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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도 지켜본다”…중국, 10월에 4중전회 개최

중국 공산당이 연례 최대 행사 중 하나인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중전회·中全會)를 오는 10월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서 내년부터 시작할 15차 5개년 계획을 둘러싼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30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신화통신을 인용해 중앙정치국이 이날 회의를 마치고 오는 10월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를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중앙정치국 회의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재했다. 4중전회 주요 의제는 제15차 5개년 계획 제정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중앙정치국은 밝혔다. 중국은 올해로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을 마무리한다. 15차 5개년 계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핵심 타깃으로 하는 글로벌 관세전쟁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개최돼 주목을 받는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 내 고위 관리자들은 15차 5개년 계획을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15차 5개년 계획 초안 작성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초안에는 시 주석이 2015년부터 추진해 온 중장기 경제 정책인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후속판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역시 관세 정책을 통해 미국의 제조업 부활을 노리고 있다. 이를 의식하듯,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최근 스톡홀름에서 중국과 고위급 회담을 마친 뒤 “제조업 경제에서 벗어나 소비자 경제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을 권장했다"고 CNBC에 말했다. 중국 정부 또한 내수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설정했으나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 대내적으로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내수 침체 문제가 걸림돌로 지목돼왔다. 실제 올해 상반기 경제 성적표에서 내수 회복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 수출 물량이 앞당겨지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5.3%를 기록했으나, 6월 소매 판매는 4.8% 증가에 그쳐 전월(6.4%)보다 낮았고 시장 전망치(5.4%)도 밑도는 등 내수 회복은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중앙정치국은 “15차 5개년규획 시기는 사회주의 현대화의 기본적 실현을 위한 기초를 다지고 전면적으로 힘을 쓰는 관건적 시기"라면서 “우리나라(중국)의 발전 환경은 심각·복잡한 변화를 겪고 있고, 전략적 기회와 리스크·도전이 병존하며, 불확실하고 예측 어려운 요인이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격렬한 국제 경쟁에서 전략적 주도권을 획득하고, 중국식 현대화 전체 국면에 관한 전략적 임무에서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공산당은 5년 단위로 매년 한 번 이상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총 7회 소집한다. 중국공산당은 작년 7월 15∼18일 '경제 방향타'로 불리는 3중전회를 개최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역대급 거래”라던데…물음표 커지는 무역협상 실현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유럽연합(EU)과 잇따라 무역협정을 타결며 성과를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합의 내용의 실행 가능성엔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각국과) 무역협상이 좋은 방향으로 풀리고 있다"며 “모든 나라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지만 미국엔 매우 매우 좋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일본과 대규모 합의를 완료했다. 이는 아마도 지금까지의 협의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적은 바 있다. EU와 무역협정을 타결한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선 “지금까지 이루어진 것 중 가장 크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 백악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과 EU의 기념비적인 무역협정은 무역 전문가와 정재계 인사들로부터 획기적인 승리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를 강조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각국과 무역협정 타결 소식이 잇따르지만 세부 사항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며 “핵심 쟁점에 대해선 협상이 진행 중이고 교역국들은 합의 내용에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는 데다 (일본과 EU의) 대미 투자 금액은 면밀히 살펴보면 당초 발표보다 더 줄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본의 경우 관세율을 15%로 인하받는 대가로 미국에 5500억달러(약 760조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약속했다. 그러나 실제 투자 집행을 두고 미국과 일본은 서로 다른 입장을 내고 있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은 최근 NHK 인터뷰에서 5500억달러 중 1~2%가 출자금액에 해당되고 나머지는 융자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5500억달러의 현금이 미국으로 송금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수익 중 90%를 가져가도 일본이 잃게 될 금액은 수백억엔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최근 폭스뉴스에 “일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5500억달러를 주는 것과 같다"며 일본이 투자 계획을 철회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다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6000억달러(약 831조원)의 추가 투자를 약속했지만 이 수치는 기업들이 약속을 집계한 수치여서 EU 차원에서 구속력 있는 목표로 할 수 없다고 EU 당국자들이 블룸버그에 말했다. EU는 또 향후 3년간 7500억달러(약 1040조원) 규모의 미국 에너지를 구입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실행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EU가 미국으로부터 사들인 에너지 제품은 800억달러 미만이며 미국이 지난해 세계로 수출한 에너지 제품은 3300억달러 수준으로 나타났다. TS롬바드의 다비드 온글리아 이코노미스트는 “EU의 에너지 수요가 크게 증가하기 어려운 데다 미국 수출업체들도 이만큼 공급하기 어렵기 때문에 EU가 약속한 에너지 구입액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고위 무역 관계자를 지낸 알렉스 하케즈는 “최근 타결된 무역협정은 이행을 위한 아무런 장치도 없는 모호한 약속으로 이루어져 있다"며 “투자액이 실제로 현금화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일본과 EU의 실제 투자액이 약속보다 크게 못 미칠 경우, 미국 정부는 상당한 관세 수익을 얻겠지만 미국 소비자들과 기업들에겐 비용이 상승하고 미 제조업 부활과 일자리 창출이란 목표 달성도 실패할 것이라고 짚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상호관세 코앞인데”…협상타결 기미 안보이는 韓·대만·인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이 임박했지만 주요 경제국인 한국, 대만, 인도 등은 여전히 미국과 무역협상 타결과 거리가 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한국과 대만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인도는 미국의 시장개방 요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한국에 최종적인 협상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최근 스코틀랜드에서 가진 한국과 회담에서 “관세 협상과 관련해 최선의, 최종적인 무역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달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적인 제안을 제시해야 할 때 “모든 것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 측에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일본, 영국 등 주요 파트너와 이미 다수의 무역 협정을 체결한 상황에서 왜 한국과 새로운 협정이 필요한 것인지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트럼프 정부 관계자와의 회담을 진행하는 한국 정부 움직임은, 8월 1일 관세(25%) 부과 전에 협상을 신속히 마무리하려는 한국 측 긴급성을 반영한다"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과의 관세 협상이 바로 쉽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코틀랜드에서 백악관으로 들어가는 길에 '한국과의 관세 협상을 내일 끝낼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여러 기자가 서로 질문을 외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고 “내일 무엇을 끝낸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질문자가 “관세"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는 내일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매우 부유해지고 있으며 그건 우리가 원하는 바다"라고 말했다. 관세 협상 전체에 대한 언급인지, 한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한 발언인지 확인이 어렵지만 현재 한국으로선 8월 1일 전에 협상을 끝내야 하는 만큼 시간이 여유롭지는 않은 상황이다. 주요 반도체 수출국인 대만도 한국과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은 32%의 관세를 부과받은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상호관세와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지 않은 채 “최선의 관세율"을 제시했다. 대만 측은 관세율이 15%로 인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 측은 일본의 5500억달러 대미투자 이후 대만에게도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여기에 미국은 중국과 무역협상에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대만이 우선순위에 밀리거나 최상의 결과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이 자국의 일부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중국은 미국과 대만 간의 공식 교류를 반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남미를 순방하는 과정에서 미국 뉴욕을 경유하겠다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요청을 불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은 한국처럼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DBS은행의 마 티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대만은 반도체 관세에 따른 비용을 미국 고객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라이 총리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와중에 미국의 관세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중국과 무역협상 타결에 집중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어떤 내용에 동의할지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에서 인도에 20~25%의 관세가 부과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럴 것 같다. 그들은 25%를 지불할 것"며 “인도는 좋은 친구였지만 사실상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관세를 (미국에) 부과해 왔다. 그러면 안된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로이터통신은 인도 정부가 20~2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 이상의 상호관세율은 지금까지 협정을 맺은 국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웃국가인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미국과 무역합의를 통해 상호관세율을 19%로 낮췄다. 이러한 배경엔 인도가 협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날 CNBC 인터뷰에서 “인도 정부가 무역협정 체결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 의향이 있는지 가늠하기 위해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자국 시장 일부 개방에 강한 관심을 표명했고 우리는 그들과 계속 대화할 의향이 있다"면서도 “그들의 의지를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추가로 협상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미국산 자동차부품, 의약품에 대해서 무관세를 적용할 의향을 표명했지만 유제품과 자동차 부문을 광범위하게 개방하지 않고 미국산 유전자 변형 농산물 수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이스라엘-이란 전쟁 이후 북한 핵 집착 강화 전망

2025년 6월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심 군사와 핵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 잠재력 무력화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되었다. 6월 22일에는 미국이 이스라엘 측에 가세하여 전쟁에 참전했으며, B-2 스텔스 폭격기와 토마호크 미사일을 동원해 포르도 농축 시설, 나탄즈, 이스파한을 포함한 이란의 핵시설 3곳을 공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시설들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핵무기 제조 시설과 능력을 파괴해 이란의 핵 개발 계획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란의 탄도탄 등 재래식 공격 능력을 상당히 파괴하고 이란이 지원하는 이스라엘 주변의 여러 무장세력에도 큰 피해를 줬다. 이만해도 늘 주변으로부터 공격에 시달려 온 이스라엘의 큰 성과라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란은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존중하고 NPT(핵확산금지조약)에 잔류하는 등 국제사회 감시를 성실하게 준수해 왔고, 미국과 대화의 채널도 항상 열어두었지만, 이스라엘이 불법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이 국제사회 감시를 성실하게 준수했다지만, 애초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 이유가 IAEA가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을 준수하지 않은 증거를 제시하며 명분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이스라엘의 공격과 미국의 참전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핵시설이 완벽하게 무력화되지 않았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란은 미국의 폭격이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실이면 당장은 이스라엘이 이긴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이란에 불리하지는 않을 수 있다. 이는 이란이 살아남은 시설을 활용해 핵 개발을 더욱 은밀하게 그러나 신속하게 재추진하는 강력한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란이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는 잘못된 결과가 초래될 수 있어 파장이 크다. 이란이 이번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자축한 것도 이런 이유일 수 있다. 북한은 이런 불확실한 이번 전쟁의 결과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선 북한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성공 때문에 앞으로 더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반면 북한의 미국에 대한 불신이 커질 것이다. 미국이 이란과 핵 협상을 진행하다 갑자기 이란을 공습했기 때문에 북한은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더욱 방어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번 전쟁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핵무기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더 확보하고 지켜야 하는 보물과 같은 존재라는 사실일 것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의하면 현재 북한은 5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고 40개의 핵탄두를 추가로 제작할 수 있는 만큼의 핵물질을 확보했다고 한다. 북한은 마음만 먹으면 핵전력을 지금보다 80%나 확대할 수 있다. 이번 전쟁으로 북한은 핵무기의 절대적 가치를 다시 인식하고 핵 능력 강화만이 북한을 지켜주는 만능의 보검이라는 확신을 더 갖게 되었다고 판단한다. 북한은 비핵화하겠다면서도 핵 개발을 계속 추진했기 때문에 유엔안보리 제재 등 각종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이란도 이와 유사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이 의지만 있으면 북한 같은 기만전술을 사용하며 핵 개발을 계속 진행하는 것은 당연한 결심일 수 있다.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이 전략적 목표 달성에 실패한 이기지 못한 전쟁이 되고, 이란 폭격에 참여한 미국도 실익을 얻지 못한 정책 오판 사례가 될 것이다. 만약 이란이 핵을 평화적으로 사용하고 지역 안정에 기여하려면 이란은 미국과 국제사회와 신뢰 회복과 긴장 완화를 위한 소통을 계속 시도해야 한다. 그러나 이란이 종교정치 기반 과격주의 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면 현재의 대결 구도가 개선될 가능성이 희박하므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만약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결국 앞으로 이번 같은 충돌의 재발은 막기 어려울 것이다. 이상호

구윤철, 러트닉과 2시간 협의…美 “최선의 최종안 갖고와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시점으로 예고한 8월 1일을 앞두고 한미 양국 정부가 관세 협상을 이어갔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했다. 이번 통상협의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함께 자리했다. 구 부총리는 워싱턴DC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상무장관과의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협의 장소는 미국 상무부 청사였다. 이번 협의는 지난 24일부터 집중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한미 관세 협상의 연속선상에서 진행됐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앞서 지난 24∼25일 워싱턴과 뉴욕에서 러트닉 장관과 2차례 만난 데 이어 러트닉 장관의 동선을 따라 긴급히 스코틀랜드 출장길에 올라 현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던 러트닉 장관을 만나 협상을 벌였고, 이후 워싱턴DC로 복귀했다. 그간 김 장관이 카운터파트격인 러트닉 상무장관과 수차례 협의를 이어온 상황에서 구 부총리가 합류해 양국 간 접촉면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대미 투자, 한미 산업 협력, 미국산 구매 확대 등 내용을 주로 관장하는 러트닉 장관은 일본 등 주요국과 장관급 협상에서 우선 '잠정 합의안'을 결정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키맨' 역할을 하고 있어 한국으로서는 러트닉 장관이라는 첫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한국에 최종적인 협상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러트닉 장관이 최근 스코틀랜드에서 가진 한국과 회담에서 “관세 협상과 관련해 최선의, 최종적인 무역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달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적인 제안을 제시해야 할 때 “모든 것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 측에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일본, 영국 등 주요 파트너와 이미 다수의 무역 협정을 체결한 상황에서 왜 한국과 새로운 협정이 필요한 것인지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트럼프 정부 관계자와의 회담을 진행하는 한국 정부 움직임은, 8월 1일 관세(25%) 부과 전에 협상을 신속히 마무리하려는 한국 측 긴급성을 반영한다"고 논평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현재 제시한 협상안을 갖고 미국 측을 성공적으로 설득하지 못하거나, 새로운 제안을 통해 미국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양국 무역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한국에 대해선 25%의 상호관세율이 적용돼 수출주도형 구조인 우리나라 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미국과 무역협상을 마무리 지으면서 기존 관세율(일본 25%, EU 30%)을 크게 낮춘 15%에 합의했다. 게다가 일본과 EU는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까지 같은 관세율이 적용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역대급 폭염에 아시아 석탄가격 ‘꿈틀’…“한·중·일 수요 더 늘어날 듯”

역대급 무더위가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에서도 지속되면서 냉방수요가 급증하자 아시아 석탄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발전용 석탄 가격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호주 뉴캐슬 석탄 선물가격이 톤당 115.50달러를 기록, 5개월만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주 석탄 가격은 지난 4월 22일 톤당 94.10달러를 기록, 2021년 4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추락했지만 이날까지 20% 넘게 반등한 것이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방기 사용이 늘어난 게 석탄 수요를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5일 일본 도쿄에서 석탄발전량이 10개월래 최고치를 찍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앞으로도 한국, 중국, 일본에서 석탄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달부터 감소세를 이어온 중국 석탄재고가 현재 작년 동기대비 낮아 향후 3개월 간 중국의 석탄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韓, 막판 무역협상 총력전…구윤철, ‘최종 담판’ 위해 출국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25% 상호관세 부과(8월 1일)를 앞두고 한국 정부가 한미간 무역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는 미국 측의 일정에 맞게 미국에서 유럽을 오갈 정도로 협상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그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국 협상가들이 자신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 타고 스코틀랜드로 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얼마나 진정으로 협상 타결을 원하는지 생각해봐라"고 덧붙였다. 러트닉 장관이 언급한 한국 협상가들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지난 24∼25일 러트닉 장관을 만나 2차례 협상을 했다. 24일에는 워싱턴DC에서 만났고, 25일에는 그의 뉴욕 자택까지 찾아가 협상을 이어갔다. 이후 이들은 러트닉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떠난다는 것을 파악한 뒤 급박하게 스코틀랜드로 향했다. 러트닉 장관이 인터뷰에서 “방금 스코틀랜드에서 돌아왔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추가 협상을 위해 워싱턴DC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관세 협상의 '키맨' 역할을 하는 러트닉 장관의 동선에 맞춰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스코틀랜드에서 협상 내용 등에 대해선 확인이 되지 않고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일을 앞두고 무역협정이 추가로 타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트닉 장관은 “그는 '빅 딜'들을 성사해왔다. 그는 모든 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며 “그가 말했듯이 관세율을 결정하고 국가들이 시장을 얼마나 개방할지를 결정하는데 이것이 우리가 이번주에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8월 1일 이전에 한미 무역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총력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이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일본과 유럽연합(EU)처럼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를 얻어내는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도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하루 전인 오는 31일 각각 베선트 재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카운터파트를 만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미국 출국길에 오르면서 무역협상에 힘을 보탠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50분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후 취재진에게 “안녕하세요"라고만 말한 뒤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구 부총리도 이날 워싱턴DC로의 출국을 앞두고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이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 그리고 한국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조선업과 한미 간 중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도 잘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發 관세전쟁 완화에 국제금값 주춤…그래도 시세 4000달러 찍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월 1일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들과 무역협정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글로벌 관세전쟁 우려가 완화되자 대표 안전자산인 국제금값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그럼에도 금 시세가 온스당 4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이안 샘슨 다자산 펀드매니저는 28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국제금값이 내년말까지 온스당 4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며 그가 운영하고 있는 포트폴리오 일부에 금 보유를 늘렸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 선물가격은 전장 대비 0.76% 하락한 온스당 331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이달들어 최저가다. 트럼프 행정부가 각국과 무역협상에 나서는 대신 상호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할 것이란 우여가 고조되면서 금값은 지난 22일 온스당 3443.7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이어 EU와 무역협상을 타결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자 금값이 다시 고꾸라진 것이다. 무역협상 타결로 달러화가 이달 들어 강세를 보이는 점도 금 시세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 현물 달러지수'는 이달에만 1.5% 상승했는데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7월은 달러 가치가 올해 처음으로 월간 기준으로 상승 마감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샘슨 매니저는 금값 전망에 강세론을 유지하는 배경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파적인 방향이 더 명확해졌기 때문"이라며 “올해 초에 제기됐던 종말론적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 경제의 약 11%를 차지하는 수입품에 15% 정도의 세금이 부과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적절한 세금 인상으로 미국 경제를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가 둔화하면 비둘기파 인사들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달러화 가치 또한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더 수용적인 인물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자를 내지 않는 금 가격은 통상 금리·달러와 역(逆)의 상관관계 보인다. 아울러 샘슨 매니저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금 매입과 각국 정부의 불어나는 재정적자가 금에 대한 매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물론 금 가격은 지금까지 큰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2001년부터 2011년까지의 금 강세장을 살펴보면 연간 20%씩 상승했다"며 “금값은 2021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20%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강세장의 맥락에서 보면 시세가 지나치게 올랐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도 국제금값이 내년에 온스당 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최근에 전망한 바 있다. 반면 또다른 투자은행인 씨티그룹은 중동긴장 완화,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 개선 등의 이유로 금값이 이번 분기 온스당 3100달러~3500달러 범위에서 횡보세를 이어가다 내년 2분기까지 2500~2700달러 수준으로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불확실성 안끝났다”…미국·EU 무역합의에도 유로화·유럽증시 하락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무역협정을 타결하면서 대서양 무역전쟁 전면전을 피하게 됐지만 유로화, 유럽 증시 등이 모두 하락해 관심이 쏠린다. 인베스팅닷컴,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3% 상승한(유로화 약세) 달러당 0.8624유로에 거래를 마감했다. 유로화 환율은 이날 개장 후 초반에는 하락세를 이어가는 흐름을 보였지만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EU 회원국에서 미국과 합의에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지자 상승세를 탔다. 이같은 상승폭은 지난 5월 이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유럽증시 주요 지수도 상승 출발했지만 결국 하락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은 장중 최대 0.77% 상승했지만 상승분을 모두 반납해 전장 대비 0.22%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톡스600 지수 중에서도 자동차 및 부품 섹터가 1.8% 급락했다. 독일 DAX(-1.13%), 프랑스 CAC(-0.43%) 등도 하락 마감했다. 폭스바겐(-3.58%), BMW(-3.28%), 메르세데스-벤츠(-3.21%) 등 독일 자동차 3사가 모두 3% 넘게 하락했다. 프랑스 주류업체 페르노리카는 증류주 관세 탕감이 무산되면서 3.49% 떨어졌다. 미국과 불균형한 관세 합의로 유럽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회동 뒤 EU 관세율을 15%로 설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이 기존 27.5%(품목관세 25% + 최혜국대우(MFN) 관세 2.5%)에서 15%로 인하됐지만 EU는 그 대가로 미국산 자동차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인하하기로 했다. 또 무관세였던 향수, 화장품, 명품 등도 15%가 적용되면서 타격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와인과 쥬류에 대한 관세 면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EU의 대미 주력 수출품목인 철강·알루미늄 제품은 현행대로 50% 관세율이 계속 유지된다. 이에 무역합의 타결 직후 긍정적인 반응을 냈던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부정적인 입장을 냈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관세로 독일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가 독일과 유럽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EU의회 국제무역위원회 카린 칼스브로 의원도 성명을 내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대서양 번영을 뒷받침한 자유무역 원칙이 구조적으로 해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자유로운 국민의 연합이, 자신들의 가치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뭉친 그 공동체가 결국 굴복한 날로, 참으로 암울한 날"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과 EU의 무역합의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EU는 관세율을 인하받는 대신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8조원)어치를 구매하고 6000억달러(약 830조7000억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EU가 미국으로부터 사들인 에너지 제품은 800억달러 수준으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규모에 크게 못 미친다. EU의 한 고위 당국자는 또 6000억달러 대미 투자와 관련해 “기업들의 약속을 집계한 수치일 뿐, 집행위 차원에서 이를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구속력 있는 목표가 아니다"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EU차원에서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당국자에 따르면 미국과 EU 양측은 합의 내용을 명시한 법적 구속력이 없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성명이 확정되면 미국은 유럽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할 예정이다. 미국과 EU는 그 이후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문을 작성할 예정인데 여기에 들어갈 내용은 EU 회원국 과반의 지지를 받고 EU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당국자는 EU가 이어 합의문이 승인되기 전까지 미국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담판을 통해 타결된 무역협정이 크게 틀어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오릴바 라카우 수석 독일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합의로 테일 리스크 일부가 제거됐지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부족하다"며 “향후 몇 주 동안 논의가 이어질 것인데 이로 인해 새로운 변동성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성은 계속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상무장관 “韓, 나 만나러 스코틀랜드로 날아와…협상타결 원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을 수행하는 동안 한국 당국자들이 자신을 만나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국 협상가들이 자신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 타고 스코틀랜드로 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얼마나 진정으로 협상 타결을 원하는지 생각해봐라"고 덧붙였다. 러트닉 장관이 언급한 한국 협상가들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지난 24∼25일 워싱턴DC와 뉴욕에서 잇따라 러트닉 장관 등을 만나 협상을 했으며, 이후 러트닉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을 수행한다는 것을 파악한 뒤 급거 스코틀랜드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트닉 장관은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찾아온 시점을 명확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6일 혹은 27일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러트닉 장관은 전날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회동 장소에 배석했고,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러트닉 장관이 인터뷰에서 “방금 스코틀랜드에서 돌아왔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김 장관과 여 본부장 역시 그의 동선을 따라 워싱턴DC로 향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인 8월 1일 전까지 러트닉 장관과 막판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러트닉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인 8월 1일을 앞두고 무역협정이 추가로 다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그는 '빅 딜'들을 성사해왔다. 그는 모든 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며 “그가 말했듯이 관세율을 결정하고 국가들이 시장을 얼마나 개방할지를 결정하는데 이것이 우리가 이번주에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몇 가지의 딜을 검토할 것이지만 이번 주 말까지 모두에게 관세율을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 중인 3차 미중 고위급 협상에서 미국과 중국이 '관세 휴전'이 3개월 더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관세 휴전 연장)이 가능성있는 결과인가? 물론이다. 그렇게 보이는 것 같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하도록 맡기겠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 미국 측에선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그리어 USTR 대표, 중국 측에선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이 나섰다. 양측은 29일 오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미국 재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이번 회담은 지난 5월 10∼11일 열린 스위스 제네바 회담, 지난 6월 9∼10일 열린 영국 런던 회담에 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미중 간 고위급 무역협상이다. 양국은 1차 제네바 협상을 통해 90일간 서로에 대한 관세율을 각각 115%포인트씩 대폭 낮추는 '관세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이 휴전은 내달 11일 종료된다. 이후 2차 런던 협상에서는 서로 간 무역 문제와 관련해 큰 틀에 대해 합의하기로 한 뒤 양국은 각각 반도체 등 기술(미국)과 희토류(중국)의 수출 통제 등을 양보하기로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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