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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품목에만? 점진적 증가?…트럼프 보편관세 오락가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1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그의 대표 공약인 보편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모든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보편적 관세를 예고했지만 적용되는 품목, 세율 등에 대해선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보편 관세율을 매월 2~5%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팀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77년 제정된 IEEPA는 미국의 안보나 외교, 경제 등에 위협이 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통령에게 외국과의 무역 등 경제 활동을 광범위하게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필요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이 IEEPA를 통해 의회 승인 없이 관세를 즉각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지명자,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지명자 등이 현재 이 계획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경제팀이 이 같은 계획을 구상하는 배경엔 인플레이션 반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미국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했지만 현재는 상승분이 거의 다 날라간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으로 물가가 다시 오르고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많이 내리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면서다. 그 결과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S&P500 지수는 이날 장 초반 5773.31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손실을 일부 만회해 5836.22로 마감했다. 미국 대선일인 작년 11월 5일 종가는 5782.76으로, 이날 장중 지수가 대선 전 수준 아래까지 내려갔던 셈이다. 다만 이 방안은 초기 단계에 있고, 아직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고되지 않았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오는 20일 공식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취임이 다가오자 보편 관세 시행을 두고 다양한 방안들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앞서 CNN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IEEPA를 근거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에 따른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고려하고 있다고 지난 8일 보도한 바 있다. 한 소식통은 CNN에 “모든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에는 트럼프 당선인 측 보좌관들이 보편 관세를 미국의 국가·경제 안보에 핵심적이라고 여겨지는 특정 분야와 관련된 품목에만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이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경고는 계속 제기되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을 둘러싼 불안감이 장기 차입 비용을 상승시키고 세계 경제가 직면한 압박을 가중한다고 지난 10일 지적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당시 불법 이민자 문제를 놓고 멕시코를 향해 IEEPA에 따른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그 이후 양측이 합의에 이르자 관세는 결국 부과되지 않았다.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이유로 관세를 인상한 사례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시기 한 차례밖에 없다. 당시 닉슨 전 대통령은 1971년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해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했고 이를 통해 일본과 서독에 자국 통화 평가절상을 압박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잘 나가던 중국 너마저?…“올해 전기차 수요 꺾인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승승장구하던 중국 전기차 시장이 올해는 성장이 크게 꺾일 것으로 전망됐다. 14일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새로 판매된 신에너지차(순수 배터리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년 동개대비 42% 급증한 1100만대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BYD)가 지난해 430만대 가까이 판매하면서 시장 성장을 크게 견인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수치로, 2023년 대비 20% 이상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초과로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처럼 폭발적인 성장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올해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작년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야디의 경우 올해 19% 성장이 예측됐다. 대다수의 전기차 업체들이 내부 출혈 경쟁을 이어가는 만큼 이런 현상이 지속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HSBC의 유퀴안 딩 애널리스트는 “이런 상황은 지속하지 못해 업계 내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비야디와 테슬라가 가격을 인하하면 대부분의 경쟁 업체들은 이를 따를 수 밖에 없다"며 “전기차가 대세인 상황에서 이런 현상은 업계 전반의 수익을 압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전기차만 판매하는 비야디의 순이익률이 5% 미만이라고 짚었다. 내연기관차 산업이 정점을 찍었던 당시 업계 순이익률이 10%초반대였던 것에 비해 낮은 수치라고 CNBC는 전했다. 전기차 부품 협력사들도 올해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중국 레이저 디스플레이업체 아포트로닉스는 올해 전기차용 프로젝션 스크린 납품량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17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포트로닉스의 리 유 회장은 “많은 고객들(전기차 업체)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으며 R&D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며 “이는 전기차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실제 1세대 전기차 업체인 니오의 경우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19만1000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했지만 지난해 3분기 50억5970만 위안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렇듯 중국 전기차 시장 성장이 올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엔 전기차 업계의 과잉생산과 높은 침투율(판매 비중)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 회장은 중국 내수 시장에서 전기차 과잉생산 문제가 있다고 했다. 또 CPCA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신에너지차 침투율이 50%를 넘어섰다. 새로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은 신에너지차를 선택하고 있다는 뜻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중국 자회사인 피치 보화는 높은 침투율을 거론하면서 올해 신에너지 판매량이 15~20%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와중에 전기차 업체들의 출혈 경쟁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CPC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할인된 전기차 모델은 227개였고 할인된 평균 금액은 1만6000위안(약 320만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에 148개의 전기차 모델이 할인된 것을 감안하면 중국에서 할인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UBS의 폴 공 중국 자동차 리서치 총괄은 “업체들의 더 많은 할인이 작년 12월부터 목격됐는데 이러한 혜택이 올해에도 연장됐다"며 “가격 전쟁이 다시 가열될 조짐"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 또한 전기차 전환시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올해에도 이어갈 전망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지난 8일 발표한 공지에 따르면 작년 말 만료됐던 최대 2만위안(약 397만원)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연장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국 작년 수출 ‘사상 최대’ 7.1%↑…“트럼프 앞두고 물량 출하”

지난해 중국 수출이 7.1%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중국의 지난해 연간 수출액이 25조5000억위안(약 5101조원)을 기록,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지난해 연간 수입액은 2.3% 증가한 18조3900억위안(약 3679조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해 무역흑자는 7조600억위안(약 1412조원)으로, 전례 없는 성장을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기록적인 수출량 증가에 힘입어 무역흑자는 2023년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무역액도 5% 증가, 사상 최고치인 43조8500억위안(약 8770조원)에 달했다. 해관총서는 이날 오전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역 1위 국가로서의 중국 위상이 더욱 안정됐다"면서 “특히 수출 규모가 처음으로 25조위안을 넘어 8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이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서둘러 물량을 내보낸 데다 고율 관세를 예고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출하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가 부진한 내수와 장기화한 부동산 침체로 성장 둔화를 겪은 가운데 드물게 수출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보였다고 AFP도 짚었다. 다만 이러한 무역 호황은 이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높은 관세 등 무역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마지막 고점'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황즈춘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對)중국 관세를 실제로 60%까지 인상할 경우 중국의 올해 하반기 수출은 타격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조치로 수출 물량은 약 3% 감소하고 국내총생산(GDP)은 약 0.5%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기록적인 수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이 각자 가져가는 수익도 적어지는 상황이다. 중국 내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가격하락) 악화로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출 가격도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국채금리 5% 성큼…S&P500 상승 랠리 꺾이나

미국 장기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증시가 조정 위험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꼽히는 5%를 넘어설 경우 주식 시장에서 매도세가 대거 출현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0일 장중 4.786%까지 오르면서 2023년 10월 19일(4.987%) 이후 최고 수준에 다가가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5%선을 넘어선 적은 2007년 7월이 마지막이었다. 만기일이 더 긴 20년물, 30년물 국채금리는 이미 5%선을 넘어서면서 각각 2023년 11월 2일, 2023년 10월 31일 이후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장기채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부분이다. 연준은 작년 9월부터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100bp(1bp=0.01%포인트) 인하했지만 이 기간 국채금리는 100bp 가량 상승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통상 금리 인하 전망은 국채 매수로 이어지는 만큼 국채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채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미 자산운용사 누버거 버먼의 제프 블라젝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 인하기에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지난 30년 동안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면 중장기채 금리는 몇 달 동안 움직이지 않거나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고 짚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우려로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국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고용지표가 강하게 나오자 국채 금리 5%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감세 공약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졌고, 미국의 과도한 재정적자 우려 속에 향후 장기물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와중에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설 경우 증시에 매도세가 출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S&P500 지수는 2023년 초부터 작년 말까지 50% 이상 상승하며 이 과정에서 주식의 가치는 18조달러 불어났다. 자산운용사 야누스헨더슨의 맷 페론은 “10년물 금리가 5%를 찍으면 반사적으로 주식 매도세가 있을 것"이라면서 S&P 500이 10%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시에버트의 마크 말렉 CIO는 “국채 수익률이 연 5%를 넘으면 모든 베팅은 철회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은 향후 6개월간 증시가 어려울 것으로 봤고, 씨티그룹은 고객들에게 채권 매수 기회라고 권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10년물 국채 금리 5%의 돌파 여부보단 그 이후의 움직임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티 로우 프라이스의 릭 데 로스 레이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리가) 5%를 넘어서 6%를 향하고 있다면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면서도 “돌파하더라도 다시 내려간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끈 매그니피센트7(애플·테슬라·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알파벳(구글)·엔비디아) 종목들이 피난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들 기업은 여전히 막대한 현금 흐름과 함께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인공지능(AI) 붐의 수혜를 앞으로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폴론 웰스의 에릭 스터너 CIO는 “시장에 혼란이 오면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강력한 대차대조표와 현금 흐름을 갖춘 우량주를 찾는다"며 “이들 테크 기업들은 최근 들어 방어 전략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호황에 원/달러 환율 다시 비상…“이번엔 1500원” vs “상방 리스크 완화”

미국 경제의 호황이 재확인되면서 달러 대비 한국 원화 환율이 다시 비상에 걸렸다. 미국 고용시장이 강한 모습을 보이자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더욱 낮아졌고 이를 반영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매수 심리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보다 8.2원 상승한 1473.2원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국민연금의 환헤지 물량 경계감으로 지난 8일 한때 달러당 1440원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11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등을 통해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여기에 미국 12월 고용지표가 결정타였다. 12월 미국 비농업 고용이 예상을 크게 상회하자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 힘이 대폭 실렸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25만6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5만5000명)를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도 4.1%로 시장 예상치와 직전월 수치 4.2%를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이달은 물론 3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이달 금리 동결 가능성을 97.3%로 반영하고 있고 3월(77.9%)과 5월(65.3%)도 동결 가능성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6월과 7월도 금리 인하가 불투명하다. 시장에서는 7월 회의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과 동결될 가능성을 각각 41.3%, 42.2%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이렇듯 연준의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원/달러 환율에 상승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1%대 성장이 예상된 한국 경제는 계엄·탄핵 사태까지 겹쳐 내수가 위축됐기에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16일 금리를 인하할 경우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져 원/달러 환율이 치솟을 수 있다. 실제 글로벌 대형 은행들은 이러한 요인들을 지목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0원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미즈호 은행의 오모리 쇼키 수석 데스크 전략가는 “기업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하고 정치적 혼란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는 모두 원화 약세 요인"이라며 “원/달러 환율 1500원 전망이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싱가포르 말라얀뱅킹 애널리스트들 역시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정치적 불안의 장기화로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 수준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과 한국투자증권 등은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현 3.00%에서 2.75%로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환율 안정에 총력을 가하고 있는 만큼 원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권구훈, 앤드류 틸턴 등 이코노미스트들은 투자노트를 내고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발동 등을 포함한 금융시장 안정화 노력이 있을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6개월 뒤 환율 전망치인 1450원에 대한 상방 리스크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기업인들 너도나도 트럼프에 ‘눈도장’…현대차도 취임식에 기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을 앞두고 글로벌 기업 총수들이 취임식에 줄줄이 기부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현대차가 취임식에 100만달러(약 14억7000만원)를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관계자들은 지난해 11·5 대선 이후 트럼프 측 관계자들과 접촉해왔으며, 미국 내 자회사를 통해 취임식 기금에 기부금을 냈다. 현대차의 이번 기부는 GM, 포드,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기부 행렬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최대 20%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에 미국에 생산공장이 있더라도 외국산 부품을 많이 활용하는 자동차 회사들은 트럼프 측과 우호적 관계를 맺으려 노력해왔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최대 20%의 보편 관세에 더해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며 이미 자신의 집권 1기에 체결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뒤집을 가능성까지 시사한 상태다. 리서치 업체인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의 약 16%는 멕시코에서 생산됐고, 7%는 캐나다에서 수입됐다. 울프 리서치는 지난해 11월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부품 규모가 연간 1000억달러(약 147조4000억원)에 달하며, 관세가 현실화하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가격은 약 3000달러(약 440만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아울러 취임 전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취임 후에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회동이 성사될 경우 대표이사인 호세 무뇨스 사장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참석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또 이들 소식통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무뇨스 사장과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등 경영진이 참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WSJ은 “현대차는 트럼프 고문들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격적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트럼프 측에 미국 일자리 창출과 미국 자동차 산업의 지원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이어 미국 주요 기술 기업 총수들도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 아마존, 메타플랫폼, 오픈AI, 우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테크들이 트럼프 취임위원회에 100만달러씩을 기부했다. 또 오픈AI, 메타플랫폼, 우버, 코인베이스 등 주요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유명한 빅테크 리더들이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할 계획이라며 “이는 업계가 트럼프 당선인과 관계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글로벌 증시전망] 고용에 꺾인 뉴욕증시…12월 CPI 발표가 향방 가른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지난 주 급락한 가운데 이번 주에는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증시 향방을 좌우할 '빅 이벤트'로 꼽힌다. 지난 주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모두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각각 1.86%, 1.84%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2.34% 급락했다. 지난 10일 발표된 12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더 뜨겁게 나오자 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꺾였고 이는 투자자들의 투매로 이어졌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비농업 고용이 전달보다 25만6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16만명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직전 달의 수정치 21만2000명보다도 4만명 넘게 많았다. 실업률도 4.1%로 시장 예상치와 직전월 수치 4.2%를 밑돌았다. 고용지표가 발표되자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달 금리 동결 가능성을 93.6%로 반영하는 등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식었다. 5월의 경우에도 동결(44.7%)과 0.25%포인트 인하(44.3%) 가능성이 서로 팽팽한 상황이다. 지난 주엔 12월 비농업 고용에 이어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1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11월 구인ㆍ이직보고서(JOLTs) 등을 통해서도 뜨거운 미국 경제가 확인됐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더 조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 금리 인하와 관련해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해왔던 씨티그룹은 첫 금리 인하 시점을 5월로 미뤘고 골드만삭스는 당초 '연 3회 인하'에서 2회 인하로 낮췄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우 기존엔 연 2회 인하를 예상했었으나 이젠 기준금리가 올해 내내 동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은행은 또 연준의 다음 통화정책 결정이 금리 인상이 될 리스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와중에 오는 15일 오전 8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15일 오후 10시 30분)엔 12월 CPI가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12월 CPI가 전년 동월대비, 전월 대비 각각 2.9%, 0.3%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12월 근원 CPI의 경우 전년 동월대비, 전월 대비 각각 3.3%, 0.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만약 12월 CPI마저 예상치를 웃돌 경우 연준으로선 금리를 내릴 명분은 더욱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시장과 인플레이션이 다시 과열되면 연준은 경기를 식히기 위해 고금리를 더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가 강세를 이어가는 요인으로 가계 순자산 증가, 자동차 분야에서 억눌린 소비심리, 인플레이션을 웃도는 임금 상승률 등을 지목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다수의 연준 위원들은 디스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거나 중단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12월 CPI는 이러한 관측에 힘을 더 실어줄 것으로 예상돼 통화정책이 앞으로 신중히 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는 16일에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12월 소매판매가 발표된다. 아울러 뉴욕증시는 이번 주부터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JP모건, 웰스파고,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등은 15일에 4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다음 날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간스탠리 등이 합류한다. 넷플릭스, P&G, 3M 등을 비롯한 주요 기업도 이번 주에 실적발표가 예정됐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와 관련한 어떤 소식들이 새로 나올지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IMF의 경고 “트럼프 관세 위협…세계 경제 불확실성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위협이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 등 외신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세계 경제정책이 “상당한 불확실성에 직면해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단기 금리는 하락했는지 모르지만 미국의 무역 정책에 대한 예측이 불가한 상황이 “장기적인 금리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을 둘러싼 불안감이 장기 차입 비용을 상승시키고 세계 경제가 직면한 압박을 가중한다는 경고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직후 모든 수입품에 10% 내지 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특히 미국의 최대 교역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25%의 관세를 물리고 중국에는 기존 관세에 더해 10%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하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과 동시에 보편관세를 즉각 시행할지 아니면 일부 품목에만 적용하는 신중한 접근을 취할지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도 무역 정책은 물론 세금·규제완화 의제 등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경제 정책 방향에 전 세계가 관심을 쏟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 정책의 영향이 아시아와 글로벌 공급망에 더 많이 종속돼있는 국가에서 특히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내주 IMF가 발표할 '2025년 세계 경제 전망' 내용의 일부를 미리 공개하면서 세계 경제 성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크게 보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예상보다 좋은 반면에 유럽연합(EU)은 다소 주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디플레이션 압박과 내수 문제에 직면해있고 저소득 국가들은 새로운 충격이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올해에도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발생한 높은 차입금의 영향을 마주하고 있다면서 공공 부채를 보다 지속 가능하게 관리하기 위한 재정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를 향해 움직이고 있고 고용지표도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당분간 금리가 동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떨어지자…원/달러 환율 1470원 재돌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미룰 것이란 관측에 힘이 다시 실리자 최근 하락세를 이어왔던 원/달러 환율이 11일 급등(원화 가치 하락)했다. 미국의 최신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대폭 웃돈 탓이다. 이날 새벽 외한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11.50원 상승한 14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주간 거래에서 달러당 1465.00원 장을 마감한 것을 감안하면 야간 거래에서 7.00원 더 오른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장중 한때 달러당 1444.22원을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전날 1460원 중후반대에서 횡보 양상을 보이다 뉴욕 장 들어 미국의 12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되자 단번에 1470원을 상향 돌파했다. 장중 1470원을 웃돈 것은 지난 6일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25만6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면서 시장 예상치인 16만명을 대폭 넘어섰다. 12월 비농업 고용 증가폭은 9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이전 두달치는 8000명 하향 수정됐다. 같은 달 실업률은 4.1%로 전달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4.2%로 제자리걸음을 했을 것으로 점쳤다.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109.981까지 치솟으며 110선을 넘봤다. 달러인덱스가 110을 웃돈 것은 2023년 11월이 마지막이었다. 글로벌 채권시장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고용 발표 직후 4.7920%까지 상승했다.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 중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금리는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서기도 했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7%로 반영하고 있다. 인하는 확실히 물건너갔다고 보는 셈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속도를 더 조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 금리 인하와 관련해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해왔던 씨티그룹은 첫 금리 인하 시점을 5월로 미뤘고 골드만삭스는 당초 '연 3회 인하'에서 2회 인하로 낮췄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우 기존엔 연 2회 인하를 예상했었으나 이젠 기준금리가 올해 내내 동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은행은 또 연준의 다음 통화정책 결정이 금리 인상이 될 리스크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올해 국제유가 떨어진다더니…시장은 왜 ‘상승 전망’에 베팅하나

올해 국제유가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미 월가에서 대세론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 베팅을 늘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은 지난해 31일까지 한 주 동안 5900만배럴 상당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등 원유 선물 및 계약을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투자자들이 보유한 원유의 순 롱포지션(매수) 규모는 4억 400만배럴로 불어났는데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이들이 매도 전략을 취한 것을 감안하면 유가 전망에 대한 기류가 크게 반전된 것이다. 로이터통신의 존 켐프 분석가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0일 기준 투자자들의 순 숏포지션(매도) 규모가 3400만배럴로 집계됐는데 이는 사상 최대다.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은 특히 지난달에 유가 상승 베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1일까지 3주 동안 이들의 WTI 롱 온리(long-only) 계약 규모가 41% 급증한 반면 숏 베팅은 33% 급감했다. 월가에서 유가 전망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는 와중에 투자자들이 매수를 크게 늘려 이같은 현상이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공급 과잉을 거론하면서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65달러로 급락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9일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3월물 선물가격은 배럴당 76.9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유가 전망과 관련해 우리는 상방 리스크보다 하방 리스크에 주목하는데 바쁘다"고 설명했다. 맥쿼리도 과잉 공급이란 이유로 올해 WTI 평균 가격이 배럴당 66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배경엔 공급 과잉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국 BOK 파이낸셜 증권의 데니스 키슬러 트레이딩 담당 부회장은 “펀더멘털은 수급이 더 빡빡해질 것이란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최대 셰일오일 유전지대인 퍼미안분지에서 생산량 정점이 임박했다는 점, 중국 수요가 앞으로 더 위축되지 못할 것이란 점, 미 원유재고가 급감한 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등을 유가 반등의 요인으로 지목했다. 블룸버그는 미 오클라호마주 쿠싱 허브의 원유재고가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9일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영국 스탠다드앤드차타드 은행은 미국의 원유 공급 증가량이 2023년 하루 160만5000배럴에서 지난해 73만4000배럴로 급감했다며 올해와 내년엔 각각 36만7000배럴, 15만1000배럴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해 비(非)OPEC 산유국들의 원유 공급량은 하루 100만배럴을 밑돌아 시장이 우려해왔던 수준의 과잉공급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시 이란에 대한 강경책을 펼칠 것이란 관측도 유가 상승의 또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특히 이란의 원유 수출을 틀어막는 데 신속히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산유국인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정조준해 강력한 제재를 단행했고, 이에 따라 이란의 원유수출량이 급감했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 수출이 다시 회복된 바 있다. 미국의 반(反) 이란 단체인 이란핵반대연합(UANI)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해 5억87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10% 급증한 수준으로, 대부분은 중국으로 수출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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