 것은 집중투표제가 유일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상장사의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를 주주 등 관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도입됐다. 지난 2019년부터는 자산 총액 1조원 이상, 올해부터는 5000억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한정해 공개가 의무화됐다. 또한 정부는 지배구조 정보의 비교가능성과 유용성을 높이기 위해 15대 핵심지표를 준수했는지 여부를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명시토록 했다. 이는 집중투표제가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 대주주에 불리한 점이 많은 탓이다. 집중투표제는 기업이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요청하면 주주총회에서 투표를 실시해 표를 많이 얻은 순서대로 이사를 선출하는 제도다. 이에 소수의 지분을 가진 주주도 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변수를 만들 수 있다. 이사회 구성에 변수를 만들고 싶지 않은 대주주 입장에서는 채택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실제로 영국계 헤지펀드 칼 아이칸 연합이 2006년 집중투표제를 통해 KT&G 이사회 이사 1인을 교체하고 경영권에 간섭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때문에 정부에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의 핵심지표로 설정하는 등 권장하고 있음에도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기업이 많지 않다. 실제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기업을 살펴보더라도 강원랜드, 지역난방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KT&G 등 정부의 입김이 강한 기업이 전부다. 10대 그룹 중에서 국민연금(지분율 6.38%)이 최대주주인 포스코홀딩스와 과거 오랜 기간 산업은행의 관리 채계를 경험했던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외에 SK그룹의 SK텔레콤과 SK스퀘어는 정부 이외에 최대주주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집중투표제를 채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들의 사업이 안정적인 면이 있고. 지배구조도 집중투표제에 불리하지 않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기간산업과 유사한 면이 있어 사업적 부침이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스퀘어는 그룹의 핵심 사업과는 다소 거리가 먼 11번가 등 전자상거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또 애초에 대주주 지분율이 낮아 집중투표제가 불리하지 않다는 특이점이 있다. SK㈜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SK텔레콤과 SK스퀘어 지분율은 각각 30.03%와 30.06%에 불과하다. 이는 양사의 소액주주 지분율 합계인 47.7%와 35.47%보다 낮은 수준이다. SK㈜가 보유한 SK텔레콤·스퀘어의 지분율은 적은 편이지만 우호세력인 국민연금과 노르웨이 중앙은행 등이 각각 회사의 지분율을 13~17%가량 보유해 경영에 안정성을 더해주는 구도다. 대주주가 40% 이상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독자 경영을 하는 국내 다른 대기업과 다소 차이가 있다. 집중투표제 채택 이외에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이행률 하위 항목을 살펴보면 '현금배당 예측 가능성 제시'와 '이사회 의장으로 사외이사 선임'도 각각 22.78%와 26.58%로 매우 낮은 비율로 집계됐다. 그 다음으로 '독립적인 내부 감사부서를 설치'로 나타났으나 이행률이 55.7%로 급격히 올라간 것으로 파악된다. 재계 관계자는 “대주주 입장에서 집중투표제를 채택하면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아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며 “큰 변수가 없다면 10년이 지나더라도 이행률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투기자본 돈벌이 수단 아냐… 영풍이 폐기물 떠넘기려 했다”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은 이번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겠다. 앞으로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서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은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은 투기자본의 돈벌이 수단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회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 부회장이 마련한 것으로, 핵심기술인력 20명도 참석했다. 최근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 나선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것에 대응하는 성격도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세상이 필요로 하는 소재와 에너지를 가장 안전하고, 가장 친환경적이며, 가장 효율적으로 만든다'는 사명 달성을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과 전문성 및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며 “핵심기술인력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은 현 경영진과 함께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고려아연이 글로벌 비철금속 1위 기업으로서 2000년 이후 98분기 연속 흑자를 지속했고, '트로이카 드라이브' 비전을 통해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강조했다. 반면 영풍은 적자가 이어지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대표 2명이 구속된 가운데 인력 감축도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영풍이 고려아연의 경영 정상화를 언급한 것에 반박한 셈이다. 이 부회장은 “영풍은 경영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매년 고려아연으로부터 막대한 배당금을 받아 고려아연 주식 매입에 집중하고, 영풍 석포제련소 정상화를 위한 노력과 투자에는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장형진 영풍 고문은 그간 석포제련소 폐기물 보관장에 있는 카드뮴 등 유해 폐기물을 고려아연에 떠넘기는 등 영풍의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려고 했다"며 “이 모든 책임은 영풍을 실질적으로 경영한 장 고문에게 있다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MBK파트너스를 향한 화살도 날렸다. '기업 사냥꾼'이 고려아연을 차지하면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고 국내 산업경쟁력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2차전지 소재사업과 자원순환 사업이 물거품 될 수 있다는 걱정도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앞서 △한국앤컴퍼니 △휴스틸 △한국금거래소 등 80곳에 달하는 고객사가 '고려아연 품질 유지 요청서'를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사모펀드가 투자 수익 확보를 위해 독단적인 경영을 펼치고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자금 확보를 위해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4905억원을 빌렸다. 연 이자율은 5.7% 수준으로, 이자비용만 6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이 MBK 측의 배당 확대 요구를 인수 자금 회수로 보는 까닭이다. 이 부회장은 장씨 가문과 최씨 가문의 분쟁에 대한 질문에 “기술자로서 최윤범 회장 때문에 관계가 틀어졌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영풍의 폐기물을 고려아연이 처리하는 것을 최 회장이 막으면서 장 고문과 사이가 나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양사의 실적 차이에 대해서는 사람 관리를 포함한 경영능력과 기술 능력을 원인으로 꼽았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도 사건사고에서 자유롭지 않았으나, 최 회장 주도로 안전인센티브 등을 도입한 결과 3년간 중대재해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이번 기자간담회가 기술 유출 등 근거 없는 마타도어와 악의적 구호들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회사의 핵심인력들을 논란의 중심에 몰아넣고 최윤범 회장의 방패막이로 삼지 말라"고 반론을 폈다. 또한 △해외 경쟁사 대비 고려아연 영업이익이 떨어지는 이유 △원아시아파트너스펀드에 대한 출자의 이사회 검토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자료 작성 근거 △자사주 소각 여부 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지분 0.8%를 보유한 한국투자증권이 '백기사'로 언급되는 것이 맞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반복되는 카카오 ‘뚝’…과기정통부, 긴급 현장점검 나서

정부가 올해 다섯 차례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카카오톡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카카오톡 서비스 관련 현장 점검을 진행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경기 성남시 판교IT밸리에 위치한 카카오 본사 등을 대상으로 통신재난관리계획 이행 점검에 나섰다. 아울러 지난 5월 서비스 발생한 장애 관련 시정조치 결과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이달 20일에 발생한 장애 원인과 복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현장에는 소프트웨어(SW)·네트워크 등 관련 전문가들이 동행했다. 점검은 당일 하루 동안 진행될 예정이지만, 현장 상황에 따라 점검을 하루 더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 현장 점검 결과는 2주일 후 발표될 예정이다. 카카오톡에서 송·수신 오류 등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건 올해만 벌써 5차례다. 지난 5월 8일과 13일, 20일, 21일 총 네 차례에 걸쳐 메시지 수·발신과 PC카톡 로그인 오류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7월 18일에도 일부 이용자가 PC 버전 카카오톡 접속 장애를 겪었으며, 이달 20일 오전에도 모바일·PC 버전 카카오톡 메시지 전송 장애가 빚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시 밝혀진 장애 원인은 서버 특정 파일 업데이트 중 기존 파일 삭제(5월13일), 시스템 기능개선 중 타 서버에 작업 반영(5월20일), 장애 오류 미해결 상태에서 다른 서버 업데이트 진행(5월21일) 등이었다. 과기정통부는 5월 13일부터 21일 사이 카카오톡이 3차례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것과 관련해 5월 21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현장 점검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코드 변경, 프로그램 업데이트 등 주요 작업 전 사전테스트 미실시와 작업관리 통제 미흡, 장애 발생 대비 비상조치 계획 부재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 13일 제출한 시정조치 결과 자료에서 사전테스트 내부 지침 마련과 위기 대응 매뉴얼 보완, 서비스 안정성 확보 지침 구체화, 통합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장애 원인 분석 및 사후관리 철저, 이용자 고지 및 기준 마련 등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시정명령 사항인 테스트 환경 고도화는 내년 3월까지 추진하고 작업관리 통제시스템은 오는 12월까지 구축 후 고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현장 점검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 및 과징금 부과 등 제재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방송통신발전법 제40조의4에 따르면, 시정명령 미이행 시 매출액의 최대 3%(1차 위반 시 최대 0.5%)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 이와 관련 플랫폼업계 한 관계자는 “IT 서비스 특성상 메신저를 비롯한 여러 애플리케이션에서 간혹 송·수신 오류나 로딩 장애 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며 “모바일 사양을 비롯해 당시의 주변 환경, 파일 크기 등 개인별로 천차만별인 만큼 정확한 원인을 찾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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