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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IP분쟁’ 억울함만 호소한 위메이드…전략 실책도 문제

위메이드가 중국 내 판결 집행 지연을 문제 삼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분쟁의 근본 원인은 위메이드 스스로 만든 구조적 취약성에 있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권리 관계 정리 없이 무리하게 제3자 계약을 체결한 것이 이번 사태의 단초가 됐으며, 그 결과 국제중재 승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회수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국 게임사들과 벌여온 '미르의 전설2' 관련 IP 분쟁 경과를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수조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판정을 확보했지만, 중국 내에서 해당 판정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출발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위메이드는 액토즈소프트(현 성취게임즈의 자회사)와 '미르의 전설2'에 대한 공동 저작권 구조를 설정했다. 양측은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IP를 공유했으며, 해외 시장에 대해서도 제3자에게 라이선스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하지만 제3자 라이선스 부여 가능성에 대한 합의는 있었으나, 그 방식과 조건에 대해 이후 해석상 큰 이견과 법적 분쟁이 발생했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이 공동 소유 구조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은 채 2016년, 중국 킹넷 계열사인 절강환유와 별도의 IP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성취게임즈와 협의 없이 제3자에게 권리를 넘긴 셈이다. 이 계약은 이후 법적 분쟁의 핵심 쟁점이 됐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위메이드의 단독 계약 체결에 대해 “공동저작권자와 협의 없는 권리 부여는 권리남용이며 공동저작권 침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로 인해 위메이드는 중국 내에서 '미르의 전설2' IP를 독자적으로 행사할 법적 지위를 상실했다. 결국 킹넷과 그 계열사들은 위메이드와의 계약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있었고, 이후 로열티 미지급 및 손해배상 책임 회피의 근거로 활용했다. 이후 위메이드는 2023년 성취게임즈와 다시 장기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성취게임즈는 중국 내 '미르의 전설2' IP 운영 독점권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위메이드의 이같은 결정이 과거 독자적 권리 행사 주장에 대한 사실상 철회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만약 위메이드가 중국 시장에서 성취의 협의 없이 IP를 활용할 수 있었다면, 굳이 성취와 다시 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메이드가 성취게임즈와 재계약을 체결한 것은, 과거 킹넷과의 계약 체결이 권리 구조상 문제를 안고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셈"이라며 “결국 이번 사태는 위메이드 스스로 만든 취약한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위메이드는 절강환유, 지우링 등과 체결한 계약을 통해 초기에 일부 수익을 확보했지만, 상대방이 매출 급증 이후 로열티 지급을 거부하거나 자산을 이전하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 이는 위메이드 츠깅 억울함흠 호소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공동저작권 구조를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3자 계약을 추진했던 전략적 미흡함이 낳은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로 인해 나온 중국 최고인민법원의 공동저작권 침해 인정 판결은 위메이드가 이후 진행한 각종 국제중재 및 집행 과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상대방이 계약 자체의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집행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위메이드는 주로 중국 사법제도의 집행 지연 문제와 중국 게임사들의 계약 위반을 강조하는 중이다. 중국 내 외국 중재 판정 집행 과정의 장기간 지연, 그 기간 동안 발생한 킹넷 측의 자산 은닉 행위 등도 문제의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위메이드는 이번 사태를 초래한 전략적 판단 실패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나 책임 있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일방적인 피해자 프레임이 오히려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중재 승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수금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은, 중국 사법 시스템의 문제만으로 환원하기 어려운 구조적 취약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제중재 승소를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위메이드의 입장을 설득력 있게 만들기 어렵다"며 “과거 전략 실패에 대한 성찰 없이 억울함만을 부각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의 책임을 회피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경쟁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삼성 ‘출시 가속·라인업 확대’ 승부수

삼성전자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 탈환을 위한 승부수를 띄운다. 제품 공개 시점을 앞당기고, 혁신 제품을 포함한 라인업 다변화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2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점유율 18%를 기록해 애플(19%)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애플이 1분기 판매량 기준 1위를 차지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샤오미 역시 점유율 14%를 기록하며 삼성과의 격차를 4%p로 좁혔다. 2년 전 9%p였던 격차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애플은 인도, 중동, 동남아 등 신흥 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했고, 샤오미는 중국 내 강력한 판매 모멘텀을 이어가며 점유율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출하량 기준 점유율로는 삼성전자(20%)가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애플과 샤오미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2022년 1분기 삼성의 출하량 점유율은 23%로 애플(18%)과 샤오미(12%) 대비 각각 5%p, 11%p 높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각각 1%p, 6%p 차로 격차가 좁아졌다. 위기감을 느낀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Z 플립7'과 '갤럭시Z 폴드7'을 오는 7월 초 공개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최근 5년 내 가장 이른 언팩 시기로,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올 초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의 흥행을 통해 시장 기대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거뒀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해당 모델은 역대 갤럭시 시리즈 최초로 통합형 AI 플랫폼 'One UI 7'을 기반으로 텍스트, 음성, 이미지 등 다양한 접점에서 사용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취향을 분석해 앱 간 자연스러운 AI 경험을 구현한다. 특히 '나우 브리프' 기능을 통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나우 바'를 통해 잠금 화면에서도 주요 활동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측면 버튼을 눌러 AI 에이전트를 호출해,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명령어를 입력하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폴더블 신제품 역시 AI 기능 고도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 출시를 통해 AI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경쟁사들도 대응에 나섰다. 애플은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7' 시리즈에 AI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AI 기능이 향후 스마트폰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시장 선점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품 라인업 확장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기존 상·하반기 갤럭시 S·Z 시리즈 출시 체계를 넘어, 올해는 슬림폰 '갤럭시 S25 엣지'와 화면을 두 번 접는 트리폴드폰 '갤럭시 G 폴드(가칭)' 등 다양한 제품군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다양한 신제품으로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지 않으면 점유율 방어가 어렵다"는 업계 지적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올해 초 3년 만에 보급형 모델 '아이폰16e'를 선보였으며, 아너, 오포, 모토로라도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애플은 1분기 판매량 1위를 차지했고, 아너와 모토로라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지형 변화를 이끌고 있다. 다양한 신제품 출시가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시장 경쟁을 가속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 S25 엣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갤럭시 S25 엣지의 가장 큰 특징은 얇은 두께다. 두께는 약 5.8㎜로, 기존 갤럭시 S25 일반 모델(7.2㎜) 대비 약 1.4㎜ 얇다. 최근 스마트폰 상품성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로 '얇은 두께'가 꼽히는 가운데, 심미성과 휴대성을 모두 끌어올린 모델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카메라 성능 강화도 기대를 모은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 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은 올 초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 S25 엣지는 두께는 슬림하면서도 카메라 성능은 뛰어난 스마트폰"이라며 “실제 촬영 퍼포먼스를 보면 삼성전자가 '엣지'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리폴드폰의 경우 지난해 중국 업체들이 세계 최초로 출시했지만, 내구성 논란이 이어졌다. 업계는 폴더블폰에서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AI 기능을 탑재한 트리폴드폰을 선보일 경우,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LG전자, 프리미엄 LCD TV 시장서 ‘각축전’

삼성·LG전자가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화질을 개선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기능까지 추가한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저가형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 공세가 워낙 거센 만큼 프리미엄 제품군에 최첨단 '기술 장벽'을 쌓아 대응하는 모양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고성능 LCD TV인 QNED(Qualified Nano Enhanced Display, 나노기반 고색재현 디스플레이)의 2025년형 신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2025년형 TV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한 데 맞불을 놓는 차원이다. LG전자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성능을 강화한 게 2025년형 QNED TV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색재현율을 높이기 위해 진화한 나노입자 기반 고색재현 기술을 폭넓게 확장·적용한 게 대표적이다. 화면 속 영상을 실제 눈에 보이는 것처럼 사실적인 순색(Pure Color)으로 표현하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LG전자는 프리미엄 LCD TV 라인업을 중소형부터 초대형까지 모두 구축하고 무선 제품 등을 더해 선택지를 다양화했다. 기존 43, 50, 55, 65, 75, 86형에 이어 이번에 100형을 추가했다. 해당 라인업에는 '무선 AV 전송 솔루션'도 확대 적용했다. 최대 4K·144Hz 영상을 손실·지연 없이 무선으로 전송하는 기술이다. AI 기능도 강화했다. 신제품에는 사용 패턴을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키워드를 제안하는 'AI 컨시어지',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으로 고객의 발화를 이해하고 의도를 추론해 검색하는 'AI 서치' 등이 적용됐다. 목소리로 사용자를 구분해 계정을 전환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이스 ID'도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2025년형 프리미엄 LCD 제품 'QLED'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선언했다. 회사는 이날 2025년형 네오(Neo) QLED 8K는 2개 시리즈에 3개 사이즈(98·85·75) 5개 모델을 출시했다. Neo QLED는 총 5개 시리즈에 9개 사이즈(115·100·98·85·75·65·55·50·43) 24개 모델을 선보였다. 초대형급인 115형과 100형 모델도 추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에 처음 선보였던 '글레어 프리'(Glare Free) 기술을 QLED 라인업에도 넣어 화질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빛 반사를 줄여 눈부심을 차단해 낮에도 선명한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게 골자다. QLED 신제품에 'AI 홈', 'AI 어시스턴트', 'AI 시청 최적화' 등을 장착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를 활용하면 사용자의 생활 패턴과 기기 사용 이력 등을 고려해 '실내 온도가 높으면 에어컨 켜기', '공기 질이 나쁘면 공기청정기 작동' 등 필요한 행동을 TV가 추천해준다. 시청하는 콘텐츠의 자막을 사용자가 원하는 언어로 제공하는 '실시간 번역'도 지원한다. QLED 신제품 고객들은 기존 '더 프레임'에서만 지원되던 '삼성 아트 스토어'도 경험할 수 있다. 삼성 TV 전용 예술 작품 구독 서비스로 약 70개의 유명 미술관, 박물관 등과 협력해 3000개 이상의 제품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Neo QLED 8K(QNF990) 모델에는 '무선 원 커넥트 박스'도 새롭게 장착됐다. 업계에서는 삼성·LG전자가 LCD TV '프리미엄화'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있다고 해석한다. 소형 및 저가형 시장에서 TCL, 하이센스 등 영향력이 워낙 커진 만큼 고가 모델 분야 점유율 유지를 위해 '기술장벽'을 쌓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TV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8.3%로 1위, LG전자가 16.1%로 2위를 기록했다. 중국 TCL(12.4%)과 하이센스(10.5%)가 뒤를 이었다. 이 중 2500달러(약 360만원) 이상 고가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매출 기준 점유율이 49.6%로 절반에 육박했다. LG전자는 30.2%를 차지했지만 TCL·하이센스 점유율은 각각 1.6%, 0.9%에 불과했다. 다만 저가 LCD TV 등은 물량공세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우세를 점한 상태다. 작년 TV 시장 점유율을 출하량 기준으로 보면 TCL·하이센스·샤오미가 31.3%로 삼성·LG전자(28.4%)를 앞질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산업계, 이재명 압도적 대선 후보 확정에 ‘기대반·우려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후보로 공식 확정되면서 관련 공약에 따라 국내 5대 그룹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의 공약이다보니 업계의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AI 중심 신문명시대의 첨단 산업 강국"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반도체·AI·배터리·바이오 등 4대 전략 산업 육성 의지를 강조했다. 동시에 “공정경제 확립과 재벌 지배구조 개선"을 명확히 밝히며 대기업 규제 강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에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은 이 같은 양면 메시지 속에 성장 기대와 규제 리스크를 동시에 마주하게 됐다. 정부 주도의 산업 육성은 긍정적이지만, 지배구조 개편, 노동시장 변화 등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LG그룹은 이재명 후보가 제시한 'AI 기반 신문명 국가' 비전에 가장 부합하는 대기업 중 하나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와 맞물려 2차전지(배터리) 수요 급증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LG전자는 자율주행차 전장부품 사업 확대에, LG화학은 친환경 플라스틱과 전기차용 소재 시장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이 후보가 연설에서 강조한 “성장동력을 키워 결과를 고루 나누겠다"는 메시지는 LG그룹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ESG 경영 및 탄소중립 전략과 방향을 같이 한다. SK그룹도 이재명 후보의 에너지 전환, 반도체 육성 정책 기조에 따라 당선 시 수혜가 예상된다. 이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수소 기반 사회 전환을 국가 전략으로 삼겠다"고 천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수소 생산·저장·활용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며, 이는 SK그룹이 중장기적으로 추진 중인 탄소중립 전략과 맞닿아 있다. “반도체 초격차를 영구히 유지하겠다"는 공약도 SK하이닉스에도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차세대 D램, AI용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정부 지원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이재명 후보가 밝힌 “지주회사 책임경영 강화" 방침은 SK㈜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 체계에 일정한 부담을 가할 수 있어, 그룹 내부적으로는 수혜와 규제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신중한 전략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에 발맞춰 전기차·수소차 사업을 본격 강화할 방침이다. 이재명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률 50%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하며, 대규모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과 수소차 활성화를 약속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는 이 후보의 당선 이후 정부 지원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밝혔던 “주4.5일제 도입을 시작으로 장기적으로 주4일제를 추진하겠다"는 노동정책은 완성차 제조와 같은 제조라인 중심 대기업들에는 심각한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생산성 관리와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확충, 자동화 투자 가속 등 선제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삼성은 이재명 후보가 강조한 “AI 인재들이 몰려드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강국" 구상 속에서 핵심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 계획에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메모리, 차세대 반도체 전 분야에 걸쳐 중추적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배구조 문제는 여전히 큰 부담이다. 이 후보는 그동안 순환출자 해소, 공익법인의 의결권 제한, 지주회사 체제의 투명성 강화 등을 강조하며, 대기업의 편법적 지배 구조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 이런 발언은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 추진 가능성을 높이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대규모 삼성전자 지분 처리 문제를 현실화시킬 수 있다. 이는 곧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어, 삼성 내부에서는 반도체 투자 확대와 지배구조 리스크 관리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롯데그룹은 이번 대선 구도 속에서 가장 많은 규제 리스크가 적용되리라는 평가다. 이재명 후보는 수락 연설과 경선 과정에서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의 무분별한 입점을 규제하고 골목상권을 보호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이는 유통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의지가 뚜렷하다는 의미로,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계열사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다른 대형 유통채널 중심의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더불어 이 후보는 “개발이익 환수제 강화, 분양가 상한제 실효성 확보"를 공약으로 내세워 부동산 개발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롯데건설과 롯데자산개발 등 부동산 계열사들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주4일제 전환 추진도 롯데그룹 내 서비스업 부문 인력운영에 큰 부담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매장 운영시간, 인력 배치, 인건비 상승 등 여러 방면에서 경영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의 경제비전은 신문명시대 대비를 위한 성장 전략과, 불공정 해소를 위한 규제 강화가 공존하는 구조"라며 “5대 그룹은 산업 육성 수혜를 극대화하면서도 규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반도체 산업에 5.5조원 지원하면 GDP 7.2조원 상승 효과”

정부가 매년 5조5000억원을 반도체 분야에 지원하면 국내총생산(GDP)이 7조2000억원 이상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도체 등 전략산업 육성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8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한국형 반도체 지원정책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행사는 대한상의와 국가 미래비전 포럼, 한국경제학회가 주최했다. 이날 고려대 경제연구소를 대표해 발표에 나선 김덕파 교수는 “정부가 반도체에 실질 GDP 0.25%(5조5000억원 가량)를 매년 지원하면 연간 성장률이 매년 0.17%포인트(약 3조7000억원)씩 성장한다"며 “지원이 없을 경우 연구개발(R&D) 투자 감소 등으로 연간성장률이 매년 0.16%포인트(약 3조5000억원)씩 감소하게 되는 것을 고려하면 GDP에 기여하는 실질 효과는 매년 7조2000억원 이상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는 재정지원으로 민간투자 유발 뿐 아니라 반도체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경쟁력 강화, 반도체산업 성장이 다른 관련 산업의 성장도 유발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정부도 경쟁국처럼 직접보조금 지급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지원금의 재정환류 효과도 제시했다. 김 교수는 “GDP 1%(22조원)를 반도체에 지원할 경우 추가적인 경제성장으로 인해 국세 수입이 매년 약 4조~6조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그려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기반 반도체 설비투자에 지원하는 경우 재정환류 시점이 더욱 앞당겨질 수 있다"며 “HBM은 기존 D램 대비 시장가격이 3~5배 높아 수익성이 더 높고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효과도 더 크기 때문에 같은 금액을 지원하게 된다면 재정환류 효과는 더 크다"고 덧붙였다. 패널토론에 나선 김창욱 BCG MD파트너는 “한국은 직접 지원보다는 세제 지원 중심의 간접적 지원"이라며 “대기업 특혜 관념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해 글로벌 첨단기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실장은 반도체 필수인프라 지원 관련 “그동안 수요자 부담 원칙에 따라 기업이 직접 구축하는 과정에서 비용 증가와 인허가 지연 등의 부담이 가중됐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현시점에서는 기업이 첨단 제조 시설 구축 등 본연의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정부가 더 책임있게 인프라를 구축해 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인재 확보에 대한 조언도 있었다. 최재혁 서울대 교수는 “국내에서 양성된 우수인재의 이탈 방지와 해외 고급두뇌의 국내유치 등 병행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기업은 성과에 대한 파격적인 보상 체계를, 정부와 대학은 우수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규봉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과장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을 33조원으로 대폭 확대하고 재정 지원도 내년까지 4조원 이상 투입할 계획"이라며 “정부는 앞으로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관세에 따른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대미 협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69년 공채 전통’ 삼성, 상반기 GSAT 실시…SSAFY·C랩 등 청년 지원도

삼성이 26일부터 이틀 동안 16개 관계사 입사 지원자를 대상으로 2025년 상반기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실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시험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16곳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삼성은 지난 3월 지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상반기 공개 채용 절차를 시작했으며, 이번 GSAT를 거쳐 5월 면접과 건강검진을 진행한 뒤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GSAT는 종합적 사고 능력과 문제 해결 역량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삼성은 2020년 이후 GSAT를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했으며, 지원자들은 독립된 장소에서 PC를 이용해 시험을 치렀다. 본시험 전에는 네트워크 및 장비 점검을 위한 예비 소집이 이뤄졌다. 삼성은 1957년 신입사원 공개 채용 제도를 도입한 이래 상·하반기 정기 채용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 측은 “정기 공채가 청년층에게 예측 가능한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은 채용 과정에서 성별, 학력, 국적에 따른 차별을 배제하는 인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급 통폐합, 체류 연한 폐지, 평가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조직 문화와 인사 제도를 개편해왔다는 입장이다. 채용 외에도 삼성은 청년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삼성청년SW/AI아카데미(SSAFY)'를 통해 서울, 대전, 광주, 구미, 부산 등 5개 지역 캠퍼스에서 무상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약 7000명이 수료해 국내외 1700여개 기업에 취업했다.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 특별 채용도 지속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2024년까지 약 1600명의 기능 인재를 채용했다. '삼성희망디딤돌2.0' 사업을 통해 자립 준비 청년을 대상으로 진로 상담과 취업 지원, 금융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은 또 'C랩' 프로그램을 통한 스타트업 투자, '지역 청년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창업 생태계 및 지역 사회 일자리 창출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정기 공채와 다양한 청년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인재 양성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TV 부진·OTT 공세…전자·통신 ‘FAST’에 꽂히다

전자업계와 통신업계가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AST)'에 주목하고 있다. TV와 유료방송 사업의 부진이 이어지자 FAST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아 사업 모델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에서 TV 사업 등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매출 4조9503억원, 영업이익 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97%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VD) 및 가전 부문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TV 사업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중국산 TV의 약진이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TCL·하이센스·샤오미 등 중국 TV 제조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1.2%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산 점유율(28.4%)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중국 업체들은 초대형 TV를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국내 업체들이 단순한 제품 판매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신업계 역시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인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유료방송 점유율이 점차 잠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방송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4.7% 감소한 반면, 넷플릭스·웨이브·티빙 등 주요 OTT 서비스 매출은 6.4% 증가했다. OTT 이용률은 2021년 69.5%에서 지난해 77%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유료 이용자 비율도 같은 기간 50.1%에서 57%로 증가했다. 이는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 동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기업들이 FAST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FAST는 TV 프로그램 수준의 콘텐츠를 광고 기반으로 무료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뜻한다. 주로 스마트 TV나 스마트폰 등에서 구동되며, 제조비용 없이도 광고 수익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삼성 TV 플러스'와 'LG 채널'을 통해 자체 FAST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두 회사 모두 채널 수 확대를 통해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고, 광고 노출 증가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글로벌 3000여개 채널을 확보해 2023년 대비 채널 수가 약 50% 증가했다. LG 채널 역시 같은 기간 3500개에서 4000개로 14%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FAST는 단순한 콘텐츠 서비스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소비자는 다양한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사들도 FAST를 새로운 수익 모델로 낙점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KT는 자사 IPTV 플랫폼 '지니TV'에 FAST 서비스를 접목한 시범 서비스를 올해 상반기 중 시작할 예정이다. KT는 미디어·콘텐츠를 그룹 3대 핵심사업으로 설정하고, 자체 스튜디오 지니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글로벌 FAST 콘텐츠 송출 확대를 계획 중이다. LG유플러스는 LG 채널을 통해 KBO 리그를 해외에 생중계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일본 등 6개국에 이어 조만간 유럽 7개국으로도 송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더빙 기술, 자동 편성 솔루션 등 국내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생중계의 글로벌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유료방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킬러 콘텐츠 확보와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의 일환이다. FAST 시장의 성장이 예견된 점도 관련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는 기업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FAST 시장 규모는 올해 116억8000만달러(약 16조7865억원)에서 2029년에는 161억4000만달러(약 23조1964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 속에서 최근 현대자동차도 FAST 플랫폼 '현대 TV 플러스'를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부의 지원도 힘을 보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글로벌 K-FAST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고, FAST 생태계 조성을 위한 민·관 협력 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이 협의체는 K-미디어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AI 기반 현지화, FAST 기술 실증 등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성철 K-FAST 얼라이언스 민간 의장(고려대 미디어대학원 교수)은 출범식에서 “미디어 생태계는 콘텐츠(C), 플랫폼(P), 네트워크(N), 디바이스(D)로 구성된다"며 “거대 자본을 보유한 빅테크 기업들의 국내 시장 잠식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FAST 진출을 통해 자생적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익도 삼성전자 추월하나

한국에서 영업이익이 가장 높은 기업의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때 '넘사벽'으로 여겨졌던 삼성전자의 수익 구조가 흔들리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2분기 연속 영업이익 1위를 달성하고 있다. 이 흐름이 연간 단위에서도 계속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지난 1분기 SK하이닉스는 매출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매출 약 79조원, 영업이익 약 6조6000억원을 기록할 수 있다는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전체 매출은 압도적으로 삼성전자가 크지만, 영업이익에서는 SK하이닉스가 우위를 점했다. 이미 지난해 4분기에도 SK하이닉스는 8조8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6조4000억원대에 머문 삼성전자를 넘어선 바 있다. 이로써 하이닉스는 2개 분기 연속 실적 역전을 달성했다. 이 같은 흐름의 핵심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급성장과 SK하이닉스의 독보적 지위 확보 덕분이다. AI 서버 및 GPU에서 요구하는 초고속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SK하이닉스는 HBM3 및 HBM3E 제품군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약 70%에 달한다. 이미 2025년 공급 물량은 '완판'됐고, 2026년 공급 계약이 선점된 상태다. 특히 HBM3E 12단 적층 제품의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2025년 2분기에는 글로벌 HBM 매출에서 절반 이상이 SK하이닉스의 차지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1분기 42%까지 치솟으며 8분기 연속 개선세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매출 규모 면에서 SK하이닉스를 압도하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구조적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HBM3E 양산이 지연되고 있으며,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의 품질 인증 확보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 파운드리 부문 역시 고객사 확보 지연과 3나노 공정 수율 이슈 등으로 인해 적자 지속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반도체 부문도 안심할 수 없다. 스마트폰(MX), TV/가전(VD/DA) 등은 고율 미국 관세 부과 가능성이라는 외생 변수에 노출되어 있고, 수요 회복세도 제한적이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베트남과 멕시코 등 주요 생산기지를 보유한 삼성전자에게는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SK하이닉스의 연간 실적 역전 가능성도 현실화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025년 연간 기준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34조~41조원, SK하이닉스는 약 31조~35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격차는 2~3조원 이내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하반기 시장 변수에 따라 순위 변동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를 담당하는 DS(Device Solution) 부문 외에도 스마트폰과 TV·가전 등을 포함한 DX(Device eXperience) 부문이 있다. DS부문이 다소 부진하더라도 DX부문의 실적이 높을 경우 분기 기준 10조원대의 영업이익도 가능한 회사다. 만약 삼성전자가 HBM3E의 조기 안정화와 파운드리 회복에 성공한다면 1위 탈환과 유지도 문제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 역전은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는, 반도체 산업의 권력 지형이 재편되는 신호일 수 있다"며 “하지만 한국 산업 구조에서는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이 전체 상위권을 차지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두 기업이 압도적인 영업이익을 내는 국내 대표 수익 창출 기업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年 1억5300만대’ 인도 스마트폰 시장 공략법 찾기 ‘골몰’

삼성전자가 '인구 대국' 인도 스마트폰 시장 공략법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비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업체들 공세에 밀려 점유율이 지속 하락하고 있어서다. 갤럭시 S·Z 시리즈 등 프리미엄 폰 분야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경쟁사 애플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26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23년 3분기 17%에서 작년 4분기 15%로 줄었다. 같은 기간 업체별 순위는 공동 1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일부 리서치에서는 삼성전자의 순위가 5위까지 밀렸다는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파상공세 탓이다. 같은 기간 비보는 점유율을 16%에서 20%로 끌어올리며 1위 자리를 꿰찼다. 오포(10%→11%)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샤오미는 16~18% 수준을 유지하며 삼성전자와 비슷한 성적을 유지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는 올해 1분기 비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가량 늘며 점유율 1위(22%) 자리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해외 매체 텔레콤리드(Telecomlead)는 해당 보고서 내용을 최근 보도하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점유율이 크게 하락'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들과 경쟁을 피해 프리미엄 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갤럭시 S25 출시 이후 현지에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프리미엄 폰의 게임 성능을 선보이는 '#PlayGalaxy Cup 시즌3'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인도 유명 게이머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는 후문이다. 고가 제품 시장에서 경쟁하는 애플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애플은 제품 가격대가 높다는 이유 등으로 당초 인도에서 존재감을 크게 발산하지 못했지만 시장 다각화 측면에서 최근 마케팅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출하량 기준 점유율 역시 2023년 3분기 6%에서 작년 4분기 11%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 뿐 아니라 현지 공급망 측면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요 공장에서 노사 갈등이 심화한 탓이다. 첸나이 지역에 있는 삼성전자 인도법인 노조는 작년부터 임금인상, 해고자복직 등을 요구하며 농성·파업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지난해 9~10월 벌어진 대규모 파업 당시에는 전체 직원 1800여명 중 1000명 이상이 쟁의 행위에 가담해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인도 내 상급 노동 단체인 인도노동조합센터(CITU)가 삼성전자를 타깃으로 삼아 불매운동 분위기를 조장하는 등 시끄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중국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 인구 수가 많은데 보급률은 아직 80% 안팎이라 성장 잠재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작년 기준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을 1억5300만여대로 추산했다. 특히 스마트폰 교체 주기 프리미엄 폰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며 매출액 기준 규모는 무서운 속도로 커지는 추세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놓치기 힘든 시장인 셈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겸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2023년 2월 '갤럭시 언팩' 당시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에 오르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언급했다. 노 사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 참석 직후 인도를 찾아 현지 생산 시설과 판매망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인도 내 보상판매 등 정책으로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프리미엄 제품 출하량은 한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전체 시장 매출액도 사상 최고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조주완 LG전자 사장 “인도 IPO 일정 미정···글로벌 불확실성 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글로벌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워낙 높은 만큼 인도 법인 기업공개(IPO) 시점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미국 관세전쟁 여파에 대해서는 제품 판매 가격을 인상하거나 현지 공장을 증설하는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은 전날 서울대학교에서 진행된 '최고경영자(CEO) 특강'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조 사장은 인도 IPO 관련 “6월이 될지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 몇개월 정도 지켜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PO를 통해 돈을 많이 가져오겠다는 게 목적이 아니다"며 “회사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주주 가치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인도법인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수정 작업을 완료하고 제출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관세 대응법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조 사장은 “(미국) 관세 인상 폭이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수용할 수 있는 만큼은 최대한 수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건조기 등을 만들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생활가전과 TV를, 베트남에서는 냉장고·세탁기 등을 생산한다. 조 사장은 미국 공장 증설 가능성에 대해 “미국 생산 기지 건립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선 생산지 변경이나 가격 인상 등 순차적인 시나리오에 따라 해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LG전자는 전날 가전과 B2B 사업의 균형 잡힌 성장을 통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연결기준 매출액 22조7398억원, 영업이익 1조2591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역시 1분기 기준 6년 연속 1조원을 상회한 수치다. 이날 강연은 '기술로 완성하는 고객경험 혁신'을 주제로 펼쳐졌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재학생 200여명이 참석했다. 조 사장은 학생들에게 “LG전자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닌, 다양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뛰어난 제품과 앞선 기술도 중요하지만 LG전자가 하는 모든 일의 본질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와 함께 무선 이동식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장르를 개척한 'LG 스탠바이미', 세계 최초 무선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M' 등 혁신 제품 개발 사례를 언급하며 고객경험 차별화를 위한 LG전자의 노력을 소개했다. 조 사장은 미래 엔지니어인 학부생들이 경험 중심 사고역량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끊임 없이 질문하며 심도 있게 고민하는 '깊게 보기', 다양한 현상에 관심을 두고 다른 사람들과 토의하는 '넓게 보기',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는 '멀리 보기', 상대방이 공감할 수 있도록 기술을 쉽게 전달하는 '설득하기' 등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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