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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정기선 HD현대 수석 부회장 “AI 기반 세계 최고 함정 만든다”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이하 마덱스) 2025에서 HD현대와 한화오션이 각각 부스에서 칵테일 리셉션을 진행하며 K-해양 방산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정기선 HD현대 수석 부회장,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 최병로 방위산업진흥회 상근 부회장,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양용모 해군참모총장 등이 참석해 국내외 방산 관계자들과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28일 마덱스가 개최된 부산 벡스코 현장에는 14개국 200여 개 방산 기업들이 참가해 29개국 100여 명의 외국 대표단에 K-해양 방산의 글로벌 위상과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이날 정기선 HD현대 수석 부회장은 이날 15시 30분 LIG넥스원괴 공동 주최한 리셉션 현장에 찾아와 직원들과 사진을 촬영했고, 업계 관계자들과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그는 “그간 우리가 축적해 온 첨단 함정 건조 기술력과 미래 전장 대응 능력을 앞세워 최고의 함정을 만들고,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해양 안보를 책임지는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운을 뗐다. 정 수석 부회장은 “HD현대는 대한민국 첫 전투함인 울산함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6척의 함정을 건조했고, 이 중 18척을 해외에 수출했다"며 “최근에는 우리 기술로 최고의 이지스함인 정조대왕함을 건조해 인도했고, 필리핀과 페루 등에도 최신 함정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인공 지능(AI) 기반 무인화·자동화·전동화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K-해양 방산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열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건배사를 전했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사장)는 “1등을 좋아하는 나라 대한민국은 저출산 측면에서도 1등"이라며 “당사는 HD현대중공업과 현재 1000개 이상의 사업을 함께 진행 중이고, 차제에는 AI를 활용한 자동화·로봇 등 미래 기술에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했다. 신 대표는 “우리가 꾸는 꿈은 단순하지 않고 반드시 이뤄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HD현대중공업과 함께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해양의 시대, 해양 방산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바다를 정복하는 나라가 미래를 정복하는 만큼 HD현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LIG넥스원은 올해 마덱스에서 미래 무인 수상정 '해검-X'를 최초 공개했다. 동시에 △스텔스형 디자인 △다기능 레이다(MFR) △원격 무장 체계 등을 선보여해군의 유·무인 복합 체계인 '네이비 시 고스트(Navy Sea GHOST)' 실현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최병로 방위산업진흥회 상근 부회장은 “500여년 전 거북선을 만든 자랑스러운 역사가 오늘날 K-해양 방산의 위상을 있게 했다"며 “정주영 HD현대중공업 창업주께서도 거북선이 새겨진 500원짜리 지폐를 들고 우리나라 최초의 상선을 수주한 일화가 유명하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LIG넥스원은 무기·수중 무기 체계와 유도 무기, 지휘·통신 체계, 무인화 등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며 “HD현대중공업과 LIG넥스원이 함께 손잡고 K-해양 방산의 영토를 넓히겠다는 말씀에 큰 기대를 갖게 됐고, K-해양 방산은 미래의 블루 오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오션은 한화 방산 3사 통합 부스에서 칵테일 리셉션을 따로 열었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사장)는 “당사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방산 3사의 시너지를 통해 2030년 글로벌 10대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김 대표는 “한화그룹은 미국 필리 조선소 인수는 물론, 한국 최초로 미 해군 유지·보수·분해 후 조립(MRO) 사업을 수주해 완벽하게 정비를 마치고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다“며 저궤도 통신·위성·무인함·수상함·잠수함 등 차별화된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토탈 방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성장하겠다"고 설파했다. 아울러 “한화 방산 3사 하모니는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K-해양 방산의 선두주자로서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HD현대와 한화오션 양측 리셉션에 모두 참석했다. 양 총장은 “HD현대와 한화오션 등 국내 대표 조선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함정과 첨단 무기 체계를 만들어줘 강한 해군력 구축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해군도 첨단 기술 발전과 안보 환경 변화에 따라 함정 수요를 선제적으로 창출해 민·관·군이 원 팀으로 해양 강국을 실현하겠다"며 “K-방산의 세계 진출과 국익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장] 최태복 HD현대중공업 상무 “K-해양 방산, 개방·융합·확장으로 글로벌 시장 주도”

“'개방, 융합, 확장.' HD현대중공업이 제시하는 K-해양 방산의 미래는 이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 해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누구와도 협력하고 기술을 융합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갈 것입니다."(최태복 특수선 사업부 대외 협력 담당 상무) 28일 HD현대중공업은 제14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이하 마덱스)에서 '국내 함정·수출 함정·미래 함정' 등 3가지 섹션으로 나눠 부스를 차렸다. 현장에서는 다수의 함정 모델을 선보였고, 이 중 일부는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됐다. 우선 국내 부문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 측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정조대왕함 △충남함 △연안 경비함(OPV) 등 4종의 모형을 배치했다. 이지스 구축함 배치-II 선도함인 정조대왕함은 작년 11월, 울산급 배치-III 선도함인 충남함은 지난해 12월 해군에 인도됐다. 연안 경비함은 차세대 원해 경비함으로, 올해 4월부터 현대중공업이 개념 설계를 진행 중이다. 최 상무는 “KDDX 사업은 이미 1년이 늦었지만 당사는 국산화율 90%를 목표로 2023년에 기본 설계를 완료했고, 상세 설계와 선도 건조 사업을 기다리고 있다"며 “사업 지연에 따른 전력화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래 함정 분야에서는 6000톤급 기동형 무인 전력 통제함 'HCX-23', 1만5000~3만2000톤급 미래형 무인 전력 모함 'HCX-23 플러스', 전투용 무인 수상정 등 무인·전기 추진 기술이 적용된 함정들이 공개됐다. 통합 전기 추진 체계 등 미래형 친환경·고생존성 기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폴란드·페루 등 해외 시장에서의 수출 실적과 현지 맞춤형 생산 전략도 강조했다. 수출 대상국의 니즈를 미리 파악해 연구·개발(R&D)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수주가 결정되면 즉시 생산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는 게 최 상무의 설명이다. 실제로 필리핀에는 10척의 함정을 수출했고, 페루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현지 조선소와 협력해 4척을 건조할 예정이다. 또 유럽 시장까지 겨냥해 전 세계 해양 방산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최 상무는 “국내 2만800여개, 해외 1500 개의 협력사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 같은 탄탄한 공급망이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과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 진출 전략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이 뒤따랐다. 조선소의 노후화로 미국 현지에서의 생산성은 낮은 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HD현대중공업은 미국 대표 방산 기업 헌팅턴 잉걸스와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고 생산 능력 확대에 협력할 예정이다. 또한 미국이 운영 중인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과 동일한 사양을 건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세계 유일의 조선소라고 강조했다. 최 상무는 “HD현대중공업은 미국 대비 건조 기간 67%, 비용 48%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며 “미국 조선 산업의 복원을 위해 공급망·설계 연구·인력 교육 등 장기적 파트너십을 통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HD현대중공업은 레오나르도·탈레스 등 글로벌 방산 기업, KAI·LIG넥스원·포스코 등 국내 기업과의 기술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수출형 잠수함 등에도 확대 적용 중인 인력 절감형 설계 미래 함정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전략도 소개했다. 최 상무는 “미래에는 유·무인 복합 전력·자동화·전동화·자율화가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KDDX는 정조대왕함과 유사한 성능이지만 승조원은 절반 이하로 줄였고, 자동화·자율화 기술을 대폭 적용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KDDX에는 25메가와트(MW)급 대용량 통합 전기 추진 체계가 적용된다"며 “세계 최초 수준으로, 성공 시 글로벌 해군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또 “미래 함정은 친환경·고생존성·자동화·자율화가 핵심"이라며 “2035년 매출 5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넘버 원 방산 조선소로 도약하겠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장] LIG넥스원, 스텔스 USV ‘해검-X’ 첫 선… 해군 ‘네이비 시 고스트’ 실현 가속

“LIG넥스원은 앞으로도 기술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해군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스마트 네이비'로 힘차게 항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LIG넥스원 관계자) 28일 LIG넥스원은 제14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이하 마덱스)에서 무인 체계와 '스텔스 함정'을 컨셉으로 HD현대중공업과 부스를 공동 마련했다. 무인 체계는 미래전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전투 효과 극대화와 인명 피해 최소화는 물론,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미래 병력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이날 LIG넥스원이 최초 공개한 무인 체계는 무인 수상정 '해검(Sea Sword)-X'다. 통신이나 드론이나 위성 등과 연계해 다양한 통제 방법을 갖춰 효과적인 군집 작전 수행이 가능하고, 피탐 범위를 최소화한 스텔스형 디자인에 다기능 레이다(MFR)를 탑재해 강력하고 입체적인 탐색 성능을 확보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LIG넥스원은 2015년부터 '정찰용 무인 수상정 체계 개발 사업'을 기반으로 해검 시리즈를 개발해와 후속작으로 해검-Ⅱ·해검-Ⅲ·해검-Ⅴ·M-헌터 등을 꾸준히 내왔다. 회사는 국내 유·무인 복합 체계 개발을 선도하는 한편, 무장과 탐지체계 등을 중심으로 모듈화된 임무 장비 탑재로 신규 응용 시장도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해검-X는 아직 실물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기존 제품들과 확연히 다른 점은 국방 무인 체계 계열화·모듈화 (MOSA, Modular Open System Approach) 개념을 적용한 무장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대함전·대잠전·대드론 등 다양한 전장 환경에 맞춰 △20mm 원격 무장 체계(RCWS) △2.75인치 유도 로켓 '비궁' △경어뢰 '청상어' △공격 드론자폭용 무인기 등 임무에 따라 탑재가 가능한 소형·경량화 된 무장 모듈을 결합해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한 컨셉을 지녔다는 게 특징"이라고 전했다. 아직 개념만 설계된 상태인 만큼 전장에서 무장을 교체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등 세부 사항은 거론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1990년대 중반 이래 '대양해군 건설'을 전력 발전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온 대한민국 해군의 유·무인 복합 체계인 '네이비 시 고스트(Navy Sea GHOST)'를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미래 첨단 해양 무인화 솔루션'을 전시했다는 설명이다. LIG넥스원 측은 “무인 수영장의 경우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대량 생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원활한 유지·보수·운영(MRO)을 지원헤 해군의 네이비 시 고스트 복합 체계 운영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해검-X와 기타 무인 체계와 관련, 국내외 해군이나 HD현대 등 여타 방산 회사들과의 공동 개발 또는 협력 계획에 대해 LIG넥스원은 확대 노력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바로 옆에는 우리 해군 최초로 전력화 될 정찰용 무인 수상정과 7대 1 크기의 자폭용 무인 수상정도 나란히 전시돼있었다. 자폭용 무인 수상정은 3D 프린팅으로 제작돼 향후 비용 절감과 대량 생산, 신속한 제작이 가능해 해군 무인화 전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사측 전언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불포화 폴리에스테르 수지와 유리 섬유의 복합 재질인 FRP(Fiberglass Reinforced Plastic)로 제작할 예정"이라면서도 “자폭용이기 때문에 선체 내구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개발되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인 운항은 할 수 있는 정도"라고 했다. 해검을 비롯한 무인 체계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투자 역시 이어지고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무기 생산 기지 구미 하우스에 무인 수상정 체계 통합 시험동을 준공했다. 시험동에서는 해검과 해검에 탑재되는 비궁 등 유도 무기 연구·개발(R&D)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그간 축적한 개발 노하우를 활용해 LIG넥스원은 전투용·함 탑재·기뢰 제거 등 임무 목적별 무인 수상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속 타는 제주항공… ‘보잉 737-8’ 40대 인도 하세월

제주항공이 기단 최신화를 이뤄내겠다며 공언했던 신조 여객기 도입 사업이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30년까지 같은 기종 40대를 들여온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최근의 상황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여 기존 리스 운용 기재를 추가로 사들이는 사례가 생겨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23일 보잉 737-8 4호 여객기(등록 기호 HL8553)를 도입했다. 이는 2018년 11월 보잉과 구매 방식으로 도입하기로 한 4세대 737 여객기 37대 중 한 대이다. 당초 제주항공은 40대에 대한 구매 계약을 했지만 이 중 3대는 금융 리스 방식으로 전환했다. 추가 10대에 대해서도 구매 옵션을 걸어둔 상태다. 비즈니스 라이트 좌석을 탑재한 신조기의 전체 좌석 수는 174석으로, 기존 737-800NG 대비 15석 적다. 제주항공 측은 정비 체계 점검을 비롯, 관계 당국의 감항 증명 등을 거쳐 운항에 투입한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제주항공의 기재는 여객기 40대, 화물기 2대 등 총 42대로 늘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계약 만료 리스기를 반납하고 신규 기재를 구매 형태로 들여옴으로써 이익 창출 구조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라며 "기재 운용 방식에 변화를 줌으로써 연간 운용 비용을 14% 가량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8년 사업 보고서상에도 제주항공은 기재와 엔진 구입에 한화로 각각 6조2217억2600만원, 217억2700만원을 투자하기로 돼있다. 유효 좌석 거리(CASK, Cost per Available Seat Kilometer)를 낮춰 경쟁사들 대비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책으로, 당장 목돈이 들어가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의 판단에서다. 그러나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19는 전세계를 덮쳤고, 그 영향으로 숙련공들은 보잉을 떠나는 바람에 항공기 공급망이 망가졌다. 아직까지 복귀하지 않은 인력들이 많은 탓에 제주항공을 포함한 글로벌 항공업계는 기재 수급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통상 기령이 20년이 넘을 경우 '경년기'로 분류돼 각종 유지·보수 비용이 급상승하기 때문에 기재 운용의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게 항공 경영학계의 중론이다. 올해 2월 기준 제주항공의 기령은 평균 13.7년으로, 2030년까지 기단 현대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5년 이하로 대폭 낮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구매 도입 계약 5년 만인 2023년 11월에서야 737-8 1·2호기(2대), 2024년 1월 3호기(1대), 지난 23일 4호기(1대)를 겨우 들여왔고, 2030년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40대를 8년으로 단순 균등 분할 계산하면 연 평균 약 5대씩 도입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데 현 상태로는 어림도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최신 도입기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래될 것이므로 평균 기령 낮추기는 좀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재작년 도입분도 2030년이면 기령이 7년에 이르게 된다. 제주항공은 분기 보고서나 사업 보고서에도 항공기 도입 사업 시작일을 2018년 11월 20일이라고 표기해뒀을 뿐, 끝나는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다. 이는 도입 여건이 녹록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 시점에서는 캘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 경영자(CEO)가 와도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며 “제주항공의 737-8 도입 프로젝트는 장기 사업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평을 남겼다. 한편 지난해 11월에는 리스 운용 중이던 737-800NG 여객기 1대를 394억9344만원에 도입했다. 감가상각을 적용한 잔존 가치만큼 지출한 셈이다. 이와 관련, 당시 제주항공 측은 신조기 도입 여건이 여의치 않아 안정적인 기재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항공기 공급망 문제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제주항공이 리스기들을 구매 전환하는 비율 역시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재 도입 계획은 유동적이어서 수시로 바뀐다"며 “현 시점에서는 예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36th, 에너지가 미래다] LNG선 호황 올라탄 K-조선, ‘포스트 LNG’도 정조준

글로벌 탈탄소 흐름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LNG(액화천연가스)선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고난도 LNG선 기술력을 갖춘 한국 조선업계의 실적도 동반 상승하고 있지만, 중국의 거센 추격과 원가 부담, 인력난 등 구조적 리스크도 함께 존재한다. 업계는 암모니아 추진선등 차세대 친환경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조선 강국'의 자리를 공고히할 방침이다. 19일 영국 로이드선급이 최근 발간한 '연료에 대한 고찰: LNG'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LNG 이중연료 추진 선박 발주량은 356척으로 2021년 150척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선종별로는 LNG 운반선을 포함한 가스운반선이 697척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컨테이너선 152척, 유조선 150척 순이다. LNG가 다시 각광받는 배경에는 환경적 이점과 경제성이 있다. LNG는 기존 석유계 연료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20% 줄이고 질소산화물은 90% 이상, 황산화물·미세먼지는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감축한다. 또 전 세계 273개 항구에서 LNG 공급이 가능하지만, 메탄올 공급 항구는 29곳에 불과하다. '그린 메탄올'은 LNG의 두 배 가격으로, LNG가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다. 로이드선급 분석에 따르면 2050년까지의 총 운영비는 LNG가 메탄올보다 약 30%, 암모니아보다 약 10% 낮다. 더불어 국제해사기구(IMO)는 2027년 탄소세 도입을 논의하면서 LNG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은행은 온실가스 배출량 t당 100달러의 탄소세가 부과될 경우, 2050년까지 해운업계가 연간 최대 600억 달러(약 88조원)를 부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LNG와 같은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LNG의 상승세는 국내 기업들의 수주 잔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해운 분석기관 베슬스밸류에 따르면 2024년 3월 기준 국내 조선소 수주 잔고의 약 37%가 이중연료 추진 선박으로, 규모는 약 104조8866억원(713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는 약 80%가 이중연료 사양을 선택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LNG-RV, FSRU, FSU, FPSO 등 LNG 관련 해양 설비 분야에서도 세계 최초 기록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고망간강 연료탱크, 부분재액화시스템(PRS)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으며 2025년 2월 기준 전 세계 LNG 운반선 시장에서 약 23.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도크에서 최대 4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체계와 연간 25척의 LNG 운반선 생산 역량 그리고 미국의 화석연료 정책 변화에 따른 추가 수혜 기대 등으로 미래 성장성도 높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월 아프리카 선사와 1만8000㎥급 LNG 벙커링선 4척(5383억원 규모)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선박들은 울산 HD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되어 2028년까지 순차 인도될 예정이다. LNG 벙커링선은 '선박 대 선박(STS)' 방식으로 해상에서 LNG를 충전해주는 선박이다. 기존 항만에 LNG 공급·저장 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필요 없이 대량 충전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가장 선호되는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HD한국조선해양은 스마트 조선소 구축, 친환경 선박 R&D 투자 등으로 중형선박 분야의 세계 최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24년 1월 오세아니아 선사와 LNG 운반선 1척(약 3800억원)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LNG 운반선 수주 잔고는 84척(약 191억달러)에 달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조선사 중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뿐 아니라 암모니아 운반선, 고부가가치 해양 프로젝트 중심의 수주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최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AI 기반 생산관리 시스템과 로봇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선박 설계·건조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생산 혁신은 고부가가치 LNG선 시장에서의 한국의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중국 조선소들이 대량 LNG선 수주에 성공하며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세계 LNG선 신조 발주 109척 가운데 한국이 68척, 중국이 41척을 수주했다. 점유율로 환산하면 한국이 약 62%, 중국이 약 38%를 차지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중국의 점유율이 2028년 37%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2024년 이미 38%에 도달하며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아직 품질·납기 등에서 경험 부족이 있지만, 국가적 지원과 글로벌 선급의 협력으로 격차가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구조적 리스크도 존재한다. 철강 등 원자재 가격 변동, 환율 불안 등으로 원가 부담이 증가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또 조선업 인력 미충원율이 14.7%로 전 산업 평균의 2배에 달한다. 내국인 기피와 임금·근로조건 문제로 외국인 근로자 채용이 급증하면서 품질·안전 이슈와 비정규직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이 같은 인력난 해소를 위해 정부와 업계는 청년 인재 양성, 외국인 근로자 교육 강화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서는 우수 인재 확보와 더불어 근로환경 개선, 장기적 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 조선업계는 '포스트 LNG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올해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각종 인증과 실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글로벌 선주사들이 친환경 선박 발주를 확대하고 있어 한국 조선업계도 관련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머스크, MSC 등 주요 글로벌 선사들은 이미 암모니아·메탄올 추진선 도입 계획을 발표하는 등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 중이다. 정부도 다방면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친환경 선박, 제조 시스템 고도화, 인력 양성, 금융 지원 등 전방위적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항소심 7년 구형’ 김정규 사법 리스크 재점화…에어프레미아 경영 불확실성↑

김정규 타이어뱅크그룹 회장이 2심에서 원심 판결보다 높은 징역형을 구형받았다. 2019년 첫 항소심 공판 이후 6년 만의 판결을 앞둔 가운데 김 회장의 실형 확정 시 에어프레미아 경영에도 장기적으로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전문 경영인 체제로 단기적 운영은 안정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 성장 전략은 김 회장의 사법적 결론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방검찰청은 지난 21일 대전고등법원 제1형사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김정규 타이어뱅크그룹 회장의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포탈)과 업무상 횡령 등 혐의에 대해 징역 7년과 벌금 700억원을 구형했다. 2019년 항소심 재판 시작 6년 만이다. 앞서 김 회장은 전국 365개의 위·수탁 매장을 운영해왔고, 타이어뱅크 직원인 점장들을 사업자로 앞세워 현금 매출 누락 또는 거래 내용 축소 신고 등 '명의 위장' 수법을 통해 종합소득세 약 80억원을 탈루한 혐의 등으로 2017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대전지방법원은 2019년 징역 4년에 벌금 100억원을 선고했지만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혐의를 부인하며 “새로운 사업 모델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조직적 소득 포탈과 명의 위장 수법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 2일 타이어뱅크그룹 자회사 AP홀딩스는 JC 파트너스와 대명소노그룹 지주회사 소노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에어프레미아 지분 22% 전량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기존 보유분 48%에 더해 타이어뱅크의 에어프레미아 지분율은 총 70%로 올라 확실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김 회장은 2023년 7월부터 에어프레미아 회장직도 겸하고 있다. 그는 “항공사는 국가의 품격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만큼 에어프레미아를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되는 고품격 항공사로 성장시키겠다"며 책임 경영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에어프레미아는 김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고 유명섭·김재현 각자 대표이사 2인으로 구성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당장 큰 혼란은 없을 전망이다. 앞서 2023년 6월 에어프레미아는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보유 기재 수를 10대까지 늘리면 미주·유럽 각각 2~3개, 이외 7개 노선에 추가로 취항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고, 2027년까지 15대까지 확대해 연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다. 최근 김 회장은 “항공업의 특성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있다"며 “추가 기재 확보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에어프레미아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서는 “그룹 다수의 계열사가 분산 참여하거나 타이어뱅크가 단독으로 하는 방식 모두 가능해 전혀 문제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1심에서 이미 유죄가 인정됐고 항소심에서 검찰이 더 높은 형량을 구형한 점을 고려하면 실형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형량이 늘거나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실형 확정 등으로 오너 리스크가 장기화 될 경우 추가 투자나 신규 사업, 항공 운수권 확보 등 제반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자금 소요 등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경우에는 오너의 결단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경영진의 도덕성 문제는 기업 신뢰도와 브랜드 가치 하락 등 무형의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에어프레미아 측은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세금을 내면 해결이 되는 문제인 만큼 법조계에서는 김 회장이 납세할 경우 일정 부분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윤기 로펌 고우 대표 변호사는 “세무 관련 형사 사건은 행정 소송 결과와 납부 여부가 핵심 변수"라며 “김 회장이 세금을 완납하면 집행 유예 선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한화오션, 中 LNG 선박 기술 추격 속 ‘과냉각 시스템’으로 초격차 방어

HD현대와 한화오션이 액화 천연 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과냉각 시스템'에 주목하며 매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중국 조선업계와의 기술 초격차 전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22일 본지 취재 결과 HD현대의 조선 부문 자회사 HD한국조선해양은 작년 1월 출원한 '혼합 냉매를 이용한 액화 가스 과냉각 시스템' 기술 특허에 대해 특허청의 심사를 거쳐 같은 해 7월 등록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올해 4월에는 'SRS'와 'Hi-SRS' 2개 상표를 등록했고 도합 36개에 지정 상품을 걸어둔 상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SRS는 'Subcooling Re-liquefaction System'의 약어로, LNG 운반선에서 사용되는 과냉각 시스템을 의미한다"며 “출원을 주도한 부서는 가스솔루션연구실"이라고 말했다. 과냉각이란 액체가 얼어야 할 온도보다 더 낮은 온도까지 내려가도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공개 특허 공보상의 HD한국조선해양 측의 설명에 따르면 혼합 냉매를 이용한 액화 가스 과냉각 시스템은 '펜탄' 등 여러 성분의 냉매를 압축·분리·감압·열교환하는 복합 공정을 통해 LNG를 극저온으로 과냉각한다. 또한 다단계의 열교환기·압축기·감압 밸브·결빙 방지용 우회 밸브 등이 유기적으로 작동해 냉매의 온도를 조절하고, LNG의 추가 기화에 따른 냉매의 결빙을 억제해 시스템 고장 위험까지 저감한다. 통상 LNG는 영하 162~163도의 초저온에서 저장되지만, 외부 열 유입 등으로 일부가 기화된다. 이때 발생하는 증발 가스(BOG, Boil-Off Gas)는 선박 연료로 쓰거나 재액화해 탱크로 돌려보내야 한다. 증발 가스가 발생하면 기존 액화 가스가 기체로 변해 부피가 늘어나고, 저장 탱크 내 압력이 높아져 폭발 위험성이 커진다. 액화 가스가 기화되는 만큼 운반할 수 있는 양이 줄어 경제적 손해도 발생한다. 과냉각 시스템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고도화된 기술로, LNG 운반선에서 자연 발생하는 증발 가스를 단순 재액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욱 온도가 낮게 만들어 저장 효율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따라서 LNG 운반선의 경제성과 운항 안정성을 동시에 제고하는 차세대 초격차 기술이라는 평가다. 한화오션은 HD한국조선해양과는 달리 별도의 기술 특허는 내지 않았다. 다만 같은 분야에 활용할 'SRS' 상표를 HD한국조선해양보다 이틀 빠른 올해 4월 30일에 등록하며 관련 역량 확보를 시사했다. 지정 상품 역시 '액화 가스를 이송하기 위한 선박' 등 19종을 설정해뒀다. 업계 관계자는 “과냉각 시스템은 한화오션도 개발 중인 듯 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상표를 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이 SRS에 역량을 쏟아붓는 이유는 중국 조선업계의 LNG 운반선 기술 굴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가즈트랑스포르&테크니가즈(GTT)와의 기술 제휴 덕에 중국선박집단유한공사(CSSC)의 자회사 후동중화는 2021년 12월 5세대 17만4000㎥급 LNG 운반선을 공개하며 2022년 34척을 수주했다. 후동중화의 글로벌 LNG 운반선 시장 점유율은 2021년 7% 미만에서 2022년 21.8%로 급증했다. 2023년 기준 중국 조선소들은 LNG 운반선 신규 발주분 55척을 확보했다. 이 중 CSSC는 49척을 따내는 등 대형 프로젝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시장 내 다크 호스로 급부상했고 380억 위안(7조 원) 이상을 투자해 최신 조선소 2곳을 신설, LNG 운반선 건조 능력을 대폭 확대했다. 반면 2021년 87%였던 한국의 LNG 운반선 수주 점유율은 지난해 41척을 따낸 중국(38%)의 영향으로 62%(68척)까지 밀렸다. 과거 한국이 압도적 우위를 점했던 LNG 운반선 분야에서 중국 조선사들은 △최신 화물창 기술 △증발 가스 저감 △친환경 연료 적용 등 핵심 기술을 빠르게 내재화하고 있다. LNG 신조선가 격차도 5% 안팎으로 좁혀졌고, 중국은 저가 전략에서 점차 기술력과 품질 경쟁으로 전환 중이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조선업계는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설계·생산·조달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불안정한 산업 생태계와 내수 부족으로 친환경·디지털 전환에서 경쟁국이 우리나라를 빠르게 쫓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부 핵심 기자재를 해외에 의존하는 조달 측면과 중형급 이하 수리·개조 조선소 부족, 구조조정 이후 최적화 미흡 등 생산, 경쟁국 대비 상대적으로 미약한 선박 금융·내수를 만회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사회 진입 쉽지 않네”…대명소노, 티웨이항공 임시 주총 한 달 미뤘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임시 주주 총회를 3일 앞두고 다음 달 하순으로 연기했다. 사측은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경쟁 당국의 기업 결합 승인 지연 가능성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이로써 티웨이항공 이사회 진입과 경영진 교체, 사명 변경 등 굵직한 작업들에 대해 다소 숨고르기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23일 14 예정이던 임시 주총 개최일을 6월 24일로 10시로 변경했다. 회사는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공시에 대해 대명소노그룹은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재 소노인터내셔널-티웨이항공 간 기업 결합과 관련해 공정위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승인 지연 가능성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올해 3월 31일 대명소노그룹은 공정위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티웨이항공 임시 주총을 강행했고, 결국 성과 없이 빈손으로 끝났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26일 기존 최대 주주 예림당으로부터 2500억원에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를 인수했지만 그룹 계열사로 정식 편입을 시키지도 못했고, 서준혁 회장을 위시한 9명의 대명소노그룹 측 인사들도 티웨이항공 이사회 진입도 무산됐다. 동일한 이유로 임기 만료와 동시에 사의를 표한 기존 정홍근 대표이사 체제 연장이 이뤄졌고, 대명소노그룹이 추천한 이사진 후보들은 현 시점까지 대기 중이다. 대명소노그룹이 사내이사로 선임하고자 했던 인물들은 소노인터내셔널 소속이고 △이상윤 항공 사업 TF 총괄 임원 △안우진 세일즈·마케팅 총괄 임원 △서동빈 항공 사업 TF 담당 임원 3명이다. 기타 비상무이사에는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과 이광수 소노인터내셔널 홀딩스 부문 대표이사, 이병천 호탤앤리조트부문 대표이사 등이다. 특히 사내이사 후보 3명은 모두 대한항공 출신이고, 유력한 신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로는 이상윤 총괄 임원이 거론된다. 그는 대한항공에서 기체 정비와 유지·보수·분해 후 조립(MRO) 사업 수주 담당 등을 20여년 간 역임한 바 있고, 올해 소노인터내셔널에 합류했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티웨이홀딩스 지분 5.42%를 보유한 소액 주주연대에 대한 당근책을 내놔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들은 티웨이홀딩스 지분이 소노인터내셔널에 넘어가는 과정에서 예림당에게만 경영권 프리미엄이 귀속됐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소액 주주들의 입장은 공정위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공정위 심사는 지난 3월부터 진행됐고, 최대 120일까지 걸릴 수 있다. 또 일각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승인도 나기 전에 티웨이항공 주총을 열었다는 점 자체로 소위 공정위의 '괘씸죄'에 걸렸다는 설도 나온다. 이를 의식해 서 회장 측이 경쟁 당국과의 정면 충돌을 피하고 수면 아래에서 속도 조절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명소노그룹은 이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다. 한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의 경우와 달리 호텔·리조트업을 영위하는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인수는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인수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다소 시일이 소요되더라도 무난히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 제한성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이사회 장악 시 곧바로 경영진 교체 작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소노에어나 소노항공 등으로의 사명 변경은 올해 3분기 내지는 4분기 중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국내외 당사 호텔·리조트 인프라와의 연계를 통한 다양한 시너지 전략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HD현대, 극저온 화물창 플랫폼 상표 ‘iZ’ 출원…기술 혁신 박차

극저온 저장 기술이 조선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HD현대가 극저온 화물창 기술을 전주기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자체 브랜드 'iZ'를 준비하고 있다. 이로써 HD현대가 화물창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19일 본지 취재 결과 HD현대의 조선부문 중간 지주회사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일 특허법인 정안을 통 'iZ'라는 상표를 출원했고 동시에 총 30개 지정 상품을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원 범위는 금속제 가스·액화 가스 저장 탱크와 선박·선박용 연료 탱크, 조선·저장 탱크 수리업 등으로 액화 천연 가스(LNG) 연료 인프라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이 포함돼있다. 상표권 등 지적 재산권에 관한 부분이기 때문에 HD한국조선해양이 출원인으로 대신 나섰지만 HD현대중공업이 주도했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따라서 해당 상표를 실제 활용할 주체 역시 HD현대중공업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업계 최초 극저온 화물창 관련 기술 브랜드화 시도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iZ'의 'i'는 intelligent(지능형)·integrated(통합)·IoT(사물 인터넷)를, 'Z'는 'from A to Z'로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진다는 의미"라며 “화물창 설계·건조부터 운항·유지·관리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친 종합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극저온 화물창은 LNG의 경우 영하 162~163℃, 액화 수소의 경우 영하 253℃ 이하의 초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특수 저장 탱크로 선박 건조 기술의 핵심 영역이다. 천연 가스는 극저온에서 액화되고 부피가 약 600분의 1로, 액화 수소는 약 800분의 1로 압축된다.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우 높은 수준의 단열 성능이 필요하다. 외부로부터의 열 유입을 최소화하고, 내부 화물이 기화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또 극저온 환경에서도 구조적 안정성과 기밀성을 유지해야 하고 누출이나 파손 시 안전 사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이와 관련, 화물창 최적 형상을 위해서는 액체 화물의 출렁임과 이로 인한 벽면의 유체 충격 현상인 '슬로싱' 하중 평가 수행이 필수적이다. 이는 △액화 천연 가스 운반선(LNGC) △액화 에틸렌 운반선(VLEC) △액화 천연 가스 저장 시설(FLNG) 등 화물창 핵심 설계인자이기도 하다. 국내 조선업계는 선박·해양 플랜트 건조 기술에서는 세계 정상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편 핵심 기자재 분야에서는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HD현대는 2023년 5월 국산 화물창(KC-2) 기술을 적용한 국내 최초 LNG 벙커링 전용 선박 명명식을 진행했다. 또 작년 10월에는 AI 기반 화물관리 시스템과 차세대 스마트십 솔루션 'ISS 2.0' 등 차세대 기술을 선박에 적용해 LNG 증발 가스(Boil-off Gas) 최소화·탄소 배출 저감·운항 최적화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때문에 'iZ' 역시 이러한 기술적 토대를 바탕으로 극저온 화물창의 설계·생산·운영·수리·정보 제공 등 모든 부분을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IPA, 로스앤젤레스항과 자매항 업무협약 체결...북미 물류 거점 확대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항만공사(IPA)는 현지시간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만청에서 로스앤젤레스항만청과 자매항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사에 따르면 이번 업무협약은 인천항이 미주 물류 거점으로서의 위상을 확대함과 동시에 양 항만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주 원양항로의 안정성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화물 유치를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항만 중 하나이자 미주 서안의 핵심 물류 관문인 로스앤젤레스항과 인천항 간 자매항 협력 업무협약은 인천항이 국제 물류 중심 항만으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무협약의 주요 내용은 냉동·냉장(리퍼) 화물 협력, 물류 정보 교류, 물류 기술 공유, 물류 기반시설 개발 협력 등으로 양 항만 간 상호 발전과 효율적인 물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 기반 마련 등이다. 인천항은 특히 리퍼 화물 처리 역량 강화를 통해 미주항로의 고부가가치 물동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날 업무협약 체결식에는 이경규 IPA 사장과 유진 세로카(Eugene D. Seroka) 로스앤젤레스항만청장, 마리셀라 카라발로 디루지에로(Marisela Caraballo DiRuggiero) 화물 마케팅 담당 이사 등이 참석해 양 항만 간 협력 의지를 다졌다. 공사는 이번 로스앤젤레스항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미주 원양항로 서비스의 안정성 제고와 고부가가치 리퍼 화물 등 신규 물동량 창출, 인천항의 국제적인 인지도 및 경쟁력 강화, 해운 물류 기술 및 정보 교류 확대를 통한 물류 효율성 증대 등 다각적인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경규 IPA 사장은 “로스앤젤레스항과의 자매항 업무협약 체결은 인천항의 북미 시장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국제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양 항만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급변하는 해운 물류 시장에서 공동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IPA는 이번에 맺은 로스앤젤레스항과의 견고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주 지역 물류 거점으로서 인천항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IPA는 지난 16일 상상플랫폼에서 인천형 케이뷰티(K-Beauty) 브랜드 '어울'과의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신규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수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만남은 공사가 운영 중인 수출입 활성화 티에프팀(TF)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앞서 공사는 최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과 이에 따른 관세 정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수출입 티에프팀(TF)을 출범한 바 있다. '어울'은 2014년 10월 인천시가 지역 중소화장품 제조사들과 협력해 출시한 국내 최초의 지자체 공동 화장품브랜드로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오던 '어울'은 외부 환경 변화로 일시적인 침체를 겪었으며 이후 전문성 강화를 위해 2023년부터 민간 기업인 아이씨오(ICO)가 운영을 맡고 있다. 브랜드 출시 10주년을 맞은 '어울'은 지난해부터 신제품 출시와 함께 전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내달에는 기존 유통망 외에도 신규 중국 판로를 개척해 중국 시장 내 점유율 확대와 브랜드 위상 강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IPA는 '어울'의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현황 공유, 애로사항 청취, 특화 마케팅 지원 등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지역 중소화장품 제조사의 경쟁력 제고와 인천항 물동량 확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김상기 IPA 운영부문 부사장은 “앞으로도 인천항 수출입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기업의 수출 애로를 해소하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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