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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자회사 부진에 영업익 1조 밑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해 위기 돌파

LG그룹 핵심 자회사들이 실적 부진을 겪으며 지주사 LG의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LG화학과 LG유플러스의 실적 하락은 지주사의 배당 수익과 지분법 이익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자회사의 부진이 LG그룹 전체의 성장 동력 약화로 이어지면서, 미래 성장 전략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각사 발표 등을 종합하면 LG그룹의 지난해 경영 환경은 악재가 겹쳤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석유화학 업황 부진, 해상운임 급등은 LG그룹 핵심 사업 분야에 악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LG의 2024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894억원으로 5년만에 1조원을 다시 밑돌았다. 이는 전년 1조5890억원 대비 37.7% 감소한 수치다. LG는 수익성 악화 주요 원인으로 “석유화학 업황 부진 및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한 캐즘 영향 등으로 자회사들의 이익이 감소해 지분법 손익이 변동됐다"고 밝혔다. 지주사 LG의 실적에 영향을 주는 곳은 자회사의 실적이다. 우선 자회사 중 LG화학의 실적이 저조하다. 매출액은 48조91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167억원으로 전년 2조5291억원 대비 63.75% 급감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5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74.92% 하락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전기차 수요 감소와 석유화학 업황 악화다. 배터리 소재 사업의 경쟁 심화와 원자재 가격 변동 역시 회사에 부담을 줬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중국의 공급과잉, 가격경쟁 등은 배터리 수요 감소로 이어졌고, 이는 LG화학 배터리 소재 사업에 타격을 입혔다. 특히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은 수익성 악화를 부추겼다. 리튬, 니켈 등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락은 LG화학 수익성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인한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 악화는 LG화학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LG유플러스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4조62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631억원으로 13.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529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급감했다. 실적 하락 배경에는 LG헬로비전 관련 유무형자산 손상차손과 통신사업 경쟁 심화가 있다. 5G 네트워크 구축 투자 역시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IPTV 시장 성장 둔화와 유료 방송 시장 경쟁 심화는 LG유플러스 실적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기에 자회사인 LG헬로비전 실적 부진도 LG유플러스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콘텐츠 투자 확대에도 불구, 가입자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며 LG헬로비전 관련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이 발생했고, 이는 LG유플러스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LG의 가장 중요한 자회사인 LG전자의 실적은 다소 엇갈렸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87조744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4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3% 급감했다. 특히 연결 자회사인 LG이노텍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2850억원을 제외할 경우 LG전자 본업 실적은 10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분별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해상운임 급등이 LG전자의 주요 지표에 큰 악재로 작용했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부터 지속 상승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2월 27일 기준 2460.3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말 대비 두 배 가량 상승한 수준으로 LG전자의 물류비 부담을 크게 가중시키는 수준이다. 이처럼 LG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을 겪으며, 결국 지주사인 LG 수익성도 악화됐다. LG는 자회사들로부터 받는 배당금과 브랜드 로열티 수익, 지분법 이익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자회사들 실적 악화는 LG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LG그룹은 위기 상황 돌파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사업 수익성 개선과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대응, 하이니켈 양극재, 실리콘 음극재 등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친환경 소재, 바이오 소재 등 신사업 육성에도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구독형 서비스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5G, 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한 융합 서비스를 발굴하고, B2B 사업을 강화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U+tv, 아이들나라 등 기존 미디어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구독형 서비스를 확대해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가전, TV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전기차 전장, 로봇, AI 등 신사업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VS사업본부는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도 불구, 장기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H&A사업본부는 스마트홈 플랫폼 '씽큐(ThinQ)'를 중심으로 가전, IoT, AI를 결합한 융합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HE사업본부는 webOS 플랫폼을 기반으로 콘텐츠 및 광고 사업을 강화,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G는 자회사들 실적 부진으로 인해 배당 수익이 감소하면 주주 환원 정책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하지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올해 본격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트럼프 2.0] 中 생산 40% 넘는 韓 반도체…K-칩스법 ‘응급조치’ 시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이 국내 반도체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반도체 산업 정책 변화로 한국 반도체 산업은 미중 갈등 심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이중고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중국의 파운드리 반도체와 이를 포함한 모든 제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온 '작은 마당, 높은 울타리(small yard, high fences)' 전략을 넘어 중국 반도체 산업 전반을 겨냥한 '최대 압박' 전략으로의 전환하는 것이다. 이에 중국 반도체산업협회도 미국산 반도체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고 신뢰할 수 없다'며 자국 기업들에게 미국산 반도체 사용 중단을 권고한 상황이다. 그 결과 한국 반도체 업계는 두 나라의 반도체 갈등 중간에 끼어버렸다. 2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과 홍콩을 합한 수출 비중이 2020년 61.6%에서 2024년 51.7%로 크게 줄었다. 특히 중국 본토 수출은 40.2%에서 33.3%로, 홍콩 수출은 20.9%에서 18.4%로 각각 감소했다. 이러한 수출 감소는 미국의 대중 제재 강화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10월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고, 2023년 10월에는 이를 더욱 강화했다. 특히 AI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수출 제한이 강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대중 수출이 크게 위축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생산시설 운영을 위해 미국으로부터 1년 단위의 수출 허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안에서 낸드플래시를, SK하이닉스는 우시에서 DRAM을 생산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중국 내 생산 비중이 40%를 넘어 미국의 제재 강화는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중국산 제품에 6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동맹국들에게도 대중 수출통제 참여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이미 인터뷰에서 CHIPS Act를 “매우 나쁜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보조금 대신 관세 정책을 통해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당초 약속받았던 텍사스 테일러 공장 보조금이 26% 삭감된 47억5000만달러로 최종 확정됐다. SK하이닉스 역시 인디애나 주의 패키징 시설에 대해 4억5800만달러의 보조금과 5억달러의 대출 지원을 받게 됐지만, 이는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트럼프가 지명한 정부효율성부서(DOGE) 수장 비벡 라마스와미는 기존 계약들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한국 기업들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 정부도 이에 대응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응해 'K-칩스법(K-Chips Act)'를 통해 대기업 15%, 중소기업 25%의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14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편성했다. 또한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인프라 구축에 1조8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약 5조원을 R&D, 상용화, 인력양성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AI 반도체 등 첨단 반도체의 실증과 상용화를 위한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이러한 정부 지원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용인에 3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12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업계는 투자를 통한 위기극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두 기업 모두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미중 갈등 심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투자 계획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전문가들은 한국 반도체 업계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 강화가 가장 중요한 무기라고 입을 모은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 업계의 중장기적인 전략이 고민되는 시점"이라며 “기술 경쟁력 확보를 통한 자생력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트럼프 2.0] 트럼프 ‘관세 폭탄’ 카운트다운… 韓 조선업 빼고 모두 ‘비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으로 한국 경제에 '관세 폭탄'이라는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고한 전방위적 관세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 등 일부 업종은 수혜가 예상되지만 자동차, 배터리 등 주력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정부와 기업은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시절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단순한 선거 공약을 넘어 트럼프의 확고한 신념에 기반을 둔 정책으로, 현실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일 산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의 관세 정책은 포괄적이고 강력한 방식으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과 같은 주요 교역국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보호무역 정책이 강화될 것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의 주력 산업 중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2024년 상반기 기준 각각 17만8100대(국내 생산량의 19.5%), 17만7500대(국내 생산량의 21.7%)를 미국에 수출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만약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20%의 관세를 부과될 경우, 우리에겐 약 21조7000억원의 직간접 생산손실이 발생하고, 이는 한국 GDP의 0.3%에 해당하는 규모다. 배터리 산업도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주요 배터리 기업은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가 높아,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은 이들에게도 큰 부담이다. 특히, 그래파이트와 코발트 등 핵심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반면, 조선 산업은 트럼프 2기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는 미국의 조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과의 협력을 언급한 바 있다. 이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함정 정비(MRO) 사업을 수주하는 등 미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중이다. 정부는 올해 정책금융 지원 규모를 360조원으로 확대하고 환율변동 대비 보험지원을 1조4000억원 규모로 늘렸다. 무역박람회, 사절단 등 정부사업 지원도 2조9000억원으로 잡았다. 또 지출에 대한 면세 혜택을 확대하고, 자동차 구매 세금을 30% 인하하며, 직원 임금을 인상하는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마련할 방침을 세우는 등 트럼프 2기 정책에 대한 충격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신행정부 출범이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부, 기업, 경제단체 간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정부는 미국과의 조선산업 협력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산업별 맞춤형 대응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들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업들은 FTA 활용과 미국 외국무역지대(FTZ) 활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Section 301 관세 면제 신청도 준비하고 있다. 현지화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내 TV 생산 비중을 20%까지 늘렸고, LG전자는 가전 생산 비중을 30%까지 확대했다. 특히 시장 다변화 전략도 중요하다. 현대자동차는 인도, 브라질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기아는 멕시코, 베트남 등에서 생산 거점을 확대하며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한편 트럼프 2기 출범이 우리에게 수혜보다는 피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인이 많았다. 최근 한국기업총연합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2%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트럼프 2기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경제계는 정부와 기업 간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 구축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민관이 협업해야 대내 불확실성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며 “미국 신행정부 출범과 관련해 우리 기업들의 대미 활동에 있어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민간의 가용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정부와 공동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HBM의 기적’ SK하이닉스 영업익 22배 폭등

SK하이닉스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분기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고수익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비중을 확대한 결과로 분석된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9조7001억원, 영업이익 8조2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 11조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 대비 각각 74%, 2218% 성장한 수치다. 예상대로 실적이 나올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게 된다. 앞서 3분기에도 17조5731억원의 매출과 7조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던 SK하이닉스는 4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간으로 따져도 눈부신 성과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23조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 호황기로 꼽히는 2018년 성적표(영업이익 20조8438억 원)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러한 호실적의 배경에는 AI 수요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AI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SK하이닉스는 HBM 등 고수익 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다. 최근 증권사에서 작성한 SK하이닉스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4분기 D램 매출은 14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D램 매출에서 차지하는 HBM 매출 비중은 40%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다. 일부 증권사에선 42%에 이를 것이란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D램 내 HBM 매출 비중이 3분기 30%로 확대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는 1개 분기 만에 1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시장에선 5세대 제품인 HBM3E 출하 확대 효과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이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AI 메모리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고용량 데이터 처리에 최적화된 AI 메모리 HBM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HBM의 판매 단가는 기존 D램보다 4~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요가 늘면 자연스럽게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HBM 매출비중은 4분기 D램 내 42%까지 증가할 전망"이라며 “HBM 중심의 프리미엄 수요 트렌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HBM 매출비중이 견고한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안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AI용을 제외한 범용(레거시) 메모리의 판매가 부진할 거란 전망은 아쉬운 대목이다. 원/달러 환율이 강하게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DDR4, LPDDR4 가격이 이전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DDR5 제품도 서버용을 제외하고는 약 1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도 HBM 등 고수익 제품 판매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서 HBM3E 16단 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또한 6세대 제품인 HBM4도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 CNS·베어로보틱스, 물류센터 자율로봇 솔루션 개발 나서

LG CNS는 베어로보틱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자율이동로봇(AMR)을 활용한 물류 지능화·자동화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베어로보틱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자율주행로봇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다. 현재 전세계 약 20개국에서 2만대 가량의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로봇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로봇 트래픽을 제어하는 자체 로봇 플랫폼을 통해 물류 프로세스 간 무중단·원격 자율이동로봇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한 공간에 최대 1000대의 로봇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군집 제어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고 사측은 설명했다. 양사는 중공업과 같이 무거운 물품을 운반하는 물류 프로젝트에 맞는 대형 자율이동로봇과 LG CNS가 구축한 소형 자율이동로봇 개발에 착수한다. 이 중 소형 자율이동로봇은 자동화 물류 설비 사이에서 물건을 운반하는 로봇이다. LG CNS는 △좁은 공간에서 효과적으로 상품을 나르고 분류할 수 있는 '무인운송로봇(AGV)' △AI가 물품의 모양을 학습해 여러 종류의 물건을 오류 없이 집는 'AI 피킹로봇' △제품의 불량 패턴을 학습한 AI가 불량품 등을 찾아내는 'AI 비전카메라' 등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물류센터의 물동량·내부 구조 등에 맞춰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센터 비용·시간을 절감하고, 운영 효율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준호 LG CNS 스마트물류&시티사업부장은 “로봇 솔루션의 현장 적용 경험과 노하우가 물류 산업 경쟁력과 비용 효율 측면에서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며 “베어로보틱스의 우수한 자율이동로봇과 관제 솔루션, 회사의 스마트물류 노하우를 결합해 물류 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LG전자,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서 ‘광고’로 승부수

세계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LG전자가 새로운 광고 솔루션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전자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통합 플랫폼 'LG 비즈니스 클라우드'에 새로운 광고 솔루션 'LG DOOH Ads'를 추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니아에 따르면 현재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삼성전자가 30% 이상의 점유율로 15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더 월(The Wall)' 등 마이크로 LED 기반 초고가 제품으로 럭셔리 리테일과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 키오스크', 'XHB 시리즈' 등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리테일, QSR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BOE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대규모 투자로 19% 내외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 지원 아래 10.5세대 LCD 라인을 통한 대형 패널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10% 초반대 점유율로 3위를 기록 중인 LG전자는 OLED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투명 OLED, 롤러블 OLED 등 혁신 제품을 앞세워 호텔과 리테일 등 고급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webOS 플랫폼을 활용한 콘텐츠 관리 솔루션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LG DOOH Ads는 광고 매칭부터 효과 분석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사이니지 운영 사업자가 가격과 광고 영역, 지역 등 조건만 설정하면 AI가 최적의 광고를 매칭해준다. AI 카메라로 시청자의 성별, 나이, 행동 데이터도 분석해 광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 LG전자는 이미 북미와 유럽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클라우드 솔루션을 공급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멕시코 리조트 체인 '그랜드 벨라스'에는 투숙객 맞춤형 메시지를 제공하는 'LG 프로센트릭 클라우드'를, 스페인 통신사와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에는 원격 관리 솔루션 'LG 커넥티드케어'를 공급했다. 업계에서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마이크로 LED, 미니 LED 등 신기술 도입과 AI 기반 스마트 사이니지 확산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효율과 재활용 소재 사용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백기문 LG전자 ID사업부장(전무)은 “원격 관리, 맞춤형 콘텐츠 배포 등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된 토털 솔루션으로 글로벌 B2B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HBM4+1c D램’ 승부수 통할까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4를 통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도 변화를 꾀한다. 현재 HBM 시장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HBM4를 통해 그간의 열세를 뒤집고 다시 한번 메모리 최강자의 자리에 올라서겠다는 담대한 포부를 밝혔다. 삼성전자가 꺼내든 반전 카드의 핵심은 바로 '10나노급 6세대(1c) D램'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HBM4에 5세대(1b) D램을 적용할 예정인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한 세대 앞선 1c D램을 HBM4에 탑재하는, 이른바 '기술 초격차' 전략으로 정면 승부에 나섰다. 19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삼성전자는 1c D램의 '굿다이'(Good Die, 정상 작동하는 반도체 칩)를 확보했다고 발표하며 기술 개발에 성공했음을 알렸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1c D램 개발 현황은 여러모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웨이퍼(Wafer, 반도체 원판) 투입량 대비 수율(Yield, 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은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에서 '수율'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수율이 낮다는 것은 곧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바로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특히 HBM과 같이 고가의 제품에서 낮은 수율은 기업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웨이퍼 한 장에서 정상 칩이 적게 나올수록, 불량 칩 때문에 버려지는 원재료, 공정 비용, 시간 등이 늘어나기 때문에, 결국 HBM 완제품의 원가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D램은 컴퓨팅용 제품을 먼저 개발한 뒤 모바일, HBM 등으로 적용을 확대하는 순서를 밟아야 안정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HBM에 1c D램을 우선 적용할 가능성이 커 이 또한 우려를 더하는 요소다. 삼성전자가 HBM3E 양산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1c D램 수율도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HBM4 양산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최근 HBM4 로직다이를 어디에서 생산할 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업계의 추측이 무성하다. 로직다이는 HBM의 맨 밑에 위치하여 D램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간의 데이터 전송을 돕고 신호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HBM4의 성능과 안정성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부품이다. 일각에서는 자체 4나노 공정에서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최근 업계 일각에서는 TSMC와의 협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TSMC와 협력한다면, 자체 4나노 공정이 아닌 TSMC의 공정에서 HBM4 로직다이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자체 4나노 공정에서 HBM4 로직다이를 생산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는 곧 삼성 파운드리의 기술력과 수율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로 이어진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자사의 모바일 AP인 '엑시노스'의 생산마저도 TSMC에 위탁하는 방안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러한 정황들은 삼성전자 내부에서조차 자사 파운드리 경쟁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해석을 낳기에 충분하다. 삼성전자의 전략은 HBM4에서 안정성에 중점을 둔 SK하이닉스의 행보와 대조된다. SK하이닉스는 HBM4부터 로직다이를 TSMC의 3나노 공정을 이용해 생산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HBM4에서 안정적인 기술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SK하이닉스에 HBM4의 조기 공급을 요청한 바 있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HBM4에 대한 수요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선택이 HBM 시장의 판도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국 삼성전자의 HBM4 전략이 성공하려면 1c D램의 안정적인 양산, 즉 '수율 확보'와 더불어, 파운드리 공정의 신뢰성 회복까지 이뤄야하는 '이중고'를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기술 초격차' 전략이 성공한다면 HBM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지만, 1c D램과 파운드리 신뢰성 문제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면 오히려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트럼프 2.0 D-1] 경기침체·탄핵·트럼프… 재계 총수들, 설연휴에도 경영 전략 고심

이달 말 설 연휴 중 재계 총수들은 사업 현안을 점검하고 올해의 경영 방향을 구상한다. 올해는 △경기 침체 △탄핵 정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비 우호적인 경영 변수들이 산적해 있어 총수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여 변화무쌍한 시장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다음 달 3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사건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때문에 자택에 머물며 경영 전략 수립 외에도 향후 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연초부터 경제계 신년 인사회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5 출장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 왔다. 이에 따라 설 연휴 동안에는 국내에서 짧은 휴식을 취하고 사업 현안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내달 최종현 학술원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여는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참석한 뒤 미국의 정·재계 인사들과 만날 계획이어서 이에 대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특별한 일정 없이 자택에서 경영 구상을 할 예정이다. 범 현대가는 통상 신정에 차례를 지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현대차그룹의 주력인 자동차 산업이 큰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는 만큼 정 회장은 이에 대응할 방안 마련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초 주요 그룹 중 국내에 24조3000억원 수준의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한 만큼 이에 대한 전략 수립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뒤 인공 지능(AI)과 바이오, 클린 테크 등 신 성장 동력으로 꼽힌 분야의 경쟁력 강화·고객 가치 확대 방안에 대해 숙고할 예정이다. 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도전과 변화의 DNA로 미래의 고객에게 꼭 필요하고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드릴 것"이라고 강조하며,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세우자"고 다짐한 바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경영 전략을 구상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지난 9일 열린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에서 현재의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해 고강도 쇄신과 핵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 연휴에는 위기 돌파 전략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권오갑 HD현대 회장·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도 외부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며 경영 구상을 할 예정이다. 특히 정용진 회장은 오는 21일(현지시간)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IT서비스 기업 체질개선 성과 시험대…키워드는 ‘AI·글로벌’

정보기술(IT) 서비스 업계가 올해도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핵심 키워드로 설정하고 미래 먹거리 확장에 나선다.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을 기반으로 대외사업 규모와 외부고객 범위를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19일 관련 업계의 올해 신년사를 분석한 결과, 공통 의제는 혁신과 협력으로 압축되는 가운데 핵심 기술로 AI를 제시했다. 그룹 시스템 통합·운영(SI·SM) 등 기존 주력 사업을 탈피해 신성장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3년을 기점으로 국내 산업계 전반에서 업무용 AI 도입이 늘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도 확장세다. 지난해는 AI를 중심으로 서비스 방향·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체질개선 성과를 입증해야 할 시기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기업간거래(B2B)를 중심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권·공공기관 등 높은 보안이 필수적인 영역에서도 AI 도입이 본격화된 만큼 관련 시장 진출도 활발해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시장조사기관 날리지리서치그룹(KRG)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장은 전년보다 2.9% 성장한 16조23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업계 빅3으로 꼽히는 삼성SDS와 LG CNS, SK C&C는 최근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외부고객 확장을 통한 내부거래 비중 축소 목적도 있지만, 신사업의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삼성SDS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IT 전시회 'CES 2025' 현장에서 △협업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 △업무 자동화 솔루션 '브리티 오토메이션'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브리티 코파일럿의 '언어 장벽 없는 회의 서비스'도 소개했다. 회의에서 3개 이상의 언어를 동시 인식해 실시간 통·번역을 지원하는 서비스인데, 이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다. SK C&C도 △AI 파워 오퍼레이터 기술 △이머전 쿨링 시스템 △AI 데이터 센터 △AI 에코시스템 등을 소개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AI 기술을 접목한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전시했는데, 플랫폼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를 보다 현실감 있게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LG CNS는 △디지털마케팅 최적화 플랫폼 'LG 옵타펙스' △전사적자원관리(ERP) 테스트 자동화 솔루션 '퍼펙트윈 ERP 에디션' 등 자사 솔루션의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 그룹과 디지털혁신(DX) 사업 합작법인 'LG 시나르마스 테크놀로지 솔루션'을 출범했다. 최근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중견기업들은 신기술 확보와 사업 기반 다지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생성형 AI 대화형 서비스 'H챗'을 개발하고 그룹사 도입 확대에 나섰다. 향후 구글 젬마, 앤트로픽 클로드 등 다양한 LLM을 연계해 서비스 확장성을 높일 계획이다. 포스코DX는 IT·OT에 이어 AI·로봇을 융합하는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통한 본원 경쟁력 강화와 그룹 DX 확산에 집중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그룹 내부 DX 주도·외연 확장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 중이다. 기업가치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시각효과(VFX) 스튜디오, AI 팩토리, AI 물류 등에 대한 투자를 높이고 있다. 코오롱베니트는 지난해 AI 관련 부서로 R&BD본부와 브레인 랩을 구축했다. AI 얼라이언스를 발족, 지난해 말 기준 70여개 파트너사를 이끌고 있다. 이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외 진출 범위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안팎에선 저비용·고효율 기술을 가장 빠르게 제공하는 기업이 글로벌 확장에 성공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IT 버블 시대 시장 흐름을 복기하면 하드웨어 부문에서 실적 성과가 나타난 후 IT서비스 업체들로 낙수효과가 미친다. 가장 큰 변수는 소프트웨어의 효율성"이라며 “서비스 확대가 결국 매출 확대로 연결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LG CNS, 공모가 최상단 6만1900원 확정…21일부터 청약

LG CNS가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희망공모가액(5만3700원~6만1900원) 최상단인 6만1900원에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 2059곳이 참여해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요예측에 모인 자금은 약 76조원이다. 특히 참여한 기관투자자의 약 99%가 밴드 최상단인 6만19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LG CNS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6조원 규모다. 현신균 LG CNS 대표이사 사장은 “고객의 DX(디지털 전환)를 선도해온 LG CNS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주신 국내외 기관투자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상장을 통해 기술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하여 글로벌 AX시장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LG CNS는 이달 21일과 22일 양일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을 통해 청약 가능하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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