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황 회복과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비용 증가와 파운드리 부진으로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9조987억원, 영업이익 9조1834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35%, 영업이익은 277.37% 증가했다. 순이익은 10조1009억원으로 72.84% 늘었다. 이번 실적은 매출 기준으로는 종전 최고치였던 2022년 1분기(77조7800억원)를 경신했으나,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14.2% 하회했다. 시장에서는 매출액 80조9000억원, 영업이익 10조7000억원을 전망했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DS)은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였던 4조~5조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메모리 사업은 매출 22조27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12% 성장했다. AI와 서버용 수요 증가에 힘입어 HBM과 DDR5, 서버용 SSD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다만 재고평가손 환입 규모 축소와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이 1조2000억원 이상 발생했고, 달러 약세에 따른 환율 영향도 실적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파운드리는 모바일 및 PC 수요 회복이 기대보다 부진한 가운데 일회성 비용까지 더해져 적자폭이 확대됐다. 다만 5나노 이하 첨단 노드 중심으로 수주 목표를 달성했고, 2나노 GAA 프로세스의 제품 설계가 진행 중이다. 시스템LSI는 매출 극대화와 재고 최소화 노력으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일회성 비용 증가로 실적은 하락했다. 시스템온칩(SoC)은 플래그십 제품의 신규 고객사 확보로 판매량이 늘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3000억원) 대비 15% 감소했다. 하반기 전략 제품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6 시리즈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신제품 출시와 플래그십 제품 중심 판매 확대로 두 자릿수에 가까운 이익률을 확보하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 사업은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 VD는 네오 QLED, OLED, 대형 TV 등 전략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서비스 사업 매출을 확대해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이익이 증가했다. 생활가전은 비스포크 AI 신제품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하만은 매출 3조5300억원, 영업이익 3600억원을 기록했으며,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3분기 시설투자는 전 분기 대비 3000억원 증가한 1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반도체에 10조7000억원, 디스플레이에 1조원이 투입됐다. 올해 연간 시설투자는 전년 대비 약 3조6000억원 증가한 56조7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다만 파운드리는 시황과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투자 규모 축소가 전망된다. 연구개발 투자도 강화했다. 3분기 연구개발비는 분기 최대인 8조87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DS부문의 경우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및 기술 리더십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D램은 HBM 판매를 지속 확대하고 서버용 DDR5는 1b나노 전환 가속화를 통해 32Gb DDR5 기반 고용량 서버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낸드는 8세대 V낸드 기반 PCIe 5.0 판매를 확대하고 고용량 QLC 양산 판매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다양한 응용처를 확대해 실적 개선을 추진하고 2나노 GAA 양산성 확보 등을 통해 고객 확보에 주력한다. SoC는 '엑시노스 2400'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DX부문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AI 전략 강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225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매출이었던 2022년 302조원 달성을 위한 순항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부문도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