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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가세가 불공정”…한국에도 있는 VAT가 뭐길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가 지난 13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된 배경엔 부가가치세(VAT·이하 부가세)가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VAT가 트럼프의 최근 무역 싸움을 부추겼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등에서 흔한 부가세가 불공정하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관세 부과 결정인 담긴 대통령 각서에 서명하면서 교역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뿐만 다양한 비관세 장벽들을 고려대상으로 지목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부가세가 관세보다 “더 징벌적"이라며 부가세도 간접적인 관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은 부가세가 수출업체들에게 환급되지만 수입된 미국산 제품은 부과세 대상이여서 미국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하락한다는 점에서 비롯됐다고 글로벌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설명했다. 부가세는 원산지에 관계없이 자국에서 판매되는 상품과 서비스에 적용되기 때문에 수출은 환급 대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세율 차이 때문에 미국산 제품들이 비싸다고 주장한다. 싱크탱크 택스 파운데이션에 따르면 올해 유럽연합(EU) 회원국 부가세는 평균 20%다. 한국은 10%다. EU는 또 수입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최소 소비자는 30% 가량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미국은 부가세가 없는 대신 각 주(州)와 도시마다 판매세를 결정해 부과한다. 미국 평균 판매세율은 6.6%로 EU보다 훨씬 낮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은 최근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유럽이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할 경우, 부가세와 관세 등을 모두 적용하면 자동차에 30% 세금이 부과되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며 “독일 등 유럽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미국으로 수출되면 세율이 2.5%인데 사실상 0%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미국 자동차 산업이 오랫동안 타격을 받고 일자리를 잃게 된 주요 이유"라면서 “전 세계 다른 국가들은 부가세를 활용해 미국에 대해 불공정한 무역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가세가 공정한 세금이라는 의견도 있다. 택스 파운데이션의 션 브레이 글로벌 프로젝트 담당 부사장은 유럽 국가들이 수출업자에게 부가세 환급을 해주지만 미국도 자국 수출업자에게 판매세를 면제해주고 있다면서 현재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제품은 생산지에 관계없이 동일한 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미국 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국산 자동차와 유럽산 자동차는 모두 판매세 대상이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브레이 부사장은 오히려 미국의 판매세 제도의 허점들이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하락시킨다고 주장했다. 실제 택스 파운데이션이 분석한 결과 미국 판매세 수입의 40% 이상이 최종 판매 전 단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단계지만 제품 등을 사고 판다는 점에서 판매세가 부과된다는 것으로, 같은 세율이라도 최종 소비자가 내는 판매세가 부가세보다 더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가세의 경우 최종 판매 전 단계에서 발생된 부가세는 모두 환급 대상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가 언급한 ‘자동차 관세’…韓 현대차·기아 직격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을 상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한 가운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도 예고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현대차·이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관세 부과 결정이 담긴 대통령 각서에 서명하면서 “공정함이란 목적을 위해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들(다른 국가들)은 대부분은 우리가 부과하는 것보다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해왔는데 이런 날은 끝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에는 상호관세에 이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 CNBC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가 한국 자동차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블룸버그는 컨설팅업체 글로벌데이터 자료를 인용해 수입이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며 판매 대비 수입 비중이 가장 큰 완성차 브랜드는 독일 폭스바겐(80%)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폭스바겐 다음으로 현대기아차(65%)로 집계됐고 메르세데스 벤츠(63%), 르노·닛산·미쓰비시(53%), BMW(52%), 도요타(51%), 제너럴모터스(GM·46%) 등이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세계 2위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승용차·소형 트럭 신차 수입은 약 800만대로, 이는 2400억달러(약 346조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이중 멕시코가 지난해 296만대를 미국으로 수출했고 한국과 일본은 각각 154만대, 138만대로 뒤를 이었다. 캐나다(107만대)와 독일(44만6570대)는 4·5위였다. 주목할 점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서로 다른 추이를 보이고 있다는 부분이다.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수입 비중은 2019년 5%(84만5000대)에서 지난해 8.6%(137만대)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일본산은 10.2%에서 8.2%로 줄어들었다.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현대차, 기아는 물론 GM도 지난해 대미 수출이 2019년 수준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제조사별 한국산 차량의 대미 수출을 보면 현대차가 2019년 34만4291만대에서 지난해 62만9021만대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기아는 24만4893대에서 33만5916대로 증가했고 GM의 경우 17만3163대에서 40만7226대로 수출량이 두 배 넘었다. GM은 한국 공장에서 뷰익 앙코르 GX 및 뷰익 엔비스타 크로스오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02년부터 한국에 9조원가량을 투자해 온 GM은 국내 제조업 분야 최대 외국인 투자기업이다. 반면 일본 닛산의 경우 2019년 7만336대를 미국에 수출했지만 2020년에 2만2295대로 수출량이 급감하더니 2023년부터 작년까진 수출이 제로(0)로 나타났다. CNBC는 “한국은 지난해 일본과 캐나다를 모두 제치고 두 번째로 큰 대미 수출국에 올랐다"고 짚었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일본은 2.5% 관세를 물고 있다. 한국·일본산 트럭의 대미 수출 시 관세는 25%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대로 수입 자동차에도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시장에 대한 노출 비중이 커지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자동차 관세율이 어떻게 정해질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대상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자동차 분야에서만이라도 면제될지 불분명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글로벌데이터의 제프 슈스터 자동차 리서치 부회장은 “현대차의 익스포져가 거대한 것은 분명하고 GM도 이를 뒤따른다"며 “다른 업체이 직면할 잠재적인 리스크도 존재하지만 사실상 두 업체에 국한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편,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는 전장대비 1.2% 하락한 20만6000원에 장을 마감한 반면 기아는 0.74% 상승한 9만5000원을 기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도 트럼프 상호관세 대상”…미국이 지목한 ‘韓 무역 장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세계 각국에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에 대한 10% 추가 관세,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에 이어 이번엔 전세계 교역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트럼프발(發) 무역전쟁이 세계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 관세 부과 결정이 담긴 대통령 각서에 서명하면서 “공정함이란 목적을 위해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며 “거의 대부분은 그들(다른 국가들)은 우리가 부과하는 것보다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해왔는데 이런 날은 끝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에는 상호관세에 이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 등을 신속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4월 1일까지 국가별 검토를 마치겠다고 덧붙였다. 상호관세의 실질적인 적용은 4월 1일 이후가 될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러트닉 지명자는 “우리는 국가별로 일대일로 다룰 것"이라며 국가별로 협상을 거쳐 차등화된 관세율을 적용할 것임을 내비쳤다. 미 백악관은 상호관세가 국가별 맞춤형으로 책정될 것이며 이는 교역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뿐만 아니라 무역 상대국의 특유의 정책, 보조금, 규제, 부가가치세(VAT), 환율, 역외세금 등을 포함해 미국에게 불공정하게 작용하는 비관세 장벽까지 고려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각국이 미국 상품에 적용하는 관세율만큼 미국도 상대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백악관은 이러한 비관세 장벽의 대표적인 사례로 구글이나 애플 등 미국의 거대 다국적기업에 매겨지는 '디지털세'(digital service tax)를 들었다. 백악관은 또 미국에 대해 상호 관세를 준수하지 않는 사례로 브라질의 에탄올, 인도의 농산물 및 오토바이, 유럽연합(EU)의 조개나 자동차 등의 품목을 들었다. 미국이 에탄올에 부과하는 관세는 2.5%인데 반해 브라질은 18%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지난해 미국은 2억 달러 이상의 브라질산 에탄올을 수입했지만, 브라질에 미국이 수출한 에탄올은 5200만 달러에 불과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또 미국의 경우, 농산물에 대한 평균 적용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은 5%인데 인도는 39%이고 미국은 인도산 오토바이에 대해 2.4%의 관세를 적용하지만 인도는 미국산 오토바이에 10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백악관은 이어 EU가 원하는 모든 조개를 미국에 수출하면서도 EU는 미국 내 48개 주에서 생산되는 조개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2023년 미국의 EU산 조개 수입은 2억7400만 달러, 수출은 3800만 달러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수입차에 대해 2.5%의 관세만 부과하지만, EU는 미국의 4배인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처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거의 모든 국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사정권 안에 놓이게 됐다. 한국의 경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관세가 철폐됐지만 작년에 역대 최대 규모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한 데다가 미 재무부로부터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재지정된 상태여서 비관세 장벽 등을 이유로 상호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중국, 멕시코, 베트남, 아일랜드, 독일, 대만, 일본 등에 이어 8위에 자리해 있으며, 작년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액은 557억 달러(약 81조원)에 달한다. 미국은 또 정부와 국회가 추진한 온라인 플랫폼 기업 독과점 규제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규제는 시장을 좌우하는 소수 거대 플랫폼 기업의 부당행위를 금지한다는 취지이지만, 미국상공회의소를 비롯한 미국 재계는 규제가 중국 기업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미국 기업에만 부담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공개적으로 반대해왔다. 미국 정부가 매년 발간하는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도 한국에 비관세 장벽 문제가 언급됐다. 작년 3월 보고서의 경우 “미국 자동차 제조사의 한국 자동차 시장 진출 확대는 여전히 미국의 주요 우선순위"라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미국 자동차 업계가 한국의 자동차 배출 관련 인증 절차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약가 정책, 방송·미디어 섹터에 대한 해외 투자 제한, 망 사용료, 네트워크 장비, 클라우드 서비스, 생명공학 기술로 재배한 농산물에 대한 규제, 과일 수입 등도 문제 사항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또 “위치 기반 데이터 수출을 규제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이로 인해 위치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기업들이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측은 상호관세 발표 전에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VAT가 불공정 사례 중 하나로 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일본과 한국 역시 미국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어 상호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교역국을 대상으로 하는 관세를 즉각 시행하지 않은 점은 캐나다와 멕시크의 사례처럼 협상의 여지를 남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이날 블룸버그TV에서 “(상호관세의) 목적은 공정하고 상호 호혜적인 무역"이라며 “이것을 이룬다면 우리는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생산성과 임금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리는 “대통령은 현행 정책들이 어떻게 불균형 무역 환경을 조성했는지에 대해 상대국과 논의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들 국가가 관세를 낮추거나 다른 무역 장벽을 제거하기를 원한다면 기꺼이 관세를 낮출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일각에선 4월 1일까지 국가별 실태 파악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200개에 육박한 세계 교역국들의 비관세 장벽들이 무역 가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펌 와일리 라인의 팀 브라이트빌 무역 변호사는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모든 제품을 포괄하는 완전한 상호관세 체계 마련의 복합성은 상당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내고 있는 핵심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불공정 무역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학자들은 오히려 미국 가계의 소비력,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 등을 포함한 거시경제적 요인들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상호 관세’ 부과 공식 발표…한국도 포함될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세계 각국에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 관세 부과 결정이 담긴 대통령 각서에 서명하면서 “공정함이란 목적을 위해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며 “거의 대부분은 그들(다른 국가들)은 우리가 부과하는 것보다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해왔는데 이런 날은 끝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관세 부과 등을 신속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4월 1일까지 국가별 검토를 마치겠다고 덧붙였다. 상호관세의 실질적인 적용은 4월 1일 이후가 될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미 백악관은 상호관세가 국가별 맞춤형으로 책정될 것이며 이는 교역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뿐만 아니라 무역 상대국이 수입품에 부과하는 특유의 보조금, 규제, VAT, 환율, 역외세금 등을 포함한 비관세 장벽까지 고려된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이러한 비관세 장벽의 대표적인 사례로 구글이나 애플 등 미국의 거대 다국적기업에 매겨지는 '디지털세'(digital service tax)를 들었다. 백악관은 또 미국에 대해 상호 관세를 준수하지 않는 사례로 브라질의 에탄올, 인도의 농산물 및 오토바이, 유럽연합(EU)의 조개나 자동차 등의 품목을 들었다. 미국이 에탄올에 부과하는 관세는 2.5%인데 반해 브라질은 18%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지난해 미국은 2억 달러 이상의 브라질산 에탄올을 수입했지만, 브라질에 미국이 수출한 에탄올은 5200만 달러에 불과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또 미국의 경우, 농산물에 대한 평균 적용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은 5%인데 인도는 39%이고 미국은 인도산 오토바이에 대해 2.4%의 관세를 적용하지만 인도는 미국산 오토바이에 10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백악관은 이어 EU가 원하는 모든 조개를 미국에 수출하면서도 EU는 미국 내 48개 주에서 생산되는 조개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2023년 미국의 EU산 조개 수입은 2억7400만 달러, 수출은 3800만 달러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수입차에 대해 2.5%의 관세만 부과하지만, EU는 미국의 4배인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처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거의 모든 국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사정권 안에 놓이게 됐다. 한국의 경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관세가 철폐됐지만 작년에 역대 최대 규모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한 데다가 미 재무부로부터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재지정된 상태여서 비관세 장벽 등을 이유로 상호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중국, 멕시코, 베트남, 아일랜드, 독일, 대만, 일본 등에 이어 8위에 자리해 있으며, 작년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액은 557억 달러(약 81조원)에 달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관리는 브리핑 전에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EU의 VAT가 불공정 사례 중 하나라고 지목했고 일본과 한국 역시 미국을 이용하고 있어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교역국을 대상으로 하는 관세를 즉각 시행하지 않은 점은 캐나다와 멕시크의 사례처럼 협상의 여지를 남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이날 블룸버그TV에서 “(상호관세의) 목적은 공정하고 상호 호혜적인 무역"이라며 “이것을 이룬다면 우리는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생산성과 임금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리는 “대통령은 현행 정책들이 어떻게 불균형 무역 환경을 조성했는지에 대해 상대국과 논의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들 국가가 관세를 낮추거나 다른 무역 장벽을 제거하기를 원한다면 기꺼이 관세를 낮출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韓 성장률 1.6%로 하향”…한은, 이달 금리 내리나

올해 한국 성장률에 대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가 직전 조사대비 하향됐다는 결과가 공개됐다. 13일 블룸버그통신이 39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중간값이 1.6%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 중간값인 1.6%보다 낮은 수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025년 1월 금통위 결정 시 한은 경기 평가' 제목의 블로그를 통해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기존 1.9%에서 1.6~1.7%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한은은 당시 수출 둔화와 소비 침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발생한 정치적 혼란 등을 하향 조정 이유로 들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또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2%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예상치 1.9%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이번 성장률 전망치는 오는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공개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한 한은은 이번 금통위에선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창용 한은 총재가 최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당국의 경기부양 역할을 강조하고 원/달러 환율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만큼 이달 금리인하마저 불투명하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 총재는 “외환시장 상황이 금통위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금통위원들은)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면 기름을 붓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달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아담 샘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무역 정책과 환율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한국은행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2월에서 뒤로 밀렸다"면서 “국내 경제성장의 비중을 다른 사안보다 크게 고려할 경우 이달에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점도 한은 입장에서 부담이다. 특히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전문가 일부는 금리 인상 가능성마저 거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클리어브릿지의 조시 잼너 투자 전략 애널리스트는 지난 몇 분기 동안 디스인플레이션이 대체적으로 정체됐다며 “1월 CPI 결과가 향후 인플레이션 반등의 전조가 된다면 연준은 올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혼다·닛산, 합병 공식 중단…세계 3위 車업체 탄생 결국 무산

일본 2, 3위 완성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작년 연말부터 추진한 합병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로써 세계 3위 자동차 업체의 탄생이 결국 무산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1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업체의 합병을 위한 협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혼다와 닛산은 지주회사를 2026년 8월에 설립하고 양사가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되는 방향으로 작년 12월부터 경영 통합 협상을 개시했다. 두 회사의 통합은 실현될 경우 2023년 판매량 기준으로 한국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완성차 3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는 점에서 '세기의 통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닛산이 최대 주주인 미쓰비시 자동차도 지주사에 편입되는 방안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사는 협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으며 경영 통합 방향성 발표 시기를 지난달 말에서 이달 중순으로 미루면서 논의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경영 부진에 빠진 닛산의 자구책에 만족하지 못했던 혼다는 협의에 속도가 나지 않자 닛산을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제안을 했다. 이에 대등한 통합을 희망했던 닛산 내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우치다 마코토 닛산자동차 회장이 지난 6일 혼다 측에 합병 협의 중단 방침을 전했다. 혼다와 닛산은 일본 자동차 업계가 미국 테슬라, BYD(비야디)를 비롯한 중국 신흥 전기차 업체 등에 밀리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통합을 추진했다. 혼다와 닛산의 지난해 세계 판매량은 각각 380만7311대와 334만8687대로 427만대를 판 BYD에 처음으로 역전당했다. 양사는 이미 지난해 3월 차량 탑재 소프트웨어 개발과 전기차 부품 공동 사용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던 터라 합병이 확정되면 투자비 확보, 차량 플랫폼 공통화, 연구개발 기능 통합, 생산거점 합리화 등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일본 시장에서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자동차가 독주하는 가운데 도요타의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다는 점에서 합병이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합병이 무산되면서 혼다와 닛산은 다시 각자도생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세계 생산능력의 20%와 직원 9000명을 줄이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던 닛산이 향후 어떤 생존 전략을 모색할 것인지가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두 회사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중 하나인 미국의 관세 정책 리스크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닛산 경영에 참여하려는 것으로 알려진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 류양웨이 회장은 전날 대만에서 취재진에 닛산 최대 주주인 르노 측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인수가 아닌 협력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닛산뿐만 아니라 혼다도 일부 사업의 이익률이 낮고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해 과제가 많다"며 합병 논의 백지화로 경영 전략의 근본적 재검토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짚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1월 美 CPI 충격…연준 올해 금리인하 물건너가나

미국의 1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디스인플레이션이 중단됐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물가가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에 금리가 오히려 인상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9%)를 상회했다. 3%대 상승률은 작년 6월(3.0%) 이후 7개월 만이다. 전월 대비 또한 0.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전망치인 0.3%를 웃돌은 것은 물론, 2023년 8월(0.5%)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1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전월 대비 각각 3.3%, 0.4% 오르면서 시장 전문가 예상치(3.1%·0.3%)를 웃돌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 상승률은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다. 이처럼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 밖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올해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올 연말까지 미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4.25~4.5%에 동결되거나 4.0~4.25%로 한 차례 인하될 가능성을 65.2%의 확률로 베팅하고 있다. 하루 전의 56.6%보다 크게 오른 수치다. 금리가 한 차례 인하되더라도 시점은 뒤로 물러났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선물시장은 오는 6월에 한 차례 인하와 연말까지 추가 인하를 기대했었는데 올 가을까지 동결로 방향을 바꿨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도 “채권 트레이더들은 올해 금리 인하 시점을 12월로 미루는 쪽으로 베팅했다"고 보도했다. 1월 물가 지표의 급등은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데 따른 결과라는 반론도 있다.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은 한 해가 시작되는 1월에 가격과 비용 등을 인상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CPI 상승률이 지난해 10월부터 반등세가 이어진 데다 최근 발표된 1월 고용보고서를 통해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10%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다음 달에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도 시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보편관세를 다음달 까지 유예했고 '상호 관세'를 비롯한 추가 관세도 예고한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글렌미드의 제이슨 프라이드 투자 전략 및 리서치 책임자는 “인플레이션 가속화는 평소보다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새로운 무역 장벽에 대한 전망은 기업과 소비자의 비용을 증가시켜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들을 감안했을 때 연준이 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디티야 브하브 이코노미스트는 1월 CPI 발표 후 투자노트를 내고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이 끝났다는 확신이 커졌다며 “금리 인상은 상상 밖의 영역이 더 이상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클린턴 행정부 재무 장관과 하버드대 총장을 지낸 경제학작인 래리스 서머스 전 장관은 1월 CPI 발표 전부터 물가 급등 가능성에 경고음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 정책 오류로 상당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이후로 4년 만에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가장 민감한 시기"라며 “현 시점에서 연준의 다음 움직임이 금리 인하보다 인상이 될 가능성은 단순 확률이 아니라 매우 실질적인 가능성"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물가 목표에 근접했지만 아직 도달하진 못했다. 오늘 발표된 물가 지표 역시 같은 상황을 말해준다"며 “당분간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자 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 1월 CPI 발표, 3.0%↑…나스닥 선물 하락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동월대비 3.0% 오른 것으로 발표됐다. 나스닥 선물을 포함한 뉴욕증시 선물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9%)를 상회했다. 전월 대비 또한 0.5% 상승해 전망치(0.3%)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1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전월 대비 각각 3.3%, 0.4% 오르면서 시장 전문가 예상치(3.1%·0.3%)를 웃돌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 상승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다. 이번 1월 CPI는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계속 후퇴하는 와중에 발표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오는 9월까지 기준금리가 1회 인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올해 금리가 두 차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실제 최근 발표된 1월 고용보고서를 통해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1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전월 대비 14만3000명 증가해 예상치(16만9000명)를 밑돌았다. 그러나 1월 실업률은 4.0%를 기록해 직전월(4.1%) 수치를 밑돌은 반면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달보다 0.5% 상승해 전망치(0.3%)를 상회했다. 미시간대의 2월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3%로 전월 대비 1%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연방 상원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다소 높은 상황에 머물러 있다"며 “정책 기조를 조정하는데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1월 CPI가 예상치보다 높게 나오자 연준의 금리 동결 기조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을 기존 9월에서 12월로 미뤘다"고 짚었다. 이를 반영하듯, 1월 CPI 발표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하락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2일 한국시간 오후 10시 31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84%, S&P 500 선물은 -0.82%, 나스닥 선물은 -0.85% 등을 기록, 3대 지수 선물이 모두 하락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딥시크 등장에 글로벌 IB들 낙관론 확산…“중국 증시 오른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중국 증시 낙관론 대열에 줄줄이 합류하고 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으로 테크 기업들이 주목받으면서 증시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모건스탠리, JP모건체이스, UBS 등의 전략가들은 딥시크에 힘입은 상승랠리가 계속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딥시크는 중국이 첨단 기술력이 뒤처지고 있다는 기존 전제를 뒤틀어 시장의 매력도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를 촉발했다"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의 로라 왕 전략가는 이날 투자노트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은 장기간 소외받던 중국 테크와 AI 분야에서 투자 가능성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지셔닝이 가벼운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왕 전략가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기업 실적과 시장 밸류에이션에 대한 더 큰 역풍이 다가온다"고 밝히는 등 중국에 대한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MSCI 중국 지수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딥시크가 등장하면서 중국 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기대감이 급격히 커진 것이다. 블룸버그는 “MSCI 중국 지수가 1월 저점에서 15% 급등해 아시아 다른 시장들을 아웃퍼폼했다"며 “중국 기술주 지수는 지난 주 강세장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주 헤지펀드들은 4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로 중국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UBS의 제임스 왕 전략가는 투자노트에서 “과거 4G, 5G,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돌이켜 봤을 때 이번 상승랠리가 절반도 안된 것 같다"며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는 AI 관련주 투자 재평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체이스의 라지브 바트라 전략가 역시 딥시크 충격 이후 중국 테크 기업들에게 자금 유입이 늘어났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 아시아에서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으며, 중국에서 또 다른 전술적 랠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독일계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치뱅크도 중국 증시가 AI와 전기차 등에 힘입어 올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중국 테크와 비(非)테크 기업들 간 수익률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며 비테크 기업들의 경우 디플레이션 압박에 주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주의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IRA 보조금 폐지 점진적으로”…美 자동차 업계, 트럼프에 로비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등 인센티브의 점진적 폐지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을 포함한 자동차 업체들과 업계 로비 단체들이 IRA에 근거한 전기차 인센티브 일부를 유지해줄 것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인센티브를 폐지하더라도 기업들이 사업을 조정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3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거론되는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업체들은 일자리 수천 개가 전기차에 의존하고 있는 점과 오하이오,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앨라배마와 같은 공화당 우세지역에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들이 밀집해있다는 점을 근거로 IRA의 점진적 폐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체들은 또 수년간에 걸친 단계적 폐지가 배터리와 전기차 비용을 낮춰 연방정부의 지원 없이 전기차 가격을 낮춰 판매할 수 있는 시간을 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자동차산업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다양한 IRA 요소의 폐지 가능성을 맞고 있다"며 만일 IRA 전체 또는 큰 부분이 폐지된다면 “우리는 이미 자본을 투입했고, 많은 일자리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주 워싱턴DC를 방문해 의원들과 관료들을 만날 것이라며 3주 만에 두 번째 여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M의 메리 바라 CEO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자동차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관세와 다른 정책들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자동차업체들이 공화당 의원들의 표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도와 권력의 실세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IRA 폐지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면 테슬라의 판매가 약간 피해를 볼 수 있지만 경쟁사에게는 더욱 치명적이어셔 장기적으로 테슬라에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IRA는 완성차와 배터리를 대상으로 ▲ 구매자 대상 전기차 세액공제 ▲ 투자 세액공제 ▲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등 크게 3가지 혜택을 부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 뉴딜은 '녹색 사기', 전기차 우대 정책은 '전기차 의무화'라고 규정하며 이런 정책이 미국의 산업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난하면서 폐기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또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 명령 폐기의 내용을 담은 '미국 에너지의 해방'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2032년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중 절반을 전기차로 의무화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혀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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