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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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선진시장 공략 박차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미국 조지아주에 통합 제작센터를 설립하고, 글로벌 최대 건설기계 시장인 북미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6일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블루위브 컨설팅에 따르면 북미 건설장비 시장 규모는 연평균 6.0%씩 성장해 2028년 약 400억달러(약 53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커스터마이제이션 센터는 한국에서 생산한 반(半)제품을 고객의 주문 사양에 맞춰 현지에서 조립·완성하는 곳으로, 이번에 오픈하는 센터는 4만1300㎡ 규모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유·무형의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 2번째로 로로선을 많이 취급하는 브룬스윅항에 대한 접근성을 통해 물류비 절감과 납기 단축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는 북미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양사 제품의 교차 판매 거점으로도 통합 센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은 지난 3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소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부품공급센터(PDC)를 둘러본 데 이어 글로벌 메가 딜러사 NED 경영진과 미팅을 갖는 등 북미 시장 내 입지 강화를 위한 행보에 나섰다. 조 사장은 “통합 커스터마이제이션 센터 설립은 북미시장 공략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선진시장에서 톱 티어 도약의 기회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영풍,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대표 2명 구속···“뼈를 깎는 각오로 혁신하겠다”

㈜영풍은 최근 잇단 근로자 사망 사고로 2명의 대표이사가 모두 구속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뼈를 깎는 각오로 혁신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영풍은 4일 임직원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혁신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29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영민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이사와 배상윤 석포제련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에서는 지난해 12월 6일 탱크 모터 교체 작업을 하던 근로자 1명이 비소 중독으로 숨지고, 근로자 3명이 상해를 입었다. 또 지난 3월에는 냉각탑 청소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1명이 사망했으며, 8월 2일에는 하청 노동자 1명이 열사병으로 숨지는 등 최근 사고가 잇따랐다. 영풍 측은 “우리 법인은 박영민·배상윤 대표이사가 각자 대표이사로서 경영해 왔는데, 갑작스러운 이들의 구속으로 인해 대표이사 전원 구속이라는 초유의 비상사태를 맞았다"며 “신속한 사태 수습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직무대행 임원을 선임하는 등 비상 경영 태세를 갖추려 한다"고 말했다. 영풍은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한 관계 당국의 조사와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법적·윤리적 책임을 엄중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업장의 안전보건 관리시스템을 전면 점검하고 쇄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영풍 측은 “석포제련소는 상시 고용인원이 협력업체를 포함해 1000명이 넘는 경북 북부권의 유일한 대규모 고용기업으로서 이번 사태가 고용불안이나 지역경제 침체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근로자, 지역경제, 국가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대표이사가 구속된 첫 사례는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다. 박영민 대표는 박순관 대표보다 하루 늦게 구속돼 두 번째 사례가 됐다. 다만 영풍은 대기업 중에서는 최초로 구속되는 사례를 남겼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HD현대일렉트릭, 청주에 배전기기 스마트팩토리 짓는다

HD현대의 전력기기 및 에너지솔루션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이 배전기기 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HD현대일렉트릭은 청주센트럴밸리에서 '중저압차단기 신공장 기공식'을 개최했고, 내년 10월 준공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조석 HD현대일렉트릭 사장 등이 참석했다. 생산라인과 물류를 자동화한 스마트팩토리로 구축되는 것도 특징이다. 완성품 입·출고 관리 등 인공지능(AI) 기반의 공급망 관리로 제조 경쟁력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AI 기술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력 인프라 투자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발전소에서 송전된 전력을 수요지에 배분·공급해주는 배전기기 시장이 전력기기에 이어 차세대 핵심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저압차단기는 송전된 전력을 배분·공급하는 배전기기 중 하나로, 전력 부하 발생 시 추가 전력 유입을 차단하는 역할을 맡는다. HD현대일렉트릭은 신공장 설립을 통해 2030년까지 중저압차단기 생산능력을 현재의 2배 수준인 130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 7월 미국 앨라배마에서 북미 생산법인의 변압기 전문 보관장 준공식을 진행하고, 울산 변압기 공장 레이아웃 변경 및 철심공장 신축을 비롯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신공장은 첨단기술과 자동화시스템이 융합된 세계 최고 수준의 배전기기 생산기지로 거듭날 것"이라며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최우선 가치로 청주 지역 내 양질의 고용창출과 지역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신공장이 적기에 완공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사항을 살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쉴 틈 없는 현대로템 창원공장, 수주잔고 1년새 3조 증가

현대로템의 실적 상승세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창원공장도 전동차·무기체계 생산을 위해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로템 창원공장 레일솔루션 부문의 가동률은 102.4%, 디펜스솔루션은 107.5%를 기록했다. 가동 가능시간 보다 실제 가동시간이 많았던 것이다. 16조원을 상회하던 수주잔고가 1년 만에 19조원 가까이로 늘어난 영향이다. 레일솔루션 부문은 캘리포니아·플로리다·콜로라도(덴버)·펜실베니아·메사추세츠(보스턴) 지역에서도 전동차 수주계약을 맺는 등 북미를 중심으로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보스턴에서 1억7579만달러(약 2400억원) 상당의 추가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현대로템은 레일솔루션 수주 확대 및 적정이윤 확보를 추진 중으로, 해외 수출의 경우 직접 수주하거나 국내·외 종합상사 등과 컨소시엄을 이루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고부가 차량 및 독자모델 개발을 가속화하고, 전략적 중점시장 내 지배력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미국법인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교통국과 6억6369만달러(약 8688억원)에 달하는 공급계약도 맺었다. 노후 전동차를 대체하고 2028 LA올림픽·패럴림픽 이동 수요를 충당할 전망이다. 우즈베키스탄 고속전철 공급 및 유지보수(2753억원 규모),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트램 사업(3412억원)을 비롯한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전동차 조기 투입 등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성도 높이고 있다. 디펜스솔루션 부문은 주력사업의 안정적 기반을 확보하고 해외 진출·미래 지속성장 동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폴란드 국영방산그룹 PGZ와 K-2PL 생산·납품 사업 진행을 위한 신규 컨소시엄 합의서를 체결한 것도 이같은 행보의 일환이다. 현대로템은 올 상반기까지 46대의 K-2GF 전차를 납품했고, 올 하반기와 내년에 각각 38·96대를 인도하면 긴급소요분 전량(180대) 납품이 완료된다. 양사는 180대에 달하는 2차 이행계약 체결에 대한 협력도 이어간다. 시스템 영문화·현지 통신장비 적용 등 신속한 현지 납품을 위한 조치가 이뤄졌던 갭필러(GF) 버전과 달리 PL 버전은 능동방호장치 및 특수장갑 적용을 비롯한 업그레이드가 특징이다. 루마니아 진출도 타진 중이다. 위경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루마니아의 경우 폴란드 대비 규모는 작겠으나 인도 일정이 빠르게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2025~2026년 실적에 더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한 파이낸싱 필요성이 적은 것도 강점이다. 방산업계와 금융계에 정통한 인사들은 루마니아를 자체 국방예산으로 무기체계 도입이 가능한 국가로 보고 있다. 또한 △차륜형지휘소용차량 2차양산(7074억원 규모) △차륜형장갑차 4차 양산(1670억원) △30㎜차륜형 대공포 2차양산(2161억원)을 비롯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중남미 지역에 차륜형장갑차를 수출하는 등 유럽 외 지역에서도 기반을 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로 에코플랜트 부문 성장이 쉽지 않으나, 올해 연간 매출이 4조원을 넘고 영업이익도 4000억원에 달하면서 지난해 실적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두산 ‘플랜B’ 로보틱스 위한 밥켓의 배당 수익 지원이 핵심

두산그룹이 합병은 포기하면서도 두산밥캣의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넘기는 지배구조 개편 'B플랜'을 지속한다. 주주들의 반발과 금융감독원의 까다로운 심사 앞에서도 플랜B를 유지한 것은 그만큼 밥캣을 통해 로보틱스를 지원할 필요가 절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2021년 상장 이후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로보틱스 입장에서는 밥캣의 배당 수익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매년 600억원 수준의 배당 수익을 추가하면 당기순이익을 흑자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산업권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 플랜B를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그룹이 최근까지 추진해왔던 지배구조 개편의 마무리 단계인 밥캣과 로보틱스 사이의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을 철회하기로 했지만, 그 앞 단계라 할 수 있는 에너빌리티에서 밥캣 지분 46.06% 전량을 보유한 신설법인을 인적분할하고 로보틱스가 이 신설법인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은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전체를 포기하지 않고 플랜B가 추진되는 것은 그만큼 로보틱스 지원에 대한 두산그룹의 고민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산그룹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과 함께 로보틱스를 3대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하지만 로보틱스 사업이 궤도에 올라 수익을 내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로보틱스 연구·개발(R&D) 및 신제품 개발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든든한 캐시카우가 로보틱스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두산그룹 입장에서 밥캣을 자회사로 만들어주기만 하더라도 로보틱스를 크게 지원할 수 있다. 우선 매년 밥캣이 단행하는 대규모 배당 수익이 눈에 띈다. 최근 3년(2021~2023) 동안 밥캣의 현금배당 총액은 4158억원에 달한다. 연평균 1386억원의 배당을 단행한 것이다. 이는 로보틱스의 적자를 메우고 남는 수준이다. 로보틱스는 상장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연평균 119억원 당기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밥캣의 지분 46.06%를 확보한다면 로보틱스의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 밥캣의 최대주주가 된다면 로보틱스의 체급도 급격히 커지게 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로보틱스의 총자산은 4492억원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로보틱스는 조금만 차입금을 늘려도 재무지표가 급격히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차입금 102억원만 늘렸음에도 부채비율은 2022년 말 46.4%에서 지난해 6월 말 102.9%로 56.5%포인트(p) 악화됐다. 총자산이 11조1928억원에 달하는 밥캣이 추가된다면 체급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다만 최선의 한 수인 합병을 포기하게 됐다는 점은 두산그룹 입장에서 아쉽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의 지분을 100% 매입해야 한다. ㈜두산(모회사)→로보틱스(자회사)→밥캣(손자회사) 구조가 된다면, 인수 여력이 충분한 밥캣이 다른 회사의 지분을 100%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라 M&A를 수월하게 진행하기 어려워진다. 아울러 두산그룹의 플랜B도 성공할지 미지수다. 최근까지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은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7월과 지난달 두 차례나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를 정정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합병 비율 산정 방식 등을 보완하라는 요구지만,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압박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 제한 없이 정정요구를 하겠다"고 하는 등 고강도 발언을 하기도 했다. 로보틱스와 밥캣의 합병과 마찬가지로 에너빌리티에서 인적분할된 신설법인과 로보틱스의 합병도 이와 비슷한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에너빌리티 소액 주주들은 알짜 자회사인 밥캣을 로보틱스에 넘기게 된다면 회사의 부채비율이 131%에서 160%로 치솟게 되고 밥캣의 배당수익도 더 이상 얻을 수 없게 된다면 반발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금감원이 분할된 신설법인과 로보틱스 합병을 위한 증권신고서에도 정정요구 등의 압박을 지속할 수 있다. 또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유사한 논란이 발생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사례에서 국민연금이 주주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표를 행사한 것이 눈에 띈다. 이에 두산그룹 개편안에서도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었다. 국민연금이 반대표 행사를 결정하면 이 역시 지배구조 개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만약 플랜B 마저 불발된다면 두산그룹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로보틱스 지원을 위해 이만큼 효과적인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로보틱스의 R&D와 신상품 개발 동력이 흔들릴 수 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HD현대일렉트릭, 스웨덴 시장 첫 진출…유럽 내 입지 강화

HD현대의 전력기기 및 에너지솔루션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이 스웨덴에서 첫 수주를 달성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스웨덴 소재 전력회사와 415kV급 초고압변압기 5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 변압기는 2029년까지 인도될 예정으로, 계약 규모는 662억원이다. 스웨덴은 프랑스와 유럽 최대 전력 수출국 지위를 놓고 경쟁하는 국가지만, 전력 수요 대비 송전망 용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에너지 공급원 다변화를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을 추진하는 것도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수주는 3억3371만달러로 전년 대비 91.8% 상승했다. 지난 5월 영국 전력회사 내셔널그리드와 821억원 상당의 전력기기 공급계약도 맺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은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유럽 최대 전력 수출국에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라며 “현지 고객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영업 전략을 통해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두산밥캣·로보틱스 흡수합병 철회…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 흔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 계획을 전격 철회한다. 29일 산업권에 따르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긴급 이사회를 각각 소집해 당초 그룹 지배구조 재편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을 철회하는 방안을 상정해 통과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 계획이 철회되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들며 상장 폐지시키려던 계획도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 종속기업 두산밥캣을 분할한 뒤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것을 골자로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이를 두고 소액주주 이익 침해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어 정치권까지 합병에 반대하는 등 부정적 여론이 거세졌다. 금융감독원에서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를 정정해달라고 반복적으로 요청해왔다. 이에 두산그룹이 부정적 여론 등을 의식해 합병 계획을 전격 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까지 두산그룹 측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두산→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 등으로 이어진 수직계열화 구조에서 벗어나 △에너지 △기계 △소재 사업을 분리해 완전한 형태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꾀하는 동시에 각 사업별 경쟁력 강화 및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합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다만 두산그룹은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에너빌리티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간 합병은 그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밥캣은 로보틱스의 자회사로 남게 된다. 다만 해당 합병도 금융감독원이 지속적으로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청하는 등 허가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여론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두산이 무리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하지 않고 한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STX엔진 실적 턴어라운드… K-방산으로 끌고 민수로 뒷받침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면서 STX엔진도 수혜를 입고 있다. 민수 부문의 수익성 향상도 이뤄지면서 실적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TX엔진은 올해 매출 7098억원·영업이익 536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6%, 영업이익은 183.6% 높은 수치다. 지난 2분기의 경우 매출 1974억원·영업이익 218억원 등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연도별 영업이익을 보면 2019년 300억원, 2020년 143억원, 2021년 36억원에서 2022년 -88억원으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18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부터 특수사업부문 신규 수주가 증가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STX엔진의 특수사업은 △K-1 전차 △K-9 자주포 △구축함을 비롯한 무기체계에 탑재되는 엔진을 설계·제조·판매·정비하고 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9 엔진조립체 등 1002억원 규모의 물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한화가 2022년 8월 폴란드와 체결한 K-9 1차 공급계약(212문)을 체결한 영향이다. STX엔진은 3년에 달하는 연구개발(R&D)을 진행한 결과 1000마력급 SMV1000 엔진을 개발했다. 국산화에 성공한 덕분에 K-9 수출도 용이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에는 독일 MTU사의 엔진을 장착한 탓에 수출을 위해서는 독일의 허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상헌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부터 SMV1000엔진이 탑재된 K-9의 이집트 공급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양사는 1285억원 상당의 이집트 수출사업 엔진조립체 물품 공급계약도 맺었다. 지난 28일 현대로템과 K-1과 K-1A2 전차 창정비 엔진수리 등을 포함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469억원, 기간은 2027년 11월말까지다. HD현대중공업의 페루향 함정 수출에도 STX엔진의 추진시스템이 들어간다. 수중음파 탐지체계(소나·SONAR)와 수상함용 위성단말 및 해안감시 레이더를 비롯한 전자통신 장비도 방위산업이 전방산업이다. 특수사업과 함께 STX엔진 실적의 '쌍두마차' 역할을 수행 중인 민수부문은 선박용·산업용 엔진을 비롯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병원·금융기관·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시설의 일시적 정전에 대응할 수 있는 소형 가스터빈 발전설비가 포함된다. 육상발전용 디젤엔진과 엔진부품 유지보수 매출 확대가 수익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상황이다.발전용 엔진은 국내·외 플랜트 기업을 거쳐 중동과 남미 등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한화오션과 312억원 규모의 선박용 디젤 제너레이터 엔진 공급도 이뤄졌다. STX엔진은 신규 시장 진입(민수)·안정적 물량 확보(방산)·장기사업기반 구축(전자통신)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한 투자도 단행하는 중이다. 올해 생산성 향상과 기술역량 강화 등에 229억원의 투자를 계획했고, 이 중 상반기에 28억원이 집행됐다. 하반기에 대부분이 집중된 상황이지만, 6월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000억원을 상회하는 등 6개월 만에 140억원 가량 늘어난 덕분에 '실탄'이 부족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기술로 만든 해안감시레이더-Ⅱ가 2026년부터 전력화될 예정"이라며 “K-9 판로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향상이 점쳐진다"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철강업계, EU CBAM발 비용부담 ‘10년간 3조원’

철강업계가 유럽 수출 전선에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환경규제에 따른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2026년 1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이는 역내 수입업자가 EU배출권 가격과 수입제품에 내재된 탄소배출량을 토대로 CBAM 인증서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제품의 내재 배출량이 EU가 산정한 무상할당량 보다 낮은 제품은 인증서 부담이 없으나, 반대의 경우에는 비용이 발생한다. 문제는 국내 철강재의 탄소집약도가 중국·일본·브라질·러시아를 비롯한 국가 보다는 낮지만, EU산과 비교하면 30% 가량 높다는 것이다. 석탄화력·천연가스 등 화석연료가 전체 전력의 3분의 2 가량을 생산하고, 고로 의존도가 높은 탓이다. 원산지에서 기지불한 탄소비용이 인증서 수량에서 차감되지만, 국내 기업들에게는 가시적인 효과가 발생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EU의 탄소배출권 가격이 국내의 9배 이상인 까닭이다. 그러나 국내 배출권 비용을 끌어올리면 내수 및 타지역 수출이 저해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상의는 이를 토대로 2026년부터 2034년까지 철강업계가 지출해야 하는 관련 비용이 2조6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분석했다. EU가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 등 6개 품목에 대해 무상할당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일 방침인 것도 악재다. 반면 유상할당은 2026년 2.5%에서 2034년 100%로 늘어날 예정이다. 인증서 구매 비용이 2026년 851억원에서 2029년 1823억원으로 높아진 뒤 2030년부터 3000억원을 넘기고 2034년 558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EU로 향하는 국내 기업들의 CBAM 대상 품목 중 철강재가 지난해 기준 90% 이상을 차지하고, 전체 철강재 수출에서 EU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기업들이 CBAM에 주목하는 이유다. EU향 철강재 수출은 2018년 42억달러(12%)에서 지난해 49억달러(13%)로 확대됐다. 대중국 수출이 줄어들고 일본향 수출도 정체되는 상황에서 유럽 지역 판로가 좁혀지면 전체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한 기업들이 전기로 설비투자를 단행하고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비롯한 현실적인 문제에 발목이 잡힌 것도 우려를 낳고 있다. 스웨덴 SSAB가 저탄소 제품 파일럿 생산을 앞두고 있고, 중국 바오우도 그레이 수소를 활용하는 설비를 구축한 사례에 뒤쳐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사격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여기에는 △청정에너지 인프라 확충 △탄소중립 혁신기술 투자 △관련 제품에 대한 녹색조달 확대 등이 포함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중국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어려움 등 '설상가상'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가별 에너지믹스와 철강재 생산량을 비롯한 차이점을 설파하고, 특정 지역 또는 국가에 유리하지 않은 제도를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10대그룹 지배구조보고서]③ 포스코그룹, 지배구조 혁신 1위···포스코홀딩스 핵심지표 유일하게 만점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들이 올해부터 개정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새로운 지배구조보고서는 최근 정부의 제도 개선 사항과 G20·OECD 원칙 등 국내외 지배구조에 대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새로운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국내 10대그룹의 지배구조 현황과 핵심지표 이행률 등을 짚어본다. 올해부터 새롭게 변경된 기준으로 공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국내 10그룹의 핵심지표 준수 이행률이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사업 구조의 혁신이 추진되면서 국내 대기업그룹 내부에서도 합병과 분할이 지속돼 지배구조 투명성이 흔들리고 있는 탓이다. 다른 10대 그룹이 흔들리고 있는 동안 포스코그룹은 지배구조를 크게 혁신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그룹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 중에서도 유일하게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를 모두 준수한 것으로 나타난 점도 눈에 띈다. 2022년 지주사 체제 전환과 지난해 최정우 전 포스코그룹 회장의 사상 초유의 3연임 도전을 앞두고 지배구조 혁신을 고도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26일 재계와 관련 당국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개한 10대 그룹 79개 상장사 중 2022년 3월 출범한 포스코홀딩스만이 유일하게 지배구조핵심지표를 100% 준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스코그룹이 지주사 설립 직후 지배구조 혁신 고도화를 입증한 셈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22년까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기존 포스코를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와 사업회사인 포스코로 물적분할을 단행했다. 당시 포스코홀딩스의 본사와 연구소의 서울 이전을 놓고 포항시 지역사회와 갈등이 있었으나 결국 본사·연구소를 포함에 남기기로 결정하면서 출범을 마무리했다. 포스코는 그룹의 신규 사업 발굴 및 투자와 더불어 지배구조 혁신 고도화를 지주사 체제 전환의 명분으로 꼽았다. 철강 사업에 얽매이지 않고 신규 사업을 발굴·투자하는 동시에 철강회사인 포스코가 달성할 수 없는 지배구조 혁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였다. 그 결과 탄생한 포스코홀딩스는 출범 직후 지배구조 혁신성을 점검하는 지배구조핵심지표를 100% 준수하는데 성공하면서 물적분할 당시의 목표를 일부 달성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상장사의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를 주주 등 관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도입됐다. 지난 2019년부터는 자산 총액 1조원 이상, 올해부터는 5000억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한해 공개가 의무화됐다. 계열사 중 포스코홀딩스만 지배구조가 개선된 것은 아니다. 포스코그룹의 15개 상장 계열사가 지배구조핵심지표로 제시된 15개 질문에 대해 제대로 이행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을 비율화하면 지난해 준수율은 78.33%로 집계됐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22년 75%로 4위에 그쳤으나 포스코홀딩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혁신한 결과 신세계그룹과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10대 그룹 중 과반수(6개 그룹)가 2022년 대비 지배구조 혁신성이 다소 후퇴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포스코그룹은 오히려 이행률을 개선하는데 성공한 점이 눈에 띈다. 실제 10대 그룹 상장사의 준수 이행률 평균치는 2022년 74.6%에서 지난해 70.8%로 3.8%p 떨어졌다.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유독 지배구조 혁신에 신경을 쓴 것은 물적분할 이외에도 다른 요인이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 우선 다른 그룹과 달리 정부의 지침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정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른 10대 그룹은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총수가 있는 반면 포스코그룹은 국민연금공단(지분율 6.87%)이 2007년부터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해 있다. 국민연금공단도 정부의 영향을 받는 기관이기에 포스코는 다른 10대 그룹보다 정부의 영향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지난해 포스코그룹 회장 교체 시기에 지배구조 혁신에 더욱 신경을 썼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정우 전 포스코그룹의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올해 3월 이전부터 차기 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진행된 결과다. 최 전 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 초까지 6년여 기간 동안 포스코그룹을 이끌어왔다. 그는 포스코그룹 역사상 최초로 3연임을 가시권에 두기도 했다. 올해 1월 포스코의 최고경영자(CEO)추천위원회가 최 전 회장이 제외된 회장 후보자 8인을 승인하면서 3연임이 무산되기는 했으나 3연임 준비를 위해서 특히 기업의 지배구조 등을 철저히 고도화한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산업권에서는 올해 3월 취임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이 같은 지배구조 혁신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 회장은 취임 직후 '거버넌스 혁신TF'를 출범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CEO 후보군의 체계적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국내 및 글로벌 기업의 롤모델이 되겠다고 지배구조 개선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2022년과 지난해 물적분할과 신규 회장 선임 등 포스코그룹에 대형 사건이 많았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포스코홀딩스가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 더욱 지배구조 등을 철저히 고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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