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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값 급등에 정유사 실적 개선 기대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TTF 선물거래소의 3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이 지난 10일 오전 MWh당 58.76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전거래일 대비 5.4% 상승한 것으로, 2023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작년 2월 중순 28유로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가스 가격 상승은 러시아발 공급 불안과 유럽의 한파로 인한 난방수요 증가가 주된 원인이다. 유럽의 가스 재고는 현재 저장시설의 49% 수준으로, 작년 동기 67%에서 크게 감소했다. 겨울이 끝날 때쯤엔 3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갈등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계획 발표에 중국이 미국산 LNG에 보복 관세를 매기며 시장이 출렁였다. 14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의 미국 현물 LNG 가격은 MMbtu당 3.65달러를 기록했고, 시장은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LNG 가격이 오르면 석유 수요가 늘고 정제마진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LNG 가격이 상승하면 발전소와 산업체들이 보다 경제적인 대체 연료를 찾다보니 석유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특히 발전 부문에서 LNG 대신 석유 제품(중유, 경유 등)을 사용하는 경향이 높아진다. 석유 수요 증가는 석유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정제마진은 원유 가격과 석유 제품 가격의 차이로 결정되므로, 석유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 정제마진이 개선된다. 또한, LNG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증가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여 석유 제품 가격 상승을 더욱 뒷받침한다. 국내 정유사들은 해외 원유를 국내로 운송하여 판매하기까지 최소 한 달 내외의 시차를 두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원유가격 상승 시 정제마진이 확대되고 하락 시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LNG 가격 상승으로 인한 석유 수요 증가는 이러한 시차 효과를 극대화해 정제마진 개선에 기여하게 된다.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 현물가가 MMbtu당 20달러를 웃돌자 글로벌 기업들이 발전용 연료를 저유황 연료유로 바꾼 바 있다. 이로 인해 디젤의 평균 마진은 2021년 10~15달러에서 2022년에는 50달러까지 급등했다. 여기에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로 중국, 인도 등에 대한 러시아산 석유 공급이 제한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김형건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 조치로 인한 불확실성은 있지만, 러시아 제재로 국내 기업이 가격 경쟁력을 얻게 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임직원 자발적 모임 ‘ERG’ 출범

삼성전자가 임직원들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1일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DX부문 임직원 리소스 그룹(ERG) 발대식을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조시정 DX부문 피플팀장 부사장과 임직원 60여 명이 참석했다. ERG는 임직원들의 자발적 네트워킹 모임으로, 외국인 임직원, 접근성, 일하는 부모, 여성,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문화 전파 등 5개 주제로 운영된다. 현재 임직원 120여 명과 자문 임원 5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ERG 리더들은 대내외 네트워킹, 멘토링 프로그램, 임직원 인식 개선 교육, DEI 캠페인 등 향후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조시정 부사장은 “지속가능한 기업에는 DEI가 필수적"이라며 “개개인의 고유한 경험과 배경이 존중받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해외에서 ERG를 운영 중이다. 2014년 북미를 시작으로 현재 38개 ERG에서 6400여 명의 임직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 여성의 날, 접근성의 날 등 다양한 네트워킹 행사를 진행하며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MX사업부 노은정 프로는 “글로벌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국내 ERG의 의미 있는 첫걸음에 함께 해 기쁘다"며 “포용적 문화를 위한 지속적인 활동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여성·외국인 리더 양성과 장애인 임직원 지원 등을 통해 혁신적 조직문화를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임직원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구축에 힘쓸 계획이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모건스탠리 선정 로봇기업 100곳 중 韓 7곳…네이버 ‘눈길’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향후 10년간 기술 투자의 핵심 분야로 부상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휴머노이드 100'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전망과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주도할 100대 기업을 선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잠재적 시장 규모를 60조 달러로 분석했다. 이는 현재 글로벌 GDP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다. 모건스탠리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급속한 발전, 그리고 두 기술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크게 세 부문으로 나눴다. AI 칩과 소프트웨어, 반도체를 개발하는 '브레인(Brain)' 부문,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바디(Body)' 부문, 그리고 이 둘을 아우르는 '인테그레이터(Integrator)' 부문이다. 모건스탠리는 각 부문별로 선도 기업들을 선정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끈다. 네이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7개 기업이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네이버는 소프트웨어 기업 중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네이버는 인테그레이터 부문에 포함됐다. 이는 완전한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았다는 의미다. 네이버와 함께 테슬라, 애플, 아마존,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가 함께 선정됐다. 네이버의 선정 배경에는 다양한 로봇 기술 개발과 원천 기술 보유가 있다. 네이버는 자율주행 로봇 '루키'와 양팔 로봇 '엠비덱스' 등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로봇 운영체제(OS) 등 로봇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대부분 '브레인' 부문에 포함된 것과 달리 네이버는 '인테그레이터'로 선정된 점이 주목할 만하다"며 “다양한 형태의 로봇 개발과 함께 원천 기술을 보유한 점이 차별화된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인테그레이터 부문 외에도 메모리와 팹리스 부문 브레인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와 AI 칩 개발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분야 브레인 기업으로 꼽혔다. 현대자동차와 LG전자는 네이버, 삼성전자와 함께 인테그레이터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두 기업 모두 로봇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분야 바디 기업으로 선정됐다. 한편 글로벌 기업들의 선정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미국에서는 테슬라,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 메타(구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중국에서는 전기차 업체 BYD와 IT 공룡 알리바바, 텐센트가 이름을 올렸다. 미국 기업들은 주로 브레인 부문에 집중됐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아시아 기업들은 인테그레이터나 바디 부문에 많이 포진했다. 이는 하드웨어 제조 능력에서 아시아 기업들의 강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본 기업들도 여러 부문에서 선정됐다. 소니는 인테그레이터 부문에, 혼다와 도요타는 바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혼다와 도요타는 오랫동안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투자해 온 기업들이다. 혼다의 '아시모'는 세계 최초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유명하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에서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보고서는 “기술적 과제와 함께 윤리적, 법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로봇 윤리와 관련된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이강욱 SK하이닉스 부사장 “기술력·협업 기반으로 글로벌 패권 경쟁 대응”

이강욱 SK하이닉스 첨단패키징(PKG) 개발 담당 부사장이 “탄탄한 기술력과 원팀 협업을 기반으로 (패키징 등 후공정 분야) 글로벌 반도체 업체 간 패권 경쟁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14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전날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한국반도체학술대회에서 '제8회 강대원상'을 수상한 뒤 “SK하이닉스의 위상과 역량 인정받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고(故) 강대원 박사의 업적을 기리고자 제정된 이 상은 그동안 반도체 전공정인 소자 및 공정 분야 저명한 교수들에게 주로 수여됐다. 후공정인 '반도체 패키징 분야' 기업인이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사장은 “TSV(Through-Silicon Via) 기반 3차원 패키징 연구 성과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 고대역폭메모리(HBM)"라며 “SK하이닉스의 독자적 패키징 기술인 'MR-MUF'(Mass Reflow Molded Underfill)는 고난도의 HBM 제품을 높은 제조 수율과 양산성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설명했다. 3차원 패키징은 칩과 칩을 수직으로 연결해 직접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게 한 방식을 뜻한다. TSV는 D램 칩에 미세 구멍 수천개를 뚫어 상하층 칩을 수직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간 사이에 액체 형태 보호재를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이 부사장은 “MR-MUF 기술은 HBM2E에 처음 적용돼 회사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메모리 리더로 도약하는 데 기여했다"며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를 거쳐 HBM3 및 HBM3E에도 성공적으로 적용되면서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우위를 굳건히 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앞으로 후공정인 패키징 기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패키징 역량이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는 것은 물론 생존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부사장은 “패키징 기술을 확보해 반도체 패권을 강화하려는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며 “PKG개발은 탄탄한 기술력과 원팀 협업을 기반으로 패권 경쟁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이 미래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살펴보고 있는 분야는 △HBM 패키징 기술 고도화 △칩렛(Chiplet) 기반 이종 결합 기술 확보 등이다. 칩렛은 칩을 기능별로 쪼갠 후 각각 조각을 하나의 기판 위에서 연결해 반도체의 이종 간 결합 및 집적을 돕는 것을 뜻한다. 그는 “AI 시스템의 대용량·고성능·에너지 효율화 요구를 충족하려면 HBM 패키징 기술의 지속적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MR-MUF 기술 고도화,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칩 간 연결성을 높여 성능을 향상시키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첨단 패키징 기술을 확보해 나가려 한다"고 부연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을 적층할 때 칩과 칩 사이에 범프를 형성하지 않고 직접 접합시키는 기술이다. 구성원들을 위한 메시지도 남겼다. 이 부사장은 “좋은 제품을 넘어 세상을 바꿀 기술을 개발한다는 큰 목표를 갖길 바란다"며 “퍼스트무버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반도체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인으로서 SK하이닉스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3차원 패키징 및 집적 회로 분야에 대한 연구 개발을 27년 이상 이어 온 전문가다. 2000년 일본 도호쿠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미국 렌슬리어 공과대학 박사 후 연구원, 일본 도호쿠 대학 교수를 거쳐 2018년 SK하이닉스에 합류했다. 입사 후 HBM2E(3세대)에 MR-MUF 기술을 적용하며 'AI 메모리 성공 신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딥시크 충격’에 AI 고도화…전략 닮아가는 네카오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난해 나란히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인공지능(AI) 사업을 강화해 퀀텀 점프를 노린다. 양사는 그동안 전략적 측면에서 다른 접근방식을 구사해 왔는데,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을 기점으로 결이 비슷해진 모습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0조7377억원·영업익 1조97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1%·32.9% 증가한 수치로,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 중 최초로 연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서치플랫폼·커머스·콘텐츠 등 사업 전반의 고른 성장이 실적을 이끌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실적은 매출 7조8738억원·영업익 491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2%·6.6% 증가했다. 지난해 티메프 사태 여파에도 카카오톡 기반 광고·쇼핑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을 방어했다는 평가다. 양사의 올해 공통목표는 AI 기술을 자사 서비스에 접목해 기능을 고도화하는 것이다. 실적발표를 거치며 전략이 조금씩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눈에 띄는 점은 양사의 방향성이 딥시크 파장 이후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체 모델과 글로벌 모델을 동시에 활용, 상품 및 서비스 특성과 사양에 맞춰 적용하는 게 골자다. 그동안 네이버는 자체 기술·인프라를 활용하는 소버린 AI 전략을 강화해 왔다. 네이버·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로 구성된 '팀네이버'를 꾸리고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의 서비스 적용 범위를 넓혀온 가운데 다음달 개선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답형 질의를 적용하는 한편 신뢰도 높은 요약 정보를 제공하고, 맥락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 정확도를 높이는 게 골자다.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경영일선 복귀 소식도 소버린 AI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앞서 네이버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이 GIO의 사내이사 임명을 포함했다. 이 GIO가 그동안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관련 사업에 힘을 실을 것이란 시각이 높았다. 다만 최근 필요에 따라 자체 모델뿐 아니라 다양한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딥시크의 연구 성과가 속속 나타나면서 시장 경쟁 흐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 7일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자체 모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연성을 가지고 외부 LLM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직 서비스 제공에 직접적으로 활용한 사례는 없지만, 글로벌 빅테크나 외부의 다양한 LLM에 대해서도 협업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는 서비스에 따라 제각기 다른 AI 모델을 적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2021년 자체 모델 코(Ko)GPT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노렸지만, 지난해 개발 중단 후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넓히는 방향으로 한 차례 선회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전략적 협업을 선언했다. 양사는 이용자 경험 강화에 초점을 맞춰 AI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연내 시장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나나를 비롯한 카카오 서비스에 자체 모델과 함께 오픈AI의 최신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선 오픈AI 외에도 퍼플렉시티와 같은 AI 검색 탭을 추가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선택지에 자체 개발 모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신아 대표는 13일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카카오는 이미 지난해부터 메타 AI 모델 '라마' 등 다양한 글로벌 오픈소스 모델들을 튜닝해 내재화한 카나나 플렉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며 “자체 개발한 소규모언어모델(sLM)에 더불어 이번 협업을 통해 자본적 지출(CAPEX)·비용 관점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기업소비자간거래(B2C) AI 서비스에 적용될 전략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스마트폰·TV·반도체까지…中, 韓 주도 프리미엄 시장 총공세

전 세계 스마트폰, TV,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 기업들의 전방위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가성비를 넘어선 고급화 전략으로 맹렬히 공세를 펼치며, 국내 업체들이 장악해 온 프리미엄 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부문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며 삼성전자와의 매출 격차를 줄여가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10%p 이상이던 두 기업의 매출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9%p로 좁혀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해온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하이센스와 TCL이 각각 24%, 17%의 출하량 점유율을 기록하며 2, 3위에 올랐다. 삼성전자(30%)가 여전히 1위를 지켰지만, LG전자는 4위로 밀려났다. 이에 따라 2023년 3분기 28%p에 달했던 한국과 중국의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 격차는 1년 만에 5%p로 좁혀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합산이 한국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시장에서도 중국의 공세가 거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해온 D램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점유율을 확대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중국 최대 메모리 제조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다. 이 회사는 기존의 범용(레거시) 반도체뿐만 아니라, 최신 DDR5 D램과 AI 칩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까지 개발하며 한국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기존에는 중국 제품이 '가성비' 위주로 평가됐지만, 최근에는 고급화 전략으로 변모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전 산업군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우며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샤오미는 한때 '대륙의 실수'라 불릴 정도로 가성비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200만원대 '샤오미 13 울트라'와 폴더블 스마트폰 '믹스 폴드 4' 등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자국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저가 액정표시장치(LCD) TV 중심이던 하이센스와 TCL도 '미니 LED' 등 프리미엄 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하던 프리미엄 TV 시장의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이제혁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LCD 시장을 주도하던 중국 업체들이 이제는 한국이 선점한 프리미엄 TV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CXMT는 기존에는 범용(레거시) 반도체에 집중했지만, 지난해 12월 AI 메모리에 필수적인 DDR5 서버용 메모리를 출시하며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DDR5 D램은 기존 제품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2배 높여 대형 서버에 탑재된다. CXMT는 DDR4에서 한국을 따라잡는 데 6년이 걸렸지만, DDR5에서는 그 격차를 4년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HBM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CXMT는 이미 HBM2~HBM2E 제품을 양산 중이며, 중국에서는 HBM2 생산을 위한 28만㎡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그동안 압도적 우위를 보이던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는 국내 기업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대응해 기술 초격차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스마트폰과 TV 분야에서는 AI 기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에 맞춤형 정보 브리핑 서비스 '나우 브리프'를 추가했고, LG전자는 AI 전용 버튼을 탑재해 접근성을 개선한 2025년형 '올레드 에보'를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도 기술 주도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첨단 메모리 분야에서는 아직 국내 기업들이 앞서 있지만, 중국의 추격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며 “올해 HBM 등 AI 메모리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르포] “갤럭시 S25 AI 기능 ‘그림의 떡’ 이라면 이곳으로”

“인공지능(AI) 기능이 조금 어렵게 느껴져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어 왔어요. (갤럭시 S25) 제품 디자인도 너무 예뻐 만족스럽네요." 13일 '삼성 강남'에서 만난 한 50대 여성의 말이다. 서울 강남역 10번출구 바로 앞에 있는 이 곳은 삼성전자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곳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다양한 이벤트 등이 펼쳐지다보니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오전 10시 정식 개장 시간 이전부터 삼성 강남 앞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다양한 연령대 15명 가량이 줄을 서 있었다. 대부분 서비스센터를 찾은 고객들이다. 강남 한복판에 있다 보니 갑자기 제품 수리가 직장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한다고 전해진다. 1층의 테마는 갤럭시 S25 체험이다. 전작 대비 강화된 AI 성능을 안내원들이 조목조목 설명해준다. 비디오 부스에서 직접 사진·영상을 찍은 뒤 이를 직접 편집해볼 수 있다. 동영상에 들어온 잡음을 없애는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어 놀라웠다.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배경음악 또는 목소리만 콕 집어 없앨 수 있다.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한 갤럭시 S25만의 장점도 경험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다음달 3일 독일로 출장가는데 프랑크푸르트 직항 항공편좀 알아봐줘"라고 말하니 순식간에 최적 항공권이 검색됐다. “해당 일정 정리해서 삼성 노트에 저장하고 부장님한테 문자 보내줘"라는 명령도 척척 수행했다. 부장님한테 보내는 문자 내용을 존댓말로 변환한다는 점이 신기했다. 관람객들 만족도는 높아 보였다. 특히 총 4개의 미션을 완료한 뒤 스탬프를 찍으면 우산, 가방 등 기념품을 나눠준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 사은품을 받기 위해 친구와 방문했다는 한 20대 여성은 “주요 기능들을 세세하고 친절하게 소개해주니 이해가 잘 된다"고 했다. 50대 남성은 “친구와 대화하는 것처럼 (AI 기능이) 자연스럽다"고 언급했다. 현장 곳곳에서는 “(갤럭시 S25를) 사고 싶다"는 말이 자주 들렸다. 각 체험공간에는 2~3명의 직원들이 머물며 각종 질문에 답했다. 관람객들은 주말에 더 많고 2030부터 가족 단위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는 게 이곳 관계자의 설명이다. 매일 적어도 100명 이상은 갤럭시 S25의 강화된 AI 기능을 체험한다고 전해진다. 제품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은 20여분간 진행되는 '갤럭시 AI 클래스'를 들으면 된다. 오후 1시부터 시간대별로 진행되며 예약제로 운영된다. 2층은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을 보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갤럭시 S25는 물론 갤럭시워치7, 갤럭시링, 태블릿·노트북 등을 만날 수 있다. 다채로운 폰·무선이어폰 케이스 등도 준비됐다. 오예스, 햇반, 에이스, 하겐다즈 등 귀여운 모양 버즈 케이스가 눈길을 잡았다. 스마트폰을 삼성 강남에 직접 수령하러 오는 이들도 많다. 삼성 강남에서 받으면 액세서리 50%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시리즈가 '여러 앱 간 자연스러운 AI 경험'을 구현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일상 속 맞춤형 정보 브리핑을 제공하고, 잠금 화면에서도 손쉽게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식이다. 전작부터 적용된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기능도 진화했다고 소개한다. 다양한 데이터 형태를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이 적용돼 기존 이미지, 텍스트 검색에 더해 기기에서 재생되는 사운드 검색도 가능하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갤럭시 S25 사전계약은 130만대를 돌파했다. 역대 S 시리즈 중 최다 판매 신기록이다. 더 많은 고객들이 신제품을 체험하다보면 'AI폰' 시장 규모도 꾸준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온오프라인에서 고객 접점을 다양하게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M&A 미리 알려달라는 IT 노조, 현실성 있을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노조들이 최초로 공동요구안을 제시하며 근로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해당 요구에 대한 기업들의 반응은 온도 차가 뚜렷하다. 노동조합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조치 강화, 인사평가 기준 공개, 대기발령 제한, 기업 변동 시 사전 통보 등을 요구했지만, IT업계 경영진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3일 IT업계에 따르면 IT업계 산하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IT위원회는 최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IT기업을 대상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과 관련한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IT업계에 노조가 결성된 지 8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공동요구안으로,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노조 연대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IT기업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기업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항목은 인사평가 기준 공개 요구다. IT위원회는 기업이 인사평가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평가 등급별 인원 비율 및 연봉·인센티브 인상률까지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IT기업들은 이를 경영 기밀로 간주하고 있어 공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별 연봉·인센티브 체계는 핵심 경영 전략 중 하나다. 노조가 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상장사일 경우, 자본시장법상 공시 규정을 지켜야 하지만 일반 직원들의 인사평가 기준까지 공개할 의무는 없다. 일부 기업들은 평가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수준에서 협의가 가능하지만, 노조의 요구처럼 세부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요구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조치위원회 설치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IT위원회는 사용자가 아닌 노사 동수(3:3)로 구성된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르면,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받거나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법은 조사의 주체를 명확히 지정하지 않았지만, 사용자에게 조사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동등한 비율로 참여하는 조사기구는 기존 법 체계와도 맞지 않고, 기업이 내부 감찰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전제한 요구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기존 조사 시스템은 사측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실효성이 낮다며 위원회 구성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제시한 대기발령 제한 요구 역시 기업들로서는 부담스러운 사안이다. IT위원회는 대기발령 시 노조에 사전 통보하고, 대상자에게 발생 사유와 일정 계획을 공개하며, 3개월 이내 전환배치를 완료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대기발령 기간 동안 임금을 전액 지급하고, 직무교육과 교육비 지원을 의무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 요구가 사실상 구조조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IT업계의 특성상 프로젝트 개편과 인력 이동이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노조 요구대로 모든 대기발령자를 3개월 내에 전환배치해야 한다면 기업 운영이 경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대기발령에 대한 명시적 규정은 없다. 판례에 따르면 대기발령은 사용자의 인사권 범위 내에 있지만 그 기간은 합리적이면 된다. 기업 변동(분할, 합병, 양도, 휴업) 시 노조에 3개월 전 사전 통보하고, 시행 2개월 전에 구체적인 계획을 공유하며, 1개월 전 노조의 서면 동의를 받으라는 요구는 가장 현실성이 떨어지는 주장이라는 평가다.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사업 구조조정은 기업의 경영권에 속하는 문제로, 현재 상법과 자본시장법상 주주총회와 공시 의무는 있지만 노조 사전 통보 의무는 없다. 한 IT기업 관계자는 “M&A는 기밀 유지가 필수적인데 노조에 미리 통보하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상장사라면 노조에 이런 내용을 미리 말하면 공정 공시 규정을 위반하는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IT업계는 비교적 유연한 근무환경과 고액 연봉을 제공하는 대신, 조직 운영에 있어 경영진의 권한이 강한 편이다. 반면 노조는 인력 구조조정이 잦고 평가 기준이 불명확한 IT기업의 특성을 지적하며, 근무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특유의 입장차이로 주요 기업들이 이번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노무사는 “노조가 제기한 일부 요구는 단체협약을 통해 협상할 수 있지만, 인사평가 기준 공개나 M&A 사전 통보 같은 요구는 현실적으로 기업이 수용하기 어렵다"며 “이번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향후 IT업계의 노사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동요구안이 실제로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경우,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조치나 평가 기준 일부 공개 같은 요구는 내부 절차 개선을 통해 조정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대기발령 제한이나 기업 변동 시 사전 통보 같은 조항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이태민 기자 khc@ekn.kr

카카오, 올해 ‘발견 영역’ 선봬…오픈AI 협업 에이전트는 연내 공개

카카오가 올해 발견 영역을 출시한다. 이미지·동영상·숏폼 등 이용자가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피드형태로 제공되는 방식이다. 오픈AI와 협업해 개발 중인 인공지능 비서(AI 에이전트) '카나나'는 올해 상반기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거쳐 연내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13일 오전 진행된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카카오의 톡비즈 부문 매출 구조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는데, 외연을 확장한다는 취지다. 채팅에 편중된 트래픽 범위를 확장해 이용자 활동성을 개선하고, 새 비즈니스 생성 기회도 늘린다는 전략이다. 정 대표는 “이용자들이 관심사 중심의 콘텐츠를 탐색할 수 있는 새로운 기반을 마련하며 채팅 중심에서 새로운 맥락의 트래픽으로 확대해갈 것"이라며 “AI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이 관심사 중심으로 콘텐츠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콘텐츠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데 따른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관련 부문 매출은 연결기준 91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했다. 반면 플랫폼 부문 매출은 10% 늘어난 1조491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톡비즈가 5627억원으로 약 55%를 차지했다. 발견 영역 출시 및 AI 기술 접목을 통해 피드형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비즈보드 의존도를 줄이고,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을 마련해 간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초기에는 전문 콘텐츠 프로바이더를 중심으로 시작해 AI 서비스에서 생성되는 콘텐츠로 범위를 넓힐 것"이라며 “장기적으론 전문 크리에이터와 일반 이용자의 콘텐츠 창작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구조로 개인·사업자 간 경계 없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이용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발견·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카카오톡 내 디스플레이 광고에선 비즈보드 이후 규모감 있는 상품의 출시가 없었다. 새로운 형태의 광고 영역 진출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픈AI와의 전략적 제휴 방향과 '카나나' 출시 계획에 대한 청사진도 구체화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전략적 제휴 및 서비스 공동 개발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양사는 이용자의 AI 경험 강화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상반기 CBT를 거쳐 연내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톡 내 AI 메이트는 상반기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양사가 공동 개발하는 서비스의 미션은 국내 시장에서의 AI 대중화다. 이용자들이 AI 서비스를 일상에서 널리 사용하는 것이 목표"라며 “단순 문답성이 아닌 카카오 생태계 내 다양한 서비스에서 복합적 초개인화 태스크(일)를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조8738억원·영업익 491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4.2%, 6.6% 증가했다. '티메프 사태'로 인해 발생한 카카오페이의 일회성 대손상각비를 조정할 경우, 영업익은 전년 대비 13.5% 개선된 5230억원이 된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보급형 스마트폰도 생성형 AI 품는다...퀄컴, 새 AP 공개

퀄컴이 보급형 AP(Application Processor)에도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하기 시작했다. 생성형 AI 기술은 그동안 고급형 AP에만 탑재되던 기능이다. 퀄컴은 13일 차세대 중급형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6 4세대 모바일 플랫폼'을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은 시리즈 최초로 생성형 AI를 지원하고, 이전 세대 대비 CPU 성능은 11%, GPU 성능은 최대 29% 개선됐다. 전력 소모는 오히려 12% 줄어들어 배터리 사용 시간도 늘어났다. 시리즈는 최초로 4비트 정수(INT4) 연산을 지원해 데이터를 다루는 단위를 더 작게 처리한다. 그 덕분에 AI 처리 속도와 효율성이 향상됐다. 이를 활용해 콘텐츠 요약과 이메일 작성 등을 도와주는 가상 비서 기능을 탑재했다. 또 퀄컴 센싱 허브(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기술)와 AI 엔진으로 사용자의 활동을 분석해 앱 추천과 설정 조정도 가능하다. 새로운 스냅드래곤은 게이머와 크리에이터를 위한 기능들을 탑재했다. 4K 해상도에서 스냅드래곤 게임 수퍼 레졸루션 기술로 영상을 선명하게 표현하고, 아드레노 HDR 패스트 블렌드 기술은 복잡한 게임 장면을 기존 대비 2배 빠르게 처리한다. 프레임 모션 엔진은 배터리 소모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프레임률을 2배로 높였다. 카메라 기능도 강화됐다. 12비트 트리플 ISP(이미지 신호 처리 장치)를 탑재해 사진과 동영상을 동시에 촬영할 수 있고, 스냅드래곤 로우라이트 비전으로 야간 촬영 시에도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최대 200MP(메가픽셀) 단일 촬영을 지원해 확대 시에도 디테일한 표현이 가능하다. 제로 셔터 랙 기술로 최대 16MP 트리플 카메라와 32+16MP 듀얼 카메라, 64MP 단일 카메라를 초당 30프레임으로 촬영할 수 있다. 연결성 측면에서도 진화했다. 5G 모뎀-RF 시스템은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원하며, 새롭게 추가된 트리플 주파수 위치 지원(L1/L5/L2)으로 내비게이션 정확도가 크게 향상됐다. 퀄컴 패스트커넥트 모바일 커넥티비티 시스템으로 빠르고 반응성 높은 와이파이 6E를 제공한다. 오디오 경험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퀄컴 aptX 무손실 오디오 스트리밍을 기능을 도입했으며, LE 오디오로 여러 기기에서 동시에 음악을 재생할 수도 있다. 기기 내장 디스플레이는 FHD+ 해상도에서 최대 144Hz 주사율을 지원하고, 외부 디스플레이는 최대 4K 60Hz와 10비트 색심도, HDR10과 HDR10+를 지원한다. 디푸 존 퀄컴 제품관리 시니어 디렉터는 “스냅드래곤 6 4세대는 AI와 게이밍, 촬영 기능이 크게 향상돼 보급형 스마트폰의 진보를 이끌 것"이라며 “초고속 5G와 와이파이로 언제 어디서나 새로운 차원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를 중심으로 스냅드래곤 6 4세대 도입이 확정적이다. 리얼미(realme)는 새로운 중급 스마트폰에, 오포(OPPO)는 중급 라인업에 이 칩셋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너(Honor)도 신제품에 이 칩셋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여러 제조사가 이 칩셋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개발 중인 것으로 예상되나 구체적인 모델명이나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칩셋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2025년 중반이나 하반기부터 출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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